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화 인가
― 초국적 독점자본의 영향력 확대화 관련하여 ― |
일반적이고 강한 종속성에도 불구하고 제국주의의 초국적 독점자본의 직접적 지배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고 하는 점이 그간 한국 자본주의의 주요 특징의 하나였다. 한국 자본주의의 일반적 종속성에 대해서는, 그것을 여기서 논할 여유는 없고, 그것이 그간의 논의에서 ‘예속성’, ‘종속성’, ‘신식민지성’ 등의 특질로 빈번하게 지적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그치자.
여기에서 문제는 제국주의 초국적 독점자본에 의한 직접적인 지배․착취인데, 한국 자본주의가 그 동안 이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이유는 자본주의적 경제개발 과정에서 필요했던 외자가 외국인 기업의 직접투자에 의해서보다는 주로 정부간 공공차관이나 세계은행(IBRD)이나 아시아 개발은행(ADB) 등 국제적 개발기관으로부터의 차관 및 상업차관 등에 의해서 조달되었다는 사실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된 배경을 무엇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사회주의 진영과의 냉전이라는 전선의 맨 앞에 위치한 한국에서 그 주민의 강한 민족주의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미국 측의 정치적 배려가 주요하게 작용하지 않았나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요 초국적 독점자본이 깊은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개발 과정 중의 한국 자본주의는 아직 그 시장 규모가 영세했다는 경제적 사정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특질은 1980년대 중반 이후 빠른 속도로 변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에 들어와, 그리고 특히 1997년 말의 경제위기 이후 급격히 변화하였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공공 및 사업차관이 감소하고, 그 자리를 초국적 자본의 직접투자가 메워 갔으며,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이미 정부의 직접투자 활성화 정책으로 직접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자본주의 및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구조변화를 반영하는 것인데, 특히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국에서의 독점자본주의의 성숙이다.
한국 자본주의는 그 출발부터,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전반적 위기 단계에 의해 규정되어, 국가자본주의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었지만, 애초에는 당연히 기본적으로 비독점적이고 경쟁적인 성격의 것이었다. 본격적인 자본주의적 사회구성의 초기인 1950년대부터 국가자본주의에 의한 집중적 자본축적 전략 때문에 삼성을 비롯한 재벌, 즉 한국적 독점자본의 영향력이 강하긴 했지만, 그것들이 대부분의 산업부문을 장악하고 지배하기에는 아직 미성숙한 상태였다. 게다가 당시 독점은 설탕․면(綿)․밀가루 등 몇몇 기초 소비재 산업에 집중되어 있었고, 생산수단 생산부문, 특히 중공업이나 기타 내구 소비재 산업부문은 아직 걸음마 단계거나 아예 존재하지조차 않았다. 지금의 산업구조나 그것을 틀어쥐고 있는 재벌과는 판이한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축적과 ‘개발’의 어느 단계에서 한국 자본주의는 당연히 독점자본주의의 단계로 이행했는데, 그 시점이 언제인가는 1970년대 초에서 1980년도까지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아무튼 1980년대 이후의 한국 자본주의는 과거 1960년대나 그 이전과는 구조적으로 다른 독점자본주의라는 데에 이견이 존재하기 어렵다. 그리고 1980년대 후반 이후는 여러 면에서 충분히 성숙한 독점자본주의의 면모와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독점자본주의의 확립과 성숙은 독점자본에 의한 국가의 종속‘강화’ 등 여러 변화를 수반하는데, 그 가운데 주요한 것의 하나가 자본과잉으로부터의 주요 탈출책으로서의 자본수출임은, 주지하는 것처럼, 일찍이 레닌(ꡔ제국주의론[1916]ꡕ)에 의해서 밝혀진 대로이다. 실제로 한국의 자본은 이미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이나 서유럽 등 기존의 주요 교역 대상지역에 뿐만 아니라 동남아, 아프리카, 중국 등지로 활발하게 진출하여 곳곳에서 악명을 드높이기 시작했고, 그리하여 90년대 초반 한때는 한국의 해외투자액이 외국자본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액을 상회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정은, 1980년대 말~1990년대 초의 이른바 ‘사회구성체 논쟁’ 혹은 ‘사회성격 논쟁’에 참여한 일부 논자로 하여금 한국 자본주의를 ‘아류 제국주의’ 혹은 ‘아전 제국주의’로 규정하게 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좀처럼 없는 법이다. 상대방 지역으로의 진출은 제국주의 초국적 독점자본이 한국의 시장개방을 보다 강하게 요구하는 계기가 되었고, 상호주의의 원칙상 이를 거부할 명분도 찾기 어려웠다. 또한 이 시기에는 이미 한국의 자본주의도 충분히 성숙하여 농촌 구석구석까지도 전래의 자급․자족적 경제제도를 철저히 파괴하여 자본주의적 시장관계 속에 포섭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시장은 이미 거대 초국적자본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인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렇게 해서, 즉 성숙한 국내 독점자본의 해외 진출의 강한 필요성1)과 그 대가로서의 상호주의 수용 때문에, 그리고 확대된 시장에 대한 초국적 독점자본의 진출 욕구 때문에, 한국 자본주의는 해외 독점자본에 대해서 자신의 시장을 개방해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 특히 그 확대의 계기가 된 것은 95년의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과 1996년 말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이었다. 이들 기구들은, 주지하는 것처럼, 초국적 독점자본의 이해를 반영하여 공산품뿐만 아니라 농․축산품, 자본, 서비스(용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자유무역’을 규범으로 강제하는 기구이다. WTO 등에 의한 이러한 전반적인 ‘자유무역’의 강제가, 초국적 독점자본의 축적욕(蓄積慾)은 물론, 현 단계 자본주의 세계시장에서의 거대한 전반적 과잉축적․과잉생산을 반영하는 것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것은 분명 전반적 과잉축적․과잉생산으로 위기에 처한 독점자본주의로서의 신자유주의의 제국주의적 측면이다.
한국 자본주의는 그 시장은 물론이고 주요한 원료 자재까지를 해외에 의존하는 그 재생산 구조 때문에도 그러한 강제에 극히 취약할 수밖에 없는 조건하에 있다. 그리하여 WTO 체제 출범 및 OECD 가입을 계기로 한국 자본주의는 전면적인 개방단계로 들어갔는데, 그 속도를 제어한 유일한 장치는 자칫 너무나 급격한 개방의 충격이 초래할지 모르는 ‘민중반란’에 대한 고려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WTO 체제 출범 등은 한국의 시장을 개방한 만큼 한국의 독점자본에 대해서도 보다 광범한 투자․투기의 기회를 부여하였고, 이는 한국 자본주의가 아직도 그 영향하에 있는 바의 1997년 말의 공황이 ‘외환위기’로서 폭발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외환위기’의 폭발을 기화로 초국적 독점자본은 한국 시장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였고, 그 지렛대가 바로 미국 월스트리트가 조정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이었다. 미국이 점지하지 않고는 결코 집권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여․야 정치세력이 경쟁적으로 IMF의 요구를 뒷받침했고, 당장의 자금위기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 몸부림치던 대자본들 역시, 부분적 저항의 몸짓을 보이면서도, 그들의 요구에 순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자본의 나팔수인 대중매체가 ‘경제위기 = 모두의 책임론’으로 대중의 기를 꺾어 놓고, ‘진보적’이고 애국적인 시민단체는 물론 ‘사회적 조합주의’니 ‘사회적 합의주의’ 등을 선전하는 노동운동의 일부 세력까지 사실상 이 작업에 합류했다. 그리하여 이제 초국적 독점자본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에는 사실상 아무런 국경적․행정적 장벽도 존재하지 않는데, 경제위기 폭발 이후 김대중 정권에 의해서 취해진2) 관련 조치를 예시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 회사채 시장 개방 (장․단기 국공채, 회사채 투자 한도 폐지)
: 1997. 12. 30
□ 외국인주식투자 한도 폐지(완전개방) : 1998. 5. 25.
□ 단기금융상품 완전개방 : 1998. 5. 25.
□ 부동산 투자 전면 개방 : 1998. 6
□ 적대적 M&A 허용: 1998. 5.
□ 국내기업의 해외 차입 제한 철폐
□ 외국환관리법 폐지 : 1998. 9
□ 외국환거래법 제정(1999. 4. 1. 시행)으로 외환자유화, (자본거래의 자유화
체계로의 전환)
□ 외국인투자촉진법 제정: 1998. 11. 17. 발효
□ 총액출자한도 폐지 : 1998. 2.
□ 대한 상공회의소에 M&A 중개시장 개설 : 98. 4. … 등등.
또한 이상과 같은 전면적 개방정책을 반영하여 1998년 5월 말 현재 외국인 직접투자 제한업종의 추이도 다음 표와 같다.
<표> 외국인직접투자 제한 업종 추이(단위: 업종 수)
1995말 96말 97말 98.5월말 99말p 2000말p |
제한업종 195 120 52 33 29 29
미개방 107 56 21 14 12 10
부분개방 88 64 31 19 17 19 |
자유화율(%) 90.7 95.1 98.2 98.8 99.0 99.1 |
주 : 자유화율=(자유업종+부분허용 제한업종)/ 총업종(1,148개) × 100
자료 : 재정경제부
이상이 주로 장벽의 폐지라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외국인투자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지방자치단체인 특별시․광역시․도(道) 단위에도 ‘외국인 투자진흥관실’을 설치하는 등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각종의 지원시스템도 가동시키고 있는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내용을 다음과 같은 표로 정리해 놓고 있다.
<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내용
|
우 대 내 용 |
소관 부서 |
|
< 조 세 감면> |
|
|
고
도
기 술
수
반
사 업 |
법인세 또는 소득세 |
최초 소득 발생 연도부터 5년간 전액면제, 그 후 3년 50% 감면 |
?고도기술 해당여부는 산업자원부 등 주무부서가 심사
?조세감면 결정은 재정경제부
(단 취득세 등 지방세는 행정자치부와협의)가 담당 |
취득세, 종합토지세, 재산세 |
최초 소득 발생 연도부터5년간 전액면제,
그 후 3년 50% 감면 |
관세?특별소비세및 부가가치세 |
전액면제 |
수출자유지역입주 업 체 |
법인세 또는 소득세 |
사업 개시일이 속하는 연도부터 3년간 전액면제, 그 후 2년 50% 감면 |
?산업자원부 산하기관인 당해지역소재 수출자유지역 관리사무소가 입주신청업체의 사업성을 토대로 입주 여부를 심사하여 결정 |
취득세,종합토지세, 재산세 |
사업 개시일이 속하는 연도부터 3년간 전액면제, 그 후 2년 50% 감면 |
관세?특별소비세및 부가가치세 |
50% 감면 |
<임대료 감면> |
|
|
100만달러 이상
고도기술수반사 업 |
외국인기업 전용공단 |
전액 감면 |
?고도기술 해당 여부 판정은 조세 감면시와 동일
?임대료 감면 여부는 산업자원부가 담당. |
국가소유 국가산업단지 |
50% 감면 |
1천만달러이상제조업 |
외국인기업 전용공단 |
75% 감면 |
국가소유 국가산업단지 |
50% 감면 |
자료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ꡔ외국인투자 매뉴얼ꡕ, 1998. 5.
실로 엄청난 특혜가 외국자본에게 베풀어지고 있는 셈인데, 그들을 위한 특혜는 비단 위와 같은 행정상․세제상의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물론 국내 독점자본, 즉 재벌의 이해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정리해고제의 조기 확대 도입(1998. 2), 근로자 파견제도의 합법화(1998. 7), 탄력적 근로시간제 및 연․월차 유급휴가 대체제도 도입 등, 이른바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의 도입․확대도 사실상 외국자본의 유치를 위한 목적이 대단히 컸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앞으로도 외국인 투자의 유치를 위해 조세 감면 대상을 확대하고 외국인 투자지역을 설정하는 것과 더불어 합법적 정리해고를 강화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서두른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경제위기를 전후하여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노동․고용조건, 혹은 급격히 강화되고 있는 ‘노동(시장)의 유연화’의 배후에 초국적 독점자본이 웅크리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초국적 독점자본에 대한 위와 같은 각종의 유치책․특혜와 더불어 그들 자본의 진출도 급격히 증대하고 있는데, 이를 “외국인 투자 유치 사상 최초로 100억불 달성”이라는 제목 하의 산업자원부 투지진흥과 자료(1999.11.3, http://www.mocie.go.kr/data/9907bo/91103-6.txt)는 이렇게 자축하고 있다.
□ 금년 1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 투자 총액은 102억4천9백만 불을 기록하여 1962년 외자도입을 추진한 이래 최초로 100억불을 초과하게 되어 외국인 투 자가 “세 자리 숫자시대”에 진입.
□ 100억불을 초과하는 외국인투자 유치는 지금까지의 외국인투자 실적이나 다 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 가능.
□ 1962년부터 1991년까지 30년간 외국인 투자 유치 금액은 모두 합해도 93억 불에 불과. 1998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총 누계 금액은 437억불 수준.
□ 외자 유치 추진 이후 1억불 달성에 10년, 10억불 달성에 15년, 50억불 달성 에 10년이 소요되었으나, 1997년 이후 불과 2년만에 100억불을 돌파.
□ 특히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적대적 M&A 자유화, 외국인투자촉진법 제정, APEC 투자박람회 개최 등 적극적인 외국인투자 유치 노력으로 1998년 이 후 불과 20개월만에 1962~97년간 전체실적(246억불)의 77.6%에 해당하 는 191억불의 투자 유치 성과를 거양. 등등.
김대중의 이른바 ‘국민의 정부’ 이러한 자화자찬과 홍보에 대해서는, 각자가 처한 계급적 사회적 처지에 따라 평가가 다를 것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한 마디 묻자면, 약 100년 전쯤 구한말에 이완용 등 매국노들이 제 나라를 팔아먹을 때 그들은 과연 “나는 내 사욕을 위해서 나라를 팔아먹소”라고 했을까, 아니면 “시대가 변해서 이 길만이 우리 동포가 살 길”이라고 했을까?
아무튼, 산업자원부의 위 자료에 의해서 1962년 이후 외국인 투자 추이, 경제위기 이후 김대중 정권 하에서의 초국적 자본의 진출 급증의 현황을 보면, 다음 표와 같다.
<표> 외국인 투자 추이 (단위: 100만 달러)
구 분 |
동기간 중 |
누 계 |
비 율 (%) |
집 중 도 |
누 계 |
1962~91년 |
9,270 |
9,270 |
21.2 |
21.2 |
1992~96년 |
8,399 |
17,669 |
19.2 |
40.4 |
1997년 |
6,971 |
24,640 |
15.9 |
56.3 |
1998년 |
8,852 |
33,492 |
20.3 |
76.6 |
1999.1~10월 |
10,249 |
43.741 |
23.4 |
100.0 |
* 집중도는 전체 누계 금액 중 각 기간의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
자료 : 산업자원부 투자진흥과
외국인 투자는 특히 전기․전자 등 제조업과 금융 등 서비스업에 집중되면서 한국 자본주의 재생산 구조의 중추를 장악해 가고 있는데, 그 산업별 현황은 다음과 같다.
<표> 외국인 투자 산업별 현황 (단위 : 건, 100만 달러)
구 분 |
1998.1 ~ 10 |
1999.1~10 |
누 계(1962~ 99.10) |
건 수 |
금 액 |
건 수 |
금 액 |
건 수 |
금 액 |
농?축?수산 |
12 |
148 |
10 |
53 |
134 |
274 |
광 업 |
3 |
22 |
1 |
- |
76 |
74 |
제 조 업 |
449 |
3,094 |
473 |
5,286 |
7,379 |
23,978 |
식 품 |
28 |
647 |
24 |
127 |
429 |
2,454 |
섬유?의류 |
18 |
17 |
29 |
34 |
472 |
534 |
제지?목재 |
11 |
634 |
11 |
15 |
142 |
2,190 |
화 공 |
89 |
473 |
79 |
588 |
1,133 |
4,107 |
비 료 |
1 |
- |
- |
- |
12 |
50 |
의 약 |
21 |
134 |
15 |
41 |
271 |
728 |
석 유 |
1 |
1 |
1 |
511 |
35 |
1,457 |
요 업 |
17 |
266 |
5 |
45 |
196 |
651 |
금 속 |
12 |
6 |
18 |
421 |
405 |
690 |
기 계 |
93 |
527 |
87 |
302 |
1,408 |
2,043 |
전기?전자 |
84 |
195 |
134 |
2,728 |
1,773 |
6,562 |
운송용기기 |
41 |
164 |
37 |
448 |
458 |
,284 |
기타제조업 |
33 |
31 |
33 |
26 |
645 |
228 |
서비스업 |
647 |
2,267 |
1,107 |
4,910 |
5,692 |
19,415 |
전기?가스 |
1 |
100 |
8 |
148 |
14 |
598 |
건 설 업 |
10 |
5 |
16 |
15 |
92 |
193 |
도?소매업 |
68 |
445 |
101 |
399 |
523 |
2,351 |
무 역 업 |
305 |
260 |
460 |
379 |
2,359 |
1,573 |
음식점업 |
16 |
13 |
45 |
45 |
208 |
152 |
숙 박 업 |
10 |
123 |
25 |
459 |
245 |
5,968 |
운수?창고 |
25 |
11 |
29 |
8 |
236 |
265 |
금 융 업 |
25 |
446 |
48 |
1,506 |
317 |
3,937 |
보 험 업 |
9 |
74 |
13 |
500 |
77 |
864 |
부동산업 |
8 |
2 |
24 |
33 |
39 |
36 |
기타서비스업 |
170 |
788 |
338 |
1,418 |
1,532 |
3,478 |
합 계 |
1,111 |
5,531 |
1,591 |
10,249 |
13,281 |
43,741 |
자료 : 산업자원부 투자진흥과
특히 종목 당 투자한도가 대폭 확대된 1997년 12월 이후 우량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증가하여, 98년 2월 현재 이미 국내 상장회사 중 30개 사의 외국인 지분율이 국내 주주의 지분율을 초과하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에스원, 주택은행, 삼성전관, 메디슨, 삼성화재, 아남산업, 삼성전자, SK텔레컴, 국민은행, 웅진출판사, 한국유리, LG전자 등 주요 회사가 포함되어 있다.3)
그런데, 이상이 초국적 독점자본의 진출상을 그대로 드러 내주는 것은 아니다. 사태는 그보다 훨씬 심각하다. 무엇보다도, 1997년 말의 경제위기가 폭발하기 전에는 예컨대 외국자본에 의한 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의 소유는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위기 이후 초국적 금융자본은 은행 등 금융기관에 지분 참여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는 예를 들어 제일은행이나 서울은행 등을 통째로 팔아 넘기지 못해서 안달이다. 그리고, 국내 기반산업을 이루고 있는 여러 국․공유기업이나 재벌의 방계회사들이 이미 외국 자본에 넘어갔거나 팔려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대중 정권은 미국이나 IMF 등이 지시하는 신자유주의적 정책노선에 충실하여, 재벌은 꼬리를 잘라서 목숨을 구하는 도마뱀을 흉내내서 자금위기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 그렇게 팔아 넘기고 있는 것이다.
초국적 독점자본의 이러한 지배 확대가 미칠 영향은 지대하다. 우선 그것은 부분적으로 국내 토착 독점자본의 이해와 충돌한다. 그 때문에 재벌 등 국내 독점자본은, 외국인 자본을 유인하기 위해서 김대중 정권, 즉 국가가 시행하는 각종의 반노동자적 정책은 그것대로 맘껏 그 이익을 즐기면서도,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자신들도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자금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도, 한편에서는 초국적 독점자본으로부터 시장과 기업경영권을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들은 주요 산업에 대한 적대적 M&A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조성하기도 하고, 외국 자본과의 전략적 제휴나 그 지분 참여를 통해서 적대적 M&A를 방어하고자 한다. 경영권의 방어를 위한 안정적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 주식시장에서 자사주를 대량 매입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노동자들에게 우리사주를 상당량 배분하기도 한다.
그러나 초국적 자본의 지배 확대에 따른 영향을 요량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보다도 중남미의 경제를 보아야 할 것이다. 이들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는 미국자본을 중심으로 한 외국자본의 지배 말고도 물론 여러 어려운 사항을 안고 있다. 예컨대, 반봉건적 토지소유의 광범한 존재나 민족 혹은 종족간 갈등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경제가 끊임없이 추락하고, 대중이 광범위하게 극도로 빈곤화하고, 그로 인해 정치적 억압이 강화되면서 사회적․정치적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다국적 독점자본에 의한 국민경제 지배, 잉여노동의 착취․유출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등 중남미 주요 국가들의 경우 일찍부터 주요 기간 산업은 거의 예외 없이 미국이나 일본, 특히 미국의 자본에 의해서 소유되어 있고, 현지의 국가기구들은 이들 초국적 독점자본의 이해를 보장하는 도구로 되어 있다. 당연히 정권의 향배도 미국 등 제국주의의 손아귀에 달려 있어서, 현지 정권이 조금이라도 이들 초국적 자본의 이익에 반해서 행동할 경우에는 미국은 가차없이 침공․점령․암살 등을 자행하고, 파나마의 노리에가처럼 납치극까지 벌인다. 그 때문에 권력은 언제나 노동자․농민, 기타 자주적 소생산자들의 이익에 반해서 초국적 자본의 이익에 봉사하지 않을 수 없고, 이 때문에 그리고 이를 위해서 억압을 강화하고 파시즘화하지 않을 수 없다. 소수의 지배계급은 물론 부정․부패에 의한 엄청난 치부와 호화사치생활로 보상을 받는다. 경제위기 이후 김대중 정권 하에서 초국적 자본의 진출이, 그들 정권 담당자들의 표현대로, “획기적”이고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 자본주의가 남미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고 묻는 것은 비단 우리만은 아닐 것이다.
초국적 독점자본을 대대적으로 유치하는 변(辯)을 김대중 정권은 ‘고용 확대’에서 찾는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거짓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하여 미국으로부터의 직접투자가 더욱 대폭적으로 증대하고 있는 멕시코의 상황이 말해주고 있는 것처럼, 외국자본의 유치가 더 이상 고용 확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거꾸로 선진적 생산․경영기술의 도입으로 고용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그에 따라서 노동조건 일반도 악화될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빈곤과 절망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김대중 정권이나 재벌 등 독점자본 측도 사실 한편에서는 이를 굳지 감추고 있지 않기도 하다. 예컨대, 제일은행이나 서울은행 등의 해외매각을 시도하면서, 그에 대한 비판에 답해서 한 말들 가운데에는 ‘선진 경영기술의 도입’이 있었다. 또 그들은 해외매각을 원활히 하고 기타 자본의 유입을 유인하기 위해서 ‘구조조정’이라는 이름 하에 대량해고를 단행하고, 기타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심화시켜가고 있다. 당연히 내외 독점자본의 이익에 봉사하고 노동자의 이익에 반해서!
초국적 자본의 지배 확대와 관련하여 놓쳐서는 안되는 것 중에 하나는, 그 지배 확대는 그에 봉사하는 현지 권력의 파시즘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노동자계급이 자신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본격적으로 일어설 때 제국주의 군대가 이를 유린하고 압살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남미나 중동 지역에서는 그곳의 노동자 대중이 본격적으로 나서기도 전에, ․중남미에서처럼 혹은 노동자․민중의 저항을 압살하기 위해서, 중동 지역에서 혹은 제국주의에 적대적인 ‘민족자본가 계급’의 민족주의적 부르주아 혁명을 압살하기 위해서 제국주의 군대가 무력 침공에 나서는 일이, 주지하듯이,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그리하여 초국적 자본의 지배 확대, 국․공유기업 및 주요 기업의 해외매각을 저지하는 것이 노동자계급의 이익으로 된다. 그러나 그것은 재벌 등 국내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국․공유기업의 유지․확대를 지지하고, 매각 대상이 되고 있는 주요 대기업의 ‘매각을 전제하지 않은’ 국유화를 요구하고 투쟁해야 할 것이다. 고용․임금 등의 확대․인상을 위한 비타협적 투쟁은 물론 그러한 초국적 자본 진출을 저지하는 간접적인 투쟁이 된다.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이 강고한 기업을 삼킬 경우 그 목에 가시가 걸릴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영기업 역시 자본가 국가의 기업’이라는 앙상한 관념에만 충실한 일부 얼굴을 감춘 종파주의 논객들은 ‘국영화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기회주의’라고 비난하면서 ‘비타협적 단결․투쟁’을 통해 이른바 ‘노동해방주의의 정당을 결성하자’고 외친다. 얼굴을 감추고 ‘비타협적 단결․투쟁’을 외치고 이른바 ‘노동해방주의의 정당을 결성하자’고 외치는 것은, 스스로들은 비장해 할지 모르지만, 이미 비장한 일도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노동자 대중의 ‘비타협적 단결․투쟁’을 이루어 내는 것은 그들의 행태로서는 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자신들 종파원 몇몇이 골방에 모여서 ‘노동해방주의 당’이라는 자족적 종이 정당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들이 앙상하게 주장하기 전에 이미 우리는 여러 기회에 ‘자본주의적 국․공유기업은 사적 기업의 연장선상에 있고, 기본적으로 사적 기업의 잉여가치 착출 활동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 왔고, 따라서 자본주의적 국․공유기업에 대해서 어떤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해 왔다. 가장 비근하게는, 우리 연구소 창립3주년 기념 심포지엄(1998년 9월) 자료집인 ꡔ‘자본의 위기’를 ‘노동의 희망’으로! 경제위기, 신자유주의, 그리고 노동운동ꡕ(현장에서 미래를, 1999. 1.)에 실린 글들, 특히 3주제인 「자본의 구조조정과 노동운동」(채만수, 김성구)을 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공유기업은 사적 기업과 구별되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고, 제한적이지만 진보성․공공성을 가지고 있다. 저들 신자유주의자들이 국․공유기업 ‘저효율’의 주요 원인의 하나로 매도하고 그리하여 ‘구조조정’을 통해 대량적으로 정리해 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내용이지만, 특히 고용문제와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 때문에 우리는 ‘현상태에서 잠정적으로 가능한 대안’으로 국유화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차별성과 현실성, 혹은 현실적 여건을 무시한 채 ‘노동자 해방주의’만 외친다면, 그것은 자신들의 내밀한 오르가즘으로 될지는 몰라도 대중의 ‘비타협적 단결과 투쟁’으로 되지는 않는다.
노파심에서 말하자면, ‘초국적 독점자본 지배 저지, 주요 대기업 국유화 투쟁’을 협소한 소부르주아적 민족주의적 관점의 투쟁으로 간주하거나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제국주의 독점자본의 이동은 자본의 유출국에서도 고용 문제를 악화시키면서 제반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초국적 자본의 지배 확대를 저지하고 주요 대기업의 국유화를 요구하는 반신자유주의 투쟁은 노동자 국제주의에 합치하는 것이고, 따라서 노동자 국제연대․공동투쟁의 주요한 고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리: 김혜란, 채만수 연구위원
1) 물론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것은 ‘독점자본’만이 아니다. 수많은 중․소자본들도 동남아나 중국 등지로 수출되고 있고, 그것들이 수출되는 동기는 자본과잉에 따른 ‘이윤율’의 저락 또는 압박 때문이다. 따라서 수출되는 자본은 기본적으로 ‘과잉자본’이라고 규정될 수 있다.
2) 일부의 조치는 김대중 정권이 정식으로 출범하기 전의 것이나, 이 역시 극도로 무력해져 형해(形骸)만 남아 있던 김영삼 정권을 대신하여 위기 관리에 나섰던 김대중 당시 대통령 당선자가 취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김대중 정권의 조치’로 처리하여 무리가 있을 수 없다.
3) 이상, 삼성경제연구소, 「외국인 주식투자 확대에 따른 영향 및 전망」, 9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