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료는 3월 30일 오전 9시부터 고용안정확보와 부당노동행위 척결을 위해 아래의 주체들이 명동성당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며 발표한 성명서이다.
성 명 서
- 고용안정보장과 부당노동행위 척결을 위해
명동성당 농성투쟁에 돌입하며 -
1998년 3월30일
민주노총 부당노동행위대책위원회
전국병원노동조합연맹
전국공익사회써비스노동조합연맹
전국대학노동조합연맹
지난 2월 현정부는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를 입법화했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정리해고제 등이 법제화된다해도 무차별적인 대량실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천명했고, 이를 위해 기업주들의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누누히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IMF사태의 가장 직접적 원인인 재벌개혁을 단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가 법제화된 이후의 상황은 어떤가? 98년 실업자 수를 7∼80만으로 예상했던 정부가 불과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예상 실업자 수를 150만 명으로 수정했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노사정 합의안을 부결시킬 수밖에 없었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주들은 정리해고제의 법제화 이후 무차별적인 해고를 단행하고 있다.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총체적인 노력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노동자들을 쫓아내는 것을 능사로 알고 있다. 근기법에 규정되어 있는 요건과 절차는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해고통보, 일괄사표 제출강요 후 선별해고, 대기발령, 전환배치, 체불임금위협 등을 동원한 강제사직 …… 갖가지 불법해고가 거리낌없이 자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임금체불은 물론이고 일방적인 임금삭감은 보편적인 상황으로 되어 버렸다. 어디 그뿐인가? 이런 상황을 악용하여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온갖 부당노동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잇다. 단체협약 일방해지로 노조활동보장 조항을 무력화시켜 버리고, 노조와 단체교섭마저도 거부하고 있다. 이에 항의하는 노조간부들에 대한 탄압이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한 술 더 떠 헌법재판소는 기업주의 단체협약 불이행에 대해 벌금형마저 내릴 수 없다고 결정함으로써 노동3권 중 가장 중요한 단체협약체결권이 무의미해저 버렸다.
그러나 상황은 이보다 더 악화될 것이 확실하다. 곧이어 정리해고제 법제화에 따른 기업인수·합병시의 대량해고가 본격화되고, 노동부가 준비하고 있는 근로자파견제 시행령이 발동하면 정규직 노동자의 비정규직화가 대대적으로 단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가? 김대중정권의 경제정책과 노동정책이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정리해고제 법제화 이후 재벌개혁이 완전히 실종되어 버렸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대중정권의 이런 정책방향은 기업주들에게는 불법정리해고와 각종 불법행위에 면죄부를 준 셈이 되어 기업주들은 불법행위에 아무런 부담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김대중정권의 이런 정책방향에 따라 노동행정을 직접 담당하는 노동부나 기업주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법처리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검·경찰도 직무유기로 일관하고 있다.
하루에 1만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붸겨나고, 산업현장에서 온갖 불법행위가 난무해도 현정권은 아무런 대책없이 방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노동자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그 무엇보다도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다시 투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하루에도 100건에 가까운 불법행위 사안을 접수하고 노동부와 정치권에 해결을 요구해도 아무런 반응을 얻을 수 없는 민주노총 부당노동행위대책위원회, 산하 조합원들에게 자행되는 극심한 불법행위에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병원노련, 공익노련, 대학노련 등을 주축으로 명동성당 농성투쟁에 돌입한다.
우리는 명동성당을 민주노총 60만 조합원은 물론이고, 이땅 1,300만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고 선택했다. 길거리 외에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노동자들이기에 정부, 집권여당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 한 우리의 투쟁은 멈출 수 없다.
-. 정부는 불법·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는 기업주를 엄단하라.
-. 기업주의 불법·부당노동행위를 방관하는 노동부, 검·경찰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라.
-. 불법·부당노동행위 척결을 위해 노동부, 검·경찰, 정당 등으로 구성되는 합동대책반을 즉각 가동하라.
-. 경제위기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근본적인 재벌개혁조치를 신속히 실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