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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와 평화군축

현장에서 미래를  제46호
홍근수


8․15와 평화군축

홍 근 수
이사장/향린교회 목사



한반도, 전쟁발발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오늘날 한반도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것은 몇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로 우리 한반도는 정전협정하에 있다. 전투행위만 멎고 있을 뿐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채 오늘에 이르고 있어 이는 민족불행의 원인으로, 나아가 한반도 불안의 근본 원인으로 되고 있다.
둘째 미국이 이라크 전쟁이나 유고전쟁과 같은 전쟁을 이 한반도에서 일으킬지 모른다는 불안이 있다. 미국은 각양각색의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 예를 들면 120일 전쟁 시나리오 - 를 여러 차례 세운 바 있고 실제로 팀스프리트 훈련을 매년 실시하였다. 최근에 노출된 바 있는 소위 5027-98 작전계획은 우리 한국인을 아주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셋째 한반도는 오늘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무력밀집지역으로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른바 서해안 교전사건이 발생하였다. 만약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49년 전의 6․25전쟁과는 근본적으로, 본질적으로 다른 전쟁일 것이다. 미군 책임자들은 앞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는 핵전쟁이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하였다. 그리고 그 전쟁이 미국에는 어떠한 영향도 없지만 전쟁으로 파멸될 곳은 한반도뿐임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평화군축의 3단계 :
평화협정, 미군철수, 평화체제구축을 위한 군축

이러한 한반도 정세는 평화군축을 불가피하게 요구하고 있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이 미군에게 있는 상황에서 평화군축은 적어도 다음의 3단계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첫째로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한다.
북한이 원해서가 아니라 남한과 미국측이 원치않고 있기 때문에 전쟁이 정전된지 반세기가 지나도록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고 있다.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제네바에서 소집된 회의는 한․미 양측에 의해서 결렬되었다. 처음부터 정전에 반대하고 정전협정에 서명을 거부했던 한국이 지금에 와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북한이 한국을 제쳐놓고 미국과만 상의한다고 불평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남북양쪽에 병력과 무장을 규정, 제한하는 것이므로 그 자체가 평화군축의 일환이다. 그러므로 평화군축의 제일 단계는 평화협정 체결이다.

둘째로 미군은 한반도로부터 철수해야 한다.
세계평화의 실현을 위해서는 한반도의 평화가 실현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의 평화를 근본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 금세기 중반이후부터 무슨 명목을 내세웠거나 간에 거의 매 10년마다 세계적 규모의 대전쟁을 수행해온 실적이 있는 미국이 90년대에 들어오면서는 대이라크 전쟁을 일으켰고 요즘도 심심하면 이라크를 폭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나토를 내세워 유고를 폭격하여 군사시설뿐 아니라 중요한 산업시설들과 민간인들도 수없이 파괴, 살상하여 미국의 폭력적이고 파괴적 위력을 유감없이 과시하였다.
남북의 군축만을 촉구하면서 주한미군의 군축을 외면하는 것은 오류라는 조하만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있는 논리이다. 마땅히 평화군축의 논의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먼저 관철하여야 할 일은 미군의 철수일 수밖에 없다.


평화군축의 방향과 몇 가지 쟁점

평화군축의 필요성을 현재 한반도가 직면한 경제적 문제의 극복방안으로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논리이다. 이는 군축은 경제가 어려울 때 필요하고 경제가 괜찮아지면 다시 증강할 수 있다는 논리로 귀착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군축을 단행해야 할 필요는 적어도 우리 민족의 통일과 통일이후의 우리 한반도의 통일 국가가 미국을 포함하여 주변국들에게 군사적으로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이다.


이와 관련된 쟁점과 필자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ꡐ선신뢰구축, 후군비감축ꡑ인가,ꡐ동시적․포괄적 방식ꡑ인가의 문제이다. 이 점에 대해서 필자는ꡐ전자의 주장이 객관적 설득력이 없고, 신뢰구축과 군비감축이 별개로 분리할 수 없으며 군축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 확인되는 것이지 신뢰구축이 전제되야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ꡑ라는 이철기 씨의 주장에 동의한다.
둘째는ꡐ무기인가 병력인가ꡑ의 문제이다. 이는 선택적으로 볼 문제가 아니라 동시적으로 시행할 수밖에 없다.
셋째는ꡐ상호동등수준달성후 동율균형감축방식ꡑ의 문제이다.
이는 인구가 많은 남한의 군의 숫자가 많아야 한다는 주장을 할 여지를 두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지난 5월에 헤이그에서 열렸던 평화대회에서 제안했던 대로 남과 북은 금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5%씩의 군비예산을 감축하는 것이 모든 군축방식에 대한 토론에 앞서서 진행하여야 한다.


맺으며 : 민족자주의 길


독일의 칸트는 진정한 평화는 정의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고 암시한 바 있다. 그에게 민족자주의 존중과 실현은 평화의 국제적․외적 조건이었다. 그의 말은 요즘 말로 하면 각 나라나 민족은 자주적이어야 하고 그 주권과 독립은 존중되고 지켜져야 평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통일이후에도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해야 한다고 말한 최초의 대통령이다. 민족배신의, 반민족자주적인 용납할 수 없는 말이다.
미군이 이 땅에서 한시바삐 철수해야 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물론 우리 민족의 자주적인 삶을 위해서 불가피하고 전제적이다.
8․15는 2차 대전의 승전국인 미국에 의해 주어진 진정한 민족해방이 아니었다. 만일 8․15가 진정한 해방이었다면 오늘 우리 민족의 분단을 없었고 남국한의 서해안 교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진전한 해방이 없는 곳에 평화가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준 사건이다. 또 민족자주적인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무엇이 진정한 민족해방이고 평화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이것이 진정한 민족통일 운동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한/노/정/연

1998-08-02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