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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 민영화 방안 비판(1)
한국철도 산업의 현황과 장기 철도발전 정책 검토*1)
1. 들어가는 말
정부는 99년 3월 공기업 경영진단위원회 결과 발표직후, 한국철도 민영화를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바 있고, 건설교통부는 99년 말 민영화 실행방안 개발을 위한 용역을 삼일회계법인에 발주했다. 그리고 2000년 6월 21일 용역결과에 따라 철도민영화 방안을 발표했다.
민영화 방안의 주요골자는 2002년부터 민영화를 시행하되 현재의 철도청과 고속철도공단체제를 통합한 후 철도건설공단을 설립하여 철도건설과 유지․보수를 담당하게 하고, (가칭)철도주식회사는 여객과 화물, 차량과 중정비 부문을 담당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즉 시설은 정부가 담당하고 운영은 민간으로 매각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들어 도로정체 및 교통사고 급증, 그리고 환경문제 등의 교통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철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철도민영화 확정을 비롯하여, 남북철도연결, 고속철도건설 등 철도를 둘러싼 역동적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다. 철도를 둘러싼 제반 문제는 철도노동자의 이해는 물론이고 이용자인 시민들의 생활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민영화에 대한 올바른 관점수립과 철도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범국민적 대응은 긴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철도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있어야만 한다.
이 글에서는 먼저 교통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언급한 후 교통문제 해결의 핵심고리가 될 한국철도 산업의 현황에 대해 개괄하고, 장기철도 발전정책의 현실성을 검토하려 한다. 이는 우리 사회 대표적 기간산업 중의 하나인 철도산업을 조망하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며, 다음 호에서 다룰 한국철도 민영화방안을 이해하기 위한 사전 지식이 될 것이다.
2. 악화되는 교통문제와 철도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상대의 조사에서 서울의 가장 불편한 점은 교통체증이고, 두번째가 환경오염으로 그 중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하다는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위 설문조사가 아니더라도 한국의 교통문제는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교통지옥이라고 일컬어질 정도이며 우리는 많은 날들을 오존주의보 속에 살고 있다. 이로 인한 생활상의 불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도로정체에 따른 교통혼잡비용은 규모도 막대하거니와 급격한 증가추세에 있다. 1991년 4.6조원으로 GDP의 2.2%수준이었으나, 1997년 GDP의 4.4%에 해당하는 약 18조원으로 증가했다. 따라서 91년부터 97년까지의 교통혼잡비용의 연평균증가율은 22.4%에 달한다. 물류비 또한 1994년 국내총생산(GDP)의 15.6%인 47조753억원에서 1997년에 69조6천억원으로 16.5%로 증가하여 연평균 증가율이 13.4%나 된다. 이는 미국 10.5%(96년), 일본 9.5%(95년)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표1> 교통혼잡 및 물류 비용 변화 추이 (단위 : 십억원, %)
구 분 |
94 |
95 |
96 |
97 |
연평균 증가율 |
교통혼잡비용
(GDP비중) |
10,027
(3.3) |
11,565
(3.3) |
15,920
(4.1) |
18,373
(4.4) |
22.4% |
물류비용
(GDP 비중) |
47,753
(15.6) |
57,916
(16.5) |
63,754
(16.3) |
69,589
(16.5) |
13..4% |
자료 :『국가기간교통망계획(2000~2019)』, 건설교통부, 1999.
교통사고로 인한 사고건수는 1998년 241,438건이나 되고 사망자수도 9,549명이나 된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1997년 기준 11조1천억원이나 발생하였다.
또한 전체 에너지소비량도 급증하고 있는데 그중 교통부문이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대기오염 배출량도 급증하고 있다. 전체 대기오염 중 그 배출량의 50%이상이 교통부문에서 배출된다.
<표2> 대기오염 배출량 현황(1997) 단위 : 천톤
계 |
난방 |
산업 |
교통 |
발전 |
4,364,723(100%) |
248,888(5.7%) |
1,175,281(26.9%) |
2,194,318(50.3%) |
746,236(17.1%) |
자료 :『국가기간교통망계획(2000~2019』, 건설교통부, 1999. 재인용.
<표4> 공해물질 배출량 단위 : 그램/인-㎞, 톤-㎞
구분 |
수단 |
CO2 |
CO |
NOX |
CXHY |
여객 |
승용차
항공기
철도 |
180
160
78 |
11
0.28
0.13 |
2.1
0.71
0.46 |
2.3
0.31
0.30 |
화물 |
공로
항공
철도 |
207
1,160
41 |
2.4
1.4
0.05 |
3.6
5.3
0.2 |
1.1
0.8
0.08 |
자료 : 김연규․양근률, 『철도사업의 구조개혁방안 연구』, 교통개발연구원, 1998. 재인용
한편 대중교통체게의 미흡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승용차 연간주행거리는 19,459㎞, 일본 9,990㎞, 독일 12,400㎞에 비해 1.5배가 넘고, 승용차의 도로점유율은 50~60%에 이른다. 하지만 승용차의 수송분담율은 15%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교통문제는 악화일로에 있다. 이는 자동차와 정유업체 독점자본가들의 이해를 적극 보장하는 정책으로 인해 자동차에 대한 규제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점, 도로위주의 투자정책과 교통시설간 상호연관성을 고려하지 못한 정부의 교통정책에 따른 필연적인 현상들이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수송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던 철도의 위상은 자동차의 역동성과 항공의 속도에 밀려 하락을 거듭하여 왔다. 철도의 위상 하락은 교통문제 악화로 귀결되었다. 하지만 도로중심 수송체계의 폐해가 심각하게 드러나면서 철도는 안전성, 신속성, 정시성 및 수송능력의 우수성, 그리고 높은 에너지 효율성, 환경친화성이라는 장점으로 인해 미래 세대의 대안적 교통수단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장점이 부각되면서 초기투자비용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21세기 대안적인 교통수단으로서 철도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높아가고 있다.
유럽의 경우는 EU 국가간 공조체제구축을 위해 단일규제화와 고속철도망 구축을 진행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남북간 철도연결(TKR)을 눈앞에 두고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만주통과철도(TMR)와의 연계가 모색되고 있다. 그동안 국가간 국경 등으로 단절되어온 철도수송은 점차 전세계적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기간교통망의 중심축으로서 철도의 역할이 제고되고 있으며 타교통수단과의 네트워크 확보를 통한 교통문제 해결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3. 한국철도산업의 실태
이처럼 철도는 내재된 장점으로 인해 교통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고려되고 있지만 한국철도가 그 역할을 제대로 담당할 수 있는지, 한국철도산업의 현황을 점검하고 철도산업의 낙후성의 원인을 살펴보기로 하자.
1) 철도의 특성 및 역할
(1) 철도의 장점
우선 철도에는 현재의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요 장점들이 내재해 있다. 그 장점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먼저 철도는 도로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혼잡상태가 없기 때문에 주행속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고, 고속철도로 대표되는 고속성도 확보하였다. 정시성 확보는 앞의 <표1>에서 나타나는 도로혼잡비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둘째, 철도가 도로보다 안전한 수단이라는 점도 주요한 장점이다. 철도의 안전성은 수송 인원당 사고율을 통해 통계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자동차와 철도의 수송량의 차이는 약 1/2에 불과하지만, 사고에 의한 사망자수는 3/100 수준이며, 부상자수는 1/5,000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1996년 도로교통 사고로 인해 12,653명이 사망했으며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은 10조7천억원이나 발생했다. 이는 우리나라 1997년 예산 72조원의 14%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셋째, 또한 철도는 단일차량으로 운행되는 도로상의 차량과는 달리 여러 개의 차량을 묶은 열차단위로 운행한다. 때문에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도로 상의 운송 수단인 버스나 승용차, 화물차에 비해 대량수송이 가능하고 단위시간과 토지 단위 면적당 수송능력도 우세한 편이다.
<표3> 수송수단간 효율성 비교
구 분 |
철도(복선) |
도로(4차선) |
여객열차 |
화물열차 |
버스 |
승용차 |
화물차 |
폭원(m) |
9.3m |
24.4m |
조건 |
정원 및 적재가능량 |
12량편성, 1,000인 |
50량편성,
750톤 |
40인 |
4인 |
10톤 |
운전시격 |
3분 |
4분 |
15초 |
3초 |
10초 |
시간당 운행횟수 |
20 |
15 |
360 |
1,800 |
540 |
시간당 수송능력 |
20,000인 |
11,250톤 |
14,400인 |
7,200인 |
5,400톤 |
폭 1m당 수송능력 |
2,151인 |
1,210톤 |
590인 |
295인 |
221톤 |
자료 : 김연규․양근률, 『철도사업의 구조개혁방안 연구』, 교통개발연구원, 1998. 재인용
넷째, 철도의 수단별 에너지 효율성은 여객의 경우, 버스보다 3.9배 높고, 승용차보다 18배나 높다. 또한 화물의 에너지 효율성도 공로보다 8.8배나 높다. 이처럼 철도의 높은 에너지 효율성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폐해가 심각해지면서 환경친화적이며 경제적인 최적의 교통수단으로서 인식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다섯째, 철도는 환경친화성이 매우 높은 운송수단이다. 승용차나 항공에 비해 여객, 화물 양측면 모두 철도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가장 적다. 특히 동력원이 전기인 경우는 대기오염 피해가 더욱 적다.
이처럼 철도는 사회 경제적인 측면에서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교통수단으로서의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래세대의 교통수단으로서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2) 철도의 역할 저하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많은 장점을 보유한 철도는 1961년 분담률이 여객 53.0%(인․㎞기준), 화물이 88.2%(톤․㎞기준)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정부 투자가 소홀해지면서 1996년 기준(비사업용 포함) 여객 14.5%(인․㎞기준), 화물11.3%(톤․㎞기준)로 그 역할이 대폭 저하되었다.
철도의 역할이 비율 면에서는 저하되었지만 절대적 수치에서는 증가하여 여객에서 1986년 519백만명, 1997년 833백만명으로 60%이상 늘어났다. 한편 철도영업연장은 1986년 3,113㎞에서 1997년 3,118㎞로서 철도시설은 거의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대폭적인 여객수송량 증가로 인해 철도시설은 매우 부족한 상태지만 주요간선인 경부선(1989년), 1992년 중앙선, 1994년 전라선이 이미 한계용량에 도달하여 열차추가 투입이 곤란한 지경이다. 이처럼 철도는 절대적인 측면에서 그 역할은 증가였으나 시설은 답보상태이고 수송분담 면에서의 비율은 하락하고 있다.
2) 철도시설 - 낙후된 한국철도
1899년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이 개통된 이래 철도의 주요 간선은 일제 시대에 건설되어 현재까지 그 형태를 거의 유지하여 오고 있다. 그나마 경제개발 초기과정에서는 철도 건설사업이 국가 기간사업으로서 중요한 투자사업으로 추진되어 왔으나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본격화되는 1970년대 이후에는 뒷전으로 밀리게 되었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경제개발 1차 계획은 철도시설투자가 교통시설투자의 48% 가량 되었으나 6차 계획에서는 11%로 약 1/5로 축소되었다. 이러한 투자비율의 저하는 철도시설을 답보상태에 머물게 했고, 이는 교통수단 내에서 철도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게 했다. 이는 결국 철도 수송분담률의 저하를 가져온 직적접인 요인이 되었다.
<표5> 경제개발 계획기간별 교통부분별 투자비중
구분 |
1차계획
62-66 |
2차계획
67-71 |
3차계획
72-76 |
4차계획
77-81 |
5차계획
82-86 |
6차계획
87-91 |
철도
도로
항만/항공
지하철 |
48.4
30.6
21.0
- |
18.5
54.0
27.5
- |
15.3
46.9
35.2
2.6 |
15.8
54.8
16.4
13.2 |
16.9
47.2
15.1
20.8 |
20.9
57.8
20.2
1.1 |
GNP대비교통부분비중(%) |
- |
- |
1.3 |
2.1 |
2.4 |
2.1 |
자료 : 김연규․양근률, 『철도사업의 구조개혁방안 연구』, 교통개발연구원, 1998. 재인용
근래 들어 철도의 사회․경제적 부문에 대한 장점이 부각되면서 철도에 대한 투자가 약간 증가하고 있기는 하나, 사회간접자본 투자 중 도로에 대한 투자는 98년 기준 57.60%인 반면 철도에 대한 투자는 약 8.6%로 약 1/6 수준에 불과하다. 철도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저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6> SOC부분별 투자액
년도 |
구분 |
합계 |
도로 |
철도 |
공항 |
항만 |
교통
소계 |
댐
건
설 |
상
수
도 |
산업단지지원 |
소계 |
일반철도 |
고속철도 |
소계 |
일반 |
신공항 |
소계 |
공항 |
교통시설 |
88 |
금액 |
11,083 |
5,646 |
378 |
- |
378 |
330 |
- |
- |
330 |
1,951 |
8,305 |
1,447 |
777 |
554 |
2,778 |
비율 |
100 |
50.94 |
3.41 |
- |
3.41 |
2.98 |
- |
- |
2.98 |
17.60 |
74.93 |
13.06 |
7.01 |
5.00 |
25.07 |
92 |
금액 |
32,328 |
21,720 |
2,232 |
1,128 |
3,360 |
419 |
600 |
98 |
1,117 |
3,351 |
29,548 |
944 |
1,194 |
642 |
2,780 |
비율 |
100 |
67.19 |
6.90 |
3.49 |
10.39 |
1.30 |
1.86 |
0.30 |
3.46 |
10.37 |
91.40 |
2.92 |
3.69 |
1.99 |
8.60 |
98 |
금액 |
88,616 |
51,039 |
4,937 |
3,661 |
8,598 |
2,647 |
3,543 |
1,660 |
7,850 |
8,915 |
76,402 |
5,865 |
5,077 |
1,272 |
12,214 |
비율 |
100 |
57.60 |
5.57 |
4.13 |
9.70 |
2.99 |
4.00 |
1.87 |
8.86 |
10.06 |
86.22 |
6.62 |
5.73 |
1.44 |
13.78 |
자료 : 김연규․양근률, 『철도사업의 구조개혁방안 연구』, 교통개발연구원, 1998. 재구성
철도에 대한 취약한 투자는 철도 영업거리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데, 철도 영업 ㎞는 1961년 3,022㎞, 1971년 3,198㎞이었다. 그후 지하철 이외 새로운 노선 건설이 거의 없고, 일부 적자선이 폐지된 관계로 1999년 현재 철도 영업거리는 3,118㎞에 불과하다. 일본과 인구규모(인구천명당 ㎞)를 갖고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는 0.07㎞, 일본이 0.16㎞로 한국보다 2배가 넘고, 독일은 0.47㎞로 7배, 프랑스는 0.54㎞로 8배가 넘는다.
또한 철도 현대화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전철화율은 21%, 복선화율은 30%로서 단선 위주의 운영으로 열차운영의 효율성이 저하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수송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동일 선로상에 많은 열차를 안전하고 신속하며 정확하게 소통시키는데 필수적인 요소인 신호와 통신설비의 현황 또한 매우 낮은 수준이다. 98년 현재 열차자동정지장치(ATS)는 전구간에 설치되어 있지만 열차운행상황을 일괄 집중감시, 통제하여 운행효율을 향상시키고 안전을 담보하게 될 중앙집중제어장치(CTC)는 경부선과 중앙선, 태백선 위주의 주요 간선에만 설치되어 있고, 설치율은 현재 28%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열차자동제어장치(ATC)는 수도권 국철 일부 구간에만 설치되어 있어 보급율이 1.7%에 머물러 있다.
<표7> 철도현대화 지표의 국제간 비교
구 분 |
한국 |
일본 |
독일 |
프랑스 |
스웨덴 |
중국1) |
복선(복선화율) |
921(30%) |
8,061(40%) |
17,654(46%) |
15,999(50.2%) |
1,450(15%) |
34.2% |
전철선(전철화율) |
661(21%) |
12,038(60%) |
7327(72%) |
14,180(45%) |
7,385(75%) |
22.5% |
신호설비
CTC
ABS |
28
51 |
67
66 |
56
70 |
66
57 |
|
|
자료 : 김연규․양근률, ꡔ철도사업의 구조개혁방안 연구ꡕ 교통개발연구원, 1998.
ꡔ21세기 한국철도의 비전과 과제ꡕ 재구성.
차량분야의 낙후율도 매우 심각하다. 1998년 10월 기준으로 전체 동력차 2,787량중 내구연한인 20년을 초과한 상태의 열차가 8%를 차지하고 있고, 디젤기관차 노후율은 45%, 객차의 18.1%, 화차의 16.7%, 난방차의 16.7%가 노후화되어 안전성에 의구심이 들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도로교통 위주의 투자로 인해 철도산업이 낙후되고 있고, 이는 다시 철도용량의 부족과 자기 완결적 네트워크의 미비로 귀결된다. 따라서 적극적인 수요 창출을 통한 경영개선이 봉쇄되고 있으며, 이것이 수요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철도의 역할 저하는 다시 교통문제 악화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3) 철도경영 - 의도된 적자
정부가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는 배경의 핵심적 근거는 ‘경영적자의 해소’이다. 현재 전사회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철도 경영적자가 80년 이후 계속 누적되고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원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철도경영상태 전반에 대한 이해는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철도경영이 수치상으로는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철도경영상태는 매우 양호한 편이고, 철도적자는 정부에 의해 벌어지는 의도된 적자이기 때문이다.
(1) 철도청의 재무구조 : 자산 및 부채 현황
철도청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1999년 말 현재 총자본은 약 14조2,504억1,500만원이며, 부채총계는 2조8,924억5,600만원으로 부채비율은 약 20.1%에 정도이다. 이는 현 정부가 기업재무구조 개선 목표로 제시하는 부채비율 200% 개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치이다.
철도청의 경영수지는 총 손익면에서 고속도로 개통 전에는 당기 순이익(흑자)이 발생하였지만, 71년 46억원의 당기순손실(적자) 발생이래 70년대는 적자와 흑자를 넘나들어 왔다. 그러나 1980년 383억원의 적자가 발생된 이후 경영지표상으로는 계속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특히 1998년과 1999년의 영업손실은 다른 해보다 그 규모가 막대한데, 이는 IMF로 인한 경기침체로 시기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철도의 누적된 부채는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그 원인과 책임소재, 그리고 적자논리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확인해 보자.
<표8> 연도별 경영수지 현황 (단위 : 백만원)
구 분 |
1995 |
1996 |
1997 |
1998 |
1999 |
영업이익(손실) |
217,444 |
129,989 |
106,123 |
410,096 |
352,348 |
당기순이익(손실) |
162,661 |
55,820 |
20,869 |
327,613 |
250,980 |
누적부채 |
790,200 |
1,074,500 |
1,082,700 |
1,311,000 |
1,529,100 |
*누적부채 : 고정부채와 유동성장기부채, 미지급이자 포함
자료 : 「철도구조개혁(민영화)실행방안 개발용역 최종보고서」, 삼일회계법인, 2000.6. 재구성
(2) 철도 부채 누적의 원인
철도의 부채는 정부의 의도된 적자정책에 근원하고 있다고 앞서 지적하였다. 이는 몇가지 지표만으로도 명백히 드러난다.
먼저 공익서비스의무(PSO)에 대한 정부의 비용부담 회피 문제가 있다. 정부는 철도에 PSO를 부과하여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조하기로 ‘국유철도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으로 법제화하였다. 하지만 정부는 약속한 PSO의 15~50% 수준만을 보조하고 있다. 특히 IMF 관리체제 하에서 영업상태가 부실을 면치 못했던 99은 15%만을 보조하였다.
<표9> PSO보상실적 단위 : 억원
구분 |
소요액 |
보상액 |
보상율 |
운임요금 감면 |
적자선운영 |
특동운영 |
계 |
92 |
|
|
|
819 |
- |
0% |
93 |
|
|
|
1214 |
- |
0% |
94 |
|
|
|
1235 |
- |
0% |
95 |
|
|
|
1265 |
460 |
36.3% |
96 |
|
|
|
1293 |
675 |
52.1% |
97 |
517 |
1,475 |
12 |
2,004 |
944 |
50.6% |
98 |
541 |
1,544 |
13 |
2,098 |
996 |
47.5% |
99 |
567 |
1,617 |
13 |
2,197 |
331 |
15.1% |
자료: ꡔ21세기 국가철도망 구축 기본계획 수립-최종보고서(제2권)- 철도교통의 현황 및 개선방안』, 교통개발연구원․한국철도기술연구소, 199?
김연규․양근률, 『철도사업의 구조개혁방안 연구』, 교통개발연구원, 1998. 재구성
위의 표에서 보듯이 1992~99년까지의 공공목적 철도운영비로 1조2,125억원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 보상은 3,406억원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같은 기간 PSO에 따른 영업손실액은 8,720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PSO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한다면 철도 경영상태는 흑자와 적자를 넘나들면서 적자폭은 줄어들 것이다.
두번째로 철도시설에 대한 투자의 절대적 부족 및 철도건설부문 세입의 문제가 있다.
정부의 철도건설 지원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즉 철도건설부문 비용의 부담금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 관계로 인하여 명확한 비용부담 체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례법에는 철도운영부문 및 선로건설부문으로 구분하여 각각 그 수입으로써 지출에 충당하도록 지정되어 있지만 철도운영부문 예산의 세출 규정에는 철도건설부문 예산으로의 전출금이 규정되어 있어 철도청의 경우 철도운영에서 수입을 올리더라도 철도건설부문 예산으로 이익금액이 전출됨에 따라 철도청의 누적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또한 철도건설은 정부 지원금에 의해 충당되도록 규정되어 있어 예산지원이 되고 있지만 철도건설과 관련된 경상비(인건비 등)에 대한 지원이 없기 때문에 철도건설 운영비를 철도청이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특례법의 기본기조인 철도건설에의 정부부담을 철도청으로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는 철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면서 건설부문에 대한 비용조차 영업부문의 이익금으로 부담하게 함으로써 철도적자 규모를 조장하고 있다.
세번째로 철도요금 규제 문제를 들 수 있다.
철도는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익성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철도요금 책정은 정부규제 하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원가보다 낮게 책정되어 왔다. 문제는 낮은 요금이나 정부규제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 철도요금 인상계획은 예산책정시 수입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계획이 변경되어 정부가 요금인상을 규제했을 때는 인상계획분이 고스란히 철도의 영업손실로 이전된다. 즉, 규제분이 철도경영적자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요금규제로 인해 97~98년 사이 2,199억원의 손실분이 있었다. 1997년의 경우, 요금인상 차질에 따른 손실분은 그 해 당기순손익(적자액) 209억원의 4배를 넘고 있고, 98년은 당기순손익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97, 98년 요금규제분은 당년 당기순손익 3,285억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철도산업의 경영적자가 누적되고 있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원인은, ‘PSO 부족분’과 ‘예산에는 책정하면서도 요금규제로 인한 미인상분’, ‘철도건설부문에의 지원’이 확실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만일 정부가 법으로 책정된 부분만 제대로 지원한다면 철도경영상태는 흑자상태로 돌아서게 된다. 철도적자는 법제화된 정부의 책임을 명백히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초래된 의도성이 짙은 적자로서 이데올로기적 성격이 강하다. 즉 철도산업의 적자 논리를 확산시킴으로써 감원과 노동강도 강화 등으로 노동자의 목을 죄어 오거나, 민영화 강행의 근거로 활용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4. 장기 철도발전 정책에 대한 검토
우리나라의 교통수요는 2020년에는 1997년 대비 여객은 1.9배, 화물은 2.1배가 증가될 전망이다. 만일 현재의 교통체계가 유지되면 교통사고, 공해발생, 에너지소모, 도로혼잡 등도 2020년대에는 현재보다 약 1.7배에서 2배씩 증가될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2020년대의 교통수요에 필요한 시설을 제공하기 위해서 철도 7,400㎞, 고속도로와 국도는 28,000㎞, 기타 도로가 185,000㎞ 규모로 확충되어야 한다.1) 이러한 전망 속에서 1999년 건교부는 장기교통망 구축을 위한 기본계획을 확정하였다.
건설교통부가 2000년에 발표한 「국가기간교통망계획(2000~2019)」은 ‘비용절감용 물류체계와 고효율의 복합수송체계 구축, 신속․안전․편리하고 환경친화적인 교통체계, 남북통일에 대비한 교통망 구축(TKR)과 국제철도망(TSR, TCR, TMR)과의 연계’라는 교통정책의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철도수송분담비율을 현재보다 대략 2배 이상 확대할 것과 철도의 초점을 권역연계 거점수송체계 구축으로 중장거리 대량통행수요 처리에 두며, 획기적인 철도현대화도 계획하고 있다.
<표13> 수송 수단별 지역간 수송분담비율
구분 |
수송수단 |
1997년 |
2004년 |
2009년 |
2014년 |
2019년 |
국내여객 |
도로
철도
항공
해운 |
88.2
7.6
4.0
0.2 |
81.3
14.2
4.3
0.2 |
78.4
17.0
4.4
0.2 |
77.5
17.5
4.8
0.2 |
74.8
18.6
6.3
0.3 |
국내화물 |
도로
철도
항공
해운 |
56.6
10.5
0.1
32.8 |
49.7
14.2
0.3
35.8 |
48.2
15.5
0.3
36.0 |
44.3
18.9
0.3
36.5 |
41.2
20.3
0.4
38.1 |
「국가기간교통망계획(2000-2019)」, 건설교통부, 1999. 12.
<표14> 지표로 본 철도건설 계획목표
|
1997 |
2004 |
2009 |
2014 |
2019 |
영업거리(㎞)
복선화율(%)
전철화율(%) |
3,118
28.9
21.2 |
3,472
38.1
39.2 |
3,700
51.4
61.9 |
4,194
73.7
74.4 |
4,908
80.0
82.0 |
「국가기간교통망계획(2000-2019)」, 건설교통부, 1999. 12.
영업거리도 현재보다 60%이상 증대하며 복선화율과 전절화율도 80% 이상으로 향상시켜 영업효율을 높이는 한편, 전철화 비율을 높여 동력비를 절감시키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한 고속철도에 대한 투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진중인 경부선 고속철도는 2004년 개통 예정으로 서울-대구 구간은 신선을 건설하고, 대구-부산 구간은 기존선을 전철화하는 것을 골자로 약 50% 진척되고 있다. 대구-부산 구간 신선 건설이 완공되는 2010년이 되면 서울-부산을 2시간대에 운행하게 된다.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기존 경부선은 화물위주로 운영하여 철도의 화물수송능력을 현재의 39만(년/TEU)에서 300만으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수송수단의 획기적 전환이 이루어 질 것이 전망된다. 또한 서울-목포간 고속철도 건설도 검토․추진 중에 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가시화되고 있는 남북 철도망 연결사업은 정부간 남북경제협력사업의 1순위로 지목되고 있다. 먼저 경원선 신탄리-군사분계선간 16.2㎞, 경의선 문산-장단간 12.0㎞, 금강산선 철원-군사분계선간 24.5㎞에 대한 우선 복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처럼 남북간 철도가 연결되면 한반도의 남단에서 북진한 철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될 수 있을 것이고, 중국철도와도 연결되어 중국과의 활발한 물자교류가 기대되고 있다.
국제철도망 연결사업은 유럽내부에서 고속철도 연결사업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럽내부에 연결된 철도는 이후 아시아 철도와의 연계가 예상된다. 한반도와 연결되는 국제철도는 시베리아횡단철도(Train Siberian Railway)와 중국횡단철도(Train China Railway), 만주통과철도(Train Manjuria Railway) 등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은 북경-상하이간 고속철도를 계획하고 있으며 열차를 이용한 한중 화물교역 방안도 중점 검토되고 있고, TKR과 TSR 연결도 현재 거론되고 있다. TCR과 TSR이 유럽철도와 연결되면 한반도 남단에서 출발한 열차는 유럽의 로테르담이나 함브르크까지 연결되게 된다. 이 노선은 해상루트보다 운송거리가 1/3 수준으로 단축되어 그 경제성이 매우 높아지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철도수송분담의 사회 최적화 비율은 34~40%라는 연구보고가 있다.2) 이 비율은 교통사고 및 정체, 환경오염에 따른 사회 경제적 비용의 최소화와 철도투자에 대한 부담이 맞물리는 지점이라고 한다. 건교부가 확정한 국가기간교통망계획은 철도역할의 증대가 최적화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현재보다 약 2배 수준으로 수송비율을 증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정책이 현실화되기에는 두가지 문제점이 내포되어 있다. 첫번째는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건교부 계획에도 예산확보 계획은 나타나 있지 않다. 장기철도망 구축에 소요되는 재원은 약 94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일 교통시설특별회계 체계를 현행처럼 도로 위주 투자를 중심으로 유지한다면 일반회계에서의 부담으로 전가되기 때문에 재원확보의 가능성은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따라서 교통시설특별회계내 철도계정을 확실하게 증대하는 것을 포함하여 일반회계내의 과감한 배분 등 교통체계비용 최소화와 철도증대를 연결하는 거시적 안목 속에서 철도에 대한 투자방침이 확실히 서야 한다.
또 한가지 의문점은 장기철도망 구축 계획과 철도민영화 방침의 상호 연관성의 문제이다. 철도민영화는 교통정책의 관점보다는 정부개혁적 논리 하에 추진되는 것이므로 철도를 둘러싼 두 정책은 상호 모순이다. 철도정책은 개별 교통시설의 단순한 배치가 아닌 전체 수요와 수단별 특성 등을 감안한 종합교통체계 구축의 과정임을 감안할 때 이후 철도정책은 총체적인 조망하의 계획수립과 추진이 필요한 작업이다. 따라서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장기철도정책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민영화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과 노력을 장기철도망 추진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교통체계 구축에 도움되는 일일 것이다. 독일이 통독을 앞두고 민영화방침을 10년이나 연기했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5. 나오는 말
지난 30년간 도로위주의 교통정책은 도로혼잡에 따른 불편과 비용상승, 교통사고 증가, 대기오염 등 교통문제의 악화를 초래했다. 현재 한국철도는 투자부족에 따른 시설의 부족과 낙후, 이에 따른 수요이탈, 그리고 경영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하지만 고속철도 건설, 남북철도 연결, 국제철도망 연결 등 철도산업은 그 전망이 확대되고 있으며 철도의 역할을 상승시켜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과 계획이 제출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상황인식은 뒷전으로 한 채 철도의 경영적자를 빌미로 감원과 노동강도 강화, 민영화 강행 등으로 노동자의 목을 죄어 오고 있다. 앞에도 지적했듯이, 철도의 적자는 정부의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 책임은 당연히 정부가 짊어져야 한다. 물론 민영화가 된다해도 정부가 담당할 수밖에 없는 몫이다.
정부는 민영화에 투자할 자본과 노력을 교통정책적 관점에서 철도산업의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 철도 역할의 획기적 증대가 이루어지지 않고는 교통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또, 교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사회․경제적 피해의 증가는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민영화방침을 폐기하고 철도산업의 육성을 통해 교통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시켜야 할 시점이다.
* 이 글은 철도민주노조추진위원회와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가 진행하고 있는 ‘철도산업 민영화와 노동조합의 대응방안’ 작업의 일부로서 철민추의 동의하에 게재하는 것입니다.
1) ꡔ21세기 국가철도망 구축기본계획수립ꡕ, 교통개발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1998.
2) “철도100주년 기념세미나”, 이종호,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