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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민주적,계급적 발전과 노동해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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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8 14:5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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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인 |
[노동자정치신문] '노동의 위기'를 자본가에게!, 창간7호, 2005.07.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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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위기'를 자본가에게!
[노동자정치신문] 창간7호, 2005.07.25.
정말 고임금 노동귀족의 문제인가?
정권과 자본측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 내내 대공장 노동자들이 연봉 6천, 7천만 원의 고임금 노동자들이라고 호들갑을 떨며 언론플레이를 해왔다. ‘노동운동 위기론’자들 역시 전태일 열사 정신 운운하면서 대거 양산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진정으로 보호해주고 싶으면 임금을 양보하라고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전순옥, 박승옥, 경총의 임금지침 등.)
그 꾸준한 공격의 결과는 민주노총의 ‘사회연대적 노동운동’의 기치 아래 대공장, 정규직 노조들의 임금양보 요구안으로 나타나고 있다.(양대 노총이 2000년대 들어서 처음으로 한자리수 임금인상 요구지침을 내렸다. 그리고 무교섭, 무쟁의 교섭타결이 증가한 것뿐만 아니라, 임금동결, 하향조정한 사업장이 34%에 달한다. 특히 현재까지 4%수준의 인상으로 임금이 타결되고 있다. 이는 2000년 7.6% 이래로 계속 감소하는 수치다.)
자본과 정권은 민주노조운동의 성과 중 하나인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인상투쟁과 그 전국적인 영향력에 대해서 일격을 가하고 있다.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이 바로 이윤의 손실로 오는 것을 솔직히 말할 수는 없으니까, 고임금이 비정규직을 망하게 한다는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다.
물론 정규직-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는 약 2배가량 된다. 하지만 노동자와 자본가의 소득 차이는 얼마인가? 실제 100대 기업 임원진의 소득과 도시노동자 하위층 20%(결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여기에 해당한다)의 임금은 무려 60배나 차이가 난다. 자본의 공격에는 항상 이러한 진실이 숨겨져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전순옥 혹은 경총 등에서 주장하는 ‘정규직이 양보하면 비정규직 보호’가 가능한 것 같은 논리에 전혀 현혹될 필요도, 기죽을 필요도 없다.
특히 ‘노조운동의 민주성 위기=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로 보고 있는 박승옥이나 최장집 같은 위기론자들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도 없다. 그들이 목적하는 바는 15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하나도 변함없이 투쟁하는 노동운동이 부담스러운 것이고 그래서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사회운동적 노동운동, 생태주의 노동운동)과 사회적 합의주의를 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위기’
빚더미에 앉아 견디다 못한 서민들의 자살, 근골격계 요양하던 노동자들의 자살, 노동현장에서 죽음의 행렬. 대기업 노동조합의 채용비리, 민주노총 사회적 교섭을 둘러싼 대의원대회 대응투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살아남기 위한 투쟁과 공권력의 폭력들.
노동자와 자본 간에 어느 한쪽도 결코 양보가 불가능할 정도의 대립적인 정국이다.
이틈에 정권과 자본은 “노동운동이 대기업 고임금 노동자들의 이기주의에 휘둘리고 있다. 이래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보호될 수 없다. 대기업 노조가 양보하면 그중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사용할 용의가 있다”며 노동계의 양보를 종용했다.
이에 질세라, “그래, 노동운동은 위기다. 지금까지의 전투적 투쟁일변도가 아니라 이제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노동운동으로 변해야 한다”(박승옥 등)고 떠드는 위기론자들도 생겼다.
이에 민주노총은 위기를 부정한다.
“지금 우린 위기가 아니다. 단지 자본의 세계화로 인한 현장의 침체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도 산별노조로 전환해서 비정규직을 포괄하여 조직률을 높이고, 투쟁보다는 사회적 교섭을 활용해서 사회연대적 노동운동을 해볼 거다.”
하지만 민주노총과 주요 산별연맹들은 지금 전개되는 절절한 투쟁조차도 지도부의 권력으로 중단시키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오로지 협상이다. 그러고는 “힘을 낭비하지 말자. 더 큰 투쟁을 위하여”라고 외친다.
그때 노동계가 아닌 누군가가 또 민주노총과 같은 목소리를 낸다.
“비정규직이 많아졌고 조직률도 취약한 노동계는 대표성조차도 갖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업별 노조 속에서 대공장 노조들의 이기주의로 인해 많은 도덕적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산별노조, 지역, 업종별 조직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누가 이렇게 민주노총과 같은 의견을 내고 있는가? 바로 노무현 정권이다. 이미 노무현 정권은 산별노조(교섭)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왔다.
특히 04년 보건의료노조와 금속노조의 산별교섭을 겪으면서 정권은 산별노조가 현재의 공동투쟁, 현장투쟁보다는 비용도 적게 들고(자본의 손실도 훨씬 적고), 중앙집중화 되고(현장투쟁도 제어할 수 있고), 산별대표성만 인정해주면 총자본 입장에서 이점도 많다는 계산이 이미 끝난 것이다.
다만 지금 총자본이 원하는 산별노조로 가기 위해서는 산별노조 중앙이 현장에 대한 장악력, 중앙통제력을 제대로 갖춘 시스템과 관료들의 발굴, 그리고 개량주의적 산별교섭의 의제들을 생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자본이 앞장서서 노동운동의 위기 운운하면서 산별노조 건설을 ‘측면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노자관계의 이슈가 임금억제와 노동시간단축 법 개악 적용 및 노사정 합의(사회적 교섭)다. 정권과 자본은 왜 작년 하반기부터 1년 가까이 비정규직 확대를 위한 법 개악에 이토록 집중하는 것인가?
총자본 입장에서는 비정규직 법안을 대폭 개악해야만 현재 수준보다 비정규직을 확대시켜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데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노동계의 동의가 있어야만 투쟁을 잠재우고 이윤 확대에 방해받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려는 것이다.(물론 2년 전에 검토가 끝난 신노사관계구상(노사관계로드맵)을 하반기에 동시 추진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비정규직 확대를 위한 개악과 노사관계로드맵, 둘 다 이미 현장에서는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는 자본의 불법행위들을 합법행위로 만들어주기 위한 법제도 손질과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추진을 촉진하는 것이 바로 ‘노동운동 위기론’이다. 노동운동 위기론은 대공장 노조 이기주의-고임금론에 이어 대공장 정규직의 부패 비리사건으로 불붙으면서 상반기 투쟁과 민주노총의 노자관계 전망을 분명히 규정하는 역할까지 자임하고 있다.
과연 자본의 위기인가, 노동의 위기인가. 아니면 노동운동의 위기인가? 구체적으로 ‘위기’의 내용을 밝힘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거나 혹은 위기론을 폐기하고 노동자계급의 과제, 전망을 도출해야 한다.
위기란 어떤 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세 변화나 중요한 국면, 시기를 의미한다.
최근 한국의 노동운동에 대한 위기 논쟁은 곧 모든 문제의 해결책을 산별노조로 일괄 정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으며, 이는 비단 노동운동 내부의 조직재편의 문제를 넘어서 상생의 노자관계를 통해서 노자협조주의= 사회적 합의주의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 속에서 공통점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위기론’자의 위기
‘노동운동 위기’론자들이 제기하는 위기의 근거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낮은 조직률에 따른 대표성 상실 △비정규직 대량 양산의 대책 부재와 대공장의 고임금 이기주의에 따른 연대성 상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유연화에 대응 부재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 문제 등의 대책 부재로 인한 자주성 상실 △대기업 채용비리 등 기업별 노조의 폐해 △내부 분파(계파) 분열과 대의원대회 폭력사태 등으로 나타나는 민주성 상실.
노동계 내부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위기’를 부정하기도 한다. 위기는 아니지만 침체라면서 자본의 세계화에 따른 노동의 대응 부재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실질 민주주의 확보에 대한 대중의 기대에 노동조합이 부응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즉 신자유주의, 세계화 등의 자본의 힘과 공세에 대한 노동운동의 대응이 부적절했기 때문에 새로운 길의 모색이 필요한 시기일 뿐이다.”(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위기론자들과 부정하는 일부세력은 위기라는 말 자체를 인정하느냐 아니냐만 다를 뿐 진단내용과 해결방법 모색에서는 완전히 일치한다. 위기론자들의 생태주의, 사회발전적 노동운동론이나 이수호의 사회연대적 노동운동론과 산별노조를 제시한 것이다.
위기론자들이 말하는 위기의 징표인 노조 조직률 문제를 보자.
조직률이 낮은 것만으로 위기라 말할 수는 없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80년대말, 90년대에도 10% 내외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노동자계급의 조직은 무조건 권익보호 차원으로 가입시켜 조직 규모를 늘린다고 강화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 조직이 조합원들의 단기적 실익이나 조합활동의 안정성 확보에만 치우칠 게 아니라, 각종 휴폐업과 구조조정, 해고와 현장통제, 양보교섭에 맞선 투쟁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비정규직을 포괄하여 생존권 투쟁을 전국적으로 조직하는데 나선다면 곳곳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직될 것이다. 낮은 조직률은 이렇게 투쟁으로 극복되어야 한다.(실제 03년 162만(11.4%)에서 04년 182만명(12.4%)으로 조직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조직노동자들을 포함하여 휴폐업과 구조조정 등으로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비정규직의 길로 많은 노동자들이 몰리고 실제로 퇴출당하기도 했지만 또 한편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존권 투쟁에 나서면서 노동조합으로 조직화되기도 한 과정을 반영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포괄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지금처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치열한 투쟁마저 물밑협상과 후진적 요구안으로 통제하는 조직은 반노동자적-어용지도력을 재생산할 뿐이다.)
위기론자들은 대표성, 연대성, 자주성의 상실을 얘기하지만 실은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에서 벗어난 개량주의 지도부의 위기를 의미한다. 곧 사회적 합의주의의 생존의 위기다.
게다가 ‘위기의 지도부’는 사회적 합의, 교섭이라는 허울 좋은 방식으로 개량주의를 추진하다가 자본과 정권으로부터 양보를 얻지 못하고, 현장에서 반발이 커지자 사회적 합의 반대세력에 대한 개별 고소와 징계문제를 외부화시키면서 내부 통합과 통제에 혈안이 되어 있다. 애초에 이들 개량주의자들의 구상은 사회적 교섭을 명분으로 투쟁파를 고립, 거세시키는 것으로 내년까지 산별노조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었기에 작년 말부터 이어지는 사회적 합의 반대투쟁이 총자본과 개량주의 지도부의 위기 수습의 핵심 방해물이었던 것이다.
물론 자본의 공세에 대응하지 못한 것의 문제지적은 옳다. 하지만 자본의 세계화, 신자유주의는 이미 자본주의 체제에 내재한 이윤 확대의 구조적 위기가 심화되는 것, 경제위기, 항상적 불황에 대한 자본의 위기감 증대를 의미한다. 즉 자본주의 사회체제의 전반적 위기의 심화가 진정 ‘위기’의 본질이다! 자본은 이윤(율) 하락의 위기를 비정규직 확대와 노동자들의 양보, 임금삭감으로 해결책을 모색한 것이고 이를 산별노조와 노사관계로드맵으로 실행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 부분을 전면적으로 폭로하지 못한 채 자본의 세계화에 대한 노동의 대응 부분만을 문제 삼는다면 이 또한 ‘위기’의 원인에 대한 과학적인 진단 없이 (현상으로서의)결과에 대한 평가만 하는 꼬락서니가 될 뿐이다.
다시 말해서 지배계급의 위기를 걱정하는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의 위기의식이 기업, 개별자본을 넘어선 산업자본과 국가 유지, 경쟁력 강화론으로 나타난다.
한편 현 민주노총 지도부 등의 개량주의 세력은 결국 위기(혹은 침체)의 해결책으로서 현장 주체들과 지도부의 스스로의 힘에 대한 자신감과 현장토론을 통한 조직력 강화를 제시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스스로의 힘이란 산별노조 전환으로 비정규직을 포괄한 대표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합의주의를 관철하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이것으로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의 투쟁으로 돌파할 공격적인 내용을 생산하지 못한다.
진짜 ‘위기’는 어디에 있는가?
지난 10여 년간 진행된 노동유연화와 구조조정으로 인해 비정규직화, 임금 유연화, 그리고 노동시간단축법 개악으로 (자본의 이윤율도 확보되고) 오히려 장시간 노동도 확대되었다.(그리하여 노동자들은 살인적으로 몸을 혹사시키면서 잔업, 특근에 내몰리게 되었다.)
지난 몇 년간 대공장 노동조합조차 단협이 개악되었고 노동강도가 강화되었다. 특히 장시간, 노동강도 강화는 곧바로 자본에 의한 노동자들의 살인으로 이어져 근골격계 노동자들이 늘어났고, 발각되면 해고될까 두려워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요양 후 (강제)현장복귀의 두려움으로 자살하는 정규직 노동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부당노동행위는 급격히 증가하여 2002년에는 1989년과 유사한 수준의 1787건으로 최대치였던 점, 그리고 부당해고 신청 건수도 증가한 점 등은 오히려 노동자 투쟁이 급증하게 되는 조건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이러한 지금의 사회적 위기는 자본이 확대재생산을 위해 설비투자를 필요이상 늘리고 생산을 늘리면서 발생하는 자본의 전반적 위기(곧 불황= 경제위기= 공황)를 곧바로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는 시기임을 나타나는 징표들이다.
그렇기에 한국의 자본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자산비율을 꾸준히 감소시키면서 이윤 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도 ‘고용 없는 성장’의 현안으로 임금동결을 통한 고용유지와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급급해 있고, 유럽의 경우 노동시장을 더 유연화하고 주35시간제 마저 폐기시키면서 노동시간을 연장하고 실업수당을 축소시키는 반노동자적 흐름을 보인다. 일본의 경우도 이미 성과를 내면 분배를 고려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임금인상을 포기시키면서 임금격차를 축소시키는 하향평준화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본의 위기가 전반적이지만, 그 해결책은 총자본의 공격대로 노동에 위기를 전가하는 방식들뿐이다.
이러한 한국사회의 위기상황을 노동해방실천연대는 노동운동의 위기로 설명한다. 자본의 독점적 수탈과 공세에 대응하지 못한 민주노총의 개량주의 지도부와 민주노동당의 의회주의로 진단한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 노동자계급 자신이 위기의 덫에 빠진 것의 원인을 노동계급의 분열(분할)과 기업별 노조에서 찾으면서, 전투적 노동운동마저도 계급의식이 없는 것으로 일면 규정해버려 결국 양비론에 나서고 있다.
또한 “간부 활동가들이 조합원들의 고용불안 심리에 편승하여 임금인상·실리주의에 매달려 선거·권력에 치중하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하는 임영일(영남노동운동연구소)의 주장도 있다.
이는 ‘임금인상투쟁 = 실리주의, 경제주의’로 등치 시켜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킴으로써 노동자의 생존권 투쟁을 가로막고 이 투쟁을 전계급적 정치투쟁으로 전면화시키는 노동자계급의 과제를 망각하게 된다. 95년 민주노총 건설 이후 임투 보다는 사회개혁투쟁에 우위를 부여함으로써 임투, 경제투쟁을 계급투쟁으로 상승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비판적 평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현장활동가들의 투쟁력 부족이라는 현상에 대해서도 노동해방이라는 근본적인 전망을 설정하지 않으면 그냥 모두 맞는 문제지적들이라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물론 현장활동가들이 현장노동자들의 개인주의, 실리주의에 편승해서 조합주의적, 기회주의적 활동을 하면서 인기관리를 하는 데 급급해 하는 문제는 충분히 지적할만하다. 하지만 그러한 현상들에 대한 근본 원인 분석은 필수다. 현장 노동자들은 고용과 임금, 건강 등의 문제에서 점점 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는 가능하면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인데, 조직이 보호해주지 못한다면 나 자신은 내가 지키겠다는 수준으로 노동자의 현장조직력이 약화되어 있다는 것의 반증인 셈이다.
그래서 현장활동가들도 스스로의 활동에 대해서 고립감을 느끼고, 노동운동의 전망에 대해서 고민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현장이 조직에 대해서 희망을 갖지 못하거나 개인적 행동을 나타낼 때 그것의 원인을 자본에게 돌리고 내부적인 책임과 지도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장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면 현장활동가들에게서 나타나는 고립감 역시 극복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정치에 대한 전망 확보에 있는데 민주노동당이나 기타 정치조직들이 보여주는 패배주의나 반노동자성, 개량주의화로 인해 그 전망이 분명치 않다는 데 원인이 있다.
한편 정치조직들이 제대로 된 현장대중투쟁은 부족하고 화려한 언사들만으로 정파간 차별성을 부각시키기에 급급했다면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잘못된 정치활동만 보고 노동자 정치세력화 자체를 외면한다면 곧 경제주의적, 개량주의적 활동을 강화하게 된다. 이는 결국 위태로운 자본주의를 노동자의 희생만 공존시킬 뿐이다. 오히려 지금은 조합주의를 넘어선 치열한 정치토론과 실천을 통해 노동자계급 정치의 토대를 만들어야 할 시기다.
‘위기’를 자본가에게!
결국 위기론자들의 위기의 핵심은 예나 지금이나 여러 가지 현상들을 모아서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본의 위기를 숨기고 민주노조운동에 덮어씌우는 데 있다. 변혁적 노동운동의 고리를 끊고 노사협조적 산별노조 재편으로 자본축적의 위기를 돌파하는 것이 목적이다.
민주노총이 이러한 현 시기 자본의 위기를 노동의 희망으로, 투쟁으로 돌파하지 않고 교섭에 매몰되어 대표성을 인정받기 위한 산별노조와 사회적 합의주의를 계속 추진한다면 투쟁을 통한 노동자계급의 전진과 개선투쟁을 넘어선 자본주의 철폐투쟁은 열걸음 후퇴할 것이다.
따라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노동운동 위기론의 본질에는 자본의 위기와 함께 노동자운동을 체제 내로 포섭하기 위한 투쟁성, 계급성 거세 작업이 숨어 있음을 폭로해야 한다.
특히 노동운동 위기론에 몰려 이에 부합하여 투쟁을 회피하는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을 폭로하고 투쟁지도력을 현장단위를 기반으로 전국적 전면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현장의 구조조정과 노동강도, 현장통제에 맞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현장 공동투쟁을 벌여내야 한다. 왜곡된 현장의 위기의식과 생존본능에 대해서 자본주의의 근본적 모순을 극복할 노동자해방의 원칙을 설명하고 전투적 현장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소위 ‘위기’ 현상들은 ‘위기’를 양산하는 자본주의 사회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나갈 때만이 해결될 수 있다. 지금 전개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과 모든 구조조정 분쇄 투쟁으로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 투쟁 지도력 강화에 매진하고 노동자 해방투쟁으로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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