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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3 17:0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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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
 [박경순] 미국의 새로운 전술과 우리민족의 대응, [전국민중연대 웹진]200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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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로운 전술과 우리민족의 대응
(박경순 / 한국진보운동연구소 상임연구원)
전국민중연대 웹진 7월호
‘핵문제’를 둘러싼 대결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대통령특사의 ‘6.17면담’을 정점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6.17면담’직후만 하더라도 냉소적 반응을 보이던 미국내 대북태도가 유연한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남북관계도 완전 정상화 궤도에 접어들었다. ‘6월위기설’을 비롯한 온갖 비관적 전망이 난무하던 두달전 상황과 비교해보면 금석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2005년 한반도 6월은 ‘위기의 6월’이 아닌 ‘승리의 6월’로 기록될 것이다. ‘6월 승리’의 배경, 그리고 향후 ‘전망과 과제’를 조망해 본다.
①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전술은 이번에도 적중하였다.
‘강경압박 전술’로부터 ‘유화적 대응 전술’로 미국의 전술이 선회하고 있다.
미국무부는 5월 13일 조지프 디트라니 대북특사와 존포스터 한국담당 과정을 보내 뉴욕채널을 통한 대북직접접촉을 갖고, ‘북을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침공할 의사가 없으며, 6자회담의 틀내에서 북미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 전달하였다. 또 부시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미스터 김정일’이라고 호칭하였으며, 평화적 외교적 해결원칙을 재삼 강조하였다. 이러한 미국 내 흐름은 남북관계 급진전에 대한 반작용으로 F-117 스텔스기 한국배치, 미군 유해발굴조사단을 철수, 체니 부통령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비난 발언 등의 역풍에 직면하였으나, 한미정상회담과 ‘6.17면담’으로 잠재워지면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는 크리스토퍼 힐의 평양방문의사표명, 5만톤 대북식량지원결정, 라이스의 대북자극발언 자제 의지 표명 등의 예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미국이 초기 대북 강경압박대응전술에서 후퇴하여, 유화적 대응전술로 선회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무엇인가?
첫째, 계속되는 북의 정치군사적 공세에 대한 대응수단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시행정부는 2기에 들어서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노선을 거부한 채 일방적 무장해제노선을 고집하였다. 이것은 ‘자유와 민주주의 확산’을 국정의 기본과제로 내세우고,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고, 북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지칭하고 무조건적인 6자회담참가와 핵포기를 요구한 데서 잘 드러났다.
이에 대해 북은 ‘대화에는 대화로, 강경에는 초강경으로’라는 대응원칙에 따라 대응하였다. 2.10선언(6자회담 참가 무기한 중단 및 핵무기 보유와 증대선언), 3.31성명(향후 6자회담은 핵군축회담으로 되어야 한다), 핵무기 증산작업개시(영변 실험용원자로 가동중단과 핵연료봉 추출, 재처리 및 무기화 의지 표명)등등의 연속적인 군사적 공세를 거침없이 퍼부어댔다.
하지만 미국은 북의 이러한 군사적 공세에 대한 적절한 대응수단을 갖지 못했다. 연속적인 북의 공세에 대한 적절한 대응수단이 없었던 미국은 태연한 척 가장하면서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은 스스로의 고립만을 자초할 뿐이라”라고 허풍을 떨면서 “ 북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일일이 맞대응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하면서 애써 외면하였다. 이북의 연속적인 초강경 군사적 공세에 대해 의도적 무시정책으로 버틸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언제까지나 스스로의 무기력증을 위장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미국은 전진이냐 후퇴냐의 갈림길에 몰리게 되었다.
둘째, 대북압박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2.10선언 직후 미국은 이것을 기회로 이북을 포위 압박하려했다. 부시행정부는 소위 ‘중국역할론’을 내세우며, 한중양국정부를 미국의 대북정책동조세력화하기 위한 집요한 외교적 노력을 펼쳤다. 미국이 말하는 중국역할론은 ‘공정한 중재자’로서의 중국의 역할이 아니라, 중국이 갖고 있는 대북압력수단을 활용하여 이북을 6자회담의 틀 속으로 무조건 복귀시키라는 것이며, 본질적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을 추종하라는 외교적 압력인 것이다. 3월달에 있었던 라이스의 한중일 방문, 4월달에 있었던 크리스토퍼 힐의 한중일 방문, 5월초에 있었던 미중정상회담등은 바로 이러한 목표에 집중되었다.
미국의 대중국외교는 중국의 격렬한 반발만을 야기한 채 실패로 끝났다. 중국은 미국의 요구와 의도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북중경제협력관계를 더욱 강화발전시켜 나갔으며, 6자회담지연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말하면서 역으로 미국을 몰아붙였다. 뿐만아니라 미국의 대북제제에 동참시키기 위한 대중국외교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은 대만의 독립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국가분열반대법’을 통과시켰으며, 국민당을 비롯한 대만의 주요야당지도자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하여 ‘하나의 중국’원칙을 재확인하고 대만독립을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함으로서 미국의 대 중국정책(대만정책)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했다. 최근 미국 관리들이 중국이 대북압력수단을 사용하지 않은 데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히 표출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으로서 더 뼈아픈 점은 고립되고 있는 것은 북이 아니라 미국자신이라는 점이다. 2.10북핵무기 보유선언이후 전 세계 여론은 미국의 지나친 태도로 인해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였다고 불만을 터뜨리면서 ‘북의 도발적 군사적 행동’에 대한 비난 보다, 미국의 무성의한 대화태도에 대해 국제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5월 13일 중국외교부 양시유 한반도 담당국장이 뉴욕타임스와 회견에서 “부시대통령이 지난 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폭정’을 지적함으로서 협상의 분위기를 깨뜨리고 여러 주일에 걸쳐 미국이 선의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북을 설득해온 중국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고 미국을 격렬히 비난한 데서도 그 일단이 드러난다.
이처럼 북의 연속적인 군사적 공세에 대한 마땅한 대응수단이 전혀 없었을 뿐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대중국외교마저도 실패로 돌아가고 국제적 고립상태에 빠진 미국은 더 이상 의도적 무시정책을 고집할 수 없었으며, 대북강경대응자세를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 ‘2.10 북핵보유선언’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북미간의 일라운드 대결전은 북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이로서 ‘강경에는 초강경대응’이라는 북의 대미 대응전술은 또 한 차례 그 진가를 높이고 연전 연승기록을 갱신하게 되었다.
② 미국의 새로운 전술 - 교묘한 양면전략으로 상황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북을 외교적으로 고립시켜 6자회담에 강제로 참여시키려 했던 미국의 노력은 좌절되었다.
핵보유선언은 ‘스스로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길’이라고 비난했지만 고립된 것은 북이 아니라 미국 스스로였다. 2.10선언이후 북의 국제적 지위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북중 경제 협력관계를 중단해주도록 요청했지만 중국은 이를 단호히 거부하였으며, 북중 경제협력관계는 2.10선언이후에도 더욱 확대 발전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5월12일자에는 “미국의 집요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전혀 고립되고 있지 않다”( Despite U.S. Attempts, N. Korea Anything but Isolated)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과의 경제적 연계를 차단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대외무역의 붐을 즐기고 있다.”고 말하면서 “북한과의 최대 무역파트너인 한중의 협조 없이 부시행정부의 경제제재는 실패로 끝날 것이다”고 분석하였다.
첫 라운드 대결에서 참패한 미국은 참패를 만회할 수 있는 새로운 대응전술을 모색하였다.
미국의 새로운 대응전술의 핵심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전술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무조건적인 6자회담 복귀를 앞세워 6자회담 참가의 분위기와 조건을 마들어 달라는 북의 요구를 외면해왔다. 지금까지 북이 요구한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폭정의 전초기지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할 것, 또 다른 하나는 6자회담의 기초를 복구할 것이다. 여기서 6자회담 기초란 지난 3차 6자회담에서 합의한 회담의 기본원칙 즉 ‘말대말 행동대 행동’ 원칙에 따른 동시이행조치방식으로 핵문제를 풀어가자는 것을 말한다.
북이 6자회담에 참가할 수 있는 분위기와 조건을 만들어 달라는 한중러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미국은 지금까지 견지해 왔던 대북태도를 부분적으로 수정하여 북미직접접촉에 나섰다. 5월 13일 미국무부 조지프 디트라니 대북담당특사와 조지 포스터 한국과장이 뉴욕주재 북 유엔대표부를 방문하여 박길연 대사와 면담을 갖고 "북을 주권국가로서 인정하고, 북을 침공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6자회담의 틀안에서 양자회담을 갖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였다. 또한 부시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미스터김정일’로 호칭함으로서 상대방의 지도자를 정치적으로 예우하는 제스쳐를 취하였다.
미국의 이러한 태도변화는 대북정책의 근본적 전환이라기 보다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며,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전술에 불과하다.
둘째는 국제적인 대북 압박체제의 재구축에 나섰다.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의 추진력은 역시 ‘한미일 삼각공조체제’에서 나온다. 그런데 2.10선언이후 가장 효율적으로 가동되어야 할 한미일 삼각공조체제가 가장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중국을 견인하는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한미간에는 ‘동북아 균형자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작전계획 5029-05’등등의 문제에서 한미간에 심각한 외교적 갈등이 표출되었다. 한미동맹을 둘러싼 한미간의 갈등은 북핵문제에 대한 효율적인 공동대응을 심대하게 저해하였다. 미국으로서 더 기가 막혔던 사실은 한국정부가 한미동맹에 기초한 공동대응보다 한중공조를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였다는 점이다. 게다가 한일간에는 독도문제등을 비롯한 외교적 갈등으로 한일국교수립이후 가장 첨예한 갈등양상을 표출하였다. 미국은 이러한 한미갈등과 한일갈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한미일 삼각공조체제를 튼튼히 재구축하지 않고서는 북핵문제의 효율적인 대응은 물론 동북아시아 정책수행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음을 절박하게 깨달았다.
이러한 판단아래서 부시행정부는 대북유화적 태도를 취하는 한편, 그 사이에 한미일 삼각공조체제를 재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작업을 추진하게 되며, 그 일환으로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하게 되었다.
미국의 새로운 전술은 한편으로는 대북유화적 태도를 취하는 한편, 한편으로는 대북압박체제를 강력하게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양면전략이다. 그런데 미국의 양면전략은 서로 모순되는 양 목표를 동시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그 기초가 허약하고 상호 충돌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 대북유화적 태도를 취하게 되면 불가피하게 남북관계의 자주적 발전공간을 보장해 주지 않을 수 없다. 즉 남북대화를 보장해 주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남북관계발전을 허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남북대화와 남북관계 발전과정은 민족공조를 강화 발전시키는 과정이며, 이는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과정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그것은 한미동맹강화라는 미국의 목표와 대립되게 된다. 이처럼 양목표는 대립 충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처지와 입장에서는 이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③ 미국의 새로운 전술은 민족공조의 힘 앞에서 동요하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전술은 초기단계에서부터 민족공조의 강력한 반격에 부딪혔다.
북은 5월 13일 뉴욕에서 북미직접접촉이 이루어진 뒤 불과 6시간 후에 서울에 전통문을 보내 남북 당국자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당국간 실무회담을 5월 16-18일까지 개성에서 갖자고 제의하였다. 남북당국관계가 단절된 지 10개월만이 이루어진 남북당국간 회담제의에 한국사회는 온통 흥분하여 새로운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로 넘쳐났다. 5월 16-19일까지 개성에서 있었던 남북 당국간실무회담에 남북은 6.15민족통일대축전에 남북당국 대표단도 참가하며, 남북장관급 회담을 6월 21-24일까지 서울에서 열기로 합의함으로서 남북관계가 완전 정상화되었다.
예상치 못한 사태발전에 워싱턴은 깜짝 놀랐다. 특히 놀란 것은 미국내 네오콘들이었다. 그들로서는 미국정부가 북핵문제에서 유화적 태도를 취하는 것도 못마땅한데 그 틈을 노려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민족공조를 강화해 나가는 것을 그냥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그들은 이러한 사태발전을 역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군사적 도발을 계획하게 되었다. 미군유해 발굴단 철수 결정발표, F-117스텔스기 한국배치결정공표, 체니부통령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비난발언등으로 나타난 일련의 사태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돌발적 상황은 주로 네오콘들에 의해 주도되었지만 거기에는 부시행정부의 교묘한 노림수가 있었다. 전쟁위기국면을 연출함으로서 노무현 정부를 강력하게 압박하여,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의도를 완벽하게 관철하고 더 나아가 남북관계의 자주적 발전을 적절히 통제하려는 술책이었다. 이러한 미국의 의도는 처음에는 적절하게 관철되었다. 한국정부는 새로운 사태에 당황하여 미국측의 의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미국측의 강경한 대북대응태세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선에서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미국측의 요구에 굴복하려는 태도가 보여졌다. 워싱턴 포스트지에서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정부는 ‘외교적 노력이 소진될 경우 준군사적 조처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부시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보도한 데서도 그 일단이 드러난다.
이러한 미국의 전쟁위기조장을 통한 한국정부 길들이기는 북의 요청에 의해 열린 뉴욕채널(북미직접접촉)에서 강력한 반격을 받게 되었다. 6월 6일 북의 요청으로 뉴욕에서 열린 북미직접접촉에서 북측은 미국 측에게 6자회담참가의사를 공식 전달하였다. 하지만 그 참가시기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북미접촉이후 6월 7일 션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말했지만 언제 복귀하겠다는 확실한 시간은 제시하지 않았다”며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의 왕광야 주유엔 대사는 6월 7일 예민한 질문이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을 일부러 만나, “6자회담이 베이징에서 향후 수주일내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6자회담 재재분위기를 확산시키면서 강경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한국정부 길들이기에 나선 미국의 전략을 무력화시키는 데 일조하였다. 그 결과 한미정상회담은 전반적으로 미국의 의도가 관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03년 한미정상회담처럼 ‘추가적 조처’와 같은 돌발적 변수가 발생하지 않았고, 남북화해 협력흐름에 역행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
남북은 6.15민족통일 대축전, 6월 21-24일 남북장관급 회담을 통해 “우리민족끼리”기치아래 민족공조를 획기적으로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힘찬 진군을 시작하였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번 6.15민족통일 대축전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번 민족통일 대축전은 6.15공동선언이행투쟁과정에서 거둔 위대한 결실이라는 측면뿐만이 아니라 핵문제를 둘러싼 우리민족과 미국의 대결전과정에서 미국의 새로운 전술적 의도를 결정적으로 분쇄함으로서 결정적 승리의 디딤돌을 세웠다는 점에서 커다란 정치적 의의가 있다.
이번 6.15통일대축전은 ▲6.15공동선언 5돌을 기념하는 축전이며, ▲ 상설적 민족통일운동기구인 6.15공동위가 주최한 첫 민족통일 대축전이며, ▲ 범민련, 한총련을 비롯한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모든 단체와 개인이 참가한 명실상부한 민족통일 대축전이며, ▲ 민간과 당국이 처음으로 함께한 전 민족적 통일행사로서, 6.15공동선언이 낳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의 위대한 승리였다. 우리민족은 미국의 온갖 방해와 간섭을 뚫고 6.15공동선언을 고수 이행해 왔을 뿐만 아니라, 민족공조을 양적 질적으로 도약시켜 나갈 튼튼한 토대를 이번 민족통일 대축전을 통해 쌓음으로서 핵문제를 둘러싼 대결전에서 미국의 새로운 전술을 무력화시키고 결정적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하게 되었다.
특히 이번 민족통일 대축전의 백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 특사의 면담이다.
이번 면담은 단순한 의례적 예우적 차원의 만남이 아니다. 그것은 향후 남북관계발전과 한반도운명문제에 대한 남북 정상들의 고도의 정치적 결단과 의지의 표현이다. 그것은 ▲한반도 핵문제를 반드시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며,▲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 발전시켜 제2, 제3의 6.15공동선언시대를 열어나가며, ▲ 이러한 과정은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아래 민족공조의 힘으로 장애물들을 돌파해 나가자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 특사 면담의 합의정신은 6.21-24일 남북 장관급 회담으로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이번 남북장관급 회담은 ‘6.17면담의 정신’에 따라 ▲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남북당국이 공식적으로 내세웠으며, ▲ 핵문제를 ‘대화의 방법’,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대책수립에 합의하였으며 ▲ 을사보호조약의 원천무효를 공동선언하는 등 반일 민족공조를 천명하였으며 ▲ 핵문제로 인한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된 조건에서도 남북이 크고 작은 현안들을 합의하고 한목소리를 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이것은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과 비교해 보면 그 의의가 보다 뚜렷해진다. 미국은 ▲우리민족끼리를 두려워하고, 한미동맹을 앞세우며 ▲ 한반도 핵문제를 ‘대화의 방법’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일방적 강요에 의한 핵포기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으며 ▲ 한일 관계의 회복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고 ▲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조건아래서 남북관계 발전을 속도 조절하라는 속도조절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민족통일 대축전, 6.17면담(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특사의 면담), 남북장관급 회담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민족공조강화과정은 현재 미국의 새로운 전술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그것을 무력화시켜 나가고 있다. 이에 워싱턴 당국은 심각하게 동요하면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④ 6자회담은 재개되겠지만 그 전망을 밝지 않다.
6자회담 재개의 구체적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흐름에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6자회담은 재개될 것이다. 6자회담이 재개되게 되면 2.10핵보유선언이후 정면대결로 치닫던 북미간에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대화국면이 열리게 되고 그에 따라 한반도 전쟁위기상황은 다소 숨을 돌리게 될 것이다.
6자회담이 재개되게 되면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전망이 열리겠는가?
아쉽게도 그 답은 ‘아직은 아니다’이다.
미국은 여전히 대북적대시 정책(선핵포기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그들이 보이고 있는 유연한 대응은 정치적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제스쳐에 불과할 뿐이지 진정으로 ‘대화의 방법’ ‘평화적’으로 핵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다. 미국이 대북정책이 본질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 주한미군 재배치를 비롯한 대북선제공격을 군사적 준비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 한미동맹 강화작업에 더욱더 매달리고, 한미일 삼각공조체제를 더욱 공고히 추스르기 위한 작업에 힘을 쏟고 있으며 ▲ 남북관계발전과 민족공조강화과정에 대해 불편한 태도를 감추지 않고 있으며 ▲ 대북경제압력수단을 사용하고 있지 않는 중국에 대한 비난과 협박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미국이 한반도 전쟁위기를 낳는 대북적대시 정책을 폐기하거나 근본적으로 수정하여 대북정책을 전화하지 않는다면 6자회담이 재개된다고 해도 그 어떠한 결실을 맺을 수 없으며, 한반도 전쟁위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6자회담이 재개된다고 해서 반전평화투쟁의 의미가 약화되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현 시점이야말로 반전평화투쟁이 절박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며, 반전평화투쟁에 역량과 힘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
왜 그러한가?
미국의 유연한 대응전술은 그 자체가 대북적대시 정책의 수정이나 철회는 아니라 하더라도 대북적대시 정책(대북강경대결정책)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즉 미국의 정책당국자들이 갈팡질팡하고 뚜렷한 방침과 노선을 확고히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미국 내부적으로도 강경대응론과 온건협상론사이에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으며, 강경대결론자들의 입지가 약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현재 여전히 대북붕괴전략을 추구하는 강경대결론자들이 확고히 정책적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그들의 위치는 불안하며, 대화와 협상을 주장하는 그룹들로부터 무능과 정책부재에 대한 비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바로 이러한 상황이야말로 강력한 반전 평화투쟁을 통해 그들에게 결정적 타격을 가해 회복될 수 없는 상태로 몰아가야 한다. 상대편이 동요하고 흔들리고 있을 때 강력한 KO 펀치를 날리게 되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커다란 효과를 내는 주먹으로 될 것이며, 현 정세속에서 반전평화투쟁은 바로 그 KO펀치에 해당된다.
현 상황에서 우리의 임무는 명확하다.
강력한 반전평화투쟁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져 있는 미국내 대북강경대결론자들을 KO시키고,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을 파탄시켜 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그때야말로 6자회담은 비로소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와 협상공간으로 될 것이며,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수립의 밝은 전망이 열리게 될 것이다.
반면에 6자회담이 재개되고 북미대화분위기가 조성된다고 해서 성급하게 반전평화투쟁을 소홀히 하게 되면, 노태우의 6.29선언이후 반독재투쟁을 중단함으로서 노태우 군사독재정부가 되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6자회담이 재개되는 국면 속에서도 여전히 투쟁의 중심고리는 ‘반전평화투쟁’이다.
현 시기의 ‘반전평화투쟁’은 우리민족과 미국의 대결전선에서 미국의 대북전쟁책동을 저지하는 투쟁의 성격만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들은 반전평화투쟁을 매개로 하여 ‘한미동맹’과 ‘민족공조’의 사상적 정치적 대결전선을 더욱 확장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민족공조의 정당성을 생활적으로 각인시키며, 한미동맹의 반민족적 반민중적 본질을 정확히 폭로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종속적 한미관계와 한미군사동맹을 폭로 규탄하고 주한미군철수운동을 대중화하는 중요한 기회로 삼을 수 있다.
6.15통일대축전을 통해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특사의 면담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은 확고히 우리민족의 수중에 쥐어져 있다. 우리들은 우리 손에 쥔 정세의 주도권을 절대로 놓치지 말고 미국의 완전한 굴복(대북적대시 정책의 폐기와 한미동맹포기)을 받아낼 때까지 확고히 밀어 붙여야 하며, 당면해서는 6자회담에서 미국의 정책적 양보를 강제해 내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전망을 확고히 열어놓아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들의 무기는 ‘우리민족끼리정신’에 기초한 민족공조와 대중적 반전 평화투쟁이다. 양무기를 확고히 틀어쥐고 빛나는 승리를 열어나가자.(200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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