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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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9 20:56:53
박성인
[김광수] 원하청 공동투쟁을 실행할 새로운 지도부를 세우자!, <해방> 4호, 2005.09.
원하청 공동투쟁을 실행할 새로운 지도부를 세우자!

김광수
<해방> 4호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류기혁 동지의 죽음으로 다시 한번 불파투쟁이 노동자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임이 확인되었다. 이미 올해 초 최남선 동지의 분신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불파투쟁은 절대절명의 단결의 요구이고, 민주노조운동의 최후의 양심에 해당되는 것임이 밝혀진 바 있다. 이제 불법파견철폐투쟁은 노동운동 일부분의 요구와 투쟁이 아니라 시대의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심화되고 있는 불법파견문제

현행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파견법)에 따르면 허가를 받은 파견업체가 노동자를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에게 노동자를 파견하여 사용사업주의 지휘감독 하에 노동을 제공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파견이 허용되는 업무는 26개로 법에 정해져 있는데, 비서, 타자원, 전화외판원, 운전원, 수금원, 건물청소원 등이다.
반면 불법파견은 파견법이 허용하고 있는 노동자 파견 이외의 파견을 말하는데,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사실상 노동자를 파견하는 위장도급의 형태가 최근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원래 도급은 ‘당사자 일방(용역회사, 하청업체)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발주업체, 원청업체)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하는 것을 약정하는 계약(민법 제664조)’을 의미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장에서는 본사와 형식적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용역·하청업체가 독립적인 사업 능력 없이 노동자를 고용해 도급비를 받아 임금을 지급하는 등의 역할만 하고, 그 노동자의 근로조건 결정 및 업무지휘 감독 등 실질적인 사용사업주로서의 역할을 발주·원청업체가 하면서 사실상 불법파견이 이루어진다.

불법파견분쇄투쟁의 힘겨운 조건

현대자동차 정규직·비정규직 노조는 5월부터 공동으로 회사 쪽에 “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사내 하청업체 130여개 비정규직 9000여명의 정규직화 문제에 대해 논의하자”고 요청을 한바 있다. 하지만 사측은 “법대로 하겠다”며 현재까지 단 한차례도 응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불법 파견 혐의로 고발된 현대자동차는 경찰과 검찰이 불법 파견 혐의를 인정하면 행정소송 절차를 밟겠다는 식으로 오히려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지만, 노동부는 ‘노사 자율 해결’ 을 내세우며 감독기관으로서 자신의 직무를 포기하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 산업 사업주들은 불법파견 판정에 진성도급으로 전환하겠다는 기만책을 쓰고 있다. 그뿐 아니라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해고, 징계, 노조와해공작 등 모든 악랄한 수단을 다 쓰고 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 불파투쟁의 가장 핵심이라는 할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역량은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조직률에 있어 조직대상의 과반수이상을 조직한 노조가 하나도 없다시피 하다.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경우, 채 10%에 못 미치고 있다. 하청노동조합간의 연대수준도 전비연 산하에 분과모임은 있으나 조직적 강제와 지도가 따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가열찬 투쟁을 통해 하청 노조의 간부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경험부족 등으로 간부역량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지 못하다.
불파투쟁과 관련해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정규직 노동자들의 공감과 연대라 볼 수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 정규직 노동조합 간부들이 보여주고 있는 헌신적인 연대는 높이 살 수 있는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소위 정규직 노동자들의 정서를 운운하며 소극적이거나 방관하는 경우가 아직도 일반적이다. 연맹이나 총연맹차원에서 연대의 수준은 집회차원에서 결합하고, 지역연대집회를 꾸리는 수준에서 제한되어 있다.

다시 확인하는 불법파견철폐투쟁의 의의

정규직노조의 교섭력은 날로 저하되고 있다. 교섭력 약화는 두 가지 방향에서 오고 있다. 하나는 정규직이 생산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파업을 해도 생산 타격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 이는 결국 교섭력(조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도덕적인 측면과 사기에서 오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차별과 각종처우가 정규직에 비해 극히 열악한 노동자들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규직 노조의 도덕적 정당성을 이미 상당히 잠식했다. 노동운동이 제 계급들에게 광범위한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근거는 자신의 계급적 이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모두를 구제할 수 있는 보편성에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통이 존재하는 한 노동운동의 보편성은 한계에 봉착할 뿐만 아니라 일부 계층을 위한 소수의 운동으로 전락하고 만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는 노동운동의 보편성을 확보하고 양자 모두의 교섭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그리고 2007년부터 기업별 복수노조체계가 시작되면 정규직, 비정규직이 문제가 아니라 정규직 내부에서도 분열과 혼란이 예상되는데,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한 공장의 전 노동자를 하나로 묶는 대표성을 확보하는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정규직 노동조합의 복수노조 상태를 극복하는 새로운 실천을 확보하는 것은 그런 면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와 대책인 것이다.

어떻게 싸울 것인가?

불법파견문제와 관련해서 주체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에서 단지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률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한 공장, 한 산업, 전국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를 지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현대자동차 각 공장 하청노동조합들을 비롯해 전국 하청직 노동조합은 대단히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 어쩌면 사측의 노조와해기도에 의해 상당수의 노조가 파괴될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불파투쟁 전선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가운데 현장의 역관계는 수세에 점점 몰리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유지하고, 투쟁의 수위를 최대한 일정한 유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사측이 기도하는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와해를 막아내는 중요한 세력은 누가 뭐래도 정규직 노동조합이다. 정규직 노동조합이 불파투쟁과 관련해 올바른 실천방침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력을 강화, 재편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지도력은 그 내용이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운동의 발전정도에 따라 변화해 왔다. 극심한 탄압에 굴하지 않는 뚝심과 동지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 지도력의 핵심이 된 적도 있다. 단위노조에 시야가 머물지 않고, 지역과 전국으로 연대성이 강조된 적도 있었고, 최근에는 정치적 노동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여부가 주목받은 적도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 불파투쟁에 임하고 있는 민주노조운동의 핵심적인 내용은 불파투쟁에 대한 진정성이다. 그러한 진정성을 갖추지 못한 지도부는 운동의 퇴보를 가져온다. 따라서 불파투쟁전선에서 첫 번째 과제는 투쟁의 진정성을 갖춘 지도부를 세우는 것이다. 특히 퇴보한 지도력에 영합하는 일부 정치조직들의 행태는 무자비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 지역연대나 전국적인 연대틀을 만드는 것보다 사활적인 것은 한 공장 울타리에서 같이 일하는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인 것이다. 이를 가로막는 지도부는 즉시 교체되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지도부는 원하청 공동투쟁을 실행할 의지를 갖춘 동지들이면 충분하다.
불파투쟁은 본질적으로 범법행위에 대한 처벌과 교정에 대한 요구이다. 노동부가 지방자치기관도 아닌 이상, 전국에서 주요한 불파사업장 1곳에서라도 기준이 마련되면 이것을 근거로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한 공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집중하는 것이 요구된다. 간단히 말해 지금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에서 승부를 봐야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전국단위에서 노동부를 압박하고 정치 공세를 취하는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에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공동투쟁을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력이 요구된다. 현장활동가들의 진지하고 열성적인 연대가 전체 노동조합 차원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새로운 지도부를 세우려는 가차없는 투쟁이 지금 당장 요구되고 있다. 이것이 숱하게 제기되는 운동성 회복의 문제, 새로운 질의 지도력 형성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전동환] 산별노조, 이렇게 생각한다 ⑦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 <매일노동뉴스>2005.10.05.

박성인
200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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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인
200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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