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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조직운동 현황과 과제를 점검한다

현장에서 미래를  제45호
조돈희외


【특집 1】

조 돈 희(전 전국해고노동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
김 일 섭(대우자동차 민주노동자회 의장)
이 종 호(울산노동정책교육협회 대표)
이 철 의(철도 민주노조 추진위원회 사무국장)
박 철 우(한국통신 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 위원장)



【특집 2】

노동자 대중의 힘으로 쟁취하는 산별노조를 위해
김 혜 란(연구소 사무처장)
87년 7, 8월 대투쟁이후 민주노조운동의 핵심적인 동력으로 등장했던 주요 대공장의 민주노조운동은 노조민주화투쟁에서 출발하였다.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약칭 노민추)로 불려졌던 조직을 중심으로 이 투쟁은 전개되었고, 몇 차례의 노조 집행부장악과 침탈, 좌절 그리고 신경영전략 등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가 전면화하면서 이들 조직은 스스로를 현장조직으로 표현하였다.
현장조직운동은 전국적 수준의 단결을 모색하면서 민주노조운동의 전국적 사안에 대해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하였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이 운동은 제조업내에서의 확산과 함께 이제는 공공부문으로까지 확장하면서 ‘현장조직운동의 일반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일정한 경향성을 띄고 있다는 점, 선진노동자들이 결집되어 활동하고 있는 조직이라는 점, 아래로부터의 대중투쟁 동력을 담보해 나가는 실질적인 동력이라는 점 등등의 근거로 산별노조로의 대중적 단결의 전환과 발전을 모색하는 경우나 노동자 정치조직의 건설을 모색하는 경우 등 여러 수준의 실천영역과 연관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객관적 위상의 강화’에도 불구하고 현장조직운동은 많은 과제를 안고 있으며 새로운 조건을 맞이하고 있다. 99년이라는 현 시점에서 ‘현장조직운동이 담보해야 할 현장성’은 과연 무엇이며 이는 어떻게 확보해 갈 것인가, 전국총파업투쟁을 수행할 만큼 그 지평이 넓어졌지만, 그 투쟁을 현장조직력의 강화로 수렴하지 못하는 가운데 가혹한 총자본의 공세속에 무너져 있는 현장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조직의 위상과 성격은, 현장조직운동 분화의 자리 매김은, 현장활동가의 양성, 정치조직운동과 산별노조건설운동에 대한 태도와 대응 등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번 호 특집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진전시키는데 도움을 얻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하였다. 애초에는 좌담의 형식을 통해서 발제와 토론의 형식으로 이 내용에 접근하고자 하였으나 급박하게 전개되는 6월 정세로 인해서 서면 인터뷰의 형식을 취하였다.
여러 측면에 걸친 입체적인 진단과 처방을 뽑아내지는 못하였지만 그것은 현재 현장조직운동이 갖고 있는 과제라는 판단도 든다. 서면인터뷰에 성실하게 임해준 필자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이후 본격적인 논의의 진전을 위해 - 이론적, 실천적 측면에서 - 연구소와 『현장에서 미래를』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특/집
현장 조직운동, 현황과 과제를 점검한다




【 현장조직운동의 현황과 과제에 관한 질문 내용 】

1. 지금 활동하고 있는 현장조직들을 보면 대부분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로부터 출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업장에서는 노조 민주화의 과제를 달성한 후에도 계속 조직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금속 대공 장들의 경우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 이후에는 조직의 분화와 통합, 그리고 또 다시 분화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현장조직의 분화 과정이 집행부를 장악하기 위해서, 혹은 집행부와의 관계가 좋고 나쁨에 따라 이루어졌다며, 현장조직이 ‘권력 지향적 활동’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 이후 현장조직이 계속된 이유는 무엇이고 현장조직들이 왜, 무엇 때문에 어떤 식으로 분리되고,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조건과 동력을 중심으로)


2 현장의 조직들은 노조 민주화 이후에도 자본의 노조 무력화 혹은 노조 흔들기에 맞서 지속적으로 현장의 투쟁을 조직하고 조합원들을 묶어 세우는 활동을 계속해 왔습니다. 89년 이후 진행된 신경영전략이나 경제위기와 IMF관리체제 이후 본격화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은 모두 노조를 흔들고 조합원을 자본의 관리, 통제하에 두기 위한 자본의 의지와 목적 하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현장조직들은 이러한 자본의 공세에 맞서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현장에 대한 자본의 통제를 무력화하기 위해 계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2-1. IMF 이후 자본은 기초질서 지키기나 삼진제도 도입 등으로 조합원들을 직접적으로 구속하고 통제하는 장치들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경제위기와 고용불안을 빌미로 근무시간 및 근무형태, 노동강도 등에 대해 강도 높은 공세를 가해오고 있습니다.
각 사업장에서 자본의 현장 통제, 작업장 통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2-2. 대부분의 현장조직들은 ‘현장 장악’, ‘현장 권력 쟁취’를 주요한 자기 활동의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 현장조직들은 이러한 자본의 공세에 맞서 나름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현장조직들이 현장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활동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활동과정에 느끼는 가장 큰 애로 사항이나 힘든 점이 있으면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최근 들어)

2-3. 현장에서 자본의 통제에 맞서는 활동을 하다보면 집행부, 공장별 대의원 모임이나 각 라인 선거구별 대의원들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구체적으로 그런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현장조직들이 그러한 노조 체계와는 다르게 독자적인 활동 영역을 가지고 있습니까? 아니면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노조의 공식 체계(대의원에서부터 집행부까지)가 나서도록 요구하는 식으로 활동합니까?


3. 현장에서 조합원과 작업장에 대한 자본의 통제와 관리에 맞서려면, 현장조직이라 할지라도 노동조합의 활동과 방침, 구체적으로는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동조합에 대한 요구가 생겨나고 임단협과 같은 중요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노동조합의 내용과 방향, 기조 및 방침이 현장조직들에게는 매우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때문에 현장조직은 단순히 현장에 대한 문제만을 고민하는 조직이 아니라 당연하게도 민주노조의 노선과 방향, 활동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천을 조직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3-1. 현장조직이 집행부에 대한 문제의식의 내용과 태도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은 노동조합의 선거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단위 노조의 선거에 각 현장조직들은 자기 조직력 전체를 가동하고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때 각 현장조직들은 후보 출마를 놓고 나름의 논의와 절차를 거치고, 나아가 연대와 연합이 모색되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위원장을 당선시킨 현장조직의 경우 집행부와의 관계가 원만하거나 거의 일체화된 모습을 보일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특정 현장조직의 지지를 통해 당선된 위원장 및 그 집행부와 그 위원장을 당선시킨 현장조직과의 차이가 드러나는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 그러한 차이가 드러날 때 현장조직의 입장에서는 어떤 태도를 취해 왔는지, 이러한 경험에 대한 평가와 이후 이러한 상황이 다시 발생할 때 어떠한 태도와 방식으로 대응할 것인지 정리해 주십시오.

3-2. 일부에서는 ‘정리해고 저지, 구조조정 분쇄’를 위한 노동자들의 전면적 투쟁에 동의하는 현장조직들이라면 지금까지의 차이와 갈등을 극복하고 ‘대연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면, 철도의 경우 3조직이 통합이라는 성과를 낳은 반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선거 당시 ‘현장을 지키는 사람들’과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의 연합이 제기되었지만 무시되었습니다.
현재의 조건과 상황에 이 같은 ‘대통합 혹은 대연합’이 과연 타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동시에 위에서 언급한 철도의 예와 현대자동차의 예에 대하여 어떤 견해가 있으시다면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4. 대부분의 현장조직들은 ‘정치세력화’를 자신의 임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조직을 분석한 여러 글들도 대부분 현장조직이 ‘정치조직으로 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질문 드리겠습니다.

4-1. 얼마 전 한 토론회에 제출된 자료는 현재의 현장조직을 ‘정치적 대중조직’의 수준이라고 진단하면서 향후 현장조직은 ‘대중적 정치조직’으로 성장,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치조직적 수준으로 현장조직을 이해하는 입장과 그렇지 않은 입장도 아직은 초보적이지만 나타나고 있습니다. 철도 노민추의 경우 3조직 통합 과정에서 노민추의 조직위상에 대해 약간의 논란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장조직의 위상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현재 회원들의 의식 정도, 활동력의 수준 등을 놓고 판단할 때, 현장조직의 ‘조직 위상’은 어느 수준이라고 판단하십니까?

4-2. 현장조직의 현재 수준을 어떻게 보던, 현장조직의 일부가 정치조직으로 분화되어야 한다고 보던, 실제 그러한 주장이 현실성을 가지려면 현장 활동으로부터 ‘정치의 필요성’이 확인되고 공감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활동 속에서 ‘정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지점과 내용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동지의 견해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또 현장조직에서 ‘정치’의 문제를 어떻게 제기하고, 어떻게 만들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구체적으로 그런 사업과 활동을 진행한 경험이나 사례가 있으시다면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4-3. 현장조직이 향후 정치조직으로 발전할 것이냐 아니냐를 놓고 논쟁하기 이전에 객관적인 현실이 현장조직으로 하여금 정치조직에 대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6월 13일 제2차 진보정당 추진위원회 회의가 열렸고, 여기서 집행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진보정당 발기인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사업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이러한 진보정당 추진위 흐름을 비판하고 그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조직의 필요성을 준비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와는 전혀 무관하게 이미 정당을 조직하여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진보당’도 있습니다.
동지께서는 이와 같은 정치조직 건설 움직임의 분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현재 필요한 정치세력화의 상과 내용에 대해 가지고 계신 의견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그리고 현장조직 차원에서 정치세력화에 어떻게 참여하고 복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가지고 계신 소견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5. IMF 구제금융 이후 진행되고 있는 총자본의 구조조정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총노동의 전선 구축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단위사업장만의 투쟁으로는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구조조정에 맞서기 어렵다는 현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에 민주노총과 산별연맹들은 98년 이후 총파업을 조직하기 위해 노력했고, 98년 5월 투쟁과 99년 4월 투쟁을 실제로 조직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금속산업연맹이 2000년 10월까지 산별노조로 전환한다는 결의를 하고, 공공의 3조직도 통합하여 단일연맹으로 출범하였습니다. 그리고 기타 연맹들은 통합과 단일노조 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실은 전국적인 투쟁을 조직하는 문제와 산별노조 건설의 문제를 현실의 실천과제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5-1. 그 동안 몇몇 사람들은 민주노조운동을 평가하면서 ‘대기업 중심주의’를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힘을 가지려면 대공장 노조가 앞장서서 투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대공장이 전체 민주노조운동에 어떻게 복무하고, 노동자 계급의 단결을 확대하는데 복무할 수 있는 내용과 지점을 찾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현장조직 대부분이 대공장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조직 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 답변을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공장 노조운동이 전체 운동 속에서 어떤 역할과 위상으로 자리매김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가지고 계신 생각이 있다면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5-2. 산별노조 건설이 제기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현장조직이 단사 차원에 국한된 실천을 확대하고 넓혀야 한다고 제기합니다. 현장조직이 산별노조 건설과 관련하여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그런 역할을 담당한다고 했을 때 단위 사업장을 뛰어넘는 또 다른 실천구조, 활동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지역차원의 현장조직을 건설하는 것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6. 금속 사업장의 일부 현장조직들이 ‘전국현장조직 대표자회의’를 만들었고, 또 다른 현장조직들이 모여서 ‘민주노동자회 전국조직’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의’는 전국회의를 갖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각 현장조직의 대표들이 모이는 회의 체계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해 ‘중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결정, 지금 가동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국조직으로서의 대표자 회의의 역할과 임무, 중앙연락사무소 설치의 의미와 활동 내용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장조직의 전국조직이 주요하게 해야 할 사업과 활동에 대해 견해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조돈희 / 전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


1. 현재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는 현장조직들이 노조의 민주화라는 과제가 있건 없건 ‘권력지향적 활동을 하고 있다’(여기서 ‘권력’이라 함은, 노동조합 집행부장악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로 해석한 다)는 비판적 견해에 대해서 같은 생각이다. 따라서 지금의 현장조직들은 그 노동조합 집행부 장악을 위한 ‘권력지향적’인 활동을 극복해야할,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할 과제를 갖고 있다.
이는 한국의 노동운동이 87년 이후 사실상 ‘노동조합운동’으로 집중 되어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노동조합이 가지는 대중적 지도력과 투쟁력은 그 어떤 조직보다도 막강한 것이다. 대부분이 노동 조합원인 활동가들이 노동조합 외에 다른 조직활동의 경험이 부재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제 노동조합운동은 ‘정치세력화’를 위한 일정에 올라 있다. 이는 노동조합활동과 다른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며, 현장조직이 ‘(노동조합)권력지향성을 넘어서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믿는다.


[노민추 과제 해결이후 현장조직의 존재이유]

지금의 현장조직들은 대부분 (노동조합)권력지향적이기도 하지만, 한편 노조(집행부 또는 대의원 구조)에 기대지만은 않는다. 현장에서 우리 노동자들의 힘(권력)을 갖기 위해 부단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것이 노조가 민주화된 이후에도 현장활동가들이 스스로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이다.


[왜 분리되고 어떤 식으로 분리되는가? 그리고 지금은 …]

지금은 현장에서 활동가들의 정치적 분화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곳은 대중적 선언을 통한 노골적인 방식으로, 어떤 곳은 조직 내부에서 말없이 그룹을 형성해 가고 있다. 본인은 이러한 현상을 ‘분열’로 보지 않고 ‘정치적 분화’로 본다. 따라서 이러한 ‘분리’ 현상을 올바른 정치적 분화로 나타나게 하면서 자본과의 대립선에서는 통일 단결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지금의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투쟁전선이 일사분란하게 통일되어 전개되고 있듯이 말이다.

현장 활동가나 조직의 분리과정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신뢰하는 인맥을 따라, 모범적인 그룹을 따라 이루어지기도 한다. 어떤 공장은 현장조직이 정치적 성향을 분명히 하면서 새롭게 결성되기도 하고 어떤 공장은 그렇게 되는 것이 분열로 귀결될까 우려하면서 분리 과정을 스스로 억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현장조직들과 개별 활동가들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합법 진보정당 추진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노선을 선택, 결정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만약 그러한 결정을 해야 할 때 ‘분열’을 우려해서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잡지 못한다면 그것은 노동자들의 정치적 발전이 그만큼 늦어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그러한 선택과 결정을 하기에는 너무도 성숙되어있지 못하다. 이 또한 우리 운동의 과제이다.

2-1.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어느 시기보다도 대정부에 대한 투쟁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대 정부투쟁으로 표현되는 노동자들의(노동조합의) 정치투쟁은 어느 정도 성과를 쟁취하고 있다. 그러나 공장과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으로 돌아오면 질문에서 파악한 것처럼 일터는 강압과 삭막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어떤 사무직 조합원들은 일요일도 반납 당하고 월차 내고 일하는 풍토라고 토로하기도 한다. 한편에서 임투한다고 소리 높이고 있지만, 임투 잘 한다고 노동통제가 완화되는 것은 아닌 그런 상황이다.
자본은 현장통제에 있어서도 부당노동행위라는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ꡐ자율ꡑ이라는 명분을 십분 내세우고 있다. ꡐ기초질서 지키기 운동ꡑ,ꡐ…운동ꡑ,ꡐ…운동ꡑ등 이 그 예다.
기만적인 ꡐ자율적 운동ꡑ이라는 명분 아래 노동자들은 죽어가고 있고, 노조로 결집 되어있는 모든 노동자들은 일방적으로 당하는 꼴이다. 더 적은 임금으로 더 많은 생산을 위해서, 단 0.1초라도 노동자들을 부려먹기 위해서…
80년 후반기, 현대중공업에서는ꡐ아-크 스타트 08시!ꡑ(ꡐ아-크 스타트ꡑ란 용접불꽃을 일으키는 시작을 의미 함)라는 슬로건을 내붙인 것으로 기억되는데, 급기야 지금은 용접 불꽃이 07시 50분부터 튀고 있다. 이것도 이름하여 자율이라는 것인데, 진짜 거부를 포기한 ‘자율’이 되어 버렸다. 도대체 08시부터가 돈 받고 일하는 시간인데 아침에 출근해서 작업복 갈아입고, 조기청소, 조기체조하고(사실 이것도 법적으로는 작업 준비다)하니 자본가들이 우리를 얼마나 부당하게 착취하는지 이참에 계산 한 번 해 봐야겠다. (종업원 약2만5천 곱하기 평균임금 분당 ***원 곱하기 1일간 ‘자율’ 노동시간은? 계산 한 번 해 봅시다!)

2-2. 위와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조직들은 조직적으로 다양한 방침을 마련하고 자신의 선전물을 통해 문제의식을 선동하는 것이 기본적 활동이다. 앞서 말했듯이 비제도권인 현장 조직은 대중적 동원력에서 한계를 갖는다. 따라서 그 활동양태 또한 한계를 갖는다.
노조집행부와 간담회를 통해 투쟁방향을 공유, 제안, 주장하기도 하고, 노조지도부의 사업방식에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강력한 대중적 비판을 통해 견인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보통의 활동이다.
현장조직이 직접 나서는 대중적 실천방식은 출퇴근시간, 점심시간 조합원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선동․선전전, 철야농성 등을 시도한다. 일상적 현장통제에 대한 활동으로는 과거와 같이 과감한 시도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라인을 세운다든가, 집단적인 항의의 표현으로 고위 관리자에게 협상을 요구하기, 집단적으로 작업을 거부하기(비 공인파업) 등, 이렇게 현장조직원들(전투적 투사들)이 과감한 시도를 하지 못하는 것은 자본의 현장통제가 그만큼 강해졌음을, 역으로 현장 활동력이 과거보다 약해졌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활동방식이 다양성을 갖추는 한편 현장 속에서의 적극성이 떨어지면서 다른 곳에서도 대안을 찾아보려는 시도들을 하려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자본의 직접탄압이 미치지 못하는 노동자 밀집지역에서의 진지구축을 통해 현장 안에서의 활성화를 꾀해 보자는 의미인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아주 섬세하고 적극적인 활동이 보장될 때라야 그 성과를 내올 수 있을 것인데, 현장 조직들의 가장 큰 애로점은, 어떤 활동을 하든 조직 내에, 현장 구석구석에 직업의식을 가지고 좀더 섬세한 활동을 하려는 인적 자원이 적다는 것이다.
조합원 대중은 투쟁하는, 실천하는 활동가와 조직을 신뢰한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현장조직과 그 조직원들은 노조가 자신의 조직이다라는 사고는 가지고 있으면서도 막상 자신의 바램이 충족되지 못할 때에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실천하면서 현장을 장악해 가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노조에 ‘의존적’이다. 조합원들이 현장조직에 대해 ‘차기 노조집행부 장악을 위해 모여있는 패권조직’으로 보는 시각을 완전히 지워 낼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2-3. 노조체계와 다른 조직 차원의 독자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나마 민주노총소속 사업장에서는 노조 공식체계가 적극 나서도록 하면서 이에 따르는 활동이 중심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현장조직 체계에서 사실상 노조를 대신하는 활동을 한다.

3-1. 거의 대부분의 경우가 현직 노조지도부와의 갈등을 경험한다.
이는 노조 지도부가 자신이 소속 되어있던 조직의 정신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지만 막상 조합원 전체를 이끌고 가는 일이 만만치 않음을 발견하면서 오히려 출신조직에게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한다. 그 만만치 않음이란, 첫째 단일한 경향성의 선진노동자조직보다 더 광범위한 다양성이 존재하는 조직적 조건, 둘째 자본과의 관계에서 ‘직접적인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면서도 자주적 이어야하는 조건(현장조직은 그런 면에서 자유롭다), 셋째 법적으로 간섭과 통제를 받아야하는 조건 등이다. 이들 조건으로 인해 현장에서 자유롭던 시절보다 더 어려움을 호소하게 된다.
현장조직들은 이렇게 호소하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 극복하려하기보다는 오히려 비판중심의 활동을 해 왔다. 반대로 노조지도부는 자신을 이해하고 도와주지는 않고 비판만 한다고 서운해하다 못해 그들과 결별한다. 결국 다양한 경향성이 존재하는 조직의 이러저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대책을 마련하려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현장조직이 선거에 후보를 내고 노조 지도부로 선출된다는 것은 그 조직이 현장에서 신뢰를 받는 다는 의미가 더 크다. 그것은 현장 조직원들, 조직 그리고 후보가 취해왔던 기간의 활동 면면이 조합원 대중으로부터 검증된 것이다. 따라서, 당선된 간부들은 조합원대중이 무엇을 보고 선출해 주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하고 자신을 추대한 현장조직의 정신을, 원칙을 사수하며 노조차원의 전술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현장조직과 정기적 관계를 유지하고 정기적 평가를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장조직이, 자신이 지도부를 선출해 놓고도 때로 비판을 가하는 것은 결
코 분열적 요소가 아니며, 지도부가 정신이 혼미해 질 때 정신을 일깨우게 하고 조합원 대중들에게ꡐ우리가 발전적으로 나아갈 길ꡑ을 제시하는 것이다. 노조지도부는 자신에 대한 현장조직들의 그러한 활동을 오히려 부추겨주고 조합원 대중들에게는 그것이 분열이 아니라 우리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인식케 해야한다.

3-2. 차이와 갈등을 극복한 ꡐ대연합ꡑ이란, 지난 호의 좌담에서 이일재 선생님께서 강조하셨고 본인도 동의하는, 통일 단결의 원칙이다. 통일 단결이란, 정권과 자본에 대항하는 행동통일과 ꡐ노동자는 하나ꡑ라는 대의적 단결을 의미한다. 많은 조직들이 깃발은 따로 세우되 행동은 함께 하지 않는가? 단결투쟁의 정신이 우리의 정치적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결이 곧 조직적 통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한국노총과도 때로 연합전술을 갖는다. 오히려 불의와 맞서 싸우는 모든 세력을 동지로 규정하고 각각의 성향과 역량에 맞는 위치에서 열심히 투쟁하는 것이 중요하다.

철도의 경우는 노조운동의 역사가 현대차보다 수십 년 길고, 현대차와 다르게 민주노조라는 노동자 내부의 열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와 다르다.
현대차의 경우 민주노조를 통해 운동을 경험하며 각각의 정치적 경향으로 조직이 탄생되었고, 철도의 경우는, 통합한 각각의 조직들이 이미 오랜 전통 속에서 노조민주화를 중요한 대중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지만 이념적 그룹으로 모여 각각이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94년 전지협투쟁 이후 지부별로 민주적 후보를 당선시키면서 철도 노조 전체의 민주노조 건설이 그리 멀지 않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합의 요구가 대중적으로 높아진 것이며 그러한 요구에 화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통합에 대한 조직의 강한 요구를 끝내 거부했을 때 이에 대한 통합 반대파의 평가는 대중들에게 분열 세력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이와는 달리 현대차의 경우는 조합원들의 대중적 열망이 동력이 되었다기보다는 ꡐ현지사ꡑ(현장을 지키는 사람들)와ꡐ민투위ꡑ(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조직간의 필요성에 의해 연합론이 제기 되었다. 때로는 대중적 요구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더라도 그 요구에, 열망에 화답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따라서 현대차건 철도건 또 다른 어느 곳이건 당면한 시기의 조건과 필요성에 따라 통합할 수 도 있고 연합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무원칙한 통합과 기만적인 연합에는 반대한다.

4-1. 4-2. 민주노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현장조직을 갖고 있는 이유는 앞의 답변에서 어느 정도 얘기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조직들이 전국적으로 결집하여 미약하나마 활동한 그 역할이 지대하기 때문에 여러 의견들이 오고 가는 것 같다. 이는 현장 조직운동의 발전을 의미한다. 따라서 현재의 현장조직 수준을 평가할 때 각각의 견해가 다를 수 있고, 어떤 것도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모든 평가가 다 옳을 수 있다. 왜냐하면 각각의 시각에서 볼 때 그렇게 보이기 때문인데, 따라서 이렇다 저렇다 하며 현재적 수준을 놓고 어느 것이 정답이다라고 진단을 선택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옳지 않다.
모든 바램이다 충족되기를 바란다. 단, 지금의 현장조직은 정치적 입장이 단일하게 통일된 조직은 아니지만 정치적 행위를 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비교하면, 지금 추진하고 있는 진보정당보다는 정치적 통일성을 기할 수 있는 조건을 더 잘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자신을 정치하는 조직(통상적 통용되는 ‘정치’의 개념)으로 규정하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자본과 정권의 탄압과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는 활동, 제도를 바꾸기 위한 투쟁 등 정치적 행위도 한다면 그런 조직은 무엇이라 해야 할지 고민이다. 우리는 민주노총을 정치조직이라 하지 않지만 민주노총은 정치투쟁을 한다.
전국 현장 조직원들의 대부분은 민주노총 소속이다. 한국노총 소속도 있고 미조직 노동자 활동가도 있다. 지금의 현장조직은 분명 ‘노동자 정치세력’이다. 정치라는 개념이 통일되어 있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지금의 현장조직은 이러저러한 위상을 가진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 현장조직 대표자회의 ‘정책협의회’에서는 현장조직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활동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위상의 문제와 노동자 정치의 문제도 정리될 것이다.

4-3. 지금은 노동자, 민중이 정치적으로 분화를 겪는 격변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러한 분화과정에 대해 대담하게 합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본인은 의회주의를 중심에 놓을 수밖에 없는 정치세력화와 다양한 이념이 존재하는 정당추진에 함께 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의 진보정당이 건설되면 당조직운영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 당원들이 돈이나 내고 동원의 대상이나 되는 그런 당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정치세력화의 상이라면, 이념적 통일성, 노동자 계급성, 현장중심성을 중심에 놓는 정치조직의 상과 또 다르게는 지금의 투쟁하는 노동조합 수준의 동원력과 투쟁력을 갖추는 정치조직이다. 그러한 정치조직 건설이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정치세력화랍시고 뭘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 차라리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담아내면 된다는 생각이다.
본인이 현장조직운동에 애정을 갖는 것은 바로 그러한 희망 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노동조합이 갖는 만큼의 힘을 갖는 것. 자본가들이 기득권을 갖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법률에 의해 허락되지 않더라도 대중적 동원력과 지도력을 갖는 조직을 건설하는 것이 나의 정치세력화의 상이랄 수 있다.

5-1. 사실 대공장이 자기 이기주의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에 반대한다. 하지만, 또 중소 단위 노조들(노동자들)은 대공장에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이는 대공장이 노동운동이 가지는 영역을, 또는 주도적 역할을 부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듯 대공장이 가지는 역할은 막중하다. 다만 대공장 노동자들이 전 계급적 차원에서 자기위치를 바라볼 수 있도록 좀더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5-2. 현장조직은 법적 통제를 받지 아니하므로 조합원, 비조합원, 정규직,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고 서로가 자유롭게 결합 될 수 있는 구조다. 이 점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현장조직은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노조보다 더 앞장서서 미조직 노동자와 결합하는 동시에 미조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내걸고 함께 투쟁해야 한다.
실제로 지금의 현장조직들이 그렇게 결합하여 투쟁하고 있기도 하다. 이를 좀더 발전시켜서 노동조합 구조보다 한발 앞서 지역차원의 단일 조직을 결성하고 그 내부에 산별 분과를 두는 방식을 택하여 효율적인 투쟁을 벌여 나아 갈 수 있을 것이다.

6. 이 질문이야말로 전국회의 정책협의회의 활동과제로 설정되어있는 것이다.
여기서 전국 현장조직원들의 주체적 견해를 듣기 위해 본인의 적극적인 견해는 밝히지 않겠다.
간단히 언급하면, 현장조직운동의 위상을 통일적으로 정립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권역별 조직강화, 그리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치세력화와 관련한 진보정당 추진에 대해 가능한 수준에서의 입장을 정립하는 것, 하반기에 있을 민주노총 선거에 대한 대응문제, 미조직 부문에 대한 조직화 사업 등이다.


답변을 마치며

미처 생각을 정리하고 있지 못했던 질문들이라 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전국 현장조직대표자회의에 결합 되어있는 동지들의 의견과 확연히 다른 견해는 없었는지,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저 개인생각 이라는 것을 말씀 드립니다.
지난 6월 좌담회 시 이일재 선생님과 채만수 선생님의 대립된 의견은 저에게 참으로 깊은 고민을 던져주었습니다. 독자들의 판단 또한 각각 다를 것인데, 어떠한 의견들이 많았는지 궁금합니다. 접수된 의견이 있으면 이번 호에 실었으면 합니다.
저의 의견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과 의견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접수되길 기대합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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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섭 / 대우자동차 민주노동자회 의장



1. 미약하나마 현장조직을 중심으로 민주적 집행부를 세웠으나 현장에서 중추적 활동을 담당했던 인자들이 집행간부로 진출하여 노동조합은 장악하되 현장이 비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특히 자본의 집중탄압으로 구속수배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버팀목을 담당할 대안이 없어 집행부 장악보다도 어려운 조건이 발생하는 현상이 되풀이되었다. 이에 현장조직은 집행부 장악과 무관하게 현장에 중심에 두고 활동을 하되 일정정도의 인원을 집행부로 파견하는 형태로 활동상과 조건이 바뀌었다.
대우자동차의 경우 90년 초부터 현장조직운동이 시작되었는데 당시는 두 개의 비교적 건강한 조직이 있었다. 당시 어용세력과의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1차 선거결과 경선에 나서는 민주적 후보를 서로 밀어주기로 하여 당시 대민실노에서 출마한 11대 이은구 집행부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11대 집행부가 연대회의 사건으로 4개월만에 무너지고 복직투쟁을 전개하던 중 당시 집행간부들과의 활동과 관련된 정치적 이견이 도출되면서 분화의 조짐이 있다가 계열사 근무를 마치며 복직하면서부터 당시의 대민실노는 결국 해체된다. 그 와중에 탄생시킨 13대 집행부마저 현장조직이 미미한 상태에서 결국 불신임으로 중도 하차하게 되고 현장조직이 미미한 상태에서 민주진영이 14대 보궐선거에 임했으나 결국 집행부를 장악하는데 실패하고 제 민주세력은 새로운 현장조직을 준비하게 된다.

14대에 함께 했던 민주파 대의원과 11대 집행간부를 했던 인원 그리고 현장에서 활동하는 조합원들이 모여 95년 대우자동차 새로운 현장조직 건설 추진위원회(대현추)를 결성하고 15대 선거에 뛰어들어 집행부를 장악하게 된다. 현재는 민노회로 조직명이 바뀌고 4기가 활동 중에 있다. 반면 현 대민실노는 15대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대민실노를 재건하고자 하였고 15대 선거를 전후로 한노련계열에서 활동했던 인물을 중심으로 대민실노 명칭그대로의 역사성을 내세우며 활동을 재개하게 된다.
그러나 16대 위원장선거당시 IMF상황에서 위원장선거의 중요성을 판단한 양 진영은 선거연합을 모색하였으나 실패하고 개별적으로 출마하여 결국 민노회진영 후보가 결선에 나갔으나 민주진영의 분열과 투표시비로 낙선하고 만다. 그 과정에서 두 진영은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관계가 악화된 상태로 계속되고 있다.

2-1. 91년 이후 민주진영의 붕괴로 자본은 승승장구하듯 현장을 초토화 시켜 놓았다. JOB은 약 3배 이상 증가하였고 감시와 통제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NAC라는 신경영 전략을 도입한 뒤부터는 스스로가 알아서 주눅들게 하는 기업문화를 앞세워 현장을 옥죄어 오고 있다. 이로 인해 2천여 명이 넘게 자연 감원되었고 예전의 직접 통제방식이 아닌 현장감독자를 중심으로 권한을 대폭 강화하여 노노간의 통제를 활용하고 있는 상태이다.

2-2. 현장조직이 각각의 부서 현안문제에 대해 단일한 체계로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민노회에서는 부서별 조직인 분회를 두어 부서 현장투쟁을 조직하고 이슈화 시켜 타부서 분회와 조합원이 결합하는 투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 대해 조합원들의 반응은 아직 적극적이진 못하지만 이러한 활동을 이해하고 기꺼이 함께 하고자 하는 신입회원이 증가하는 성과를 남기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망이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애로사항으로는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충분치 못한 재정과 전국화 되어 있는 사업장의 특성 그리고 민주진영(민노회와 대민실노)의 분열이라는 평범한 조합원들의 오해를 들 수 있다.

2-3. 기본적으로 조직내에 대의원모임을 두어 공식적인 노동조합 활동에 전념하며 이들은 타 조직원(대의원)들과 함께 각 부서별 중심의 활동을 전개한다. 민노회는 15대 집행부를 탄생시킨 조직으로서 당시 현장활동과 집행부 활동을 역할 분담하여 활동을 하였으나 집행부가 헌신적인 활동에 비해 타협적인 활동이 있는가 하면 전국전선에 제대로 복무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인해 조직내에서 이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모습이 조직내 갈등으로 표출되기도 하였지만 평가를 통해 해소한 상태이며 현재는 집행부를 장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직의 선명성보다는 조직원이 부서투쟁위로 적극 결합하기 위한 소위원 진출과 이를 통한 집행부의 투쟁을 견인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는 그러한 활동이 99임투의 전선을 세워내는 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직 내에서는 이러한 부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투쟁본부를 구성하여 실천활동지침을 만들어 내려보내고 있다.

3-1. 민노회의 경우 현장과의 공동책임을 위해 집행부 임원과 현장조직 임원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두고 집행기간 의견조율을 하며 서로 집행을 하였으나 인식차이가 발생하여 서로 공전되는 상태도 있었다. 즉 집행부는 현장조직만의 집행부가 아니라 전체조합원의 집행부라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장조직은 결코 조직원들만을 위해서 만들지 않았다. 즉 민주노조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로 전체 노동자 계급의 발전을 위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식의 차이를 쉽게 극복하지 못하고 전국전선으로 복무하고자 하는 현장조직과 이를 단사의 조직으로 국한시켜 단사투쟁에만 매몰되게 하려는 집행부의 입장에서 차이점이 확연하였던 것 같다. 이러한 오류를 없애기 위해서 아직은 충분한 검증을 통한 선거진출 방법밖에 없다고 본다. 그래도 문제가 된다면 조직 내에서 제명같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보며 조직 내에서 결정된 내용은 철저히 수행하는 집행부가 되어야지 그렇지 못하다면 현장조직은 위원장 만들어내는 혹은 불량위원장을 만들어내는 기계가 될 수밖에 없다.

3-2. 대승적 차원에서 연대연합이나 대통합에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무원칙하게 진행된다는 것은 결국은 모두를 파멸로 몰아가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한다. 때문에 지금은 보다 원칙적인 목표나 활동방향을 보다 뚜렷이 하고 이를 공개적이고 대중적인 활동을 통해 상호 비판과 이해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조합원 앞에서면 투사요 돌아서면 모사꾼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자칫 한 조직을 감정적인 대립으로까지 몰고 갈 수 있는 말이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지만 상대조직을 이해하는 수준은 결코 이 말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것이 현실일 것이다. 결국 대통합이라는 것도 제대로 수순을 밟지 않으면 과거의 연대연합의 연장선상일 뿐인 것이다.

4-1. 현장조직이 처음 출발할 때에는 민주노조 건설이라는 명분으로 출발하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회원이 들어오고 처음 출범할 때의 정신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는 각 조직원들이 현장조직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의 차이점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판단한다. 때문에 일부에선 아직도 선거조직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일부에선 집행부와는 별개로 현장의 힘을 바탕으로 민주노조운동을 지속적으로 지속시키기 위하여 그리고 일부는 소수이기는 하지만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일환으로 현장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본다.
위상과 관련하여 아직 현장조직이 정치운동으로의 전환이나 계급적인 정치투쟁을 수행한다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며 따라서 선거에서 민주진영의 승리와 이를 민주노조운동으로 연결시켜 산별노조건설과 민주노조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조직원들의 생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4-2 전국적 총파업등 대 자본과의 관계가 명확하게 될 때 정치적이 힘이나 노동자의 정치세력화에 대하여 필요하다고 느끼나 그게 피부적으로 조직원들에게 다가온다고는 판단하기 어렵다. 현장조직의 역할 중에 하나가 무엇인지 확인이 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라는 명분은 현장조합원들에게나 조직원들에게 추상적인 표현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정치운동이나 정치조직운동 역시 대중적 관점이 부실한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사분오열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현장조직 역시 소수 인자를 빼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정확한 판단이나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때문에 현장조직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치운동에 대해 명확한 판단과 이를 통한 조직원에 대한 교육이 우선되어야 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치운동에 대하여 노동자의 계급적이고 대중적인 관점에서 무원칙한 노선대립과 난립 등에 비판을 해야 한다고 본다.

4-3. 결국 정치적 입장 때문에 수많은 조직이 만들어졌고 또 사라져 간다. 80년대 민중당으로부터 현재의 진보정당추진위원회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청년진보당 역시 그런 차이 때문에 진보정당 추진위와 다르게 가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념이나 강령이 조직의 골간을 이루는 것이라면 정당운동의 대중성은 뿌리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 즉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강령이나 이념에 몰두한 나머지 계급성에 기인한 대중성을 획득하지 못하면 진보정치운동은 그 협소함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현재 각각이 분화된 진보정당운동은 대중의 정서를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지 않나 판단한다. 현 상황에서 현장조직의 정치세력화란 결국 현장조직의 강화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5-1. 대공장은 분명 전체민주노조운동에서 상당한 응집력과 영향력을 갖게 한다. 그러나 어느 노조든 집행력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많은 부분에서 오히려 전선에 타격으로 다가온다. 때문에 때론 주력부대로서 중소기업을 무시한 채 독주를 했던 오류도 있었고 때론 전체 전선을 강화하는데 일조를 하면서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분명 민주노조운동의 주력부대로서 당장은 산별노조를 건설하는데 일조를 해야 한다고 보며 현장조직 역시 이를 견인하고 강제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5-2. 산별노조를 건설하는데 있어 현장조직이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갖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대공장에는 각기 다른 노선을 갖고 있는 조직들이 존재하며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노조운동의 다양성에 대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 보며 이들의 실천활동을 통해 산별노조와 정치세력화라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산별노조를 주도할 수 있다고 보며 이를 지역적으로 확산시키고 함께 할 수 있도록 한다면 분명 나을 것이다.
지역적으로 내용을 공유하고 확인된 내용을 함께 하기 위해서라도 분명 지역적인 활동공간이나 실천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현장조직이 단일한 대오로 건설되기 위해서는 당장이 아니라 앞의 내용들을 실천하고 이를 통해서 그 필요성을 각각의 조직 내에서 대중적으로 확인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6. 지역적으로 산개되어 활동하고 있는 각 조직의 차이점을 극복하고 계급적이고 변혁적인 민주노조운동을 보다 전국적인 관점에서 확대․ 강화함은 물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단위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당장은 전국조직의 위상이 명확하지 않은 관계로 이를 명확하게 세우는 역할이 급선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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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울산노동정책교육협회



1. 노조민주화투쟁으로 출발한 현장조직운동은 ‘노민추운동의 대중화’ 단계, 민주집행부 장악과 총자본과의 전면전, 투쟁의 패배와 노조정상화 과정을 거쳐 대부분 와해되었다가 95년 신경영전략의 전면화에 맞선 현장투쟁의 복원과정에서 하나 둘 재건되었다. 재건된 현장조직은 선거용 조직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민주노조를 강화하고 현장활동가를 발굴․훈련하며 노동조합 수준에 제약되지 않는 현장정치활동과 연대사업을 개척해 가는 일상활동조직으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했다. 현장조직은 이후 조직적 분화과정을 겪게 되는데 이 분화는 자연스럽고 발전적인 것이었다. 현장조직의 분화는 민주노조운동의 이념․노선과 활동방식의 차이를 갖고 이루어졌는데 이 분화는 지난 금속 선거 때의 3분립 구도로 나타났다.
지금 노동조합운동 안에서는 크게 이 세 가지 경향과 세력이 대립․경쟁하면서 통일되어 있다. 지금은 이 세 가지 경향이 현장조직운동 수준에서 표현되고 대립되고 있지만 진보정당 추진을 둘러싸고 조만간 정치적으로도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현장조직의 분화과정을 노조 집행부 장악과 집행부와의 관계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은 지나치게 협소한 생각이다.

2-1. 현대자동차의 경우 반마다 WIN21 현황판을 설치해놓고 개인별 근태나 작업불량율 따위를 기재하여 고과를 부활시키고 동료들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작업시간 내내 앉지도 못하고 커피도 못 마시고 책이나 신문 보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화장실 가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 한다. 조기체조, 우수사원 선발제도, 조반장 임명제도, 품질실명제, 사무일반직 휴일 강제특근 및 연월차 강제사용, 예약월차제, 아산지부의 IC카드와 오토바이 통제, 전주지부 R/F카드 등 현장통제가 87년 이전 수준으로 강화되고 있다.

2-2. 대부분의 현장조직들이 ‘현장장악’, ‘현장권력 쟁취’를 주요한 자기 활동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는 것과 현장조직이 곧바로 현장권력을 쟁취한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말이다. 이 점을 혼동하게 되면 현장조직을 현장권력체로 오해하게 된다. 현장권력체의 맹아는 현장활동가조직이 아니라 지금으로서는 소위원회 조직이 가장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
현장조직의 활동에서 대조합원 활동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일상 시기에 자기 조직의 신문을 내거나 유인물, 대․소자보 등의 선전사업을 벌이고 현장조직 차원의 출․퇴근투쟁, 중식홍보투쟁, 철야농성투쟁이나 천막농성투쟁 등을 벌이는 것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조합원들은 이제 이러한 현장조직의 활동을 노동조합 공식체계의 활동만큼이나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장조직이 최근 활동과정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현대자동차 민투위를 예로 든다면 아마도 구조조정 과정과 투쟁 속에서 많은 현장활동가들이 현장을 떠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 경우 생계의 고통과 현장공백을 조직적으로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 지금 현재 가장 큰 숙제가 되고 있다.

2-3. 대공장 노동조합 대의원의 경우 현장조직 소속이 아닌 경우가 드물다. 노동조합 공식체계 내에서 이러한 현장조직 간의 경쟁과 협력은 빈번하게 이루어지며 이런 활동들은 노동조합 공식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이렇듯 현장조직의 대부분의 활동은 노동조합 공식체계를 통해 표현된다. 물론 현장조직은 앞에서 얘기했듯이 독자적인 활동영역을 가지고 있다. 현장조직이 직접 대중투쟁의 지도부가 되는 경우도 있다. 91년 5월 투쟁과 95년 양봉수 열사 분신투쟁 당시 현대자동차 민주세력은 노동조합 공식 지도부를 제끼고 직접 대중파업투쟁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3-1. 공조직의 위원장은 사조직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식의 논리로 조직적 규정력을 거부하고, 마찬가지로 대중적인 것과 조직적인 것을 분리하는 잘못된 태도부터 짚어봐야 할 것이다.
현장조직과 노동조합 집행부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점이다. 우선 가장 조직적일 때 가장 대중적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노동조합 집행부는 현장조직에서 파견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상집 인선은 당선된 위원장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현장조직의 선대본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노동조합 집행부와 현장조직의 집행단위간에 정기적인 회의체계와 상호보고는 필수적이다. 노동조합 차원에서 현장조직들과의 간담회나 공동행동을 조직하더라도 자기 조직이 그렇게 타조직과 수평적으로 동일화되어서는 안된다. 현장조직과 노동조합 집행부와의 관계가 이렇게 정비되기 위해서는 현장조직의 역량이 그만큼 크고 풍부해져야 한다.

3-2. 먼저 조직통합과 선거연합을 구분해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 선거 당시 거론되었던 민투위와 현지사의 연합 논의는 굳이 나눠 본다면 ‘조직통합을 전제로 한 선거연합론’(현지사와 민투위 6기 지도부)과 ‘조직통합이 전제되지 않는 제한적 선거연합 가능론’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조직통합을 전제로 한 선거연합론’ 내부에서 조직통합은 먼저 합의가 됐는데 후보 문제를 놓고 선거연합이 깨졌다. 따라서 질문처럼 연합이 ‘무시’된 것이 아니라 연합 논의 자체가 거꾸로 되었고 잘못된 것이다. 상식으로 따져도 조직통합을 하려면 근거가 분명해야 하고 선거연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노력과 절차가 요구된다. 그런데 그 어려운 조직통합은 쉽게 합의가 됐는데 상대적으로 쉬운 선거연합이 깨진 것이다. 노동조합 위원장 후보가 누가 되느냐 하는 문제가 현장조직의 통합보다도 더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철도의 경우 노조민주화투쟁 과정에서 3조직이 통합한 것과 현대자동차에서 현지사와 민투위간에 조직통합이다 연합이다 제기됐던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따라서 현장조직의 대연합이든 대통합이든 그것이 현재 일반화되어 제기될 수 있는 근거는 전혀 없다. 오히려 지금도 현장조직은 보다 더 충분하고 명확한 정치적 분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4-1. 현장조직의 위상에 대해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각각의 현장조직들이 처한 조건과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전히 노조민주화 수준에서 노민추운동을 대중화하는 단계에 있는 조직이 있을 수 있고, 한참 앞서 현장조직의 정치적 전화․발전을 고민하는 조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갓 출범하는 현장조직이 비록 노조민주화를 목표로 활동하는 노민추라 하더라도 현장조직운동의 ‘일정한 보편성’으로부터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고 압축하여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는 있다. 현장조직운동이 상당부분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장조직은 ‘노동조합과 구별되는 현장활동가조직이자 정치조직과 구별되는 선진노동자 대중조직’이다. 그런데 이 규정은 사실 현장조직의 과도적인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보다 압축하여 현장조직을 정의한다면 한마디로 ‘현장조직은 현장활동가조직’이다. 해당 현장조직 현장활동가들의 상태와 수준이 어떠한가에 따라 대중적 성격을 강조할 수는 있어도 현장조직이 대중조직인 것은 결코 아니다. 노동조합 공식체계와 구별되는 현장대중조직은 현대자동차의 의장부총연합(의총련) 같은 경우다. 의총련은 노동조합 공식조직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장조직도 아니다.
현장활동가조직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강화시킬 것인가? 이 문제를 정치적 대중조직의 수준에서 대중적 정치조직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오히려 현장조직, 즉 현장활동가조직이 대중적 정치조직의 수준으로 높아져서 서․인노련 식의 대중정치조직(MPO)로 자기정립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활동과 현장조직의 정치적 강화를 통해 노동자정치운동(PO)으로 전화․재편되는 것이다.

4-2. ‘정치’란 주어진 권력관계의 유지와 변화를 둘러싼 세력간의 투쟁과 실천이다. 현장에서의 정치란 현장 내부의 권력관계의 유지와 변화를 둘러싼 노자간의 투쟁과 실천활동을 의미한다. 현장 내부의 권력관계는 현장 안에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장 밖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므로 현장의 정치는 현장 밖의 정치까지를 필연적으로 포함하게 된다. 이렇게 볼 때 지금까지 현장조직 또는 현장조직운동은 현장 정치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수행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정치를 선거나 의회 활동으로 제한하지 않는다면 현장조직이 지금껏 수행해온 현장활동을 정치적으로 재해석하고 노동자정치운동의 방향으로 강화해나가는 것이 요구된다.

4-3. 노동자 정치조직이 하나만 있으란 법은 없다. 현장조직운동 수준에서 진보정당추진위를 볼 때 가장 큰 난점은 현장조직운동 수준에서 분리․정립된 세력들이 정치조직운동 수준에서 다시 크게 뭉쳐야 한다는 요구와 그렇게 추진되는 진보정당추진위의 조직화 방식일 것이다. 대중조직과 현장조직 수준에서 크게 3분립된다면 정치조직 수준에서도 3분립되는 것이 가장 명쾌할 것이다.
8~90년대 한국 노동운동은 민주노조운동과 현장조직운동, 그리고 정치적 노동운동으로 나뉘어 발전해왔다. 정치적 분화의 가속화와 운동의 일반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현장조직운동은 노동단체운동과 반공개 정치조직운동, 비공개 정파운동, 진보정당운동, 전선운동 등으로 표현되어온 정치적 노동운동과 ‘한 몸’이 됨으로써 노동자정치운동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의와 구별되는 민주노동자회 전국조직이 만들어지고 있고, 진보정당추진위가 급속하게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새로운 노동자 정치조직 건설 흐름이 구체화되고 있다. 현장조직은 한편으로는 현장조직운동의 일반화와 조직적 강화를 추진해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정치운동으로의 전환과 재편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현장조직운동은 이제 민주노총이나 산업별 연맹 수준의 선거공간에서 스스로를 구별․정립했던 단계를 뛰어넘어 정치적 수준에서 스스로를 표현해야 할 시점에 왔다. 어떤 정치조직을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정치조직을 누구와 더불어 만들어갈 것인가가 현시기 현장조직의 자기 고민이 되어야 한다.

5-1. 지금 시기에 대공장 노조운동을 따로 범주화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대기업 중심주의를 얘기하는 것이라면 대공장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 문제나 중소사업장 노조와의 연대사업,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사업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5-2. 산별노조 건설과 관련하여 우선 고민되는 점은 평조합원운동이다. 96년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 공동소위원연합회와 현대정공 소위원회, 현대중공업 소위원회의 의장단이 한 곳에 모여 회의체를 꾸린 적이 있었다.
몇 차례의 회의와 소위원회 발대식에 서로 참가하는 정도로 활동이 진행되었지만 대단히 중요한 시도였다. 바로 이런 시도를 발전시키는 것이 공장 담벼락을 뛰어넘는 평조합원운동의 개척일 것이다.
다음으로 현장조직의 역할이다. 산별노조가 된다는 것은 노동조합의 의사결정체계와 집행체계가 전국적으로 단일하게 집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랬을 때 현장조직이 거대 산별노조의 관료화를 막아내는 비판세력으로 서기 위해서는 현장조직 또한 전국적으로 단일하게 집중된 의사결정체계와 집행체계를 갖지 않으면 안된다. 현장조직이 이렇게 된다는 것은 곧 정치조직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산별노조와 관련한 현장조직의 역할은 곧 노동자 정치조직의 건설과 그 역할로 바꾸어서 고민되어야 한다.
지역 차원의 현장조직은 중소사업장의 경우 지역적으로 묶는 형태인데 울산에서 남부지역노동자연합(남노련)이라는 시도가 이미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묶이면 예를 들어 어떤 노동단체가 있고 그 회원들이 조직된다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수 있고, 또 실제로 단사를 뛰어넘는 조직화라는 것 자체가 일정한 경향성의 통일을 전제로 하므로 남노련이 마치 하나의 단체 역할을 했던 것처럼 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적으로 묶이는 현장조직은 노동자 정치조직 건설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정치적 전환이 보다 유리한 조직형태가 될 것이다.

6. 현시기 현장조직의 전국조직이 해야 할 역할은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의가 최근에 정리한 수준이 최대치라고 생각한다. 너무 과도하게 잡아도 문제이고 너무 소홀히 잡아도 문제가 된다. 현장조직운동이 금속산업 대공장에서 중소사업장과 지역 수준으로, 비제조업 대공장과 공공부문으로 확산되고 일반화되는 것을 전국조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 월간으로 발행되는 기관지가 전국현장조직의 일반 조직원들의 정서와 고민을 충분히 담아내는 발로 뛰는 기관지로 되게 하는 것, 현장조직 내부의 갈등과 분파적 대립이 올바른 정치적 분화로 촉진되게끔 하는 것 등이 현 시기 전국조직이 할 수 있고 해야 할 주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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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철 의 / 철도 민주노조 추진위원회 사무국장



1. 철도는 한번도 민주노조를 세운 일이 없다. 따라서ꡐ철도 민주노조 추진위원회ꡑ(이하 철민추)의 활동목표는 노조민주화에 맞춰져 있다. 우리 철민추는 95년 2월에 설립되었는데, 94년 파업투쟁이 실패한 뒤 투쟁을 이끌었던 전기협이 깨진 뒤 그때 해고자와 전출된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철도 노민추가 탄생하였다. 이후 노민추는 계속 조직이 약화되어 오다가 96년말ꡐ철도발전 연구회,ꡐ운수마을 21ꡑ등으로 분리되었다. 분리된 원인은 여러가지이지만 현장 대중투쟁이 침체된 것이 가장 크다고 본다. 대중투쟁이 침체되다보니 사기도 떨어지고 또 책임질 수 없는 주장들이 서로 부딪치게 된데다 경향성의 차이도 있었다고 판단한다. 노조운동의 전투성, 계급성과 같은 문제에 대하여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 또 노민추를 만들 당시부터 비공개 서클이 있었던 것도 분리의 원인이 되었다. 결국 그 서클이 조직적으로 나가게 된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보완하면서 조직을 강화하려면 조직내 민주주의를 제대로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지금은 서로 한계를 느껴서 다시 통합해서 조직을 정비하는 과정에 있다.

2-1. 우리 철도는 워낙 직종도 많고 현장도 여러 곳이라서 한마디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철도는 2001년까지 민영화하기로 되어 있어서 감원, 근무형태 변경, 노동강도 강화, 조직개편 등 여러 가지 공세가 한꺼번에 밀어 닥치고 있다. 철도는 IMF이전부터 합리화 공격을 시작하였고 굉장히 정교한 계획을 가지고 들어오기 때문에 다른 사업장처럼 노동자들의 불만이 폭발하지도 않는 상태이다. 감원계획도 95년부터 2002년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대부분 배치전환이나 정년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래서 노동강도가 강해질 뿐 아직 고용불안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임금삭감도 있었는데 다른 공무원들하고 함께 묶어서 가니까 체념하는 분위기이다. 물론 불만은 있지만 이것을 효과적으로 묶지 못하니까 그런 것이다.
앞으로 노무관리는 현장 관리자들의 재량이 커질 것이다. 지금까지 지방청에서 했던 인사나 관리를 모두 현업 소속장이 맡게 되었는데 내년부터 지방청을 폐지하고 그 역할을 현업에 넘긴다는 것이 그 구체적 내용이다. 성과급제나 중간관리자 등용권을 주기 때문에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데올로기 공세로는ꡐ고객중심 경영혁신ꡑ을 들 수 있다. 즉 “손님이 왕이다”라는 것이다. 이것이 어떤 식으로 관철되는가 하면 철도청 전화 모니터링 팀이 불시에 전화를 걸어오는데 그때 전화를 불친절하게 받으면 현업 관리자들이 혼나는 것은 물론 삼진아웃제까지 시행하게 된다.
또한 RTPM운동이라는 것이 있다. 즉 작업장 정리정돈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일하는데 불필요한 시간을 들이지 않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러면 자연스럽게 노동강도가 강화될 수밖에 없는데 철도 특유의 전시행정까지 겹쳐서 현장 노동자들이 아주 힘들어 하고 있다.

2-2. 우리는 조합이 어용이고 노무관리가 구태의연해서 드러내놓고 활동을 하기가 힘이 든다. 그래서 회원들은 철도노조 지부의 현장간부로서 합법성을 가지고 활동하게 된다. 조직에서 하는 일은 소식지 발행, 기관지 발행, 정책자료집 발행 등 선전사업을 비롯해서 노동교실과 같은 교육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심정적인 동조를 하지만 그게 동력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점은 재정자립이 되지 않는 것이고 또 전국에 걸쳐 회원들이 있기 때문에 회의를 하기도 힘이 든 상태이다. 근무형태가 다른 점도 있고 또 94년 파업 이후 해고자들이 활동을 포기하고 경험 있는 간부들이 조합활동을 포기해서 회원들의 경험부족이 두드러지며 본조가 어용이라서 활동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를 하기가 힘이 든다. 94년 이전에는 현장투쟁으로 단련된 지부를 중심으로 막아냈는데 94년 이후는 한번도 막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최근에도 현장투쟁을 하던 지부 간부가 해고를 당하고 지방으로 전출가는 일이 벌어졌다.

2-3. 철민추는 주로 현장 지부들과 관련을 가지고 있다. 철도에는 약 160여개 지부가 있는데 관련을 가진 지부는 약 30여개 지부가 된다. 노동조합이 어용이니까 본조나 각 지방본부와는 대부분 아주 적대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비판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을 맺고 있는 지부에서는 철민추 회원들이 대부분 간부나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안이 있으면 지부장이나 간부들과 함께 회의를 하던지 의논을 해서 힘을 합치고 있다.

3-1. 철도는 아직까지 위원장을 당선시킨 일은 없고 지방본부 위원장을 낸 적은 있다. 그러나 민주파 지방본부 위원장이 석달만에 밀려났기 때문에 갈등 같은 것은 적었다. 활동가 출신 위원장이 모범적으로 활동을 하려면 활동가 조직에서 충분히 훈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대기업일수록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기업별 노조의 풍토 때문이고 두 번째는 어쨌든 탄압이 항상 있으니까 조직적으로 잘 묶여 있지 않으면 어렵다고 본다. 위원장이 혼자 결단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서도, 위원장이라고 해서 특별히 대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노동조합은 평등한 조직이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3-2. 철도라고 해서 무조건 통합을 한 것은 아니다. 사실 통합에 대해서 구 노민추에서는 의견이 둘로 갈려 있었는데 당장 통합을 하자는 의견과 연합체 형태의 조직으로 공동실천을 더 해보자는 의견이 그것이다. 어쨌든 지부나 활동가들 사이에 통합을 하라는 압력이 강했고 다른 두 조직도 통합에 대단히 적극적이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통합을 해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조직이 갈려 있으면 조합원을 하나로 묶는 것이 매우 힘이 든다. 철도 같은 경우는 아직 전체 조합원을 단결시킬 대중조직이 없으니까 활동가들만이라도 묶어야 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고 무슨 사업을 해도 눈치를 보는 모습이 나타났다. 통합은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약 8개월쯤 걸렸다. 이를 위해 노동교실, 산행, 토론회 같은 공동사업을 했는데 썩 잘되지는 않았고 통합을 위한 회의를 15차례쯤 했는데 중간에 포기할 뻔한 일도 몇 차례 있었다. 통합에 대한 몇 가지 방침이 있었는데 첫째, 통합은 공개적으로 추진한다. 둘째, 중요한 결정은 전체가 결정한다. 셋째, 인선 같은 것에 대하여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자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에는 연합체 건설과 즉시 통합안이 총투표에 부쳐진 뒤 통합이 결정되었다. 통합과정에서는 서로간 민주적인 절차를 지켜야 하며, 합의한 일은 지키고 또 회의록을 남긴다는 지 중요한 결정은 공개한다는 지 하는 절차를 지키면 부작용도 적다. 통합방침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4-1. 철민추의 경우는 “노조민주화에 대하여 동의하고 실천할 의지가 있으면 누구라도 회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어용인 상태에서는 가장 절실한 과제가 민주노조를 세우는 것이니까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정치의식도 차이가 많고 생각도 다르다. 조직위상에 대한 논란은 “활동가 조직이냐, 대중조직이냐”하는 초보적인 수준이었는데, 둘 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지만 철도의 현실로 보아 활동가 조직이 맞다고 본다. 철민추에서 결의하고 요구하는 활동이 굉장한 헌신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위상에 대해서 여러 가지 주장이 나오는 것은 현실을 보는 눈이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노민추같은 조직도 어느 현장에서는 대중조직이 될 수 있겠지만 철도같은 곳에서는 그렇지 않다. 철민추 회원이라는 사실만 드러나도 곧바로 탄압을 받는 현실에서 대중들이 쉽게 참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철도에서 정치조직의 문제는 민주노조가 만들어진 뒤 대중적으로 정치운동을 펼칠 수 있을 때 비로소 힘을 가지고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
4-2. 간부든 조합원이든 정치의 필요성을 가장 강하게 느낄 때가 파업을 할 때이다. 우리는 보통 정치를 혐오하지만 그 혐오하는 정치권력이 파업을 분쇄하고 간부를 구속하고 해고를 한다. 그리고 국정감사때 국회를 다니면 정말 도움이 되는 국회의원을 찾아 볼 수 없다. 옛날 김말룡 의원 같은 이도 없는 상태이다. 또한 노동자들이 정치의식이 없으면 진짜로 단결할 수 없게 된다. 현장에서 간부를 할 때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영호남간의 갈등이 노조 선거 때도 나타나고 투쟁할 때도 나타난다. 노동자들을 정치적으로도 묶지 않으면 제대로 된 노동조합 운동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 정치조직에 참여한 적이 있지만 활동방식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었다.

4-3. 진보정당 추진위원회가 노동조합과 같은 대중조직을 기반으로 한다고 하면서 방식은 그렇지 않다. 좀더 시간을 가지고 조직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필요성을 느낀 사람들이 먼저 시작하는 것이지만 정작 조합원들은 소외되고 있다. 명망가 위주로 진행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이 모든 일이 너무 조급하게 마음먹어서 그런 것 같다.
대중조직은 계속 약화되고 있는데 따로 노는 것 같고 노동조합들은 조직을 걸고 파업을 하고 있는데 그것과 무관하게 계속 일정이 진행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또 노동조합 운동이나 민중운동 지향도 분명하지 않다. 정치조직은 지향은 노동자․민중지향성을 분명하게 하고, 방식은 철저하게 대중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5-1. 힘이 있는 만큼 양보를 해야 하며 또 힘이 있고 여력이 있는 만큼 소외된 부분을 배려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조직은 한 달에 몇 십만 원이 없어서 쩔쩔매고 어떤 조직은 조합원 선물로 수억 원씩 쓰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조직된 노동조합들 사이에서도 이런데 미조직 노동자들과 관계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산별노조로 가면서 대공장에서 사람이나 재정을 뒷받침해야 하는데 이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연맹이나 민주노총에서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의무금도 보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일은 정말 납득하기 힘들다.

5-2. 당연히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다만 현장조직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현장을 강화하는 일을 해야 하고 함께 하므로 해서 자기현장이 강해진다고 생각하면 모두 참여할 것이다. 산별노조 건설의 문제는 현장조직 시절부터 노동자가 계급적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지향을 분명히 하고 가야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5-3. 처음에는 소박하게 시작했으면 한다. 철도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현장조직들이 활동의 전형이나 모범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서로의 경험이나 사례를 교환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보는데 하나의 예로 주제토론회를 통해 각자의 경험을 교류하고 그것을 책자로 묶어내는 일만 제대로 해도 전체 현장조직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리고 가능하면 팩스나 통신형태의 소식지를 만들어서 각자의 상황을 전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현장조직 대표자 회의가 민주노조 운동의 중요한 현안에 대하여 입장을 밝히는 하나의 블록으로 이해하고 있다. 좀 더 실천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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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 한국통신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 위원장



1. 한국통신노동조합에서 노조민주화를 위한 활동은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으나 91년 말에노조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던 20여명의 현장간부(지부장, 분회장)들이 해임등 중징계를 당하면서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들 동지들과 현장에서 새롭게 발굴된 동지들이 결합하여 93년도 6월에는 양한웅동지를 의장으로 하여 정식으로 전국적인 성격의 한국통신노조민주화추진위라는 기구를 만들어 보다 체계적인 조직활동과 투쟁을 전개하게 되었다.
94년 6월 민주집행부가 탄생되면서 노민추의 핵심들은 대부분 집행부에 들어가게 되었고 당시에는 현장활동가조직의 의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불충분하였기 때문에 5대 집행부 시절에는 집행부와 독자적인 현장조직활동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6대 집행부 들어서 현장활동가조직은 집행부와의 관계상 자연스럽게 재건될 수 있었지만 현장장악이나 현장권력쟁취라는 본연의 활동보다는 집행부를 견인하고 비판하는 활동에 보다 치중하는 한계를 여전히 안고 있다.

2-1. 작업과정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본사차원에서 직접 대규모 전화점검센타를 만들어 전직원을 대상으로 일일 점검을 하고 있다.(일명 FOCUS제도라고 함). 이 점검결과는 점수화되어 매일 공개되고 결과에 따른 문책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2급 이상에 대해서 연봉제를 도입하는 한편 기관별로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강화하고 개인별로는 실적에 따라 별도 수당을 지급하는 등으로 경쟁을 통한 노동강도 강화를 꾀하고 있다.
현장에 대한 통제 강화는 노무 관리 강화를 통해서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통신에서는 노조 전임자수보다 2배 이상 많은 노사협력팀 직원들이 조합활동에 대한 탄압과 회유를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각 전화국 단위별로는 지원과장과 노사담당이 일일동향을 보고 하면서 현장을 사측이 장악해내기 위해 일선에서 뛰고 있다. 또한 각 기관장은 직원에 대한 승진 발령 전보 등 인사시 노조활동에 대한 적극성 여부를 가장 주요 판단 기준으로 하면서 이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2-2. 현장활동가들이 살아있는 지부나 지방본부는 사측의 이러한 현장장악을 위한 각종 기도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지부나 지방본부별로 사안에 따라 농성이나 집회를 한다든가 지역의 단체 및 노조와 연대하여 투쟁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투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크게 보면 두 가지이다. 첫째는 지부별 지방본부별 편차이다. 투쟁하지 않는 지부와 지방본부가 보다 다수인 상황이기 때문에 투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피해가 올 경우 조합원들조차도 다른 지부 지방본부와 비교하면서 투쟁의 대열에서 이탈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둘째는 이러한 현장단위의 투쟁에 대해 집행부가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엄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어떠한 투쟁도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내오기 어렵고 투쟁대오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 양상이 된다.

2-3. 독자적인 활동영역이 있긴 하지만 노조의 공식체계가 나서도록 요구하는 측면이 보다 강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현장활동가 조직의 대중에 대한 장악력이 아직 부족한 것의 반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주 딜레마에 빠지곤 했던 게 사실이다. 공식체계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듯 하다가 어정쩡하게 타협을 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는 데 그러한 경우에 현장활동가 조직이라도 그 투쟁을 받아 안아서 해 줄 것을 조합원들이 원하기보다 투쟁대오가 급속히 약화되는 것을 많이 느꼈다. 이러한 딜레마가 싫어서 독자적인 활동영역을 넓히려고 하면 집행부에서는 반조직활동으로 매도하면서 처음부터 투쟁에서 이탈하여 투쟁분위기를 식히게 되므로 이 부분과 관련하여 기술적으로 세심한 대처가 요구된다고 보여진다.

3-1. 애초에 현장활동가들은 6대 집행부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필요에 의해 6대 집행부 탄생이후 집행부에 일부 현장활동가들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집행부와 제한적인 연대가 이루어지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는 집행부에 대해서 설혹 비판을 제기할 일이 있더라도 비판은 하되 그 톤을 일정하게 조절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과 관련하여 현장활동가 내부에서 두 가지 극단적인 견해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성격이 다른 집행부에는 일체 들어갈 필요가 없으며 단호하게 집행부와 대중적인 대립전선을 쳤어야 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집행부에 활동가들이 들어가 있는데 불필요하게 집행부를 자극해서 들어간 동지들의 운신의 폭을 좁힐 필요가 없었다는 견해입니다. 현실적으로는 그 양극단에서 절충하는 형식으로 활동이 이루어졌는데 이 두 가지 다른 견해 모두가 근본적으로는 현장활동가 조직의 현장장악력의 역사적인 한계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3-2 대연합에 대해서는 필요하고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단지 그 대연합에서 현장조직이 얼마만큼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을 면밀히 타산하여야 한다고 보여진다. 한통의 경우에 94년도에도 대연합을 통해 민주 집행부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 연합을 통해 중앙위원장을 제외한 여타의 지분은 노민추외의 세력에게 상당부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집행부 탄생이후 집행부내부에서 연합한 세력이 집행부의 투쟁기조를 흔들자 이들에 대해 조급하게 물갈이를 시도했던 것이 돌이켜보니 오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집행부 탄생이후에도 현장활동가조직을 강화하여 이러한 흔들기를 대중적으로 제어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원칙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을 대중적으로 제어하지도 못하였을 뿐 아니라 그를 계기로 이들 세력들이 회사측 입장으로 더욱 경도되었다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4-1 현장조직이 어떠한 수준의 조직인가 하는 문제는 주되게 현장의 조합원 대중의 수준에 의해서 결정되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조직의 구성원들의 의식수준이 높다고 하더라도 대중이 그것을 받쳐주지못한다면 구성원들의 정치라는 보다 폭넓은 활동과 투쟁은 오히려 대중으로부터의 고립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저희 뿐 아니라 현재의 현장조직들 중 다수도 정치조직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장조직이 노동자들 중 가장 선진적인 부대라는 점을 잊지 않고 대중들을 정치활동과 투쟁으로 견인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4-2 한통의 경우에는 투쟁이 이루어질 때마다 항상 정부의 정책과 정면으로 마주 대하는 입장이다 보니까 투쟁 속에서 ‘정치’의 필요성을 조합원들이 확인하고 공감하는 것은 비교적 용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95년도 소위 ‘한통사태’때에는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당시 지자제선거에서 민자당후보 낙선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런데 이를 더욱 촉진하기 위해서는 조합원과 함께 호흡하는 현장간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 연대사업을 펼치도록 하는 것과 내실 있는 간부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현장간부들이 정치의 문제를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구조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정치세력화의 현실성이 피부로 다가오지 않는 한 정치세력화는 요원하리라 판단합니다.

4-3 정치세력화는 보다 진보적인 인물 몇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고 본다. 정치투쟁을 위한 지역 집회에 최소 수천 명은 동원될 수 있는 조직화가 본질이고 그러한 토대가 기반이 되면 제도권으로의 진출은 그 결과물 중 하나로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비례대표제를 의식해서 정당을 급조하려는 움직임이 정치세력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진보세력내에 또 하나의 기득권세력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그런데 이미 진보정당추진흐름이 현실로 된 이상 그에 대해 태도를 결정해야 한다면 민주노총이 조직적으로 향후 탄생될 진보정당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서로 독자적인 활동을 하면서 지역 연대사업을 추동함을 통해 보다 장기적으로 정치세력화를 준비해 나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향후 선거에서 출마할 후보도 진보정당후보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지역내 제 진보적인 사회단체의 공동후보를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5. 6번 통합
현장조직들사이에 중앙연락사무소를 설치하여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이 단위 현장에서 현장조직간의 분열과 대립을 전국화하는 것으로 그치게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또한 갖고 있다. 그 점에서 현장조직들이 가능한 폭넓게 참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장조합원을 추동하고 이끌어 나가는 현장조직간의 대단결이 없다면 산별조직의 건설이나 정치세력화 모두는 요원할 것이다. 한/노/정/연

1999-07-05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