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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미군은 떠나야 할 때

현장에서 미래를  제58호
홍근수/이동북

여기에 실린 두편의 글은 2000년 8월 16일자 주간내일 신문에 지상논쟁으로 소개된 글이다.


이젠 미군은 떠나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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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근수(목사․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개정 공동대표)




최근 우리국민들 가운데서 반미운동이 증폭되고 있다. 한미소파(SOFA) 협정은 주둔군의 지위협정이라보다 ‘점령군의 지휘협정’ 같은 것이다. 그래서 ‘노예문서’라고 부름도 무리가 아니다. 소파개정요구에 대한 한미 양국의 미온적인 태도는 한국인의 격분을 사기에 충분했고, 또 반미감정을 자극하여 반미운동을 더욱 가열차게 하였다. 80년대 주한미군사령관이 우리국민들을 ‘들쥐’와 같다고 공언한 것은 수많은 주한미군 범죄행위의 근본 동기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반미운동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파도 울지 않는 어린 아기와 같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은 최근 반미운동을 염려하여 ‘반미운동은 국익
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발언하여 미국정부로부터 환영의 논평을 들은 반면, 한국 국민들로부터는 분노를 사고 있다.
우리사회에 있는 반미운동 불가론의 근거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첫째는 과거에 미국에게 은혜를 입었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둘째 앞으로도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 셋째로 한반도 평화를 위하 전쟁억지 역할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과연 미국에게 은혜를 입었는가? 과거 미국이 1945년에 우리 민족을 일제에서 구해준 해방군이었고, 6․25때는 우리 민족을 공산군 침략으로부터 살려준 구원자였으며,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지해 주었으며 미국으로부터 결정적인 은혜를 입었고, 또 그 때문에 설령 지금 미군주둔이 필요없더라도 미군 철수 요구를 해서는 안되고, 미군이 우리의 딸을 강간하고 죽이고 독극물을 하수구에 방류해도 반미운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과연 미군이 우리의 해방자 구원자로 왔었나? 미군은 당시 그들 스스로가 천명했듯이 ‘점령군’이었다. 6․25 전쟁 때 앗아간 군사주권을 반세기가 넘도록 되돌려 주지 않고 있으면서 우리를 ‘식민지’같이 지배하고 있지 않는 가? 엄연한 사실은 과거나 현재나 미래에도 미국이 한국과 맺은 관계는 자국의 국가이익을 관철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또 설령 우리가 과거에 미국으로부터 크게 빚을 졌다고 하더라도 지난 반세기 이상 충분한 정도 이상으로 같지 않았는가?
미군의 한반도 주둔은 우리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양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현실은 오히려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두 나라의 국가이익이 반드시 같지 않고, 오히려 통치자들은 미국의 이익을 위하여 우리가 희생해야 한다고 말하는 태도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현재 우리는 자국의 국가이익 관철만을 위해 이 땅에서 나가기를 거부하고 있는 미군에게 지난해 1조1천2백36억원이란 엄청난 세금을 미군 지원비란 명목으로 지불하였다. 이 주둔군 지원비란 명목으로 지불하였다. 이 주둔군 지원비란 명목의 분담금은 해마다 더 많이 지불해야 하고, 한국정부는 그대로 맹종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군이 이 땅에 주둔하는 이유로 대한민국주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자유를 수호하기 위함이라고 내세워 왔다. 그러나 과연 이 말이 오늘날 맞는가? 또 어떤 이는 미군의 한반도 주둔은 전쟁억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과연 그런가? 도대체 어느 적으로부터 전쟁을 억지한다는 말인가? 미국은 물론 우리 한반도 러시아 중국과 수교한지 오래다. 그리고 최근에 와서는 북미수교가 임박하였고, 아주 최근에는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동북아 전 지역에 걸쳐서 미국의 적이 존재하지 않는 마당에 미국이 내세운 한반도 주둔의 명분은 모두 해소되었다.
현실적으로 6․15 이전까지 남은 북보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물론 군사적인 면에서도 1980년 이래로 계속 북을 능가하여, 지금 남은 세계에서 6위로 군사적 강대국이 되어있다. 보수적인 군사문제연구소 (영국 왕립 합동군사문제연구소, RUSI)의 조사결과에 의해서도 한국은 세계군사력 랭킹이 6위로서 7위인 이북보다 강하는 것을 말하였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민이 원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미군을 한반도에 주둔하게 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제 정말 이 땅을 떠나야 한다. 한국인이 더 이상 미군의 주둔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국민의 압도적인 다수인 82.7%가 미군의 조속한 철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진보정치, 제17호)
따라서 우리는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한다는 사실이 평화의 보장이 아니고 전쟁의 보장일 뿐임을 깨닫고 자국의 국가이익 관철만을 위해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한 휴전협정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거나 군축을 하거나 평화는 물론 민족통일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버릴 수 없는 맹방


이동북(명지대 객원교수․15대 국회의원)
미국은 버릴수 없는 맹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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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에 적색 경보가 울리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김대중 대통령은 국무회의석상에서 반미감정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머리를 들고 있는 반미감정이 그 만큼 심각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음을 말해 준다. 그런데 사태의 심각성은 대통령의 그같은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반미감정이 수그러들기커녕 오히려 증폭될 전망이라는데 있다. 걱정스러운 상환은 지금 대학교 교정에서 움트고 있다. 방학중인 여러 대학교에서는 한총련 등 의식화된 학생들을 중심으로 9월초 가을 학기가 시작되는 대로 대대적인 반미시위를 벌이기 위한 준비가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무래도 가을에는 우리사회가 반미감정 문제로 또 한차례 뜨거운 홍역을 치르게될 것 같다.
표면상 지금 반미감정의 불길은 한미행정협정이라고 통칭되는 ‘주한미군 지위에 관한 협정’ 개정 문제를 놓고 가열되고 있다. 최근 한미간에는 주한미군이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나 반미감정의 악화를 조장해온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윤금이 여인 살해사건, 매향리 사건, 하수구를 이용한 독극물 방류사건 등이다. 우리 주변의 반미를 주도하는 세력은 지금 한미 행정협정이 마치 ‘만악의 근원’인 것처럼 묘사하면서 이 협정이 그들이 원하는 대로 개정되기만 하면 ‘만사는 해결’이라는 식으로 문제를 단순화시켜 국민감정을 자극․선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논지가 사실과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현존 한미행정협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왜냐하면 1067년에 체결된 이 협정은 우리에게 매우 불평등한 소위 ‘후진국형’이기 때문이다. 이 협정을 일본이나 NATO와 같은 ‘선진국형’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당위의 국가적 과제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리가 혼동해서 아니되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이 협정을 아무리 진선진미한 것으로 개정하더라도 그렇게 함으로써 국가적 체면을 건지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그렇다고 이 협정을 개정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주한미군의 범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같은 사리는 미국과 소위 ‘선진국형’행정협정을 체결하고 있는 일본과 NATO 회원국에서도 주둔미군의 범죄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보면 자명해진다.
문제를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행정협정개정과 최근 다시 불붙고 있는 반미감정은 사실은 뿌리를 달리하는 별개의 문제임이 발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미의 진원 (震源)은 지난날 민주화 이전 권위주의의 정권과 갈등을 빚었던 재야세력이다. 이들은 그들의 ‘적’이었던 권위주의 정권의 ‘적’인 북한에 대해서는 오히려 친밀감을 느끼면서 권위주의 정권의 ‘친구’였던 미국에 대해서는 적대감을 키워 왔고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서 반미를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이 전개하는 반미운동의 종착역은 단순한 행정협정의 개정이 아니라 주한미군의 철수이다. 그런데 그때의 재야인사들 중 상당수는 이제 제도권안으로 진출해 있다. 바로 여기에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재연되는 반미감정이 갖는 특이성과 복잡성이 있다.
한미관계에 관해서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미국은 우리에게 과연 어떠한 나라이냐’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에게는 수많은 고비가 있었다. 1945년의 해방, 1948년의 건국, 1950년의 6․25전쟁, 전후의 복구와 경제개발, 전쟁재발의 억지와 평화의 유지 그리고 국군의 현대화와 정치 경제 외교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국력신장 등이다. 여기서 우리는 자문자답이 필요하다. 그것은 과연 우리가 미국의 도움없이 이 모든 고비들을 극복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오늘날 미국은 우리나라 제1의 수교역 및 경협 카운터파트이다. 더구나 우리의 민족사적 과제인 남북간의 평화정착과 평화통일이야말로 미국의 건설적 지원 없이는 해결이 어려운 과제들이다. 우리는 새삼 한미간의 ‘특수관계’를 확인하지 아니할 수 없다. 미우나 고우나, 미국은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버릴 수 없는 우리의 ‘맹방’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사회일각의 반미운동이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원대한 국가이익의 관점에서 한미관계에 대한 냉철한 건강진단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숙한 국민정서의 차원에서 일부 반미운동의 메시지에 담겨진 선동성을 극복할 지혜이다. 한미관계는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끊임없이 재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린 더 이상 부분과 전체를 구별하지 못해 ‘미군 범죄’를 ‘미국의 정책’으로 혼동하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아니 된다. 우리는 “남북간에 이제 전쟁은 없다” 김대통령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그 같은 선언의 진위가 검증될 때까지는 전쟁재발 억지력으로서 주한미군의 존재가 계속 필요하다는 진리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2000-09-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