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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민주적,계급적 발전과 노동해방 |
주간동향과 초점 > 동향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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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7 21:2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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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인 |
[이태영] 이수호 집행부 사퇴와 민주노조 운동의 미래, <사노넷>2005.1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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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수호 집행부 사퇴와 민주노조 운동의 미래
이태영
<사노넷>2005.10.21.
결국 이수호 집행부가 사퇴를 발표했다. 기자회견장의 피켓을 문제 삼아 예정된 기자회견은 취소되었다. 대신 대변인 이수봉이 배포한 달랑 한 장짜리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수호 위원장은 “조직의 분열과 투쟁 전선의 혼란”에 대한 “심각한 고민” 끝에 “진정한 혁신과 단결, 투쟁을 위해 본인의 사퇴가 도움이 된다면 그 길을 택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도부 사퇴의 빌미가 된 수석부위원장 강승규의 금품비리는 단순히 개인의 “독직사건”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계속되고 있는 민주노조운동의 조합주의적, 관료주의적 타락의 연상선상에 있다. 별로 놀라울 것도 없고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모두 알다시피 지난 몇 년간 현중, 기아, 현자 등 대공장 집행부와 노조관료들의 비리들이 심심치 않게 드러나 왔다. 이런 비리들은 대개 자본과 야합하는 자들, 노골적으로 자본과 놀아나는 자들이 자본의 묵인아래 저질러온 것들이었다. 자본은 이러한 자들을 이용해 노동운동을 부패시키고 타락시켜오다가 어느 순간 그들의 비리를 문제 삼아 타격하고, 보다 말 잘 듣는 자들, 보다 공공연한 어용세력들 - 예를 들어 현중의 탁학수와 같은 자들 - 로 대체시키는 전략을 취해왔다.
이수호 집행부 역시 사회적 합의주의, 노사정 참여를 표방하며 자본가들의 비위를 맞추려했지만, 결국 자본에게 약점을 잡히고 협박당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노동계급 해방이라는 대의를 잃어버리고 자신의 입신출세와 이해를 추구할 때 타락과 부패는 필연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태는 국민파, 중앙파 등 노사협조주의자들이 보여 온 계급적 전망의 상실, 자본과의 야합의 필연적 결과물인 것이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고 이수호 지도부에게 분노를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는 지도부가 바뀐다고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똥 묻은 개를 겨 묻은 개로 바꾼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지난 1998년 정리해고 합의 때문에 배석범 지도부가 사퇴하고, 단병호 비대위가 세워지고, 다시 이갑용 집행부가 들어섰을 때 달라진 것이 있었던가? 이갑용 집행부도 노사정위에 참여와 불참을 반복하다 좌초하지 않았던가? 현장조직 운동이 주도한 98-99년의 구조조정 분쇄투쟁은 또 어떠했던가? 불과 3년 전 단병호 집행부의 발전파업 합의 파동은 기억나지 않는가?
이수호 집행부의 총사퇴를 성과라고 부르기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아래로부터 탄핵운동, 사퇴 운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투쟁하는 노동자들로부터, 현장으로부터의 압박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 대중투쟁은 여느 해보다 침체되어 있다. 어떤 활동가를 만나보아도 전국전선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의기소침해 있다. 이러한 형국에서 현재로서 비대위가 어떠한 형태로 구성되던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지도력이 발휘되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이수호 집행부는 지난 35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하반기 비정규직권리보장입법 쟁취를 핵심이슈로 하여 ‘9월말 대공장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파업 → 10월 특수고용노동자 투쟁 → 노동자 대회 → 11월 중순 아펙 반대투쟁 → 11월 말 총파업 → 2006년 세상을 바꾸는 총파업 → 지자체 선거 대응’이라는 구상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구상은 시작부터 대공장 정규직노조의 사보타지로 이미 삐꺽대기 시작했다. 게다가 강승규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으로 볼 때 노무현 정권의 대 노동 정책이 초강경 흐름을 탈 것이 분명했다.
이수호 집행부의 사퇴 뒤에는 하반기 투쟁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내외부적 사퇴 압박과 여론의 악화에 대한 부담을 “조직의 분열”로 떠넘기고 후일을 기약하려는 정치적 속셈이 깔려있다. 이와 함께 선진노동자 운동의 붕괴 속에 내부적으로 타락하며 노골적인 조합주의로 퇴락하고 있는 ‘노동자의 힘’, ‘전진’과 같은 소위 ‘범좌파’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 결집을 노리고 있다.
이들은 향후 민주노총 선거를 대비해 또다시 판짜기와 세력편성, 이합집산과 야합을 거듭하며 권토중래를 노릴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갖가지 판짜기나 세력편성으로 현재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는 극복될 수 없다. 그러기엔 그 뿌리가 너무도 깊기 때문이다. 지도부를 바꾼다고, 심지어 관료들을 다 처단하고 몰아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건강한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희롱할 뿐이다.
90년대 초반 운위된 노동운동의 위기와 맑스주의의 위기는 노동계급운동이 혁명적 운동으로 전진하지 못한 현실이 낳은 쌍생아였다. 지금의 현상은 그 후 내내 내적으로 썩어 문드러져온 민주노조운동이 대중투쟁의 썰물과 함께 그 악취를 사방으로 풍기고 있는 것일 뿐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자주성, 계급성, 민주성이라는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의 완전한 복원은 노동운동이 혁명적 운동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
강정구 사태를 통해 다시 형성되고 있는 수구/개혁 전선과 무관하게 노동자들과 현장에 대한 탄압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작고, 파편적이고, 금방 꺼져버리기 십상이지만 새로운 노동자투쟁의 불씨들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아직 미숙하고 미의식적이지만, 이 투쟁 속에서, 현장으로부터 보다 계급의식적인 운동이, 사회주의적 선진노동자 운동이 창출되는 것이 오늘날 민주노조운동의 혁신의 유일한 희망이다. 민주노조운동의 미래는 상층흐름에 대한 얄팍한 정치적 판짜기와 이합집산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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