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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과 더불어 오늘날 세계자본주의는 초국적 독점자본의 전지구적 지배체제로 변모하고 있으며, 노동을 자본간 무한경쟁논리에 확고히 종속시키려는 자본의 공세가 전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김영삼정권은 '국가경쟁력의 강화'와 '세계화'의 기치를 높이 치켜세우면서 노동정책을 자본축적의 논리에 종속시켜 나가고 있으며, 자본 또한 '신경영전략'을 통해 현장지배력과 노동자통제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87년 이후 노동자들의 전투적 대중투쟁에 힘입어 성장해 온 민주노조진영은 '산별노조-민주노총'의 건설을 당면 과제로 내세우면서 권력과 자본의 공세에 맞서 노동운동의 민주적, 계급적 발전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현시기에 권력과 자본 대 노동 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이 투쟁의 향방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이다.
이러한 정세는 노동운동의 성장에 복무하려는 진보적 연구운동진영 전체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는 동시에 새로운 대응방식의 개발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노동자대중의 투쟁과 굳건히 결합하는 가운데 현 시기에 이르러 더 한층 가중되고 있는 자본의 지구적, 국가적 수준의 공세를 돌파해 나갈 노동운동의 새로운 발전 전망을 마련하고 그 전망을 현 시기의 투쟁과 결합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을 생산해야 할 책무가 주어지고 있다. 나아가 연구역량의 전국적 결집과 연대의 확보, 그리고 연구역량의 안정적인 확대재생산 및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통일적인 지원체제의 구축과 같은 조직적 과제가 주어지고 있다.

우리는 진보적 노동문제 연구자들이 당면하고 있는 이러한 과제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작은 노력의 일환으로서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를 결성하고자 한다. 우리 연구소는 '전문성, 현장성, 계급성'의 확보를 기본목표로 삼고, 노동운동의 민주적, 계급적 발전을 위한 이론, 정책의 생산과 노동자대중이 승인할 수 있고 스스로 주장할 수 있는 이론적, 정책적 무기의 개발을 중심사업으로 행하면서, 환경, 여성, 문화 등 새롭게 제기되는 이 사회 전체 문제 들에 대해 노동자의 입장에 선 이론, 정책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권력과 자본에 대항하는 총노동진영의 이론적, 이데올로기적 투쟁 및 노동자대중이 직접 발언하고 실천하는 진정한 '노동의 정치'와 '대중정치'의 활성화에 적극 기여할 것이다. 나아가 진보적 입장에서 노동문제를 연구하는 다른 연구소들과의 협력과 연대를 게을리하지 않음으로써, 궁극적으로 모든 노동정책 연구단위들이 하나의 전국적인 연구조직으로 결집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다.

우리의 연구소 건설사업은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일 뿐이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를 항상 되새기면서 이 한 걸음에 자족함이 없이 더욱 전진하기 위해 우리의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1 9 9 5 년 7 월 15 일

한 국 노 동 이 론 정 책 연 구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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