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자는 일하고 싶다
영남권 해고자 순회투쟁 벌여
영남권 해고노동자들이 언양, 부산, 창원, 양산 등을 돌며 23일, 24일 양일간 순회투쟁을 벌였다.
▲창원 두산중공업 정문에서 출근투쟁중인 해고노동자들
영남권 해고노동자들의 이번 순회투쟁은 지역의 투쟁사업장과 함께 연대투쟁의 기풍을 복원하고 해고자 원직복직 투쟁의 연대고리를 복원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23일 오후 2시 언양 효정재활병원 앞에서 시작한 순회투쟁은 부산시청 앞 집회에 이어 고 하중근 열사 추모집회에 참석한 이후 창원으로 이동해 24일 아침 두산중공업 출근투쟁을 벌인 후 양산으로 이동해 한일제관 정문에서 영남권해고노동자 결의대회를 끝으로 마무리 했다.
울산지역 연대노조에 가입해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6명의 간병사들을 해고한 효정재활병원 앞 집회는 연대노조 조합원들도 함께 참석해 사물놀이를 하며 병원 인근을 도는 등 흥겨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북과 꽹과리를 두들기며 효정재활 병원 주위를 도는 노동자들
간간히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효정재활병원 앞 집회에서 울산연대노조 김덕상 위원장은 "우리는 할 줄 아는게 없으니 무조건 크게 떠들어야 한다"며 참석 노동자들에게 북, 꽹과리, 장구 등을 들려주었다.
그래서인지 북따로, 징따로, 장구따로 제각각 울렸지만 이 '소리'는 해고자들의 유일한 무기가 되어 효정재활병원에 울려 퍼졌다.
효정재활병원 집회가 끝난 이후 해고자들은 부산지하철 매표소(부지매) 해고노동자들의 고용승계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부산시청앞에서 피켓팅과 선전전을 진행했다.
부지매 해고노동자들은 2005년 9월 부산교통공사로부터 일방적으로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집단해고를 당했다.
현재 6명의 노동자들이 복직을 요구하며 투쟁중인 부지매 해고노동자들은 지난 10월 11일 농성중이던 부산시청 앞 천막농성장이 강제철거당하기도 했다.
부산지역 일정을 마친 해고자들은 창원으로 이동해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사무실에서 숙박을 한 이후 24일 아침 두산중공업 해고자들과 함께 출근투쟁을 전개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2년 파업과정에서 18명의 노동자가 해고됐으며, 배달호 열사 투쟁으로 5명이 복직됐으며, 그 이후 노동위 판정으로 9명이 복직하고 지금은 4명의 노동자가 원직복직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최근 두산중공업 회사측은 지난 몇년간 노조 홈페이지에 박용성 회장의 공금횡령과 분식회계를 비난하는 글들을 올렸다는 이유로 한 조합원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사실상 해고인 권고사직 결정을 내렸다.
회사측은 "다수의 게시물을 통해 회사 경영진과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김성상 조합원은 "박용성 전 회장의 비리는 신문지상을 통해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며, 재판을 통해서도 입증된 것인만큼 조합원으로써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제기를 했을 뿐인데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두산중공업 출근투쟁 이후 양산에 도착한 해고자들은 한일제관 해고자들과 함께 사장실 진입투쟁에 나섰다.
이날 한일제관 해고자들은 원직복직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며 사장과 담판을 짓겠다는 각오로 사장실 진입에 성공했지만 끝내 경찰에 의해 모두 연행되고 말았다.
또한 이들의 사장실 진입에 흥분한 한일제관 관리자들과 노조간부들에 의해 한달 넘게 농성중이던 천막농성장까지 모두 강제철거 당하기도 했다.
천막농성장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100여명의 관리자들에게 밀리고 만 영남권 해고 노동자들은 이후 한일제관 해고자들의 복직투쟁에 더욱더 적극적인 연대로 회사측의 횡포에 맞서겠다고 결의했다.
1박 2일동안 진행된 영남권 해고노동자 순회투쟁은 울해협을 중심으로 부산, 창원, 양산지역 해고 노동자들 20여명이 참여했다.
정기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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