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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운동: 영국노동운동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현장에서 미래를  제44호
마이클 니어리


연구논문

노동의 운동: 영국노동운동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Labour Moves: or What happened to the British Labour Movement?
마이클 니어리
영국 워릭대학교수 / 사회학과






여기에 실린 논문은 지난 4월 10일 열린 연구소의 제37차 콜로키움에서 발표된 마이크 니어리 교수의 발제문이다. 자신의 이론적 지향을 ‘비볼셰비키적 맑스주의’(non-Bolshevik Marxism) 또는 ‘열린 맑스주의’(open Marxism)으로 표현하는 니어리 교수는, 이 글을 통해 ‘교조적’ 맑스주의에 의해 무시되어 온 노동가치론의 재구성에 기초하여, 단순한 노동운동의 개념이 아닌 노동의 운동(Labour Moves) 개념을 통해 영국의 노동운동상황을 재해석하고, 이에 근거하여 자본주의적 노동의 폐절과 자본주의 자체의 지양을 이론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상당히 추상적이고 어려운 글이지만, 맑스주의적 노동이론의 재구축과 재해석을 통한 변혁적 전망의 재이론화를 위한 시도는 눈여겨 볼 만하다.






‘공산주의는 현상태를 파괴하는 현실운동이다’(K. Marx)

20세기 초반은 영국 노동운동의 지속적인 발전기였으며, 2차 세계대전 직후 국유화에 기초한 복지국가의 수립과 유지는 그 절정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이래 노동운동은 보수당과 노동당 정부로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았다. 노동운동은 1970년대 히스(Heath) 정부를 퇴진시킨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 운동의 힘과 영향력은 축소되었고 이는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조직노동에 대한 적대감으로 유명한 대처정부는 장기집권기간 동안 일련의 반노동적 법률과 캠페인을 도입하였다. 새로운 노동당정부(New Labour)는 역사적인 노동운동과의 밀접한 결합에도 불구하고, 이런 법률을 철회할 의사가 전혀 없다. New Labour는 ‘제3의 길’이라는 맥락에서 약간의 제한된 양보를 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과 거리를 두고 있으며, 기업과 자본의 당으로 자신을 규정하고 있다. 그 결과는 노동진영의 실질적 패배와 진보적 사회변혁세력으로서의 능력상실로 보인다.

노동운동의 현실적 흐름을 평가하기 위해, 나는 이 글을 세 부분으로 나눌 것이다. 첫 번 째 부분에서 나는 대처주의적 반노동적 법제화와 그 영향을 검토할 것이다. 두 번 째 부분에서 나는 노동운동의 주요한 정치적 도구인 노동당의 성격에 대해 고려할 것이다. 이를 통해 나는 비의회적 노동운동 정치에 관하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나는 노동에 대한 진보적 해석은 처음 두 부분에서 사용된 것보다 더 역동적인 노동이론을, 즉 노동운동의 이론이 아니라 노동의 운동양식에 관한 이론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노동에 대한 이런 역동적 설명을 이용하여, 나는 비록 노동조합운동이 일련의 패배를 당했고 급진적 좌파가 New Labour 프로젝트에 의해 버림을 받았지만, 노동운동에 대한 사망 선고는 아직 때 이른 것이라고 결론을 맺을 것이다. 자본과 노동의 적대가 생겨나는 모순적 근원은 아직 극복되지 않았다. 그러나 노동과 자본의 적대가 해결되지 않으면서도, 이런 투쟁의 형태는 전환되었다. 선진 자본주의에서 자본주의적 노동의 논리는 공장에서 인간의 사회적 관계의 모든 측면으로 이동하였다.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는 이제 잉여가치의 생산이 함축되어 있다. 이 글에서 나는 대항적 진보정치가 노동운동에 대한 협소하고 부문적인 정의를 확대함으로써 그런 확장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현재 노동의 역동적 운동양식을 인정하는 분석에 기초하여, 어떤 현실적 급진성도 부정하는 영국의 상황으로 대한 단정적 교조주의를 포함한 물신화된 범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1. 대처주의: 노동조합과 반노동적 법률

대처 여사는 ‘자유경제와 강력한 국가’ 전략에 기초하여 영국사회의 변혁을 지향하는 급진권위주의적 포퓰리즘을 도입하였다. 이 정책은 국민들을 과도한 관료주의적 국가로부터 해방시켜 시장에서 선택을 추구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노동조합, 국가지출과 국가고용은 시장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왜곡을 낳기 때문에, 영국이 가진 경제적 문제의 주요한 원인으로 간주되었다. 이 시기 동안, 고실업의 창출 및 적극적 수용, 국가와 영국노동조합협의 TUC간의 협의관계의 파괴,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법률적 보호의 제거, 노동조합과 단체행동에 대한 법률적 제한, 그리고 국가고용을 축소․재구조화하려는 적극적 노력과 새로운 노동․고용관행의 모델로서의 내향적 투자의 진작 등을 통하여, 영국 노사관계의 경제적․정치적 상황을 변화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1) 법제화: 민주화, 탈정치화, 탈동원과 탈규제, 탈집단화(부록 참조)

반노동적 법제화는 민주화의 원리를 통해 정당성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우편 투표제도를 통하여 노동조합 활동을 탈집단화시키는 특정한 형태의 민주화에 기초한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노동조합이 개별화되고 수동적인 조합원에게 봉사하는 형태를 취하도록 할 의도였다. 이런 탈집단화 과정은 연대행동에 대한 금지에 의해 더욱 진척되었다. 탈정치화는 정치자금(political levy) 지원을 침해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협소한 경제적 목적에 한정시킴으로써 노동당과 노동조합간의 관계를 파괴하려는 시도에 의해 강제되었다. 탈규제가 도입되어, 부당 해고에 대한 보호조항을 축소하고, 훈련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층 노동자들에 대한 수당을 철회하고, 유럽연합의 사회헌장에 서명하기를 거부하며, 1984~85년 광산파업의 경우처럼 경찰을 정치화할 준비를 함으로써 탈규제는 개별조합원의 지위를 약화시키려고 하였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의 영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이다. 노동운동이 패배했다고 주장하는 대처식 수사에도 불구하고, 실제적 영향은 복합적이며, 전혀 뚜렷한 것이 아니다.

(1) 민주화
새로운 투표민주주의가 노동자들의 개별화와 수동화를 보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노동조합이 투표에서 승리하면 노동조합의 행동에 더욱 커다란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노동조합은 거의 항상 투표에서 승리한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들은 투표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찰과 법률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 사실을 과장해서는 안된다.

(2) 탈정치화
제반 법제화가 노동조합과 노동당의 관계, 또는 노동조합원들이 정치활동에 참여할 능력을 파괴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른 법제화와 더불어 정부의 정치적 연계에 대한 공격은 노동조합의 정책에서 정치적 목표를 더욱 명료하게 하였다. 현재 90%의 노동조합이 정치자금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New Labour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노동조합이 조직한 캠페인에 지원되고 있다.

(3) 탈규제
조직노동과 비조직노동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탈규제는 보다 조직화된 부문에 대해서는 덜 성공적이었다. 이와 관련된 법제화는 불안정한 주변부 노동자들, 특히 여성 및 청년 노동자들에게 보다 심각한 영향을 주었다.

(4) 탈집단화
① 조직률 : 노동조합 조직률은 심각하게 감소했다. 1979년 1,250만 조합원, 55.8%의 조직률에서, 1987년 990만 조합원, 46.3% 조직률, 1995년 730만 조합원, 32.1% 조직률. 그러나 1995년의 경우에도 부문별로 차이가 있다. 공공부문은 61%, 민간부문은 21%였다. 그리고 민영화의 영향은 주목할 만한데, 상수도의 경우 1989년 82%에서 1995년 53%로, 그리고 통신의 경우 80%에서 50%로 조직률이 감소했다. 보다 일반적으로, 남성 육체 노동자의 경우는 감소하고 화이트칼러 여성 노동자의 경우는 증가했다.

② 파업 : 파업건수는 급격하게 감소하여 1990년대 역사적으로 최저수준에 이르렀다. 1974~79년 2412건, 1980~85년 1276건, 1986~89년 893건, 1990~95년 317건. 그러나 파업은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여전히 중요한 도구이다. 1990년대 파업건수와 파업일수의 지속적인 감소는 법제화의 누적적 영향이 국제경쟁에 취약한 민간부문 제조업과 더불어, 노동자 및 노동조합 전략상의 중대한 전환을 촉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임금과 생산성 : 1970년대 후반 생활수준이 광범위하게 하락한 이후, 약 1983년 이후 물가상승률과 생산성보다 평균임금이 좀더 많이 상승했지만, 이는 상이한 부문의 노동자들 간 경험의 본질적 차이를 은폐하는 것이다. 실업자들은 더 심각한 희생을 치렀고, 제조업 노동자들은 1980년대 초반 특히 심각한 타격을 받았지만, 1980년대 후반 약간 회복했다. 민간부문 노동자들은 일반적으로, 특히 1982년 이후로 실질소득의 감소를 경험한 수많은 국영부문 노동자들보다 나은 상태였다. 가장 낮은 상태에 있었던 것은 민간부문의 전문직 및 관리직 노동자들이다.
유사하게, 생산성 향상(부분적으로 노동자들의 노력과 ‘유연화’를 통한)과 더불어 대량실직의 사례들은 잘 알려져 있지만, 기업별․부문별로 노동의 재조직화 유형에는 주목할 만한 차이가 있었다. 1980년대의 생산성 향상은 생산성 변동의 근저에 있는 어떤 근본적 변화보다는 노후화된 공장의 폐쇄와 단순한 노동강도강화 때문이라는 데에는 상당한 의견의 일치가 있다. 일부 민간부문 육체노동자들의 높은 임금인상은 노동강도강화와 연관된 중대한 양보교섭에 상응하는 것이지만, 공공부문에서 노동강도에 대한 유사한 압력은 대개 임금인상과 조응하지 않는다.


2. 새로운 노동당 정부(New Labour)

1997년 토니 블레어의 압승으로, 1987년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것이 이제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노동운동 진영에 팽배했던 낙관주의는 비록 블레어 정부가 몇 가지 긍정적 성과를 올리긴 했지만, 이제 사라졌다. 인권법의 제정, 최저임금제의 수립, 지방의회의 권한 증가를 통한 선거제도의 탈집중화, 진행중인 헌법개정, 그리고 전에는 꿈도 꾸지 못한 북아일랜드와의 협상타결.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New Labour의 승리가 고립된 사건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중도좌파의 재출현의 일환이라는 점이다. 유럽 15개국 중 13개국에서 중도좌파가 집권하고 있으며, 미국, 뉴질랜드와 호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영국판 중도좌파는 사회학자 앤써니 기든스(Anthony Giddens)가 재구성한 ‘제3의 길’이라는 정치적 개념으로 자신을 정의하고 있다. 이 개념은 신자유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양자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정치, 시장의 법칙과 지구화 과정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동정적이고, 조심스럽고 또 실용적으로 문제해결과 체제 내 포섭에 관심을 갖는 정치를 수립할 가능성에 기초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판 중도좌파 정치는 아시아 경제의 몰락 이후 신자유주의적 전략에 의구심을 갖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덜 급진적이었다.
이 글의 문제의식은 New Labour가 어떤 정도로 노동운동을 지원 또는 침해했는가이다. 이는 새로운 논쟁이 아니다. 그것은 노동당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좌파 내에서 이 논쟁은 노동당이 사회주의 정당이 아니며, 그런 적도 없다고 주장하는 입장에서, 노동당이 원래의 사회주의적 가치로부터 이탈했다는 주장, 또 노동당은 사실 탈급진화했고 노동당이 사실상 사회주의를 쟁취하는 데 필요한 당의 건설에 주요한 방해물이라는 입장, 즉 의회정치와 사회주의는 결코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이런 논쟁은 New Labour의 승리라는 상황에서 재등장했다.
New Labour에게 가장 커다란 실망을 느낀 그룹은 바로 신좌파(New Left)이다. 대처정부 집권동안 이 그룹은 지배적인 대처주의적 세계관에 도전하기 위한 신좌파적 접근, 새로운 헤게모니적 프로그램을 주장했다. 이 새로운 접근법은 계급적 지향이 성, 성적 취향 및 인종에 기초하여 새로 등장하는 정체성으로 대체되는 대중적 변화에 상응하는 좌파적 정치프로그램을 건설하자는 것이었다. 토니 블레어는 그런 프로그램을 약속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사실 그의 정치적 프로젝트는 모호하며, 정치적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지 않는다. 또는 아마도 명료하게 표현할 수 없는 정치적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좌파는 New Labour가 개인적 책임, 개인적 도덕 및 공동체를 강조하지만, 기업의 책임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사실 그것은 기업정책에 대한 다소 순진한 믿음을 보여줄 뿐이다. 토니 블레어는 그의 팜플렛「제3의 길」에서 기업들이 ‘자신의 노하우로 창출한 부를 그들의 직원들과 공유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좌파는 New Labour가 사실상, 새로운 경영전략을 통한 공공부문의 구조조정, 민영화, 노동복지, 저세율 정책, 그리고 자립과 기업심의 가치에 집중하는 도덕주의적 담론을 통한 개인적 위험의 제도화 등을 통해 신자유주의를 재공고화하려는 시도라고 결론을 내렸다. 좌파적 정책을 재구축하려는 어떠한 급진적 시도도 포기했다는 것이다.
보다 긍정적인 견해에서는 환멸과 실망은 아직 때 이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블레어 정부를 평가하기에는 너무 빠르다. 이 입장의 옹호자들은 심지어 대처주의조차 초기에는 명확히 정의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토니 블레어의 급진주의는 대처주의를 파괴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며, 오직 그때에야 비로소 보다 덜 중앙집중적이고 보다 다원주의적 사회에 기초하여 보다 급진적인 운동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국정치의 근본적 재구축에 암시되어 있는 변화는 더 많은 변화에 대한 열망을 촉발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보다 긍정적인 접근법은 또한 New Labour가 사회주의적 원리를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새로운 정치적 상황에 맞게 정치를 변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사회주의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책들이 필요하며, 이런 새로운 정치를 출현시킬 가치에는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와 사회정의의 원리가 포함된다.
그러나 New Labour 하에서 공동체는 어떤 계급적 집합체이기보다는 개인적 이해의 결합으로 정의되며, 사회정의는 평등이나 공동소유의 원리가 아니라 공정한 시장경쟁의 원리에서 나온다. 이것은 좌우를 초월하는 정치가 아니라, 대립하는 이해의 실용적․현실주의적 관리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효과가 있느냐일 뿐이다.
다른 한편, 노동운동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정파와 정당들은 대중적 호소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어떤 정치프로젝트를 전개할 수 있는 중요한 대중적 기초 또는 현 상황에 대한 믿을만한 이론적 평가를 결여한 상태에서, 그들은 현재 예를 들어 인두세, 수업료 및 복지수당 삭감, 경찰의 반인종주의 등과 같이 영국의 반체제 정치를 구성하는 이는 선택된 정부정책에 대항하는 상태인데 수많은 파편화된 개별이슈와 비의회적 캠페인에 마구잡이로 가담함으로써 지지세력을 구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다.


3. 노동의 대응

이와 같은 상황에서 보면 노동운동이 패배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노동의 개념과 현실에 대한 또 다른 설명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설명에서 대처주의와 블레어주의는 노동운동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에 있는 모순, 즉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내포하려는 최근의 노력일 뿐이다. 그리고 대처주의나 블레어주의도 특수하게 영국적인 것이 아니다. 특수한 방식이긴 하지만, 오히려 자본의 전지구적 재구성에서 일국자본이 취하는 형태를 대표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동운동의 소멸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비판적 분석의 중요한 도구로서의 노동개념에 대한 회피였다. 1968년의 ‘혁명’ 이후에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은 대개 버려졌고 일상생활의 구조적, 문화적, 관념론적 측면에 집중하는 이론들로 대체되었다. 이들 이론에서 노동은 완전히 사라지거나, 다른 사회운동들 사이에서 새로운 사회운동의 형태로 또 다른 담론적 실천으로 재등장하였다. 그러나 노동의 개념과 현실에 대한 이런 공격은 진보적 맑스주의자들로 하여금 자본주의의 구성과 자본주의 이후, 즉 미래사회에서 노동의 중심성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노동을 재평가하도록 강제하였다. 이런 작업은 상이한 방식이지만, 맑스의 상품물신론과 노동가치론, 특히 구조주의적․볼셰비키적 맑스주의에 의해 평가절하되어 왔던 개념들을 통한 자본주의 사회의 비판적 분석이었다.
이와 같은 재구성(rethinking)은 영국에서 사회주의 경제학자 협의회(Clarke, Holloway 등), 프랑스에서 상황주의 인터내셔널(Debord 등), 이탈리아에서 아우토노미스트(Negri, Tronti 등)의 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 새로운 결단에서 중심적인 것은 인간적 사회관계의 비판적․진보적 형태로서의 노동이 공장 밖으로 이동하였다는 점의 인정이었다. 새로운 ‘스펙터클의 사회’(society of the spectacle)에서 사회생활의 모든 측면은 공장의 조직원리와 자본주의적 노동의 원리에 의해 포섭(subsume)된다. 모든 인간적 사회성은 이제 잉여가치의 생산과 그런 강요에 대한 투쟁 속에 함축된다.

이런 작업에 의해 개발된 접근법은 노동의 운동양식에 집중하는 분석으로, 영국노동운동의 개념과 현실―내재적인 단정적 교조주의가 어떤 현실적 급진성도 거부하는 영국의 상황으로 인도하는 물신화된 범주―을 해체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 운동은 단지 자본에 대항하여 존재하는 노동의 일차원적 버전, 또는 노동 자체에 내재하는 어떤 본질적 특질로부터 노동의 적대가 발생한다는 물신적 관념으로부터 자본과의 대립을 이끌어내는 설명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노동의 역동성, 즉 노동의 운동양식은 맑스가 그의 정치경제학 비판에서 가장 중요한 공헌으로 간주하는 것, 즉 자본주의적 노동으로서 노동의 이중적 존재, 즉 노동이 구체적 노동(사용가치)과 추상적 노동(가치)으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에 내재한 다차원성으로부터 도출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존재는 잉여가치의 생산에서 중심적이면서도 동시에 종속된다. 노동의 비종속적․비판적 능력이 도출되고 노동이 자본주의적 노동에 대항하여 다른 형태의 노동으로 존재할 가능성을 갖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조건 속에서이다. 그와 동시에 자본은 항상 어디에서나 추상노동 밖에서 그리고 추상노동을 통하지 않고는 확장할 수 없기 때문에 불구화된다.
바로 이런 노동의 비동일적 통일이라는 뒤틀린 구조로부터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적 특징이 나타난다. 더욱 추상적인 층위(determination), 즉 상품형태 화폐와 사적 소유 국가에 의해 분열을 유지하는 적대적․계급분열적 사회라는 특징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층위들은 그것이 발생한 모순을 해결하기보다는 더욱더 불확실하고 편집증적인 안보의식적 정치․재정체제의 형태를 취하며, 그 체제의 기구들(신자유주의적, 코포라티즘적, 또는 전체주의적)은 자본관계에 내재하는 적대적 주체성(즉, 계급투쟁)의 제어불가능성으로부터 파생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비물질적 부, 즉 잉여가치의 확대가 물질계의 파괴와 ‘확고한 모든 것이 공중으로 사라지는’ 유지불가능한 생태계의 생산에 기초하는 체제이다.
이러한 분석으로부터 이 글의 제목에서 언급된 문제의식은 전도된다. 질문은 영국노동운동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오히려 ‘영국’ 자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가 된다. 그러한 분석은 자본운동에 대한 연구와 관련될 것이다. 왜냐하면 자본은 체제(자유주의에서 케인즈주의로 또 통화주의로)를 재편하고 이전의 축적장소(영국에서 EU로 또 지구화로)를 이전시키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으로부터 볼 때, 대처주의와 New Labour는 노동운동의 패배라기보다는 모순을 자본관계내로 포섭하려는 시도들이다.
자본운동양식에 대한 분석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측면은 자본주의적 노동 자체가 현재 현대세계의 실질적으로 포섭된(발전된) 사회들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본 바와 같이, 조직노동은 그 부문적 이해를 유지할 수 있지만, 비조직 노동의 상태는 훨씬 불안정하다. 그러나 전반적 경향은 노동이 덜 조직화되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엄청난 자부심과 존엄을 부여하고 노동운동이 전통의 토대가 되는 노동의 특수성 또는 구체적, 유용한 성격은 더욱더 추상적이고 의미 없는 노동으로 대체되고 있다. 자본주의적 노동의 무의미성의 강화는 노동과 자본주의적 노동의 논리가 우리의 존재에 가장 중심적이고 또 인간적 사회성의 모든 측면에 침입하는 바로 이 시기에 일어나고 있다. 사실 자본주의적 노동은 결코 진정한 의미를 가진 적이 없기 때문에, 노동운동의 복원은 노동의 의미 또는 긍정성의 복원에서 발견할 수는 없다. 노동의 승리는 자본주의적 노동의 폐지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 한/노/정/연






부록: 노동관계법의 개악과정: 1979~1994

■ 1979년 부당 해고명령
▷ 사용자-노동자 관계
- 부당 해고에 대해 고소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는 1년 이상 고용되어야 한다(이전에는 6개월).

■ 1980년 고용법
▷ 사용자-노동자 관계
- 부당 해고에 대한 보호조항 약화, 2년으로 확대
- 기존의 모성 권리 제한
- 출산 전 휴가 권리
▷ 사용자-노동조합 관계
- closed shop 강제조항 제한
- 법률에 의한 노동조합 인정절차와 기존계약의 연장 철폐
- 작업장에서 떨어진 곳에서의 피케팅 불법화
- 연대 노동쟁의 제한

■ 1982년 고용법
▷ 사용자-노동조합 관계
- closed shop 강제조항 제한 강화
- 노동조합 행동에 대한 간부만이 아닌 노동조합 전체의 책임
- 법정 노사분규의 제한, 노동쟁의의 범위 제한
- 파업 노동자에 대한 선택적 해고 허용
-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에 일을 맡기는 계약의 금지

■ 1984년 노동조합법
▷ 사용자-노동조합 관계
- 비밀투표 없는 노동쟁의는 불법
▷ 노동조합- 조합원 관계
- 노동조합 간부에 대해 5년마다 비밀투표
- 정치자금에 대해 10년마다 비밀투표

■ 1988년 고용법
▷ 사용자-노동조합 관계
- 비조합원에 대한 해고 금지
- 노동조합원에게 쟁의를 강요하는 것은 불법
- 각 사업장별 파업투표 분리실시
▷ 노동조합-조합원 관계
- 투표 없는 노동쟁의를 제한하는 법원명령을 요구할 조합원의 권리
- 행동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조합원에 대한 노동조합의 행동 금지
- 노동조합의 회계에 대해 감사할 조합원의 권리
- 조합 간부에 대한 우편투표, 철저한 검사
- 조합원이 노동조합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도록 도울 위원회

■ 1989년 고용법
▷ 사용자-노동자 관계
- 훈련-교육, 승진, 노동조건에서 남녀의 동등한 대우
- 여성과 청년의 고용에 관한 보호조항 삭제
- 소규모 기업의 경우 서면 징계절차를 제공할 의무 면제
▷ 사용자-노동조합 관계
- 노동조합 업무로 인한 휴가 제한

■ 1990년 고용법
▷ 사용자-노동자 관계
-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이유로 고용을 거부하는 것은 불법
- 연대행동 불법
- 불법 노동쟁의에 대해 노동조합 책임
- 비공식적 노동쟁의에 참가한 노동자의 선별적 해고 허용
▷ 노동조합-조합원 관계
- 파업투표 절차 강화

■ 1993년 노동조합개혁과 고용권
▷ 사용자-노동자 관계
- 임신 및 모성 권리의 향상
- 임금협의회 폐지
- 고용권을 행사하는 동안 해고로부터 보호
사용자-노동조합 관계
- 노동쟁의 7일 전에 사전고지
- 불법 노동쟁의를 제한할 권리의 확대
▷ 노동조합-조합원 관계
- 노동쟁의와 노조통합에 관한 투표의 별도 검사
- 선거기금의 단계적 폐지
- 조합원에게 매년 재정보고 제출

요약정리: 국제기획실

1999-06-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6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