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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4,5월 투쟁과 노동운동의 발전전망

현장에서 미래를  제44호
좌담

99년 4,5월 투쟁과 노동운동의 발전전망


【좌담】

▷ 참석자
이 일 재(민주노총 지도위원)
김 명 희(서울지하철 노동조합 직무대행)
조 돈 희(전 전국해고노동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
박 성 인(연구소 교육위원)
이 환 재(전국노동단체연합 의장)

▷ 사 회
채 만 수(연구소 편집위원장)

▷ 정 리
연구소 편집기획실

▷ 날짜 및 장소
1999년 5월 17일 / 연구소
87년 대투쟁을 계기로 노동자 대중운동이 민주노조운동으로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노동운동은 그 정치적 위상을 높이면서 발전해왔다.

이러한 노동운동발전의 성과와 한계는 경제위기가 본격화 한 98년 이후 경제위기국면에서의 노동운동이라는 정세를 매개하면서 동력과 질곡으로 나타나고 있다.
작은 전투 하나하나에서 다가올 새로운 격돌의 가능성을 발견하지만, 정치적․조직적 성과를 축적하고 방향감각을 유지하면서 이를 준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99년 4,5월 투쟁을 경과하면서 연구소에서는 현재의 투쟁의 위상과 성격 그리고 99년의 자리매김 등 정세적 진단과 함께 노동운동의 발전전망을 모색해 보고자 좌담을 마련하였다.
역사를 더 이상 대중들의 자연발생성에 맡겨서는 곤란하며

우리 노동운동의 발전과 도약을 모색하고자 기존 경향에 대한 발본적 재검토와 이에 근거한 제안을 도출하고자 했던 이번 좌담은 당초 1박 2일 정도의 프로그램을 갖고 진행하고자 했으나 참석자들의 바쁜 일정으로 인해 당일 토론으로 만족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많은 쟁점이 있었고 이에 대한 정리는 독자의 몫으로 남겠지만 문제설정과 접근방법, 구체적인 소재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진중하게 논의가 진행되었기에 현시기 정세의 성격, 99년 4,5월 투쟁에 대한 분석시각, 노동운동의 전략적 과제에 대한 접근방법, 기타 여러 문제에 걸쳐서 문제의식의 촉발과 정리에 일정정도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


특/집
99년 4,5월 투쟁과 노동운동의 발전전망



채만수 : 힘차게 전개되던 지하철 투쟁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퇴각하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여러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각을 정리해 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를 마련했는데, 어떻습니까? 먼저 지난 4월 지하철에서부터 시작되었던 투쟁 등 4월과 5월에 진행된 투쟁, 이 부분을 우리가 어떻게 봐야하느냐 하는 문제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직접 거기서 싸움을 하셨던, 김명희 위원장님께서 먼저 말문을 열어주시죠.

김명희 : 저희 서울지하철 노동조합내부에서도 아직 평가가 되지 못했고 조직논의는 아예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직무대행이 대외적으로는 4월 26일 발표가 됐지만 사실상 내용적으로 전환한 것은 5월 14일 오후에 회의를 통해서였습니다. 지금은 직무대행 체제가 조직 구성 준비를 하는 그런 단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이야기가 직무대행이라는 직책으로 이 회보에 실리겠지만 직무대행으로서가 아니라 조합원의 입장으로 이야기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운동의 발전을 위한 모색이라는 오늘 좌담의 기획취지에 근거해서 제가 갖고 있던 평소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채만수 : 그런 취지를 충분히 살려서 말씀해 주십시요.

김명희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직무대행

장기전이라는 목표에 걸맞는 계획과
준비의 부족은
이번 서울지하철 투쟁에서
반드시 짚어져야 합니다








김명희 : 우선 저는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의 투쟁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겠습니다. 지하철 8대 집행부가 작년 11월에 출범을 한 뒤 짧은 기간동안 고용안정투쟁을 조직하면서 공동투쟁과 관련하여 가장 중심에 놓았던 조직사업이 통합공공연맹 건설이었습니다. 물론 이미 이전에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이 지하철을 제외한 여타 사업장에 일정하게 들어와 있었지만, 통합공공연맹이라는 조직건설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금년 상반기 전선에서 선도투쟁을 계획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활동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통신노동조합 투쟁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선전이 투쟁동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선 정확히 분석되어야 하고 공공부문의 공통투쟁이 힘있게 전개되지 못한 점을 한국통신노동조합의 문제로만 규정지으려는 태도는 올바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미 충분히 예견 가능한 사실이었기에 그러한 진단은 공동투쟁계획의 불철저성을 스스로 폭로하는데 불과합니다. 그리고 정부의 정책기조를 바꾸는 것을 투쟁의 목표로 잡았는데 과연 정부의 정책기조를 바꿀 수 있는 철저한 투쟁계획과 전술준비가 되어 있었던가 하는 점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평가를 해야 합니다.
또한 시기조절 문제에서도 조정의 어려움은 있었겠지만 권력의 정책기조를 바꾸겠다는 투쟁목표, 이를 쟁취하기 위한 공동투쟁전술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연맹차원의 집중조차 강고하지 못했던 점은 비판적으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민주노총의 요구와 목표, 연맹의 요구와 목표, 여기에 걸맞는 수준의 준비는 철저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이전 투쟁과 비교하면서 자족적 평가를 하기엔 조직역량의 훼손이 너무 심각합니다. 민주노조운동진영의 전국전선이 쳐지지 못한 점도 한계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철저히 평가되어야 합니다.

채만수 : 정부의 정책기조를 바꾸고 싶다, 바꿔야 되겠다고 목표를 정했는데 거기에 걸 맞는 계획과 준비를 하지 못했다,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계획과 준비는 구체적으로 어떤 걸 얘기하시는 겁니까?

김명희 : 민주노총과 연맹의 요구와 목표에 대한 승리의 전망을 갖고자 한다면 일정을 배치하는 것을 포함해 파업전술의 수위도 결정되어야 합니다. 연맹은 연맹별로, 사업장은 사업장별로 특수한 사정이 있을 수 있지만 투쟁목표수준에 걸 맞는 각 사업장이나 연맹이 가지고 있는 내적 제약조건들에 대한 극복과정이 철저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선 공공연맹만 보더라도 일정 때문에 내부에서도 상당히 혼란을 겪었는데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이 4월 19일, 한국통신노동조합이 26일날 배치된 것만 보더라도 연맹수준에서의 준비정도를 알 수 있는 것이죠.
내용에서도 서울지하철노동조합 같은 경우에는 투쟁기간 내내 명동이나 서울대의 농성장에서 장기전(15일)을 통해 승부를 건다는 것이 지도부의 방침으로 선전되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정부의 정책기조를 바꾸려면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장기적 대오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고 공동전선을 치는 것도 필요한데 과연 장기전으로 가기 위한 구체적 준비와 실천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선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우리가 26일 파업 중단을 한 것도 사실상 내부 동력의 한계를 보면서 내린 결정인데, 저는 지하철의 특성상 당시 상황은 파업 8일차에 조합원들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는 예견된 현상이라고 봅니다. 조합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장기전으로 가기 위해선 그들에게 장기전에 대한 전망이 제시되고, 승리의 가능성이 보여졌을 때 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죠.

채만수 : 공동투쟁전선을 튼튼히 조직하지 못하는 등 준비가 철저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했는데, 이환재 전국노련 의장님, 누구보다도 전국노련이 조합과 조합 사이의 연계라든가 연대투쟁 이런 것들을 조직했어야 하리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환재 : 저는 지금까지 진행해 온 99년 상반기 투쟁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인식을 몇 가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첫 번 째로 총자본의 대노동 공격의 본질과 양상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나중에 별도로 토론하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두 번 째로는 정확하게 수치로 검증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민주노총 50만 전체 조합원의 상태와 분위기에 대해서도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체 조합원의 상태와 투쟁 의지는 어느 정도였고, 이를 어떻게 상반기 총력투쟁으로 모아 내고 끌어 올렸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올 초에 제가 보거나 듣는 이런 분위기로는 조합원들은 크게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98년을 경과하면서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 더 이상 물러나면 생존권만이 아니라 노동조합도 박살난다는 것에 대해서 이미 알고 체득하고 있었던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이 싸움이 엄청난 싸움이다라고 생각했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신자유주의 공세나 한국자본주의의 상태나 김대중 정권의 집요한 공세기조나 개별 자본들의 공격이나, 이런 것들을 모두 보았을 때 올해 싸움이 엄청난 싸움이다라는 것이죠. 더 이상 물러날 수는 없는데, 과연 싸워서 이길 수 있느냐, 어느 정도까지 저지해 내고 유지해 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 고민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정리해고를 수용하면서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거나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데에 대해서는 철저히 반대하면서 투쟁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과연 올해 싸움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에 대해 지도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수동적으로 기다렸다는 것이 아니라 지도부의 확신에 찬 투쟁 계획을 요구했던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사이의 긴장을 투쟁의 흐름으로 조직해 내는데 노동운동 전체의 지도력이 실패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노동조합 지도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계급적 노동운동을 하는 모든 역량들도 실패했다고 봅니다. 이 자체로도 중요한 주제라고 보고 꼭 이데올로기전만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로는 투쟁방향, 목표에서 내세운 만큼 준비되지 않았다라는 점에서는 김명희 선배의 지적에 동의를 하면서도, 뭘 내세웠는가 하는 투쟁방향, 목표가 분명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연맹에서 김대중정부의 정책기조를 바꾸자고 하고 나서, 그 뒤로는 ‘세상을 바꾸자’가 단지 노래 이름이 아니라 대중적 구호로 자리잡았습니다.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고 할까요, 투쟁속보나 연설이나 여러 곳에서 많이 외쳤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과 함께 시간이 가면서 투쟁대상이 불분명해졌습니다. 민주노총 50만이, 보다 분명하게는 50만의 조직적 결의를 바탕으로 하면서 투쟁할 수 있는 5만이든 10만이든 투쟁에 돌입하는 조합원들이 하나의 대오로 무엇에 대해서, 무엇을 위해서 싸우는지가 선명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구조조정 반대에 대해서도, 공공부문은 기획예산위의 지침에 따른 각 사업장의 구조조정 공세에 대한 대응이 주 기조였고, 금속연맹 같은 경우는 구조조정 사업장 투쟁과 임단협 투쟁을 양축으로 올해 투쟁을 설정하였습니다. 98년에 김대중정권이 금융, 기업, 공공, 노동 4대 부문 구조조정으로 가닥을 잡고 총공세를 펴고 있는 상황에서, 금속연맹은 구조조정을 기업 구조조정 가운데 한 항목인 5대 재벌 빅딜에 한정해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투쟁 동력 형성의 고리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를 하지만, 민주노총 50만이, 50만의 조직적 결의를 바탕으로 투쟁에 돌입하는 5만, 10만이 하나로 모여 싸워야 할 대상이 분명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정책기조를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하는 구호가 투쟁 대상을 너무 넓혀 버려 아주 포괄적인 수준으로 밖에 공감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리해고 철폐, 그 기치에 근거한 김대중정부, 나아가 자본가연합단체의 정리해고 중단 선언 쟁취라는 투쟁과제를 선명하게 부각시켜 내지 못했습니다. 이는 96~97 총파업과 98년 투쟁의 과제로 계속 남아 있는 문제이고, 또 실제로 법적인 정리해고가 전체 해고에서 차지하는 양적 비중은 적잖아요, 자본가들이 정리해고 칼을 들고서 희망퇴직, 비정규직 우선 해고와 비정규직 확대, 단협 개악, 노동강도 강화와 현장 통제 강화, 노조 무시 공격을 해 오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리고 주 40시간 노동시간 단축도 그 의미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정리해고 철폐와 연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작년 말부터 정부 쪽 관계자가 ‘그래 2기 노사정 위원회 끝난 것 안다. 이제 민주노총 합법화와 노동시간 단축이 초점이다. 3기 노사정위원회 새로 짜자’는 얘기를 하고 다닌다는 것을 들었고, 올 1월 민주노총에서 참여한 공식 토론회에서도 노동부 참석자가 ‘민주노총에서 적극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안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네 번째는 투쟁형식에 대한 문제인식입니다. 민주노총 전체 차원의 총파업투쟁, 총력투쟁, 각 연맹의 투쟁을 민주노총 전체 차원으로 시기 집중하는 문제, 연맹의 방침, 일정과 각 단위사업장 투쟁 동력의 형성, 집중, 고양 등 여러 문제에 대해서 분명한 평가와 정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먼저 4월, 5월을 민주노총 1차, 2차 총력투쟁으로 볼 것인가 하는데 문제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가도 되는지 하는 우려이기도 하구요. 4월은 공공, 5월은 금속과 병원, 이런게 일반적인 생각 아닌가요? 물론 세 연맹 이외의 연맹 동지들도 최대한 노력했다는 점은 존중하고 있습니다만, 4월 19일부터 시작한 1차 총력투쟁에 대해서 공공연맹 이외의 조합원 동지들은 민주노총 총력투쟁이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을까요? 2차 총력투쟁에 대한 금속, 병원 이외의 동지들은요? 그리고 공공연맹도 연맹 총파업투쟁이었고, 금속 상경투쟁도 총파업투쟁이었고, 병원 연쇄파업도 총파업투쟁이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과정에서 단사의 조합원, 단사, 지역, 연맹의 일선 활동가들이 과연 이전 투쟁과 비교하여 무엇을 가지고 그리고 얼마나 더 긴장감을 갖고 임했느냐, 조직했느냐 하는 데에는 의문이 듭니다. 노력을 안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꼬투리 하나만 잡아도 개인에게 손해배상 천 만원 씩 때리는 상황입니다. 싸워 왔거나 싸워야 하는 곳은 파업 들어 가고 나머지는 연맹 일정대로 밟아 가고, 결과적으로 보면 이런 면도 있는데, 민주노총 총력투쟁, 연맹 총파업투쟁이라고 하면, 앞으로 50만 전체가 한데 힘을 모아 한판 박는다 하는 싸움을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듭니다. 그리고 이번 금속 상경투쟁을 보면서 저 대오가 4월 19일에 지하철 동지들과 함께 서울을 같이 누비고 다니는 게 그토록 어려웠던 건가 하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너무 한스럽기도 하구요. 저는 지금까지 진행해 온 상반기 투쟁 과정에서, 총파업투쟁, 총력투쟁이 갖는 의미와 정신을 퇴색시키고 형해화시켜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로는 가두투쟁에 대한 문제입니다.
파업, 공장 점거와 가두투쟁을 결합한 총파업투쟁, 그래야 자본과 권력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거든요. 공공 부문은 실제로 공장 점거가 마지막 수단이 아니면 쉽지 않은 거고요, 제조업에서도 공장 점거 투쟁이 예전에 비해 활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두투쟁에 대해서는, 다른 많은 동지들이 위력적인 가두투쟁을 얘기하였고 저희 전국노련도 그랬습니다만, 평가할 점도 많고 반성할 점도 많다고 봅니다. 총파업투쟁, 파업, 공장 점거와 가두투쟁 전반에 대해서 실제적인 상을 새롭게 세워야 하고, 아울러 그를 위한 기초와 조건들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상으로 개괄적인 얘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채만수 : 아주 신랄한 평가군요. 이 선생님께서는 좀 다른 평가를 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말씀 좀 해주시지요.

이일재 : 저는 견해를 달리합니다. 노동운동 단체라든가 하는 곳에서는 거시적으로 투쟁을 바라봐야 합니다. 세계노동운동사를 보더라도 혁명기지의 중심 이전설이 있습니다. 영국에서 독일로, 독일에서 러시아로, 러시아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중국 등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이것을 우리 국내 투쟁에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만 여하튼 일관된 법칙 같은 것이 있어요. 전노협 때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노동자들의 투쟁이 중심투쟁이었습니다. 그래서 대단히 전투적인 사업을 할 수가 있었어요. 이들 사업장들은 임금이 낮고 노동조건이 열악합니다. 그후에는 울산같은 지역을 중심으로 자동차, 조선업종과 같은 대기업, 제조업투쟁이 중심이 됐어요. 이제부터는 공공기업이 투쟁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하는 데 대해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금년 지하철투쟁은 비단 지하철 투쟁에 국한되지 않고 공공연맹이 투쟁의 중심축이라고 봅니다. 또 공공연맹의 투쟁이 전국적 투쟁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전체적인 투쟁을 끌고 가는 형식으로 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집중해내지 못했어요.
제가 항상 좋아하는 얘기가 한 가지 있어요. 열이 백을 이기는 방법은 열이 적의 한 곳을 치는 것이죠. 그러니까 지하철 투쟁에 우리의 모든 투쟁을, 모든 역량을 집결해낼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물론, 총자본측에서는 그것을 알고 지하철투쟁에 모든 공권력과 언론이라는 여론 투쟁을 집중했는데 우리에게는 이런 점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은 그런 기조로 갔었는데 뒤에 한통파업이 실패하니까 이 전략이 무너졌던 것이죠. 그래서 분산적이고 각개격파 당할 수 있는 연맹 중심의 거점 투쟁으로 전환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구체적인 사실은 잘 모릅니다마는 아까 김명희 동지는 지구전을 할 계획이었으나 준비가 부족했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당면한 우리들의 투쟁 역량, 역관계에서 볼 때 처음부터 지구전이라는 계획을 세우는 것은 오히려 비현실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하철 투쟁이 8일이나 간 것은 큰 성과입니다. 치고 빠지는 건데 빠질 적에 어떻게 희생을 덜 하느냐 하는 것이 과제죠. 보내주신 문건에 보면 패배, 패배, 이렇게 금년 투쟁을 말씀을 하시는데, 패배라고 말씀하는 것은 지나친 표현이고, 패배보다 더 처참한 양상인 괴멸도 아니고 퇴각이 올바른 판단이죠.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적에 지하철노동조합이 8일째 투쟁에서 퇴각한 것은 아주 훌륭하게 잘 했어요. 안 그러면 괴멸당합니다. 아주 전술적으로 올바르게 접근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2차 파업계획은 전체적인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조금 무리한 계획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올바르게 후퇴하지 못하면 퇴각시에 괴멸을 면치 못한다는 말이 있어요. 등을 보이면 안돼요, 패주하는 양상을 보이면 등 뒤에서 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퇴긱시 등을 보이는 양상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퇴각을 할 때에도 작은 전투, 괴롭힘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서서히 퇴각해야만 조직을 보전할 수 있고 다시 정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죠.
그리고 실패한 투쟁이다라고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이견이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실패이고, 어디까지가 실패가 아닌 것인지 그것이 문제입니다만 투쟁의 목표와 결부시켜서 말씀드리자면, 투쟁의 목표는 민주노총에서 내놓은 4대 투쟁 목표에 모든 산업연맹, 업종연맹, 사업장이 전부 충실해야 됩니다. 그래야 조직적인 체계를 갖춘 사업이 되죠.
물론 연맹별로 다소 차이점도 생기고 연맹 내의 공동의 목표도 있고, 독자적인 목표도 있겠지만 이런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모든 것이 투쟁목표로 집중했던 것은 틀림없습니다. 이 단기간에 목표가 달성되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채만수 : 평가의 시각 같은 것을 말씀해주신 것 같은 데요.
실제로 저희가 기획할 때도, 기획 취지에 ꡐ패배ꡑ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모두 따옴표로 처리를 했어요. 왜 그랬는가 하면 그 당시 지하철이 퇴각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그렇게 느낀다는 것이죠. 그 부분을 다시 평가해야 하는데, 우리의 한계와 성과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을 얘기하자면 지하철 퇴각에 대해서 일부에서 목적의식적으로ꡐ실패한 투쟁이다ꡑ라고 분위기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평가의 기준은 실리주의적이고 성과주의적인 그런 건데 그렇게 된다면 파업이라고 하는 것은 맨날 눈앞의 성과에 의해서 평가가 되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좌절, 파업에 대한 회의 이런 것들이 생기는 거고, 지도부에 대한 불신 같은 것이 심어지게 되는데,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둔 일부에서의 목적의식적인 분위기 조장의 측면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성과라는 측면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지만 그렇게 보기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투쟁의 발전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이것이 어떤 역할을 했느냐 하는 점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지 않은가 그런 얘기를 좀 지적하고 싶군요. 박성인 동지가 의견을 얘기해 주시죠.

박성인 : 저는 지금 99년 상반기 투쟁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99년 상반기 임단투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99년 5월말까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저지투쟁이 일차적으로 마무리되는 현재의 과정들을 전체적으로 보면서 몇 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올해 초 전국적으로 구조조정 흐름이 거세게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지도부에서부터 단위사업장 간부에 이르기까지 김대중정권과 전선을 만들고 이 구조조정 저지투쟁을 통해서 지금의 상황을 돌파해 나가지 않게 되면 이후의 임단투라든지 하는 투쟁은 없을 것이며, 뿐만 아니라 민주노조운동의 존립 자체가 위기에 봉착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투쟁에 임했습니다. 또한 민주노총에서는 4대 요구안을 중심으로 하는 대중투쟁을 통해서 노사정위원회가 아닌 노정협상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런 목표에서 봤을 때 지하철을 중심으로 한 공공부문의 투쟁과 금속의 투쟁이 마무리된 지금, 과연 그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 싸움이 패배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우리가 주목해야 될 부분 중에서 한 가지 예년과 다른 첫 번 째는 적어도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해서 각 연맹에 이르기까지 작년처럼 노사정위원회로 인해서 교란되지 않고 대중운동 수준에서의 정치적 기조는 분명히 잡아낸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입니다. 물론 이것이 이후의 과정에서 어떤 양상으로 변할지 모르겠지만 정치적 측면에서 민주노총이 패배한 게 아니라, 투쟁의 정치적 기조를 분명히 잡아냈다고 하는 점에 대해서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두 번 째로 민주노총 4대 요구안을 중심으로 총력투쟁을 통해 상황을 돌파하면서 노정협상을 이끌어낸다는 목표에서 본다면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죠. 당장에 현실적인 대중투쟁력을 통해서 노정협상까지를 이끌어내는 투쟁을 조직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 부분이 여러 수준에서 평가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에 대한 진단만이 아니라
정치조직,범국민운동본부, 파업투쟁시
조합원의 정치적 능동성 등
여러수준의 연구소 교육위원 진단이
종합되어야 합니다.








박성인
연구소 교육위원
그 점과 관련해서는 올해 싸움들을 조직해 들어갈 때, 저는 민주노총의 조건, 연맹 상층 지도부의 여러 가지 조건은 작년보다 나은 조건이 아니었는가 생각합니다. 지도부들 같은 경우는 대부분 올해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의 요구를 중심으로 해서 전체 대정부투쟁을 통해서 힘관계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인식들을 일단 다 가지고 있었던 것 같고 그를 위한 노력들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인가 하면 올해 이 구조조정 저지투쟁 그 자체가 김대중정권과의 정치적인 투쟁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이 투쟁이 아무리 민주노총의 지도력과 산별연맹의 지도력의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 투쟁의 중심에 서야 하는 금속과 공공부문의 핵심사업장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금속의 경우는 기아자동차 노동조합과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 상반기 구조조정 저지투쟁에서 일차적으로 대응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5월에 2박 3일 가두투쟁의 수준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고요, 그 다음에 공공부문 같은 경우에도 누가 뭐라 하더라도 서울지하철과 한국통신, 이 두 사업장에서의 구조조정 저지싸움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정치적 성격을 갖는 투쟁의 중심에 설 것인가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고 생각이 되는데, 최종적으로는 그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세부적 전술 부분 이전에 그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거죠.
이제까지 한국 노동운동에서는 87년도 이후에 전국적인 총파업투쟁이 되었든 총력투쟁이 되었든 여전히 중심 사업장에서의 강고한 투쟁과 과거 전노협에서부터 민주노총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인 조직체에 의한 투쟁의 파급이라는 형태로 총파업, 총력투쟁을 이뤄냈는데 바로 그런 역할을 담당해야 했을 대공장에서 조직력이라든지 정치적인 지도력의 문제라든지 전술적인 지도력의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고민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번 상반기 투쟁을 평가할 때 대중조직인 민주노총 수준의 대응 문제만을 점검하는 것은 너무 협소한 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 째는 예를 들어서 국승21이 되었든, 진보정당추진위가 되었든, 정치연대가 되었든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주장했던 세력들이 올해 상반기 싸움에서 전혀 정치적인 역할을 못했다는 점이죠. 저는 이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노동자투쟁이 갖는 정치적 성격을 감안한다고 했을 때,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중투쟁과 분리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정치세력화를 고민하고 추진하는 선진적인 활동가들의 반성과 자기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번 째로는 범국민운동본부를 중심으로 한 문제인데, 올해 별 역할을 못해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일단은 그 양상에서 계급적으로 진전된 양상을 보였습니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농민이든 빈민이든 학생이든 노동자․민중연대 전선의 계급적인 성격들은 강화되어졌고 이 부분 역시 중요한 성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범국민운동본부가 노동자․농민․빈민을 중심으로 한 민중연대전선 자체를 분명하게 세워나가는 지도력을 형성하지는 못했다고 판단합니다.
세 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문제는 아마 민주노총 지도력의 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보여지는데, 현장조직 내부에서 이런 문제를 가지고 평가가 되겠지만. 금속 쪽을 보면 작년과 다르게 현장조직을 중심으로 현장동력, 현장조직을 중심으로 올해 투쟁에 거의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지하철 같은 경우, 지난 4월 26일 공권력이 투입된다 했을 때 저는 서울대에 있었는데, 어떤 느낌이 들었냐 하면 한편으로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동원되고 움직이는 대오는 질서정연하게 움직여지는데, 파업대오내에서 조합원들의 수동성, 그런 정치적 공간 내에서의 조합원들이 더욱 능동적이고 정치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거의 없고 그야말로 지도부의 지침 하나로만, 전술적 지침 하나로만 움직이는 모습을 봤거든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과연 그것이 한편으로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단결이라든지 이렇게 평가되어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보는 시각에서는 조합원들이 정치적으로 능동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취약합니다. 대중조직 수준 내에서, 현장의 밑으로부터의 동력들을 다시 세워내기 위한 작업들은 민주노총의 동력을 새롭게 형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이 노조의 틀 속에서 전술지침에 따라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능동성들이 발휘되도록 하는 것인데 나름대로 정치적인 측면에서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환재 : 박성인 동지에게 질문 드리는데요.
지금 말씀하신 가운데 노사정의 문제로 교란되지 않았다고 하시면서, 그래서 성과의 하나로 이 문제를 정리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노동시간 단축을 검토하는 노사정 교섭틀 제안, 이 문제는 당장 노사정위원회로 연결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것에 따르는 교란 및 혼란의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박성인 동지는 그런 부분을 상당히 부분적인 것으로 위치 지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에 대한 설명을 더 해주셨으면 합니다. 노사정위원회 문제에 대해 민주노총 중앙은 흔들리지 않았지만, 2차 총력투쟁을 전후한 과정에서 노사정 교섭틀 제안, 이렇게까지 오게 된 점에 대한 의견이랄까요?

박성인 : 그것은 이후에 얘기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일재 : 내 기억으로는 지하철에서 서울시장하고 지하철공사하고 노조 대표하고 삼자 협상을 했잖아요. 서울 시장이라는 것은 정부를 대표하고, 지하철공사는 사용자를 대표하고, 노동조합은 노동자를 대표하고 이랬죠. 이것을 전국적인 규모의 노사정위원회 성격과 같이 보면 안되죠. 공공기업이라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지하철공사는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특수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셔야지, 이것을 노사정위원회에 가깝게 가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보시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채만수 : 그 문제는 박성인씨 말씀대로 조금 있다가 다시 얘기하는 것으로 하고. 이번 싸움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이니까 조돈희 동지도 말씀을 해주시죠.

조돈희 : 전체적인 평가보다는 제가 보아왔던 상황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번에 민주노총 중집이 이번 상반기투쟁을 결정할 때 참여를 했었어요. 방침을 결정하는 과정, 내용이나 전술 같은 측면에서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았고, 단 과연 오늘 확정한 방침이 힘있게 갈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지켜봤습니다.
상당히 우려스러웠던 목표나 요구의 결정, 일정을 배치하는 과정, 투쟁 중간의 공백기, 지하철 투쟁이 이렇게 끝날 것인데, 그 공백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잘 처리가 됐다고 봅니다. 그런데 거기에 참여하는 주체들을 보면 당장에 투쟁에 들어가야 할 공공연맹은 의견은 제시하지만 함께 투쟁해야 할 다른 주체들은 발언이 별로 없었고 자기 소속사업장을 이끌고 나오려는 깊은 고민이 없는 그러한 분위기였어요. 그런 분위기에서 상당히 결의가 높게 결정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하철투쟁을 선두로 해서 들어가는 공백기간을 메우기가 상당히 갑갑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하철노동조합이 2월부터 투쟁에 돌입하려 하였지만 민주노총의 일정에 맞추려한 노력은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하철 소속 동지들에게 얘기들은 바로는 우리가 누구를 위해서 투쟁을 하느냐 이런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러한 조합원들을 구조조정저지투쟁으로 표현되는 상반기 정치투쟁까지 총대를 메고 끌고 가는 지도부의 역할은 잘 평가해야 합니다.
지도부에서 바라봤던 이후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지하철투쟁이 일주일을 넘기기 힘들고 공권력에 의해서 깨지면 이에 대한 분노로 전국적인 가두투쟁과 파업투쟁을 통해서 이 흐름을 메워나가고 금속연맹의 투쟁을 5월 10일 이후로 연결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퇴각전술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일주일보다 약간 더 오래간 8일만에 퇴각해서 현장에 들어가게 된 이런 결정은 예상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까 투쟁의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지하철 자체는 투쟁을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위에서 쉽게 얘기는 못하면서도 그럴 줄 알았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된 겁니다. 저는 패배라고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저들에게 퇴각을 하게 된, 너무나 억울한 퇴각전술 그 자체로는 아까도 평가를 하셨듯이 상당히 의미있는 전술이었고 힘의 역관계상 이것이 준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퇴각한 뒤의 2차 투쟁이나 현장에 들어가서 현장을 장악할 수 없었던, 이 떨어지는 동력을 다른 데서 받쳐줄 수 있을까 이런 의문점이 제기되면서 패배의 관점으로 저에게는 다가왔습니다.
그 다음에 민주노총은 아까 앞에서 평가를 했듯이 의미있는 계획을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월 15일 이갑용 위원장이 일단 마감을 선언했는데, 아직 투쟁은 끝나지 않았고 이후에 2차 투쟁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 고민의 중심입니다.
지하철투쟁은 자기 조건이 있었습니다. 자기 사업장에서 싸울 수밖에 없는 조건이 싸움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급박한 구조조정이 다가오지 않는 사업장에서 파업투쟁이나 가두투쟁에 선진노동자들이 나서지 않습니다. 소위 정치투쟁으로 명명하는 상반기 투쟁에서 이후에도 지본과 권력이 부여하는 조건에 의해서 투쟁하지 않고 의식적으로 정치투쟁이 가능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 고민입니다.

이일재 : 그런데 이번 파업을 중심으로 한 총력투쟁에 있어서 전체적인 상황과 조건, 그것에 대해서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난 이후에 지금 논의했던 문제가 다시 제기되었으면 합니다.
파업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파업, 이것이 한국노동조합 파업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파업의 형태가 파업권이 확립된 나라에서의 파업과 다릅니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대체인력이 못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 피켓팅을 치고, 이런 것이 정상적이고 옳은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파업은 노동자들의 중심지인 사업장 내지 작업장에서 중심을 두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이탈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은 파업권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파업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한국의 특수성입니다.
우리 노동운동은 일관되게 파업권의 확립, 파업권의 쟁취라는 과제를 안고 왔지만 이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추구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여기 단병호 동지의 판결문중 한 대목을 읽겠습니다.

노조의 상급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정치적 목적으로 IMF재협상, 정경유착 근절, 재벌해체 등 대정부 요구사항을 내걸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산하 노조를 동원해 총파업에 들어간 것은 법이 인정하는 정도를 위배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주문입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파업권을 유린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국제적인 파업의 기준이라고 볼 수 있는 ILO의 결사의 자유위원회 막스루드 위원장이 왔다 갔는데 그분은 “단병호 위원장을 면회하고 나온 후에 그에 대한 실형선고가 정당한지에 대해서는 직접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고 감옥에 구금되어야 할 사안이 아니라는 ILO 권고를 상기시키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한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종종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고 감옥에 구금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데, 우리는 합법적인 파업이든, 법률에 위배되는 파업이든 이것이 형사소취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ILO라는 것은 아시다시피 노동자 단체가 아니지 않습니까. 국가 정부간의 단체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파업권이 없는 상태에서 파업을 하게 되니까 파업형태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현장을 지키면서 현장에 근거해서 파업을 수행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현장은 노동자의 것이며 노동자의 터전이다라는 것을 확고하게 세우지 못하고 서울대학에 가고, 명동에 가고 했습니다. 이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의 파업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그런 전제하에서 볼 것 같으면 파업 그 자체의 형태가 집회투쟁으로 전화된 것들이 있거든요. 이것은 파업투쟁을 어느 정도 보전하고 또 앞으로 더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듭니다. 지난 메이데이 투쟁 시 역전광장에서 몇 명이 모였죠? 4만 됩니까?
금년에는 투쟁형태, 집회투쟁이 가지는 역할과 의의, 이런 것도 충분히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한가지 더 말씀 드릴 것은 지하철투쟁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모든 투쟁의 선도적인 투쟁이었고 중심적인 위치에 있었다는 점을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에 총력을 집중해야 되는데 전술상의 문제는, 전략은 말씀드릴 것도 없고, 민주노총의 4대 요구안을 어떻게 관철시키겠느냐 아니면 어떻게 조금이라도 접근해 가느냐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저는 26일의 퇴각은 옳은 전술이었다고 봅니다.
첫째로 현장을 점거해 간다는 것에 큰 뜻이 있고 둘째로 파업의 동력이 줄어가는 조짐이 보였고,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한다는 기간이 이틀이나 지난 뒤 노동자들의 동요가 생기고, 또 서울대학에서는 일부 지시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퇴각을 하는, 말하자면 파업의 대열이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태에서 현장에 들어가는 것은 중요합니다.
또 하나 현장에 들어가는 뜻의 중요성은 노동자들이 전투대열을 갖출 수 있는 곳은 현장, 간접적으로 각 현장의 작업장 내에서 노동자 조직의 기틀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차 파업도 옳은 전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성과야 어찌되었던 간에, 그게 또 여러 가지 전술상 잘못은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협상을 유도해야 합니다. 협상을 유도해내고 한국통신노동조합이 파업을 못하는 대신 그 다음은 금속하고 병원노련이었습니다. 병원노련의 파업을 연결시켜주는 그런 역할이었습니다. 민주노총에서 처음 총력투쟁을 계획할 적에 계획이 계속해서 바뀌었습니다.
지하철은 자꾸 지하철 파업을 늦췄어요. 다른 데서 시기를 맞추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지하철이 파업을 하면 다른 데는 자동적으로 따라오게 된다는 관점하에서 이루어졌는데, 그후 금속, 병원노련 투쟁으로 연결시킬수 있는 고리가 안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퇴각의 의미는, 퇴각할 줄 모르면 안됩니다. 36계 중에 주계(走計)가 최곱니다. 주계 잘 구사하지 못하면 다시 싸우질 못합니다. 안에 들어가서 조직을 정비해야 합니다. 조직정비는 명동성당 안에서 안됩니다. 군대입니까 어디, 제식훈련 가르치고 뭐 그런 거 가르치겠습니까? 현장에서 비로소 조직이 정비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두 퇴각은 잘 한 퇴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채만수 : 4월 26일의 퇴각에 대해서는 앞으로 평가들이 엇갈릴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 26일 아침 한통노동조합이 투쟁을 유보했다는 얘길 듣고 우려를 했습니다. 상당히 걱정이 되었죠. 거기서 어떤 분을 만났는데 그 분의 얘기가 ‘우리 지하철노동조합의 평조합원 수준이 대단히 높다. 염려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후 파업이 철회되면서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일재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가지 평가할 부분들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일재 : 제가 한마디 더 하겠습니다.
지하철노동조합이 파업을 했죠. 한통노동조합 파업이 이어질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민주노총 지도부에서는 한사람도 이걸 믿지 않았습니다. 내부분열을 안고 파업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믿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들어간 지하철 노동자, 또 파업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다른 업종․산별노동자들은 기대를 했거든요. 민주노총에서 여기서 잘못을 범했어요 그 다음에 한통노동조합에서 파업이 일어납니다 하면서 선동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김명희 : 이번 지하철파업투쟁에 대해서 여러 가지 긍정적 평가도 있고 한데, 현장에서 느꼈던 생각은 약간 차이도 있거든요. 말하자면 한국통신노동조합 지도부의 상태, 이것은 여러 차례 확인된 것이거든요. 이미 작년에도 노사정위원회의 참여 여부를 가지고 민주노총이 치열하게 내부토론을 벌일 당시에 한국통신노동조합지도부는 당시 노사 화합선언을 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민주노총을 노사정위에 끌어들이기 위한 정부에 힘을 실어준 대단히 올바르지 못한 태도를 취했구요. 또 한국통신노동조합 지도부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은 지금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고, 최근에는 한통노동조합 민주파들이 노골적으로 집행부퇴진을 위한 조직까지 결성을 해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일재 선생님께서는 민주노총지도부가 한국통신투쟁에 대한 가능성들을 대중들에게 선전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오히려 서울지하철 노동조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이번 투쟁이 지하철만의 고립된 투쟁이 아니다라는 것을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자신감을 가지게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또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데, 사실은 과도하게 대중들에게 한국통신투쟁의 환상을 심어줌으로 말미암아 거꾸로 한국통신파업투쟁의 유보가 4월 26일 전체 대중의 사기를 더 떨어뜨리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사실 공공연맹내에서 한국통신노동조합은 규모나 투쟁의 파괴력에서 제일 큰 단위조직이거든요. 그러나 이것이 현실화되는데는 만만치 않은 제약들이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 때문에 공공연맹 건설에서도 내부 이견이 많았습니다. 저는 대중들에게 일정하게 자신감을 주고 그러기 위해서 약간의 과도한 선전을 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한국통신같은 경우는 지나치게 했고 그것이 오히려 동력들을 떨어뜨리면서 조합원들이 자신감을 상실한 것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현장복귀에 대한 시한이 26일이라는 것도 있구요.
퇴각 문제도 제가 봤을 때는 힘있는 퇴각을 하고 그 퇴각이 재투쟁의 과정으로서 조직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는데 우리는 재파업 전술을 유보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재파업 전술을 채택하는데 있어서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못한 한계가 좀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사정 문제에 대해서도 노사정위원회에 민주노총이 탈퇴를 한 가운데 진행되는 만남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개인적으로 좀 혼란스러웠습니다.

조돈희 : 아까 파업, 퇴각 부각시킨 것에 대해서, 저는 단호하게 패배라고 평가를 했는데 그 당시에는 내부적 조건으로 보면 그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지도부의 입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퇴각전술이 부여하는 의미가 있었단 말입니다. 그렇다면 파업을 철회하면서 퇴각을 결정한 나름대로의 성과를 가지고 있느냐, 완전히 현장을 장악당해 버리고 정치적으로도 퇴각함으로써 동력이 뚝 떨어져 버렸는데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저는 패배적인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모든 투쟁이 선진노동자들에 의해서 파업이 주도됐는데 이번 투쟁은 조합원들이 주체적으로 이 파업에 참여를 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평가는 파업을 하고 있는 그 상황, 그 자체에서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지적한 것인데, 그건 어느 사업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판이 딱 벌어지면 조합원들이 상당히 주체적으로 움직이고 규율이 탁 잡혀 나갑니다. 그러나 일상으로 들어가 버리면 없습니다. 저들에 의해서 장악되어 주눅들어 버리고 다시 재파업을 결의해낼 만한, 다시 파업을 못한다고 해도 현장에서 강력하게 싸움을 조직적으로 해내지 못하는 이런 상황으로 떨어져버린다는 것입니다. 실제 지하철이 현재, 제가 그 직후의 상황을 잘 몰라서 단언하기는 그렇습니다만, 그렇지 않은가 이런 추측이 듭니다.
퇴각전술을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서 잘했다라는 평가에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문제는 남겨놓더라도, 왜 퇴각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 오히려 저는 그렇게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채만수 : 얘기를 들으면서 생각나는 게 있는데요,
지하철노동조합이 26일 퇴각하는 날 중앙일보에 지하철 간부가 청와대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해달라고 전화를 했었다는 그런 보도가 났었잖아요. 그 며칠 후에 우리 사회에 책임있는 어떤 월간지 기자 한 분하고 술 한 잔 할 일이 있었는데, 글을 쓰기 위해서 내 반응을 떠보려고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마치 지하철노동조합에 도덕성 문제라도 있다는 듯이 그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는 굉장히 화를 냈어요. 그런 전화, 그런 요청 있을 수 있는 일이지요. 다만, 그 사람이 미쳤거나 저들의 프락치인 경우에 말입니다. 공개적인 운동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거기에 중점을 두고 지하철노조를 도덕적으로 평가하는 듯이 몰아간다면 이것은 문제가 있는 거죠.
예, 여러 가지 많은 지적이 있었습니다만. 평가에는 한계가 있고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짚어봐야 하는 것 중 특히 이번 투쟁에서 과거의 총파업과 다른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도부에 의해서 목적의식적으로 지도되고 계획되고 진행되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 점은 굉장히 높이 평가되고 앞으로 살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숱한 지도부에 대한 내외의 비판과 비난과 그 뭐라고 그럴까요? 교란작전 속에서도 굉장히 완고하게 싸움을 지켜왔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하고 이런 면에서 민주노총의 이갑용 위원장의 지도부와 지하철의 석치순 위원장의 지도부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두 번 째 성과로 박성인 동지도 이야기했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이런 문제에 대해서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노동자 교란, 이런 것에 명확하게 저항하고 이것을 노정협상으로서 제기했다는 것에 대해서 평가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지하철노동조합투쟁의 경우 정리해고를 반대하고 거꾸로 노동시간을 단축시켜 고용을 확대하라고 들고 나온 점. 이런 것들은 상당히 높게 주목해야 하고 그 부분들을 앞으로의 투쟁에서도 살려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상황은 정리해고를 할 것이 아니라 노동시간을 더 단축해서 고용을 더 확대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들을 대중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실리면에서 보더라도 실제 지하철노동조합 투쟁에서 실리적인 면을 많이 상실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눈에 설령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투쟁이 강고하게 조직되어 오고, 준비되어 오고 그랬기 때문에 저쪽에서도 일방적으로 밀어부치지 못한 측면도 함께 검토되야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제시된 여러 문제점들은 좀 더 심도있게 얘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교활하고 강화되는 정권의 대응방식

채만수 : 이제 이런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는 것이 어때요?
지금까지는 노동자, 우리쪽의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했는데 파업기간에 당사자였던 서울시 당국이라든가 구체적으로 김대중 정권이 아주 파렴치하면서도 당연하다는 듯이 대체인력을 동원하고 헬기를 가지고 저공비행해서 텐트를 쓰러뜨린다든가, 이런 식으로 이번 파업시에 나타난 김대중 정권의 대응과 이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 얘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당장 매를 맞은 지하철의 김명희 동지가 먼저 발언해 주시지요.

김명희 : 김대중 정부 출범이후에 이번의 저희 투쟁현장에서도 나타나고 각종 집회에서 이미 드러났다시피 김대중정권 타도 구호가 이제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는데,ꡐ국민의 정부ꡑ에 대한 대중적 평가가 충분히 확인되는 그런 투쟁이었습니다.
저희 지하철노동조합의 경우 94년도 김영삼 정권 이후에 전국적인 전지협투쟁을 전개했었는데 그때 당시의 김영삼 정권의 반노동자성을 전지협투쟁 과정 속에서 충분히 확인해 내고 이번도 김대중 정부의 반노동자성을 충분히 확인한 거죠.
우선 지하철노조의 경우 현재 해고자의 문제라든지, 오늘 신문에 났습니다만 손배소송과 가압류 제기라든지 또한 왕따현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왕따현상은 사실 이전에도 있었던 건데요. 이번에는 오히려 여론이 부추킨 측면도 있고, 또 경찰에서도 공공연하게 왕따대책반이니 하면서 이전과 달리 왕따현상을 통해 현장을 탄압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이었습니다. 이 모두가 사실은 이후 재투쟁 준비의 예봉을 꺽기위한 시도이고 이전 정권보다 그 대응방식이 더 철저하다는 사실이 여러 지점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경찰과 사법부의 대응을 보면 이전에는 집행간부의 수준에서 구속영장이 떨어지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조합원 지회장, 현장간부까지 상당수가 영장이 떨어져서 구속되고 있고 오늘은 아예 집행영장이 발부된 동지들 22명이 자진출두로 갔습니다만, 구속자의 범위, 수준 또 해고자의 범위, 수준 등등이 김영삼 정권보다도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대응의 경우, 아까 누가 말했지만 헬기 저공비행을 통한 농성대오 흔들기, 어떻게 보면 아주 대단히 치졸한 그런 행태들도 나타났습니다.
서울시장을 만나고 이후 재파업철회 유보를 하는 날 밤까지 두차례 노사협상을 했는데 그 기간동안에 제가 느꼈던 것은 우리가 저들의 정치적 제스츄어에 기만당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고건시장하고 협상을 했던 건 아니예요. 고건시장이 필요했던 것은 노동자들의 대화에 응한다라고 하는 자기의 정치적 입장을 만들기 위한 명분을 축적하는 과정이었고 결국 그 만남은 쇼였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에서의 간담회조차 노동․시민․사회단체에서 협상에 대한 압박을 가한 결과일뿐이고 결국 고건은 그것을 적절하게 이용해서 서울시가 결코 협상을 거부하지 않고 주선을 했다라는 자기들의 정치적 성과를 획득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이후 바로 이어진 노사협상속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어느 것 하나도 우리들이 수용할 수 있는 그런 안이 나오지 않고 결국은 재파업도 유보를 할 수밖에 없었고, 우리 내부의 동력상태도 사실 재파업을 힘있게 가기 위해서는 부족한 점이 있었구요,
그래서 김대중 정권의 대응이라는 것은 대단히 지능적이고 교묘하고 교활합니다. 이전에 김영삼 정권이 무식하게 물리력으로 노동자 탄압을 했다고 한다면 김대중 정권은 보다 더 세련되게 보다 더 교활하게 이런 대응을 통해서 우리 노동자들의 투쟁을 상당부분 -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 무력화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것들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도 보다 치밀하게 대응을 하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셈이죠.
김대중 정권의 노동자투쟁에 대한 대응 중 보다 교활한 점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현정권에는 서울시 등 정부내에 이전에 운동판에서 운동을 좀 했네 하는 사람들이 들어가 중간에서 여러 가지 역할들을 하면서 전선을 혼란시키고 있는데 그들의 기여(?)가 적지 않습니다. 김대중 정권에서 보면 현재 민중운동 지배를 위한 상당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 셈이죠.

채만수 : 어떻습니까? 지금 구속, 수배, 등이 이후 몇 명 정도나 될 것 같습니까?

김명희 : 예상하기는 쉽지 않구요.
오늘 22명이 자진출두를 했고 이미 15명이 구속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중앙간부 9명하고 부서장 3명해서 12명이 아직 명동성당에 남아있습니다.
이들은 거의 구속이 확실한 사람들이고, 오늘 들어간 22명은 아직 두고 봐야되구요. 지금 현재 메스컴에도 보도가 됐지만 4월 26일까지 완강하게 버틴 조합원들이 4500명쯤 되는데 이 중에서 공사가 직권면직을 한 사람이 65명입니다.
파면․해임자가 91명인데요. 일단 지하철공사의 신분이 박탈된 거죠. 직위해제자가 현재까지 165명 정도됩니다. 사규에 의하면 7일 이상 근무지 이탈은 직권면직 사유가 되기 때문에 그들은 직권면직대상에 해당되기도 합니다. 지금 더 이상 직권면직 조치를 시키지 않고 있습니다만, 시킬 수 있는 근거는 나름대로 확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직위해제라고 하는 것은 공기업에서는 징계전 사전절차이거든요. 일단 직위해제를 시켜놓고 자기들이 필요할 때 징계위원회를 소집해서 징계하겠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 160명에 대해서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지금 현재로서는 지도부도 사실 당장 힘있는 대응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채만수 : 군인 대체인력은 철수했나요?

김명희 : 경찰병력은 일단 완전철수가 됐고, 특전사 요원들은 일부가 아주 극히 일부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저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도 사실 이전 정권하고 또 다른 점입니다. 특전사 요원들은 군내에서 정기적으로 철도위탁교육을 보냅니다. 아예 특전사의 프로그램 속에 배치되어 교육받고 이런 투쟁공간을 실습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후 철저하게 지하철 파업투쟁에 대비하려고 하는 데 이것도 이전하고는 다른 점입니다.

채만수 : 아까 말씀하실 때 과거의 재야운동 출신이 서울시에 들어가서 투쟁을 교란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건 아주 중요한 지점인데 얘기 좀 해 볼 수 있을까요?

이환재 : 87년 대투쟁 이후 총노동과 총자본의 계급투쟁이 전개되어 왔고 양 측 모두 계급투쟁 경험을 쌓아 왔으며, 그에 따라 저들의 계급투쟁 관리 전략이나 기술, 이런 부분들도 발전해 가고 있지 않느냐,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몇 명이 들어가서 뭐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 이런 점에 대해서 그다지 의미 부여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박성인 : 그 점과 관련해서 김대중 정권이 YS정권때와는 달리 과거 노동운동출신들을 노동운동 통제의 촉수로 활용하고 있는데 두가지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작년까지 그런 움직임들이 민주노총 상층지도부라든지 그들을 대상으로 한 주요한 대공장에 있었는데 올해 같은 경우에는 상층 지도부보다도 연맹이나 주요 단사까지 그들이 개입하고 있고, 그래서 내부의 주요 단사, 연맹, 민주노총 이런 수준으로 그 활동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두 번째로는 바로 그들이 이미 주요하게 과거 민주노조운동 내부에서 활동했었고 현실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세력들이기 때문에 내부 사정들을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결정적인 국면에서 요소 요소에서 역할들을 하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 민주노조운동진영이 너무 너그러운 것 같습니다. 민주노조운동 자체가 그런 점들에 대한 분명한 정치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명희 : 이른바 매파와 비둘기파로 저쪽을 나누고 비둘기파의 입지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가 김영삼 정권시에도 있었는데 저는 이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이런 논리에 의해서 김대중정권에 들어간 부분에 대한 관대한 태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채만수 : 김대중 정권이 집권하면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이자 대중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김대중 정권이 처음 집권했을 때 일부에서 ‘차라리 잘 된 거다’ 하는 얘기가 있었는데, ‘집권해봤자 별 거 아니다’ 하는 것을 대중들이 알아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라는 뜻일 텐데, 사실은 아직도 그 교훈이 덜 철저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투쟁을 일궈나가는 사람들한테서 아까도 얘기했던 것처럼 ‘김대중 정권 타도’니 하는 이야기기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 물러서서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김대중 정권의 반민중성을 간과하고 있기보다는 이중적으로 사고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 부분이 잘못 아닌가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 다음에 김대중 정권이 경제위기를 계기로 집권하게 되면서 그 정권이 하고 있는 역할이라고 하는 것이 소위 나라 살리기와 같이 철저하게 내외 독점자본, 외국의 제국주의적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는 정책들로 일관하고 있는 거죠.


87년 이후 노동운동의 주요한 특징

과거 구한말에 나라 팔아먹은 사람들이 나라 팔아먹자고 하고 팔아먹었냐는 거죠. 다 상황이 바꿨으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행태들이 지금 백년 후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이번 투쟁을 평가하면서 한편에서는 그 자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다음에 여러 가지 문제점들과 한계를 지적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문제들이 어떠한 우리 내부의 조건 속에서 발생하는 것인가 하는 점들을 집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단 생각하는 것은 87년 이후에 한국노동운동의 양태, 상황, 성격이 87년 이전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성과가 있는 것과 동시에 성과에 갇혀서 한계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담회를 시작할 때 이환재 동지의 경우에 굉장히 비판적인 발채만수
연구소 부소장
을 하셨는데, 그것이 우연이 아니고 현재 우리 운동 속에 나타나고 있는 특징, 우리 운동의 양태․성격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고, 특히 87년 이후의 상황과 관련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그 부분, 87년 이후의 한국의 노동운동의 주요 특징을 짚어보고 싶은데, 여기서 제가 문제를 제기해보겠습니다.



87년 이후 우리의 노동운동은
노동운동의 대중적 진출,
이와 대비되는 정치의 후퇴,
정치개념의 왜소화라는
특징을갖고있습니다.





제 생각에 큰 특징은 대중의 진출이라고 하는 것,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정치의 후퇴, 정치개념의 왜소화, 이런 문제가 개입되어 있지 않은가 보고 있는데 이 부분을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이환재 : 이렇게 시기를 잡은 이유가 궁금한데요. 96, 97 총파업투쟁이 하나의 계기였고 총파업투쟁의 성과와 한계, 과제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지금 99년 투쟁에 집약되어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면 몇 가지 점들은 추적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87년부터 지금까지를 한꺼번에 얘기한다면 그 대상이 너무 많거나 넓어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초점을 못 잡아서 질문을 드리는 겁니다.

채만수 : 그것은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전까지의 노동운동의 양태나 혹은 노동운동에서 중심적으로 일했던 사람들의 방향성과 그 이후가 구별된다고 생각하고 아까 처음에 지적됐던 최근의 여러 문제점들이 그 이후의 일련의 경향성을 표현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성과로서 대중운동의 활성화와 그것의 이면으로서 정치의 후퇴, 혹은 요즘에 정치조직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정치개념의 왜소화 이런 게 있다는 것입니다.

박성인 : 87년 이후의 지난 10년의 과정은 87년 대투쟁의 소산이고 한편으로는 한국의 노동운동이 민주노조운동이라는 대중운동을 중심으로 해서 대중적이고 자생적인 동력들을 회복하고 또 투쟁속에서 발전해 온 역사입니다. 특히 작년에 경제위기를 매개로 해서 노동운동 내부에 단편적이었지만 노선논쟁이 시작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노동운동이 이후에 어떻게 가야할 것인가와 맞물려서 지난 10간의 노동운동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과 관련해서 저의 연구소에서는 작년 창립 3주년 기념심포지움에 지난 10년 동안의 운동에 대한 총괄적인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문제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글에서 핵심적으로 지적한 것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87년 이후의 민주노조운동을 중심으로 해서 노동운동이 진전되어왔고 그 자체는 계급적․정치적인 수준에서 엄청난 성과라는 것이 전체적인 문제의식이면서 이런 민주노조운동을 중심으로 아주 전투적이고 계급적이며 정치적으로 성장해온 이 성과 자체를 굉장히 폄하하려고 하는 경향들에 대한 문제제기였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들을 일방적으로 조합주의 산물들로 쓰레기통에 쳐 넣어라 하는 주장이나 아니면 방향을 새롭게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들에 대해서 이제 지난 10년투쟁의 성과를 기반으로 민주노조운동의 발전 그 자체를 계급적․정치적 성과로 가져가야 한다는 평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노동운동이 특히 한국사회의 전체 변화와 관련해서 노동운동의 역할, 10년 동안의 민주노조운동을 중심으로 한 운동의 발전을 봤을 때 저희들이 가졌던 문제의식은 이 운동이 노동조합의 자기완결성이라는 것을 전제로 운동의 발전을 바라보는 굉장히 협소한 조합주의적인 사고와 전망에 갇혀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별노조의 문제라든지 정치세력화와 관련된 문제라든지, 여전히 우리 사회 전체에서 노동자계급이 전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노동운동의 전망을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노동조합운동의 유지와 사수, 그리고 부르조아 의회정치 수준에서의 정치적인 확대와 이런 수준에서 노동운동의 전망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었습니다. 저희들은 이후에 다시 이 문제의식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해서 얘기를 드리면 저희들은 87년 이후에 민주노조운동을 중심으로 해서 노동운동의 자생적인 동력을 회복하고 여러 투쟁들을 통해서 아주 전투적이고 또 계급적이고 그 자체로 두 차례에 걸친 전국적 총파업을 수행했을 정도로 계급역량은 어느 정도 발전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그에 걸맞는 노동자 정치운동 즉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하는 제반 요구와 투쟁 자체가 우리 사회 전체 변혁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거기 걸맞게 제기하고, 현장에 그런 대중조직을 중심으로 하는 투쟁과 거기에 걸맞는 정치운동들을 발전시키지 못함으로 인해서 지금은 운동자체가 전체적으로 조합주의적인 전망에 갇혀 있는 상황에 놓여 있는게 아닌가 하는 판단을 갖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지금이야말로 저는 정치조직을 조직 그 자체의 문제로만 당장 제기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서 한편으로는 노동자 대중투쟁, 노동자 대중조직운동 자체를 좀더 계급적이고 민주적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과 더불어 그런 과정 속에서 긴밀하게 결합을 하면서 이런 노동자 정치운동의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하는 그런 시점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아까 채 선생님께서 왜소화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점은 특히 지금 추진되고 있는 소위 진보정당 건설운동과 관련해서 얘기를 드린다면 이 점도 저희 연구소에서 제기한 부분이기는 합니다만 이제 민주노조운동이라는 성과속에서 한편으로는 노동자가 직접 정치적인 문제들을 사고해 들어간다는 점에서는 그것이 그동안 운동의 성과의 표현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그 정치운동의 방향과 목표, 활동양식을 보았을 때 지금 추진되어지는 정치세력화 또는 정치운동의 문제를 의회라든지 선거라는 협소한 공간으로 가두려는 점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점에서 저는 여전히 선거에 개입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아니면 의회에 우리가 가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노동자 정치운동의 중심 자체가 어떻게 잡혀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 새로운 모색들이 되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서 의회라든지 선거라든지 이런 개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채만수 : 이선생님께서도 특히 해방 이후의 상황을 염두에 두시면서 말씀해 주시죠.

이일재 : 한국노동운동의 특징을 말하자면 다른 나라와 달리 노동운동이 전투적 운동이거나 개량주의, 조합주의, 노사협조주의 운동이거나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1941년부터 시작해서 노동운동이 당운동과 비합운동으로서만 존재했습니다. 해방이후 전평이 건설되었습니다.
전쟁 후 또 단절이 됐습니다. 단절이 됐다가 4․19때 노동조합운동 내지는 노동자 정치운동의 이런 것이 싹트기 시작했고 박정희 정권, 전두환 정권, 노태우 정권 때 또 이게 말살됐습니다. 심지어 박 정권 때는 노동조합 자체를 말살했습니다.
4․19때에 노동조합, 노동조합운동이 또 시작됐지요. 각 단위 사업장에서는 조합이 결성되고 삼성계통에서도 제일제당이라든가 제일모직이 조직됐습니다. 그런데 5․16 군사쿠데타를 통해 또 단절이 됐습니다. 노동조합이 없어진 것입니다. 없어졌다가 87년 7, 8월 노동자 대투쟁때 노동운동이 정착됐어요. 이게 한국노동운동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87년 7, 8월 노동자 대투쟁은 아주 위대한 투쟁이라고 보는데 앞으로 한국에서 노동운동의 단절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에는 개량주의, 조합주의, 노사협조주의 노선을 어떻게 배제해 가면서 자주, 민주, 통일, 단결을 이룩하고 이것을 실천해 갈 것이며 이를 통해 전투성, 계급성, 대중성을 지닌 노동운동을 전개할 것인가 하는 점이 바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87년 이후에 7, 8월 노동자 투쟁이후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성과와 결실은 기업별 노동조합으로부터 업종별,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향성 내지 그 과정 선상에 있다는 것이 그 첫째입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업종별 내지 산업별 노동조합 단위로 이행하는 형식으로나마 총파업을 전개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은 대단히 큰 성과입니다.이일재
민주노총 지도위원
두 번 째로는 전국조직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평 이후에 전국조직은 민주노총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특징이고 또 과거의 노동운동은 주로 제조업 중심입니다.


역사적 단절은 우리노동운동의 큰 특징이었습니다.
이제 87년 이후, 한국노동운동의
단절의 역사는 없을 것입니다.








제조업내지 또 이전에는 직종, 지역, 직업별, 업종별로 노동조합이 결성되었는데 이것이 산별노조로 지향해 간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정치조직 문제는 어떻게 하겠느냐 이것이 큰 과제입니다. 민주노총이 중장기적인 목표로서 산별노동조합형태로의 전환과 노동자․민중의 정치조직 건설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세워놨죠. 산별노동조합운동은 점차 진행되고 있습니다. 갑자기 한꺼번에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업종을 통해서 산별로 나아가고 또 거기에 걸맞는 투쟁을 전개해가지 않는 산별업종체제라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지요. 노동조합형태라는 것은 싸우기 위한 자기 대열정비예요. 지금은 산별로 나가는 과정으로서 파악해야 됩니다.
그 다음에 제 생각에는 대체로 정치조직의 윤곽이 드러나 있습니다. 국승21이 추진하고 그 연장선상에 있는 진보정당추진위원회, 또 청년진보당이라는 평균연령이 26, 27세 밖에 되지 않는 청년들, 주로 학생이 주력입니다. 이 사람들이 노동자정당을 꾸려서 나가고 있습니다. 또 노동자․민중의 정치연대가 노동자 정치조직으로서 건전하게 존재하고 있고 이렇게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어떤 형태로 어떤 성격의 정치조직이 될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여기서 우리들이 철두철미하게 배제할 것은 우경기회주의입니다. 물론 개량 자체는 불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개혁과 개량이 축적되면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 조건을 수월하게 한다는 전술적인 의미에서, 그 자체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와는 달리 조합주의, 노사협조주의, 개량주의를 철두철미하게 배제하면서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자주․민주․통일단결을 실천하기 위한 전투성과 계급성과 대중성을 지닌 노동운동으로 건강하게 발전해나야 될 것입니다.
민주노총에 대해서 제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민주노총은 우리나라의 노동운동 사상 두 번째 되는 전국조직입니다. 전국중앙조직 소위 말하는 내셔날 센터라는 것인데 이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을 해야 됩니다. 중소기업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전노협하고 서비스업, 저는 교원노조까지 서비스업으로 규정합니다. 이 사람들이 중심이 된 업종회의가 결합하면서 민주노총이 건설됐는데 지금 전체 조합원이 약 55만 정도됩니다. 현재의 민주노총은 대기업중심의 조직입니다. 대기업에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의 생태와 생리를, 또 그들의 지향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금 극단적이지만 국내에서 상층에 속하는 노동자들의 조직입니다. 항상 개량주의적인 성향, 노사협조주의적인 성향, 또 조합전능으로 보는 경향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조건에서 만들어진 민주노총에게 계급성과 전투성을 아무리 강요해봤자 자기 자신이 가진 물질적인 근거에서 떠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가 나오게 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세계적인 현상이지요. 신자유주의 고용정책의 집약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영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나타나는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량 양성되어 갈 것입니다. 경기가 회복되고 한국자본이 호경기를 맞이하더라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은 자꾸 높아질 것입니다.
그전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49%였는데 올해 어떤 통계숫자를 보니까 정규직 노동자들보다도 더 많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이 없이는 민주노총의 취약성, 또 조합주의로 흐를 위험성, 개량주의로 흐를 위험성들을 배제하지 못할 것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필요성은 우선 양적으로 노동조합을 확대하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조직률이 한국노총과 합쳐서 10%밖에 안되는데 55만의 조직된 노동자들이 아무리 전투성과 계급성을 겸비했다 하더라도 그 수에 국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숫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담하고 신속하게 조직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민주노총이 지닌 취약성을 보강할 수 있고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왜냐면 처우가 열악하고 노동강도가 강하고 주로 3D업종에 종사하고 있고 이런 노동자일수록 전투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전국 비정규직노동자모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기서 대체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방향 같은 것이 정해져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민주노총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민주노총이 조직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받아들일 준비가 하나도 안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임시직은 노동조합이 될 수 없다라는 규약까지 나와있거든요. 이걸 민주노총이 깨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비정규직 노동자 독자적인 조합을 만드는 겁니다. 지역적으로 만들든 대기업내의 노동조합 말고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들든 이런 형태로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그 다음에 제조업중심에서 벗어나야 될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공공기업노동자들을 조직해서 정부에 직접적으로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조직의 기틀을 굳혀야 합니다. 또 하나는 서비스업이죠. 지금 사무연맹이니 여러 서비스업조합이 있습니다만 정보사회화 할수록 노동형태가 자꾸 달라지고 또 노동자들의 질도 달라집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을 어떻게 공고히 세워나가느냐 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입니다.

채만수 : 말씀하신 것 중에, 정치조직의 윤곽이 잡혔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문제를 제기할 때 ‘정치적 후퇴가 있고 정치개념이 왜소화 되어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왜 그런 이야기를 드렸는가 하면 아까 이번 싸움을 평가하면서 나온 얘기중에 정치세력화 추진세력들이 거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들이 있는데 이게 아마 한두 사람이 느끼는 바가 아니라고 생각해서지요. 투쟁의 현장에서 안보였다고 하면 그게 뭐 본질적인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과연 그러면 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고 하는 세력들이 이번 싸움이 있기까지 어느 만큼 이 싸움을 조직해 왔느냐, 어떤 역할을 해왔느냐조차 제가 볼 때는 크게 평가하기 어렵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이일재 : 노동자만의 정치세력화라고 하면 전략적인 당이 됩니다. 노동자 단일당이죠.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라고 하면 전술적인 당이 되지요. 말하자면 연합당인 셈이죠. 노동자 정치조직인 당인가 노동자․민중의 정치조직인 당인가 하는 것은 별개로 하고 우선 정치세력화는 단일화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나타나서도 안됩니다.
만일 이것이 단일화된 정치조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그렇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지만 과거 국가사회주의자들이 범한 과오를 또다시 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선 복수로 나타날 것입니다. 다양성이지요. 정치세력화의 다양성. 이것은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들의 변혁의 내용을 더 풍부하게 하고 전열을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노동자 대중조직입니다. 민주노총의 입장에서 정치조직화문제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접근해야 될 것인가. 이것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제일 큰 노동자대중집단이니까.
대체로 우선 민주노총자체의 정치적인 입장이 서야 됩니다. 민주노총자체의 정치적인 입장은 민주노총내에는 대안체제론자도 있고, 조합주의자고 있고, 개량주의자도 있고, 심지어 노동사목을 지향하는 세력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정치적인 지향성이 다양하니까 이런 민주노총의 중앙이나 각 업종 산별연맹이나 기업별노동조합 단위나 노동조합에 가입한 대중 개인이나 정치조직의, 정당 선택의 자유가 완전하게 보장되어져야 합니다.
둘째는 노동조합은 집단노동자의 집단조직입니다. 그래서 집단적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어야 됩니다. 금속연맹이든지 또 어느 대기업이든지 집단적으로 어느 정치조직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개인이 거기에 반대하면 그 사람은 거기에 안들어가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자유가 보장되어야 되겠고 그리고 또 민주노총의 정치위원회를 보다 더 강화해서 자기 정치적인 입장을 세워야 됩니다.
민주노총의 정치적인 입장은 이념으로서는 지금 나타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 코민테른 시대에는 이념으로서 나타나기도 했고 또 현재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사회당을 지지하는 노동조합 따로 있고, 공산주의 지지하는 노동조합 따로 있고, 또 기독교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전국총연맹이 따로 있고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민주노총이 스스로 자신의 정치적인 이념을 세워서는 안됩니다. 민주노총이 견지해야 할 정치적인 입장은 무엇이냐. 제가 항상 말씀드리지만 민주성, 자주성, 통일성, 단결성, 계급성, 전투성과 대중성인 것입니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은 지금 현재 대체로 세 가지로 봅니다. 청년진보당, 노동자민중정치연대, 진보정당추진위원회 등입니다. 조합원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고 좋은 의미에서 경쟁적 관계를 만들어야 된다고 봅니다. 물론 거기에 이념을 계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세력들이 충분히 존재할 수도 있으며 이들이 자기 이념을 관철시키려는 노력을 배제해서는 안됩니다.


대중조직과 정치조직과의 관계

채만수 : 이 선생님 말씀에서 혼란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방금 프랑스를 예로 들었는데 프랑스같은 경우에는 각각의 정당과 그에 대응하는 내셔날 센터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길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노동조합의 전국센터로서는 민주노총이 하나로 있고 그 내부에서 여러 정치적 관계를 가질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후자라고 이야기하셨지만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국승21이라는 특정 정당을 결의하는 지지는 사실은 잘못된 결의입니다. 잘못하면 민주노총 자체의 분열을 만들 소지가 있는 그런 지지라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또한 각각의 민주노총을 구성하고 있는 개인적 조합원들이 정당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가져야 된다는 것은 저도 동감을 하는데, 말씀하신 것 중에 집단적 의사표현이 가능해야 된다는 게 어떤 의미입니까?

이일재 : 그것이 민주노총으로서는 중심과제입니다.

채만수 : 집단적 의사표현이라고 하는 것은 예를 들어 현재 상황의 구도를 보면 진보정당추진위원회를 지지할 것이냐 아니면 예컨대 청년진보당을 지지할 것인가, 이렇게 돼서는 문제가 있는데,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그렇게 이해될 소지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일재 : 그건 아닙니다.
그전에 보면 집단적으로 그 영역이 어느 한 당을 지지할 수도 있고, 어느 대기업 노조가 어느 한 당을 지지할 수도 있고, 또 입당할 수도 있죠. 민주노총이 지켜야 할 원칙은 전투성과 계급성과 대중성을 지닌다는 전제하에서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채만수 : 제 이야기는 정파적 결의를 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 민주노총은 물론 민주노총을 구성하고 있는 산하연맹과 조직에도 적용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이일재 : 각자 단위별로 선택의 자유가 있을 것이고 개인별로도 선택의 자유가 있을 것인데 어떻게 집단조직의 단위별로도 선택의 자유가 없겠습니까.
예를 들어 민주노총이라는 대중조직에서 국승21을 지원․지지한다는 결의가 있었습니다. 저는 좀 더 신중했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 결의가 나오는 이유는 자주, 민주, 통일, 단결, 전투성, 계급성, 대중성의 근거위에 민주노총이 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채만수 : 그 부분은 저도 동의를 하는데, 민주노총이 어떤 특정정당을 지지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그 정당이 계급적 원칙에 서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러한 지지가 결국은 정파적인 것이고 따라서 민주노총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을 갖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조합원 개인은 선택의 자유를 갖지만 조합원들의 집합체로서의 조합은 그런 선택의 자유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일재 : 각자 개인의 정당선택의 자유가 국한되면 그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적인 기반이 없어집니다. 조직적인 의사표시가 배제되는 것입니다. 그래서는 안되잖아요. 조직적인 의사표시가 보장이 되어야지요. 그 위에서 어떤 조직이 정치적인 당을 지지하는 결의를 할 수는 있지요. 단 아까 제가 말씀드린 원칙에 근거해서죠.

채만수 : 그렇다면 산하연맹은 가능한데 민주노총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이일재 : 건전한 노동자 대중조직의 근거하에서만 가능하다라는 것입니다.

채만수 : 그 부분이 어떻게 이해가 되느냐 하면, 지금 예를 들어서 우리 구도하에서 진보정당추진위원회가 있고 청년진보당이 있고 또 정치연대가 있는데, 민주노총이 어느 하나만을 지지한다라고 되면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어디냐면 프랑스 같은 쪽으로 가게 되거든요. 예컨대, 어떤 민주노총의 조합원이 자신은 절대로 어떤 특정한 정치조직의 입장을 지지할 수 없는데 민주노총이 이 정치조직에 대한 지지결의를 한다면, 그 개인은 결국 민주노총을 탈퇴하게 되는 것 아닙니까?

이일재 : 개인은 또 개인의 선택의 자유가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은 다른 정치조직에 들어가면 될 것 아니겠습니까?

채만수 : 그래서 그 사람이 나와서 다른 정치조직을 지지하는 새로운 내셔날센터를 만들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일재 : 아니 아까 통일 단결의 원칙이 대전제입니다.

채만수 :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선생님께서 문제를 너무나 추상적으로 보시는데요. 만약 민주노총이 특정 정파에 대한 지지결의를 하면 배타당한 정파는 불가피하게 분리되어서 나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런 경우가 결국은 통일․단결이라는 이름으로, 그쪽으로 하여금 나가지 않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계급의 계급성에 비추어서 공통의 기반 속에서 결의가 이루어져야지 특정 정파적 결의는 결국 내부 단결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이일재 : 그러니까 프랑스의 지향성이 뭐냐하면 다양성의 표현인데 민주노총의 지향성은 통일․단결로서 개인적 또는 어떤 집단적인 자유까지도 보장된다는 것이죠.

이환재 : 문제의 초점을 다음 두 가지로 구분하면 어떨까요? 첫째는 노동조합에서, 단위사업장이든, 지역이든, 연맹이든, 민주노총 전체가 되든, 어떤 사안에 대해 특정 시기에 어떤 정치조직에 대한 지원, 지지 표명 결정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둘째로는 각각 노동조합조직이 특정 정치조직에 가입 결의, 입당 결의를 할 수 있는가 없는가, 아울러 한국 노동조합운동의 발전 경과에서 올바른가 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채만수 : 그것은 같은 것이 되죠.

이환재 : 같은 것이라면 부소장님 의견은 특정 사안에 대한 지지도 안된다는 것입니까?

채만수 : 그게 아니고 특정사업에 대한 지지는 어느 당이 되든지 간에 대의에 맞으면 지지할 수가 있는건데 당 자체로서 지지해버리고 더구나 배타적으로 나는 이 당을 지지하고 우리 조합은 이 당을 지지하고 이 당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버리게 되면 조직 자체가 깨진다는 것입니다.

이환재 : 연대 활동하고는 다르죠.

이일재 : 전제를 생각합시다. 대중조직이 안 깨진다는 전제를 두고 생각합니다.

채만수 : 통일․단결은 통일․단결의 원칙을 세워서 통일․단결이 되는 게 아니라 통일․단결의 보장될 수 있도록 그 조직이 지도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지도부가 어느 한쪽으로 몰고 갈 경우에는 그 조직이 깨진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통일․단결이라는 이야기 속에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죠

이환재 : 한쪽으로 몰고 가는 경우는 절대로 없지 않습니까? 어떤 식으로든 대중적 의사 결정 과정을 통하죠.

채만수 : 그건 형식적인 것이지요.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환재 : 그런 결정을 안건으로 올릴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판단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부소장님 의견은 어떤 사안에 대한 연대, 여러 정치조직들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사안별 연대는 가능하지만, 어떤 사안을 놓고 어떤 정치조직에 대한 지원, 지지 표명 결정은 할 수 없다, 이런 의견이시고. 이일재 선생님께서는…

이일재 : 집단적인 의사표시도 가능합니다.

채만수 : 예를 들어서 노동운동의 예는 아니지만 87년의 민통련 분열이 그 비슷한 예거든요. 당시 민통련이라고 하는 집단내에서 87년 6월 항쟁이후에 정치적으로 어느 방향을 취하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거기서 소위 비판적 지지를 하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를 이루면서 그것을 근거로 비판적 지지를 결의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니까 아무리 통일․단결을 강조했다 하더라도 결국은 YS지지하는 쪽과 독자적인 부분을 추구하는 쪽은 결국 분리해 나올 수밖에 없었지요.

이일재 : 그러니까 통일․단결이라는 것이 어떤 형식이라든가 정책이라든가 그런게 아닙니다. 그 자체가 목표다 이겁니다. 만국의 노동자의 단결하라. 이것은 구호로서 말한 것만이 아닙니다. 계급적인 조직형태까지 시사한 것입니다.

채만수 : 거기까지 이해가 되는데요. 그런 결의는 통일․단결을 저해하는 결의라는 것이죠.

이일재 : 채 선생님 말씀대로 하면 어느 이념정당이 단일 이념정당으로 지향해 들어가는 길 밖에 없지요 다양성이라는 것은 없지요. 복수로 안 나타나는 겁니다.

채만수 : 거꾸로 일텐데요.

이환재 : 그러면 부소장님 의견은 대중조직은 예민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까?

채만수 : 아니 절대 그런게 아닙니다.

이환재 : 정치적 사안이라고 하면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도 있겠지만, 이는 이미 여러 조직, 단체가 연대 투쟁하고 있습니다. 대중조직, 가령 민주노총에서 대선이나 총선, 예를 들어 200년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어떤 정치조직을 지지하자 하는 결정을 하면, 이것이 조직 내 분리를 일으키게 되므로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인지요?

박성인 : 특정 정치조직이 그 시점에서 어떤 요구를 내걸 것 아닙니까. 그럴 경우 그 요구와 그 내용에 지지할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서 결정을 낼 수 있다는 의미이죠.

이환재 : 지지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겁니까?

채만수 : 예를 들어 2000년 4월에 총선을 하는데 노동운동 진영에서 진보정당과 정치연대가 그 총선에 참가해서 경합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상정해 봅시다. 민주노총이 우리는 진보정당을 지지한다. 이렇게 결의를 해버리면…

이일재 : 반대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죠?

채만수 : 정치연대 지지하는 사람들은 자유를 가질 것 아닙니까.

이일재 : 다른 정치조직을 선택할 자유가 있는 것이죠.

채만수 : 그렇죠. 그 자유가 어디까지 확대되느냐 하는 것이죠. 결국은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그 사람들이 다시 다른 노총을 만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일재 : 왜 탈퇴해요 자꾸 채 선생님이 노동자 대중조직인 노동조합을 이념지향성을 가지고 접근하니까 그렇게 사고되는 것 아닙니까? 대중조직이념으로서 봐야지.

채만수 : 바로 그겁니다. 그러한 경쟁하고 있는 두 정치조직이 있는 데 한쪽만을 지지해버리는 것은 그 조합 자체가 이념지향성이라는 것이죠.

이일재 : 다수 의견이죠. 소수의견이 있지 않습니까.
왜 합의가 안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완전히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가령 대통령선거에 진보정당추진위원회의 대통령후보를 민주노총에서 지지했을 적에 거기에 반대되는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반대되는 조직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 조직은 민주노총을 떠나지 않고도 다른 정치조직에서 내오는 후보를 지지할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보수정당후보를 지지하는 층도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민주노총의 통일․단결이 깨어져야 합니까?

채만수 : 지난 선거에서도 그런 게 있습니다.
민주노총에서는 국승21을 지지했는데 실제 내부적으로는 DJ를 지지하는 그런 사람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들이 여기를 못나가는 이유는 제가 알기에는 명분이 너무 약했던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그런데 만약에 다음 대선에 국승21이 대선후보를 내고 정치연대쪽에서도 후보를 냈는데 민주노총에서 한쪽이 다수라해서 결의를 한다고 하면 가만있지 않죠. 가르고 나가겠죠.

이일재 : 그런 결정을 해서 안되면 조직에서 어느 정치조직을 지지한다는 집단적인 의사표명을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죠.

채만수 : 그렇죠. 최소 공통의 선을 결정하는 거죠.

이일재 : 절충해서?

채만수 : 절충은 아니죠.

이환재 : 최저수준에서요?

채만수 : 그렇죠. 최저수준에서 결정하는 거죠.

이일재 : 어느 것이 최저수준인가 선 자체가 모호해요.

채만수 : 그러니까 예를 들면 한나라당도 나오고 국민회의도 나오고 자민련도 나오고 진보정당도 나오고 정치연대도 나오고 이렇게 다섯후보가 나왔다고 해 봐요. 민주노총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앞의 세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다. 또는 이 세후보의 낙선운동을 하며 지지하지 않고 진보정당과 정치연대 둘 중에 한사람을 지지하자고 결정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딱 이거 하나다. 이렇게 되면 이쪽이든 저쪽이든 불가피하게 분열해 나가게 되고, 제 생각에는 분열해 나간다고 비난할 수 있는 입장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일재 : 정치적인 입장이 다르면 어떻게 되겠습니다. 대통령선거만큼은 다른 행동을 취해야겠죠. 그러나 민주노총이 노동자 대중조직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채만수 : 좋습니다.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기로 하지요.
그 다음에 정치조직이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싸움에서만 못한게 아니라 준비하는 데서도 큰 역할을 못했다는 점이 결과적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치개념의 왜소화라고 말씀드린 의도가 뭐냐면 정치라는 개념을 가지고 부르주아 정치공간을 너무 상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거죠.
저도 그렇고 저희 연구소에서도 조직적으로 결의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의견이 정치개념을 확대해서 사실은 노동조합, 노동자계급 내부에서 지도력을 확립해 가는 것, 정치적 지도력을 확립해 가는 것으로 정치개념을 확대해야 되지 않은가 생각하는데 그 부분이 너무나 없는 겁니다.
지금 정치라 하면 선거와 직결시키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극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환재 : 저는 올해 투쟁 평가, 또는 87년 이후 투쟁 평가에서 정치의 후퇴, 정치 개념의 왜소화가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해야 하는가 하는 점에서 중심 주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정치 후퇴, 정치 개념의 왜소화라는 표현과 강조가 정치, 노동자 정치의 문제를 정치조직을 건설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어떤 부분으로 한정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됩니다. 왜냐하면 저는 87년 이후 대중운동 내에서 아니면 노동운동 내에서 정치는 일취월장 발전해 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민주노총의 주요 조직적 결정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 왔던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의가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올해 금속연맹 선거 과정에서, 단일한 대오로 전국적 행동을 했었던 혁신선대본 활동이 있었구요. 그리고 부분적으로 본다면 그간의 투쟁과정 속에서 노조 내외를 넘어서서 전체적인 투쟁의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인가 지속적으로 토론하고 실천해 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봤을 때, 노동조합운동 내 정치활동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고, 아울러 계급적 노동운동 또한 발전해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과 잠재력을 기초로 더욱 발전해 가기 위해서는 연계와 조직화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른 측면에서, 노동조합운동 내에서 정리해고제와 노사정위원회를 비롯한 주요한 전술적 쟁점들에 대한 치열한 토론들이 전략, 이념, 노선과 다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올해 초 민주노총 혁신 논의가 제도혁신에서 그쳤고 이후 과제로 설정한 조직발전 전망과 이념, 노선의 정립 문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며, 99년 상반기 투쟁 실천과 평가도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문제들에 대하여 활발한 토론과 선명한 결정이 필요하며, 그 과정이 노동조합운동의 질적 강화와 정치적 토양 확대의 중요한 기초가 될 것입니다.


노동시간단축과 노사정위원회

채만수 : 노동시간단축과 노사정위원회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해 볼까요

박성인 : 첫째로 정부쪽에서는 노동시간단축과 노사정위원회를 복원하는 방안을 연계시켜서 제기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이번 싸움 과정에서 민주노총 중앙중심으로는 노정협상을 계속 요구했는데 실제로 연맹수준에서는 다양하게 노사정 교섭이 들어올 때 그 부분들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제 노정협상이라는 성과를 당장 이번 투쟁을 통해서 끌어안지 못한 조건에서 과연 연맹단위로 들어오는 이 부분을 어떻게 대응해 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 민주노총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은 노동시간단축 외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환재 : 노사정위원회가 작년부터 아주 예민한 쟁점인 것은 사실인데, 제가 중점을 두고 보고자 하는 것은 이에 대한 민주노총 조직 차원의 논의와 처리 과정, 방식에 대한 문제입니다.
노사정위원회 문제에 대해서는 98년 내내 논란이 되었고, 심지어는 노사정에 기대할 것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기도 하였습니다. 작년 12월 민주노총 위원장이 단식을 하고 노사정위원회 탈퇴 결정이 있었는데, 그 과정이 그 결정에 참여한 지도부 개개인 모두에게 흔쾌하고 문제에 대해서 말끔히 정리되었냐 하는 것입니다. 2. 24 대의원대회에서 어느 누구도 발언하지 않은 채, 그래서 토론 없이 전원 찬성으로 노사정위원회 탈퇴 결정을 했는데, 저는 민주노총 내에 엄연히 존재하는 의견 차이가 드러나지 않은 채 잠재되어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1차 총력투쟁이 끝나고 2차 총력투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민주노총에서 노사정 협의틀 제안을 하였습니다. 1차 총력투쟁을 경과하면서 대정부 직접 교섭, 노정 협상에 대해 회의하고, 나아가 결국 노사정위원회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형성되고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남은 상반기 투쟁, 하반기 투쟁, 나아가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는 총노동 진영의 투쟁 기조 전반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96년 노개위에서부터 시작되어 3년에 걸쳐 진행되어 온 민주노조운동 내 중요한 사안입니다. 분명하게 토론되어야 합니다. 이러저러한 조건과 처지로 인해 문제가 봉합되거나 투명하지 않게 처리되어서는 안됩니다. 민주노총 2기 집행부에서는 투쟁과 혁신을 주창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노사정 협의틀 제안은 활발한 토론과 선명한 결정이라는 조직 혁신의 기본적 원칙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아니었나 우려하고 있습니다.

박성인 : 노동시간 단축, 노사정 협상을 제출한 자체가 그렇다고 보는 거죠?

이환재 : 저는 노사정 협의틀 제안 그 자체가 노동시간 단축보다 우선한 게 아니었나 보고 있습니다. 대정부 직접 교섭 쟁취, 노정 협상 원칙에서 뭔가가 분명하지 않은 채 노사정위원회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 노사정 협의틀 제안으로 나아갔다는 것입니다. 1, 2차 총력투쟁의 결과를 놓고 만약 노동시간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한들 저들이 어느 수준에서 대응해 올 지는 익히 예상되는 것 아닙니까?

박성인 : 거꾸로 보고 있는데, 아까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노정협상에서 사실은 노사정협상에 초점을 맞췄다기 보다는 올해 싸움 과정속에서 적어도 성과라고 본다면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진 것이 중요한 문제였다고 판단했습니다.
작년과는 달리, 바로 이 노동시간단축이라는 부분을 어떻게 성과로서 지속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맥락속에서 판단했거든요

이환재 : 앞에서도 정리해고 철폐, 중단 선언 쟁취와 연결되지 않는 노동시간 단축의 한계를 지적했었고요. 주 노동시간 40시간에 대한 저들의 구상, 관리비용 계산도 끝나 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현대자동차 임원 선거 과정에서도 주 35시간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일재 :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현재 노사정위원회가 추진되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까?

이환재 : 아닙니다.

이일재 : 중앙집행단위에서 노사정위원회가 제기된 적은 없지 않습니까.

김명희 : 노사정위원회라는 형식으로만 볼 일이 아니구요 실제로 내용적으로 노사정을 통한 문제해결을 확신하고 있는지 봐야됩니다. 아까 저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저희 지하철노조 문제만 하더라도 어쨌든 노사정이 한 테이블에 앉았고 형식적으로든 그런 틀 속에서 최소한 협상의 여지를 만들고 문제해결의 의지를 가지고 접근을 했습니다. 저들의 방침은 지역 노사정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아직 노사정위원회의 틀은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내용적 접근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 건지 남아있다고 봅니다.

이일재 : 노사정위원회라는 것을 어떻게 볼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그래서 코프라티즘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데,

김명희 : 제가 말씀드린 것은 민주노총은 지금 탈퇴결의를 했지 않습니까.

이일재 : 탈퇴했죠.

김명희 : 탈퇴했는데. 연맹이나 지역차원에서의 그런 접근들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일재 : 노사정위원회가 연맹이나 지역차원에서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노사정위원회는 사회적 합의기구라는 겁니다.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올가미를 씌워가지고 묶어서 강제당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들어가지 않으려는 겁니다. 지하철은 특수한 경우입니다. 지하철은 국영기업인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서울시장이 정부대표로 나올 수밖에 없는데. 지역단위하고 연맹단위로서는 그것이 아마 이루어지지 않을 겁니다.

채만수 : 민주노총내부에서 지역단위나 연맹단위로도 노사정위원회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사실은 꽤 있거든요. 그 부분을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점이 과제입니다.

이일재 : 노사정위원회 탈퇴결의는 표결 방법이 한 사람의 이견도 없이 모두 기립해서 결정했습니다. 거기에 반대했다간 역적되는 겁니다. 그런 분위기예요. 노사정위원회가 사회적 합의주의다 어떻다 이전에 거기에 대해 배운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2차 노사정위원회에서 절실히 당해 알았기 때문에 탈퇴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또 어느 분파적으로 그런 것이 있지만 지금 분위기로서 그것은 쉽지 않습니다.
노사정위원회 가입으로 유도하고, 끌고 가서 노사정위원회에 가입하려면 대의원대회 결의없이는 불가능하니까 그런 방향을 아직까지 염려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노사정위원회에 지금 들어가야 한다는 그런 단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번 표결 때 보니까 표정이 확 달라집디다. 대의원들이 압도적으로 찬성하는데 반대 이견마저 제출을 못하고 이것에 따라야죠. 어떻하겠습니까?


노동운동의 질적 발전을 위해 제기되는 과제

채만수 :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80년대 같은 경우에는 정파적인 활동들이 은밀하면서도 사실은 반공개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80년대 말 들어서면서 정파적인 운동에 대한 비판들이 이루어지면서 너무 소강상태에 빠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환재 : 80년대에는 의식적으로는 계급운동을 지향하지만 자신의 활동 근거와 토대를 가지지 못한 역량들이 계급운동에 결합하고자 했던 그런 과정에서 나타났던 정파운동의 자기 긍정성과 한계, 역사적 의미들이 있었다고 보구요. 90년대 이후를 그것과 비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문제는 노동조합운동, 대중운동의 전술적 쟁점을 중심으로 토론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있겠구요, 대중투쟁에서 제기되는 여러 쟁점에 대한 집요한 추적과 조사, 연구,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이환재
전국노동단체연합 의장
한 이념과 노선으로의 정립이 취약한 게 문제이지요. 사회 전반의 제 쟁점, 이론적 제 문제에 대해서 진보적 학계에 간접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도 그렇구요.
두 번 째는 이러한 대중운동의 전술적 쟁점에 대한 토론이 노동조합
대중운동의 주요한 전술적
쟁점에 대한 토론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것이 조합 안과 밖으로
경계를 그으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의사결정 체계 안과 밖에 경계선이 그어진 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그간 활동해 왔고 최근 들어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는 현장조직의 활동이 노동조합운동, 노동운동의 토양을 확대하는 중요한 모색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채만수 : 이런 게 있습니다. 정치개념이 협소하게 되니까 계속 선거중심으로 사고가 되고 그러면서 노동자계급 내부의 지도력 향상, 현장의 지도력을 장악하는, 이런 부분이 뒤로 물러났는데 그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아까 이환재 의장이 얘기한 것처럼 예를 들면 모든 것들이 계속 조합내부의 논의로 자꾸 모아져 갑니다. 외부의 논의가 부족해지고. 이런 것도 그런 것과 상관이 있는 거죠.
제 생각으로는 90년대의 특징이라고도 해야 할 정파운동에 대한 아주 비판적인 태도들, 이게 사실은 문제가 아닌가 하고 제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지금 해야 되는 것은 정파운동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운동 속에 정파운동이 너무나 부족한 것을 문제삼아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 부분이 보다 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사고하는 분위기가 조직되어가야 한다는 것을 제기하고 싶습니다.
김명희 : 토론기획안을 보면 87년 이후 노동운동의 특징이라는 관점에서, 시기를 87년 이전과 이후로 구분해서 정리해 놨는데, 이전에 비해서 계급역량이 확대․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현재 우리가 민주노조운동의 주요한 과제로서 산별노조건설의 문제나 정치세력화 문제를 목표로 놓고 있는데, 이번에 민주노총 요구, 목표에도 중앙교섭에 대한 문제, 산별교섭의 문제가 나오고 현재 구체적으로 정치세력화와 관련해서 진보정당추진위에 민주노총이 결합을 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민주노조운동 안에서 중앙지도부를 중심으로 해서 나오는 정치세력화의 구호는 96~97년 노동법 개정투쟁 평가지점으로부터 제기되었습니다. 노동법 개정투쟁평가 그러니까 민주노총 중앙평가가 사실은 노동법 개정투쟁에 대해 성과도 있지만 민주노조운동을 지지하는 우호적인 정치세력의 부재로 그 한계가 지적될 수 있다고 보면서 상당수 간부들, 민주노총의 중앙과 연맹간부들도 그런 생각을 각종 회의석상에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최근의 진보정당추진위까지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별노조의 한계는 말할 것도 없이 다 확인되었습니다. 금속, 보건의료노조, 공공도 산별노조의 과제를 갖고 나가고 있는데, 산별노조건설의 문제든, 정치세력화의 문제든 계급운동의 강화,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산별노조건설의 과제를 잘못 잡고 있는 것이고 정치세력화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미 지난 금속산업연맹 선거과정에서도 여기에 대한 상당한 평가가 이루어졌고, 정치세력화의 문제도 국승21, 97년 대통령선거 이후의 평가과정에서도 이미 드러났습니다. 우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산별노조건설문제나 정치세력화의 추진과정은 계급역량을 확대․강화하는데 철저하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후 대단히 우려의 지점이 많다고 생각을 하면서 우리가 더 많은 지적을 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저는 87년 이후 나타나고 있는 우리 운동의 특징 중에서 지금 우려의 지점들을 분명히 잡아내고 이런 것들을 우리가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가 이렇게 큰 틀에서 논의를 했으면 합니다.

채만수 : 맞아요. 맞는데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산별노조조직의 과제가 지금 진행중이고, 정치세력화의 과제가 지금 진행중인데 제가 보기엔 많은 진척과 더불어서 한계가 있습니다.
요즈음 산별노조, 산별노조 하면서 산별노조 그 자체를 특화시켜 그 자체를 위해서는 어떠한 발언이라도 상관없다는 그런 분위기가 있지 않습니까. 마치 뭐 산별노조라는 것이 노사동반자 관계를 만들기 위한 그런 수단인 것처럼 그런 발언조차도 일부에서 시도되고 있다고 봅니다. 산별노조라고 하는 것은 계급역량 강화에 종속되어 있는 것인데 이래서는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정치세력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세력화는 정말로 노동자계급의 계급적인 것을 대표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가 핵심적인 문제인데 이것은 두번째로 가 있고 그냥 큰 덩어리 속에 가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이 뭐겠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이렇게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저는 극복되지 않는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정파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고 그 부분이 활성화됨으로써만 아래로부터의 대중적인 힘을 받으면서 교정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조돈희 : 저도 간단하게 하나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민주노조운동을 하면서 87년 이후에 급격하게 나타났던 특징이 주체성의 상실이라는 평가를 몇 년 전부터 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장조직 사업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는데 주체성 상실의 예를 든다면 이런 겁니다. 87년 대중투쟁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조건과 맞물리면서 대중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나서 가능했었는데 노동조합이라는 것을 만들어 놓고 보니까 한숨을 팍 돌리게 되어버렸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대중들도 그럴 수밖에 없는데, 지도부는 이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직적 형태나 이런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제시해주지 못한 것 아니냐, 지도적 차원에서 이런 평가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출범하는 또 다른 현장조직, 이 사람들이 써 놨던 글 속에서도 자발적으로 자기가 현장에서 운동하려고 하지 않고 지도부에 맡겨버리는 양태가 지적되고 있는데, 저는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정치조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조직도 어떤 것이 만들어지면 내가 들어가겠다 하는 태도들이 있습니다. 저는 어떠한 정파조직이건 다 들어와서 좀 만들어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한 운동들이 87년 이후에도 여전히 상당히 의미있는 활동을 했다고 봅니다만 주체성의 문제는 제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명희 : 아까 이일재 선생님도 전평 이후 두번째로 민주노총이 전국적인 조직을 만들었다는 사실의 의미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제조업 사업장 중심의 전노협에서 사무업종을 포괄하면서 민주노총이라는 보다 확대된 조직적 틀은 만들었는데 우리가 전노협 정신을 얘기합니다만, 이전의 운동이 가졌던 전투성, 계급성 이런 것들이 이어져오고 있는가. 오히려 양적으로 확대되고 지역적으로 업종별로 확대된 이런 것이 아닌가, 반면에 계급운동의 수준에서 본다면 더 하향평준화 되고 있습니다. 전 이것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적 통일성이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노동자가 크게 뭉쳐야 한다며 노동자 대동단결론까지 나오고 있는데, 저는 그것도 의미있는 이야기이고 지금 현재 우리가 운동을 하는데 있어서 양적 확대, 조직률을 대단히 중요하게 사고해야 한다는 점도 인정합니다. 아까 이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비정규직 노동자를 우리가 민주노총 틀 내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건 별개로 하더라도, 이제 지금쯤은 양적 확대․발전보다는 한번쯤 민주노조운동의 질적 수준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박성인 : 87년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운동의 성과라든지 이런 것이 다 인정이 되는데, 문제는 지금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위기라는 것을 매개로 해서 그동안 87년 이후 10여년 동안 민주노조운동이 자연발생적으로 성장해 왔던 그 과정 자체가 이제는 하나의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렇다 했을 때 이미 정부와 자본측의 신자유주의적 공세가 전면화 되고 있는 조건에서 과연 민주노총은 그 동안 자기가 견지해왔던 민주성이나 자주성의 문제, 또는 계급적 단결의 문제, 또 전투성의 문제, 이런 부분들의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이점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을 다시 한번 이렇게 가다듬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일련의 이런 싸움들 있지 않습니까. 작년에도 싸웠고 올해도 싸웠고 그런데 이 싸움들이 하나 하나가 소(小) 전투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적 공세가 강화되어지는 이 과정 자체가 다시 한번의 총자본과 총노동간의 뭔가 하나의 대격돌을 예고하는 그런 하나의 과정입니다. 그 시기가 내년이 될지 몇년 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계급모순이 점점 심화되어 가고 있고 특정 시점에서 다시 한번 전면적인 격돌이 불가피하고 생각되는데요.
적어도 그 국면에서 이 싸움들을 책임져 나갈 수 있도록 어떻게 준비해 나갈 것인가 하는 한 과정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저는 이제 소위 지구화된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에 대해서 우리 대중들이 특히 민주노총 아니면 이러한 문제를 담보해나갈 만한 대중적인 교두보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최후의 교두보라고 판단을 하는데요. 그 점에서 각각의 부분, 자주성의 문제, 민주성의 문제, 계급적 단결의 문제, 전투성의 문제 이 부분들이 새롭게 질적으로 재설정 되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채만수 : 지금 박성인씨는 자주성, 민주성, 계급적 단결, 전투성 이런 얘기를 했는데, 어때요? 조돈희 동지는 주체성 문제가 제기된다고 얘기를 했잖습니까. 제가 물어보고 싶은 것은 어떤 방식을 통해서 이 과제를 풀 수 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조돈희 : 선진노동자들의 결집이었습니다.
조돈희
전 전해투 위원장
그 사람들의 자기 활동, 자기가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주체적으로 실천하는 이러한 활동속에서 단계적으로 조합원 대중들까지 주체적으로 나서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정파와 관련해서 통일,․단결이라는 문제에 대해 저는 내가 좀 편하기 위해서 타 정파, 내지는 타 단체, 소위 우파로 분류되는 그러한 단체들까지도 자본의 품에 넘어가지 않은 이상 우리의 활동이라는 개념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해
요구되는 주체성의 강화,
저는 그 고리를
선진노동자의 결집에서
찾습니다.







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어떠한 입장, 어떠한 원칙으로 활동해 나갈 것이냐 하는 것은 확실한 것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평가를 할 때 우리 내부에서 너무 치고 치이는 그런 활동에 길들여 있지 않느냐, 단적인 예로 어느 사업장의 한 동지는 어떤 노동운동의 지도자를 비판하면 그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해요. 그 사람은 그 지도자에 대한 비판을 방어하는 사람으로서 자기 위치가 설정이 되어버렸어요. 아예, 이런 정도라는 것이죠.
왜 이런 일이 생기냐하면 누구를 비판할 때 그 사람의 도덕적인 문제를 먼저 집고 들어가는, 그러면 정치적인 문제를 비판하는 것조차도 이 사람에겐 막혀버리는 것이죠. 그 사람이 그러면 우리편이 아니냐,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좀 변화되어야 될 것 통일․단결이라는 것을 저는 그렇게 이해합니다. 따라서 자기 운동의 주체적인 활동들을 좀 확장시켜 나가려고 하는 노력, 자기 실천을 단계적으로 선진노동자부터 지도부에게만 너무 의존하지 말고 내가 먼저 어떤 계획으로 할 것인가 하는 것으로 조합원들을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채만수 : 김명희 동지께서 얘기한 문제있지 않습니까? 전투성, 계급성.

김명희 : 저는 그게 뭐 결국은 산별노조건설의 문제나 정치조직건설의 문제에서 거의 다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많은 경험속에서 확인이 되었다고 봅니다. 이미 민주노총 한 조직 내에서 활동을 하면서 초기에는 전노협과 사무업종 이렇게 형식적으로 구분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사실 그런 구분도 의미가 없습니다. 의미도 없고 민주노총 1기 당시 이미 다 공공연하게 해소됐습니다만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에 대한 지지와 반대, 이런 것들이 입장으로서 여러 번의 계기를 통해서 확인됐다고 봅니다.
이것은 특히 노사관계개혁위원회 문제, 노동법 개정투쟁에 대한 평가에서의 차이,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참여냐 불참이냐 하는 문제에서의 차이, 또 노동법 개정투쟁의 평가에 대한 이견들. 사실 노동법 개정투쟁은 민주노총에서 아직도 조직적 평가를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사무처의 한 국에서 내놓은 안을 그냥 지금까지 과제로만 남겨놓고 있고, 최근의 투쟁이라는 것도 사실 늘 평가도 못하는 투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에 노사정위원회에 대해서는 대의원회를 통해서 일단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그것조차도 이후의 재파업과 관련해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봅니다.
어쨌든 이렇게 이어져 오면서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산별노조건설에 대한 평가나 정치조직화 추진에 대한 지금 판단의 차이 등이 혼란스럽게 오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 문제들이 우리 민주노총 내부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이런 것들을 지적했습니다만, 우리가 뭐 국민파다 현장파다 이렇게 구분하기는 좀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만 분명히, 우리 민주노조운동내에 노선적으로 나타나는 경향들을 대별해 볼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좀 더 공개적이고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고 비판할 수 있는 세력으로 형성되야 합니다.
자주, 민주, 통일 그런 계급성에 대한 전제로서, 통일에 대한 전제로서 운동이 발전하려면 그런 비판세력들이 자연스럽게 공개적으로 형성이 되고 모아져야 된다고 봅니다. 이런 것들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제조업 현장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의가 금속사업장을 중심으로 해서 일정하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 업종, 전 민주노총 산하에 이런 세력들이 공개적 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자기하고 입장이 다르다고 해도 서로 인정해주면서 비판하는, 이런 것을 당장 하기에는 힘들지만 이 점을 지도부가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채만수 : 의견들이 서로 모아지는 것 같습니다.
아까 성급하게 정파라는 표현을 해서 혼란을 가져왔는데, 사실 제가 아까 정파라고 표현하는 것이 바로 그거였습니다. 조돈희 동지나 김명희 동지가 얘기한 바로 그 부분들입니다.
뭐가 어떻게 되야 하고 방향성이 제시되어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 실현시킬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서로 노선적 경향을 달리하는 것들을 인정하면서 그 부분을 계속 추동해 나가고 그 활동을 계속 북돋아 나가면서 그 결과로, 실천의 결과로, 힘의 결과로 되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떠세요, 이 선생님 견해는?

이일재 : 정파운동은 있어야 됩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그건 좋은데 정파적인 수준을 벗어나서 그 정파가 전체 계급적인 입장에 서서 그 계급의 이익에 복무하느냐가 관건이죠. 자기 정파의 이익에 복무하다가는 계급성을 지니지 않는 결과가 되어버리니까요. 그게 문제가 되죠.
현장조직이 그러면 정파운동의 조직이거나 정파조직인가 저는 그렇게 안 봅니다. 물론 조동지가 잘 아시겠지만 현장조직은 어용노동조합 안에서 민주노조를 만들기 위한 조직으로서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 조직으로서 출발을 했습니다. 지금은 복수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복수화 되니까 약간의 정파성을 띄게 되는 겁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 하는 것은 현장조직이 그 현장 단위기업의 투쟁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현장조직이 그 사업장의 투쟁의 주체가 될 수 없어요. 그 사업장의 투쟁의 주체는 노동조합입니다. 노동조합이 파업결의를 하고 파업지시를 하고 단체협약을 맺고 이런 것들을 하는 거예요. 현장조직의 역할은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어떻게 싸워 나가도록 할 것인가, 싸우는 노동조합의 목표와 싸우는 방법을 추동해 나가는 근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현장조직은 그렇게 살려 나가야 되고 각 복수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될 것인가, 가령 현대자동차 같은 경우는 4~5개가 됩니다. 그것도 현장조직이 건전한 의미에서 계급적 입장에 서 있는 현장조직의 복수가 아니라, 어용도 현장조직을 만드는 거예요. 회사에서도 현장조직 만드는 거예요. 이렇게 되니까 이게 더 복잡해지는 겁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각 현장에서 현장조직협의회 같은 것이 있죠? 이 현장조직협의회가 기틀이 되어서 노동자평의회의 근거를 만들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평의회는 노동조합하고 또 틀립니다. 지금 제가 얘기하는 것은 독일식 노동자평의회입니다. 말하자면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도 있고 안한 사람도 있잖아요. 그러나 이익은 모두 똑 같은 거예요. 파업할 적에는 노동조합에 가입 안 한 사람은 안하고 가입한 사람만 하는 것을 극복해야 합니다. 조합원이나 조합원 아닌 사람이나 다 파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그런 조직의 기반이 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래서 이 일을 노동자평의회가 해야 합니다.
유럽에서는 과거 1920, 30년대 공장위원회가 나타나고 파업때는 파업위원회 만드는 거예요. 유니온 샵 제도가 아닌 이상 비조합원이 있게 됩니다. 비조합원까지 어떻게 투쟁에 참여하고 조합원과 같이 공동투쟁을 전개할 수 있는 근거가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약하면 현장조직은 투쟁의 주체가 아니다.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투쟁을 추동하는 현장의 각 정파 또 라인별로도 나타날 수 있는 조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또 하나 우리들이 장래에 노동조합 골격이라는 개념에서 한번 접근해 볼 필요가 있는데 조돈희 동지, 전에 현장조직회의 가니까 ‘현장권리확립’이라고 크게 써 붙여 놨던데, 현장권리확립, 궁극적으로 작업공정, 작업배치까지 이 노동자평의회가 맡아야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다른 계급과 계층의 지지 없이는 이겨낼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다른 계급의 지지와 지원을 획득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노동자계급의 파업이 독재권력과 반노동자 정부에 대한 전체의 민중들의 항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리는 어떻게 해서 다른 계층, 계급을 노동자가 헤게모니를 쥐고 끌고 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 이걸 국민이라고 표현하기 뭐하거든, 부르주아들이 자기 계급성을 은폐하기 위해서 항상 국민이라는 이름을 쓰니까, 국민이라는 말 빼버리고 ‘민중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이라는 표현으로 이 정신은 살려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시민사회와 시민운동이 형성되어 있는 이 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의 헤게모니를 쟁탈하기 위해서는 ‘민중과 함께 하는’ 그것이 제일 낫습니다. 다른 계급․계층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이라는 것이 부각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조돈희 : 질문 좀 하겠습니다. 뒤에 말씀하신 것중에 ‘투쟁의 주체가 아니다’ 이렇게 하면 오해할 소지가 많거든요. 투쟁하는 민주노조일 때 민주노조 중심으로 투쟁을 해야 된다는 것으로 이해되야 할 것입니다. 다른 게 아니라 질문의 내용은, 세력화 해야 된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아까 정치조직을 전술당, 전략당 이렇게 나누지 않으셨습니까?
노동자계급의 정당은 전략당이고 노동자․민중정당은 전술당이라고 하셨는데 이해가 잘 안되거든요.
우리가 세력화하고자 하는 것이 노동자 계급성을 강화하는 세력일 때 그것을 노동자 계급정당으로 사고하면 그것이 전략당이 되는 건지.

이일재 : 노동자계급의 단일당, 노동자계급만의 당을 노동자 계급의 입장에서 볼 때는 전략당이라고 볼 수 있고 타 계급, 농민이라든가, 도시빈민이라든가 민중이라는 개념의 당은 전술당이 되겠죠. 왜 전술당이라고 하느냐 하면 궁극적으로는 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권력 수립이 목적인데 우선 여러 계급, 계층간의 역량 관계라든가 이런 걸 봐서 다른 계급, 계층을 끌고 간다는 의미에서 전술당이라는 뜻입니다.

이환재 : 저는 작년과 올해를 경과하면서 느끼고 있는 여러 과제 가운데 하나로 현장 일선 활동가들의 활동론 정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98년에는 조합 일선간부들의 텐트농성이 대단히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경제위기 공세도 있었지만 조합원 전체와 함께 파업투쟁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지요. 올해에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총파업투쟁, 총력투쟁이라 얘기하지만 이미 싸워 왔거나 싸울 곳에서 싸우고 나머지 상당수는 연맹의 방침과 일정을 따라 집행하는 그런 모습이 적지 않았다고 봅니다.
전반적으로 투쟁 목표에 대해 확신하면서 신명나게 활동하고 조합원, 다른 일선 활동가와 만나면서 고무되고 힘을 받는, 그런 활동으로 펼쳐져 나가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96년 12월 13일 새벽, 예정된 총파업에 돌입하는가 아닌가에 전국의 모든 활동가들이 노조 사무실에서, 지역 본부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갖고 중앙 회의 결과를 기다리던, 그러한 긴장감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자본과의 투쟁 전선, 민주노조운동 조직력과 투쟁력의 강화 등을 고려할 때 핵심적인 과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96~97 총파업, 98년 투쟁의 실패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구요. 올해에도 전국 총력투쟁 전선에 대한 팽팽한 긴장감을 일선 활동가들에게 부여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민주노총 전체 조직 운영 과정에서 일선 활동가들이 전국적 과제와 쟁점에 대해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그러한 조건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 초인가요, 민주노총 교육선전국에서 각 지역 담당자들과 순회 간담회가 있었는데, 어느 지역에서인가 그 내용을 정리한 자료가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자료를 통신으로 받는데 몇 시간, 프린트하는데 몇 시간 걸린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한 단면이지만, 전국 투쟁전선의 흐름에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는 일선 활동가들이 항시 호흡하고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토론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노동조합 간부가 되지 않으면 일선 활동가들이 또 전국 상황과 흐름을 공유하고 나름대로의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올 초에 민주노총 혁신 논의 과정에서 얘기되었던 직선제와 대의원 확대 등에 대해 동의하며, 한 발 더 나아가 지역본부의 획기적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단위노조 선거가 과다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노조 간부가 아니고서는 자신의 의견을 반영되게 하거나 아니면 얘기라도 할 기회가 과연 얼마나 있습니까? 스스로 훈련하고 단련되는 공간은 또 얼마나 있습니까? 그래서 앞에서 이야기하신 활동가조직, 현장조직, 김명희 선배님이 말씀하신 세력화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동조합운동 내부에서의 일선 활동가들의 정비와 강화를 위한 민주노총의 조직적 정비나 토론 문화의 발전이 필요하며, 활동가론의 정립 문제나 그것을 위한 조직적 틀인 현장조직이나 아니면 또 정치조직에 대한 문제나 이러한 많은 문제들이 실질적으로 대중운동을 높여내는 그런 기치로 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봅니다.
아까 박성인 동지가 지금 다음 투쟁을 예고하고 있고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이제 96~97 총파업의 파고와 여진이 올해 상반기를 거치면서 하강되는 게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총력투쟁을 통해 신자유주의 공세를 저지하고 정리해고를 중단시켜, 이런 대중적 요구의 관철을 통해 대중적 분위기를 제고해 내는 것, 이것은 좀 접혀진 게 아닌가 하는 거죠. 이후 투쟁의 곡선을 상승시켜 내기 위한 치열한 노력과 함께 전반적인 정비와 평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채만수 : 그런데 이환재 동지의 이야기를 들으면 당위론적이고 자세론적이라 그래서는 실질적인 내용을 갖기가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조합운동이 투명해야 되고 활동가론이 세워져야 되고, 물론 언제나 맞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마다 혹은 그 경향마다 활동가론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지금 중요한 것은 활동가론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라 자기의 활동가론을 제출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예컨대, 노동법 개정투쟁 평가도 안되고 있는데, 활발히 평가해서 뭐냐면 아까 얘기한 것처럼 각각의 노선이 다른 것을 공공연하게 해 나가야 합니다. 그게 결국은 올바른 노선을 보장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박성인 : 질문 있는데요. 아까 하강국면이라고 얘기한 것은 예를 들어 올해 싸움의 수준에서 뭐랄까. 그렇게 평가하는 건지, 아니면 최소한 몇 년 내지 이러한 국면에서 전체적으로 하강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보는 건지 궁금합니다.

이환재 : 저는 어떤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그러니까 몇 년의 하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리해고 중단, 아니면 정리해고 철폐로 표현할 수도 있겠구요, 이것을 목표로 전체 50만 중에 투쟁할 수 있는 대중을 동원해 내지 못하면, 소(小) 국면, 소(小) 사안들에 대한 싸움은 계속 들어가겠지요. 그러나 실제로 96~97 총파업 의미가 그러했고, IMF이후 공세가 그러하고, 가장 초점이 되는 정리해고 중단에 대해서, 결과가 초점이 아니라 민주노총 50만 전체가 그 문제에 대해서 결사 결의를 하고 투쟁할 수 있는 대중들이 전체 다 동원되어서 정면 투쟁을 해 냈는가 못했는가 하는 점이라고 봤을 때, 저는 그 기준에서 보는 거구요, 이번에 실패를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상태와 기조에서 6월 이후, 하반기, 내년 이후 어떻게 다시 총력투쟁을 조직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일재 : 제가 질문을 하겠습니다. 노동조합운동하고 노동운동하고 어떻게 다릅니까?
아주 혼란스럽게 쓰이고 있는데. 어떻게 다릅니까?

이환재 : 저는 노동조합원은 아니지만 노동운동가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일재 : 노동자 정치세력은? 노동자 정치운동은 뭐라고 해야 되는지 이런 게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 마구 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렇게 구별을 했습니다. 노동운동이라고 한다면 노동조합운동하고 노동자 정치운동하고 같이 얘기하는 것이고, 거기에서 노동자 정치운동, 노동조합운동이 파생되는 것입니다.

채만수 : 지금도 대강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이일재 :그렇게 씁니까?

박성인 : 그렇게 안 쓰는 사람도 있죠

이일재 : 혼란이 옵니다.

박성인 : 예, 혼란이 있죠. 며칠 전 민주노총 간부가 말씀하신 것을 보니까 노동운동이 있고 정당운동이 있고 통일운동이 있고 이렇게 세 영역으로 얘기하더라구요.
노동운동하면 당연하게 노동조합운동까지 얘길 하고 한국에서는 노동단체까지 포괄해서 얘길 하는데, 이게 좀 정당운동과는 다른 범주의 이야기로 구분을 하는 분도 봤습니다.

채만수 : 혼란은 있지만 대강은 노동운동이 더 큰 개념이고 조합운동은 거기에 포괄되는 더 작은 개념이 되겠지요. 이제 정리를 해 들어가야 될 것 같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이렇게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노동운동이 대개 어느 쪽으로 편향되어 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거기에 대한 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경우에 많은 노동운동이 지나치게 노동조합운동에 너무 많은 중점이 가 있다, 조합을 중심으로 조합을 떠나서도 형식화시키고 공식화시키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 아니냐는 생각을 해보고 있는데 반대 측면을 북돋우는 게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 측면을 북돋우는 게 아까 제가 말씀드렸지만 노동조합 내부의 혹은 사업장 내부의 각종의 정파서클을 활성화시켜내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노동운동의 지도 자체도 공식적이고 조합적인 지도와 정파적이고 비공식적인 지도가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가지고 그렇게 이루어져 나가야 된다고 봅니다.
지금 노동조합 지도 자체가 조합적 지도, 공식적 지도가 과도하게 확대되어 있는 그런 상황 아니냐. 그래서 비공식적이고 혹은 정파적이고 서클적인 방향으로 확대하는 것이 현재로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겨진 문제들

채만수 : 마지막으로 조그맣게 제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 운동에서 상대방과의 싸움에서 상대방을 너무나 경시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가 실천적인 문제로 제기하고 싶은 것은 여러 차원에서 단체와 개인에게서 이루어지는 반노동자적 행위, 이런 것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에 특히 지식인, 인테리들, 기자들 이런 사람들이, 기명 기사라고 하더라도 그 기명성은 곧 없어져버리기 때문에, 사실은 익명성 속에 숨어가지고 그런 나쁜 짓을 하는데, 이런 것들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조그만 작업에서부터 조직적인 활동이 필요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환재 : 이러이러한 반노동자적 행위들을 했다…

채만수 :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누가 몇 월 몇 일에 어떤 반노동자적인 글을 썼다. 누가 어떤 판결을 했다 하는 것들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겁니다. 필요할 때 언제고 참조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자,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이야기들을 쭉 돌아가면서 나눠봅시다.

이일재 : 저는 오늘 논의 안된 두 가지 과제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말씀드린 과제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접근해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첫째로 시민운동에 대해서 노동자계급이 어떻게 헤게모니를 장악할 것인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시민운동중에 경실련 운동, 또 참여연대 운동 다 부르주아들이 그 이데올로기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우리들이 노동자 계급이 장악하느냐 하는 과제가 연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둘째로는 통일운동, 우린 민족주의자가 아니니까 통일운동하고 무관하다, 이렇게는 얘기할 수 없잖아요. 특히 북한이 말이죠, 북한이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는 지탱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한국자본도 들어가고 국제자본도 들어가면 그전까지는 북한의 노동자들은 북한 권력의 주인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고 그쪽에서는 얘기하는 거예요. 거기도 지배, 피지배 관계가 저는 있다고 봅니다만, 그러면 자꾸 임금노동자로서 북한의 노동자들이 직접적이든지 간접적이든지 외국자본, 또 한국자본의 임금노동자화해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한의 노동자들과 동질성이 자꾸 강화되어 들어갈 텐데, 이게 바람직한가 그것은 차치하고라도 이제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통일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앞으로 통일된 한국체제에서 노동자 중심적인 입장에서 체제가 형성되지 않으면 그건 무의미해요. 단적으로 나타나는 자본주의 제도의 흡수통일 같은 것은 오히려 북한 노동자들을 더 가혹한 임금노동자로 전락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이니까요. 통일문제에 우리들이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어떻게 접근해 들어갈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남북한이 축구단 접촉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에서 축구대회 제의를 했거든요. 이쪽에서 접근허가가 났어요. 저쪽에서 좋다고 했습니다. 저쪽과 북경, 평양에서 회의했어요. 그런데 이 접근법이 아주 졸렬한 거예요. 한국정부에서 접근허가를 내준 것도 아마 거기 있을 것입니다.
2002년 월드컵을 겨냥해서 특히 청․장년층의 관심을 집중시켜서 정치의식을 마비시키는 것은 이른바 3S정책의 하나로서 이쪽에서는 접근을 합니다. 그쪽의 사정도 축제 분위기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해서 저쪽의 직업동맹과 연결을 맺게 되었습니다. 북한에 주체적인 의미와 반대되는 의미에서 독립노조, 폴란드의 바웬사 같은 독립노조가 생겨날 것인지 안 날 것인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니까 북한노동자들과 어떻게 접근해야하고 통일 이후의 체제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되는가 고민이 됩니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통일문제에 대해 우리들이 더 연구하고 노력해 보자는 것입니다.

조돈희 : 저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올해 같은 경우에 주당 노동시간이 40시간이라도, 사람들이 불만은 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저조차 ‘에이 40시간이라도 쟁취하는 것이 우리의 성과지’ 이렇게 인식을 해 버린다는 겁니다. 저는 이것 자체가 걱정입니다.
우리가 뭐 개량주의 비판하고 하는데 스스로 우리가 자포자기하는 현실로 운동자체가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저 자신도 가끔 부추기기도 하고 그러지요.
투쟁의 전선에 대한 문제를 전 포기하지 않거든요. 실업자문제를 계속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어떻게 운동을 할 것인가를 작년 내내 토론해 왔습니다. 그리고 실제 올해 상반기의 구조조정저지투쟁을 마감하면서 하반기 투쟁은 임․단협 투쟁으로 갈 것이다라는 예상은 다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마무리 되어갈 때 전국의 정치적 투쟁으로서의 전선, 이것을 작년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 양산된 해고자들, 정리해고자들, 이들을 실업자투쟁으로 조직화해야 할 과제가 민주노총의 과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하반기를 해고자 복직투쟁, 실업자투쟁, 이것으로 배치할 수도 있고, 굳이 포기하지 않고 이걸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투쟁을 다시 정치적 이슈를 내걸고 김대중정권과 자본에게 강력하게 대응해 들어가는 속에서 동원 가능한 동지들, 이 사람들이 유효한 인력일 때 충분히 가동시켜 내는 것, 그리고 파업할 수 없고 가두로 힘차게 나올 수 없는 조건이라면 그 시점에 걸맞게 조직돼 있는 노동자들이 투쟁전선에 같이 배치가 되야 된다는 점을 민주노총의 하반기 과제로 부여하고 싶습니다.

이환재 : 올해 투쟁을 보면서 가장 큰 고민은 총파업투쟁의 기치를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4, 5월 투쟁 과정에 대해서도 전술이나 요구나 이런 점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보았습니다. 총력투쟁, 총파업투쟁 얘기하고 있지만, 정말로 50만의 결의에 기초해서, 갖고 있는 모든 힘 다 쏟아서 싸우는 투쟁, 이렇게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그렇게 할 수 없는 조건이었는가? 96~97 년 총파업과 같은 총파업을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공과 금속과 병원이, 그리고 다른 연맹, 투쟁 사업장들이 같이 싸운다, 한 번에 싸우고 있다 하는 그림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총자본에 대한 반격 면에서도 그러하고, 50만 민주노총, 1200만 노동형제, 전체 민중운동, 진보운동 진영에게, 특히 민주노총 50만 조합원들에게, 그런 힘을 보여 주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차라리 98년에는 지도부의 모습들에서 많이 분노하고 많이 비판하고 그랬다면, 올해를 보면서 그야말로 대중의 동력, 대중의 분노가 있는데, 노동절, 금속 상경투쟁에 지도부 예상보다 많이 참석했잖아요, 그것을 일차적으로 책임지는 현장의 일선 활동가들의 자기 활동내용과 전망, 이런 점에 집중을 하고 있는 거구요. 그 점에 대해서는 이후에라도 좀 더 의견들을 듣고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김명희 : 저는 현재에 대해 정확히 평가가 이루어져야만 이후 대응 과정이 정확히 나온다고 보는데요.
저는 아까 이환재 동지가 최근에 나타나는 현상을 96, 97 투쟁의 한계와 여진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는데 전적으로 동의를 하구요. 실질적으로 그런 것들을 우리가 뭐 특히 민주노총 1기 지도부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의 극복이 잘 안되고 있고, 이것이 노동법 개정투쟁, 노사정위원회로 금년 상반기 투쟁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봅니다.
권력과 자본의 공세가 이전에 비해서 노골적이고 치밀하고 적극적으로 오는 데 비해서 저는 뭐 일단 요구수준이나 목표는 형식적으로 ‘정리해고 중단’으로 정해졌는데 이런 것들에 대한 우리 민주노조진영의 합의수준이 사실은 목표는 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내적 합의수준이 대단히 취약한 가운데 합의가 이루어졌던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목표는 그야말로 그럴듯하게 정해졌지만 그걸 합의하는 과정에서의 과정들이 철저하지 못했고 합의하는 것조차도 내용적 합의라기보다는 명분에 좀 치우쳐 가지고 이루어진 형식적 합의, 그렇기 때문에 준비가 철저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그런 한계가 좀 드러났다고 봅니다.
저는 뭐 여러 가지 요인이 있고 아까도 지적을 했습니다만 권력과 자본에 대한 우리 민주노조 진영 간부들의 태도. 이런 것이 사실 하나로 잘 모아지지 않고 있거든요. 지금 현재 이런 것들이 바로 산별노조문제나 정치적 합의문제에서도 여실히 나타났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쨌든 이런 것들을 극복해 내야 하는데 그 극복의 방법으로서는 뭐 정말 노선적 경향을 달리하는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세력화들이 하나 있다고 생각하구요. 그런 것들을 통해서 현장권력 장악의 목표를 분명히 해야되는 것이고, 우리 내부에서의 올바른 계급적 관점을 가진 세력들이 민주노총에 대한 지도부로서, 집행부로서의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런 조건들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어려움은 더 해 갈 수 있는 것이구요.
그 다음에 이번에 어쨌든 금년 상반기 고용안정 투쟁에 대한 형식적 목표가 분명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적 집중이나 시기적 집중이 사실 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것이 각 단위사업장이나 연맹이 가지고 있는 조건상태에 따른 차이, 이것은 늘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고 그런 차이는 있는데, 그렇다면 단위사업장이나 연맹이 가지고 있는 이런 차이를 빌미로 할 수도 있고 어쩔 수 없이 투쟁이 집중되지 않는다면 정말 우리가 해결해야 될 과제들을 과연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저는 근본적으로 당장 임․단협의 문제도 그렇고 내년 투쟁으로 넘어간다 하더라도 지금 저들의 공세가 더 강화되리라고 봅니다. ‘생존권 투쟁이다’ 이런 표현도 쓰는데, 생존권 투쟁이라고 하면서 정말 생존권이라고 한다면 죽느냐 사느냐의 얘긴데 그렇게 얘기들을 하면서 아직도 각 단위사업장이나 연맹의 조건들과 상태들을 얘기를 하면서 투쟁이 집중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 이것이 우리 스스로 우리 민주노조운동의 한계이고 이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후 우리가 단위사업장과 연맹의 조건, 상태들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지만 지금 현재 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를 정말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쨋든 여기서 무엇이 우선인지, 뭐 이런 것들이 분명히 공개적으로 확인되고 이후 투쟁 계획을 잡으면서도 이런 점에 대해서 분명한 우리 합의들을 끌어내면서 분명한 이후 계획들을 잡아나가야 된다고 봅니다.
문제는 우리 내부의 문제라고 봅니다. 물론 우리가 노동운동을 제외한 타 계층․계급의 지지를 확보를 하는 문제. 이번에도 서울지하철노동조합 파업중도 드러났다시피 실제로 시민운동단체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사업들도 배치가 됐지만 결국 그들이 우리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연대의 수준이라는 것은 자기들의 정치적 위상을 제고하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반대하는 입장을 이번에 분명히 밝혔거든요. 참여연대가 그나마 조금 낫다고 하는 정도입니다. 지금, 그래서 오히려 저는 우리가 뭐 여타 진영의 지지세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현재의 노동자들에게 대두되는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아니면 어떤 방법이 없는 것 아닌가. 전국적 수준의 총파업투쟁을 조직하고 역량을 최대한 강화해서 대응하고 싸우는 것인데,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세력들과의 지지와 연대의 문제는 과감하게 그들이 누구인가를 적극적으로 밝혀내면서 공격을 하는 것을 통해서 그들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이지, 그들 수준에서의 연대를 고려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의 내적 혼란만 가져오게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민중연대 강화에 대해서도 집회를 같이하는 수준에서 민중연대를 본다면 안되고, 이제 분명히 이번 서울역 집회에서도 자연스럽게 현재 정권에 대한 문제, 자본에 대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그랬는데, 이번 기회에 사안별 연대의 수준이 아니라 보다 좀 더 일상적이고 권력과 자본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그런 계기들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박성인 : 아까 말씀드렸던 자주성과 민주성 그리고 현장성의 강화 등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나 하나 간단하게 얘기를 드리겠습니다. 먼저 노동운동의 자주성의 문제에 대해서는 작년 이후의 일정정도 김대중 정권의 구조조정 정책에 맞서면서 성과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동요는 좀 많이 했지만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대한 즉 자본의 시장경제 논리에 대해 적어도 노동운동 진영내에서 공공부분 같은 경우에는 가령 공공성의 문제를 제기를 한다든지, 또 생존권의 사수라는 문제를 분명히 하고 노동시간 단축의 문제들을 제시해 들어가면서 저쪽의 신자유주의적인 논리에 대해서 우리 노동자들이 자기 대안적인 정책들을 제시해 들어가고 있습니다.
김대중 정권의 노사정위원회에 대해서 분명하게 대립지점을 쳤다고 하는 것, 이것은 일정하게 대중적 수준에서, 정치적인 자주성의 수준까지도 일정 정도 진전될 수 있는 맹아를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과연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고 이에 대안되는 새로운 사회질서로 재구성해 들어가는데 있어서의 고리들, 그러한 세력을 어떻게 형성해 들어 갈 것이냐 하는 것이 자주성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관건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정치조직이다 정당세력이다 라고 하는 부분들은 그 점을 아주 세밀하게 검토하고 성과들을 수용하면서 발전시켜나갈 준비를 해야 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두 번 째로 민주성에 대한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결국 신자유주의적 공세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우리가 하나의 대중투쟁의 힘으로 이런 문제들을 돌파해 나가야 된다는, 그러니까 대중 자체가 이제는 신자유주의적 공세에 대한 주체로 서지 않는 한 이 공세는 대항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건 뭐냐하면 신자유주의적 공세라는 것이 과거와는 달리 과거에는 예를 들어서 노동운동탄압이라든지 통제가 상층 간부들 대상으로 접근해 왔다면 이미 신자유주의적 공세라는 것은 이미 노동자 개개인 한사람 한사람의 모든 삶의 논리까지 지배해 들어오고 있고 따라서 이 공세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대중 스스로를 주체로 설 수 있게끔 하는 문제인데 바로 대중 스스로가 주체로 설 수 있게끔 하는 그 문제가 노동조합 내부의 조합 민주주의를 어떻게 강화시킬 것인가, 현장 민주주의를 어떻게 강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점과 관련해서 특히 지금 민주노총이 서구와 같이 관료화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 조합지도부가 우파적인 성향의 조합지도부든 좌파적인 경향의 조합지도부든 이미 내셔날 센터라는 전국조직을 형성해 들어간 순간 그 내부에서는 바로 이 조합 민주주의를 끊임없이 훼손할 수 있는 그런 소지들이 앞으로 점점 더 많이 드러날 것입니다. 바로 운동이 지금과 같은 조건과 상태에서 저도 최소한도는 제도적인 수준에서, 좀 더 나아가서는 하나의 민주주의를 운영해 나가는 주체들의 능력에 의해서 조합민주주의를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걸 놓쳐버리면 이후에는 여러 면에서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올해 혁신의 문제, 뭐 직선제라는 제도적인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했습니다만, 예를 들어서 민주노총내부의 직선제 문제를 포함해서 또 이런 조합 민주주의를 운영해 들어가는 주체의 형성이라는 측면까지 포함해서 조합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서 현장 민주주의를 강화해 들어가는 것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중적인 전선들을 형성해 들어가는데 굉장히 관건적 과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련해서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진전시켜낼 수 있는지의 문제가 한국의 노동조합 운동이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 속에서 노자동반자로ꡐ자본과 함께 하는ꡑ- 이후의 경기가 회복되면 그럴 가능성이 보여진다고 생각되는데, - 그 길로 그런 식으로 제도화되어 갈 것인가, 아니면 노동운동의 계급적인 진전들을 해들어 갈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한가지, 이것은 다른 수준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제기하고 싶은 건데 한국의 민주노조운동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지난 10년 동안 적어도 민주노조운동은 적어도 이래야 한다는 그 원칙들은 사실상 87년, 88년, 89년 3~4 년 사이에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가장 대표적인 문제로서 현장조합원의 총회 민주주의라든지 파업투쟁을 하게 되면 당연하게 외국과 달리 공장점거농성을 해서 파업투쟁을 하는 그런 관행과 같이 민주노조운동이 민주노조운동이게끔 하는 제반 요인들이 초창기의 몇 년 사이에 형성되어왔다고 생각하는데 이 점이 서구의 노동운동과 달리 한국의 민주노조운동이 민주노조운동이게끔 하고 또한 자기 현장으로부터 동력들을 가질 수 있게끔 하는 그런 것이었고. 그 힘이 지금의 민주노총을 만들고 전국적인 총파업투쟁까지 전개해 낼 수 있게 만들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최근 주로 단위사업장 수준의 현장수준에서 보면 그런 기반들이 한편으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지 않나 판단이 됩니다.
그것이 뭐냐하면 첫째로 일단 노동법 개악공세라는 것이 한편으로 정리해고의 문제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개악된 노동법 부분들이 단위사업장 내부에서의 조합 민주주의와 조합내부에서의 노사관계를 변화시켜내기 위한 이런 공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 부분들에 대해서 현장내부에서 열심히 싸우고들 있지만 최근 양상들을 보면 거의 이 부분들이 많이 무력화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그러한 현장 내부의 조직력을 강화하고 회복하고 복원해내는 그러한 노력들이 현장조직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그 힘도 과거와는 달리 오히려 선거를 하더라도 민주파가 51%정도 나오는 수준에서 단위사업장 자체가 완전히 상실할 그런 지점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저는 이점과 관련해서 예를 들어 다시한번 그런 점들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현장을, 그 동력들을 어떻게 복원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현장 안팎으로부터 역량들이 집중적으로 결합해야 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87년의 현장과 지금의 현장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의 재조직화, 현장 조직력의 복원이라는 문제가 자기 현장의 문제, 이런 수준에서 접근되는 것이 아니라 지난 10년간의 적어도 전국적이고 전계급적인 수준에서 우리가 운동을 전개해왔던 이 성과가 그런 각 현장을 다시 조직해 들어가는 근거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현장조직력의 복원의 문제와 지난 10년간의 투쟁을 통해서 획득되어진 운동의 어떤 정치적이고 계급적인 내용들 간의 연결 등을 어떻게 해 들어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계급적 정치운동의 과제도 바로 이제 한편으로는 민주노조운동 전체 수준에서의 계급적․민주적 발전들을 기획함과 동시에 그러한 정치적인 내용이 현장의 조직력들을 복원하고 강화하는 이 부분과의 연계와 활동양식들을 찾아내고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채만수 : 요점 별로 정리하기에는 너무 많은 얘기들이 오간 것 같습니다. 정리는 독자들 몫으로 남겨 둡시다. 정말 오랜 시간 고생들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한/노/정/연

1999-06-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6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