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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개방 정책의 본질과 문제점

현장에서 미래를  제52호
이은숙


특 집



대외개방 정책의 본질과 문제점
이 은 숙
연구기획1실장










1. 대외개방정책의 성격

재정경제부의 「2000년 경제정책 방향(안)」에 제시된 대외개방 정책은 외자유치와 해외투자 활성화 및 국제 경제협력 확대 등 크게 세 축으로 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는 것은 단연 외자유치 정책으로서, 외국인 직접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 확대와 외환 및 자본 자유화를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간접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외자에 대한 지원제도들을 확충․정비하고, 2단계 외환․자본자유화를 추진하며, 대외 협력 차원에서 동북아 경제협력 및 남북한 경제협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다.

(1) 이와 같은 ‘대외개방 및 국제경제협력’ 등 현시기 김대중 정권의 대외개방 정책은 그 동안 정권이 추진해 온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맥락에서 보면 두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김대중정권이 집권 이후 추진해 온 경제 구조조정의 내재적 요인으로서의 성격이다. 경제위기와 함께 집권한 김대중 정권은 ‘경제위기의 신자유주의적 돌파’를 축으로 움직여 왔다. 거기에서 경제의 대외개방은 필수요건으로 간주되었는데, 그 중 특히 ‘외자유치를 통한 자본조달과 외환수급 안정’은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전제조건같은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졸고, 「구조조정과 노동자투쟁 - 평가와 전망」(1),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1999년 2․3월호를 참조.
김대중정권의 경제정책이 ‘4대 구조개혁 과제’를 축으로 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대외개방 문제는 김대중 정권의 경제정책에서 핵심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정권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한, 그것은 국외 초국적 자본의 개방 및 투자활동‘자유보장’ 및 그 확대요구와 불가분한 관계에 있음으로 인하여, 대외개방의 지속적 추진은 필연이 된다. 정부가 ‘2단계 구조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시장경제질서의 틀을 확립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서 이러한 대외개방정책의 내재적 성격은 더욱 확고하게 드러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김대중 정권의 대외개방 전략은 본질적으로 기존의 독점자본 위주의 경제 성장주의의 연장선에 위치하는 반노동자․민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점은 첫 번째 성격과도 관련되어 있는데, ‘외자유치’라고 하는 구호 속에 이미 국외자본의 수익성 추구 행동을 보장하는 것이 모든 정책에서 우선성을 가지게 된다. 그 앞에서 국내 노동자․민중의 민주적 권리와 생존권은 뒷전으로 빠지게 되며, 종종 매우 거추장스러운 것쯤으로 간주되게 되는 것이다. 이점은 90년대 중반 이후의 총자본에 의한 구조조정의 과정을 통하여 잘 드러났는데, 구조조정 자체가 이른바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매개로 해서 노동자․민중의 생존권과 민주적 권리를 원천적으로 훼손시키는 것을 전제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실업대책이나 그 연장선에서 복지정책을 낼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는 것이고, 정부는 그런 ‘보완’대책들을 마지못해 내고 있는 것이며, 따라서 그 내실이 비어 있거나 매우 형식적인 수준에서 제기되는 것은 자본의 논리로 보아 필연이다. 그 점은 바로 현시기 총자본의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철저히 자본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선상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2) 최근 정부가 ‘IMF를 졸업했다’고 몇 가지 지표들을 근거로 하여 주장하고 있는데, 그 내실은 국내외 독점자본과 국내외 투기자본의 수익성 회복과 노동자․민중의 빈곤화로 이루어져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부의 양극화 심화 및 소득격차의 누진적인 확대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그 점을 반증한다. 그것은 정부정책 차원에서 본다면, 핵심적으로 이른바 ‘노동시장 유연화’(이것 역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전제조건과 같은 것이다)의 결과이다. ‘노동시장유연화’는 결정적으로 노동자계급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을 보장하지 않고 노동자로 하여금 자본의 요구에 맞추어 일자리를 찾아 헤매게 만드는 것과 관련한 일체의 법․제도․관행이기 때문이다.
외자유치와 노동시장유연화는 둘이 나란히 총자본의 노동자․민중 배제적인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전제조건이지만, 그것이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에 미치는 정책적 함의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다. 전자에게는 빈곤의 확대재생산을 후자에게는 부의 확대재생산을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 더욱이 현시기 ‘대외개방’으로 인한 외국자본의 국내 경제 지배력이 크게 증대하고 있어서 내국 노동자․민중은 국내독점자본뿐 아니라 외국자본에게까지 직접적으로 수탈 당하는 이중적 수탈의 정도가 크게 높아지게 되었다. 이것이 현재 김대중정권이 추구하고 있는 ‘대외개방 경제’의 본질이다.
이와 같이 정권의 대외개방 정책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정책에서 선차성을 갖는 기본요소이자 반노동자․민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올해 그것을 더욱 확대시키겠다는 것이 정권의 2000년 정책방향이다.


2. 2000년 대외개방정책의 내용과 함의

무엇보다도 외국인 투자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저가의 임대용지 제공 등 지원대책과 함께 ‘소규모 맞춤형 투자유치단’을 수시로 파견하겠다는 것, 외화 유출입 자유화를 포함한 2단계 외환․자본 자유화 조치, 외환시장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파이낸싱 거래에 대한 수출자금 지원’ 확대, WTO 뉴라운드에 적극 참여(다자간), 동북아 경제협력 등 지역간․양자간 협력 강화 등이 눈에 띤다.
여러 가지 어지러운 전문용어들 속에서 우리는 노동자계급에게 악명 높은 1970년대의 ‘외자기업특례법’과 ‘수출자유지역’이 연상되는 정책들이 보다 확대․심화된 규모로 몰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 ‘저가의 땅’을 공급하면서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것은 외자기업에게 특혜를 주어 이 땅에 외자가 들어와서 기업활동을 하는 데서 자본에게 핵심 경쟁‘력’ 중 하나인 지가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것이고, 이것은 대부분의 국내 독점기업이 땅투기를 통해 저이윤율을 만회하면서 독점화길을 가속화시켰던 1980년대 후반기의 경제상황을 외자기업에 의하여 ‘부활’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개연성이 있다.

(2) 동시에, 소위 ‘맞춤형 투자유치단’이란 실은 외국자본들에게 ‘어떤 조건이어야 투자하겠는가’를 물어 그 조건을 충족시키겠다는 것이므로, 거기에서 관철될 경제논리는 해당 외국자본의 ‘투자조건’을 정권이 내국 노동자․민중을 설득 혹은 강압하여 충족시키겠다는 말이다. 저가의 임대용지는 물론이고, 간접적으로는 수출지원금융 등 생산된 제품의 판로에 대한 지원, 노동자․민중의 저항 봉쇄까지도 포함되는 것이다.

(3) ‘외환시장 인프라 구축’에는 ‘선물환시장 육성’ 등이 포함되는데, 그것을 통하여 99년 현재 하루 평균 25억 달러 내외인 외환거래 규모를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선물환 거래는 환율변동으로 발생되는 환 위험을 회피하거나 아니면 환 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환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일정한 기일이 지난 후 특정한 날에 외환을 결제하기로 약정하는 거래이다. 결제약정일까지는 매매쌍방의 결제가 보류되는 점에 현물환거래와 차이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2․3일, 장기적으로는 6개월 내지 1년의 선물매매 예약이 이루어진다. 그 점에서 우선, 선물환 거래는 우선 길게는 6개월 내지 1년 동안 가령 외환위기를 잠재화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미 펑크가 나 있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6개월 내지 1년 동안 결재가 유보되므로 겉으로는 멀쩡하다는 지표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현물환 거래에서 즉각적인 결제를 요구받는 것을 회피하고 위험을 ‘분산’시킴으로써 이를테면 외환위기를 잠시 보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선물환시장을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와 달리 선물환거래는 동시에, 환 차익을 극대화시키는 투기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선물환시장을 확대시킨다는 것은 모순적인 두 측면을 동시에 확대시키는 셈이 되는데, 환 위기를 잠재화 내지 일정기간 유보시키는 장치를 갖게 됨과 동시에 환 투기를 극대화시킴으로써 더 큰 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장치를 갖게되는 점이 그것이다. 정부가 말하는 선물환시장 육성을 통한 ‘외환시장의 선진화’란 위와 같은 내용을 갖는 것이다. 그런데, 외환위기란 외환시장 조작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본질적인 위기의 원인을 가지고 있다. 외환위기는 다시 말하면 국제적인 금융위기이며, 금융위기는 실물거래에서의 위기를 반영하여 나타나는 것이고, 실물거래에서의 위기란 실은 생산에서의 잉여가치의 생산(생산)과 실현(판매)에서의 교란과 위기를 그 본질로 하는 것이다. 정부가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외환전산망 및 조기경보체제의 질적 수준 제고’와 ‘대외금융거래정보시스템’ 구축 등에 머물고 있는 것은,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방향이 갖는 본질적인 한계로 인한 것이다. 거기에서는 이미 실물부문에 대해서는 외자에 의존한 구조조정과 외자를 포함한 ‘경쟁력 있는 자본들’에 의한 한국경제의 재편을 근저에 깔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정책이 위험에 처하는 것을 미봉 하기위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한편으로, 현대 자본주의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환투기의 가능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것이 ‘선진’이라고 간주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적극화함으로써 실물에서의 국제적 투기장으로 조성하는 것과 함께 외환시장에서의 선물거래를 활성화시킴으로써 환시장에서도 국제적 투기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자 하는 것이다. 경제의 개방화, 경제의 선진화, 경제의 자유화 등등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이러한 내용들이다.

(4) 한편, 국내자본의 해외투자를 지원하는 정책으로서 ‘프로젝트 파이낸싱 거래에 대한 수출자금 지원 확대’ 항목이 있다. 이른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란, 유전이나 탄광 개발 및 전력, 항만, 도로 등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해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을 고려하여 무담보 신용으로 거액을 대출해주는 금융 상품을 말한다. 보통 수억 내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융자인 경우가 많다. 정부가 현재 PF 지원을 하고 있는 예는 한국전력의 필리핀 복합화력발전설비(1억1천7백만달러 계약에 PF 7천1백만달러 승인 예상)와, SK건설의 멕시코 정유설비(계약액은 12억달러, 승인액 2억달러)가 있고, 추가로 캄보디아 복합화력, 멕시코 정유설비 등 계약금액 기준으로 3억8천3백만달러가 상당 중에 있다. 국내자본의 해외투자 지원정책들은 PF 확대 외에도 ‘수출보험’ 확대와 ‘이자율 변동보험’ 등이 수출시장 저변 확충 명목으로 추진되고 있다.
외자유치와 함께 해외투자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은 얼핏 보면 모순된 것처럼 보인다. ‘외자유치’의 논리로 보면, 국내에 돈이 없어서 구조조정할 돈을 외국에서 꾸어와야 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적극적으로 해외투자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자본의 논리는 바로 거기에서 빛을 발한다. 개별자본과 총자본의 입장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개별자본은 돈이 있는 놈도 있고 없는 놈도 있고 천차만별이지만 총자본의 입장에서는 돈이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총자본이 돈이 없어서는 개별자본도 있는 돈을 언제 까먹을 지 알 수 없다. 개별자본은 자본으로서의 그 본연의 모습을 갖고 국경을 넘나들며 이익을 추구한다. 그래서 총자본은 돈을 꾸어와서라도 이를테면 구조조정을 계속할 것을 요구받는 것이고, 개별자본은 개별자본의 이익추구논리에 충실하게 국경을 넘나들면서 투자를 계속하는 것이다.
정권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계속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자본의 이윤추구논리를 총자본 차원에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개별자본의 해외투자를 적극 보장하고 그것을 활성화시켜 주는 것은 총자본의 하수인으로서 정치권력이 취하는 기본정책이 된다.

(5) 우리는 여기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알 수 있다.
첫째로, 김대중 정권은 내국 자본이 가지고 있는 자본동원력이나 자금력을 현재 추진하고 있는 내국 경제의 구조조정에 동원하고 있지 못하다. 김대중 정권은 자본의 더 큰 이익을 보장하기 위하여 내국의 자본규모를 더 크게 만드는 데 우선 착목하고 있다. 그것이 내국자본이건 외국자본이건 ‘경쟁력을 가진 자본’이라면 김대중 정권의 정책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오직 국내총생산(GDP)만을 높여놓으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것은 변형된 형태의 ‘성장률 지상주의’라고 할 수 있다. GDP가 GNP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은 1980년대 중․후반을 거치면서부터이다. 자본의 국제화, 개방화, ‘세계화’라는 것이 진전되면서, 자본에게는 국민총생산(GNP)이라는 것이 별 의미가 없어졌다. 그 모자본(母資本)의 출처가 어디건 상관없이 어느 나라에서건 해당 ‘국내’에서 생산되기만 하면 그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그것은 초국적 자본의 이익(이윤) 추구논리에 의하여 유포되고 일반화된 측면이 크다. 내국 노동자․민중을 위한 경제성장이 아니고 국적 없는 자본을 위한 성장, 그것이 내국 노동자․민중을 위한 성장인 양 간주되는 허울이 춤을 추게 되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국내외 자본들’에 의하여 주도되는 그와 같은 성장에 의하여, 내국 노동자․민중은 자본에의 일반적 종속이 가속화되고 심화된다.
둘째로, 김대중 권은 내국자본을 동원하지 못하고 내국자본은 지원책을 통하여 해외로 내보내면서 구조조정을 위해 외국자본을 동원하는 데서 우선적으로 노동자․민중을 (내외)자본의 이해를 위해 동원하고 있다. 핵심적으로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들이 그것이다. 노동자와 민중을 동원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앞에서 언급한 소득격차의 확대와 실업문제의 누증, 그리고 빈곤의 확대재생산 등이다. 이 점에 바로, 김대중 정권이 총선을 앞두고 특히 ‘복지’와 ‘소득분배의 불평등 문제 해소’를 강조하고 나서는 이유가 있다.
정권의 2000년 경제정책에서 ‘대외개방’이 비록 다섯 번째 항목으로 들어가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제정책의 핵심에 위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연유들로 인하여 자명하다.


3. 대외개방의 현황과 문제점

정권이 대외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21세기 지식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운용틀을 구축”하여 “세계 일류경제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이룩” 재정경제부, 「2000년 경제정책방향」(안), 7면, 2000.1.17.
하기 위해서이다.
거기에서 말하는 ‘21세기 지식경제’와 ‘세계 일류경제’로 “왜 도약해야 하는가?”를 물어야만 한다. 답은 물론 그들에 의해 나와 있다.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 때 우리는 내쳐 물어야만 한다. 결정적으로 “누구와 더불어 잘 사는 사회라는 말인가?”
그 점을 알아보기 위해 지금까지 정권이 추진해온 대외개방의 논리와 실태를 살펴보기로 하자.

(1) 정권은 우선 대외개방 확대의 필요성을 세계경제 여건의 변화에서 찾고 있다. 전세계 평균 수출의존도가 75년에는 18%에서 2000년에는 25%, 2010년경에는 30%에 달할 것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해외직접투자의존도가 높아져서 97년 현재 전세계 GDP의 약 7%, 전세계 총수출의 1/3 정도가 다국적기업의 해외자회사에 의해 창출되고 있다고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경제 중장기 비전 대외부문」, 공청회자료, 1면, 1999.11.26.
“지금까지는 세계시장 탈취를 위한 제한적 경쟁의 시대였다고 한다면, 21세기에는 세계 각국 기업들이 글로벌시장을 무대로 전방위 경쟁국면에 돌입함으로써 전면적(head-to-head) 경쟁에 곧바로 노출될 것” 상동, 2면.
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응한다는 차원이다. 한국이 전세계 상품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에서 2.5%, 수입에서 2.6%이고,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유치는 GDP의 2.6%(스톡 기준, 1996년. 그러나 1998년도에는 GDP의 6.7%로 급증)에 불과하여 아시아 평균 14.6% 내지 세계 평균 10.6%에 ‘크게 미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세계 수준’으로 높여내기 위해 대외개방을 적극 추진해야 된다는 것이다.

(1-1) 그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무엇보다도 세계자본주의의 저와 같은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다국적기업’(‘초국적기업’)이고 그들이 전세계 평균 국내총생산(GDP)의 7%, 전세계 수출의 1/3을 독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하고 있는 점과 다국적기업의 투자비율이 낮다는 점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총자본이 다국적기업의 직접투자 유치와 함께 한국자본의 다국적자본화를 정책목표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국내시장의 개방과 함께 타국시장의 개방을 목표하는 것이다. 해외 초국적자본의 국내에서의 착취활동 전면 보장과 동시에 한국자본의 초국적자본화를 통한 해외에서의 착취활동 전면화가 거기에 들어 있는 내용이다.

(1-2) 이미 국부의 대외 유출/유입이라는 관점은 거기에서 폐기되고 있는데,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국내(또한 국외) 노동자․민중의 삶 역시 다국적 관점에서 사고하고 다국적 자본의 이익(이윤)추구활동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으로 위치짓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자본의 전세계적인 이윤추구활동의 맥락에서, 자본의 이해관계에 의하여 국적에 상관 없이 자본 그 자체에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내던지는 정책의 전면화를 의미한다.
또 다른 말로 한다면, 그것은 현재 국가적 수준에서 ‘경쟁력 강화’ 운운의 논리가 모두 자본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뜻한다. 앞에서 말한 바에 따른다면 자본은 국경도 없이, 국적도 없이 움직이고 있고 거기에서 이미 국민적 생산의 의미는 사라지고 없다. 다만, ‘국내’ 생산이 있을 뿐이고, 국내 생산에서 산출된 생산과 거기에서 자본에 의하여 수거되는 이익들은 초국적 자본에 의하여 어느 국가로 흘러 들어갈 지 알 수 없다. 초국적자본은 다만 이익을 쫓아다닐 뿐 이미 국적과 무관하게 움직인다. 그런데 거기에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는데, 자본이 그들에 의하여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노동자(그리고 민중)를 위해서 생산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철저히 ‘더 많은 이윤’을 위해서만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2) 다음으로, 한국경제의 대외개방 관련 지표들을 살펴보면, 지금 총자본에 의하여 추구되고 있는 ‘대외개방 확대’가 또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 수 있다. 1997년 현재 한국의 GDP 대비 (상품)수출입 비중은 64.5%에 달하고 있다. 수출입별 의존도 추이 통계청, ꡔ한국주요경제지표ꡕ; ꡔ한국통계연감ꡕ; 한국은행, ꡔ국민계정ꡕ.
를 보면, 수출․입 의존도는 1961년에 6.3%와 14.9%에서 1981년에는 37.5%와 47.0%로, 그리고 1991년에는 28.3%와 31.3%, 1997년에는 35.7%와 37.3%를 각각 기록하였다. 한국경제에서 수출이 수입을 초과한 경우는 1986~89년간의 ‘3저호황기에 연이은 침체기’를 제외하고는 1998년 ‘경제위기하’에서 뿐이다. 1998년의 경우 수출의존도는 50.7%, 수입의존도는 39.0%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는 앞으로 수출입의 GDP대비 비중이 60~65%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은 대외개방이 수출입의 양적 비중을 늘리는 데는 이제 한계에 달하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거기에서 총자본의 ‘지식경제로의 전환’ 요구가 나오는 맥락과 배경이 있다.

(2-1) 그런데, 한국경제의 대외 의존성은 이미 60년대 경제개발계획에서부터 내재화된 경제구조의 기본특징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 대외지향․수출지향 구조 자체가 구조조정의 대상은 아니었다는 점을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양적, 혹은 ‘노동집약적’ 산업, 그리고 이제와서는 중후장대형 제조업 등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어 있고(그것은 다시 말하자면 조선․중공업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노동유연화’ 내지는 ‘상대적 과잉인구화’의 대상이 되어 있다는 말이다), 새로이 자본의 이익을 가져다줄 분야로서 소위 ‘지식산업’ ‘벤쳐산업’이 자본의 눈에 들게 된 것을 의미한다.

(2-2)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과거 수출지향 내지 대외지향적 공업화 및 산업화의 소위 ‘견인차’ 역할을 하였던 독점자본(우리나라에서는 정치권력 주도의 ‘육성된’ 재벌군단)의 경제 지배력을 해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들까지도 포함하여 국제적인 초국적자본에게 내국 생산 및 판매 시장을 개방함으로써 국적을 불문하고 내외국 ‘독점자본’(그들은 ‘경쟁력이 있는 자본’이라고 불리운다)으로 하여금 자본의 이익을 마음껏 추구하도록 ‘개방’하는 것이 정권의 목적이 되어 있다. 이것은 대외개방이 갖는 현시기의 특징이자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볼 때 핵심적인 문제의 지점이기도 하다. 정권의 구조조정이 ‘재벌개혁’ 등 외면적으로 선전되는 내용들 및 ‘국민의 바램’ 등 주관적인 희망과는 달리 이미 재벌(즉 독점자본)은 다른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80년대 후반기부터 정치권력과 독점자본에 의하여 강하게 지향되고 있던 ‘첨단산업’과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전환’ 등이 이번의 경제위기와 ‘IMF 관리체제’하에서 자본구조조정의 귀착점으로 설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3) 1998년 현재 외국인 직접투자 비율은 GDP대비 6.7%이고, 98년 현재 상품무역규모는 전세계무역의 약 2.1%(세계 14위)이다. 오늘날 전세계 무역에서 1/3을 다국적기업의 해외자회사가 점하고 있는 초국적 자본 지배의 세계자본주의 상황에서 총자본이 목표하는 것은 2010년까지 세계 제8위 무역국, 전세계 수출의 3.5%, 전세계 수입의 4.0% 수준을 점하는 것으로 설정되고 있다. 그것을 위해서 ‘국내 투자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2010년에는 외국인 직접투자 비율이 GDP대비 15%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상동, 9~10면.

‘국내 투자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은 역시나 국내에서 해외자본이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국내 노동자․민중에게 의미하는 바는, 초국적 자본을 포함하여 자본의 운동에 군말 하지 말고 따르라는 주문을 쉴 새 없이 해댈 것이라는 포고와 다름 없다. 그 뜻이 무엇인지는 이미 1997년 12월 IMF가 ‘구제금융’을 제공하면서 부가하였던 ‘이행조건’을 통하여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 바로 초국적 자본을 위시한 국내외 독점자본이 요구한 첫 번째 조건은 노동자들에게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통을 전담하라’는 요구였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의 ‘정리해고’와 경제활동인구의 20%에 달하는 실업, 고용노동자의 70%에 달하는 비정규․불안정고용을 수용할 것을 강요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는 전 인구의 1/5에 달하는 인구의 빈민화와 소득양극화를 수용하는 것이었다!

(4) 정치권력과 자본은, ‘개방은 경쟁을 촉진시키고 독점적 지배력을 제한함으로써 경제의 효율성을 제고시킬 것’ 상동, 11면.
이며 ‘외국인 직접투자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자금조달, 국내고용창출, 선진경영기법과 기술이전, 외환위기 파급시에도 안전판 역할을 담당’ 재정경제부, 「2000년 경제정책방향」(안), 2000.1.17., 28면.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점을 의미한다. 첫째, 경쟁을 격화시킬 것은 당연하지만, ‘독점적 지배력’과 관련해서는 사정이 다르다. 경쟁은 독점을 반드시 초래한다. 독점하기 위해서 경쟁하는 것이 자본의 운동양식이다. 대외개방을 통해 독점적 지배력이 ‘제한’된다고 할 때 거기에서 독점적 지배력을 제한당하는 것은 국내 독점자본의 지금현재의 지배력이 제한받는 것에 한해서는 맞는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바로 국내 재벌들이 ‘대외개방은 시기조절이 필요하다’고 정치권력의 ‘개방촉진 정책들’에 대해 제동을 거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자본까지 포함할 때, 개방은 결코 독점적 지배를 제한할 수 없다. 단지 국내자본의 독점적 지배력이 제한될 뿐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의미에서 추진되는 개방정책이 갖는 정책적 함의는 무엇인가? 외국자본의 국내경제에 대한 (독점적) 지배의 가능성이 열리는 것, 국내 독점자본이 그 독점적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노동자․민중을 더한층 격렬하게 강화된 노동으로 몰아넣는 것, 국내자본이 ‘토착자본’으로서의 강점을 이용하고 노동자와 민중에게 ‘애국심’을 호소하면서 불안정하고 열악한 노동조건하에서도 노동할 것을 강요하는 것, 그러한 국내자본의 착취열에 고무받아 외국자본 역시 정권으로 하여금 국내 노동자․민중을 국내자본과 동일한 ‘경쟁조건’으로 고용하고 착취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갖추라고 강요하는 것, 국내 정치권력은 그러한 외국자본의 요구에 굴복하여 국내 노동자와 민중을 핍박하는 것 등등이 노동자와 민중에게 대외개방이 주는 정책적 함의이다.

(5) 최근 3년 동안에 ‘대외개방’과 관련하여 김대중 정권이 취한 일련의 과정들은 바로 그와 같은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맨 먼저, 노동자계급에게 ‘노동시장 유연화’를 강요하였다. 그리고 ‘노사정위원회’를 꾸려 이른바 ‘사회적 합의’ 방식으로 국내외 독점자본의 핵심적인 요구사항이었던 ‘노동시장 유연화’와 관련하여 정리해고제를 수용하도록 하였고, 그 과정에 노동조합운동을 ‘참여’시킴으로써 자본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데 노동조합을 이용하였다. 또한 그동안 ‘외자유치’를 원활히 하고 경제‘위기극복’을 위해서는 ‘대외신인도’가 필요하다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투쟁을 억누르고 탄압하였다. 노동자들이 파업하지 않을 수 없도록 사태를 조작하면서까지 노동자투쟁을 교란시켰다.

(6) IMF 관리체제 이후 외국인 직접투자와 주식투자가 급속하게 늘어나 외국자본의 국내경제 지배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1999년 6월말 현재 외국자본의 국내경제 지배력은, 전산업 주식시가 총액으로 보면 20.1%이고 제조업에 대한 외자의 지배력은 22.7%에 달한다. 제조업 업종별 외국자본의 점유율은, 전기․전자업종 30.4%, 금속 24.2%, 화합물․화학제품 23.5%, 기계 21.4%, 비금속광물 20.8% 등이다. 서비스산업은 평균 20.1%를 외자가 점하고 있는데, 업종별로 볼 때 보험업이 28.6%로 가장 높고, 전기 및 가스 23.9%, 금융 20.8%, 숙박 17.5%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 추세를 보면, 1997년의 경우 중화학공업에 13.6%, 경공업에 20.1%, 그리고 비제조업에 66.3%에서 1998년에는 각각 56.1%, 8.7%, 35.2% 등이었고, 1999년도에는 4월까지 각각 31.4%, 1.2%, 67.4%로 나타나, 1997년에는 비제조업에의 직접투자가 압도적인 반면 98년에는 집중적으로 중화학공업에 들어왔고, 1999년 들어서는 다시 비제조업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대상법인은 제조업 517개 법인, 서비스업 211개 법인 등 총 728개 법인.(이진호, 「IMF 1년반, 외국인 투자흐름 진단」, ꡔ주간경제ꡕ529호, LG경제연구원, 1999.7.28.)

정부는 올해도 역시 외국인투자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대외개방을 적극화하되, ‘지식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첨단, 지식기반 산업분야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하고 있다.

(7) 최근 들어서는 원화채권에 대한 투자가 크게 확대되어, 99년 10월말 현재 외국인의 채권 순매도액은 233억원에서 11월에는 3,513억원, 12월에는 2,4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채권 순매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대외신인도’ 개선 때문이며, 외국인들이 주로 매입하는 채권은 만기가 짧고 부도위험이 없고 유동성이 좋은 만기 1년 이하의 통화안정증권과 국고채라고 한다. 강호병,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유입을 주목하라」, ꡔ주간경제ꡕ 556․7호, 상동, 2000.2.2․9호, 32면.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까지 포함한 자본시장 전체가 외자의 사정권 안에 들어간 셈이다.
정부가 외국자본이 국내 GDP의 15%까지 점하게 하는 것을 전망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산업별 혹은 업종별 외자 지배력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경제 통째로 외국자본의 독점적 지배가 문제되는 것이다.


4. 글을 맺으며

최근 3년 동안 노동자계급에게 정권의 ‘대외개방’과 ‘외자유치’ 정책은 우선, 종사하고 있는 사업장이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 외자에게 매각되는 문제로 다가왔다. 다음으로는, ‘대외신인도’와 ‘국가경쟁력’을 위해서 ‘노동시장이 유연화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다가왔다. 전자인 해외매각 문제에 대해서 노동자계급의 1차적인 관심사는 ‘고용승계’ 여부로 다가왔고, 후자인 ‘대외신인도와 국가경쟁력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해서는 1차적으로 ‘정리해고’ 여부로 다가왔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현재 고용되어 있고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는 고용(정규)․조직 노동자가 우선적으로 반대투쟁을 조직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고용․조직노동자의 투쟁으로 외화되었다. 그러나 ‘외자유치’, ‘대외개방’, 그리고 ‘국가경쟁력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화’ 문제는 단지 고용노동자의 고용승계 여부 혹은 정리해고 여부로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고용승계 혹은 정리해고저지 투쟁들을 통하여 이미 경험하였고, 또 앞에서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현시기 정권의 경제정책이 가지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성격, 요컨대 반노동자․반민중적 성격으로 인하여 상황은 이미 조직노동자뿐만 아니라 85% 이상에 달하는 미조직 노동자와 비고용․비정규 노동자를 포함하여 전체 노동자계급의, 전 민중적인 생존권 방어를 위한 결집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산별․업종별 분할을 뛰어넘는 연대틀의 형성과 강화, 조직․미조직의 분할을 뛰어넘는 연대틀의 형성과 결집 강화, 정규․비정규직의 분할을 뛰어넘는 연대틀의 형성과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대외개방’ 문제는 또한 노동자계급에게, 독점자본을 보는 시선을 교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벌개혁’은 이미 정권의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지만, 정권의 ‘재벌개혁’이란 이미 초국적 자본을 포함한 현시기의 ‘경쟁력 있는’ 자본을 국적 없이 끌어들여 국내에서 생산하고 판매하고 착취․수탈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소위 ‘시장의 원리’에 의해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차원에 위치하고 있는 문제이다. 다만 정권은 그 과정에서 길닦이 혹은 교통정리자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대외개방’ 문제는 노동자계급에게 ‘국가경쟁력’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물음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테면, 국적 없는 ‘경쟁력 있는’ 자본이 국내에 들어와서 생산활동을 하고 이익추구를 하고, 그것을 위해서 내국 노동자․민중이 초국적 자본의 강화된 노동과 ‘선진’ 노무관리기법을 동원한 노조활동 방해 혹은 회사쪽 노조로의 포섭 등 기본적인 자주적 노동조합활동을 질곡시키는 것을 통한 민주적 권리의 압살을 전제로 하는 것을 통하여 국내총생산이 높아졌다고 할 때, 즉 GDP성장률이 증대한다고 할 때, 그리고 소득분포 상위 10%가 하위 10% 소득의 8.5배 이상을 향유하고 전국민의 1/5은 빈곤선 이하의 빈민으로 전락하고, 그것이 ‘국가경쟁력 증대’를 의미한다면 그것은 노동자․민중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 아닌가? 그런 흐름을 주도하는 자들을 자본이라고 하고 그런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자들을 지배권력이라고 하고 그런 흐름에 편승하는 자들을 ‘관료’와 ‘자본의 하사관’이라고 할 때, 거기에 빌붙는 자들 중에 ‘노동귀족’이라 하는 무리가 태어난다. 그들은 매우 정열적이고 부지런하며 가장 노동자계급인 양 하지만 실지로는 자본의 권력을 향하여 약은 눈초리를 빛내고 순박한 노동자대중을 향하여 위압적이고 간교한 술책을 부리며 노동자대중이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지 노심초사하여 항상 노동자대중을 감시하는 무리들이다. 대저 ‘대외개방’이라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라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치부하는 논의들을 경계하자.
동시에, 오늘날 초국적 자본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는 세계자본주의하에서 노동자계급에게는 전세계 노동자계급과의 국제연대의 활성화와 내실화가 요구되고 있다. 자본가들은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경쟁의 원리’로 무장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어제의 적도 노동자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오늘의 동지가 되는 ‘연대의 원리’가 무기이다. 오늘날의 노동자에게는 언제나 어쩔 수 없는 상황만이 펼쳐지고 있다. 자본의 몸뚱아리는 강대해 보이지만, 몸통이 너무 커졌을 때 공룡이 멸종하였다는 것은 역사의 진실이다. 한/노/정/연

2000-02-07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