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DJ 등의 대선 공약이 무엇이었는지 알지 못한다. 들으나 마나 각 계급계층의 귀에 솔깃한 온갖 것들을 그럴싸하게 모아 놓 은 것, 그렇게 기만적인 것이 부르주아 선거놀음이고 그 공약이어 서 굳이 내 귀를 괴롭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선자가 결정되고 나서 그의 발언은 좀 다를 수밖에 없 다. 그 발언들은 역시 기만적일 수밖에 없겠지만, 동시에 그의 정책 의지가 담겨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DJ의 당선 첫 기자회견을 지켜보았다. 거기서 그는 말했 다. 이 땅을 내외 자본의 '기업의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그리고 동 시에 노동자들의 '실업을 최소화'하겠다고.
흥, 역시 한 치도 다르지 않군!
왜냐고? 이 과학기술혁명의 시대에 '기업의 천국'에선 결코 '실업 이 최소화'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하여 그가 드러낸 정책의 지는 결국, '실업을 최소화'하겠다는 기만으로 장식한, 이 땅을 '기 업의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강한 신자유주의 그것이기 때문에.
아니나 다를까. 성급하게도 당선 닷새만에 그는 '정리해고제의 도 입만이 나라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선언하고 나섰다. 그리고 이제 '다 같이 살 수는 없으니까 30퍼센트는 잘라낼 수밖에 없다'며 그 내심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내외 독점자본의 이익의 전 투적 수호자가 되어야 하는 그와 그 무리이기에 조금도 놀랄 바가 못된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민주노총까지 덩달아 춤을 추고 나올 건 또 뭐람?
이른바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하겠다는, 1월 14일 민주노총 지도 부의 행보는 현시기 노동운동에 새로운 정세를 조성하면서 노동자 계급을 위시한 민중의 생존권을 사수하여야 하는 노동자 동지들에 게 '지도력의 혁신'이라는 과제를 확정적으로 던지고 있다.
'노사정위원회'란 것이 무엇인가?
자본측은 이른바 '정리해고제'라는 경영자 대권을 법제화하는 데 에 예상되는 노동자계급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동운동 지도 부 회유·매수 기구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지 않은가? '정리해고 제'라는 이름의 무단의 대량해고제, 변형시간노동제, 파견노동제 등, 자본측이 김영삼의 '신노사관계구상,' '노개위' 그리고 노동법의 날치 기 개정 등을 통해서 법제화를 염원했던 이른바 '노동시장의 유연 화,' 지난 총파업을 통해서 저지하고자 했던 이들 반노동자적 제도 를 조기에 합법화하려는 기구가 아닌가? 게다가 이제 IMF를 앞세 운 다국적 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이들 반노동자적 장치를 도입 하려는 반민족적 기구가 아닌가?
민주노총 지도부의 행보에 힘입어 이제 자본측은 이 기구를 상설 화해서 생존권 파괴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항하는 정치 적 방패로 삼겠다는 야무진 꿈을 내보이고 있다. 파시즘·나치즘이 무언가? 노동자계급의 상층부 등을 매수하여 노동자 대중을 정치적 무권리 상태에 억압하는 독점자본의 지배, 바로 그것 아닌가? 그 종착지는 어디인가? 예컨대, 1930년대 이후 1945년까지의 독일이 나 이태리, 일본 등을 보라! 그들이 인류에 저지른 엄청난 죄악을 보라! 그들 자신을 포함한 세계의, 노동자를 위시한 민중의 참담한 대량 희생과 파국을 보라!
생각해 보면, 그리고 누누이 경고한 대로, 고용의 안정 및 확대 와 실질임금의 보존이라는, 민중생존권에 밀착한 노선 대신에 '재벌 해체'(?)라는 외관상 화려한 정치적 구호를 앞세운 기회주의적 노선 을 내세웠을 때, 민주노총 지도부의 '노사정위원회' 참여, 배신은 사 실 예정되어 있었다.
이제 그들은 전경련, 경총 등 재벌의 대표자들과 마주 앉아, 그 리고 '정'(政)이라는 독점자본의 공동기구와 마주앉아 '재벌해체' 등 등의 현란하고 시끄러운 말잔치를 벌이면서 노동자 대중의 목을 졸 라 오기로 결심하였다.
이제 모든 게 보다 확연해졌다. 노동자계급의 대의에 충실한 새 로운 지도력을 시급히 투쟁적으로 확립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한 지도력과 함께 위기를 투쟁적으로 돌파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해내지 못하면, 한국의 노동자계급이 겪어야 할 신고(辛苦)는 필경 훨씬 더 길고 참담한 것이 될 것이다. 물론 미래는 결국 노동자계 급의 것이지만 말이다.
새로운 지도력으로 위기를 돌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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