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노동운동의 민주적,계급적 발전과 노동해방 주간동향과 초점 > 동향자료

11461
2005-07-23 17:12:48
박성인
[정일부] 금속노조 2005년 산별중앙교섭 평가와 과제, [한국노동혁신연구소 웹진]
금속노조 2005년 산별중앙교섭 평가와 과제

정일부 전국금속노동조합 정책실장
한국노동혁신연구소 웹진, 2005.07.22.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단체(준)의 2005년 산별 중앙교섭이 7월 19일 18차 교섭을 통해 최종 의견접근에 도달하였다.
이렇게 2005년 중앙교섭에서 의견이 접근된 것은 4월 12일 제 1차 교섭을 시작한 이래 100여 일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 3개월 동안 진행된 금속 노사의 중앙교섭 과정은 우리나라 산별교섭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용자단체 구성은 한국노사관계를 안정시키는 것

우선, 산별교섭을 안정화하기 위해 금속노조와 관계사용자들은 2002년 기본협약 합의를 통해 전국노사실무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였고, 이어 2004년 중앙교섭에서는 사용자단체를 구성하여 2005년 중앙교섭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렇지만 사용자들은 2005년 중앙교섭의 전제인 사용자단체 구성에 대해, 처음부터 합의사항을 어기겠다고 나왔다.
사용자단체 구성은 노동조합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사용자 스스로를 위한 것이며, 나아가 산별교섭의 주체를 세움으로써 한국노사관계 전체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도 사측은 이런 노사합의 사항조차 지키지 않겠다고 나왔고, 이로 인해 2004년에도 그랬듯이 2005년 중앙교섭 역시 10차 교섭까지 두 달이 넘도록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고야 말았다.
결국 금속노조는 사측이 합의를 지키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만은 없다고 판단하고 지부별로 압력을 가하여, 합의사항을 지키겠다는 사측동의서를 6월 3일 전제 지부에서 받아냈다. 그리고 지부별 사측동의서를 바탕으로 6월 14일 제 10차 중앙교섭에서 합의이행 확인서를 사측이 제출하여, 사용자단체 구성에 관한 합의이행 문제는 일단락을 짓고 본교섭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산별교섭의 파행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졌다. 2002년 기본협약을 체결하면서 금속 노사는 산별교섭 발전을 위해 △ 사용자단체 구성과 산별교섭 추진방안, △ 산별고용안정위원회·산별임금직급체계개편위원회의 구성운영 방안을 전국노사실무위원회를 통해 다루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본 교섭에 들어가기 전에 교섭의제를 미리 제출하는 등 교섭진행 방안을 사전에 정비하기 위해 전국노사실무위원회를 운영해왔음에도, 사측은 월 1회 개최하는 전국노사실무위원회에 성실히 참석하기는커녕 정족수 미달로 회의를 무산시키기 일쑤였다. 그리고는 중앙교섭이 10차나 지난 후에 사측 요구안이라면서 제출하고, 노조가 이를 받지 않아서 교섭할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리는 등 2004년에 했던 잘못을 여전히 되풀이하고 있다.
결국 금속노조는 더 이상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6월 1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였다. 6월 24일 중노위의 조정이 종료되자 그제서야 사용자들은 교섭에 임하기 시작하였다. 6월 28일 제 12차 교섭부터 사실상 교섭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산별교섭의 집중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전에 전국노사실무위원회를 추진해도 사측은 성실히 응하지 않고, 교섭의 주체를 세우기 위해서 사용자단체를 구성하기로 노사간에 합의했음에도 사측은 합의사항조차 지키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들...
그래서 기업별 격차를 넘어서 사회발전을 위한 보다 생산적인 교섭으로 나아가자는 산별교섭의 취지는 고사하고, 막바지 시간에 쫓겨서 흥정하듯이 교섭하게 되는 지리멸렬한 노사관계의 반복...
이것이 우리나라 산별교섭의 가슴 아픈 현주소라는 사실을, 2005년에도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이다.

금속노조 2005년 중앙교섭의 성과와 과제

그러나 갈 길이 멀다 해서 아니 갈 수는 없는 법. 금속노조는 산별교섭에 대한 사측의 준비부족을 감안하여 전략적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사측의 계속되는 교섭해태를 극복하고 산별교섭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하여 2005년 요구안을 중심으로 산별 중앙교섭을 힘으로 밀고 나갔다. 그 결과 2005년 중앙교섭을 통해 금속노조는 사측과 함께 몇 가지 중요한 합의를 만들어냈다.

첫째는 2004년에 합의한 사용자단체 구성을 실제로 가시화하기로 하였다는 점이다. 잠정합의 때까지 사용자단체의 정관과 임원 구성 등 실질적인 추진을 완료하기로 하고 조인식 때까지 법인등록을 마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 산별체제가 더 이상 노조만의 일이 아닌, 노사 모두의 현실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둘째 산별 차원의 고용안정시스템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치기로 하였다. 일상적인 구조조정으로, 기업 차원에서는 더 이상 고용안정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는 고용안정을 위해 뚜렷한 대책을 내세우기는커녕 FTA추진 등 제조업공동화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노사가 힘을 모아 제조업공동화를 막을 방안 및 노동자의 숙련향상 등 재취업 교육훈련에 대한 방안을 만들어가기로 합의한 것이다. IMF 경제위기 이후 평생직장의 기대가 깨어진 이래, 고용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출발을 시작한 것이다. 고용문제를 더 이상 기업별로 내버려두지 않고 산별 차원에서 고용안정을 책임져가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이와 함께 소위 ‘묻지마 해외진출’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은 노사간 합의하도록 함으로써 부족하나마 보완장치를 마련하였다.
셋째 비정규 노동자와 이주 노동자의 조합 활동을 보장하도록 한 것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비정규‧이주 노동자들의 열악하고 차별적인 노동조건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비정규‧이주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거나 가입하면 계약해지 등의 방법으로 사실상 노조활동을 탄압해온 것이 현실이다. 이에 금속노조는 비정규‧이주 노동자들에게 노조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계약을 해지할 경우 고용을 보장하게 함으로써 비정규‧이주 노동자들이 조합 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터져 나오고 있는 비정규‧이주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 요구와 투쟁에 하나의 활로를 열어줄 것이다.
아울러 불법파견으로 확인된 노동자의 경우 정규직으로 채용할 것을 합의하였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사내하청지회들과 기아자동차사내하청지회, GM대우창원사내하청지회와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 등 이미 정규직화 요구로 투쟁하고 있는 수많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으로 다가가고 있다.
넷째 2004년도는 비정규‧이주 노동자에게 적용하기 위한 산별최저임금을 처음으로 도입한 해였고, 금속노조의 2004년 산별최저임금(700,600원) 도입으로 2005년 법정최저임금(700,600원)까지도 선도하게 되었다는 평가였다. 2005년 최저임금을 월 통상임금 765,060원(통상시급 3,280원 중 높은 금액을 적용)으로 합의함으로써 2005년 산별최저임금 역시 법정최저임금을 선도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2005년 법정최저임금은 2005년 9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16개월간 적용하는 것이므로 1년을 기준으로 할 때 7.7% 인상률에 그치는 데 반해, 금속산별최저임금은 2005년 9월부터 2006년 8월까지 12개월 기준으로 9.2%를 적용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다섯째 사내급식을 할 때는 우리 쌀을 사용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로써 현장에서 생산을 책임지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담보하는 동시에 노동자와 농민의 연대를 위한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와 같이 금속노조의 산별 중앙교섭은 이제 3년차 중앙교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산별교섭의 정착을 더욱 앞당기고 있다. 또한 그 내용에서도 기업별 노사관계에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을 하나하나 만들어감으로써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고 있다.
앞으로 사용자단체 구성과 함께, 교섭시기만이 아니라 일상시기에도 전국노사실무위원회를 통한 정책개발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특히 기본협약·중앙합의 등 노사간에 합의한 바에 따라 △ 산별고용안정시스템 구축 △ 산별임금‧직급체계 개편방안 △ 산업공동화 대책 △ 발전적인 산별교섭 추진방안 등을 노사가 함께 마련해 가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보다 민주적이고 발전적인 노사관계로 발돋움해나가게 될 것이다.



   07.21.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연대회의, 공동 총력투쟁 선포

박성인
2005/07/23

   07.19. 금속노조, ‘4대 요구’ 잠정합의

박성인
2005/07/23

Copyright 1999-2026 Zeroboard / skin by WS

(구)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00-272) 서울시 중구 필동2가 128-11 상전빌딩 301호   Tel.(02)2277-7957(팩스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