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과 고용문제
노동운동의 대응과 관련한 제언
강 연 자
연구기획 2실장
보도에 의하면, 현대, 대우, 기아 등 자동차 3사의 1∼2월 내수판매는 총 84,174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166,710대에 비해 무려 49.5%나 감소했다.(주1) 수출은 87,450대로 작년 대비 약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내수판매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으나 'IMF한파'로 내수한계는 쉽게 극복될 수 없다는 게 자동차업계 및 관측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와 같은 내수판매 격감으로 작년 12월 이후 국내 자동차 업체는 대폭적인 생산량 감축에 들어갔다. 그에 따라 먼저 사외 용역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철수하였는데, 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에도 고용불안은 더욱 심화되고 있고, 연장근로 축소와 휴무로 인한 임금 삭감으로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게다가 정리해고가 조기에 법제화됨으로써 노동자들은 당장 합법적으로 해고를 당할 지경에 몰려 있다.
이에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권을 방어해야 하는 노동조합은 사측과 '고용안정협약' 체결 등을 통해 희생을 최소화할 방도를 찾고 있다. 특히 98년 단체협약 투쟁은 고용안정 쟁취를 중심과제로 설정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여러 주·객관적 조건 때문에 그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 글에서는 우선 국내·외 자동차 산업의 현황과 동향, 그리고 전망을 간략히 살펴보면서 완성차 노동자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또한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노동조합의 대응방안을 살펴보면서 그 문제점을 찾아보고, 좀더 근저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다만 이 글에서 제출하는 대응방안 등은 결코 완성된 안(案)도, 노동자 전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안도 아니다. 노동자들 사이에서 아래로부터 좀더 활성화된 논의가 이루어지고 노동조합 지도부가 이를 수렴하여 고용문제 해결의 전환점을 만드는 데에 작은 근거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이 글을 쓰는 목적이다.
1. 세계 자동차 산업의 동향
자동차 산업은 그 동안의 과잉투자와 치열한 경쟁의 결과로 90년대 들어 범세계적인 차원에서 공급 과잉을 겪고 있다. 1996년 현재, 세계 자동차 산업의 생산능력은 연산 6천800만대에 이르는데 생산대수는 4천960만대에 불과해 약 1천840만대의 과잉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하여 공장가동률은 세계 평균 73%에 불과한 실정이며, 특히 서유럽(33%), 북미(21%), 일본(50%) 등 성숙한 시장의 경우 생산 과잉현상이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2001년에는 과잉생산능력이 무려 2천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주2)
세계 자동차 산업의 시장 현황을 권역별로 요약하자면,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내수시장은 예전에 포화상태에 돌입하였고, 지금은 제3세계 시장과 구소련, 동유럽 시장 등도 점점 자본간 치열한 경쟁체제의 무대가 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은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한 지 오래고 한편으로는 항상적인 위기에 몰려 있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이미 과잉투자·과잉생산이 현재화되어 있고, 향후의 시장 전망도 대체로 장기적인 과잉생산을 명확히 하고 있는데도 왜 자동차 자본은 경쟁적으로 투자와 생산을 증대시키고 있느냐이다. 바로 과잉투자·과잉생산과 그에 따른 경쟁의 격화 자체가 역설적으로 더욱더 과잉투자·과잉생산, 그리고 경쟁을 격화시키는 주요한 동력으로 되어 있다. 즉, 한편에서는 보다 효율적인, 생산력이 높은 시설을 증설함으로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경쟁, 그리고 아직 시장이 상대적으로 포화상태에 이르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는 동남아(주3)나 동유럽권에서 생산을 증대시킴으로써 그들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과잉투자·과잉생산과 경쟁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한편에서, 자동차 기업들은 과잉생산으로 경쟁이 격화되자 자본 및 기술의 제휴·교류를 통한 공동개발, 공동생산, 공동판매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흡수·합병 등의 구조개편을 통한 독점적 지배의 강화도 꾀하고 있다.
나아가 이른바 '구조개편'(restructuring)과 '감량경영'(downsizing), 그리고 '유연생산방식'(lean-production) 등 새로운 경영방식도 속속 개발·강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신경영전략의 가속화는 자동차 산업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공격으로 나타나, 감원, 노동강도 강화, 노동력 이용의 유연화 등이 실현되고 있다. 자동차 자본측의 이러한 경영전략 변화는 노동운동에는 이중적·모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우선 노동조합의 조직률은 대체로 낮아지고, 많은 경우 조합 활동도 위축되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도 새롭게 강화되고 있는데, 97년 서유럽 르노 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은 자동차 노동자들의 국제간 연대투쟁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약 2,000여명의 브레이크 제작공들의 파업으로 20만명 이상의 완성차 조립라인을 정지시켰던 GM 브레이크 공장 파업 등은 이른바 유연생산방식의 일환인 '적기생산방식'(Just-In-Time production)에 대한 공격으로서, 새로운 경영전략의 약점을 공격하는 투쟁전술도 개발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2. 국내 자동차 생산 현황 및 노동자 상태
1) 과잉투자·과잉생산
국내 자동차 산업은 지난 16년간 20.5%의 고도 성장을 해왔다. 총 취업자의 8.18%에 해당하는 약 167만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고, 전산업 수출액의 8.02%에 해당하는 107억 달러(97년 기준)의 수출을 기록했다. 또한 대당 부품이 2∼3만개에 이르러 전체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매우 크다.(주4)
80년대 이후 국내 자동차 산업의 비약적 발전은 세계적으로도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97년 한국 자동차 생산은 281만8275대로 미국(1210만3951대), 일본(1097만5727대), 독일(502만2880대), 프랑스(382만9846대)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수출실적도 131만6891대로서(주5) 일본(455만3168대), 독일, 프랑스, 스페인, 캐나다에 이어 세계 6위를 차지했다.(주6)
현대자동차 산업연구소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금년의 자동차 국내 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53.7% 감소(유가인상에 따른 감소 20%, 소득감소에 따른 감소 22%, 자동차 값 인상에 따른 감소 14.2%)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는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지난 3월 11일 '대정부 건의문'에서 밝힌 '내수 42% 감소, 완성차업체 매출액은 20% 이상 감소, 부품업계 납품액은 3조원 가량이 줄고 전후방 관련사업의 실업자만도 11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보다도 훨씬 심각한 진단이다.(주7)
실제로 국내 전체 자동차사의 1∼2월 내수판매는 9만4천88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18만5천896대보다 49.5% 정도 감소했다. 반면 그나마 호조를 보이고 있는 수출은 12만2천642대로 작년 같은 기간 12만1천29대보다 약 1.5%가량 증가했지만 98년 2월 현재 자동차 생산능력 대비 가동률은 45.0%로 최악의 수준이다.(주8)
국내 자동차 각 공장별로 가동상황을 살펴보자.
현대자동차는 2월 4일 그랜저와 다이너스티 모델을 생산하는 승용2공장 노동자 270명에 대해 휴가를 실시했고 2월 20일부터는 소형화물차 포터를 생산하는 4공장 노동자 700명에 대해서도 휴가를 실시하였다. 또 아반떼 모델을 생산하는 승용3공장 노동자 3,800여명도 휴가에 들어가, 생산 라인별로 짧게는 일주일부터 길게는 한달 정도씩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또한 3월 27일로 1만여명에 대한 휴가를 실시하여 공장 가동률은 현재 40%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공장가동을 상당 기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량은 4만5천대에 이르고 있다.(주9)
대우자동차는 지난 1월 중순부터 레간자 모델을 생산하는 부평2공장과 누비라 모델을 생산하는 군산공장의 야간작업과 잔업을 모두 없애고 1교대 체제로 전환했다.
기아자동차는 소하리공장의 아벨라 라인은 내수부문을 중단한 채 수출물량만 생산하고 있고, 아산공장의 크레도스 라인은 지난 3월 9일부터 작업중단에 들어갔다.
또한 대우자동차에 인수된 쌍용자동차는 부품조달 문제 때문에 2월 15일부터 한달간 조업을 중단했다가 3월 16일부터는 조업을 재개했지만 주간조만 라인에 투입되어 하루 8시간씩 조업하고 있다.(주10)
말하자면,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로 표현될 만큼의 경쟁적인 설비증설과 94년 삼성승용차 진출 등의 중복투자로 국내 자동차산업은 엄청난 과잉생산의 위기에 몰려 있는 것이다.(주11) 그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신차 할인판매'나 '장기 무이자 할부판매' 등을 실시해왔지만 과잉생산을 해소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최근엔 'IMF한파'로 인한 더한층의 내수위축까지 겹쳐 '매출수익 악화 → 투자축소·생산감축 → 고용조정 → 내수침체 가중'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2) 자동차 노동자들의 상태 - 근로조건 악화와 노동자 단결 약화
이러한 과잉생산 위기와 그에 따른 급속한 생산 감축은 자동차 노동자들의 상태와 조건에 심각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공장별 노동자 상태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① 사외용역(社外用役) 및 외국노동자 철수
먼저 사외용역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대량 철수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97년 12월 31일 사외용역과의 재계약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노동조합에 통보해 왔다. 노동조합은 용역이 철수하면 다음 정리대상은 정규직 차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용역철수 저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한 상태다. 대우자동차도 97년 상당수에 이르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 본국으로 귀환하여 지금은 이들 외국인 노동자는 거의 없고, 총 노동력의 30%를 차지하던 사외용역 인원도 식당, 도장청소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철수한 상태이다.(주12) 기아자동차의 경우에도 작년 7월 부도유예협약 이후 제1차 정리대상이 사외용역이었다. 자동차 공장에서 외국인노동자와 용역인원이 대거 철수했지만 인원감소만큼 T/DOWN이 된 것은 아니다. 위축된 현장 분위기 때문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였고 결국 현장의 노동강도 강화로 귀결되고 있다.
② 임금삭감
다음으로 심각한 임금삭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3월 현재 임금 및 상여금 지급현황을 살펴보면 현대, 대우 모두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고 있으며, 기아는 작년 부도유예협약 이후 상여금을 일체 지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휴무자에 대한 임금지급을 아예 거부하거나 근로기준법의 규정보다 낮게 지급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일부 사업부에서 무급휴무를 실시했다. 이후 노동조합은 차선책으로 휴무자에 대해 통상임금의 70%를 지급하기로 회사와 합의(3월 21일)했는데, 이는 명백한 근로조건의 악화이고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기아자동차도 아산공장의 일부 라인의 휴무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회사는 통상임금의 70%만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제시했는데, 노동조합이 이를 거부한 상태다.
한편 경총은 각 사업장에 내려보낸 '인건비 절감 방안 ― 임금유보, 반납, 삭감에 대한 법률적 검토'(98. 3)라는 지침에서 무급휴직과 연장근로 축소 등은 정리해고를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를 권고하고 있다.(주13) 말할 나위도 없이, 현재 각 자동차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장근로 축소와 무급휴직 시도 등은, 경총의 '지침'에서도 볼 수 있듯이, 추후의 정리해고를 위한 '근거'로 이용될 것이며, 따라서 현재 시행되고 또 시도되고 있는 연장근로 축소나 무급휴직 등은 이 정리해고를 위한 사전준비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래의 <표 1>에서 보는 것처럼, 자동차 3사의 기본급 비중은 40% 미만이다. 게다가 심야수당 등 변동수당의 비중이 20%선에 이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이나 단체협약에 따라 휴무시 평균임금의 70%가 지급된다 하더라도 휴무에 의한 임금감소폭이 매우 커서, 휴무가 길어질수록 급여수준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의 조건이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라는데 있고, 이러한 고통은 고용불안과 맞물려 당장 노동자들을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의 하나로 되어 있다.(주14)
<표 1> 자동차 3사의 임금구성 추이 (단위 : %)
|
|
1992 |
1993 |
1994 |
1995 |
1996 |
|
|
A 사 |
기본급 수당(통상+비통상) 상여금 및 연월차수당 |
40.64 26.11 33.26 |
38.93 29.46 31.62 |
39.31 29.34 31.29 |
36.85 29.12 33.44 |
37.41 28.89 33.81 |
|
B 사 |
기본급 수당(통상+비통상) 상여금 및 연월차수당 |
37.15 31.75 30.94 |
39.49 28.94 31.58 |
41.64 24.44 33.91 |
35.96 27.17 36.86 |
34.54 28.46 37.00 |
|
C사 |
기본급 수당(통상+비통상) 상여금 및 연월차수당 |
39.75 33.58 26.66 |
42.22 29.41 28.38 |
35.77 37.89 26.34 |
38.22 33.88 27.90 |
36.70 32.49 30.82 |
자료 :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동차산업의 고용관계},97. 5.
③ 작업조직 변화 및 노동의 유연화
97년 기아자동차 아산공장의 경우, 부도유예협약이후 노동조합의 합의하에 대대적인 배치전환과 택업이 이루어져, 이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 노동자도 다수이며 소하리공장도 P라인 주간조만 운영하고 U라인은 3조2교대로 진행하고 있다. 대우자동차도 97년 엔진공장을 3조2교대로 운영하다가 98년 이후 다시 2교대로 운영하고 있고, 현재 승용1공장의 경우 작년 10월, 1차로 인원축소를 하였으며 현재 2차 인원축소 문제에 대해 협의중에 있다.
④ 작업장 통제 및 노동강도 강화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는 작년 점심시간에 일찍 자리를 비우는 인원을 체크하겠다고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하였다가 노동자들의 강한 반발로 철수한 적이 있고, 기아자동차도 현장감독자 중심의 현장개선연구회라는 조직구성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3사 공히 시간 지키기,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⑤ 정리해고의 위협
97년 2000년까지 5,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하여 고용불안을 가중시켰던 현대자동차는 최근 감원규모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작년 7월 이후 9,000여명이나 회사를 떠난 기아자동차는 최근 매킨지컨설팅 중간보고서를 통해 6,000명(생산직 3,500명)에 대한 추가감원이 필요하다고 밝혀, 정리해고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3. 노동조합의 대응과 그 문제점
1) 노동조합별 고용문제 대응
대우자동차의 96∼97년 '인원소요계획'에 따라 97년말까지 1,418명의 잉여인원이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이래 97년 4월 현대자동차로부터 시작된 재고량 확산에 따른 생산단축, 그 이후 고용문제는 자동차 노동조합의 주요 관심사로 대두되었다. 96년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은 단협31조 '직장발전위원회'를 설치하였고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고용안정협약서'를 체결하여 고용문제에 대해 대비해 들어갔다. 그러나 IMF한파 이후 고용불안은 양·질적으로 훨씬 심각해지고 있고, 어렵게 체결한 고용안정협약서는 고용불안에 대한 안전장치의 의미는 있지만 그 항목이 구체적이지 않아 확실한 힘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단위사업장 노동조합은 98 단체협약에서 고용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고용과 관련한 각 조합의 98 단체협약 요구안은 주 40시간 이내로의 노동시간 단축, 고용특위 운영, 정원유지, 인원의 정리 및 배치전환 등에 대한 노동조합의 합의원칙 등을 담고 있다.
각 노동조합이 체결한 고용안정협약과 98 단체협약 요구안 중 고용관련 사항을 살펴보면서 고용문제에 좀더 근저적인 대안을 고민해 보자.
<고용안정협약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
1. 회사는 고객최고, 기술최고, 품질최상, 인간최상의 경영방침에 따른 정책입안과 운영에 있어 고용불안 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2. 2000년까지 175만대 규모로 생산을 확대 경쟁력을 향상시켜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하여 조합은 효율적인 인력활용(전환배치 및 직무재교육 등)으로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 최대한 노력하며, 회사는 인위적 감원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3. 고용안정 및 인력관리상에 수반되는 문제점과 복리후생에 대하여는 단체협약과 관례에 준하여 충분한 노사협의를 통하여 해결한다.(단, 문제발생시는 노사대책위를 구성하여 대책을 수립한다.) 4. 자동차산업 환경변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성 및 품질향상에 공동 노력한다. 1997년 6월 18일 |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
1. 회사와 조합은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고 조기정상화를 위해 협력한다. 2. 회사는 정상화 과정에서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일방적 감원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3. 조합은 회사의 위기극복을 위해 근로시간 조정, 판매활성화 등에 적극 협력한다. 4. 회사와 조합은 장기적인 고용안정과 효율적 생산을 위해 유연생산체제 및 효율적인 인원관리에 대하여는 고용안정추진팀을 통해 논의한다.(운영규정은 별도 제정) 5. 회사와 조합은 자동차산업의 환경변화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중대한 경영결정이 있을시 최우선적으로 고용안정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 1998년 3월 10일 |
·대우자동차 노동조합 (1996년 단체협약조항)
|
제31조(직장발전위원회) 1. 회사와 조합은 기업의 토착화, 독립화, 자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효율적인 조직운영 및 생산관리, 민주적인 경영체제를 확립함으로써 당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직장발전위원회를 설치 운영한다. |
|
2. 직장발전위원회는 노사 쌍방 대표를 포함하여 회사측 5인, 조합측 5인 등 10인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3. 위원회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협의한다. 가. 조직개편에 관한 사항 나. 경영계획, 인력계획 및 예산에 관한 사항 다. 외국과의 협정에 관한 사항 라. 인사, 노무관리의 합리적 운영을 위한 제도개선에 관한 사항 마. 내부 경영개선에 관한 사항 바. 조합원의 애로, 건의사항 사. 조합원의 교육훈련 및 복지증진에 관한 사항 아. 기타 직장발전에 관한 사항. 단, 가, 나, 다호에 관하여 사전협의가 불가능 할 경우 사후보고, 설명한다. |
< 98년 단체협약 요구사항>
단협갱신 시기가 아닌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휴가를 둘러싼 고용불안은 없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한시적으로 "휴가시 통상임금 70% 지급", 노사동수로 고용안정 노사공동위원회 설치를 3월 21일 합의했다. 노사공동위원회는 노사가 "회사의 재무 및 경영현황 전반에 대한 검토를 통해 임금, 근로시간, 근무형태 등에 대해 공동으로 연구키로 합의"해 구성한 것이며 "노조의 경영참여라는 관점에서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근무형태 변경이나 노동시간 단축 등을 통해 고용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자체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고용관련 단협요구안
|
제8조(노동시간) 1. 노동시간은 중식시간을 제외하고 1일 8시간, 1주일에 40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4. 노사는 생산감소에 따른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노동시간 단축을 협의하기 위하여 노동시간 단축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한다. 제23조(고용안정특별위원회) 고용안정과 고용변동, 능력개발 교육 등을 심의 의결. 3. 고용안정특별위원회 결정 사항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제26조(승계의무) 회사는 기업을 분할, 합병, 양도할 경우 90일 전에 조합에 통보하고 사건계획 및 절차를 조합과 합의하며 근로조건과 단체협약, 노동조합은 자동 승계한다. |
·대우자동차 노동조합 고용관련 단협요구안
|
제63조(고용안정 특별 대책위원회) 제64조(고용안정의 유지) 제65조(임시직 등의 채용과 사용기간) 제66조(적정인력 확보와 정원 유지) 제67조(인원정리) 제70조(근로시간) 주40시간 기준 |
이들 98년 단체협약 요구안 중 공통사항은 시간단축을 통한 고용안정 확보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우는 주 40시간 쟁취, 현자는 이후 고용안정 노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시간단축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이한 점은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의 '기본 노동시간을 40시간으로 단축할 것'과 '생산감소에 따른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노동시간 단축을 협의하기 위하여 노동시간 단축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하기로 한다는 조항이다. 이 조항은 현재 부분적으로 조업중인 라인에서도 40∼42시간 기본노동만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업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문제의식 하에, 생산감소 정도에 따라서는 노동시간이 주 40시간보다 더 단축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극단적인 경쟁 상태에 있는 자동차 산업의 조건 속에서 개별 노동조합이 이를 실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생산감소에 따른 자동차 산업 전체 노동자의 고용문제 해결, 이는 개별사업장 노동조합이 해결하기에는 제약조건이 너무 크다. 고용문제를 유발하는 근본적 원인인 과잉생산을 노동조합이 개입하여 사회적으로 통제하고 그 속에서 고용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 이는 산별노조 건설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급조직이 안아야 할 과제이다.
하지만 금속산업노조는 노동시간과의 관련에서 구체적인 안을 제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주15) 이하에서는 민주노총의 고용안정 요구안에 대해서만 살펴보기로 하자.
2) 민주노총의 고용안정 요구안
민주노총은 고용안정 보장(사회적 협정 체결)을 위한 요구안으로 다음을 제시하고 있다.
|
* 노동시간 단축 및 일자리 나누기 추진 2000년대 2000시간 확보로 200만 일자리 창출 노동시간단축위원회 구성 임금보전 방안 마련 2년간 현수준 고용유지 및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창출 (근무교대제 변경 등 포함) |
민주노총 요구안의 기본원칙은 "노동시간을 단축하여 일자리를 나눔으로써 고용을 창출한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런데 그 구체적인 표현으로서의 '연간 2000시간(월 평균 약 167시간) 노동으로 200만 일자리 창출'이란 계획은 과연 이 시기에 적정한 요구인가? 다음 <표 2> 및 기타 노동청의 자료를 통해 자동차 3사의 월 평균 노동시간을 살펴보자.
<표2> 자동차 3사의 월 평균 근로시간 추이 (단위 : 시간)
|
|
1992 |
1993 |
1994 |
1995 |
1996 |
|
|
A사 |
정상근로(1주) 초과근로 심야근로 |
44 36.4 17.5 |
44 47.3 35.6 |
44 49.0 36.3 |
44/43 49.0 36.3 |
42 52.2 37.1 |
|
B사 |
정상근로(1주) 초과근로 심야근로 |
44 56.0 - |
44 51.0 - |
44 53.1 - |
44/42 54.6 - |
42 54.3 - |
|
C사 |
정상근로(1주) 초과근로 심야근로 |
44 39.0 - |
44 46.5 43.0 |
44 62.2 45.1 |
44/42 60.1 46.0 |
42 61.5 45.5 |
자료 :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동차산업의 고용관계}, 1997.5.
* 97년 12월의 자동차 노동자 노동일은 22.9일, 총 노동시간은 206.8시간 정상노동시간은 168.2시간, 초과노동시간은 38.6시간이다.(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 1997. 12.)(주16)
* 98년 1월의 자동차 노동자 노동일은 18.6일이고 총 노동시간은 154.8시간, 정상노동시간은 140.0시간 초과노동시간은 14.8시간이다.(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 1998. 1.)
위 <표 2>에서 보면 1996년에 자동차 3사 노동자의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2,700시간(월 평균 225시간)을 넘었기 때문에(주17) 민주노총의 '2000시간으로의 노동시간 단축 계획'이 96년 시점에서 제출되고 실현되었다면 '2000시간 노동으로 200만 일자리 창출'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98년으로 돌입하면서 자동차 노동자들의 월 평균 노동시간은 150시간대(연간 1,800시간대)(주18)가 되었다. 따라서, '연간 2,000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민주노총의 계획은, 적어도 자동차 산업과 관련해서 보는 한, 시의성과 현실성을 잃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실은 연간 노동시간이 2000시간보다도 줄었지만 일자리가 창출되기는커녕 용역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대적으로 축출되고 있고, 정규직마저도 극심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데에 있다. 이러한 고용불안은 정리해고 도입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생산축소에 따른 연장근로 축소와 휴무, 그에 따른 임금감소 등이 정리해고 법제화와 함께 노동자들의 목을 죄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월 평균 노동시간을 150시간 혹은 그 이하로 단축하여 정상노동시간으로 제도화하고, 이 정상노동시간을 노동함으로써 생활임금이 안정적으로 보장된다면, 그리고 이것이 노동자의 힘으로 합의되고 쟁취된다면, 그때는 지금보다는 고용불안이 일정정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외 자동차 산업의 엄청난 과잉투자·과잉생산을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가 최소한 3∼4년 이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문제를 요약·정리하면, 이렇다.
즉, 금년에 자동차 국내 수요는 약 50% 감소할 것인데, 수출이 예년과 같은 수준이라면 총 생산량은 약 30% 감소가 예상되고 가동률은 약 50% 수준(97년 75%)에 머물 것이다. 그렇다면 연간 2000시간 노동이 정착된다고 할지라도 일자리는 결코 창출될 수 없다. 따라서 자동차 노동자들의 고용문제 해결에는 보다 과감한 노동시간 단축이 요구된다.
3) 올바른 대응을 위하여
쌍용자동차는 올 하반기부터 생산라인을 3교대로 24시간 돌릴 예정이라고 한다.(주19) 만일 쌍용에서 3교대제가 도입된다면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공장 최초로 8시간 근무제가 실시되는 것이다. 쌍용자동차의 계획은 노동시간 단축과 생산량 조절이 자본측에게도 현실적인 문제로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인데, 우리는 불황기에 노동시간 단축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잠정적이지만 고용문제를 완화시킨 외국의 사례들(주20)을 검토해서 우리의 대응방안을 수립하는데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경험들을 참조하여 고용과 생존권 사수를 위한 자동차 노동조합의 최소한의 요구를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을 것이다.
|
1. 노동시간의 대폭적인 단축으로 고용인원 유지 ― 노동자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을 1,800시간 이내로 단축 예1) 주 37시간 노동이면 연간 1,813시간(휴가 제외 연 49주 기준) 예2) 주 36시간 노동이면 연간 1,764시간(연 49주 기준) 예3) 주 35시간 노동이면 연간 1715시간(연 49주 기준) 현실적으로는 계속적인 노동생산성의 증대를 고려할 때, 주당 35시간 노동제가 시의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2. 근무형태 변경 ― 연속2교대제 도입으로 야간노동 철폐, 혹은 3조2교대제, 혹은 4조3교대제. 근무형태 변경으로 인한 배치전환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반(班) 단위 이상, 부서 단위 수준의 배치전환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3. 불황기 2∼3년 기간을 상정한 한시적 계약 4. 생활임금보전 ― 현재 통상급 수준의 임금 유지 5. 산별 중앙교섭 ― 금속산업노조 내 자동차 업종분과와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간 일괄교섭 관철 등 |
위의 요구가 자동차 산업 전체 노동자들의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더욱이 자동차 부품업체 노동자들의 상황과 조건에 대한 고민은 언급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장 조직력이 강하고 사회적 파급력이 강한 완성차 업체 노동조합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문제 해결'을 선도적으로 접근해 간다면 다른 업종의 모범이 될 수도 있고, 사외용역이나 하청노동자도 일정하게 보호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주21) 늦은 감은 있지만 자동차 노동조합의 선진 조합원, 나아가 노동조합 간부, 금속산업노조 자동차 업종분과의 적극적인 고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첫째, 금속산업노조 자동차 업종분과는 고용문제 해결과 생존권 사수를 위해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의 중앙교섭을 적극 제안해야 할 것이다.
둘째, 중앙교섭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준비팀을 자동차 업종 분과에 조속히 구성해야 할 것이다.
셋째, 단위사업장은 이에 대한 교육과 선전으로 조합원들의 이해와 각오를 높이고 통일된 대오 구축으로 투쟁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미주>
1) {한국경제신문}, 98. 3. 3.
2) 세계 자동차산업의 생산능력과 생산대수
|
|
생산능력 |
생산대수 |
과잉생산능력 |
|
1996년 |
6,800만대 |
4,960만대 |
1,840만대 |
|
2001년 |
7,700만대 |
5,680만대 |
2,020만대 |
자료 :『주간노동자신문』, 1997.7.23.
3) 특히 과잉분의 대부분이 아시아, 태평양에 몰려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하다. {주간노동자신문} 97. 7. 23.
4)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동차산업 침체 파급영향 및 대응방안}, 98. 3. 11.
5) 국내 자동차 업체의 생산능력 (단위 : 천대)
|
|
1994년 |
1995년 |
1996년 |
1997년 |
2000년 |
|
생산능력 |
3,069 |
3,361 |
3,706 |
4,160 |
5,400 |
|
내수 |
1,554 |
1,553 |
1,642 |
1,501 |
|
|
수출 |
692 |
979 |
1,210 |
1,317 |
|
|
합계 |
2,247 |
2,532 |
2,853 |
2,818 |
|
자료 : 기아경제연구소, {자동차산업연구}, 97. 4/4
{한국자동차산업}, 각년도판.
6) {한겨레신문}, 98. 2. 26.
7) {내외경제신문}, 98. 3. 11.
8)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동차통계월보 2}, 1998.
9) {조선일보}, 98. 3. 14.
10) {한국경제신문}, 98. 3. 16.
11)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공급과잉으로 감산을 동반하지 않는 구조개편은 공멸의 길로 가는 것이고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존을 위해선 생산능력을 30∼40% 가량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신문}, 98. 2. 20.
12) 용역철수에 대해 한 조합원에게 질문하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문득 어느 날 보니까 외국인 노동자들도 없어졌고, 용역들도 많이 없어졌더라구요. 그런 걸 보면 우리 노동자 목숨이 파리 목숨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비참하지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안나가서 다행이다. 내가 살기 위해선 할 수 없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아마 다 비슷한 심정일 거예요."(D사 조합원, 98. 2. 4. 인터뷰)
13) 경총의 '인건비 절감 방안 : 임금유보, 반납, 삭감에 대한 법률적 검토'의 주요 내용 첫째, 비정기적인 상여금이나 성과급을 감소하거나 폐지토록 함. 비정기적 상여금과 성과급은 기업의 경제여건에 따라 지급되는 것이므로 불황에 직면하여 경영적자가 발생하였다면, 이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표현상으로는 성과급이나 실제에는 정기상여처럼 지급되어온 경우에는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와의 합의가 필요함. 둘째, 연장근로를 제한함. 이는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이 아니므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요하지 않음. 셋째, 연·월차 휴가의 소진을 비롯한 근로시간 단축을 실시함. 이는 원칙적으로 노사간에 합의를 통해 실시할 수 있는 것이나 때에 따라서는 성실한 협의만으로도 가능한 경우가 있음. 넷째,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복지시설 및 복지비용의 절감으로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된 경우에는 노사간의 합의가 필요함. 다섯째, 정기 상여금의 감축 및 월 급여액의 삭감은 최후에 사용하여야 할 것이며, 반드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대표의 합의가 필요함.
위의 사항은 정리해고시 해고회피 노력과도 연관관계가 있으므로 성실히 수행한 경우에는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인정받기가 수월해 짐.
* 연장근로시간 제한과 근로시간단축 ― 연장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추후 정리해고시 해고회피노력을 다했는가 하는 판단의 중요한 자료가 됨. 즉 연장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인건비 절약이라는 측면과 소극적으로는 정리해고상 해고회피 노력을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됨. 노동계가 일자리 나눠 갖기 차원에서 요구하는 시간단축은 반드시 임금삭감이 전제되고 실시되어야 함.
* 무급휴직제 도입 ― 근로기준법 45조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책임이 없고 업무상 재해가 아닌 휴직으로 한정할 것. 무급휴직은 노동조합의 저항이 비교적 적어 현장에서의 활용이 용이한 장점이 있는데 생산량을 줄이고 재고를 활용하는 등 기업운영에 유연성을 높일 수 있음.
14) 격주 근무를 하는 현장분위기에 대해 질문한 응답이다. "91년인가 우리 회사가 70% 휴무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도 그때는 나았어요. 저희가 격주 70% 휴무 들어가자 인천 시내 일용직 임금이 다 깎여 나간다고 야단일 정도였으니까요. 저희 중에 공고 나온 사람이 태반이고 용접이나 각종 기술을 가진 사람이 많지요. 그들이 일용직으로 일을 했기 때문이지요. 아니면 하다 못해 새벽시장에 나가 질통을 메는 단순노동이라도 했었는데 지금은 사회 경기가 다 죽어, 그냥 집에서 놀 수밖에 없지요. 그러니까 지금은 훨씬 불안하고 그래요. 거기다 정리해고 도입한다고 난리지요.…… 보통 적금 깨고, 애들 학원 줄이고, 그래요. 아파트 부금 붓던 사람이 제일 죽을 맛이지요."(D사 조합원, 1998. 2. 4. 인터뷰)
15) 민주금속산업노조의 고용안정 요구는 다음과 같다. ① 고용안정기금의 확대 조성과 노사정이 참여하는 고용대책기구 설립 ② 탈법적인 정리해고 금지 및 노동시간 단축 등 해고회피노력 의무를 통한 고용유지 ③ 정부예산 긴급출연을 통해 불가피한 실업자에 대해 긴급 생활안정자금지원(의료, 교육, 주택비) ④ 공공직업소개소, 직업훈련, 공공사업을 통한 임시고용창출 등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 추진. 이렇게 금속노조의 요구는 노동시간과 고용의 관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16) 이 보고서는 97년 12월 통계에서 "상용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체 초과근로시간은 주당 5.1시간으로 전체 9.4% 감소하여 감소폭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특히 제조업은 초과근로시간이 6.1시간으로 12.3%가 감소하여 초과근로시간 감소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17) 1996년 자동차 3사 노동자 1인당 연간 노동시간
|
A사 |
연간 정상노동시간: 42시간×49주 = 2,058시간 연간 초과노동시간: 52.2시간×12달 = 626.4시간 연간 총 노동시간: 2,058+626.4 = 2,684.4시간 |
|
B사 |
42×49 = 2,058 54.3×12 = 651.6 2,058+651.6 = 2,709.6 |
|
C사 |
42×49 = 2,100 61.5×12 = 738.0 2,058+738.0 =2,796 |
18) 98년 2월 D사의 경우 전공장에서 주 40시간제를 실시(주 5일 근무, 월 평균 160시간)하였고 2공장은 격주휴무(야간근무 폐지), 군산공장은 1주 근무후 2주 휴무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전체 노동자 월 평균 근로시간은 160시간 미만임을 추정할 수 있다.
19) {내외경제신문}, 98. 3. 19.
20) <사례1 : 폭스바겐>
3만명에 대한 해고가 필요하다고 사측은 판단했으나, 93년 말 '주 4일 근무제' 협약으로 노동시간을 주 38시간에서 28시간(주 5일제에서 주 4일제로 전환)으로 단축하고 임금은 10% 삭감하는 대신 전원 고용유지. 기간은 94년초부터 95년까지 2년 동안 실시하기로 계약을 맺었지만 그후 2년간 연장한 상태. 문제점도 다양하게 발생. 예컨대, 폭스바겐 공장 내에 150가지 모델의 근무형태가 생겨나 작업교대제와 노동시간의 유연화가 이루어짐.
(자료: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동차산업의 고용관계}, 1997.)
<사례2 : 일본 도요타>
90년대 초 일본 자동차 경기가 불황에 돌입하자 도요타는 생산량 조절을 위해(일본에서 자동차 업종은 3D업종으로 낙인찍혀 이직률이 엄청난 청년층의 기피직종으로 노동력 부족현상에 시달렸기 때문에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 93년 큐슈공장의 시험을 거쳐 95년에는 전체 공장에서 이전의 '주야 맞교대제'를 '주 5일 연속2교대제'(오전 6시∼오후 3시, 4시∼새벽 1시)로 전환. 노동시간이 단축되면서 삭감된 임금의 50% 보전. 그러나 교통문제, 임금감소, 가족과의 생활패턴 불일치 등 노동자 불만의 소지가 여전히 잠복해 있다고 함.
(자료: 대우자동차노동조합, 한국사회과학연구소, {대우자동차의 심야근무 축소와 월급제 실시를 위한 연구}, 1997.
21) 조합원, 나아가 노동조합 간부 중에서도 '정규직이 우선 아니냐'는 생각은 의외로 팽배해 있다. '먼저 사외용역 자르고, 안되면 외주 나간 물량을 정규직으로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자본측도 이를 활용한다. 예컨대, 현대자동차에서는 지난 12월에 사외용역 문제가 발생하자 회사측은 '우리 식구(정규직) 거두기도 힘들다'는 선동으로 조합원들의 문제제기를 피해 갔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사회의 노동력 인구의 일부를 실업상태에 둠으로써 취업노동자들을 위협하고 값싸게 혹사시킨다는 점을 노동자(조합원)들은 잊어서는 안된다.
|
한/노/정/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