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단축과 현장투쟁
현장에서의 노동유연화 저지와 노동통제 분쇄를 위하여
1. 들어가며
7월 1일 새벽, 임단투․구조조정 대응투쟁을 진행하면서 파업농성을 진행하던 사회보험노동조합 노동자들이 경찰병력의 침탈과 폭력에 의해 진압당했다. 그 이틀 전에도 롯데호텔 노동자들이 임단투를 진행하면서 보름이 넘게 파업을 진행하던 중 경찰은 임신한 조합원들을 포함하여 파업현장에 최루가스를 난사하며 폭력을 행사하였고, 이에 항의하는 연이은 집회에서도 1천명이 넘는 병력이 동원되었다. 이미 오랫동안 해고자 복직투쟁을 전개해온 오트론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에는 언제나 경찰병력과 사측의 폭력이 도사리고 있다. 정권은 최근의 의약분업사태에서 의사들의 파업을 ‘집단이기주의’로 몰아가며 여론을 형성시키더니, 끝내는 노동자들의 ‘집단 이기적인’ 투쟁을 억누르는데 경찰병력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단위 노동조합과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정권과 자본은 폭력으로 화답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은 상반기의 주요 요구로서 ‘노동시간단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리고 산별교섭 쟁취와 임단협 원상회복’ 등을 걸고 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5월 총파업(?)’으로 마무리 한 후 상반기 투쟁 평가와 하반기 제도개선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단위사업장에서는 대량 구조조정에 이어 작년과 올해 들어서 특히 내부적인 구조조정, 즉 일상적이며 일방적인 배치전환과 전직(전출) 등이 마구잡이로 이뤄지며, 임시직, 계약직과 하청, 파견노동자들이 대거 채용되면서 고용불안정이 심화되고 노동강도가 한층 강화되는 등 전반적인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악화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사회적으로 노동시간단축의 필요성이 공론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시간단축투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특히 시간단축이 현장에 미칠 여러 영향과 우리가 조직해야 할 현장투쟁의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2. 노동시간단축투쟁의 기본 방향
노동시간단축에 대한 논의는 이미 1990년대 후반인 경제위기 시점에서 공공연하게 시작되었다. 1997, 98년 당시에는 기업들의 부도나 빅딜, 구조조정 등에 따른 생산가동률 저하와 함께, 97년에 정리해고와 파견노동제, 변형노동시간제 등이 법제화되었다. 그리고 대량의 정리해고와 파견노동, 변형시간제 등이 현장에 적용되었고, 노사간에 맺은 고용안정협약서는 백지화되고 단협이 개악되었다. 그 내용은 대량실업의 양산과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임금 삭감(반납), 노조활동 축소와 임금성 복지의 후퇴, 인사징계권을 내주는 등 노동조건의 악화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운동진영은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받는 하나의 대안으로서 주요하게 노동시간단축을 제기했다. 현대자동차나 만도기계 등의 개별 노동조합에서는 물론이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에서도 고용안정, 일자리 나누기(창출)를 위한 ‘방어적’ 수단으로서 제기한 슬로건이 ‘노동시간단축’이었다.
그러나 당시에 노동시간단축 요구는 실제 ‘고용안정 요구’와 ‘생활임금 쟁취’ 혹은 ‘구조조정 분쇄’라는 당면한 생존권적 요구와 동시에 상승 결합되지 못했다. 즉 노동운동 진영은 ‘임금 삭감’을 일정하게 수용하면서 ‘다같이 일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노동시간단축을 제출한 것이고, 이는 결국 시간단축투쟁을 자본운동의 모순을 폭로하면서 자본의 이윤에 타격을 가하는 정치투쟁으로서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한계로 드러났다.
한편 2000년 들어서면서 다시 전국적인 쟁점으로 제기된 ‘주40시간’, ‘주5일근무제’는 노동조건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적극적’인 요구안으로 제출되었다. 노동계는 “세계적으로 장시간 노동국이라는 후진성”을 면하기 위한 슬로건으로서, 그리고 “산재와 직업병을 줄이고 작업의 효율성과 집중성을 꾀하기 위해서”도 노동시간단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자본측의 입장을 간단하게 정리해본 도표이다.
<표1> 시간단축 논의 배경과 필요성(효과)
항목 |
민주노총 |
한국노총 |
자본 |
논의
제기1) |
?장시간노동의 후진성 극복
?노동 삶의 질 향상
?경제수준에 비해 하위국 |
?장시간 노동국 탈피
?작업효율 저하와 집중력 저하로 산재와 직업병 발생 |
?경제발전과 여가선호, 대량실업 불황에서 고용증대 필요성
?아직 1인당 국민소득이 8천불이므로 법정시간단축은 무리 |
시간
단축
효과 |
?과로사와 직업병 산재 감소
?건강한 가족문화?사회적 기반 확대
?일의 효율성향상-생산성 증대
?고용창출형 민주적 구조조정 |
?삶의 질 향상, 노동생산성 상승
?실업 예방과 일자리나누기 수단(노동시장 안정화)
?삶의 질 향상
|
?시간당임금과 초과시간 증가로 인건비 부담이 커짐
→임금인상효과 14.7%
?시간 비례 임금이 삭감되어도 과잉인력해소 없이는 기업부담 여전 |
노동
시간
정의 |
실제 작업시간과 준비시간, 교대, 조회, 청소, 교육, 체조시간 등 회사통제 하의 시간과 회사 주관 행사시간 |
실제 작업시간, 작업지시, 조회, 품질관리, 청소, 교육, 체조, 중식, 석식 등 회사 통제 하에 있는 시간과 회사 주관 행사시간 |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작업개시로부터 종료까지 휴게시간을 제외한 근로시간(근로기준법) |
자료) 민주노총, ‘주5일 근무제’의 쟁점과 정부의 역할, 민주노총 정책토론회, 2000.5.16.
민주노총, 투쟁 속보 및 보도자료.
한국노총, 투쟁속보와 노사정위 자료, 토론회 자료.
전경련, ‘2000년 단협 체결 지침’.
주1) 이미 90년대 후반부터 금속사업장 중심으로 주42~40시간 실시해왔다(전체의 33.7%, 제조업 중 52.5%가 주42시간제).
올해 상반기 민주노총의 투쟁 기조는 ‘임단투 동력에 기초한 3대 요구 쟁취 총파업’이었다. ‘노동시간단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리고 구조조정과 사회보장 등 IMF 피해 원상회복’이라는 3대 요구 중 특히 노동시간단축은 단위노조의 임단투 요구로서도 35.5% 정도의 사업장에서 제기되었다. 그러나 민주노총 중앙에서 평가하듯이 3대 요구를 상반기 투쟁에서 임단투와 결합시키면서 전국전선을 형성한다는 계획이 실제로는 단위노조의 현안 요구 중심의 시기집중투쟁 수준으로 이동하면서 단위노조들의 임단투 따로, 3대 요구도 각기 따로 진행되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즉 중앙단위에서는 ‘주5일 근무제 실시’를 요구하는 여론전과 캠페인성 청원투쟁을 전개했고, 지역과 단위노조들은 임단투 현안 투쟁에 집중하게 되면서 전국투쟁이 분리되어 진행된 것이다.
이러한 ‘3대 요구의 개별화와 단위 노조의 임단투 분리’라는 총체적인 상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실제 2000년 상반기 동안에도 역시 대량 구조조정에 이은 기업 내부의 구조조정, 현장통제 ― 변형노동시간제와 연봉제, (능력주의)성과급제, 비정규직 대거 확산 등 ― 가 전면화되고 더욱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그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이런 문제인식 하에서 보면 ‘노동시간단축’은 기본적으로 실업문제의 해결과 노동조건의 개선을 기본방향으로 하면서 각종 현장통제 분쇄를 통해 자본의 이윤창출에 타격을 주는 투쟁으로 전면화될 때 계급적인 의의를 지닐 수 있다.
3. 노동시간단축과 관련된 현장 쟁점
99년에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시간단축 논의를 하기로 합의한 후 현재 노사정위원회 산하에 노동시간단축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가 구성되어 4,5차례 회의를 진행하였다.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다시 복귀하면서 논의를 하고 있지만 자본측과 정부(공익 포함)는 모든 사업장에 시간단축을 정형적으로 적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국내 노동시간제 적용실태 조사(한국노동연구원)에서 교대제의 활용률이 높고, 조사대상 전체 노동자의 31%가 변형시간제에 해당하며, 유급휴일 사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렇게 자본측은 노동시간을 이미 유연하게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번에 시간단축이 이뤄진다면 이러한 시간유연화와 고용유연화 등을 결합시키는 방안들을 광범위하게 현장에 적용하려 할 것이 틀림없다. 이는 이미 전경련 등을 통해서 “법정시간단축은 아직 경제성장 등을 고려하면 시기상 무리”지만 굳이 한다면 ‘생산성 증가를 전제’해서 노사협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제출하고 있다.
또한 한국노총도 노사정위원회를 통해서 노동시간단축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지만 초점이 ‘실질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고용유지(창출)’에만 맞춰져 있고 본질적인 쟁점인 ‘실질임금 보존’ 문제와 ‘노동유연화 대응’에 대해서는 자본측의 요구와 어느 정도 타협할 수 있다는 기조이다.
민주노총 역시 작년에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하면서 시간단축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면서 청원투쟁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 상층에서도 법정시간 단축분의 임금 보존을 주장하지만, 실제 총 수령하는 임금액은 실질 시간단축 만큼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과 함께 일정한 노동유연화도 조합원들을 설득하면서 수용할 것을 언급하고 있다.
<표2> 노동시간단축을 둘러싼 노자 입장 비교
항 목 |
민 주 노 총 |
한 국 노 총 |
자 본 |
법정시간단축 |
1일8시간, 주5일근무1) |
1일8시간, 주40시간제 |
?법정시간단축은 시기상조
?노동생산성 증가가 전제 |
실노동
시간단축조치 |
?초과노동 규제 강화
?휴일휴가 확대
?휴일영업 제한 |
?시간외수당 할증률 대폭상승
?연간, 월간 시간저축제 |
?연월차휴가와 법정휴일사용으로 노동비용 억제
?탄력적 노동시간 적용 |
시간단축과 임금 |
?법정시간단축분의 임금 보전 |
?법정시간 단축분은 기본급에 포함
?기업 부담 발생시 노사정 기금 조성 |
?소정노동시간을 명확히 하여 시간급인상 불가
?시간단축분의 임금 감액
?단협상의 시간단축은 수당할증 비적용
?연장,야간,휴일 할증률감소 |
자료) 앞의 자료와 동일.
최근 경제위기 국면을 거치면서 실업과 비정규직의 급증 등, 고용의 대량적이고도 급격한 불안정이 확산되고, 정리해고제와 변형노동시간제 및 노동자 파견제 등의 각종 노동유연화를 위한 법․제도적인 기반이 조성되어 왔다. 결국 정부-자본의 공격은 노동자에 대한 집단적 투쟁과 활동을 억제하고, 개별 능력주의 임금, 인사 노무관리체계 등의 기업 내외적인 유연화를 확산하는 데에 있다.
즉 자본가계급은 노동자들이 노동시간단축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 한편에서는 제2경제위기론 등을 들면서 구조조정이 가속화되어 국가 경쟁력과 산업(기업) 경쟁력을 구축해야 하므로 법정시간단축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시간단축이 불가피하다면 실제 고용안정협약을 하는 대신 노동조합활동을 축소하는 각종 단협 개악과 (시간단축 만큼의)임금 삭감,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 확대와 변형시간제 확대 등의 유연화와 생산성 향상이 전제되어야 하는 점 등에 대해서 노동측이 수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측에서 요구하는 노동시간단축과 자본측에서 바라보는 노동시간의 문제는 노자간의 이해관계를 둘러싼 첨예한 쟁점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동측에서 유연화를 분쇄하지 못하면서 시간단축만을 주장하게 되면 그것은 노동조건 개선과 실업 해소, 고용안정 중 어느 것 하나에도 기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염두에 두며, 노자간의 쟁점을 살펴보자.
△휴일․휴가와 휴게시간을 포함한 노동시간의 의미
△임금 산정의 기준에 되는 ‘소정노동일(시간)’ 계산
△변형노동시간제 하에서의 노동시간단축과 시간저축제
△파견․하청노동 등 비정규직 노동자와 노동시간단축
△여러 수당의 할증률
△생산성과 성과주의 임금
△노동시간단축과 고용안정
1) ‘충분히 쉴 권리’
사회의 생산력이 발전할수록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은 감소한다. 그런데 자본가들은 이러한 시간단축의 객관적 조건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실업의 해소’로 접근하지 않고 노동자간 경쟁과 임금비용을 낮출 수 있게 하는 수준의 ‘적정’ 실업노동자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바라본다. 이에 반해 노동자들은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확보’하는 차원과 노동시간을 줄이면서 그 이상의 ‘임금 확보, 노동조건 개선과 실업 철폐’ 등을 목표로 한 노동시간단축을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노동시간단축의 객관적인 사회적 토대가 마련된다 하더라도,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시간단축이 이뤄진 다음에도 노자간의 이해관계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하게 된다. 자본측은 현재 더 많은 경제성장이 필요하므로 법정시간단축은 수용하기 어려우니, 실질 노동시간단축을 통해 고용을 ‘보장’하고, 대신 노동측이 그에 상응하는 임금 삭감을 수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노동계 상층의 요구는 법정시간단축을 통한 기본급의 유지 또는 인상과, 실질시간단축에 대한 일정한 고통분담이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했듯이 노동시간단축 요구가 계급적인 의미에서 제기되려면 법정시간단축을 포함한 실질 노동시간단축은 물론이고, 현재 수준의 총액 임금의 보전과 인상을 통해 생활임금을 쟁취해가며, 전사회적인 시간단축과 노동(생활)리듬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5일 근무와 주40시간뿐만이 아닌 ‘매일 획기적 노동시간단축’을 요구하는 것이다.
한편 자본측은 노동시간을 실제로 단축하려면 ‘연월차 유급휴가를 무급화하거나 실제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한다.1) 그러나 노동자의 임금이 기본급과 상여금 외에도 기업복지와 연월차 수당 등의 임금성 복지를 통해 충당돼 왔던 현실을 볼 때, 유급휴가를 무급화하거나 축소하려면 최소한 그만큼 이상의 쉴 시간과 임금이 보장되어야 한다.
특히 최근 1997~98년의 경제위기를 경과하면서 현장에서는 ‘연월차 휴가’를 자본이 주도적으로 통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휴가 청구와 시기 지정권은 노동자에게 있고 사측은 시기를 변경할 권한이 없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단협에서 회사측의 거부권 강화와 사전 허가제 등의 개악안들이 제출되었다. 중소사업장은 물론이고 대규모 사업장에서도 연월차 휴가 사용에 대한 ‘사전 신고’와 사측의 ‘업무상’ 거부 권한이 강화되어, 사용자들이 활동가와 조합원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실질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초과노동, 야간노동 등에 대한 수당 할증률을 대폭 확대하고 임금보장을 동시에 진행하지 않는다면, 노동시간단축은 ‘사회적 삶의 질 향상’으로 결과하지 않는다. 또한 노동시간단축과 동시에 생산성 향상과 잔업, (휴게시간을 포함한)휴일, 휴가 사용에 대한 ‘자본의 현장통제력을 분쇄’하지 않으면 시간단축이 고용확대와 실업 해소의 방향으로 작용하지도 않을 뿐더러 (노동조합과 관계없는)값싸고 유연한 노동자들이 현장을 채우게 될 것이다.
우리가 계급투쟁으로서 노동시간단축투쟁을 전개하는 기조는, 자본의 유연화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주5일 근무와 주40시간제를 넘어서, 1일 6~7시간 노동이라는 ‘일일노동의 획기적 단축을 통해 매일 충분히 쉴 수 있는 권리와 생계비의 동시 확보’이다. 그리고 시간단축은 즉각적으로 모든 사업장, 모든 노동자에게 전면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2)
2) 실질임금과 노동시간단축
노동시간이 임금과 관련되는 항목은 임금의 총수준 문제와 각종 수당 할증률, 퇴직금, (유급)휴일 휴가, 통상임금과 평균임금 기준, 능력급제, 변형시간제 하에서의 임금 등이다.3)
노동계는 실제 휴게시간과 작업 준비시간, 회사에서 주관하는 일체의 행사시간 등을 노동시간에 포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노동시간을 어느 수준에서 산정하느냐에 따라 통상임금의 수준이 달라진다. 즉 ‘소정노동시간’4)이라는 개념은 시간급으로 계산하여 할증되는 초과노동수당, 야간수당과 유급휴가수당, 상여금, 그리고 임시(비정규)직 노동자의 시간급 산정 문제까지 연관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이미 월소정노동시간에 대한 노, 자, 정간의 산정방식의 차이는 90년대 초중반에도 쟁점으로 부각된 적이 있다. 그리고 올해 전경련에서 시간단축을 수용한다면 ‘소정노동시간을 명확히 하여 시간급은 인상되지 않도록 할 것’을 지침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개별 노동자에게는 사소한 듯 하지만 전체 규모로는 결코 작은 부분이 아니다. 그래서 자본가들은 이것을 노동비용의 큰 부분으로 보기 때문에 산정기준(방식)을 중요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한편 이 소정노동시간의 산정 방식에 따라 단위노동당 ‘적정 인원’ 산정 문제도 연결되므로 노동자에게도 임금과 고용(노동강도) 모두에서 첨예한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자본은 소정노동시간을 늘려 계산하여, 최대한 시간급을 적게 산정하고 최대한 ‘적정’인원을 적게 산출하려 한다. 반면 노동측은 소정노동시간을 실질 법정노동시간으로 산정하여 최대한 시간급 수준을 늘리고 고용확대를 요구한다.5)
소정노동시간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아래 내용을 통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1) 자본측의 소정노동시간 계산 방식
노동부의 월소정노동시간(현행) : 주 44시간의 경우 |
{(주당 법정노동시간 44 + 주휴일 해당하는 노동시간 8시간) × 1년간 주수 52주 + 1일 노동시간8시간}÷12개월 = 226시간2) |
주 5일 근무시 월소정노동시간(1) : 5일근무+유급2일 |
{(8×5일)+(8×2일)}÷7일×365일/12월 = 243.3시간 ≒ 243시간 |
주 5일 근무시 월소정노동시간(2) : 5일근무+유급1+무급1 |
{(8×5일)+1일}÷7일×365일/12월 = 208.6시간 ≒ 209시간 |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자본측은 항상 월노동시간을 늘려서 시간급 산정에서 최소화시켜려 하는데, 특히 주40시간제가 실시될 때 주 유급휴일 1일 외에 나은 1일(토요일)을 유급으로 할 것이냐, 무급으로 할 것이냐에 따라서 차이가 생긴다.
자본의 입장에서 주5일 근무시 유급2일을 처리하면 주44시간제에서의 기준보다 월17시간이 늘어난다. 또한 남은 주1일을 무급으로 처리하면 월소정노동시간이 17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임금면에서는 시간단축분의 임금감액으로 인해 ‘법정시간단축’이 무의미해지게 된다.
이에 대해 노동측에서는 주휴일을 노동일에 포함시키지 않고 ‘실노동시간’으로 월소정노동시간을 산정하자고 주장해왔다. 표에서 보듯이 자본측과 노동측의 시간산정기준이 매월 무려 69시간까지 차이가 난다. 이렇게 시간(과 임금)을 둘러싼 노자대립은 첨예하다.
(2) 노동측의 소정노동시간 계산 방식
주40시간 노동시 월 소정노동시간(3) |
주40시간 × 52주 ÷ 12월 = 208시간 |
주40시간 노동시 월 소정노동시간(4) : 주유급휴일은 시간산정 제외 |
주40시간 ÷ 7일 × 365일/12월 = 173.81시간 ≒ 174시간 |
이 문제와 관련하여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상층에서는 법정시간단축과 실질시간단축의 구체적 방안으로 ‘할증률 인하 반대(할증률 상승)와 휴일․휴가의 적극 사용, 그리고 시간저축제 등의 탄력적 시간제도 확대’ 라는 형태로 일정한 유연화와 고통분담 수용을 제시했다. 그러나 위의 임금과 시간을 둘러싼 현장에서의 노자대립은 구체적인 임금 산정방식 등으로 드러나게 되므로, 노동자계급은 ‘임금 사수와 생활임금 쟁취’의 방향 속에서 대응을 조직해야 한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서 임단투 과정에서 주40시간을 쟁취한 노조들이 있다. 그러나 올해 다수의 협약은 ‘법정시간단축 추세를 봐가면서 시행을 유보’한 곳들이다. 법정시간단축이 이뤄지면, 임금과 타 조항의 ‘양보교섭’이 함께 이뤄졌던 주40시간이 더욱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이 경우에도 노동자계급은 노동의 결과(성과)를 자신의 몫으로 획득해가는 방향에서 노동시간단축투쟁과 현장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3) 각종 유연화와 노동시간단축
현시기 노동시간단축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의 하나가 ‘노동 유연화’이다. 이미 경제위기로 정리해고 등의 고용불안이 가속화된 이후 대량실업을 흡수했던 것이 파견노동과 하청, 임시직 노동의 확대였다.6)
최근의 현장을 보면 실제로 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미 대거 퇴출된 상태에서 조직 통폐합과 사업부제, 소사장제 등의 분사, 조직개편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현장에 들어오고 있다. 이들 임시․계약직, 파견직 노동자들은 이미 상대적으로 더욱 열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기업의 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고용되어 기본적으로 대기업, 정규직, 조직노동자들보다 불안정한 생활상태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이 단축되어도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임금 등의 문제에서 첨예한 노자 이해관계를 노동운동이 계급적으로 풀어가지 못한다면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된다.
나아가 그 피해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정규직이며 조직된 노동자, 대기업 노동자들이라 하더라도 지금의 빈자리에 비정규직으로 노동자들이 채용되는 것을 그냥 놔둔다면, 이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노조활동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면, 정규직의 고용과 노동조건도 악화될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노동시간이 단축되어도 그 자리는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고용되어 노동자간의 차별과 경쟁으로 현장은 자본의 통제하에 놓이게 되고 만다.
자동차와 조선 사업장들에서는 올해 들어 생산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작년, 재작년에 대폭 축소했던 하청과 용역 노동자들을 다시 대거 채용하고 있다. 제조업과 사무직 뿐만 아니라 한국통신과 지하철, 철도 등의 공기업에서도 사업본부제 등의 조직재편과 함께 고용관계를 악화하고, 현장 곳곳을 비정규직으로 채워가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현장 상황에 대해서 면밀히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
게다가 고용유연화와 결합되면서 자본이 추진하는 능력주의 인사관리, 연봉제와 개인(집단)성과급 등의 ‘임금유연화’를 막아내지 못하면 노동시간단축의 실리적 효과마저도 없어진다. 자본이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임금과 연관시키고, 다기능화 논리를 들어 능력주의 체계를 구축하게 되면 결국 노동자들은 자본 주도하에 승진(승급)과 임금, 배치전환과 직무순환 등에 얽히게 될 것이고, 이것을 통해 활동가들을 탄압하는 등 ‘노조활동의 무력화’로 귀결될 것이다.
특히 ‘변형노동시간제’가 실시되는 현장에서의 노동시간단축의 영향은 심각하다. 변형시간제가 도입된 사업장에는 변형시간 뿐만 아니라 파견노동과 임시노동, 교대제 개악 등 노동자들에게 나쁜 것들은 대부분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서 변형노동시간제는 1996, 97년 노동법이 개악되면서 파견노동과 함께 합법적으로 현장에 도입되어 가장 ‘모범적으로’(?) 공공부문과 노자협조적 사업장에서부터 적용되었다. 변형노동시간제는 서울지하철과 도시철도, 철도청 등의 공기업에서부터 적용되고 2주 단위에서 월단위로 확대되기도 했다.7) 변형시간제와 교대제, (유급)휴일휴가의 축소 등으로 근무형태가 개악되는 것과 함께 노동시간이 단축된다면 실질적으로 노동시간단축으로 인한 노동조건의 개선은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에서는 지금까지 논의를 진척시키면서도 노동유연화현안문제들을 분쇄하는 현장투쟁과 노동시간단축을 결합시켜서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시간단축으로 인한 비용을 노사정이 공동으로 부담하고, ‘(연간)시간저축제’ 등의 탄력적 시간제도를 확대하자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노총 상층에서는 ‘실질 노동시간을 규제해야만 자본의 비용상승 부담도 막을 수 있으므로 초과노동, 연장수당에 대한 할증률을 대폭 높이고, 대체휴일제와 시간저축제 등의 연간, 월간 단위의 노동시간 규제를 통한 탄력적인 노동시간 재편, 교대제, 공장별(부서별) 가동시간 차등화와 같은 작업조직 개편 등을 통해서 시간단축과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지금은 자본의 시각을 넘어서는 노동시간단축 투쟁이 절실하다. 다시 말해, 노동시간단축 투쟁을 정치적, 계급적으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현시기 노동시간단축은 ‘현장에 도입되는 각종 노동 유연화를 저지’하고 이미 도입된 각종 유연화의 법제도 기반들을 무너뜨리는 제도개선투쟁과 결합되어야만 한다.
4) 생산성과 노동시간단축
자본측에서 법정시간단축을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면서도, 줄곧 시간단축에 전제를 달고 있는 것이 ‘생산성 향상’이다. 자본측은 노조가 이에 합의해 준다면, 법정시간단축으로 인한 임금부담을 상쇄하고, 오히려 시간단축을 계기로 노동강도를 강화하고 단위시간당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된다는 점을 계산하고 있다.
실제 서구에서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과정을 보면 사민주의적 경향과 노자협조주의적 노동운동 지도부에 의해 생산성 향상을 전제하면서 시간을 단축시켰거나, 자본가들의 ‘노력’에 의한 다양한 현장통제로 노동시간단축만큼 또는 그 이상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상층 역시 노동시간단축의 현실화를 위해서, 자본의 임금부담에 대한 우려를 없애주기 위해서 이러한 서구의 시간단축 사례를 소개하고 노동시간단축으로 생산성 향상이 가능함을 주장하고 있다.8) 그러나 이는 오히려 자본의 착취 논리에 빠져드는 것이다.
특히 생산성 향상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혀도, 현장에서 확대되는 비정규직 노동과 능력주의 임금, 인사고과와 변형시간제를 분쇄하는 투쟁을 결합시키지 않으면, 노동시간단축의 결과는 ‘생산성 향상과 노동강도 강화를 통한 내포적 노동시간의 연장’이다.
따라서 노동시간단축투쟁은 노동의 성과를 노동자가 되찾아오는 계급투쟁으로서, 오히려 ‘생산성과 노동강도 약화투쟁 + 정규직 노동자 채용 확대투쟁’으로 지금부터, 단축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전개되도록 현장투쟁이 강화되어야 한다.
4. 노동시간단축투쟁은 현장통제 분쇄, 유연화 저지투쟁에서 시작하자
법정노동시간단축이 이뤄지면 일단 조직노동자, 정규직 노동자, 대기업 노동자들은 시간단축 효과를 볼 것이다. 실제로 시간이 좀 줄고 임금이 유지(혹은 약간 감소)되거나, 시간이 그대로여도 임금이 오르는 정도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자본은 항상 임금 인상과 단협 갱신 등의 모든 노사 합의(협의)사안에서 주요 논거로 경영상태, 수익률을 전제 조건으로 들면서 경영압박을 통해 생산성과 노동강도 강화를 공격해온다.
또한 비정규직과 미조직 노동자, 영세 노동자들에게는 기본적인 법제도적인 보호조차 강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 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시간 단축 고용량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확대로 이어지게 된다. 시간단축량이 그대로 초과노동시간과 비정규직 고용량으로 전환되어 그만큼 자본가의 통제권이 강화될 수도 있다.
이렇게 노동자간 경쟁과 분열을 최대한으로 조장하고 노동자들의 조직된 저항을 봉쇄하면서 자본가들의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자본의 의도인 만큼, 노동시간단축은 시행 이후 더욱 노자대립이 첨예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동운동은, 현재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3대 요구안의 노동시간단축과 현장에서의 각종 유연화 저지투쟁, 노동강도 약화투쟁과 (정규)인원확보투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이 결합되어 전면적인 투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재삼 강조하면 노동시간단축 투쟁의 목표는 ‘전노동자계급의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을 통한 노동자운동의 활동기반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고용불안정의 해소(실업 해소)’이다. 노동의 성과를 노동자계급이 향유하기 위해서는 전세계적으로 유포되어 있는 ‘경쟁력 강화’ 이데올로기와 이를 위한 ‘유연화 불가피’ 논리를 깨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또한 노동시간단축은 전노동자 계급에게 즉각 전면적으로 생활임금 확보투쟁과 함께 쟁취되어야 한다. 이는 휴일, 휴가와 휴게시간 확보, 확대투쟁으로, 노동자가 자유롭게 매일 충분히 쉴 권리를 확대하는 것과 더불어 변형시간제 철폐와 (연간)시간저축제 도입 저지 등의 시간 유연화 분쇄투쟁과도 결합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시간단축으로 인한 총 노동시간 내에서의 초과노동에 대한 자본의 통제권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90년대 말 이후 다시 전면적으로 도입된 신경영전략을 분쇄하고 신노사문화를 노동자 연대와 단결의 분위기로 바꿔내고 각종 인사고과 반대와 임금 유연화(연봉제 포괄임금제 등) 반대투쟁을 현장에서 전면화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현시기 노동시간단축투쟁은 ‘전체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획기적인 일일 노동시간단축과 동시에 생활임금 쟁취, 정규직 인원 확보 및 유연화 분쇄 투쟁’이다.
1) 기본적으로 연월차 유급휴가는 노동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만 연차 휴가는 노동자에게 청구권이 있지만,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시직이라도 1개월 이상 노동이 계속되면 월차휴가를 주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업장에서 이를 지키지 않고 있어 비정규직노동자들은 현실 노동조건의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97년 노동법 개정 전에는 주휴일과 법정공휴일, 기타 법정휴일도 노동일수에 포함했는데, 법개정 후에는 여기에 휴업기간, 합법 쟁의기간, 육아휴직기간 등도 노동일수에서 제외하고 있어서 한달 중 똑같은 하루를 결근해도 개근(출근)율이 낮아지게 되었다.
2) 최근 특별위의 논의를 보면 자본은 “2기 노사정에 자신들은 불참하고 있어서 시간단축을 합의해준 적도 없지만, 실제 시행하려면 자본의 여건을 살펴야 한다”고 제기하고 있다. 정부 역시 시간단축을 추진하지만 현실로 볼 때 모든 사업장에 일률적인 적용은 불가능하므로 상황에 따른 시행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에 대해 자본의 부담이 있다면 이를 노사정이 고통분담하여 기금을 조성하는 것과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일단 시행하고 몇 년에 걸쳐서 점차 확대해 가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3) 이미 자본과 정부는 현 임금제도 개선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출한 바 있다. 통상임금의 기준이 불명확해서 노동자들의 요구가 많이 생기므로, 통상임금에서 제외되는 항목들을 확대, 명시할 것, 임금구조와 관리가 복잡하므로 개인성과와 능력을 반영할 수 있는 연간임금 등의 총수준에서 관리하도록 하고, 할증률을 25%수준으로 인하하고 사무직 노동자의 연장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 그리고 인정되는 ot수당을 제외할 것 등의 내용이다.(노사관계개혁위원회, 기준임금제도 개선방안, 1997.9.9)
4) 법정근로시간은 근기법 상 ‘근로를 시킬 경우 휴게시간 외 주44시간, 1일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가산임금 산정 시 기준이 된다. 한편 소정근로시간(정상근로시간, 기준근로시간)은 ‘법정시간 범위 내에서 노자간에 정한 시간’으로 단협, 취업규칙 등에 기업별로 정한다. 단협에서 소정시간 초과노동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에 대해 별도 규정이 가능하다. 이러한 소정노동시간을 자본가는 ‘탄력적 시간 운용에 유용한 개념’으로 본다. 이는 법정수당 산출의 기초되는 ‘통상임금(시간급)의 산정 기준’이 된다.
5) 물론 노동자들의 작업장에서의 인원 확대 요구는 의식적, 적극적으로 전개되기보다는 주로 자본가들이 라인 속도를 높이고 인원을 줄이려 할 때 방어적으로 제기하는 수준에 있었다.
6) 1990년대 초중반에 한국자본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생산방식의 변화와 함께 신경영전략을 통한 노동력 유연화와 노자협조주의 분위기 조성 등의 신노사문화를 관철시키려 했다. 이에 노동운동은 이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면서 신인사제도와 신경영전략을 상당부분 저지해냈다. 그러나 97년 이후 경제위기를 경과하면서 회사 경쟁력과 산업, 국가 경쟁력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현장에는 조직, 노동유연화와 함께 신경영전략과 신노사문화가 전면 도입되었다.
7) 변형노동시간제는 원래 ‘사업이 계절적 업무이거나 일이 많을 때와 적을 때, 보다 유연하게 노동시간을 활용하고자’하는 취지로 입법화되었다. 현행 노동법 상으로는 2주 단위와 월단위로 규정하여 2주 평균이나 월평균으로 주당 44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특정주에 56시간, 특정일에 12시간까지 노동이 가능하게 하고 있어서 노동자의 건강과 노동력 충전을 고려하지 않은 자본 중심의 제도라 할 수 있다.
8) 한국노총에서 노동시간 단축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내용은 이러하다. “노동시간단축으로 인해 가동시간 변화, 작업 주기 변경, 작업장 유연화, 개인별 작업시간 다양화, 작업장내 빈번한 직무이동, 작업감독의 강화와 작업밀도 증가, 휴게시간 단축 시도 등이 나타날 것이다 … 이에 대해 불가피한 유연화와 과도한 유연화를 구별하여 균형 있도록 할 작업장 협상제도가 필요하다. 과도한 유연화를 적정하게 제어하면서 지나친 노동강도 강화를 초래하지 않고 생산성 향상과 가동률 증대를 촉진할 교대제와 근무제 개편, 작업조직 개편을 위한 작업장 교섭 관행(노사협의회)을 정착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