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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연대투쟁과

현장에서 미래를  제61호
이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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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발전과 모색(1)-공공부문 노동자의 투쟁과 연대를 중심으로


공공부문 연대투쟁과
공공대산별노조 건설론을 생각한다
- 콩 심으면 콩이 나고 팥 심으면 팥이 난다 -


이철의/철도 민주노조 추진위 사무국장, 연구위원


1. 이른바 두 노총의 공동투쟁을 비판한다

철도노조의 사기극

“내일부터 준법운행인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안돼요. 할 수 없어요.” “아니 조합에서 간부들을 기관차에 태운다고 했잖아?” “책임질 사람이 없어서 타지 않는대요.” “그렇겠지, 내 처음부터 알아 봤다니까.” 조합에서 발령한 준법운행지침에 대한 이야기다.
“저희는 불가피하게 준법운행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으나 국민의 불편을 감안하여 전철, 통일호, 무궁화호에 대하여는 정상운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조합에서 준법운행기간에 차내에서 방송하도록 지침으로 준 내용의 일부이다. 이 정도면 더 말해봐야 입만 아플 뿐이다. 12월 15일로 잡은 파업투쟁 계획은 사기극이기도 하지만 코미디로도 모자람이 없다.
철도노조는 12월 5일 벌써 파업계획을 접었다. 이날 열린 지방본부 위원장 회의에서 파업을 못하는 몇 가지 이유를 정리했다. “첫째는 조직보위, 둘째는 조합원 보호, 셋째는 공무원 노조로서 불법파업이고 네 번째가 이런 모든 이유 때문에 파업보다는 협상에 주력해야 한다” 실제로는 조합원 동력이 오르지 않는 것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적은 네 가지 이야기는 조합의 모국장이 상황파악하러 찾아간 현장 간부들에게 한 이야기다.
는 것이다. 그런 것을 몰라서 파업계획을 세우고 그토록 떠들었나? 그날 오후 열린 기관사 집회에서 김기영 위원장은 “조합은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총파업을 향해서 가고 있다. 집행부를 믿고 끝까지 따라 달라”고 피끓는 목소리로 호소했다.
우리는 애초에 철도노조가 이럴 줄 알았다. 세상이 변했는지 민주노총과 함께 연대투쟁도 하고, 삭발식도 해서 어지럽기는 했지만 헷갈리지는 않았다. 왜? 철도노조 집행부가 어떤 사람들인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올 봄까지만 해도 민주파는 어용 철노와 피나는 싸움을 벌였고 그 싸움은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민주파가 다수를 장악한 서울 지방본부는 아직까지 대회를 열어주지 않아 사고 지방본부로 남아 있다. 대회를 열면 곧바로 민주파의 손에 넘어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처음에 몇 가지 상황을 놓고 판단했다. 첫째는 철도노조가 파업을 선언해놓고 책임을 지지 않을 경우이다. 둘째는 파업을 하지 않는 철도노조를 제치고 민주파가 파업을 벌이는 경우, 셋째가 철도노조도 파업을 하지 않고 민주파도 파업을 조직할 능력이 없는 경우이다. 우리는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가능성이 적고 세 번째에 대하여 주로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투쟁이란 예상대로만 가지 않는 것이니까 철도노조를 최대한 파업으로 압박하고 안될 때에 대비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위해 철도 현장을 밑바닥부터 조직해 보기로 하였다.


선언으로 끝난 두 노총 공동투쟁

민주노총 공공연맹과 한국노총 공공노협이 공동투쟁을 벌인다고 했을 때 우리는 어리둥절했다. 우리 생각에는 도저히 안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조직이 연대집회를 하더니 공동으로 시한부 파업계획을 세우지 않는가? 곧이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연대투쟁을 선언하고 공동총파업계획까지 언론에 밝혔다. 우리는 더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었다. 둘이 집회는 함께 할 수는 있겠지만 파업을 할 수 있는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혹시 한 두개 조직이 파업을 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전선을 칠만한 파업이 될 수 없음은 누가 보아도 분명했다. 그런데 거대한 두 조직이 공동투쟁을 선언하다니.
우리도 한국전력 노조가 파업을 할지 어떨지를 놓고 저울질한 일이 있다. 한국전력이 실제로 파업에 들어가면 철도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한전이 파업을 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 생각은 옳았다. 파업을 믿었던 한전 노동자들과 공동투쟁계획을 세웠던 두 노총에게는 불행한 일이었지만 한전 집행부는 파업투쟁을 할 생각도 없었고 그 투쟁을 책임질 각오도 전혀 없었다.
우리는 어떤 개인이나 조직의 선언이나 주장을 믿지 않는다. 개인이면 그 사람의 평소 언행을 보고 조직이면 투쟁을 조직해 가는 과정을 본다. 그리고 지도부와 조합원사이의 믿음을 본다. 그러면 대부분 알아맞힐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가입한 공공연맹에 그런 의견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우리의 주장으로 연맹의 방침을 바꿀 수는 없었다. 다만 철도노조가 사기극을 벌일 것이라는 것은 우리와 생각을 같이 했다. 우리는 공공연맹이 철도노조를 비롯한 한국노총과 연대투쟁을 한 것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 투쟁이 두 노총의 투쟁이 되고 나중에 공동총파업까지 갈 것으로 주장한 것은 민주노총의 잘못이라고 판단한다. 한국노총은 원래 그런 조직이니까 탓할 일도 없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왜 조합원들도 다 아는 일을 가지고 그렇게 허풍을 쳐야 했는지 아직도 알 수 없다. 더구나 그 투쟁이 굉장히 의미가 있는 투쟁이고 공공대산별 건설의 기초가 되었다는 주장에는 더욱 납득할 수 없다. 결과를 놓고 냉정하게 돌아 보라. 한국전력, 철도, 도시철도, 아시아나 조종사노조 등이 줄줄이 나가 떨어졌다. 결국 두 노총은 되지도 않을 총파업을 한다고 떠든 꼴이 되었다. 정부나 사장들에게는 노조운동이 종이호랑이가 되었다. 그리고 조합원에게는 허풍선이가 되었다. 이 투쟁이 조합원들에게 희망을 주었는지 절망을 주었는지는 한전 조합원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또는 한전 민주파 활동가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파업에 뜻이 없는 한전 집행부를 견인하고 배신한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의 분노를 조직하기 위해서”라면 말이 된다. 하지만 그런 뜻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그 노동조합을 좀더 자주적이고 투쟁적인 노조로 바꾸는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지. 지금처럼 공공대산별이니 상설공투체니 하는 이야기를 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전지협과 민철노련에 대한 기억

현대 중공업 침탈 때 전노협이 조직한 총파업을 기억한다. 진정한 연대 총파업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두 노총이 이야기하는 공동 총파업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불발한 파업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공공대산별 건설이라니. 올해의 공동투쟁이 그리도 자랑스러워 “투쟁을 통한 조직건설”이라고 주장할 셈인가?
투쟁력이 전과 같지 않다면 박박 기어서라도 이를 회복하려 애를 쓸 일이다. 정부나 자본에 밀린다면 이를 갈면서 반격할 기회를 노려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진짜로 싸울 의지가 있는 현장 간부나 활동가들과 함께 어떻게 싸워야 할지 고민하고 그들을 지원할 일이다. 그런데 사기를 칠게 뻔한 상층지도부하고만 연대투쟁을 한다고 온갖 형식적인 회의나 결의대회, 집회를 계획하고 있으니 그 결과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왜 좀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공허한 큰소리만 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연대투쟁이란 것은 선언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연대투쟁에 함께 할 각 조직이 투쟁을 끝까지 책임질 의지가 있을 때 비로소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중 무임승차를 하거나 적당한 때 꼬리를 내리는 조직이 중간에 찬물을 끼얹으면 안하는 것만 못한 것이 연대투쟁이고 공동투쟁이다. 99년 서울지하철 파업 때 한국통신 노조가 했던 역할을 기억하면 잘 알 수 있다.
지금은 없어진 전지협이나 민철노련을 생각한다. 그리고 그때 함께 공동파업투쟁을 결의하던 동지들을 생각한다. 전지협이 잘 나간 것은 불과 석 달 남짓이었다. 봄에 창립하고 곧장 파업을 준비할 때 그리고 철도에 대한 정권의 침탈에 대한 서울과 부산의 연대 파업까지 전지협은 빛나는 투쟁의 역사를 기록하였다. 그 뒤로는 전지협이나 민철노련이 철도노조의 민주화만을 학수고대하다가 역사의 뒤로 사라졌다. 그때 우리가 어떻게 공동파업투쟁을 조직했었나? 파업을 앞둔 자기들의 일정을 제쳐둔 채 철도의 모든 집회에 결합하며 조합원과 믿음을 쌓던 서울지하철 집행부를 기억한다. 그냥 형식적으로 연설하는 게 아니라 전국 각지 모든 집회에 참석하였다. 모든 것이 미숙한 전기협 간부들의 수련회나 교육에 참여하여 간부들을 훈련시켰다. 파업시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 3사의 연대집회와 공동 프로그램을 통해 “조합원의 힘으로” 일정을 맞춰 내었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다!”는 치열한 목적의식이 공동파업투쟁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공동파업투쟁을 꼭 성사시켜 내겠다는 의지가 그런 실천을 만들게 되었다. 그때 우리가 공동파업 날짜를 놓고 얼마나 치열한 논쟁을 벌였던가? 이는 공동파업투쟁을 당연한 것으로 보니까 그런 논쟁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기협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하여 모든 것을 말없이 배려해 주던 부산과 서울의 동지들을 기억한다.
올해 두 노총의 공동투쟁은 전지협과 같은 치열한 고민도, 끝까지 투쟁을 책임지려는 책임감도 부족하였다. 그러니 한전의 파업이 무산된 30일 계획했던 연대집회마저 불발했던 것이다. 94년 철도, 지하철이 파업할 때 수백 명의 규모로도 계속 집회를 조직하며 엄호했던 당시 전노대에 비해서도 그렇다는 것이다. 힘이 없으면 없는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기대했던 한전파업이 불발했다고 공표했던 집회를 취소하는 것은 다 무어란 말인가? 실제로는 한전의 독자동력에 의한 파업투쟁에 묻어 가면서 연대투쟁에 의한 파업이라고 주장할 셈은 아니었던가?


통합 이후

철도가 궤멸한 어려운 시기 몇 년간 우리는 스스로의 오기로도 견디었지만 서울과 부산지하철 동지들의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지원으로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민철노련의 해산을 애달파했다. 그리고 공공연맹 통합을 반대하였다. 우리가 공공연맹 통합을 반대했던 이유는 단지 민철노련에 대한 애착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전지협, 민철노련이 가지고 있던 건강한 기풍이 사라질 것을 걱정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때 우리는 민주노조 운동이 자꾸 형식으로 흐르고 이시기 민주노총은 변형근로 시간제를 내주었고 근로자 파견제를 내주었다. 이시기 민주노총 대회를 참관하면 꼭 철도노조 대회를 자꾸 닮아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열기도 없고 치열한 토론도 없고... 토론 때는 말이 없다가 표결 때 직선제를 부결시켰던 용산구민회관 대회가 생각난다.
주어서는 안될 것을 내주고 큰 조직들이 표로 결정해버리는 풍토를 걱정하였다. 그리고 그 걱정은 이른바 “빅 쓰리”로 표현하는 공공연맹의 문제로 계속 확인되었다. 공공연맹의 수많은 대의원대회나 중앙위원회들이 계속 유회되거나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 분명히 문제가 있어도 정확히 제기하기를 꺼리는 분위기, 비판이나 다른 의견을 내기를 꺼리는 분위기에 우리도 묻어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반성을 해본다.
또 한가지는 운수산별 문제였다. 공공연맹으로 통합하기 앞서 몇 년간 우리는 운수산별 추진을 위한 대표자 회의를 운영하고 있었다. 의기투합하고 분위기도 그만이었지만 민철노련 외에는 다들 어려운 사정에 있었다. “뻘밭에서 기는 고생을 한참 더 해야 하는 조직들”뿐이었다. 그래도 언젠가는 잘해 보자는 기분만은 넘쳤는데 지금 그 동지들은 어떻게 지내고들 있는지 서로 안부조차 전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공공연맹을 하더라도 운수산별 대표자회의를 계속 유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 공공대산별 또는 양 노총 통합주장을 걱정한다

골때리는 어용들과 무슨 통합인가?

공공 대산별을 이야기하지만 지금 같은 때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기풍이 흐려진 때에 추진하는 공공 대산별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한국노총 내 노조와 상설공투체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 역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번 실수를 했으면 그만이지 자꾸 조합원들을 헷갈리게 할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식으로 가면 무엇보다 노동조합운동의 분위기를 더 흐려놓을 것을 걱정한다. 한국노총내의 공공노조들을 잘 살펴 보라. 한국노총 내에서도 골때리는 어용노조들이 거기에 다 모여 있다. 철도를 비롯해서 아직도 간선제를 유지하는 체신, 쟁의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국립의료원, 파업을 가지고 희대의 사기극을 벌인 한국전력, 자동차노조, 담배인삼노조, 철도노조 민주화투쟁에 깡패를 동원했던 항운노조, 택시노조, 조종사들의 가입을 반대하고 나중에는 초를 치지 못해 안달했던 대한항공... 이런 조직들과 통합을 하면 갑자기 투쟁력이 그만큼 커진다고 보는 것일까? 내게는 운동의 주도권을 그쪽에 내주자는 이야기로만 들린다.
그쪽은 그렇다치고 무엇보다 공공연맹이 정상이 아니다. 새로운 노조운동을 주장하는 서울지하철, 노사상생이란 게 노사협조주의와 무엇이 다른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감원에 합의를 해주었다는 철도노조나 24시간 연장운행을 통해 시민에 봉사하고 감원에 합의를 해준 서울지하철노조나 내게는 쌍둥이처럼 보인다.
비정규직을 외면하는 한국통신, 탄압에 시달리는 사회보험노조 등 창립할 때보다 훨씬 더 약화된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나마 자그마한 신생조직들이 의지하고 그 조합원들의 열악한 생존권을 지키는데 힘을 주는 게 지금의 연맹이다. 만약 통합을 하면 그런 역할이나마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
통합을 주장하기에 앞서 공공연맹을 새로운 기풍으로 쇄신하고 조직력을 복구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노총 내 공공부문 주요 노조들을 뒤집어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조들이 주도권을 쥐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통합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데 뿌리가 다른 조직들 사이에 질을 담보하는 통합이 가능할까? 우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 그런 사례가 있는지도 아직 알지 못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노총의 기반을 허물고 운동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한국노총 내 조직들의 민주노조운동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온다

제3노총 이야기는 더 말할 가치도 없다. 닮은 사람들끼리 모여 끼리끼리 한다는데야 누가 말릴 수 있으랴? 하지만 민주노조운동을 말하는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자주적이고 민주적이라는 노조들이 모인 민주노총도 저렇게 걱정되는데 새로 만드는 조직이 어떨지는 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의 야심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닐 것으로 단언한다.
한국노총과 통합? 노동운동은 그만두고 노조운동의 최소한의 질이라도 보존할 수 있는지 반문해볼 일이다. 한국노총의 노사협조주의, 실리주의, 경제주의, 조합주의, 이런 것을 배우고 싶어 통합을 하자는 말인가? 아니면 수적으로도 쪼달리는 민주노총이 그쪽을 지도하거나 사람들을 개조해서 민주노총식으로 바꿀 수나 있다는 말인가? 전노협이래 자주적으로 성장해온 민주노조운동의 역사를 부인하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움에 처한 민주노조 운동을 한국노총식으로 바꾸자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노총이 변했으니까 조금만 노력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철도노조도 변하였다. 어떻게 변하였나? 좀더 교활하고 쑈도 곧잘 할 수 있게 변하였다. 누가 이를 변하게 하였는가? 그렇게 변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게 만든 철도 내 민주노조운동의 피나는 투쟁이 그렇게 만들었다. 지금 철도노조에서 써먹는 여러 자질구레한 방법들은 모두 옛날 전기협이나 공투본에게 배워간 것이다. 혹은 민주노조운동 진영에 있다가 그쪽에 투항한 작자들이 배운 것을 써먹는 것이다. 심지어 민영화에 반대하는 이론은 모두 철도 민주노조 추진위원회의 자료집에서 대부분 표절하였다. 한국노총 또한 마찬가지다. 전노협이래 한국노총을 계속 탈퇴하여 민주노총으로 온 노조들이 한국노총을 변하게 하였다. 어떻게? 좀더 교활하고 쑈도 곧잘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정권과 자본에 진정으로 반대하고 투쟁하였다면 한국노총 지도부가 징역 한 번 가지 않고 저렇게 편안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단위노조인 사회보험노조나 롯데호텔노조를 저렇게 말살하려는 이 정권 아래에서. 그래서 잠깐이라도 생각해볼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옛말에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온다고 하였다. 우리가 원한 노조운동은 이런 식의 노조운동이 아니었다. 자주적인 노동조합, 민주적인 노동조합, 노동자들이 계급적으로 단결하는 산별노조를 하려는 것이었다. 그런 노조운동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그런 해괴한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노조는 통합해서 덩치를 키운다고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노총과 통합하여 그런 노조를 만들자고 하는 주장은 팥을 심어놓고 콩이 나올 것으로 주장하는 것과 같다. 그런 쉬운 이치에 무슨 이론이 다 필요하단 말인가? 한/노/정/연

2000-12-10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9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