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기] 민주노동당 큰 충격…거센 후폭풍 예상 - 울산북구 재선거 패배, <매일노동뉴스>2005.10.27.
민주노동당 큰 충격…거센 후폭풍 예상
울산북구 재선거 패배
조상기 기자
<매일노동뉴스>2005.10.27.
한나라당은 웃었고 열린우리당은 말문을 닫았다. ‘안방’을 내준 민주노동당은 허탈감에 휩싸였다. 한나라당이 압승한 10·26 재보선 결과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또 한차례 회오리가 예상된다. 이번은 비록 4곳에서 치러진 소규모 재보선이었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서로 대리인을 내세워 정면승부를 펼쳤다는 점에서 파괴력은 역대 재보선보다 컸다.
박근혜 체제가 한층 강화된 한나라당은 ‘표정관리’ 속에 내년 지방선거와 이어지는 대선, 총선 등 ‘선거의 계절’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책임론 부상과 인적 쇄신론 등 ‘새판 짜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던 열린우리당은 27일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책임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아가는 분위기이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당 지도부 책임론과 민주노총과 관계 재설정, 의정활동 방식과 정치활동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거센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지도부 교체론이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됐던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이 27일 자신의 책임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빠르게 잦아드는 양상이다. 노 대통령은 “이번 재선거 결과를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인다”며 “우리당은 동요하지 말고 정기국회에 전념해 달라”고 주문했다.
따라서 당 지도부 거취 문제를 포함한 재보선 결과 관련 결정을 내릴 28일 중앙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는 별다른 파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당-정-청 지도부와 만찬을 가질 예정이어서 ‘인적쇄신’ 요구는 급속히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청와대쪽에서 ‘연정론’에 버금가는 새로운 ‘메가톤급 의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재보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당과 청와대가 정국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과시하는 기제가 될 전망이다.
이들 정당들에 비해 가장 큰 충격에 휩싸인 곳은 민주노동당이다. 27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는 당 지도부 총 사퇴론까지 제기되는 등 어두운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무엇보다 당을 당답게 이끌지 못한 지도부의 책임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당원들의 어떠한 비판과 질책도 달게 받고 어떠한 책임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패인 분석 과정을 거쳐 당 지도부 총사퇴 방안까지 포함한 중대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어차피 내년 1월 선거가 예정돼 있는 마당에 굳이 지금 사퇴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조만간 최고위원-의원단-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소집해 패인 분석과 함께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 자본주의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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