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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열린마당은 4월호 열린마당에 게재되었던 '한국 노동네트워크 건설을 위한 전제들'에 이어 진보네트워크 건설에 관한 내용을 실었다. "노동네트워크가 노동운동 내부의 의사소통과 연대 및 대중참여와 대중행동을 매개하는 훌륭한 조직가이자, 교육수단이자, 선전매체이자, 투쟁의 도구로 기능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자신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서 정보통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점이다. …… 그 새로운 전쟁에서 노동운동·사회진보운동의 '독자적인 진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일, 그것이 바로 노동네트워크이자 진보네트워크센터의 건설이다." - 본문 중에서 |
노동운동의 새 지평을 여는 한국노동네트워크
이 용 근
노동정보화사업단 기획조정실장
100년 전의 논쟁, "노동조합에서 전화를 사용할 것인가?"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 미국의 노동운동에서는 색다른 논쟁이 벌어진 바 있었다. 다름 아니라 '노동조합에서 전화를 사용할 것인가' 하는 논쟁이다.
지금 만일 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노동조합이나 활동가가 있다면 어떻게 활동이 가능할 것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러나 해프닝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 이러한 논쟁이 가능했던 것은, 당시로서는 전화설비와 전화요금이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어서 차라리 급사 한 명을 둬서 산하 조직간에 문서를 직접 전달하거나 우편으로 처리하는 게 훨씬 비용이 적게 드는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만일 당시 전화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면 노동조합이 조직사업을 하거나 긴박한 투쟁의 시기에 연락을 취하는데 이가 적지 않은 장애로 작용했을 것은 분명하다.
100년이 지난 지금 이와 비슷한 논쟁(?)을 노동조합운동 내부에서 경험할 때가 있다. 바로 컴퓨터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을 노동운동에 어떻게 도입하고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노동조합으로서는 임단투와 고용문제 등 당면한 투쟁만으로도 활동이 벅찬데 컴퓨터·네트워크 장비 구입과 사무업무 전산화 등에 예산과 인력을 쏟아 붓고, 컴퓨터 사용법을 익히고 노동운동에 활용하는 등의 일에 시간을 투자할 여유가 과연 있는가 하는 물음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과연 컴퓨터와 네트워크는 아직도 노동운동에는 부담이자 사치에 불과한 것인가?
또다른 투쟁의 무기, 한통노조 CUG와 총파업 통신지원단
우리나라 노동조합운동에서 컴퓨터통신의 위력을 최초로 절감한 계기는 역시 투쟁 시기였다. 우선 95년에 정부와 정면 대결을 벌인 한국통신노동조합 투쟁이 바로 그것이다. 이때 정부는 '국가전복' 운운하며 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해 대대적인 수배령을 내리는 등 전면적으로 탄압했으나, 수배된 지도부가 CUG(하이텔, go KTTU)를 통해 투쟁지침을 하달함으로써, 컴퓨터 통신은 전국 각지 수백개 지부 5만명에 이르는 조합원들의 투쟁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편 96년 12월 26일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통과에 맞서 96년말∼97년초에 전개된 전국 노동자들의 총파업투쟁 때, 통신공간의 지지여론을 선도하고 인터넷을 통한 국제연대의 첨병이 된 [총파업 통신지원단]의 활동은 노동조합운동의 정보화에 한 획을 긋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정보통신운동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인 통신인들의 참여 유도를 통해 구성한 총파업 통신지원단은 당시 온라인 상에서 '블랙리본 운동'과 '[파업지지] 말머리 달기 운동'을 전개했었다. 그 결과 하루에도 수백 수천 건의 글이 올라가는 통신망의 여론광장인 'PLAZA' 난에는 파업초기 70% 이상의 글이 [파업지지]라는 제목을 단 글로 뒤덮이게 되었다. 또한 통신지원단에 집계된 숫자만도 300개가 넘는 통신 동호회·포럼과 105개의 홈페이지가 블랙리본을 대문에 게시하는 블랙리본 운동에 동참했으며, 온라인으로 전개한 노동법·안기부법 철폐 서명운동에 7천여명의 국내외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대기록을 남겼다. 나아가 세계 최초로 만든 '총파업(STRIKE) 홈페이지'는 외국에서 국내 투쟁 소식을 접하는 가장 유력한 창구가 되면서 인터넷 메일을 통한 국제적인 지지여론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처럼 총파업 통신지원단은 컴퓨터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통신공간에 총파업 지지여론을 유도하고 국제연대를 확산시키는 활동을 진행하면서 국내외로부터 신선한 충격을 몰고 온 바 있다.
노동조합에 일고 있는 CUG 현상
한통노조 CUG 경험과 노동법 총파업시기 PC통신의 역할에 대한 실증적 체험을 지렛대로 하여 노동조합운동에도 CUG 붐이 일기 시작한다. 95년 5월 나우누리에 전교조 CUG가 만들어진 후, 전지협(현 민철노련)과 금속연맹이 CUG를 만들게 되고, 96년 9월과 12월에는 민주노총 CUG와 한국노총 CUG가 각각 만들어지기에 이른다.
노동조합의 CUG는 우선 노동조합이 온라인 상에 만든 공적인 게시판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는 사업장 내에 인쇄매체를 붙이도록 마련된 게시판과는 달리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모뎀 장비만 있다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노동조합의 소식과 지침, 홍보물 등을 접할 수 있다. 또한 CUG는 '쌍방향성'이라는 PC통신의 특성상 노조의 각종 활동에 대해 조합원 개개인의 의견을 쉽게 올리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하며, 나아가 조합원간에 만남과 나눔이 이루어지는 또 하나의 공동체이기도 하다. 물론 이는 조합원끼리만 의사소통 하는데 그치지 않고 일반 국민들과도 교감할 수 있는 장이다. 그리고 CUG는 노동조합의 각종 자료와 정보를 체계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노동자료 데이터베이스 기능도 하기에 노동조합 관련 자료를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고, 보다 쉽게 검색할 수 있으며 영구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처럼 노동조합의 조직 운영과 교육·선전, 정책활동과 민주적 의사수렴 등을 보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들어 통신공간에 '온라인 노동조합'인 CUG를 만드는 노조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통신망에 CUG를 개설하고 있는 노동조합들은 천리안에 공익노련 등 4개, 하이텔에 한국통신노조 등 3개가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노동조합 CUG가 몰려 있는 나우누리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및 산하 연맹, 대기업노조 CUG 총 23개가 개설돼 운영 중에 있다. 그 밖에도 참세상에 과학기술노조 CUG가 있는 등 PC통신망에 현재 CUG를 개설하고 있는 노동조합들만도 모두 30개가 넘는다. 이것이 최근 1∼2년 사이에 집중된 현상이라는 점에서 노동조합운동의 통신망에 대한 관심은 한통노조 CUG 활용과 노동법 총파업 시기를 경과하면서 폭증하고 있음에 분명하다.
LaborMedia 행사 통해 노동네트워크 필요성 공감
'CUG 현상'으로 표현되는 노동조합의 정보화에 대한 관심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특히 국제연대에 대한 우리 노동운동의 관심과 시야를 한층 넓히는 중요한 자리가 작년에 있었다. {97 서울 국제노동미디어}(Seoul International LaborMedia '97) 행사가 바로 그것이다.
97년 11월 10일부터 3일간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영국, 네델란드,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등 8개국 20여명의 외국인과 연인원 1,000여명의 국내인이 참석하여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 중에는 영상(비디오)운동 관계자와 함께 국제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노동네트워크인 미국의 LaborNet과 영국의 LabourNet, 그리고 캐나다의 SoliNet 관계자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LaborMedia 행사 동안 각국의 노동네트워크 경험이 소개되고 국제노동네트워크(Global LaborNet)가 제안되기도 하는 등 열띤 토론이 있었다. 이와 함께 '한국노동네트워크'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들이 언급됐었지만, 아쉽게도 이 행사에서는 그 구체적인 상이나 건설 경로 등에 관해서 논의할 만큼 준비가 충분히 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후 과제로 돌리고 끝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노동네트워크'가 필요하고, 그 준비에 당장 착수해야 한다는 과제를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주 소중한 행사였음에 분명하다.
한국노동네트워크를 건설하기 위한 준비
LaborMedia 97 행사가 끝난 후 이 행사를 주관했던 {Labor
Media 97 조직위원회}는 이후 {노동미디어 협의회}로 전환하고, 당시 행사에서 과제로 남겼던 '한국노동네트워크'를 건설하기 위한 준비기획단위인 {노동네트워크 위원회}(= 노동네트워크 추진 준비모임)를 98년 3월에 구성하게 된다.
이 준비모임은 5월말 현재까지 거의 매주 모임을 가지면서 '한국노동네트워크 건설 제안서'와 노동네트워크의 주요 서비스가 될 'BBS 사업 기안서', '인터넷 사업 기안서' 등 세부적인 기안을 마련해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논의된 것을 보면, 올해 11월에 2차로 개최할 예정인 {LaborMedia 98} 행사에 맞춰 '한국노동네트워크'를 정식 출범시킨다는 목표로 오는 7월초에 {한국노동네트워크 추진협의회}를 공식 발족한 후 8월경에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에 있다.
현재 한국노동네트워크 추진 준비모임에는 노동정보화사업단, 노동정책연구소, 한국노동정책정보센터, 정보연대 SING 등 LaborMedia 97 행사를 공동 주관했던 단체들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이 참여하고 있고, 앞으로도 참여단체를 계속 확대해 갈 예정이다.
노동운동과 '노동네트워크'
90년대 들어 네트워크운동(또는 사회운동의 네트워크화)이 많이 얘기되고 있다. 우선 시민운동을 중심으로 해서 제기되는 네트워크는 주로 지금까지의 중앙집중적이고 집합적인 연합운동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제기되어 '자유롭고 수평적인 교류와 연대', 즉 폭넓은 연대전략을 추구하는 하나의 흐름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에 반해 컴퓨터·네트워크라는 정보통신기술을 사회운동에 접맥시키고자 하는 진보적 정보통신운동 그룹은, 고전적이고 집합적인 사회운동(노동운동)에 기초하면서도 그 사회운동간의 연대와 공동행동을 보조하고 확대·강화하는 하나의 매개로서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하지만 가상공간에서 네트워크를 통한 소통과 연대가 아무리 활발하다 해도 현실 운동이 죽어있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런 점에서 노동네트워크는 기존의 노동운동을 대체하는 어떤 새로운 운동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여 현실 노동운동을 더욱 보조·지원하고 확대·강화하려는 일련의 활동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통신망(PC통신과 인터넷 등)을 활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사업이나 선전·선동, 교육, 정책, 투쟁사업, 그리고 국제연대를 보조·지원하고 강화하려는 활동은 물론, '자본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정보화'에 맞서 노동자를 비롯한 모든 근로민중이 공평(평등)하게 정보화의 열매를 나누어 가져야할 주인이자, 정보통신 매체의 주체가 되도록 세워내는 일련의 노력까지 포함된다.
상업 통신망으로부터 독립된 네트워크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보면 아직 이러한 지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많은 노동조합들이 통신망에 관심을 가지면서 CUG를 속속 만드는 등 노동정보화를 위한 몇 가지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에 정보통신 담당자나 CUG 운영자(SYSOP) 한 명 변변히 두지 못한 채 다분히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CUG가 태반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양대 노총을 비롯하여 30개가 넘는 노동조합의 CUG들이 상업 통신망에 자신의 둥지를 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초창기에는 조합원 등 일반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적은 인적·물적자원으로도 CUG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상업 통신망을 선택하게 되었다 할지라도, 점차 통신망에 대한 노동운동의 관심이 높아가고 노동 관련 CUG가 30개가 넘어서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예비하는 노력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때다. 바로 노동진영의 '독립 네트워크'로서의 노동네트워크 구축이 그것이다.
노동네트워크가 독립 네트워크로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통신노조 CUG 폐쇄나 최근 빈번해 지는 ID 삭제, 안기부의 전자우편 검열사건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상업 통신망은 국가권력의 검열과 통제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다. 또한 통신망을 사용하는데 따르는 이용료 부담 등으로 노동자들이 통신공간에 접근하는데 제약이 따르며, CUG를 통해 구축된 노동정보 등 노동운동의 자산을 미디어 자본에 고스란히 넘겨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민주노총 등 노조 CUG가 몰려 있는 나우누리의 경우 조합원 1천명이 사용한다고 가정해도 무려 월 1천만원을 통신업체에 헌납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정도의 재원이라면 노동·사회단체들의 활동에 적합하게 설계되고, 사회단체들의 네트워크 활용을 기술적, 교육적,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독립적인 네트워크를 충분히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진보네트워크센터 소식지} 1호.)
노동네트워크에 인프라를 제공할 진보네트워크센터
독립 네트워크로 건설될 노동네트워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물론 적지 않은 장비가 필요하다. 서버급 컴퓨터와 네트워크 장비, 그리고 인터넷 전용회선과 PSDN망(일명 014XY망) 등이 충분히 갖추어져야 수천 수만명의 이용자들이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노동네트워크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이러한 정보 인프라(infra-structure = 기반 또는 지원시설)를 갖추고 기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문 법인체를 노동네트워크와 함께 만들기 위해 현재 준비중이다. 그것이 바로 [진보네트워크센터]이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역시 노동네트워크와 함께 오는 98년 11월에 정식 창립한다는 목표로 6월 17일 [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킬 예정이다.
한편, 진보네트워크센터에는 회원 네트워크로 '노동네트워크(LaborNet)' 외에 '환경(EcoNet)' '여성(WomenNet)' '청년/학생(YouthNet)' '정치/사회(SocialNet)' '인권(Human Right)' '보건의료(Health)' 등 다양한 사회운동의 네트워크가 건설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노동·사회운동의 정보화 자산을 총결집하는 명실상부한 진보세력의 종합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진보네트워크센터의 포부가 실현된다면, 이는 노동·사회운동의 소통과 연대를 한 단계 끌어올릴 유용한 매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동네트워크 건설 과정에서 남은 과제들
우리는 노동네트워크를 단지 물리적인 네트워크(인프라)를 만드는 기술적·기능적인 측면에 국한해 바라봐서는 안된다. 노동네트워크가 몇 몇 앞서가는 정보통신단체나 활동가들의 선도적인 활동에만 의존한다면 이미 노동네트워크 본래의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동네트워크는 실질적인 교류와 연대가 진행되고 투쟁이 전개되는 현실운동과 긴밀히 호흡하는 매개로서, 즉 대중 참여와 소통·연대·조직화의 수단이자 결과로 자리매김 도어야 한다.
노동네트워크가 현실 운동으로부터 분리된 전혀 새로운 공간이 아니라 현실 노동조합·노동운동과 긴밀히 맞물려나가는 매개로서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 특히 중요한 것은, 노동네트워크 운동을 주도할 중견 그룹(활동가 그룹)을 얼마나 두텁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 점에서 우리는 노동조합 CUG의 열성적인 이용자들과 새로이 만들어지고 있는 노동정보화 소모임(컴퓨터 동아리)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공장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현장활동가조직들이 노동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노동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양대 노총에서는 현재 상업 통신망에 개설·운영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CUG들을 빠른 시간 내에 독립 네트워크인 노동네트워크로 이전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렇게 독립된 노동네트워크는 마치 <열린 정부> 서비스와 같이 각종 상업 통신망과 인터넷 등 어떠한 통신망에서도 접근할 수 있도록 연동시킬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상업 통신망과 비교해서 정보의 다양성이나 서비스의 질이 당분간은 많이 부족할 것이기에 조합원들이 독립 네트워크를 찾도록 유도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동네트워크의 취지에 대한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내려는 각별하고 의식적인 노력이 노동운동 내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조합원들에 대한 교육·선전 등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이와 함께 독립 네트워크를 구축할 진보네트워크센터에서도 노동·사회운동과 관련된 정보만이라도 풍부하고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동조합정보'(천리안, go TU)나 '매일노동뉴스'(나우누리·천리안·하이텔, go MNEWS), '노동자신문'(천리안, go NOSIN) 등 노동 관련 정보를 통신망에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정보를 상품화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공유하고 소통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노동조합이나 노동단체·연구소들도 단순한 정보 이용자(소비자) 수준을 넘어, 각자 자신이 생산하는 자료만큼이라도 스스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통신망에 제공하여 이를 노동대중들과 공유하고 널리 소통하는 일을 이제는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될 것이다.
노동네트워크는 아직 출발선상에 있다. 이 노동네트워크가 노동운동 내부의 의사소통과 연대 및 대중참여와 대중행동을 매개하는 훌륭한 조직가이자, 교육수단이자, 선전매체이자, 투쟁의 도구로 기능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자신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서 정보통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점이고, 노동운동을 비롯한 진보세력 역시 정보통신을 또 하나의 전장으로 삼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이다. 100여년 전 '전화'와는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한 전쟁!
그 새로운 전쟁에서 노동운동·사회진보운동의 '독자적인 진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일, 그것이 바로 노동네트워크이자 진보네트워크센터의 건설이다. 현장 활동가들을 비롯한 노동운동 내부에서 노동네트워크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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