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



신자유주의는 지금 세계적 규모에서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각국에서의 노동 관련법의 개악은 그 주요 내용의 하나를 이루고 있다. 이번 달에는 일본의 대부르주아지들의 노동기준법 개악에 대한 반대투쟁을 호소하고 있는 한 논설({思想運動}, 98.4.1)을 실었다. 근로자파견법, 변형근로시간제, 재량노동제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대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한국의 부르주아지들은 일본의 부르주아지가 간 길을 조만간 뒤쫓아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주목하여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래의 그리고 세계의 노동자로부터 지탄받지 않기 위해

노동기준법 개악저지의 큰 흐름을 만들어내자



사와기 이사무(澤木勇)




일본의 5천4백만 노동자의 생활과 권리, 건강과 생명에 직접 타격을 주는 노동기준법 개악안의 국회심의가 바야흐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947년부터 시행되어 만 50년간 수 차례의 개악을 거치면서도 근로자의 노동조건을 가까스로 뒷받침해 왔던 노동기준법의 근간, 골격 그것이 산산이 부서지려 하고 있다. 노자간(勞資間) 힘 관계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본의 무제한적인 이윤추구 충동의 손을 묶어 노동조건을 "대등한 입장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던 노동기준법의 이념은 완전히 팽개쳐지고, "노사자치"라는 미명하에 자본에 의한 자의적인 착취와 수탈을 가능하게 할 법적 장치의 완성이 기도되고 있다.

만일 우리가 이 개악안의 성립을 허용한다면, 우리는 장래의 아들이나 손자 세대의 노동자로부터, 나아가서는 일본자본과의 치열한 국제경쟁에 의해 채찍질 당하고 있는 해외의 노동자 동지로부터도, "왜 그때 반대하지 않았는가?" "왜 개악을 허용했는가?"라고, 무기력과 무작위를 비난받게 될 것이다.

그러한 무게를 가진 중대한 사태에 지금 이르러 있음을 다시 명심하고, 있는 힘을 다하여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법안을 폐기하도록 강제하지 않으며 안된다.

인원 감축과 임금 삭감, 고용의 불안정화

일본 노동자계급의 생활과 권리, 노동조건은 지금 국제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겨서 최저선으로 추락하려 하고 있다. 98년 2월의 완전실업률은 전 달에 비해 0.1포인트 증가한 3.6%로서 과거 최고를 기록하였다. 기업의 구조조정(restructuring), 상시고용의 삭감을 반영하여 남성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반면 파트타임, 파견 등 불안정고용이 주체인 여성취업자의 증가와 함께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신문에 인원 삭감이나 구조조정에 관한 기사가 나지 않는 날이 없는데, 그에 대한 반대투쟁이 보도되는 것은 (매스컴이 의도적으로 보도를 안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드물다. '국제경쟁력 유지', '금융 빅뱅', '비용 삭감'이라는 명분 앞에서는 노동자의 고용이나 권리 등은 문제가 되지 않는 무법상태가 버젓이 통하고 있다.

그 극치가 '금융제도 안정화'를 구실로 한, 은행에 대한 거액의 공적자금(公的資金)의 투입이고, 일련의 뇌물·독직 범죄에 대한 국민의 당연한 분노와 비판에 마치 대답하는 듯이 가장하고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여 은행자본이 인원 삭감이나 임금 인하 등의 '경영건전화계획'을 불문곡직하고 강행하려 하고 있는 점이다. 매스컴이 "은행 고급 비판 아직 강하다"({日經} 98. 2. 27)라는 식으로 선동하는 '고급' 해당자는 극히 일부의 엘리트 행원이 대부분 아닌가?

넘어져도 그냥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자본의 통례이다. 은행노동자와 노동조합의 위축된 기분에 편승하여 향후 3년간에 1할 가까운 노동자와 임금 비용의 삭감이 이렇다 할 저항도 없이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얘기되는 소이(所以)이다.

감소된 정규사원을, 임금이 2분의 1 혹은 3분의 1이고 복리후생이나 사회보험의 부담이 요구되지 않는 파견노동자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급격히 가속화되고 있다. 노동자파견법에 의해서 파견이 합법화된 86년부터 10년 동안에 파견노동자의 수는 첫 해의 5배인 72만명에 달하고, 97년도의 대형 인력파견회사의 매상고는 각 회사 모두 과거 최고를 갱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상 업무의 원칙적 자유화(네거티브 리스트화)를 노리는 파견법 개악이 연내에라도 실현될 수 있다고 예측(기대)하여, 등록직원의 대폭적인 증원이 계획되고, 사무노동자의 총파견화가 목표로 되고 있다. 2월 18일의 {일본경제신문}은 "고용 불안에 장사기회 있어 인력사업 시장 확대"라는 제하에, 인력파견업을 필두로 직업소개·알선업, 재취직 청부업, 자격취득 강좌가 극도로 번영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고용의 '유연화'가 초래한 고용불안을 틈타 그것을 '장사기회' = 새로운 이윤획득의 원천으로 삼으려고 하는 도착(倒錯)된 논리, 이것이야말로 자본의 본질에 다름 아니다.

노조의 기반을 허무는 재량노동제

이러한 고용의 '유연화', 불안정화를 개별적 노동계약과 노자관계 수준에서 추진하여 자본이 필요할 때에 필요한 질과 양의 노동력을 자유자재로 이용하고 버릴 수 있는 법제도를 확립하려고 하는 것이 이번 노동기준법 개악안의 목표이다. 그를 위한 상투적인 수단이, 자본의 의중을 헤아린 노동성(勞動省)이 우선 기성사실을 앞세워 "실정에 맞춘다"는 구실로 추인하는 형태를 통해 노동법의 개악을 강행하는 수법이었다. 노동자파견법의 제정이나 유료직업소개사업의 전면 자유화, 나아가서는 여성보호규정의 철폐도 위법행위를 거듭 묵인한 위에서 법률을 추후에 정비하는 수법이 취해졌다. 이번 개악안의 3개의 기둥 - 노동계약기간의 상한 연장, 1년 단위 변형노동시간제의 요건 완화, 재량노동제의 확대 - 도 그 예외는 아니다.

사실상의 청년정년제를 노린 계약제 스튜어디스 제도가 도입되고, 가정생활의 유지를 곤란하게 하는 초장시간(超長時間)의 변형제가 철도·버스 노동자에게 채용되어 왔다. 자본에게 있어서 최대의 문제인 화이트칼라 노동자 전체에 재량노동제를 확대하는 것에 관해서도, 금년에 들어와 연봉제나 능력주의와 한 쌍으로 법 개악을 달성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그 전형(典型)이 히타치(日立)에서 재량노동제로 이행을 겨냥하여 98년부터 채용한 완전유연시간제나 재택근무제이고, 자격·임금제도에서도 능력주의에 기초하여 탈'연공'(脫年功), 성과급에 이어 직급인하·임금인하도 포함하는 실력주의를 철저히 실행한다고 한다({日經} 98. 2. 9; {朝日} 98. 2. 21).

재량노동제 아래에서는 임금과 노동시간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어 자본은 노동시간을 파악하고 관리할 필요가 없어진다. 노자간에 협정한 노동시간을 넘어 아무리 노동하더라도 그 노동은 합법적인 서비스 잔업으로 되고, 잔업수당은 지불되지 않는다. 반쯤은 강제되어 '자주적으로' 결정한 목표, 노르마(norma)를 협정시간 내에 달성할 수 없는 노동자는 "능력·실력이 없다"고 평가받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주적으로' 잔업하게 된다.

재량노동제는 노동자간의 경쟁을 제한하여 단결된 힘으로 자본과 대항하여 가는 노동조합의 기능을 근저로부터 뒤흔들지도 모른다. 성과와 실적에 따른 평가·임금지불제도는 필연적으로 동료와의 경쟁을 격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개악안이 성립되면, 22년간 연속해서 저하되어 작년에는 22.6%까지 추락한 노동조합 조직률이 더욱 낮아질 것임에 틀림없다.

전국중앙조직의 틀을 넘어 투쟁하자

노동조합의 존립기반을 허무는 노동기준법 개악에 대해서 뒤늦게나마 전국중앙조직의 틀을 넘어 공동반대투쟁이 작년 가을부터 조직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격렬한 노선대립의 응어리가 남아 있어 직접적인 공동투쟁으로까지는 되지 못하고, 일본노동변호단이나 개별과제를 담당하는 네트워크가 다리를 놓은 집회에서 연대사를 하는 형태지만, 확실히 협동의 맹아는 커가고 확대되고 있다. 노동기준법 개악반대라는 한 점에서는 렌코(連合), 젠로렌(全勞連), 젠로쿄(全勞協)는 협동할 수 있으며, 협동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있다. 조합원의 아래로부터의 소리로 협동시켜가지 않으면 안된다.

4월에는 젠로렌계(系)가 17일에 메이지(明治) 공원에서 중앙집회와 시위를, 렌코도 같은 시기에 중앙투쟁을 예정하고 있고, 일본열도의 남북에서 도쿄를 향해 온 "노동기준법 NO! 98년 봄 전국 순례투쟁"의 결산집회가 22일에 히비야(日比谷) 공원 야외음악당에서 개최되는 등, 개악법안을 폐기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투쟁이 전개된다. 이들 투쟁이 각 전국중앙조직의 틀을 넘어 노동자 전체의 힘으로 노동기준법 개악을 저지하는 큰 흐름으로 발전하도록, 직장에서, 지역에서 힘껏 투쟁하자!

한/노/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