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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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1 15:39:25
박성인
[민중의 소리] 기획특집 ; 한미FTA - 제2의 IMF가 온다, 2006.03.09.
<민중의 소리> 기획특집 ; 제2의 IMF가 온다

2006.03.09.

한미FTA, 노동자에겐 양극화 심화의 '늪'
의무이행 강제금지 규정 통해 '노동3권' 사실상 무력화 가능

정웅재 기자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인한 파급력은 우리의 상상력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FTA는 상품무역의 자유화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의 전 영역을 포괄하기 때문이다.
  
  국민경제의 모든 것 포괄하는 FTA 파급력, 상상을 넘어설 것
  
  2004년 7월 미국이 호주와 체결한 FTA의 경우를 보면 그 포괄범위를 가늠할 수 있다. 상품에 대한 시장접근, 농산물, 제약, 초 국경적 서비스, 금융서비스, 전자상거래, 투자,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경쟁정책, 분쟁해결 절차 규정, 노동, 환경 등 그 범위는 국민경제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때문에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FTA는 우리가 흔히 경제라고 했을 때 상상되는 모든 분야를 포괄한다. 일제 식민지시기를 빼고 단군이래 최대 규모의 경제협정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라며 "그 정치, 경제, 사회적 영향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한미FTA가 체결되면 수출과 투자, GDP(국내총생산)이 늘고, 고용창출 효과가 있으며, 결과적으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연 한미FTA는 사회양극화로 고통받고 있는 이 땅 노동자들의 삶에 '희망의 전주곡'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행하게도 노동자 민중의 삶을 더 고단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미FTA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실상 경제영역의 모든 부분을 포괄하고 있다. 특히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 한미투자협정(BIT)와 한미FTA의 연관성이다.
  
  정부는 97년 외환위기 이래 한미투자협정을 체결하려 노력해 왔으나 영화계 등의 반발로 추진하지 못했다. 한미투자협정은 투자와 금융서비스 등에 대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미투자협정이 왜 문제이고 FTA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미국은 2004년 양자투자협정(BIT)의 표준안인 '2004년 BIT 모델'을 만들어 BIT는 물론 FTA 체결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04년 미국이 호주와 체결한 FTA에도 BIT의 내용이 들어가 있다. 사실상 FTA가 BIT를 포함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한미FTA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미국 자본의 노동3권 침해와 환경 파괴도 제어할 수 없게 될 것"
  
  문제는 BIT가 노동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4년 양자투자협정(BIT)' 조항 8은 "각 조약국 정부는 상대국 투자자가 투자사업체를 창설, 취득, 확장, 경영, 관리, 운용할 때 어떤 의무나 약속도 강제로 이행하게 할 수 없다."라는 이른바 '의무이행 강제의 금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항은 노동과 사회복지 분야에 미칠 여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국내기업을 인수한 외국인 투자자는 고용승계 의무, 내국인의 일정비율 고용 의무, 노동기본권의 보장, 환경기준의 준수 의무 등으로부터 사실상 자유롭게 된다. 또 경로우대 제도 등 사회복지 차원에서 국가가 규정한 의무사항들을 지켜야 할 필요가 없게 된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지금 이대로 BIT를 포함한 한미FTA를 진행할 경우, 우리 정부가 미국 자본의 노동3권 침해와 환경 파괴도 제어할 수 없게 된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노동3권에 대한 침해 가능성 외에도 한미FTA는 공공서비스산업에 대한 민영화로 인해 공공서비스의 질적 저하와 보험료 인상, 사교육비 인상 등 사회양극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98년 미국과 BIT 협상 과정에서 한전, 포철, 담배인삼공사, 가스공사 등 4개 기업과 핵발전, 송전분야 등 2개 사업분야를 제외하고, 20여 개 정부투자기관과 배전 및 변전사업, 천연가스도매업을 정부 보호의 울타리에서 제외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공공서비스 산업에 대한 민영화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정부는 또 한미FTA를 통해 구조조정 효과도 노리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모임인 열린우리당 '의정연구회'는 2004년 국정감사자료집을 통해 아래와 같이 밝힌 바 있다.
  
  "무역장벽제거로...효율적 기업은 생존하여 생산규모를 확대하고 경쟁력이 취약한 기업은 도태되고, 회원국간 비교우위에 따라 산업과 기업의 재편이 발생하며, 정치적 효과도 중요하여, 소국이 대국과 FTA를 체결함으로써 정치적 안전보장 효과를 누리기도 하고, 국내의 취약한 개혁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FTA라는 외부충격 혹은 압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해영 교수는 이에 대해 "결국 외환위기 당시 IMF를 지렛대로 구조조정을 관철하였고, 이번에는 FTA를 지렛대로 구조조정하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라며 "이러한 외압을 통한 구조조정이야말로 한국사회 양극화의 주된 원인이었다."라고 일갈했다.
  
  경제적 효과는 일부 재벌에게, 노동자ㆍ농민은 더욱 심화되는 양극화의 늪으로
  
  2004년 무역협회가 내 놓은 '한미FTA의 교역확대효과' 자료를 보면, 수출증가로 인한 '득'은 섬유, 수송기계, 전자 등 일부 산업에 집중되고 '실'은 농업에 집중되고 있다.
  
  결국 한미FTA 체결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일부 재벌이 가져가고, 이 땅의 대다수 노동자 농민은 더욱 심화되는 사회양극화의 늪에서 허덕일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이런 연유로 민주노총은 한미FTA 협상 저지를 위해 각종 집회와 토론회 등을 여는 것은 물론 본협상이 시작되는 6월에는 미국 원정투쟁단 조직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김명호 민주노총 기획실장은 "한미FTA는 업종별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자리의 문제 뿐만 아니라, 총체적으로 한국 노동권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국내 들어온 외국학교, 사실상 '귀족학교' 된다
한미FTA에 따른 교육개방 문제점 무엇인가

맹철영 기자      

교육부는 한미FTA를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2006년 계획도 그러한 맥락인데, 교육부가 밝힌 2006년 주요 업무계획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 등에 외국대학이 유치되고 외국 대학(원)과의 교육, 연구 교류 활성화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중 중요한 것은 국내에 설립된 외국 교육기관에서 국내학생이 공부할 수 있게 되는 점이다. 이미 정부는 WTO DDA 교육개방 양허안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제출한 바 있다.
  
  한국에 있는 외국 교육기관에서 국내 학생이 교육을 받는 것은 결국 교육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수업료 차이가 난다. 현재 한국에 있는 외국인학교의 등록금은 수천만원에 달한다. 만약 외국 교육기관이 국내에 들어온다면 그 등록금도 비슷할 전망. 그렇다면 그곳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내국인은 소수 특권층일 것이 분명하다.
  
  외국인 교육기관에서 국내학생이 교육 받을 수 있는 근거는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통과된 외국교육기관특별법에서 이미 허용되었다. 당시 법안은 외국교육기관에 내국인 입학을 허용했을 뿐 아니라 국내 학력도 인증하도록 허용했다.
  
  이중 '국내학력 인정'은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한다. 만약 국내 학력이 인증되지 않는다면 외국계 고등학교를 나온 국내 부유층이 국내 명문대 진출 통로가 막히지만, 학력을 인정하면 명문대 진학이 오히려 더 수월하게 된다. 명문대 진학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국내 분위기에 따라 외국계 고등학교가 고급 입시학원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시민사회단체들은 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한미FTA저지 교수학술단체 공동대책위원회,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WTO 교육개방 저지와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범국민교육연대 등 교육단체들은 “교육개방은 국민의 정체성과 민주사회 시민을 기본교육을 가르치는 초중등학교를 미국에게 맡기는 것으로 교육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한미 FTA 협상 충단을 촉구했다.
  
  교육단체들은 “외국대학이나 외국학위 선호 분위기 속에서 미국 교육기관이 진출한다면 국내대학과 과열 경쟁이 유발될 것”이라며 교육 시장화, 상품화, 교육의 종속, 등록금 인상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단체들은 “엄청난 교육비용이 예상되는 외국교육기관은 사회 양극화를 더욱 부추겨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업은 FTA로 이익? 천만의 말씀
무역협회조차 '고부가가치 공산품 수입으로 심각한 피해' 예상

박경철 기자      

한미FTA는 흔히 '제조업에는 이익, 농업에는 손해'로 알려져 있다. 한미FTA를 추진하는 정부당국의 논리에서 근간을 이루는 이같은 인식은 과연 사실일까?
  
  최근 FTA관련 연구들이 본격화되면서 무역협회와 같이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입장의 단체들에서조차 '우려'할만한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미FTA 체결로 인한 제조업 수출 증대 효과 등은 알려진 바와 다르게 '고부가가치 공산품에 대한 수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제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회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경제전반에 걸친 타격이 곧바로 노동유연화, 즉 구조조정과 비정규 노동자의 양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대 수혜 분야라는 제조업 분야, 실제로 피해 심각할 것
  
  정재화 한국무역협회 FTA연구팀장은 2004년을 기준으로 100만 달러 이상 수입 민감 품목 1천781개 중 13.5%인 242개의 공산품이 한미FTA에 따른 관세철폐로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 민감 품목은 화학공업제품이 76개로 가장 많았고, 기계류 72개, 전자전기제품 39개, 철강금속 18개, 섬유 11개 등으로 이는 사실 한국의 주요 제조업 전반에 해당한다.
  
  정 팀장의 분석은 그간 정부가 한미FTA의 추진 근거로 활용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분석을 뒤집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KIEP는 애초 한미FTA 체결로 한국의 실질GDP가 0.42%~1.99% 증가하고 후생수준은 0.61~1.73% 증가하며 교역, 생산, 고용의 증가라는 경제적 이득이 올 것이라고 분석했고 이 같은 분석을 정부와 보수언론이 한미FTA 찬성 근거로 활용한 바 있다.
  
  그러나 KIEP에서 발표한 <한미FTA의 필요성과 경제적 효과> 역시 내용을 자세히 확인하면 대미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늘어나게 되는데 그 증가폭에서 대미 수입 증가폭이 훨씬 커서 결국엔 대미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포함하고 있다. 언론과 정부가 일부만 지나치게 부각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 제조업에서 대미교역량이 711억 달러나 증가하지만 대미 무역수지는 97억달러나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는데 이는 한미FTA가 대미 무역수지에서 ‘재미’를 볼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한미FTA 제조업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제2의 IMF 부른다
  
  KIEP는 지난 3일 “한미FTA 체결로 서비스분야의 총생산과 고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분석은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다. 이준규 미주팀장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서비스시장의 구조조정은 자연적이며 불가피하다면서 한미FTA가 서비스시장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한미FTA 체결이 서비스 분야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IMF 직후의 상황을 떠올리면 서비스 분야의 구조조정과 제조업 분야의 대미수지 악화가 국내적으로 어떤 효과를 낳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산업구조는 IMF를 거치며 대기업의 수출이익 증대가 노동자의 소득증대와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가 파괴되었다. 즉 국가적으로는 IMF를 극복했다지만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회복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한미FTA 체결이 설사 제조업분야에서의 '성장'을 낳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고용없는 경제성장"이라는 IMF사태와 전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협상, 미국의회와 한국국회는 어떻게 다른가
한국은 비준거수기, 미국은 사실상 실권 휘둘러

김태환 기자      

외국과 맺은 조약이나 협정은 국민들의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멀리갈 것도 없이 쌀개방협상이나 이라크파병문제 등이 그렇다. 그러나 이같은 협상은 '협상전략을 노출해서는 안된다'는 명분아래 국민에게 전혀 공개되지 않고 정부의 일부 관료들만이 전담하여 추진한다.
  
  심지어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도 마찬가지. 국회 역시 정부가 가서명한 조약원문을 보내오기 전까지는 속수무책이다. 여기에 정부가 보내온 조약원문을 고치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렵다. 정부가 '대외신인도'를 운운하면서 사실상 무조건 통과를 강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다르다. 당장 FTA 협상 대상국인 미국은 2002년 무역법을 제정해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협상 참여 및 협상 전 과정에 대한 의회의 통제를 가능하도록 했다. 또 행정부의 의회 보고 및 협의를 의무화 했다.
  미 행정부가 걸핏하면 '국회 동의를 받기 어렵다'며 협상상대방을 압박하는 것도 이같은 절차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정부가 대외신인도를 문제삼으며 국회를 압박하는 반면, 미국은 의회를 방패삼아 협상상대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권영길 의원, 통상절차법 발의
  
  한국국회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2일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을 대표로 한 여야의원 40명이 국무총리산하에 ‘통상위원회’를 구성하고 통상정책 및 협정체결과 관련해 국회의 조정, 감독 권한 및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통상협정의 체결절차에 관한 법’을 발의했다.
  
  ‘통상절차법’은 2003년 8월 ‘FTA 추진 로드맵’의 확정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된 FTA와 시장개방확산이 가져온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선 대책 수립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만들자는 취지다.
  
  ‘통상절차법’은 중장기적인 통상정책수립 및 책임 있는 집행을 위한 국무총리 산하 ‘통상위원회’를 신설하며 국회의 대정부 조정 감독 기능을 강화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통상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통상절차법'은 권영길 의원이 양대 노총과 전농, 민교협,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전국민중연대 등을 중심으로 조직된 '국제통상협정체결조약 제정을 위한 시민단체 연석회의'와 함께 두 차례의 공청회를 포함해 1년간 심도 깊게 준비한 것이다.


미국, "보험도 내놔라" "농협도 내놔라"
한미FTA 금융시장 유린...일말의 공공성도 없앨 것

김경환 기자    

한국의 금융시장은 얼마나 더 개방되어야 하는 것일까? 한미 FTA 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의 금융시장 개방 압력은 구석까지 노리고 있다.
  
  한국의 금융시장은 98년 외환위기 이후 IMF에 의해 대부분 개방됐다. 사실상 IMF 시기 개방이 집중된 부문이 바로 금융시장이기 때문.
  
  금융시장 개방은 90년대부터 점진적으로 이뤄져 IMF 시기에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당시부터 한국에는 일종의 절대선으로 여겨지는 단어가 등장했으니 바로 ‘외자유치’다. 외자유치란 외국인 투자를 뜻하는데 이를 위해 한국은 각종 외국인 투자의 규제가 사라지게 된다.
  
  한국의 은행 주식의 외국인 지분은 60%에서 70%에 이르고 있다. 국책은행들도 대부분 넘어가 우리은행을 제외하고서는 외국인 자본에 은행이 다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들 외국인 지분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이들 자본이 장기투자목적보다 단기수익성을 띠고 있다는 것. 즉 은행을 소유하는 것보다 주식차익을 통해 이득을 얻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은행경영권에 대한 침해는 물론 경영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데 대표적 사례가 바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외환은행이다.
  
  그러나 미국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이 아닌 금융시장, 한국의 금융시장의 구석까지 노리고 있다.
  
  이번 FTA에서 금융시장을 둘러싼 쟁점은 ‘명분’과 ‘방향’이 아니라 국지적, 권역별 이슈가 남아있다고 재경부 관계자들도 토로한다.
  
  미국, 한국 보험시장 노린다
  
  금융업종에서 상대적으로 개방정도가 낮은 분야는 보험이다. 해외보험과 예금의 경우 주식이나 채권과는 달리 국내 거주자가 해외상품을 소비할 수 없는 국경간 공급(크로스 보더, Cross-border)이 허용되고 있지 않다.
  
  한국인이 인터넷 등을 통해 외국의 보험상품을 직접 소비할 수 없다는 얘기다. 주식과 채권은 국내에 거주해도 인터넷을 통해 외국의 주식, 채권을 살 수 있다.
  
  외국의 보험상품의 경우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어 이들 보험상품에 대한 국경 규제가 해소될 경우 한국의 보험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는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주한미상공회의소와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2005년 한미경제현안보고서’를 발표하고 보험회사의 상품관련 규제에 대해 적절한 정보공개와 재무적 안정성을 관리하는 거시규제에 집중하도록 금융감독원의 역할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미FTA 반대론자의 대표적 이론가인 이해영 교수는 물론 삼성금융연구소도 외국계 은행들의 보험사 설립으로 단시일내에 보험시장이 잠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농.수협·우체국 특혜 없애라
  
  미국은 농협과 우체국 등 준정부 보험회사 및 금융기관에 대해 민간과 동등한 법규와 세제기준을 적용하라고 제안했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농.수협, 우체국 등은 정부의 영향력 하에 있어 대출금리 등이 낮은 편이다. 농민과 어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비교적 경쟁에 덜 민감할 수 있도록 특혜를 주는 공공성을 없애라는 것이다.
  
  금융.투자 시장은 개방일로를 걷고 있고 미국이 요구는 더 많은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그야말로 ‘외자유치’의 극대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한 투자는 한국 사람들이 이해하고 원하는 ‘투자’ 즉, 산업에 대한 투자가 아니다.
  
  한국의 주식시장의 절반가량이 외국인투자라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뉴스가 아니다. 2004년 시가총액기준 외국인 국내주식보유는 40.1%로서 명실상부 세계최고수준이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중 직접투자, 즉 산업부문에 대한 투자는 21%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증권형 투자, 즉 주식차익을 통한 이득을 위한 투자가 51%에 달한다. 직접투자라고 해도 생산을 담당하는 공장설립형 투자는 적다. 상당수가 적대적 M&A를 통한 투자로 기업을 샀다가 되팔기 위한 투자들이다.
  
  이들 투자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오리온전기는 물론 경영권을 위협했던 소버린 등 여러 사례들을 남겼다. IMF이후 외국인투자자가 한국 증권시장에서 거둬간 평가차익이 1,000억불이 훨씬 넘는다. 그나마도 기업 사고팔기를 통한 이득에 대해 세금도 제대로 부과하지 못했다.
  
  금융시장은 개방 대상이 아니라 사실상 거의 완전 개방에 가까운 시장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그나마 남아있는 공공적 성격의 시장을 내놓으라는 것.
  
  미국의 요구는 우리 국민들이 생활의 보루로 여기고 있는 보험과 애초부터 공공성을 목적으로 특혜를 전제로 한 농.수협과 우체국을 경쟁시장으로 내놓으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한미 FTA를 통해 미국은 한국의 금융을 ‘안전장치’가 전혀없는 완전 자유시장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정부의 혜택도, 강제도 없이 국민의 ‘돈’과 ‘보험’, 생계를 위한 장치를 사라지게 만들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소장은 “완전개방된 금융시장에 규제까지 철폐해 버린다면 한국은 뉴욕월가의 한국사무소에 불과할 것”이라며 우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IMF 외환위기가 김영삼 정부의 금융개방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은 경제계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그러나 이를 타개하는 방식이 ‘더 많은’ 개방이었고 이제 그 완성으로 가고 있다.


쿼터 없앤 나라치고 영화산업 무사한 나라 없다
미국 대자본, 배급망 장악하고 영화산업전반 무력화시킬 것

추주형 기자      

영화산업 성패의 관건은 제작이 아니라 배급에 있다. 쿼터제 역시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은 제작이 아닌 배급이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배급망이 없으면 극장에 걸리지도 못하는 게 현실인 상황에서 쿼터제 축소는 그렇지 않아도 한국영화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할리우드에 더욱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엄청난 자본력을 앞세운 할리우드의 배급망을 한국영화가 뚫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불가능하지 않다’다. 이미 한국영화가 50%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근거다. 경쟁력이 이미 확보돼 있으니 경쟁의 폭을 넓혀도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인들은 이미 87년 할리우드 영화 직배허용의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60%가 넘던 한국영화시장점유율은 93년 15%까지 내려갔다. 당시 쿼터제가 있긴 했지만, 실제 작동하지도 않았다.
  
  결국 연평균 50%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게 된 데에는 ‘스크린쿼터감시단’이라는 영화인들의 자체활동이 컸다. 하지만 그것 역시 쿼터제를 지키자는 ‘배급’ 관련 운동이었지, 제작활동과는 크게 관련이 없었다. 배급망을 확보하는 쿼터제가 영화산업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쿼터제를 지키는 것이 국익이다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영화 ‘살인의 추억’ 한 편은 자동차 ‘EF소나타’ 2,800대를 생산한 것과 맞먹는 부가가치를 유발한다. 또한 2004년 기준 한국영화산업의 직접매출 1조 2천억 원과 부가가치생산효과 5조 5천억 원으로 대변되기도 한다. 이를 절반으로 축소된 쿼터제에 대입할 경우 매년 6천억 원 가량의 직접매출 손실과 3조원 이상의 부가가치생산효과의 감소가 예상되니, ‘문화적 감수성’은 제쳐두고라도 경제적 피해부터 막심하다.
  
  정부가 제시하는 장밋빛 미래가 문화계에 펼쳐질 지 미지수다.
  
  영화인대책위는 영화산업의 특성상 매출감소→투자감소→제작편수감소→배급기회감소→매출감소로 악순환 돼 3~5년 사이에 영화산업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전한다.
  
  대표적인 예가 1993년 북미FTA를 체결한 멕시코다.
  멕시코는 스크린쿼터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정부보조금 지급 방안을 채택했지만 90년 80편에 이르던 제작편수가 98년 10편으로 급속히 감소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대만 역시 마찬가지다. 90년 이후 WTO 가입을 위해 외화쿼터를 폐지한 결과 90년 초반 자국시장점유율 35%에서 98년 5%로 떨어졌다. 90년대 초반 50편에 이르던 제작편수 역시 96 이후 20편 내외로 급락했다.
  
  할리우드는 이런 식으로 세계영화시장의 85%를 장악해 왔다. 한국에서도 40~5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성에 안 찰만 하다. 게다가 ‘한류 열풍’은 할리우드를 긴장시킬만한 재목이다. 그러니 영화인대책위에서는 미국이 법적수단을 동원해 한국영화를 말살시키려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미국의 문화수탈을 돕는 한국정부가 아이러니라는 것이다.


개성공단도 한미FTA에서는 '뜨거운 감자'
미, '원산지 우회수출 방지'로 개성공단 제품 한국화 배제

배혜정 기자      

  개성공단 제품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과정에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여부가 협상의 최대 난제이기 때문.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여부는 올해부터 기업들의 입주가 본격화 될 개성공단으로써는 수출판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때문에 우리측은 개성공단 제품이 관세특혜를 받아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생산된 제품보다 싼 가격에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를 바라는 반면, 미국은 이에 대해 '절대불가'라는 단호한 입장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2일 미 의회에 제출한 협상통보문에 따르면 개성공단에 대한 얘기는 거론되지도 않은채 섬유, 의류 등의 원산지 우회방지 규정을 마련한다고만 명시되어 있다.
  
  대다수 개성공단 제품이 섬유, 의류인 것을 감안할 때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을 경유해 관세특혜를 받으며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개성공단 제품이 'MADE IN KOREA'로 인정되지 못한다면 중국, 동남아 등에서 생산된 제품과 가격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다.
  
  <한겨레>보도에 따르면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이 원산지 규정에서 우회수출을 막겠다는 것은 개성공단의 저임금을 이용한 수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해 부터 개성공단 제품을 국제 상거래에서 유리한 한국산으로 인정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사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해 말 개성공단을 방문해 "향후 ASEAN 등과의 FTA에서 개성공단 제품도 특혜관세 혜택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신언상 통일부 차관도 지난달 23일 "개성공단 제품이 특혜 인정을 받으면 좋겠다는 심정은 다 마찬가지"라며 "협상이 시작됐고 최대한 FTA의 정신이 반영되도록 외교부, 재경부 등 유관 부처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미국은 '모르쇠'로 일관할 여지가 커 답답한 상황이 협상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쌀시장 안내주고 버틸수 있을까
농업 타격은 기정사실, 쌀 문제 포함여부가 최대쟁점

임은경 기자      

한미 FTA를 논할때 모두가 예외없이 입을모아 말하는 한가지가 있다.
  
  "농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서 겪은 변화보다 더 큰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여러가지 협상분야 중에서도 농업은 가장 치열한 쟁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세계 최대의 농업 대국인 미국이 무엇보다 앞서 외국에 팔아야하는 품목이 바로 농산물이고, 우리는 반대로 무엇보다도 약한 부분이 바로 농업이라서 이 시장을 최대한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농업이 받을 타격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걸까.
  
  피해 예상액, 정부는 '2조' 농민단체는 '9조'
  
  한미 FTA는 '안개속 협정'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이익과 피해 득실이 제대로 나와있는 보고서 하나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놓은 8쪽 짜리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 피해액은 과수·축산 등을 중심으로 2조원 대로 나와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농민단체인 한국농업경영인총연합회(한농연)가 낸 자료에 농업 피해액이 무려 8조 8천억원으로 나와있는 점. 피해액이 4배가 넘게 차이나는 이유는 전자는 쌀을 FTA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고, 후자는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박흥수 농림장관 등을 비롯한 정부 당국자들은 한미 FTA를 앞두고 수차례 "농업은 양보못하는 절대조건이다", "쌀 등 주요 농산물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반드시 제외시킬 것"이라고 공공연히 강조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 말을 그대로 신뢰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미국은 이미 한국의 쌀시장 개방을 이슈화할 것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보고서에 나온 농업 피해액 규모(거꾸로 말하면 미국에는 이익 규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쌀이 대상 품목에 들어가느냐 아니냐에 따라 교역의 규모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고, 미국이 이점을 놓칠 리 없다. 한미 FTA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은 다름아닌 농산물, 그중에서도 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롭 포트먼, "FTA에 농업포함, 한국정부도 인정했다."
  
  적어도 미국 입장에서는 쌀 개방을 관철시키거나, 최소한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면 다른 농산물 개방에서도 최대한 이득을 얻어낼 수 있다.
  
  롭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17일 미 의회 청문회에서 쌀개방 필요성을 역설하는 윌리 허거 캘리포니아 주 의원의 질의에 대해 “한미 FTA가 농업을 포함한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한국 정부측에 분명히 해두었으며, 한국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협상을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답해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01년 국제무역위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농업부문 중 쌀시장 개방으로 미국 농산물 수출이 최소 20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쌀에 대한 예외가 가능할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얼버무림은 통하지 않는다. 최대 수혜업종인 쌀을 미국이 양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쌀을 FTA 대상 품목에 넣었을 경우 8조8천억 정도의 생산 감소가 일어날 것이라는 한농연 측의 예상치는 우리 농업생산 규모 약 20조원의 44%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정부 말대로 한미 FTA 체결 결과 약 10만 개의 새 일자리가 창출된다 하더라도 350만 농가인구의 절반이 실직 내지 이직의 위기에 노출된다면, 한미 FTA가 우리에게 이익이 된다는 말을 떳떳이 하기가 부끄러워질 지경이다.
  
  최대의 쟁점은 농업, 그중에서도 '쌀'
  
  만약에 우리 정부가 대단히 협상을 잘해 쌀을 극적으로 FTA 대상품목에서 제외시키고 시장을 연다 하더라도, 농업분야에서 엄청난 타격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지면적(1억7,550만㏊, 2003년 기준)을 자랑하는 거대 농업국가. 1인당 경지면적도 약 30㏊로 한국의 0.5㏊에 비해 60배나 넓다. 단순계산으로도 경쟁이 거의 불가능한데, 그나마 국내 농업을 보호해온 ‘고관세’란 방어막마저 걷힌 다음의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하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쌀을 개방에서 제외해도 45%의 고관세가 적용되는 쇠고기는 개방의 파고를 비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돼지고기ㆍ닭고기도 쇠고기 수입증가로 간접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487%와 176%의 관세율이 각각 적용되는 식용대두와 탈지 및 전지분유 등을 생산하는 유지ㆍ낙농업계의 타격도 피할 수 없다.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미국은 곡류, 과실류, 쇠고기 등 축산물의 고관세를 대폭 축소하고 양허 이행기간을 단축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농산물 검역제도 완화와 수입통관절차 개선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농업은 한미 모두에게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협상 분야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 농업 분야에서 한판 격돌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 정부가 농업을 지키겠다는 최소한의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했을 경우에 말이다.
  
우리 식탁, 미국산으로 '완전 교체'

  미국은 농업 분야에서 한마디로 슈퍼 강대국이다. 농업인구는 300만에 불과하지만, 생산량에서 보면 대부분의 품목이 세계 10위권. 특히 옥수수와 대두는 세계 생산량의 42%(2004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농산물 자급률도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곡물류ㆍ두류ㆍ유지작물ㆍ육류 등의 자급률은 100%를 상회한다. 한국은 곡물 26.6%, 두류 34.4%, 유지작물 8.3% 등으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어느덧 우리가 들여오는 수입 농축산물의 3분의1가량은 미국산으로 채워지고 있다. 2004년 농축산물 수입물량 가운데 금액기준으로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7.5%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산을 능가하는 것으로 1위의 수입 실적이다.
  
  이런 가운데 대미 농산물 수출은 94년 8,500만달러에서 2004년 2억7,500만달러로 3억달러도 넘지 못하고 있다. 대미 농산물 수입액은 2004년 기준으로 수출보다 9배나 많은 25억달러이다.
  
  한국 농업을 더욱 옥죄는 것은 미국산 농축산물의 싼 가격이다. 실제 한미 주요 품목의 수출입 가격을 비교해보면 현 시스템에서는 우리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율의 관세를 매기는데도 미국산 제품의 가격이 심지어 한국산의 8.8%에 불과한 것도 있다. 쌀은 우리의 22.5%, 옥수수는 33.7%, 삼겹살은 26.7%, 참깨는 9.8% 수준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품목이 하나라도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한미 FTA 협상에서 설사 쌀 등 몇 개 품목을 개방에서 제외시키더라도, 미국산 농산물의 한국 점령은 불을 보듯 뻔하다.


병원도 이윤추구가 우선? 미국에선 '당연'
의료비 약값 폭등, 건강보험료 고갈...사회양극화 심화로 이어져

이동권 기자    

정부는 FTA협상을 재개하는 사전 조건으로 4개 분야의 정책을 양보했다. 그 중 하나는 보건의료 분야. 정부의 양보안은 의료제도의 전면적인 상업화를 골자로 하면서 '미국을 위해 주권국가의 의약품 정책 결정권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미 FTA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의약품 가격폭등 막을 수 없다
  
  한미 FTA 체결은 우선 '의약품 특허'를 대폭 강화시킬 전망이다. 즉 동일한 성분으로 만들어진 카피약(복제의약품) 개발이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약값에 특허료가 그대로 얹히기 때문에 약값 인하를 기대하기 힘들다. 의약 선진국에서야 큰 문제가 아니지만, 대부분의 약품개발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문제다.
  
  여기에 한미 FTA는 '새로운 약가 제도' 도입을 금하고 있다. 건강보험료의 불필요한 지출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약값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게 관련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 이러한 현실에서 미국이 원하는데로 약가 제도가 정해지면 의약품 값은 계속 올라가고 건강보험료 지출은 더욱 늘어나, 국민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건강보험 재정은 다국적 기업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채워주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변혜진 기획국장은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우선 "약가 정책은 의료비용 절감에 있어 핵심적인 사항인데, 정부가 새로운 보험약가 정책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미국과 합의한 것은 의료비와 약값의 폭등을 불러 건강보험료의 고갈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한미 FTA 체결은 건강보험료를 미국이나 다국적 제약업체에 퍼주자는 것과 같다" 우려했다.
  
  아울러 변 기획국장은 한국제약회사들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미국제약회사나 한국제약회사나 본질에 있어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그는 "한국제약회사들은 제약자본이 돼 있다"면서 "말로는 엄살을 부리고 있지만, 다국적 제약회사의 약값이 올라가면 카피약품(복제약품)값도 올라가기 때문에 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안전망 마비, 건강불평등 심화된다
  
  의료서비스 개방은 미국의 끊임없는 요구다. 단순하게 의료기술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의료체계를 전면적으로 개방하자는 것.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해 국가 의료제도를 상업적으로 재편하자는 것이 미국의 요구다.
  
  변혜진 기획국장은 "미국이 병원이 영리법인화를 할 수 있도록 풀어달라는 말은 병원에서 번 돈을 딴 데 투자할 수 있도록 하용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병원은 환자 치료가 아니라 이윤을 얻기 위한 기업이 돼 불필요한 진료가 많아지고, 건강보험료 청구가 많아져 현재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보험혜택은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변 기획국장은 "정부는 부족한 건강보험을 채우기 위해 민간보험으로 대체하자는 말을 한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병원의 공공적 규제는 사라지고,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은 폭등할 것이며, 환자의 부담도 늘어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공적보험이 없다. 노인과 일부 빈곤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민간보험인 것이 미국식 의료제도이다. 한미 FTA는 미국식 의료제도를 모델로 하고 있다. GDP 15%라는 막대한 의료비를 쓰면서도 전국민의 14%인 4,800만명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개인 파산의 절반가량이 의료비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미국식 의료제도 말이다.



   [참세상 좌담] 한미FTA 저지, 낙관! 배성인,심광현,김세균,이해영, 2006년03월23일

박성인
2006/03/23

   [라은영] 교수학술단체공대위, '한미FTA와 한국사회' 토론회, <참세상>2006.03.18.

박성인
200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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