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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월 교육투쟁과 노동자투쟁을 공동의 투쟁으로

현장에서 미래를  제54호
장기영


지금 현장은

장 기 영
한신대 전 총학생회 학술국장
4․5월 교육투쟁과 노동자투쟁을 공동의 투쟁으로






상반기 들어 학생운동은 등록금 인상 저지 투쟁을 고리로 하여 교육개혁투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글은 학생운동의 내적인 발전의 측면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에 대한 저항과 생존권사수라는 큰 틀에서 연대의 근거를 만들어 내고 있는 이 투쟁을 학생운동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필자가 차분하게 정리하고 있다.






투쟁으로 시작한 2000년 상반기

현재 전국 거의 대부분의 대학들에서 공통적으로 김대중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등록금 인상정책에 대한 반대를 요구안으로 걸고 각각 수위와 방식을 달리하면서 투쟁을 벌이고 있다.
3월 18일 약 20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2000년 교육투쟁 승리를 위한 청년학생 문화제’가 경희대에서 힘차게 진행되었고, 이어 23일과 24일에는 각 대학별로 동맹휴업과 함께 가두에서 “등록금 인상 저지와 교육의 공공성 쟁취”를 요구하는 투쟁이 전개되었다. 등록금 인상 저지를 요구하며 전체 학생총회를 조직하고 그 안에서 대중 스스로가 투쟁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가운데 대중투쟁의 전형을 창출하고 있는 경희대와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의 첨병이었던 전 교육부장관 김덕중의 총장 재집권 분쇄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아주대, 99년 모집단위광역화 철폐투쟁 당시 투쟁 지도부에 대한 징계, 재입학 불허 철회를 요구하며 목숨을 건 무기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신대 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많은 대학들에서 점거와 단식, 휴업 등 다양한 수위에서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특히 서울시립대의 투쟁은 현재 가장 첨예하게 김대중 정권과 대적하고 있는 투쟁이라는 점에서 싸움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1999년 BK21과 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국적으로 학부제가 관철된 이후, 국공립대학들이 민영화를 위한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국공립대를 민영화하기 위하여 먼저 그 동안 국가가 관장하고 있던 국공립대학의 재정 체계를 민영화에 발맞추어 자율적 체계로 완화하기 위해 ‘국공립대 특별회계법’이라는 것을 발표하였고 각 국공립대학교와 사립대학교들은 2000년을 기점으로 일제히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국공립대 민영화에 대하여 서울시립대학생들은 현재 ‘등록금 인상 저지, 국공립대 특별회계제 반대, 공립 시립대 사수’를 요구하며 3월 24일 약 500여명의 학생들이 대학본관을 완전점거하고 폐쇄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시립대 학교당국은 국가시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 상태에서 교수와 교직원을 동원하여 끊임없이 농성 대오를 침탈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온갖 종류의 폭력과 인권유린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권으로 보아서도 국공립대의 민영화는 양보할 수 없는 자기 이해가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떠한 폭력적 방법을 써서라도 투쟁을 분쇄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탄압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이미 현재의 등록금 투쟁을 포함한 교육투쟁 마저도 개별 대학 당국과의 투쟁을 통해서는 해결될 수 없는 국가의 정책적 기조 속에서 제출된 문제이기 때문에 그 해결 또한 국가를 매개로 하지 않고서는 온전한 성과를 기대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구조조정 하에서의 교육투쟁과 노동자투쟁의 성격

현재 등록금 인상저지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교육투쟁은 등록금의 액수를 둘러싼 경제적인 차원의 문제를 넘어 김대중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전사회적인 구조조정 정책의 일환으로 자리매김되어 있다.
이는 국가가 책임지고 수행해야 하는 교육의 사회적 공공성을 포기하면서 이를 자본주의 경쟁구조로 구조조정 하고자 하는 일련의 정책들, BK21과 교육발전 4개년 계획, 국공립대 민영화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 부담을 교육 수혜자, 즉 민중에게 전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등록금 인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등록금 인상의 문제가 올해에 새롭게 제기된 문제가 아니라 과거로부터 끊임없이 한국 대학의 비리와 부정의 온상으로 작용해 왔었지만 최근 몇 년간 제기되고 있는 등록금 인상은 단순히 개별 대학자본의 부정축재의 차원이 아니라 김대중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구조조정과 맞물려 구조조정의 비용을 민중에게 전가시키는 양상이 이제는 더욱 노골적으로 국가정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공성의 포기와 효율적 자본축적으로의 구조조정은 교육에서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 구조조정의 모든 고통을 오로지 노동자들에게로 전가시키고 있는 완성차 4사의 문제와 한국전력과 한국가스를 비롯한 공기업들의 민영화와 해외매각 문제는 기본적으로 구조조정의 고통을 우리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시키려는 국가와 자본에 대항하여 자본중심의 구조조정을 막아내고 사회적 성격을 노동자, 민중의 투쟁의 힘으로 강화해야 하는 공동의 투쟁인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교육투쟁과 4월 완성차 4사 투쟁은 김대중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이 노동자, 민중에게 고통을 전가시키고 있는 것에 대한 구조조정 저지투쟁임과 동시에 대학생을 포함한 노동자, 민중의 기본적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생존권 사수 투쟁의 성격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운동진영이 당면한 객관적 한계

현재 투쟁의 성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현 운동진영의 한계 또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운동진영을 긴박하고 있는 한계들을 끊어내지 않고서는 어떠한 연대와 투쟁전선의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그 한계를 규정하고 있는 정세 중심에 바로 총선이 자리잡고 있다. 그 동안 끊임없이 지배계급은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적 요구들을 철저하게 배제시키면서 투쟁적인 저항세력에 대해서는 강력한 탄압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자신들 부르주아 정치의 일정과 규칙에 꿰어 맞출 것을 요구하면서 합법적, 의회적 절차와 과정이라는 틀로 민중운동을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 민중이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벌이는 대중 투쟁만이 오로지 현실의 문제들을 온전히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부르주아 정치에 대한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폭로가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현재 진행되는 총선이 어떻게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노동자 민중들에게 삶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국회의원 1~2명의 당선이 현실정치 지형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총선 과정에서 민중이 정치적으로 조직되고 세력화되는 것은 후보가 표를 얻기 위해 부르주아 정치에 대해 폭로하고 노동자적, 민중적 선전의 방식을 채택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민중의 정치적 진출의 핵심은 의회의 의석 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민중들 스스로 자신의 의지를 현실 정치에 직접 관철시키려는 정치적 주체로서의 실천과 조직화의 과정이라고들 한다. 그러하기에 노동자 민중의 정치는 다양한 경로와 통로를 통해 실현되어 왔으며 그것은 합법적인 의회정치 안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총체적으로 관철되어 왔던 역사였다. 그렇기에 민중들이 현실 정치의 한계와 그 정치를 뛰어 넘으면서 현실 정치에까지 정치력을 행사하게 하는 것은 현재 당면한 민중들의 투쟁을 통해 그러한 요구가 현 시기 총선을 통해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현재 보수정치권이 이러한 민중적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과 동일한 과정인 것이다. 당면한 민중적 과제를 투쟁으로 돌파한다면 그 투쟁이 부르주아 총선 과정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노동자, 민중 후보로 이름을 내건 후보들은 득표 작업을 위해 대중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투쟁에 함께 함으로서 표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부르주아 정치의 허구성은 대중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선거에서 담아 내지 못하는 민중들의 요구를 보여주고 쟁취함으로써 명확히 폭로될 것이며, 노동자, 민중 후보에 대한 지지는 그 노동자, 민중 후보가 대중들의 고통과 투쟁에 기반하고 있다면 역시 대중들의 구체적인 삶의 조건에 대한 투쟁을 형성하는 것이 선거에서의 가장 강력한 지지와 지원이 될 것이다. 따라서 4․13총선은 더 이상 우리의 지배자를 누구로 바꿀 것인가의 부르주아 문제의식을 뒤집어 현재 민중의 가장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요구인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고통을 대중투쟁으로 막아내고 그 고통을 자본과 정권에게 전가시킴을 통해 노동자, 민중이 사회 각 영역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확장시키는 투쟁정세를 형성해야 한다.


4․5월 노동자, 학생의 강력한 공동투쟁을 위하여

그 동안 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은 방학중에 시작해서 개강하면 끝나 버리는 개나리 투쟁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반짝’ 끝나는 투쟁이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의 교육 구조조정 정책으로 인한 부담과 고통이 등록금 대폭 인상이라는 형태로 본격화되고 있는 올해의 상황은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3․4월에 걸쳐 등록금 인상 저지 투쟁을 벌여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간의 가열찬 투쟁을 통해서 만들어진 투쟁 동력 또한 예년의 교육투쟁과는 다른 측면이 존재한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투쟁과 노동자들의 투쟁을 공동의 연대투쟁으로 확장해야 하는 시기이다.
먼저 학생들의 교육투쟁의 경우 학원을 중심으로 한 일상적 투쟁, 교육투쟁을 벌이고 있는 단위들이 공동으로 대정부 직접 타격투쟁, 그 힘을 가지고 4월 초 완성차 4사 투쟁과의 연대투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첫째, 학원을 중심으로 한 일상적 투쟁 차원의 과제로서 현재 각 대학에서 벌이고 있는 점거투쟁 등 학교당국과의 투쟁이 개별 대학 차원의 투쟁으로 고립되는 것을 극복해야 한다. 현재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학교에 대하여 적극적인 연대투쟁과 직접적인 지원, 사수투쟁을 통해서 고립을 막고 그 과정에서 투쟁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 대중으로 하여금 ‘우리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남한 전체 대학의 문제’로 투쟁을 통해 인식이 확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일상적 투쟁을 통해 형성되고 있는 투쟁동력을 바탕으로 정권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가두 집중투쟁을 통해 현 교육투쟁의 성격이 국가정책 차원의 투쟁임을 실천속에서 대중이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4월초 완성차 4사 투쟁과의 구체적인 연대투쟁이 필요하다. 완성차 4사 투쟁과 학생들의 교육투쟁이 서로 다른 투쟁이 아닌 전체 구조조정 속에서의 고통을 노동자, 민중에게로 전가시키고 있는 동일한 사안의 투쟁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완성차 투쟁과 교육투쟁을 공동의 반민중적, 반교육적 구조조정 분쇄, 민중의 생존권 사수 투쟁으로 상정하고 노동자와 학생 공동의 투쟁으로 벌여내면서 올 상반기 투쟁을 통해 노동자, 학생 연대투쟁으로 공식화 시켜내야 한다. 언제나 자본과 정부가 휘두르는 불온한 노학연대, 민중연대라는 적들의 이데올로기 공격을 노동자, 학생 공동의 반민중적, 반교육적 구조조정 분쇄 투쟁으로 돌파하여 이후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이 대국가 투쟁을 매개로 연대할 수 있는 단초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4월 투쟁의 변수인 총선에 대한 명확한 투쟁단위의 입장과 대응이 필요하다. 총선과 맞물려 있는 시기 총선이 대중투쟁을 질곡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중투쟁을 더욱 강력하게 진행하는데 복무하는 진정한 노동자, 민중후보로써 자리매김 하기 위하여 노동자, 민중후보 진영은 자신의 득표 전략 속에서 지역구에 한정된 선전 활동을 수행하는 차원을 넘어 당면한 투쟁에 대한 전체 민중후보 진영 공동의 입장을 분명하게 제출하고 투쟁의 선두에 서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생운동 진영 또한 민중후보에 대한 지원, 지지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이러한 당면한 투쟁의 요구를 걸고 민중후보를 아래로부터 강제함으로써 진정한 노동자, 민중의 후보로써 투쟁에 나서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오며

4월은 총선의 달이 아니라 부르주아 선거와 의회정치로 담아내지 못하는 민중들의 삶의 요구를 대중투쟁을 통하여 확인시키는 시기이어야 한다.
많은 학생운동진영이 대중투쟁을 중심으로 총선을 돌파하자고 말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총선전술은 부르주아정치의 허구성 폭로, 노동자후보 지지 전술 등이다. 부르주아의 허구성은 대중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선거에서 담아 내지 못하는 민중들의 요구를 보여줌으로서 명확히 폭로될 것이며, 노동자 후보의 지지는 그 후보가 대중들의 고통과 투쟁에 기반하고 있는 진정한 노동자, 민중 후보라면 역시 대중들의 구체적인 삶의 조건에 대한 투쟁을 형성하는 것이 선거에서 강력한 지지와 지원이 될 것이다. 대중들의 요구는 이미 들끓고 있다. 3․4월 강력한 노동자, 학생의 연대투쟁으로 김대중 정권의 반민중적, 반교육적 구조조정을 분쇄하고 민중의 생존권을 기필코 사수하자. 한/노/정/연

2000-04-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8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