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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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4 21:28:42
이은숙
새해경제 어떻게 될까?
새해 경제 어떻게 될까?  
- 최근 7년 내지는 3년의 경제논리와 이후에 대하여  
  

이은숙(한노정연)  

햇수로 8년 전, 경제위기 폭탄 세례를 받고 어리둥절 7년이 지났다. 지난 7년 동안 경제 관련한 관측들은 대개가 암울한 가운데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하는 정도로 뭉뚱그려졌었다.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까지 3년여 동안은 그야말로 IMF 관리체제를 통한 위기극복(?) 분위기 속에서 일사천리로 진행한 구조조정으로 바짝 쪼그라들었던 경제상황과 삶에 대한 불안과 압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빚어진 불만들과 정치적 무권리 상황을 가름시키면서 노동자 민중의 허리띠와 정치의식을 바짝 조르고 마비시켰다.


그 이후 2~3년 동안은 위기를 극복했다(?)지만 과연 위기가 극복되었는지는 지표상 호전과 낙관적 전망이 날아다니고 있는 지금도 낙관하기 이르다. 경제상황은 자본측 내부에서도 가령 기업간 양극화의 확대와 사회 구성원간 양극화가 동시에 진행됨으로써 사회 양극화의 진전과 함께 부익부빈익빈 과정에서 얻어진 통계수치상의 회복이었을 뿐, 이른바 신용불량자 양산과 신빈곤층 확대가 부상하면서 재위기도래설 등과 함께, 근래 3년여 동안 노동자민중은 피부로 거의 경기회복기미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예컨대 기업수익률을 보면 대기업 특히 거대기업들은 엄청난 순익을 낸 반면 중소영세기업은 도태되지 않으려면 종사할 노동자들을 무권리한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이나 이주노동자 혹은 가내노동자를 찾아 착취하는 길을 가거나 도산하는 길로 내몰리면서 거대기업으로의 자본집중 경향이 심해졌고, 덩달아서 노동자 내부의 양극화도 확대심화 되었다.


말하자면 경기회복의 지표로 들먹이는 성장률과 여러 가지 선·후행 지표들은 거대기업을 축으로 한 흑자기업들의 이윤량이 전체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플러스로 이끄는 일종의 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노동자 계급 내부의 양극화는 그래서 이 시기에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이 되는 셈이다. 착취의 결과물 수렴 순으로 보면, 거대기업 <- 거대기업노동자 <- 중소영세기업 <- 비정규직/가내/자영업자 <- 중소영세기업노동자 <- 이주/여성노동자 순으로 그릴 수 있다.


지표상으로도 소비와 투자(경제주체로 보면 가계와 기업)가 활력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내수보다는 수출 쪽에서 수치상의 성장과 회복을 뒷받침했다. 한편으로 보면 신용카드 사용제한 조치가 외상구매력을 졸라맴으로써 소비를 억제하게 된 측면도 있지만, 노동자민중운동의 반발 속에서 노동정책과 농업 및 농민정책이 예상외로 공전을 거듭하게 됨에 따라 정책 당국의 자본측 눈치보기도 역시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면서 경제정책상으로 '동북아 경제중심'이니 '금융허브'니 '경제특구'니 '대북정책'이니 거의 대부분 무기력성을 드러냈다.


워낙에 돈놓고 돈먹기 식의 경제가 자본주의 경제다보니, 최근 '황우석 파문'에서도 잠깐 엿보였지만, 일단 크게 사기쳐놓고 보면 자질구레한 또는 구체적인 어떤 분야에서는 소 뒷걸음질치다가 쥐 밟는 격으로 하나씩은 맞을 수도 있고, 한탕 크게 맞으면, 마치 로또복권 당첨되듯 허부지게 먹는 식이므로, 정책 당국으로서는 밑질 것도 없는 그런 형국인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와중에 속아 넘어가주는 수많은 대중, 바로 우리들 자신이 그토록 많다는 것, 그리고 그만큼 고통스런 사람들과 그 식구들과 다른 한편에서는 대박 맞는 몇 알갱이 안 되는 작자들도 간혹 있음으로 인하여 그 사기극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데 있다.


소득 2만달러 달성을 향한 그들의 노력은 가히 눈물겹다. 설혹 2만 달러가 달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김영삼 정권 때 '선진국'을 목전에 두었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게 노동자 민중, 우리들에게 무슨 의미란 말인가?


여하튼지 간에 근 3년여 동안에 국가 수준에서 정책을 담당했던 노무현 정권의 당국자들이 그나마 있을 법한 정책 주도성마저도 하나 건지지 못하고, 그들 스스로도 '노력했다'고 하는 수준에서 미봉하고 있으니 당하고 있는 노동자민중들만 고생하는 셈이다. 그러고서도 투표할 때는 또 지금의 권력잡은 세력에게 절대 다수의 표를 던져 주고 있으니, 비스무리하게 곁다리 붙고 있는 민주노동당까지도 복장터져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계제에 계속 다가오고 있는 선거들에서 목숨 건 표도 몇 개 건질 전망이 민주노동당에게 없으니 참으로 닭 쫓다가 지붕 용마루마저 날릴 판이 열리고 있으니, '판갈이'를 하자면서 열심히 비정규직 관련 법안까지 양보하면서 부르주아 자본측에 빌붙어서 후일을 도모하고자 한 민주노동당과 그 한 축인 노동운동가 출신 인물들에게 상실감이 아주 크겠다.


자본측의 자활적인 구조조정과 성장드라이브에 정부는 그나마 법적 잣대를 들이대주면서 정책을 연명해왔다고 보는 편이 차라리 무난한 평가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다. 그러다보니 경제정책의 결과로 남은 것은 노동시장 유연화, 즉 비정규직 확대와 구조화, 그리고 자본집중의 심화, 즉 사회 양극화의 확대와 구조화이다.


그러나 어쩌면 이것이 2006년부터 (자본의) 성장활력이 될 전망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향한 도정에 아주 큰 활력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만이 활력일 수밖에 없는 데에 그들의 고민도 있다. 자본가들 수명이 단축되는 것도, 제정신이 아닌 자본가들이 더 많이 생겨나는 것도, 다 거기에 연유하지 않는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정부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3년간) 어려운 대내외 여건과 경제 불안요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여 시스템 안정과 경기회복 토대 마련"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의 기틀을 마련하여 경제 시스템을 선진화하고 성장 잠재력을 확충" "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등 동반성장시책 추진과 함께 저출산·고령화 등 미래대비 노력 강화"(재경부, '3년간의 경제운용 성과', 2006년 경제운용방향, 2005.12.28). 이와 관련한 근거들은 다음과 같이 제시되었다.


'카드채 및 신불자 문제와 부동산 시장 불안 확산을 차단하고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과 '무리한 경기부양보다 구조조정을 지속하여 경제의 정상궤도로의 진입', '분야별 로드맵 마련 틀에서 중장기 정책과제의 일관성 있는 추진'과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과 함께 중소·벤처 및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 그리고 '기초생활보장 확대, 취약계층 자활지원 등 복지사각지대의 축소 및 서민·중산층 생활안정대책 추진' 등이 그것이다. 이로써 '선진화를 위한 기틀이 마련'되었다는 자평이다.


관료들도 나름대로 봉급 받아가면서 때로는 수시로 뇌물도 받아가면서 열심히 노력은 했겠지만, 실상 카드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의 불안요인 확산을 차단하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는지는 의문이다. 정책이라는 것이 대증적 처방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특히 신용카드 시장(민간소비 부문)이나 부동산 시장(건설경기, 소비와 투자의 또 다른 한 기준점)은 내수를 추동하는 기본 축이라서 정치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움직이는 경제 사정 상 국면에 따라 정책당국자들이 가장 흔하게 써먹는 정책수단이 돼 왔다.


그렇기도 하거니와 지난 8.31 부동산대책으로 종합된 부동산 관련 정책은 당국의 평가와는 달리 부동산 시장, 특히 부동산 시장의 잣대가 돼온 강남'잡기'가 성공했다고 보는 이들은 드물다. 게다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재건축문제와 신도시 개발 그리고 각종 (경제)특구 계획이나 (기업)도시계획 들에서 불안요인 확대와 시스템 교란 요인이 빈발할 전망이다.

더욱이 2006년부터의 각종 정치일정들(지자체, 대선, 총선)이 자본측 특히 거대자본측의 특수(特需)전략 들과 함께 맞물리면서 안정기반이라고 자평한 시스템들은 교란될 소지가 널려 있다.


아마도 난다 긴다하는 넘덜이 다 전망해놓은 결과들처럼, 내 생각에도 2006년 한국경제는 별 탈 없이 순조로울 듯하다. OECD가 한국경제 잠재성장률 수준(그 수준은 최고전망수준이라는 것인데)인 5.1%까지 내다보고 있듯이 아마도 충분히 성장률은 4.5%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각 기관들과 내 생각과는 겹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을 테지만. 나는 오히려 2007년의 경제상황이 우려스럽다.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국내적으로도 그렇고, 지금까지 자본주의 경제가 지향해 왔듯이, 정글의 약육강식과 깡패의 논리로 나가면서는, 살아남을 자본가는 몇 안 되고 거기에 기생할 수밖에 없는 자본가들과 또 거기에 생존 때문에 기생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민중들의 연쇄가 끊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을 끊어 낼 노동자계급의 반(反)자본 정치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음에도 자꾸만 그 반자본 정치가 헐떡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문제는 이런 와중에 아까운 목숨들이 자꾸 저세상을 향하고 있는 데 있다. 아까운 목숨 속에는 농민과 노동자뿐 아니라 인제는 자본가들도 포함되는 데 있다.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의 딸이 죽은 것이나 대우그룹 회장일 때 김우중의 아들이 죽은 것이나, 다 목숨으로 보면 한 개씩이다. 그러나 그들이 죽은 것은 그들만의 죽음일 수 있지만 농민이나 노동자나 빈민이나 그리고 이들의 자식들이 죽는 것은 두고두고 우리 모두 아까워할 일이다.


한마디로 경제 전망을 쓰라는 요청이 오면, 깐에 한 마디 거들어 한 소리는 하고 싶어 '알았다'고 하기도 하고, 그나마 없는 돈 들여서 학교 다니면서 주워들은 걸 딴 사람들하고 나누어 얘기하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받기는 하는데, 경제나 사회나 정치나 중구난방이듯이 내 스스로 또한 중구난방이기는 마찬가지다.


많은 자료들 속에서, 한 가지 소개하고 싶은 것은, 2006년에 세계 금융시장의 화두가 될 손꼽히는 사안 중, 이른바 제2의 플라자 합의 문제다. 세계 교역량(무역) 증가와 성장률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화폐에 대한 강제 평가절상 문제가 그것이다.


이런 것을 눈여겨보되, 느긋하게 그리고 누구든지 자신의 의지대로 살면서 버텨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가올 선거 때마다, 되지도 않는 '한 표 민주주의'에 현혹되지 말고, 될 수 있으면 기권하면서. 그리고, 될 수 있으면, 비정규직 대책을 쉼 없이 요구하자.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그 비정규직의 굴레를 확 뒤집자! 우리는 전부 비정규직이 될 테다! 하고 나서자! 사회적 잉여노동을 온전히 착취해간 거대자본의 잉여자본이 고갈될 때까지 더 낮은 곳으로 임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는 일종의 제안인데, 아마 지금의 일반 비정규직의 약 1/8 수준인 100만 명만 그렇게 조직되어도,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고갈사태를 우려하며 인구정책에 백방의 처방을 짜내고 있을 자본측에게 쥐약이 될 법하다는 생각이다.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2006.1.3.)




   오늘의 정규직은 내일의 비정규직이다.

정병기
200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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