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현장에서 미래를』38(1998/11) IMF체제 하에서 맞이하는 98민중대회, 그것이 진정 '민중'대회이기 위한 학생운동의 임무와 과제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와 학생운동 혁신을 위한
2기 전국학생연대회의 투쟁의
현장에서, 투쟁의 의미를 반추하기 위하여…
해마다 11월이 되면, 모든 학생운동진영은 선거라는 특수한 일정에 맞닥트리게 된다. 그해의 정치활동을 평가받고, 내년 한해 운동의 전망들을 가지고 함께 경합하며, 이를 대중들에게 그야말로 '대중적으로' 검증받는 장으로서 기능해야 하는 학생회선거는, 그러하기에 그만큼의 중요성을 가지고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학생회선거는 그 자체로서 자신의 의미와 역할을 다할 수 없다. 즉, 현실 투쟁과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의 선거만이 진정한 의미의 '선거'일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그토록 이야기하던 '투쟁속의 선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매년 개최되어온 노동자대회는 '노동자'의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청년학생들에게도 또한 매우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 투쟁의 하나였고, 여전히 그러하다.1) 이렇듯 학생운동세력에게 있어서도 나름의 중요한 의미를 지녀온 노동자대회가, 올해는 IMF체제와 김대중정권에 의해 강제되고 있는 반민중적인 사회재편에 맞선 전민중적 투쟁을 일구어 내기 위해 '98민중대회'로 확장되어 개최된다. 어느 한 부문의 투쟁이 아닌, 올 한해의 투쟁을 모든 단위들이 함께 총화하고, 내년 한해 공동의 정치적 목표와 투쟁과제를 마련해 나가기 위한 민중연대투쟁의 장으로서의 민중대회가 기획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민중대회의 개최에 즈음하여, 전국학생연대회의가 가지고 있는 민중연대의
상과 이러한 투쟁을 통해 얻어질(얻어져야 할) 99년 학생운동의 임무와
과제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살펴보고자 한다. 부디 이 글이 '한 단위의
강변과 고집, 선언'이 아니라, '99년 운동을 펼쳐내기 위한 논의과제의
제안'이라는 열린 자세로 이해되기를 바란다. 1.
98민중대회를 맞이하여 다시 생각하는 '민중연대'
1-1.
확장된 민중연대, 혹은 민중연대의 전화
그 어느 때에도 학생운동은 그 시대 운동의 가장 급진적이고 가장 선도적인 문제제기 집단이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그렇게 운동하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기울여 왔다. '민주주의'나 '독재타도'와 같은, 시대를 억압하는 권력에 대한 거침없는 저항을 만드는데 학생운동의 선배들은 주저함이 없었고, 이를 뛰어넘어 모든 억압받는 피착취 근로인민대중과 연대하는데 자신의 존재근거를 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민중연대투쟁은 학생운동 자신의 위기와 함께 재구성될 것을 요구받게 된다. 국가권력의 폭압성과 함께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른바 신자유주의적 재편의 맥락에서, 노동대중에 대한 폭거, 민중의 생존권 탄압 등은 우리에게 "정치적 덕목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의 답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현재의 경향성이 시장의 원리로 대중을 분할시키고 경쟁과 효율성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체제 실패의 비용을 '개인'에게 전가시키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노동의 유연화를 통한 노동비용의 축소와 노동운동의 해체, 고등교육에 시장경제논리를 도입함으로써 공적부담의 축소와 비용의 민중전가가 이를 적극적으로 반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연대의 원리'는 '신자유주의의 무질서와 폭거에 맞서 대중의 보편적 권리를 용호하는 새로운 연대를 복원하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현재의 세력관계를 재편하고 자본의 폭거를 통제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즉, 진보진영이 그야말로 '민주와 진보를 위한 연대의 구심'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자본의 하위파트너로서 강제되는 기만적인 사회적 합의를 거부하고, 배제당하는 민중의 권리를 옹호하는 연대의 원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어진 질서 속에서의 수동적 편입자로서가 아니라 사회적 세력관계 자체를 재편하려는 주체로서의 문제설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우리의 주장은 한국사회 전선재편 과정 속에서 노학연대라는 좌파의 실천양식이 재구성되어야 함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고민이 단순히 노학연대의 새로운 방식의 개발이나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는 차원에 한정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치적 민중연대라는 학생운동의 면면한 문제의식은, 신자유주의가 배태하고 있는 폭력과 불평등에 맞서 대중의 권리를 옹호하려는 제한 없는 실천 속에서 재구성되어야 한다. 이는 해당시기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직접적 연대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적·문화적 차원에서 '민중성'을 구체화하고, 민중담론을 중심으로 대학사회의 통합적 가치관을 재구성하는 것까지를 포괄한다. 그리고
그 첫 출발은 'IMF체제와 김대중정권에 의해 강제되고 있는 반민중적
사회재편에 맞서 대중의 권리를 옹호해 내고 연대의 원리를 구현하는
것'과 '다양한 착취양식의 현상태인 법적·제도적 폭력을 해체시키고
대중의 자기조직화를 적극적으로 용호하는 실천을 조직하는 것', 바로
이것이다. 1-2.
IMF체제하 어떠한 민중연대가 요구되는가?
그렇다면 위에서 제시된 민중연대의 관점하에서 지금 이 시기, 학생운동진영에게 요구되는 민중연대는 과연 무엇인가? 이제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해야만 한다. 첫번째, 견지해야 하는 자세는 '아래로부터의 反IMF·反DJ전선의 구축'이다. 이는 사실 '민중연대투쟁의 재구성'에 한정되지 않는 99년 운동을 펼쳐나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핵심적인 목표로 자리잡아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둘째는, 피상적 민중연대를 넘어서는 정치적 민중연대를 통한 상호 신뢰와 정치적 경험의 획득이다. 97∼98년을 거치면서 학생운동은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위기를 맞아왔다. 기실 이러한 상황은 96년 연세대사태와 97년 한총련 출범식 사태 등으로부터 기인한 것이기는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살펴보면 90년대 초반부터 회자되던 학생운동의 위기가 그 임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보여준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학생운동의 위기 속에서 올 노동절집회 이후 이른바 '노학연대'는 정권에게 있어서 입에 담아서도 안되는 절대惡으로 사고되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고의 방식은 기존의 소극적이고 표피적인 민중연대를 넘어서는, 서로의 정치적 입장이 공유되는 속에서 그 공동의 투쟁과제를 적극적으로 받아안을 수 있는, 이른바 '정세적·정치적 민중연대'가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과,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서 (전체운동의 일각으로서의) 학생운동의 실추된 도덕성을 회복하고 이를 다시 전체운동의 투쟁과 성과로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당연히 최소한의 생존권마저도 유린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투쟁이다. 이것은 현재 '제2의 건국'으로 명명된 채 가속화되고 있는
IMF식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대별되는 '자본에 대한 사회적·민주적 통제의
강화'라는 남한사회의 민중적 재편의 상을 정립해야 한다는 앞의 근거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서, 그 실현을 위한 투쟁을 당면한 생존권·민주주의투쟁과
목적의식적으로 결합시켜 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2.
'98민중대회 학생요구안 2-1.
학생단일준비위 구성을 중심으로 본 학생운동 진영의 준비과정 11월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학생회선거가 집중되어 있는 시기이다. 그러나 98민중대회가 가지는 투쟁의 당위와 무게 만큼 학생운동 진영 또한 집중이 요구된다는 생각에서 연대회의는 98민중대회 준비위원회에 적극적으로 결합하며 투쟁의 흐름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하고 있다. 민중대회의 기조하에 연대회의는 학생요구안의 마련, 민중10대 요구안과 학생요구안에 대한 대중적 선전과 교육사업, 대회위원 조직화사업 등을 정력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투쟁과 결합하는 학생회 선거', 이는 실제로 '투쟁'을 할 때에 담보될 수 있는 것이다. 98민중대회 준비위원회가 발족되는 그 시점에서부터 2기 전국학생연대회의는 제학생운동단위와의 공동단일 준비위를 꾸리기 위한 적극적인 제안과 논의를 계속해 왔다. 연대회의는 단일학생준비위의 구성 의의와 원칙으로 ? 각각의 조직질서 등에 대한 인정여부를 뛰어넘어, 서로가 서로의 질서를 인정한 상황 속에서 98민중대회의 단일한 투쟁흐름과 함께 단일 준비위를 구성할 것, ? 학생준비위의 참가단위에는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하며, 98민중대회의 의의와 목표에 동의하는 모든 학생운동세력은 학생준비위에서 하나의 의사결정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 ? 가능한한 모든 민중대회 관련한 사업을 학생준비위의 이름으로 해 나가고, 이 체계를 통해 해소할 수 없는 사업이나 정치적 입장의 경우 각 단위의 이름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총련 동지들은 "구성의 필요성과 의의에 동의하나, '한총련 준비위'가 아니면 함께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최종적으로 제출함으로서 실제 단일학생준비위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지금은
98민중대회라는 대규모 투쟁을 앞두고, 서로의 조직질서나 정견의 차이'만'을
가지고 더욱 강력한 투쟁을 봉쇄할 시기가 아니다. 실제로 연대회의
또한 '전국적인 단일연합체'를 자임하고 있지도 않고, '무원칙적인 공허한
단결'만을 외치고 싶지도 않으며, 한총련 또한 명실상부한 '전국적연합체조직'으로서
인정받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 운동이다. 그러나 조직논리에 의거한
단일준비위 구성의 파탄은 '열린 연대의 자세'에 대한 아쉬움과 더불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주었다. 2-2.
학생부문 요구안의 내용 학생요구안은 2기 전국학생연대회의에서 제안, 민중대회에 결합하고 있는 다른 학생운동단위와의 논의를 거쳐 수립된 것이다. 민중10대 요구안에는 구체적으로 서술되지 않았지만, 기자회견때에나 교육자료 작성시 별첨문서의 형식으로 처리하도록 민중대회 정책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되었다. 학생요구안의
주장과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졸속적
학부제 도입 반대, 교육예산 삭감 반대, 대학운영위원회 설치와 대학생
취업 근본대책 마련 ! ·졸속적 학부제 도입 반대, 교육재정 확충 IMF체제는 사회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추진하도록 강제하고 있고, 현재의 대학 또한 그러한 큰 조류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대학은 자유와 평등, 인권의 확대에 복무해야 하는 '공공영역'임에도 불구하고, 현하의 대학구조조정은 이러한 측면보다는 대학에 경제논리를 적용함으로써 오히려 대학·학문간 서열화를 촉진시키고 실용·기능 위주의 학문교육만을 강요하고 있다. 졸속적인 학부제 도입은 그 극명한 하나의 예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28조 2항에 의해 모집 단위 광역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학부제는 "다양한 학문탐구 기회와 전공선택의 자유 보장, 학문간의 자유로운 연계"라는 애초의 의미와는 다르게, 오직 행정편의적으로, 내지는 실용·기능학문 교육을 위한, 즉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인력을 생산하기 위한 방식의 일환인 대학구조조정의 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학부제의 실시는 비인기 기초학문의 토대를 붕괴시켜 학문간의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며, 이는 다시 기초학문의 고사를 불러올 것이 명약관화하다. 현재
대학의 재정문제는 심각하다 못해, '부도'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얼마전 교육예산을 5.1%로 삭감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정책 중 하나는 바로 이와 같은 '교육재정의
축소'이다. 교육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공적인 성격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벌어지고 있는 교육예산의 삭감은 교육을 철저히
사적인 영역으로 한정시키며 수익자 부담의 원칙만을 강요하게 된다.
대학의 대학다움을 찾기 위해서는 교육의 공적인 성격이 보장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라도 국방예산 삭감 등을 통한 교육재정의 확충으로
교육부담의 민중전가가 폐절되어야 한다. ·대학운영위원회의 구성 무릇
대학은 그 사회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사회의 가장 소중한
가치가 가장 투명하게 투영되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대학운영은,
학생자치권의 탄압과 대학당국의 독단적 학사행정 운영 등 그 예를 일일이
들기 어려울 정도로 대학내 민주주의의 파괴가 만연돼 있다. 교수, 학생,
직원 등 대학내의 모든 주체들의 민주적 참여에 의한 '대학운영위원회'의
구성 등을 통해 대학의 민주주의는 그 무엇보다도 앞서 보장되고 실현되어야
하며, 이를 통한 학생자치권·교육권이 투명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이미
교육부에서도 지난 4월에 대학운영위원회 설치를 내년부터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바, 이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대학생 취업 근본대책 마련 실업태풍은
이미 전국을 강타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국가적인 실업문제는 어느덧
대학인의 삶까지 파괴하고 있다. 대졸미취업의 문제는 철저히 '개인적인
무능'으로 왜곡되어 이야기되고 있으며, 인턴사원제·졸업유예 등의
기만적이고 눈가리기식 대책만이 생산되고 있을 뿐이다. 정부는 이러한
보여주기식 취업대책이 아닌, 보다 근본적이고 발본적인 취업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사회적인 취업대책의 마련과 함께, 이미 실업자의
대열속에 재취업의 기회조차 봉쇄당하는 효과를 불러오는 '취업연령제한'의
철폐와 '신규채용 동결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함은 물론, 대졸미취업자의
구직활동에 대한 사회적·제도적 보장으로서, 대졸미취업자를 실업통계에
포함시키고 생계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2-3.
학생요구안과 전체 운동과의 관계 상반기 한국통신과 지하철 등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대한 대규모적인 저항, 현대자동차 사태를 통해 드러난 사기업에 대한 정리해고 움직임, 하반기 8개 시중은행에 대한 33% 가량의 인원감축 등의 구조조정 등 올해는 김대중정권과 IMF체제에 의해 강제되고 있는 반민중적 구조조정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주는 시기였다. 게다가 하반기 들어서는 현대자동차노조의 투쟁으로 한동안 미뤄졌던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은 물론, 제2금융권 등 사기업에 대한 대규모 인원감축 등을 포함하는 구조조정안이 본격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공공사업장의 경우 국민생활에 밀접한 연관을 가진 업종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구조조정을 강행하려는 정부와, 이에 맞서 노동자와 전체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려는 노조와의 갈등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은 매울 클 것이다. 대학 또한 마찬가지이다. 반교육적이고 반민중적인 대학구조조정안이 각 대학별로 속속 제출되고 있으며, 하반기 내로 이러한 내용들을 신속하게 관철시키려는 대학당국과 교육부의 움직임이 더욱 발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얼마전 있었던 "교육개혁우수대학을 선정하여 지원하겠다"는 방침의 발표와 99년도 교육예산의 5.1% 삭감 발표 등은 이러한 사실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대학내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전사회적인 구조조정 ― 그 편린으로서의 대학구조조정으로 이미 피폐화된 대학인의 삶을 더욱 황폐화시킬 것이다. 본격적인 취업기를 맞이하여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대학인의 실업문제는 그 도를 더해갈 것이며, 대학생 자퇴율 70% 증가, 대졸자 취업률 10%라는 믿기 어려운, 그러나 너무나도 명백한 숫자들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기간 누적된 미취업자가 이미 26만명, 내년 초 졸업예정자 15만명을 합하면 신규실업자가 41만명에 이른다. 이 숫자는 신규채용동결방침과 취업연령제한제 등으로 인해서 더욱 더 절망적인 숫자로 다가온다. 그러나 정부는 근본적인 실업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기만적인 사회적 안전망만을 제시한 채 그 본질적인 문제의 해결은 일말의 고려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대학구조조정의 문제나 청년실업의 문제는 바로 전사회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IMF체제와 김대중정권의 반민중적 구조조정과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요구안과 전체 운동의 과제는 선후 문제가
아니라, 같은 투쟁선상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문제이다. 3.
99년 학생운동의 전망 3-1.
아래로부터의 反IMF-反DJ 전선구축 IMF-김대중정권의
폭력적 구조조정이 초래하는 노동대중의 삶에 대한 공격에 맞서는 저항전선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그야말로 아래로부터의 대중들의
집단적인 의지의 분출에 의해서만, 그리고 이것이 전민중적인 연대투쟁전선으로
화할 때만이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 따라서 시장과 경쟁만을 강요하는
자본의 신자유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사회적 연대 속에서 반DJ·반IMF는
그 핵심적인 기치가 되어야 하며 저항전선의 실질적인 내용이 되어야
한다. 이는 보다 적극적으로 IMF협약 철폐와 사회적 공공성 실현을 지향한다.
사회적 공공성은 국가 책임하에 민중의 생존을 보장하라는 요구이며
정리해고, 실업, 민영화, 구조조정 등이 아니라 고용안정과 사회보장,
총체적인 사회변혁을 요구하는 것이다. 3-2.
노동권과 교육권2)의 옹호 -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의 결합 연대회의는 99년 앞서 제기한 '아래로부터의 반IMF-반DJ투쟁전선의 구축'과 함께 교육권과 노동권에 대한 전면적인 문제제기를 통한 투쟁의 조직화를 자기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올해에도 몇몇 학교에서 현실 투쟁화되었던 경험이 있었지만, 학부제나 대학구조조정 저지투쟁 등 교육권에 대한 요구와 청년실업의 문제를 다룬 노동권에 대한 요구가 통일된 맥락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대학인의 교육권과 노동권은 통일적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현재 대학 구조조정과 청년실업의 문제는, 자유로운 노동의 실현을 위해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따라서 노동의 권리 실현의 가능성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다. 우리가 교육권과 노동권을 통일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것은 대학의 위기속에서 대학인의 본질적인 권리 침해에 대해 역동적으로 문제제기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투쟁과제는 전체 운동의 과제인 반민중적 구조조정 저지투쟁 ― 아래로부터의
반IMF·반DJ 투쟁전선의 구축과 그 맥락을 같이 하며 진행될 때만이
그 온전한 의미를 다 할수 있을 것이다. 대학구조조정의 문제나 청년실업의
문제는 대학본부나 재단에 대한 투쟁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 그러나 잊기 쉬운 ― 교훈을 주는데, 학생운동이
단순히 교문 안에 갇혀있는 투쟁이 아니라, 대학과 사회를 관통하는
'對정부투쟁'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3-3.
Post 한총련 시대를 개척하자 온전한 전국적 학생회연대질서의 건설을 위해, 현실에 대한 명확한 평가와 긴 호흡으로 멀리 볼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7기 한총련 건설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전한 의미의 전국적 학생회연대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 입각하여 단기적인 운동질서를 창출해야 한다. 기실 이러한 작업은 현실 한총련에 대한 명확한 평가작업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첫째, 한총련이 더이상 전국적인 학생대중운동의 대중적·정치적 구심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둘째, 새로운 전국적 연합체운동의 맹아를 한총련 내부를 경유하면서 형성시키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는 것 셋째, 한총련 사수·탈퇴 논쟁이나 즉자적인 전국적 연합체 운동의 건설에 관한 논점이 학생대중운동의 강화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제기되는 것이다. 각 학교별 대중운동의 강화, 각 학교별 대중조직운동의 복원이 핵심적인 기치가 되어야 하며, 학생대중운동이 캠퍼스운동을 중심으로 진행될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구성되어 있는 전국적인 학생회연대질서는 기층 대중운동을 복원시키기 위한 대중정책 생산능력을 강화시켜야 하고, 전국적인 공동사업을 포함한 제반의 학교간 연대사업의 제안자로서 기능해야 한다. 교육투쟁, 청년실업운동 등을 중심으로 대중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창출하기 위한 과정에 제한 없이 연대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학생운동의 변혁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한총련으로 표상되어왔던 현 학생운동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진정한 학생대중운동을 복원하고자 하는 일의 적극적인
추동주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생운동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학생운동의
변혁성을 지키고자 하는 세력들이 상호 연대활동의 책임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총련의 틀에 국한되지 않는 안정적이고 일상적인 연대활동을 벌이도록
결집해야 할 것이다. 4.
'무엇'과 '어떻게' 98민중대회가 예년의 노동자대회에 비해서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더 많은 단위가 참가하기 때문이 아닐 것이다. 그것의 진정한 의미는 광범위한 진보진영이 결집하여 99년 운동의 전망을 공유하고 이를 공동의 투쟁과제로 정식화해내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 제출된 투쟁과제들이 모두의 입으로 발언되는 첫 자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98민중대회 준비위의 현실적 구성의 난망함과 사용하는 언어의 비명징성을 이유로 98민중대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동지들의 의견에 우리는 동의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과제들이 일거에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며, 오히려 지금 시기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제기되는 투쟁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올바른 투쟁의 관점들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견인할 수 있는 태도일 것이다.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하려는 조급함'을 버릴 줄 알면서도 '그 한번의 투쟁을
절대로 간과하지 않는 자세' 그리고 '투쟁을 위한 연대에 추호의 주저함도
보이지 않는 것'. 이것이 98년 11월, 오늘을 살아가는 좌파의 역사적
자세이다. -------------<미 주> 1) 물론, 이전에 노동자대회에의 결합이 단순히 '집회참가식'이었다거나, 실질적인 정치적 민중연대의 관점을 탈각한 '몸대주기식 투쟁'이었다는 평가 또한 많이 제출되었다. 이러한 비판은 96년 노동자대회를 기점으로 더욱 거세게 제출되었으며 이는 다시 학생운동이 극복해야 할 또하나의 숙제가 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후술하기로 한다. 2) 교육권과 노동권에 대한 문제의식과 투쟁의 목표·요구사안 등에 대해서는 앞서 [98민중대회에 임하는 청년학생의 요구안]에서 밝힌 바 있기 때문에 따로 정리하지 않겠다. 다만 이 단락에서는 교육권과 노동권의 문제가 통일적으로 인식되어야 함에 대한 서술을 주로 하기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