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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8번 : [106호/컬럼]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와 “보건의료 사유화” 음모
글쓴이: 전성식 등록: 2005-02-20 00:00:00 조회: 2385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와 “보건의료 사유화” 음모

전 성 식
한노정연연구원, 민의련회원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와 “보건의료 사유화”음모


1.
지난 1월 초 중앙일보에는 “복지부, 허용 추진… 건보 적용 안 받는 병원 - 진료 내용․비용 자율로… 수가 등 통제 안 받아”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의료, 이제는 산업이다]라는 기획물을 연재하면서 보건의료의 사유화에 앞장섰던 신문에, 참으로 적절하게도, 특종 비슷하게 실렸는데 아무튼 그 내용은 복지부의 ‘2005년 건강보험 업무계획’에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않고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겨있고 “논의를 거쳐 이 계획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는 이유는 “병원 간 경쟁을 유도해 의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물론 (이것의 시행은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기에) “이 방안의 시행에 대해 복지부는 신중하”고 (마찬가지 이유로) 보고를 받은 김장관 역시 “‘국민을 건강보험에 강제로 가입시켜 놓고 당연지정제를 폐지하면 어떤 의료기관은 아예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신중하게 다룰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대통령 보고 계획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당연지정제 폐지방침이 빠지면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 있지만 시행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다른 관계자”의 “말”이다. 어찌되었든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이하 당연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보건의료제도를 크게 변화시킬 수밖에 없는 “당연제” 폐지와 “계약제” 도입의 문제는 추진주체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잠깐의 소동만 일으켰을 뿐 바로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런데 이것은 일부 관료들의 일회적인 돌출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치밀한 계획 아래 음흉한 관료들의 용의주도한 치고 빠지기라는 판단이다.


2.
현행 “당연제” 아래에서는 개설된 모든 요양기관(의료기관, 약국, 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진료소)은 건강보험제도에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건강보험 가입 환자를 의무적으로 진료해야만 하며 정해진 수가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건강보험 가입이 의무인 현행 의료체계에서 모든 의료 기관은 누구에게나 정해진 수가에 모든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 따라서 이것이 “폐지”된다는 것은 의료기관이 어떤 환자를 치료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를 스스로 알아서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고 진료비도 자기 마음대로 책정할 수 있게 되며 그 진료비는 모두 환자의 책임으로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어떤 의료기관이 건강보험공단과 계약을 맺지 않으면 건강보험 가입 환자를 치료하지 않아도, 즉 진료를 거부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며, 같은 진료라도 혹은 진료이외의 다른 어떤 것(부대시설, 특별 서비스 등등)을 제공 진료비에 포함하여 다르게 받아도 문제가 되지 않게 된다. 당연히 이러한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환자는 자기가 모든 비용을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보건의료의 특징상 당연해 보이는 “당연제”는 의료보험제도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부터 있었던 제도는 아니다. 의료보험제도 시행 초기에는 “계약지정제”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계약지정제”의 도입은 지역별, 진료부문별 의료공백을 심각하게 발생시켰으며, 다수의 의료기관이 요양기관 지정을 거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이유로 1979년 “요양기관 강제지정제”가 도입되었고 1999년 “요양기관 당연지정제”가 도입되게 되었으며 현재에 이른다. 만일 “당연제”가 폐지되고 “계약제”가 실시되면 앞서의 혼란이 다시 일어날 것은 물론 병원의 차별화와 양극화를 불러오고 결국 돈이 없어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상까지 발생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명확히 예상되는 일이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당연제”는 의료계에서 사회주의적(?) 제도라는 무지에 기초한 어처구니없는 원성을 받게 되며, 2000년에는 일부 의료계 인사들에 의해 위헌소송까지 받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헌법재판소는 2002년 4월 공공의료기관의 비중과 건강보험 보장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당연제”를 폐지할 경우 공적 건강보험제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이유로 이 제도가 합헌이라고 인정하였다.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판단하였든지 그것 자체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시에 헌재가 판단한 상황이 지금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당연제” 폐지를 운운하는 보건복지부 관료들은 자신들이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도 기억하지 못하는 특별한 뇌의 소유자들이고 자신이 일하는 영역에서조차 다른 기관(폐지까지 언급되는 헌법재판소)보다도 안목이 부족한 척결의 대상임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3.
그런데 앞서 본 보건복지부 관료들의 ‘무뇌아’적 태도와 기본적 소양부족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교육과 보건에 산업적 접근이 필요”하다거나 “보건의료 부문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가전략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대통령의 언급이나 지난 해 있었던 제․개정이 추진되었던 수많은 법안은 이것을 확인해준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한 내국인 진료 허용과 영리법인 설립 허용, “지역특화발전 특구에 대한 규제 특례법”의 제정을 통한 지역특구에서의 의료기관 부대사업 확대 허용 등은 재경부에 의해서 추진되었다. 건설교통부는 “민간복합도시 개발특별법” 제정을 통해 기업도시 내에 설립된 병원의 부대사업영리 추구를 허용하려 한다. 또한 기획예산처는 일반예산에서 보건의료관련 예산의 전반적인 삭감하는 것을 넘어 “사회간접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의 개정을 통해 의료기관, 노인요양기관, 학교 등 7개 공공부문에 대한 민간투자 허용을 획책하였다. 물론 이에 뒤질세라 복지부도 작년 “지역보건법” 개정을 통해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지자체 보조를 의무조항에서 임의 조항으로 바꾸려 했으며, “건강보험 재정건전화 특별법” 개정으로 국고지원을 줄이려 하였다. 이 모든 것은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부정하고 사회적 성격을 부정하는 것으로 서로 약간의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여러 정부부처가 각자의 위치에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민간의료보험 도입을 위한 자본과 정부의 음모는 줄기차고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다. 2002년 보험업법 개정 당시 재정경제부는 개인질병공개를 주장하여 민간의료보험 도입의 기초를 만들려 했으나 좌절되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이를 복지부가 앞장서서 진행하려 하고 있다. 또한 2003년 개정된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올해 8월부터는 생명보험에서 판매하는 개인 실손형 의료보험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여기에는 ‘비급여 항목’뿐 아니라 ‘법정 본인부담’까지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것은 큰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법정본인부담에 대한 보장은 공적보험의 지출과 급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 우리의 경우 이를 적절히 규제 저지해내지 못하면 현행의 건강보험제도를 유명무실하게 하여 결국 민간의료보험이 건강보험을 대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복지부는 올해 ‘건강보험 T/F'를 구성해서 건강보험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려 하며, 민간의료보험 도입 문제가 논의 안건으로 포함되어 있다. 올해 복지부와 정부관료, 자본은 민간의료보험의 도입과 그 기초 마련을 위한 전면공세를 펼칠 것이다.


4.
현재 진행되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의 목표는 완전한 ‘보건의료 사유화’다. ‘보건의료 사유화’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의 하나이다. ‘복지 삭감’의 하나로 표현되는 신자유주의의 보건의료 정책은 보건복지 예산 감소, 공공기관의 사유화, 비영리법인의 영리법인화, 사회간접시설의 사적자본 유치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정부와 자본에 의해 계획되고 실현되고 있는 제반의 정책들의 내용 바로 그것이다. 다만 우리에게 이것이 더욱 희비극적인 것은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다른 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사회화된 보건의료부문에 대한 공격으로서의 ‘보건의료 사유화’인 반면,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도 빼앗아 가려는 완전한 ‘보건의료 사유화’라는 상황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현재 진행되는 이러한 ‘보건의료 사유화’ 음모는 매우 공세적이다. 작년에 있었던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은 우회적이었지만 ‘보건의료 사유화’ 음모의 현실화를 위한 정책의 첫 걸음이었다. 사실 왜곡과 기만에 기초하여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이 의도되었으며, 이에 대한 근거 있는 우려와 정확한 비판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은 통과되었다.(정부 주장의 허구성과 그에 대한 비판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라.「‘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에 대하여」,『현장에서 미래를』2004. 10. pp. 113-122.) 이것은 ‘보건의료 사유화’에 대해 그들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중요한 근거이다.
개정된 ‘경제자유구역법’의 주요한 내용은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와 영리법인의 인정이다. 전자는 건강보험에 강제지정 되지 않는 의료기관의 현실화를 의미한다. 이것은 앞서 살펴 본 것처럼 환자를 의료기관에서 선택하는 것을 뜻하며, 진료비도 자기 마음대로 책정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들 외국병원들은 아마도 자유롭게 소위 ‘고급진료’를 제공할 것이고, 고가의 진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을 치료할 것이다. 비록 경제자유구역 내에서지만 외국병원이 여러 가지 특별 혜택을 받으며 병원을 운영하고 내국인을 진료하는 것은 국내 병․의원의 입장에서는 ‘역차별’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것은 외국병원 설립과 무관하게 ‘요양기관 당연지정’ 폐지 움직임의 강력한 근거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영리법인 허용은 보건의료를 통해 이윤을 얻고자 하는 일부 의료계와 자본의 최대의 숙원 사업이다. 그런데 개정된 ‘경제자유구역법’은 외국병원에 이를 허용했으며, 이 역시 국내 병․의원에게는 ‘역차별’이다. 병원협회 등은 ‘경제자유구역법’ 개정 논의 초부터 이것을 지적하였으며, 형평성에 입각한 영리법인의 허용을 요구하였다.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이 통과된 지금 영리법인 허용에 대한 이들의 기대는 매우 높으며, 이를 위한 노력은 본격화․가속화 될 것이다.
‘지정제’의 폐지와 ‘계약제’의 도입 그리고 영리법인의 허용과 이에 대한 논의는 필연적으로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를 초래하게 된다. 물론 언제라도 본격적인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되고 있고 실손형 의료보험이 확대되는 현재의 상황과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관료들은 ‘계약제’의 도입과 영리법인의 허용과 무관하게 이를 실행하려 할 것은 분명하다.


5.
민간의료보험의 전면적 도입과 영리법인의 인정, ‘당연제-계약제’ 논란 등등, 완전한 ‘보건의료 사유화’의 실현을 위한 공세는 올해에는 더욱더 거세질 것이다. 그들은 당장의 실현은 아니더라도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이를 차근차근 준비해가고 있으며, 가능한 것은 언제나 확실히 획득해가고 있다. 보험업법의 개정이나 작년 소위 ‘4대 개혁입법’을 둘러싼 소동 속에서 ‘경제자유구역법’을 비롯한 몇 가지 법안을 슬쩍 통과시킨 것 등은 이러한 것의 좋은 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지금은 그들에게는 호기임에 분명하다. 노동자․민중의 삶이 모든 방면에서 철저히 파괴되고 있는 지금, 당장 먹고 사는 것이 눈앞의 문제가 된 현재의 상황에서 건강, 보건의료, 영리법인, ‘당연제-계약제’, 민간의료보험 도입 등과 같은 문제는 노동자․민중의 일차적인 관심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완전한 ‘보건의료 사유화’ 경향은 가속화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과제는 명확하다. 그것은 첫째로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선 우리의 이데올로기적 진지를 굳건하게 지켜내는 것이다. 그것은 ‘보건의료 사유화’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과 동시에 ‘보건의료 사회화’의 정당성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둘째로, ‘보건의료 사회화’의 현재적이고 실천적인 표현인 ‘무상의료․공공의료․자치의료’의 내용을 구체화 하고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셋째로 저들에 의해 진행되는 ‘보건의료 사유화’ 실현을 위한 제반 음모를 폭로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선도적인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넷째로 비록 한계가 명확하더라도 현재의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투쟁을 확대하여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의 운동의 성과를 지켜내는 것이고 그 성과를 이어가는 것이며 현재 가속화 되는 ‘보건의료 사유화’에 의한 일차적인 저항이자 그 폐해를 최소화 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은 노동자․민중으로 하여금 보건의료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가 모든 문제의 주체임을 깨닫게 할 것이다. 또한 이것은 현재 노동자계급운동의 침체의 악순환을 끊는 하나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고 머지않을 운동의 고양기에 노동자계급의 중요한 무기의 하나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저들의 강력한 공세와 일시적인 패배에 주눅들어 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저들의 적극적 공세는 우리의 입장을 선전하고 선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그들의 일시적 승리는 우리의 궁극적 승리를 위한 전주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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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2 12 / 2018-04-22 
1. very very very nice blog online p / 201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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