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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민주적,계급적 발전과 노동해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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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7 20:05: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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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인 |
[임영일] 비정규노조 연대회의의 출범에 즈음하여, <진보정치연구소>2005.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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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노조 연대회의의 출범에 즈음하여
임영일(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진보정치연구소>2005.10.18.
양극화의 심화라는 신자유주의의 덫에 깊숙이 포섭된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어느덧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떠올라 있다. 노동운동 진영은 이미 이를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제기하고 있는 중이다. 과거와 달리 비정규노동자들 스스로도 조직화와 투쟁에 적극 나서고 있고, 그 연장선상에서 전국 비정규노조연대회의가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 나갈 주체의 조직적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문제가 노동현장의 도처에서 노동진영의 심각한 내부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시점에서 비정규노조연대의 출범에 대해 큰 기대를 걸게 된다.
비정규직 문제는 시각을 좁혀 보면 개별 기업의 사용자가 인건비 절감 내지 유연고용 체제 도입을 위해 혹은 합법적으로 혹은 불법적으로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채용을 늘림으로써 발생하는 문제이다. 기존 노동조합이 이에 반대하여 비정규직의 채용을 제한하고 정규직 채용을 늘릴 것을 요구하며, 기왕의 비정규직, 그 중에서도 불법파견과 같은 경우에 대해서는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우리 노조들은 단체교섭 과정에서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해왔다. 일부에서는 정규직화의 성과를 내기도 했고, 완전 정규직화는 아니더라도 부분적, 단계적 정규직화를 이끌어낸 노조들도 여럿 있었으며, 정규직화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정도의 처우개선의 성과를 이룬 노조들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지 못함은 무엇보다도 기존 노조들의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의 규모가 계속 늘고 있다는 사실이 말해 준다. 이는 비정규직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 개별 사업장이 아니라 전체 노동시장의 상황 변화에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노동시장은 여타 상품시장과 달리 수요와 공급의 시장적 요인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 노동시장에서 결정되는 고용과 임금 문제는 노동자 대중에게는 곧 생계의 문제,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의 시장화를 견제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부의 노동시장 정책과 노동조합의 노동시장 개입 능력이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는 바, 그것은 윤리적, 도덕적 요소이다. 같은 일을 하는, 같은 능력을 가진 노동자를 고용 조건과 처우 수준에서 부당하게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사회적 여론의 압박이 곧 그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노동운동은 이 세 가지 모두에서 심각한 능력의 한계를 보여 왔던 것이 사실이다. IMF 경제 위기 이전부터 이미 정부는 유연노동시장 정책 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시장의 시장화를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기업별노조 체제에 갇힌 기존 노조들은 사업장 내에서의 제한된 노력을 넘어서서 노동시장 개입 능력을 원천적으로 제약받고 있었다. 성장 우선주의의 경제 이데올로기가 강화되는 속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친노동적 사회여론의 형성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를 둘러싸고 최근 여러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노동 내부의 대립과 갈등은 이러한 상황의 반영이다. 노동운동이 정부의 정책 기조를 바꿀 정치적 능력을 가지지 못하고, 노동조합 스스로 노동시장에 개입할 능력이 극단적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적극적인 우호적 사회여론을 이끌어내지도 못하고 있는 속에서 사업장 단위로 이 문제에 대처하려 하는 한, 정규직 중심의 단위노조들은 심각한 딜레마에 처할 수밖에 없다. 조합원 대중들은 노조가 자신들의 고용과 처우 개선을 우선적으로 방어해주기를 요구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곧바로 이를 위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비정규직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노조 지도부가 조합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심지어 불신임을 받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도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 문제가 오히려 노동자들의 상호 불신과 대립을 낳기에 이르고 있는 것은 참으로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비정규노조연대회의의 출범이 이 문제를 올바로 풀어 나갈 수 있는 큰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무엇보다도 사업장 단위에서 비정규직의 즉각적인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투쟁하는 가운데 기존 정규직 노조를 과도하게 압박하거나 비난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업장 수준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실질적으로 상호 이해와 연대를 높여 나갈 수 있는 현실적인 사업들을 추진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양자 모두를 포괄하는 산별노조의 형성의 조직화 전략을 모색할 수 있었으면 한다. 지역 단위의 노조이든, 전국적 산별노조의 지역지부이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사업장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적으로 연대하고 결합하는 노조 조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사업장 단위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성과를 이루어 낸 노조라도 그 이후 여전히 비정규직 문제를 떠안고 있는(기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후에도 사용자는 여전히 비정규직 채용을 계속한다) 기업별노조로 남아 있을 뿐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기업별노조의 한계를 직시하고 이를 넘어서서 노동시장에 대한 적극적 개입 능력을 지닌 노조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만들어 나가고, 노동자들이 굳건히 연대하여 지역과 전국 수준에서의 노동자 정치의 능력을 키워 나간다면, 성장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부동하는 사회여론을 견인하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도 하고, 힘들수록 정도를 찾으라고도 한다. 비정규노조연대회의의 출범을 계기로 우리 노동운동의 각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신자유주의 시대의 최대 과제의 하나인 비정규직 문제라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고차방정식의 해법을 제대로 찾아나가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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