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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의 4․13총선

현장에서 미래를  제54호
김영수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의 4․13총선
김 영 수
연구위원/ 한신대․상지대 강사, 정치학









1. 진보정당의 장미빛 청사진

김대중 정권은 지난 2년 동안 신자유주의 개혁정책을 수미일관하게 집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민중들은 삶의 현장에서 거리로 강제 징집되거나 거리에서 삶의 현장으로 강제 소환되었다. 임금삭감과 노동강도의 강화에 순응하는 사람만이 삶의 현장에 남게 하는 서슬퍼런 신자유주의의 칼춤만이 부르주아 세력의 신자유주의 잔치마당을 흥겹게 하였다.
부르주아 세력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제2단계 구조조정’의 새로운 잔치 한마당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행사의 첫 판은 바로 4․13총선이다. 부르주아 세력은 신자유주의적 개혁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4․13총선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안정 속의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이라는 경제발전 이데올로기와 ‘개혁정권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정치적 개혁강화 이데올로기로 노동자․민중들을 우민화하고 있다. 이에 노동운동진영과 민중운동진영은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 개혁정책을 파탄시키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 왔으며, 또한 새로운 투쟁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와 민중들의 제반 이해를 대변하고자 하는 노동자․민중진영의 진보정당 역시 4․13총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반(反)보수주의의 깃발을 내걸은 진보정당(?)으로서 노동자․민중진영의 정치적 대표체임을 자임하고 나섰다. 그리고 양 정당은 4․13총선에서 합법적 정치투쟁을 국민적으로 대중화하고 의회공간을 장악해 나가자는 결의를 다지고, 합법적 의회주의의 희망(?)으로 가득찬 노동자․민중정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부패정치, 썩은 정치, 지역정치, 패거리정치로 일관하는 보수정치에 대한 국민대중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 3김 보수정치의 대안세력으로 또는 보수정당에 대한 대안정당으로 진보진영이 정치의 전면에 나서야할 다양한 조건들이 구비되었다. 세상을 바꾸어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세력들이나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혁을 지향하는 세력들은 비록 몰계급적 대중들을 대상으로 할지라도, 정치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투쟁의 국민적 지지와 토대를 이번 4․13총선에서 구축하여야 한다.’
이것은 이번 4․13총선투쟁에서 적극적인 후보전술을 채택하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이 장미빛 청사진의 논리적 기조이다. 이러한 기조에 걸맞게 민주노동당은 2010년에 노동자․민중의 권력을 수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세우고 있으며, 청년진보당은 변혁적 좌파 정치운동에 대한 국민적 지지의 가능성을 피력하고 있다.
“2000년 4․13총선에서 원내진출, 2004년 총선에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2008년에는 원내 제1당으로 부상, 그리고 2010년 권력획득을 추구한다” 이러한 정치 청사진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가 3월 16일 저녁 한 방송사의 텔레비전 토론회에 나와서 제시한 것이다.
“좌파의 국민적 정치세력화를 위해 한국정치의 전환국면인 16대 총선투쟁에 나서고 있지 않는 지금, 한국 근본 변혁운동의 미래, 좌파 정치세력의 미래에 대한 무한 책임의 사명감으로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임하고자 한다. 2000년 총선에서 서울지역 집중출마와 지역구에 얽매이지 않는 서울 집중투쟁을 통해 전국민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국민적 정당으로 거듭나고, 당의 지위를 한 단계 높이고자 힘찬 총선투쟁을 결의하였다. 청년진보당은 가두정치투쟁과 합법정치투쟁을 통한 한국 좌파의 국민적 정치세력화라는 과제를 위해 헌신할 것이다.” 이것은 청년진보당의 2000년 총선투쟁의 좌표에 기록되어 있는 글이다.
양 당의 4․13총선 출사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위의 말과 글은 한국사회 변혁운동의 주체임을 스스로 자임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계획대로라면, 노동자․민중의 권력은 앞으로 10년 후에 수립될 것이고, 청년진보당의 말대로라면, 사회구조의 근본변혁운동이 국민적 지지세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노동자․민중의 진보정치가 또는 노동자 계급의 계급정치가 절망의 암흑시대를 넘어 희망의 문명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과연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정치가 과연 선거주의 정당 혹은 의회주의 정당을 중심으로 희망의 문명시대를 맞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를 품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의 정치 청사진을 그 자체로 인정한다면, 민주노동당의 청사진은 의회를 통한 권력획득을 제시하고 있으며, 청년진보당은 변혁적 좌파세력의 합법정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투쟁으로 좌파권력의 획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양 정당은 합법주의 정치와 부르주아 의회공간에 매몰된 상태에서 장미빛 청사진을 설계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제16대 총선교안에서 “제도권 정치활동과 대중운동을 함께하는 정당으로서, 이번에 배출될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은 원내 활동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투쟁과 지역의 대중운동과 긴밀하게 결합할 것이다. 파업현장에 함께 하고 지역의 사회운동에 어깨를 거는 국회의원들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정치활동에 대해 국민대중들의 지지는 급속하게 증가할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청년진보당도 “합법적 투쟁공간에서 국민 대중의 행동과 여론을 선도하며 정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국민적 정치투쟁을 전개하는 세력으로 등장하지 못하는 한, 가슴속에 있는 이념은 고독한 인텔리들의 망상에 불과하다.”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진입하고 진입한 국회의원의 정치활동이 기존 보수정치활동과 다를 것이라는 전제하에, 민주노동당의 국회진입은 곧 진보정치에 대한 국민대중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진보당은 선거투쟁을 중심으로 한 합법적 정치투쟁이 활성화됨으로써 좌파이념에 국민적 지지와 대중화가 급속하게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이 국회에 진입하거나 합법적 정치투쟁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민중들의 대중투쟁의 역량을 합법적 제도화의 틀 속에 가두어 버린다면, 양 정당은 제도권의 보수정치활동의 틀 속에 갇히게 될 뿐만이 아니라 노동자․민중들을 제도권 보수정치의 감옥 안으로 끌어들이게 될 것이다. 더욱이 노동자․민중들의 반(反)자본주의적인 계급역량은 급격하게 소진될 것이다.
의회주의에 기반하는 노동자․민중정치는 진보정당에게는 장미빛 청사진일지 모르지만, 노동자․민중들에게는 암흑빛 청사진이 될 수 있다. 국회진입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민중들의 투쟁역량이고,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정치적 계급투쟁의 주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또한 국민대중들에게 미치는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은 국회의원이 파업투쟁에 동참하는 것이겠지만, 이는 소수 명망가 중심의 정치적 상징효과만을 노리는 부르주아 보수정치의 활동방식과 동일하다. 청년진보당은 역시 마찬가지이다. 근본변혁을 지향하는 좌파정치세력에 대한 몰계급적 국민대중들의 지지를 강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당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정치적 상징효과만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민주노동당이나 청년진보당이 제도권 진출이나 부르주아 선거공간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파업현장과 함께 하는 정당이나 정치조직으로 남는다면, 또는 노동자․민중들의 투쟁역량 강화 및 투쟁주체 형성에 앞장선다면, 양 정당에 대한 노동자․민중들의 지지와 국민대중들의 지지가 동시에 상승할 수도 있다.


2. 진보정당의 투쟁 없는 선거투쟁

선거제도가 부르주아 지배질서를 재창출하고 그러한 질서에 대한 국민적 정당성을 획득하는 부르주아 계급정치의 주요 수단이자 노동자․민중들을 포섭하고 억압하는 기제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노동자․민중진영은 부르주아 계급의 의도에 호응하지 않는 선거투쟁, 포섭하고 억압하는 기제로서의 선거제도와 절차에 제한을 받거나 구속되는 선거투쟁을 전개해서는 안된다.
물론 노동자․민중들은 부르주아 계급의 선거제도와 긴밀한 상호 호응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이중적인 존재기반의 속성, 즉 부르주아 계급정치에 몰계급적으로 동원되는 주체이자 부르주아 계급정치에 저항하는 계급적 주체로서의 속성을 쉽게 극복하지 못한다. 그런데 부르주아 계급과의 관계에서 노동자․민중들의 힘이 강할 경우, 그러한 이중적인 속성이 극복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구축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민중진영의 선거투쟁이 노동자․민중들의 힘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노동자․민중들이 부르주아 계급정치에 의해 몰계급적 대중으로 동원되는 것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전개되어야만 한다.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본다면, 노동자․민중들의 계급적 정체성과 정치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전개하여야 한다.
4․13총선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청년민주당 역시 ‘신자유주의 반대, 민중민주진영의 연대 강화, 근본 변혁운동 역량의 대중적 토대 강화’ 등과 같은 선거투쟁의 기조와 각오에 있어서 만큼은 노동자․민중들의 힘을 강화하려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선거공약 역시 ‘정리해고제 철폐, 주 40시간 노동시간 단축, 사회복지예산 쟁취, 국가보안법 철폐’ 등 노동자․민중들의 제반 이해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민주노동당의 제2차 중앙위원회 회의자료에 의하면, 총선투쟁의 기조와 핵심적 각오를 다음과 같이 적시하고 있다. “①노동자․민중이 극복해야할 대상이 보수정치세력 모두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②각 지역의 선거투쟁을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진보적 사회개혁을 추진하는 전국적인 투쟁의 일부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 ③현재의 민주노동당 당원들만의 활동에 머물지 말고 모든 민주․진보역량을 총동원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문제는 민주노동당의 핵심공약이 김대중 정권 초기부터 노동자․민중진영의 투쟁사안이었고, 또한 현안의 투쟁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공약사안을 선거투쟁의 국면이라는 이유 때문에 당면투쟁에서 방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총선투쟁의 기조와 각오에 걸맞는 목표가 설정된 것이 아니라 정치적 대표체로서의 위상을 확보한다는 조직적 패권주의와 의석의 확보라는 의회주의의 실현에 선거투쟁의 목표로 성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동당은 선거투쟁의 과정과 그 결과를 의석확보를 통한 제도권 진출이라는 것에 한정하고 있다. 그것은 민주노동당의 선거투쟁의 목표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① 원내 의석의 확보와 의미있는 득표를 통해 대안정당으로서의 원내 입지의 확보와 당 발전의 기틀을 형성 ②당 간부역량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강화를 이루어 내고, 당원의 일상적 결합력을 높여 낸다. ③민주노총과의 전면적인 공조를 통해 민주진보진영의 정치적 대표체로서 위상을 확보한다.”
이러한 목표 외에도 노동자․민중들의 대중투쟁과 유리되지 않는 진보정당으로서의 계획도 동시에 수립하였다. 이것은 분명히 의회주의적인 득표확대만을 위한 선거투쟁이 아니라 노동자․민중들의 생존권 확보 차원의 선거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 16대 총선교안에 따르면, “총선과 4~5월 노동자 투쟁은 분리돼선 안된다. 총선투쟁에 나서는 민주노동당은 대규모 선전활동을 통해 이번 노동자 투쟁의 대의를 정책과 공약으로 알려야 하며, 대중투쟁을 준비하는 노동조합은 선거에 계급적으로 참여하는데 앞장서서 올해의 투쟁이 명실상부한 정치적 투쟁이 되도록 전 과정을 설계하여야 한다.”
그러나 청년진보당이 총선체제 돌입 이전의 민주노동당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점을 실례로 드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청년진보당의 2000년 총선투쟁의 좌표에 나와 있는 글이다. “민주노동당이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이후 전개한 정치적 실천은 명망가 간부 몇몇이 국회 앞에 가서 항의 캠페인 한 것, 언론에 기자회견 형식으로 입장을 발표하는 것, 민주노총이 참여한 민중대회에 참여하는 것 정도이다. 민주노동당의 실천은 노동조합의 대중투쟁이 없을 때에는 캠페인, 성명서 발표, 언론 플레이 등의 상층 중심의 합법 정치행동에 한정되어 있다.”
민주노동당의 이러한 정치활동은 총선체제에 돌입하고 난 이후에도 지속되었다. 국회진입에 목숨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선거법 개정은 당의 사활에 영향을 끼치는 투쟁사안이었다. 정당명부제를 중심으로 한 선거법 개정이 민주노동당의 핵심적 투쟁과제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민주노동당은 선거법 개정을 청원하는 수준 또는 제도권 정당들에 대한 기대의 수준이 아니라 보다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러한 정치활동의 방식은 선거법 개정투쟁 혹은 개악 선거법 반대투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노동당은 개악 선거법 반대투쟁을 “규탄 공동 기자회견, 대통령 거부권 촉구를 위한 대표의 단식농성, 지구당 중심의 서명운동, 개악 선거법에 대한 위헌소송” 등의 방식으로 전개하였다. 물론 이러한 방식의 투쟁 그 자체만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민중들을 정치 소비자로 머물게 하는 명망가 중심의 투쟁방식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은 4․13총선체제 하에서 진보정당으로서의 선거투쟁이라는 최소한의 정치적 이미지조차 창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자․민중진영의 현안문제들을 정치적 의제(political agenda setting)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부르주아 세력이 강요하고 있는 합법적 선거운동 기간에 당의 모든 역량을 투여하려는 의도가 있는지 모르지만, 각종 현안의 투쟁사안을 몇몇 지도부 중심의 상징화 투쟁, 언론플레이 투쟁, 성명서 투쟁에 머물러 있다. 물론 합법정당은 부르주아 제도정치권의 합법적 틀을 벗어나는 투쟁을 전개하기가 힘들겠지만, 반면에 이러한 제한적 정치활동은 노동자․민중들이 부르주아 사회의 제도적 틀이나 법적 틀을 무시하면서 전개하는 투쟁을 정치적으로 반영할 수 없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다양한 제도적 장치로 합법적 선거운동 기간을 무시하는 부르주아 정치세력의 선거운동에 대항하는 최소한의 투쟁조차 전개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민중진영의 정치적 대표체임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진보당 역시 민주노동당에 대한 자신들의 비판을 똑같이 받을 수밖에 없다. ‘가두정치와 합법정치 공간의 동시 활용’을 기치로 내세워 왔지만, 합법정치 공간의 활용 이외에는 가두정치의 활동을 전개하지 못하였다. 더욱이 청년진보당은 현 시기를 평화적인 국면으로 설정하고, 항쟁노선 대 합법노선이라는 대립구도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물론 청년진보당의 말대로 “근본변혁을 지향하는 운동이 평화적 시기에 합법정치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것, 즉 선거연단과 의회를 통해 부르주아 정치의 반동성을 폭로하고 이를 통해 가두정치투쟁을 고양시켜야 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는 원칙이다. 항쟁노선 대 합법노선이라는 대립구도는 잘못된 설정이며, 좌파가 경제주의, 노동자주의를 극복하고 가두공간과 합법공간 모두에서 정치투쟁을 주도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청년진보당은 항쟁노선 대 합법노선이라는 대립구도를 잘못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평가의 전제 자체부터 모순이다. 항쟁노선에 대립되는 노선은 타협노선이고, 합법노선에 대립되는 노선은 비합법노선이라 할 수 있다. 항쟁노선을 지향하는 세력들은 합법노선과 비합법노선을 동시에 지향할 수 있고, 합법노선을 지향하는 세력들은 항쟁노선과 타협노선을 지향할 수 있다.
이러한 모순에 빠지는 주요 원인은 가두정치를 항쟁노선으로 상정하고 선거정치를 합법노선으로 인식하는 오류에서 기인한 것이며, 가두정치의 지향이라는 노선으로 덧씌워진 의회주의 합법정치를 억지로 정당화시키려는 과정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래서 청년진보당은 ‘평화적인 국면’에 대한 인식의 오류까지 범하고 있다.
청년진보당은 김대중 정권 2년이 지극히 평화적인 국면이었기 때문에 가두정치를 주도적으로 전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지난 2년 동안이 평화적인 국면이었는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군부세력에 의한 물리적 통제가 우선시되는 국면이 직접적인 폭력의 상황이라고 한다면, 노동자․민중들의 생존권을 완전히 박탈한 국면은 부르주아 계급에 의해 직접적 폭력과 간접적 폭력이 무제한 동원된 광폭한 국면이 바로 김대중 정권 2년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평화적인 국면으로 상정하는 것은 합법공간 활용투쟁의 정당성만을 찾고자 하는 것이며, 선거후보전술에 집중하는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명분을 찾는 것에 불과하다.
노동자․민중진영의 선거투쟁의 전리품이 진보정당의 국회진입이 아니라 노동자․민중들의 현안문제의 해결이 되어야 하는데, 4․13총선에 참여하는 진보정당들은 진보정당의 국회진입이라는 전리품에만 눈독을 드리고 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대중투쟁과의 결합 혹은 노동자․민중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투쟁이라는 다양한 명분과 의지를 제시한다 하더라도, 오히려 평화적인 선거주의 혹은 의회주의 정당으로서의 정치적 이미지 창출에 매몰되어 진보정당이라는 최소한의 정체성마저 저버리는 행위를 범하고 있다.
선거주의 혹은 의회주의에 매몰되는 선거투쟁은 노동자 계급의 계급역량을 오히려 약화시킬뿐더러 부르주아 계급정치의 아류로 전락한다. 즉 노동자 계급대중들의 계급적 정체성을 약화시키고 부르주아 계급정치에 동원되는 노동자 계급대중들을 양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3. 진보정당의 부르주아적 득표확대전략

선거주의 혹은 의회주의 정당은 선거투쟁에서 가장 확실한 목표를 정할 수밖에 없는데, 다른 어떠한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동원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한마디로 몰계급적인 유권자들의 지지표를 획득하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선거투쟁의 결과는 다른 후보들을 물리치는 당선, 차기를 바라볼 수 있는 의미있는 득표, 그리고 정당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의 강화 등으로 표출된다.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제2차 중앙위원회에서 핵심적인 4․13총선의 전략을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다. “적극적인 후보전술을 통해 당의 지역기반 확보와 당 조직을 강화하며, 당선 가능 지역은 의석확보를 목표로 임한다.” 이는 4․13총선투쟁을 통해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한 흐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인데, 그 핵심수단은 의회진출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총선에서 노동자․민중세력이 단 한 석이라도 의회에 진출하기만 한다면, 부르주아 지배세력 전체에게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4․13총선에 임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으로서는 가장 확실한 득표확대 전략과 선거동원전략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 청년진보당 역시 마찬가지이다. 조직적인 선거동원전략을 취할 수 없는 청년진보당은 서울의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세워 보수3당의 구도를 넘는 진보정치세력으로서의 정치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국민적 지지세력을 득표로 확인․강화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전략 역시 무작위적이고 몰계급적인 국민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득표확대전략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아무튼 민주노동당은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비록 1~3% 수준에 불과하더라도, 조직된 노동자들을 득표확대 차원에서 동원하는 전략과 무당파층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하였다. 민주노동당의 조직 노동자 선거동원전략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①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면서 이들의 가족 및 친지, 이웃으로 지지층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② 이를 위해서는 조합원 총선교육, 노보를 통해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공약의 소개 등의 대중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③ 특히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것은 투표 당일 조합원들의 투표를 집단적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보수정치의 지배구조가 강력한 한국사회에서 진보정당 혹은 노동자 계급정당의 운명은 득표확대 차원의 동원전략이 아니라 정치적 대중투쟁의 동원전략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 득표확대 차원의 동원전략은 부르주아 정치세력의 선거정치 특허품일 수 있겠지만, 노동자․민중들의 현안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대중투쟁의 동원전략은 노동자․민중정치의 특허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정치적 대중투쟁의 동원전략을 방기한 채, 부르주아 보수정치의 아류로 전락해버릴 수 있는 득표확대 전략과 전술을 채택․집행하고 있다.
부르주아 세력은 매 선거시기마다 노동자 계급대중들을 몰계급적 대중으로 우상화하면서 선거정치에 동원해 왔다. 동시에 계급이해 은폐전략을 내세워 정치적 부동(浮動)세력을 포섭하기도 한다. 민주노동당도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도의 여론조사 결과가 매우 낮게 나타나자, 정치적 부동(浮動)세력을 주요한 득표 확대의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물론 민주노동당은 당의 확실한 지지집단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의 조직된 노동자와 진보적 성향의 네티즌으로 상정하였다. 그렇지만 민주노동당은 무당파 부동(浮動)세력을 지지표로 획득하기 위한 득표전략의 대상으로 상정하였다. 민주노동당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무당파의 비율을 아래와 같이 분석․평가하였다. “①중년 주부층이 항상 30% 내외 ②직업별로는 블루칼라의 증가세가 큼 ③화이트칼라도 증가세 ④연령별로는 20대의 증가세가 큼 ⑤학력별로는 대학 재학 이상의 증가세가 큼” 이러한 무당파들이 주요한 득표 획득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추진하고 있는 무당파 부동(浮動)세력 획득전략은 득표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노동자․민중정당의 정체성까지도 버릴 수 있다는 위험천만한 모험주의이든지, 혹은 본래부터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민중이나 진보의 이름으로 덧씌워진 몰계급적 대중들의 이해를 대변하고자 하는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또한 청년진보당의 무작위적이고 몰계급적인 국민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지세력 확대․강화전략 역시 마찬가지로 매우 위험한 모험주의에 불과하고, 근본변혁운동이나 좌파세력의 이름으로 덧씌워진 부르주아 대중정당의 정체성과 다를바 없다는 것을 드러낸다.
정치적 부동(浮動)세력이 계급이해와 무관한 무당파층으로 존재해 왔다는 점을 간주한다면, 민주노동당의 무당파 득표확대전략과 몰계급적인 국민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진보당의 지지확대전략은 부르주아 정치세력의 선거정치 전략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노동당의 득표확대전략은 부르주아 정치세력의 선거운동 방식과 차별성을 띠지 못하고 있다. 차별성이 존재한다면, 단지 민주노총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을 투표에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 불과하다.
민주노동당은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다양한 기획사업과 이벤트 사업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서울의 모든 지역구에만 후보를 내세워 정치적 상징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에서 알 수 있듯이, 청년진보당도 이벤트 사업 중심의 선거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것은 주로 부르주아 정치세력의 선거운동 방식, 즉 “인터넷과 언론을 통한 지지기반의 확대,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벤트의 조직, 1990년대 총학생회장단 100인 민주노동당 지지선언, 총선후보자 출마선언과 공동공약 발표, 민주노동당 후원의 밤, 중앙당 후원회 결성식, 인터넷을 통한 이벤트, 민주노동당 자원봉사단 발대식” 등이다. 구체적으로 민주노동당 총선기획단에서 제출한 “선거전략 수립 및 선거운동 방법”에는 부르주아 정치세력의 선거운동 방식과 거의 동일한 “상징적 이슈전략, 이미지 관리전략, 이벤트 전략, 인물 홍보전략” 등이 제시되었다. 특히 후보자를 알리기 위한 선거운동방식, 예를 들면 약수터 오르기, 허름한 음식점 방문, 대중 운집지역 누비기 등과 같은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진보정당이 선거운동의 방법을 부르주아 정치세력의 선거운동 방식을 차용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러한 운동이 무작위 국민대중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이 발휘되어 노동자․민중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할 수 있고, 노동자․민중들의 생존권 문제를 현실정치의 다양한 정치적 의제로 급부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그러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노동자․민중진영의 현장동력과 함께 하는 선거투쟁, 현장의 대중투쟁 그 자체가 정치적 의제로 부각되고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거투쟁, 정치적 계급주체가 현장을 누비는 선거투쟁이 전개되어야 한다. 이를 방기하거나 거부하는 선거투쟁은 선거투쟁을 오로지 당선투쟁만으로 간주하는 지름길이자 선거투쟁에서 노동자․민중을 대상화하거나 소외시키는 지름길이다. 노동자․민중들의 이해를 대변하고자 하는 민주노동당이 정치적 정체성조차 확고하게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투표지지세력의 몰계급적 다변화와 확대만을 고려하고 있는 의회주의적 진보정당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4. 정치적 폭발력을 강화하는 과정으로서의 총선투쟁

노동자․민중정치는 선거투쟁을 비롯하여 제반 일상적인 투쟁 그 자체가 부르주아 국가권력에 대항하는 투쟁, 그러한 투쟁주체를 형성하는 투쟁으로 자리매김하는 투쟁으로 위치지워야 한다. 선거투쟁 역시 노동자․민중들이 현안문제들을 둘러싼 계급투쟁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계급투쟁의 한 전술로서, 노동자․민중들의 제반 이해를 관철해 나가는 계급투쟁의 공간인 것이다.
정당을 합법화하고 그 정당에 대한 지지도를 확장시키는 투쟁 혹은 한 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는 투쟁이 아니라 노동자․민중들의 계급적 이해를 정치적으로 폭발시켜 냄과 동시에 계급현장에서 노동자․민중정치의 주체들을 형성하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민중의 정치조직들이 득표확대전략으로 선거투쟁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동원투쟁전략으로 대응하여야 한다. 노동자․민중들의 정치적 대중역량을 폭발시켜 내는 과정이자 정치적 계급투쟁의 주체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노동자․민중들은 일상적으로 국가․자본과 상호호응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계급적 이해를 획득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자본에 포섭되기도 하고 저항하기도 한다. 문제는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계급주체들이 노동자․민중과 국가․자본간의 상호호응관계에 개입하고, 그 개입지점에서 노동자․민중들의 이해를 획득하기 위한 정치적 의제를 가지고서 부르주아 계급과의 정치적 계급투쟁을 전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투쟁에서 후보전술을 채택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전략을 추구하는 전술적 수준의 후보전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4․13총선을 매개로 노동자․민중진영의 계급적 욕구, 즉 김대중 정권의 제2단계 구조조정 정책을 붕괴하기 위한 총파업투쟁과 그러한 투쟁의 정치적 계급주체를 형성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러한 선거전략을 중심으로 4․13총선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정치적 조직주체는 바로 노동자의 힘 준비모임이다. 노동자 힘 준비모임은 지난 3월 4일 제3차 총회를 통해 4․13총선방침을 결정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동자 정치를 의회주의로 제한하는 일체의 경향과 투쟁 및 상반기 총파업투쟁전선의 강화를 위한 노동자 민중후보 지원․지지 등”이다. 선거공간을 매개로 노동자․민중들의 정치적 욕구를 폭발시키는 대중적 정치투쟁과 지배권력의 힘을 대중적 투쟁역량으로 제압하고자 하는 방침인 것이다.
그런데 노동자의 힘을 중심으로 한 통칭 좌파그룹에 대해 청년진보당은 87년 6월항쟁 이후 정치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좌파진영의 정치투쟁이 전개되지 못한 무능력에 대해 개탄하고 있으며, 그러한 소임을 자신들이 담당하겠다고 자임하고 나섰다. “근본적 변혁운동을 지향하는 그 누구도 정치권력의 장악을 위한 운동을 실제로 전개하지 않고 있다. 87년 6월항쟁 이후 자칭 좌파세력은 한번도 위력적인 정치투쟁을 전개한 적이 없다. 정치권력 장악을 위한 정치투쟁이 실제 지배권력의 행보에 영향을 미치고 다수 국민대중들을 정치적 격동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헌신할 것이다.”
이는 정치적 계급투쟁의 영역을 합법적 선거투쟁의 공간으로, 정치적 계급투쟁의 주체를 정당으로 제한하는 기계적 인식의 발로에 불과하다. ‘민주노총이 경제적 투쟁을 담당하고 민주노동당이 정치적 투쟁을 담당해야 한다.’는 민주노동당의 조합주의적 인식을 청년진보당이 비판하고 있지만, 그들 역시 노동자․민중정치의 정치적 투쟁에 대한 조합주의적 인식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역사적인 투쟁사례들을 정치권력에 대항하는 투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투쟁사례라 할 수 있는 것만을 실례로 든다 하더라도 1990년 전노협 건설투쟁 및 사수투쟁, 1991년 5월투쟁, 1996~1997년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 1997년 대통령 선거투쟁, 노동자․민중들의 1998년~1999년 구조조정 반대투쟁 등은 정치권력에 대항하고, 그러한 투쟁주체를 형성하기 위한 투쟁이 아니고 그 무엇이란 말인가?
물론 이러한 투쟁의 정치적 성과가 무엇이 있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노동자․민중들의 열망을 끌어안는 합법적이고 의회주의적인 진보정당만이 그러한 투쟁의 정치적 성과가 모아낼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민중들의 정치적 투쟁의 성과는 이미 노동자․민중들의 삶의 현장에 집적되어 왔다. 민주노조운동의 합법성 쟁취, 노동운동의 반(半)합법성 쟁취, 현장을 기반으로 하는 노동자․민중정치의 주체형성, 노동자․민중의 내재화된 정치역량 등이 그것이다. 또한 역설적일지라도, 노동자․민중들이 진보정당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 자체부터 엄청난 성과인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이 합법적인 공간에서 의회주의적 선거투쟁을 전개할 수 있는 것 자체부터 정치적 대중투쟁의 성과이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대중투쟁은 선거공간에서 보다 쉽게 폭발할 수 있다. 주요하게는 노동자․민중들의 정치권력을 수립하기 위한 욕망이 보다 쉽게 발현되고, 제반 이해를 보다 쉽게 관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르주아 계급이 노동자․민중에 대해 유연한 통제역량을 발휘하기도 하고 득표전략과 포섭전략의 일환으로 노동자․민중들의 정치적 분출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폭발력과 정치적 대중투쟁을 보다 강화하는 차원에서 본다면, 공동 총선투쟁본부의 결성을 위한 청년진보당의 제안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반(反)자본주의, 반(反)사회민주주의를 기치로 하는 (가칭)진보진영 공동 총선 투쟁본부를 건설할 것을 제안한다. 이 본부는 청진당의 후보뿐만이 아니라 무소속 민중후보를 포함한 선거투쟁을 전개하며, 후보선거운동에 한정되지 않는 좌파 공동의 정치투쟁을 전개하는 기구이다. 우리는 이 투쟁본부를 통해 민주노동당에 반대하는 좌파의 국민적 정치세력화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의 연대에 헌신할 것이며, 총선 이후 이를 전국연합과 대등한 새로운 좌파전선체로 발전시킬 것을 더불어 제안한다.”
그러나 청년진보당의 이 제안은 근본변혁운동을 지향하는 좌파세력의 국민적 정치세력화 차원에서 이 제안을 한 것에 불과하고, 또한 전도가 뒤바뀐 경우이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폭발력과 정치적 대중투쟁을 보다 강화하는 차원의 제안이라면, 총선투쟁본부의 결성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좌파 투쟁전선체의 결성을 먼저 제안하고, 좌파 투쟁전선체를 중심으로 한 노동자․민중투쟁의 한 영역의 차원에서 총선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아무튼 민주노동당이나 청년진보당은 2000년 4․13총선에서 법정 선거운동기간을 준수하는 부르주아적인 선거투쟁을 통해 국회에 진입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노동자․민중들을 정치적으로 대상화하고 소외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반(反)자본주의적 정치세력의 선거투쟁은 노동자․민중들을 정치의 전면에 나서게 해야 한다.
노동자․민중의 권력은 정치적 대표체임을 자임하는 세력이 계급대중들을 몰계급적 대중으로 우상화하고 부르주아적 선거정치에 동원하는 과정에서는 부르주아 권력의 정당성만을 강화하는 힘으로 작용하지만,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정체성 및 정치적 대중투쟁의 강화를 위한 선거투쟁의 과정에서는 새로운 사회체제의 대안역량의 힘으로 우상화된다. 새롭고 젊은 노동자․민중의 정치는 낡고 병들어 버린 의회공간에서 그 생명수를 분출하는 것이 아니라 완강하고 거침없는 삶의 투쟁공간에서 생명수를 분출한다. 노동자․민중들의 소외가 극복되는 시대, 몰계급적 대중을 우상화하는 정치가 극복되는 시대, 권위주의적 대리정치가 극복되는 시대, 노동자․민중들의 삶의 투쟁의 정치가 우상화되는 시대, 이러한 시대야말로 한국사회에서 노동자․민중정치의 암흑같은 야만시대가 물러가고 노동자․민중정치의 새로운 희망의 문명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겠는가. 한/노/정/연

2000-04-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8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