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



3·7 '국제여성의 날'기념 도쿄집회

- 일본 여성노동자의 당면 문제 -


이토우 아키코(伊藤明子)

국제여성의 날 3·7도쿄집회 실행위원회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의 호소로 민주노총, 한국노총과 함께 [고용안정과 사회적 평등을 향한 전국여성노동자대회]가 귀국에서 개최되었음을 알았습니다. 이 경제위기에 의한 대량실업 속에서 한국의 여러분이 여성해방문제를 성차별만이 아니라 자본과 노동의 대립 문제로 파악하고 운동하고 있음을 알고, 아무튼 성차별만이 강조되는 일본의 운동 속에 있는 우리들이 얼마나 고무 받고 용기를 얻었는지 모릅니다. 우선 그것을 전하면서, 현재 일본의 여성노동자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우리들이 개최한 국제여성의 날 집회에 관해서 보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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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3월 8일을 기념하여 매년 여러 집회가 개최된다. 수도권에서는 금년 3월 6일에 일본여성단체연합회나 신일본여성회 등에 의한 실행위원회 주최의 [1988년 국제여성의 날 중앙집회]를, 3월 8일에 여성민주클럽, 전노협여성위원회 등에 의한 실행위원회 주최의 [여성의 축제]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3월 7일에 우리들이 도쿄·이케부로의 도쿄예술극장에서, "노동법 전면 개악반대!"를 핵심 슬로건으로 [국제여성의 날 3.7 도쿄집회]를 각각 개최하였다. 이 외에 야마구치현(山口縣) 등 지방도시에서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재 노동기준법의 개악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고, 이번 회기 중에 그 통과를 노리고 있다. 노동자파견법, 파트(part-time)노동법 등, 노동법을 전면적으로 개악하기 위한 공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결코 규모가 크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금년의 도쿄집회 참가자 수는 80명), 지금까지 20년 이상에 걸쳐서 매년 3월에 도쿄·오사카·나고야에서 국제여성의 날 집회를 개최해 왔다. 그 기본적인 사고방식은, 1910년 제2회 국제사회주의여성회의에서 클라라 제트킨 등에 의해서 기초·결의된 국제여성의 날 창설 호소 ― 이 날은 국제연대의 정신 아래 여성과 계급의식을 가진 정치조직·노동자조직이 공동으로 여성의 권리확대를 위해서 축하하였다. 동시에 결의된 '평화를 위해서'에서는 전쟁의 원인은 자본주의에 있고 평화의 보장이 사회주의에 있음을 명백히 하였다 ― 를 계승하는 것이다. 국제여성의 날의 기원과 역사는, 여성해방투쟁이 여성의 권리확대투쟁 및 반전·반파시즘 투쟁과 강하게 결부되어 전개되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에서 야마카와 키쿠에(山川菊江) 등에 의해서 처음으로 국제여성의 날 집회가 조직된 것은 1923년이다.

3월 7일 본집회를 시작하면서 사회자는 "노동법의 전면 개악에 의해서 모든 노동자가 운명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지금까지 당연시해 온 전후의 '민주적인 법'이 뿌리째 뽑히고 있다. 잇단 분열·분단에 의해서 노동운동·여성해방운동이 약체화되는 엄중한 상황하에 있지만, 투쟁을 멈춰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한국의 여성노동자가 사상 처음으로 민주노총, 한국노총 3자 공동주최로 국제여성의 날 집회를 개최한다고 보고하였다.

이어 실행위원인 카와나 미유키(河名みゆき)가 기조보고를 하였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현재의 노동법을 전면적으로 개악하고자 기도하는 자본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본주의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비용이 낮은 불안정고용을 늘리고, 8시간 노동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노동자들끼리 경쟁시켜 노동자의 단결권을 빼앗아 노동조합운동을 파괴하고 이윤을 확보하는 것이다. 51년 전에 노동자 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노동기준법은 이제 일경련(日經聯) 등 자본의 의도를 반영하여 노동자를 값싸게 사용하고 버리게 하는 법적 근거로 개악되려 하고 있다.

사회주의체제의 붕괴 후 제국주의간의 경쟁격화와 공황에 의해서 자본주의의 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규제완화'(deregulation), '민영화'(privatization)에 의해서 노동법이 개악되고, 사회보장이 박탈되어, 노동자계급을 공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여성노동자는 더욱 공격의 목표로 되고 있다.

일본의 여성노동자 중에는 파트타임노동자가 많아 저임금·불안정고용 노동자로서 차별을 받고 있다. 작년에 노동기준법의 여성보호규정이 폐지되었다. 이에 따라 99년 4월부터는 여성노동에 대한 시간외·휴일·심야노동의 수치규제(數値規制)가 없어진다. 현재에도 가사책임을 많이 지고 있는 여성들은 참고 일하던가 불가피하게 퇴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래서는 여성의 노동권은 빼앗겨 버린다. 또한, 재량노동제(裁量勞動制)는 '잔업' 개념을 없애고, 장시간의 공짜노동을 가능하게 한다. 계약제 노동자의 계약기간을 3년으로 연장시키는 것은 청년정년제(若年定年制)의 부활로 연결된다. 1년 단위의 변형노동시간제에서 기간이 3개월이 넘는 경우 현행법에서는 1일 9시간, 1주간 48시간으로 시간 제한이 되어 있는 것을 1일 10시간, 1주 52시간으로 연장하려고 하는데, 이는 인간의 생리에 반한 개악이다. 노동자파견법의 적용업종도 현재의 26개 업종에서 전체 화이트칼라로 확대를 노리고 있다. 파트타임 노동법은 정사원과의 격차 시정이라는 관점에서가 아니라 파트타임 노동자를 어떻게 전력화(戰力化)할 것인가 하는 시각에서 '개정'이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공격은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전개되고 있는데, 노동자계급의 반격도 또한 시작되고 있다. 미국 UPS(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의 조직노동자들은 노동력을 계속 값싸게 사용하려는 거대자본에 대항하여, AFL-CIO의 지원을 받아 "고용은 정규직으로"라는 명확한 슬로건을 내걸고 정사원과 파트타임 노동자가 함께 투쟁하여 승리하였다. '규제완화' 정책에 'No!'를 들이댄 것이다. 또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의 통화 통합을 위한 긴축재정정책의 결과 실업률 증가, 사회보장의 삭감 등 노동자에게 희생이 전가되고 있는 것에 대항하여 독일·프랑스 등의 노동자가 투쟁을 통해서 일정한 성과를 쟁취하였다. 일본에서의 노동자 반격은 뒤떨어져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바꾸어 가기 위해서도 세계로 눈을 돌려 그 투쟁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세계적 조류인, 제국주의의 현대적 형태로서의 "신자유주의" 공격과 싸우는 세계 노동자와 함께 노동법의 전면개악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고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투쟁하자."

우리들의 투쟁은 반드시 해외의 노동자, 특히 아시아의 노동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확신에 찬 호소로 카와나 미유키는 보고를 마쳤다.

이어 연대메시지가 낭독되었다. 국내의 노동조합이나 러시아, 필리핀 등 해외의 조직과 개인들로부터 보내온 메시지이다.

작년에 이어 금년의 집회에서도, 도쿄지방재판소에 공정한 판결을 요구하기 위해 상경중인 홋카이도(北海道) 고쿠로오토이넷뿌(國勞音威子符) 투쟁단으로부터 호소를 들었다. 그들은 일본국유철도가 분할·민영화되었을 때 고쿠로조합원(國勞組合員)이었기 때문에 전환배치 등으로 차별을 받고 1,047명이 부당해고 당했다. "금년 5월부터 6월에 걸쳐서 국가와 JR(일본철도)을 상대로 한 재판의 판결이 차례로 나오는 중대한 국면을 앞두고 승리판결을 요구하는 100만인 서명도 벌이고 JR을 압박하는 투쟁을 전개하는 저희들은 행정개혁 공격, 노동법 개악 공격의 선두에 서서 싸워 왔다"며, 가족까지 동원하여 지난 11년 동안이나 싸워온 장기투쟁을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보고하였다. 이외에 사회자는 전 조선인종군위안부의 공동생활의 장인 '나눔의 집' 기념관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도 호소하였다.

휴식시간에는 회의장에 설치된 부츠에서 고쿠로투쟁단이 물품판매를 시작하여 책 등을 사려는 참가자가 오가고, 오랜만에 만나 활발히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도 있었다. 휴식 후에는, "우타노아츠마리가제"(노래패) 동지들이 파블로 네루다의 시에 곡을 붙인 "자유의 나무" 등 4곡을 불러 집회의 분위기가 흥겨워졌다.

이어 세 사람의 여성노동자로부터의 투쟁보고가 있었다.

1993년 외자기업인 합성피혁발진기 제조업체 메스구리오사(社)에서 본사 사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4명이 지명해고를 통고 받았다. 구로다 희사코(黑田久子) 씨는 그 가운데 한 사람이었는데, 해고를 거부한 결과 정기(定期) 버스노선도 없는 산중의 공장으로 부당하게 배치전환된 뒤 징계해고되었다. '쟁의'라는 말도 몰랐지만 단지 "이렇게 지독한 방식으로 해고당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재판투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재판에 이길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유인물이라는 것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유인물을 뿌리는 다른 투쟁에 가서 그것을 받아와 참고하여, 자신의 유인물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재판소는 해고 유효라는 부당한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당연히 항소하였고, 현재는 고등재판소에서 심리 중이다. 해고는 죽음을 당하는 것과 같다. 지금 많은 여성들이 해고되고, 혼자 재판투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다시 노동법이 개악되면 여성이 앞으로 어떻게 일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 여성이 정년까지 일할 수 있도록, 우리들과 같은 부당해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 함께 강력히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보고하였다.

또 시중은행 노동자인 모리시타 유미(森下由美) 씨는, 은행경비 가운데 인건비 비율을 삭감하기 위해서 은행자본이 얼마나 '효율화'를 꾀하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고하였다. 단순히 일괄처리할 수 있는 사무는 별개 회사로 하여금 처리하게 하고, 그 사무에 독립적인 인력파견회사에서 모집한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다. 그러한 별개 회사에서는 정사원 1명에 대하여 파트타임 노동자 10명이라는 식의 비율이 적용되고 있다. 또한 일반 영업점에서도 정사원과 동수 혹은 그 이상의 파트타임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정사원에 대한 노동강화도 더 한층 추진되고 있고, 과중한 노동에 의해서 정신에 지장을 일으키는 사람도 나오는데, 만약 노동법이 개악된다면 재량노동제의 확대 하나만으로도, 실제로는 장시간 노동을 해도 노동시간은 일정한 것으로 간주되고, 과로사도 인정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보고하였다.

또 이즈미 치키코(泉千夏子) 씨는 객실승무원조합연락회(客室乘務員組合連絡會)의 활동가로서, 노동분야 규제완화의 선두를 달린, 객실승무원 고용에서의 계약제 도입에 반대하여 투쟁했던 어려움과 그 성과를 보고하였다. 객실승무원이 계약제여야만 채용되게 된 것은 94년. 이 계약제 객실승무원의 도입에 반대하여 이즈미 씨 등은 소수조합(少數組合)이지만 열심히 투쟁하였다. 투쟁으로 "3년 이내의 계약"이라는 조건을 정사원 제도로 바꾼 결과, 항공3사(JAL/JAS/ANA)의 계약제 노동자는 직장을 잃지 않고 3,000명 이상이 99년말에 정사원으로 된다. 그러나 계약제에서 정사원으로 된 사람들의 노동조건은 이중임금의 상황이다. 정사원이 되고 나서 1년간(계약제 기간까지 합하면 4년간)은 육아휴업법(育兒休業法)도 적용되지 않는 등 차별이 있다. 실제로 계약제 때에 임신하고, 출산 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말했던 사람들은 건강이 나빠져 불가피하게 퇴직하였다. 게다가 회사는 30살을 대상으로 했던 조기퇴직제로 이미 퇴직한 860명을 1년 계약으로 재고용하는 제도를 도입하여, 값싸고 경험이 풍부해서 훈련이 필요 없고 언제라도 해고 가능한 노동력을 창출하였다. 그 결과 현재 일본항공(JAL)의 기내에는 본래의 정사원, 계약제 사원, 계약제에서 정사원으로 되는 사원, 조기퇴직자로부터 재고용된 사원이라는 6개 고용형태의 객실승무원이 동승하고 있다. 이래서는 보안요원으로서의 임무수행을 위한 팀웍은 곤란하게 된다. 이즈미 씨는, "경영측은 언제나 노동자들을 서로 대립시켜 이익을 올려 왔는데, 지금부터는 노동자가 직종도, 기업도, 업종도 모두 넘어 반격을 해 갈 시대다. 함께 분발하자"며 끝맺었다.

이들 세 보고는 그 어느 것이나 내용이 구체적이었다. 무엇보다도 공격의 한 가운데에 있는 노동자가 각자의 조건에서 느낀 것, 투쟁하여 온 것을 참가자들의 가슴에 깊이 느껴지도록 얘기하였다. 매일매일 직장이나 대학, 지역에서 투쟁하고 있는 참가자를 격려하고, 힘을 북돋고, 심금을 울리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집회의 슬로건을 박수로 확인하고, 참가자 전원이 "위 셜 오버컴"(우리 승리하리라)을 합창하였다.

우리들 노동자에게 국경은 없다. 자본은 경제위기 속에서 "회사가 살아 남고, 나라가 살아 남아야"라는 대중조작을 하면서 노동자를 압박하여 분단하고 희생을 강요하고 있지만 우리들은 굴복하지 않는다. 저 빛나는 총파업을 벌였고, 지금도 투쟁하고 있는 한국의 노동자를 필두로, 세계 노동자의 투쟁을 생각하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들은 노동법 전면개악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작정이다. 함께 분발하자.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