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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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5 18:35:28

혁신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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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기 북핵과 동북아 정세에 대한 노동자의 힘 혁신모임의 입장

현 시기 북핵과 동북아 정세에 대한 노동자의 힘 혁신모임의 입장

미제국주의 부시 정권이 제네바 협약을 어기고 02년 10월 북핵 문제에 대해 다시 문제를 제기하고 나온 뒤 동북아 정세는 급속하게 긴장격화의 길로 나아갔다. 04년 6월까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 회담이 3차례 개최되었으나 미제국주의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멈추지 않은 채 자국의 이익만을 내세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북핵의 선 폐기만을 주장했다. 급기야 북한은 지난 2월 1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보유 사실을 천명하고 '6자회담 무기한 불참'을 선언했다. 이후 정세는 미제국주의가 북핵 시설에 대한 선제 핵공격까지 언급할 정도로 경색되었으며, 6월 위기설과 9월 위기설이 나돌기도 했다.

7월 말 제4차 6자회담이 재개될 예정이다. 6자회담 성사를 위해 남한은 북한에 대해 직접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중대제안'을 했으며, 미국 또한 3차 6자회담에서의 제안을 일부 수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로써 북핵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동북아시아에 대한 미제국주의의 패권전략이 포기되지 않는 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의 평화 정착은 여전히 안개 속을 보는 것과 같다. 특히 미일 군사 동맹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주둔 미군의 재배치 계획은 중국을 겨냥해서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일본의 군국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 또한 동북아시아 지역 맹주로서 위상을 굳건히 하기 위해 군비증강과 해외진출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노동자의 힘 혁신모임은 이에 대해 전국의 노동자 민중 진영과 더불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질서 구축을 위해 정치적 결의를 갖고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전국의 계급적 좌파 동지들이 아래 내용을 토론하기를 희망하며, 노동자 민중 운동진영이 더불어 실천 투쟁을 조직하기를 바란다.

1. 우리는 현 시기 동북아시아 긴장 격화의 주된 원인을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공방으로 보지 않는다. 동북아 긴장 격화의 주된 원인은 미제국주의의 일방적 세계 재편 전략에 의한 것이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신자유주의 지구화 시대에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지역블록화와 지역블록의 패권을 둘러싼 제국주의 진영의 갈등에 기초한다. 전지구적 제국주의 패권을 일방적으로 관철하려는 미제국주의가 동북아 긴장 격화의 주범이며, 동북아 지역맹주자리를 두고 다투는 일본의 군국주의와 중국의 중화주의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제국주의 진영의 또 다른 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동북아 정세에 있어 평화 질서를 위협하는 주된 요인이 이들 제국주의 진영의 갈등과 대립임을 분명히 밝히며, 반제국주의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

2. 북핵을 둘러싼 공방의 본질은 미제국주의의 군사적 재편 계획과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당장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지는 않는다. 지금 시기 미제국주의의 본색은 북핵을 빌미로 동북아에서 군사적 전력 재편을 구체화하는 데 있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동북아 주둔 미군을 지역동맹군으로 재편하고자 하는데, 이 계획은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으로 표현되는, 01년부터 진행되어 온 미군의 전략적 재편 계획이다. 따라서 6자 회담이 개최되어 어느 정도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어 평화체제 구축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기초한 주한 미군 재배치 계획을 좌절시키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3. 우리는 노무현 정권이 평화 구축을 위한 정권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처음 노무현의 취지가 어떻든 간에 노무현 정권이 내세운 '동북아 균형자론'은 한미 동맹에 기초한 협력적 자주국방을 구축하는 것, 그리고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승인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한국군의 군비증강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주한미군의 한반도 전쟁 태세 구축과 대만해협으로의 출격을 승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화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환상을 버려야 한다.

4. 우리는 북핵과 동북아 정세에 대한 민족주의적 접근을 반대한다. 일부 민족주의 진영에서는 북한이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장을 했고 그것이 한반도의 핵억제력으로 작용한다는 의미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보유가 분명한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것은 일본의 핵무장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동북아 군비 경쟁은 지금 단계를 훨씬 뛰어 넘을 것이다. 또한 민족주의는 각국 내부를 무장하는 이데올로기로 작동하며, 동시에 자국에서의 계급투쟁을 탄압하는 무기로 작용한다. 민족주의는 군사적 긴장이 격화될수록 기승을 부리며 체제를 전반적으로 우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북핵과 한반도 평화 문제를 위한 접근에서 민족주의는 철저하게 배제되어야 한다.

5. 우리는 동북아 지역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동자 민중 운동진영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투쟁기구를 구축해야 함을 주장한다. 주요한 슬로건은 '반제, 반전, 평화 체제 수립'이다. 이를 위해 우선,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을 저지시키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또한 동북아 전쟁 책동을 기도하는 미제국주의의 군사적 재편전략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조직한다. 이것은 크게 이라크에서 한국군을 철군하게 하는 투쟁,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투쟁, 나아가 주한 미군과 동북아 주둔 미군 철수 투쟁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실질적인 주체는 동북아시아의 노동자 민중이다. 따라서 우리는 동북아시아 노동자 민중 평화연대체를 구축하여 평화체제를 실제로 담보하는 주체 형성을 위해 투쟁할 것이다.

(해설)

1.
- 냉전 체제가 와해되고 본격적인 자본 독주의 시대인 신자유주의 지구화 시대에서 제국 주의간의 갈등과 경쟁의 양상은 심화된다. 지구화는 세계 각 지역의 블록화를 낳고 블록 내부의 주도권과 블록간 대립을 낳는다. 여기서 미제국주의는 유럽의 독-불 제국주의를 겨냥하여 미영 동맹을 구축했고 대테러 전쟁을 명분으로 아프간-이라크를 침공함으로써 독-불 제국주의를 견제해왔다. 한편, 동아시아에서는 미일 동맹을 통해 최대 경쟁국이 될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즉, 북핵 문제는 미국의 군사적 세계 재편 전략의 필요에 의해 제기된 것이다. 미국은 북핵을 빌미로 북한을 봉쇄, 압박함으로써 미일 동맹에 기초한 군사적 동맹을 굳건히 하고 중국을 견제하고자 한다. 또한 실제로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면서 북한을 자신의 지배 아래 두어 중국을 턱밑에까지 압박하는 노림수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패권을 관철시키려는 미제국주의가 현 정세의 악의 축이며 주범이다.

- 중국과 일본은 동아시아 경제 공동체 건설에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두 국가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동아시아 패권을 두고 충돌해왔다. 최근 양국은 일본의 과거사 왜곡, 신사참배, 영토분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은 자신의 주도하에 아세안을 재편하고자 하며 북한을 시장 사회주의로 전환시켜 한반도에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한다. 미국을 등에 업은 일본은 북한을 신자유주의 진영으로 흡수하여 동북아 지역 주도권을 획득하고자 한다.

- 중국은 서남, 서북, 동북공정을 통해 소수민족을 안정적으로 포섭하여 다민족 통일 국가를 완성하는 것, 하나의 중국 노선을 철저히 견지하여 대만과의 통일을 수년 내에 달성하는 것을 주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혹시라도 겪게 될 대만과의 무력 충돌과 미국의 개입에 대비하여 꾸준히 군비를 증강하고 있다. 또한 일본과의 각종 분쟁에서 중국은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고 아래로부터 대중 시위를 묵인, 방조하는 방식으로 대일본 감정을 통한 중화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자국 내 반정부 시위는 철저하게 탄압하면서 신자유주의 개혁 개방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핵심과제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은 안정적 경제발전을 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더 이상 불안정해지는 것을 중국은 원하지 않는다. 만약 북한의 급속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곧바로 자국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동북공정은 북한의 급속한 변화에 대비하는 사전 포석과 같다. 동북공정의 주요한 목적은 북한 내부에 심각한 위기 상황이나 체제 변동이 있을 경우에 중국이 곧 바로 주도권을 갖고서 개입할 근거를 마련하는 데 있다.

- 한편 일본은 동아시아 구상에 미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경제 공동체를 목적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기회에 경제력에 버금가는 정치군사적 권한을 온전히 행사하는 정상국가로 나서길 강력히 원한다. 일본이 미국의 반테러 전쟁을 지원하는 '미-일동맹의 세계화'를 약속한 대신 미국은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 진출과 동북아 지역 중심국가로 도약할 것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일본은 자국의 군국주의 부활을 주창하는 제 세력이 정국의 주도권을 잡도록 하기 위해 중국과 한국의 대일본 감정을 자극함으로써 역으로 일본 내부를 무장하고 있다. 04년 12월 일본은 '신방위 대강'을 발표하면서 중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함에 따라 중일간의 불신이 급속도로 확대되었다. 일본 자민당은 올 11월 평화헌법을 개정하는 당론을 확정하여 향후 자위대를 정상 군대로 변화시킬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이로써 동북아의 급속한 군비 증강이 예상된다.

- 그러므로 현재 동북아 정세는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전략에 기초한 미일 군사 동맹이라는 한 축과 중화주의를 기초로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 맹주로 군림하려는 중국의 해양 진출 야욕이라는 한 축이 대결하는 국면이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북한-중국-러시아로 이어지는 북방삼각과 남한-일본-미국으로 이어지는 남방삼각 사이의 대립구도의 연장선상에 있다. 최근 미일 군사동맹이 공고해지자 러시아와 중국의 공조 또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자본은 태평양으로부터 한일해저터널-남북종단철도-시베리아횡단철도를 통해 유럽으로 육상진출하려는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 문제는 이것을 누가 주도하느냐이며, 여기서 중국과 일본을 대립점으로 북방삼각과 남방삼각이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지역 패권을 둘러싼 제국주의 진영의 대결이며, 이로 인한 피해와 고통은 동아시아 노동자 민중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2.
- 이라크 전쟁을 경험으로 미군은 지구상에서 두 개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전략적 재배치 계획을 수립하고자 한다.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대만해협 사태 등에 실질적인 무력 개입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이 지역동맹군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미군 태평양 사령부를 정점으로 주일미군-주한미군으로 이어지는 작전 명령 체계를 구축하고, 동시에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한국군의 전력증강을 통해 각각 중국과 북한을 견제 봉쇄하는 역할을 맡긴다는 것이다. 주한 미군의 재배치는 대북 작전에서는 한강 이남으로 기지를 이전하여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으로부터 기지를 보호하면서 대북 선제공격을 언제든지 감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동시에 평택항을 통해 신속기동군으로서 주한미군이 언제든지 동북아 지역에 출동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 미국은 북핵을 빌미로 한반도에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당장 작전이 가능할 정도로 준비를 진척시켜왔다. 북한 또는 대만해협에 대해 정밀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스텔스기 15대가 군산 기지에 도착했으며, 괌 미군 기지에도 핵선제 공격에 필요한 장비들이 최근에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여 MD 전단계 수준인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광주에 배치되기도 했다.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서 외교적 노력이 '소진'할 경우를 대비한 군사 작전도 이미 수립한 상태이고 그것에 돌입하기까지는 오직 부시의 재가와 한국 정부의 동의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까지는 두 개의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으며 단지 북핵을 빌미로 그것이 가능하기 위한 태세를 구축하고자 한다. 따라서 실제 전쟁은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군비증강과 긴장격화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다.

- 4차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은 북핵에 대한 기존의 해법을 일부 수정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와 입장을 변경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선 핵폐기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변경한 것이 아니다. 또한 북한의 인권 문제와 재래식 군사력에 대한 시빗거리도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 최근 부시의 유화발언은 실제 카드의 내용에는 변함없이 오직 외교적 노력을 다했다는 명분을 쌓는 것에 불과하다. 4차 6자회담에서 북미 양자간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 까닭은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제국주의 지배세력 내부의 역관계가 변함에 따라 약간의 전술 변경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은 북한 체제와 정권을 붕괴하고 신자유주의로 재편하여 흡수하고자 하는 전략적 노선을 갖고 있다. 그것은 장기적인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으며, 북핵에 대한 압박과 공세도 그들 미제의 전략적 과정 중 전초단계일 뿐이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하여 시장화함으로써 신자유주의 체제로 포섭하려는 일종의 평화적 방법에 기초한 전술을 사용했다. 그러나 평화적 유화국면은 그다지 오래 가지 못했고 군사적 힘을 바탕으로 한 전술이 지배적 상황이 되고 말았다. 네오콘이 주도하는 부시 행정부는 북핵 문제를 '리비아식 해법'으로 풀고자 하며, 동시에 끊임없이 북한 내부 모순을 충돌질하여 체제 붕괴를 유도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의 최종 목적은 바로 중국에 대한 봉쇄이다. 따라서 지금은 군사적 힘을 바탕으로 동북아 패권을 획득하려는 미제의 전략이 구체화되는 국면이다.

- 우리는 '전략적 유연성'에 기초하여 주한 미군을 신속기동군으로서 지역동맹군으로 재편하려는 미제국주의의 기도를 무산시키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그리고, 북핵을 빌미로 한반도에서 군비를 증강하고 긴장을 유지하려는 책동에 대해서도 투쟁해야 할 것이다.

3.
- 노무현 정권은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을 계승하여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함으로써 현재의 북한 체제의 모순을 연착륙시켜 신자유주의 진영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는 노무현 정권의 야심찬 계획은 한미일 자본의 힘으로 동북아 블록의 주도권을 획득함으로써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를 이들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전략과 맞물려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동북아에서 평화체제 구축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부시정권 들어서 네오콘의 군사적 힘에 기초한 세계 재편전략이 노골화됨에 따라 노무현 정권의 평화체제 구축을 통한 동북아 중심 국가 건설이라는 구상은 후퇴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현재 노무현 정권은 그의 애초 구상과 무관하게 한미군사동맹과 동북아 패권 구도에 편승하고 있으며, 이 정권이 본질적으로 신자유주의 정권인 이상 벗어날 길이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무현 정권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버리고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 노무현 정권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둘러싸고 자주적 외교노선의 표현이라는 평가와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발언이라는 평가로 양분되기도 했다. 미국은 이 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을 떠나서는 가능하지 않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노무현 정권으로 하여금 '전략적 유연성'과 '5029', 그리고 '외교적 노력의 소진 이후의 방안' 등에 대해 원하는 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균형자론'에 대해 한미관계 훼손이라는 짙은 혐의를 두고 있는 것처럼 대했던 것이다. 부시는 한미동맹이 '아주 특별하고 굳건하며 중요하고 전략적'이라고 했다. 그것은 한국 정부가 미군의 동아시아 전략을 승인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노무현은 부시를 만나기 전에는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하게 해 달라고 했지만, 이제는 미국이야말로 진정한 동북아 균형자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승인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 노무현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우리 군대는 스스로 작전권을 가진 자주군대로서 동북아시아의 균형자로서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는 발언으로 시작되었다. 만약 이것이 진정으로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것이라면 노무현 정권은 단호하게 미국의 전쟁 책동 전략을 비판하고 다자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으로 연결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것은 결국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이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다"는 소극적인 의사표현에 불과한 것이며, 지난 3월 청와대에서 밝힌 것처럼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인정하면서도 그 실행에 있어 우리의 의사가 우선 존중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동북아 균형자론은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하면서 다만 한반도에서만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한반도에서만 그 분쟁으로 군사를 출동시키지 않도록 해달라는 호소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노무현 정권은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구도하에서 아시아 태평양 신속기동군으로 주한미군이 편입될 경우, 한반도 지상군의 공백을 한국군이 맡아야 한다는 점, 평택항이 대만해협이나 다른 분쟁지역으로 미군을 급파하는 주요 거점이 된다는 점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 전자의 경우 남한 군대의 군비증강과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하는 것이며, 후자의 경우 중국과 대만의 분쟁시 중국을 공격하는 전진 기지로서의 역할을 남한이 담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남한 국민은 스스로 의지와 무관하게 동북아 분쟁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 노무현 정권은 이것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동북아 균형자론'을 제시하면서 한반도를 분쟁으로부터 완충지대로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은 이러한 상황인식만을 했을 뿐, 동북아 평화를 위한 진정한 결단과 실천을 하지 못했다. 노무현 정권은 '협력적 자주국방'이라는 미명 아래 10년내 전시작전권 환수와 더불어 대규모 군비증강 계획과 무기수입을 용인했으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만을 확인한 채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용인하고 말았던 것이다.

- 노무현 정권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명분으로 이라크 전에 파병했다. 이제 또 다시 북핵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명분으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승인하고 남한의 군비증강을 승인하고 말았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동북아 평화질서 구축에 위배되는 행위이다. 미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그들의 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러한 의도를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끌려들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것은 노무현 정권이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 정권이기 때문이며, 따라서 노무현 정권은 동북아에서 진정한 평화 정착을 위해 실질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 정권이다. 그러므로, 이 정권과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한다.

4.
- 동북아 정세와 북핵을 둘러싼 공방에서 미제국주의의 군사적 일방주의가 주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이 동북아 패권을 위해서 북한을 적대시하고 북핵을 빌미로 군비를 증강하고 긴장을 격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고 투쟁해야 한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장을 정당화하거나 지지할 수는 없다. 그것은 북한의 체제 생존 전략의 차원을 넘어 동북아 전체의 핵무장을 낳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은 당장이라도 핵무기를 보유할 기술력과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다. 동북아에서 일본의 핵무장이 의미하는 것은 중국과의 직접 대립의 가능성, 그것도 핵전쟁의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인다는 점에서 절대로 용인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장을 지지하는 것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 지금 미제국주의의 의도를 무력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한반도에서 군비축소와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과 투쟁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북한의 군부 역시 평화 정착에 걸림돌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핵무장을 통해서 체제와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북한 지배세력의 태도는 미제국주의 네오콘이 최대로 환영할 만한 태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미국의 네오콘과 북한의 군부는 공생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든 한반도에서 평화 정착에 걸림돌이 되는 핵무장과 그것에 대한 지지, 그리고 '미국의 패권전쟁, 민족공조로 막아내자'와 같이 대미전쟁 불사를 외치는 민족 지상적 접근은 배격해야 할 것이다.

- 실제로 중국의 중화주의는 대일본 감정을 자극하여 자국의 반일 정서와 시위를 부추기거나 용인하고 있지만, 개혁 개방 과정에서 물밀듯이 터져나오는 반체제 저항 운동에 대해서는 강경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일본 내부에서도 극우 강경파들이 과거사 문제, 영토 문제, 신사참배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계속적인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자국에서의 입지를 높여가고 있다. 북핵 문제가 평화적이고 외교적으로 풀리더라도 민족주의에 기초한 대립구도가 유지되는 한 동북아시아에서 긴장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다. 민족주의에 기초한 대립구도는 미, 일, 중 제국주의가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의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 한국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정권은 독도 문제와 일본의 과거사 왜곡 문제로 전국이 민족적 공분에 휩싸였을 때, '외교전쟁 불사'라는 대일본 독트린으로 자신의 지지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또한, '동북아 균형자론'을 통해 그것의 본질과 무관하게 자주적 성격을 강조하는 것인 양하여 민족적 감성을 자극하고 시민사회의 여론을 호도하기도 했다. 젊은 힙합 그룹이 신독립군가를 부르면서 옛 독립군의 향수를 불러일으켰으며, '독도는 우리 땅'에 이어 '대마도도 우리 땅'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러한 행보는 그간 좌우가 없다시피 할 정도로 격화되기도 했으며, 특히 대일본 관계에서 우익세력의 준동이 부쩍 늘었다. 이로써 한국은 민족주의의 열풍에 휩싸이게 되었다. 한국의 지배세력은 '국민통합' 이데올로기에 민족주의 이데올로기까지 덧붙여 신자유주의 공세를 강화하고 저항을 무력화하기 조건을 창출하고 있다. 이로써 한중일 3국의 민족주의적 긴장 격화는 자국 내부의 계급투쟁을 무력화시키고 사회를 전반적으로 우경화하는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5.
- 노동자 민중 운동진영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구축을 저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 미국은 이것을 중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과제로 삼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북핵을 통해 북한과 중국을 압박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 현재 동북아 정세가 이러한 까닭에 대응방향도 단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성사 여부 등으로 한정해선 안 된다. 노동자 민중 운동진영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응하여 중장기적으로 동북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담보해 갈 수 있는 주체를 형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남한의 노동자 민중 운동진영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동북아 노동자 민중연대'와 같은 국제투쟁연대체를 구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국가권력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6자회담과 같은 방식은 기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국제 민중 연대체의 구축만이 동북아에서 항구적이고 실질적인 평화 체제를 담보해 갈 수 있다. 또한 이와 같은 국제 민중연대체는 민족주의적 접근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 만약 동북아 민중연대체의 구축과 그것의 활동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어 전쟁이 발발한다면 국제 민중연대체는 '조국방위'나 '애국주의' 또는 '민족공조'를 절대로 용인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민족주의의 함정일 뿐이다. 나아가 우리는 민족주의가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키는 주요한 요인임을 분명히 밝힌다. 노동자 민중의 국제주의 연대체는 전쟁 발발시 자국의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평화체제구축을 위해서 전쟁을 수행하는 자국의 지배계급에 대항하는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 6개국의 국가권력은 곧 재개될 6자 회담에서 자국의 지배계급의 이익을 위해 회담에 임할 것이다. 하기에 이러한 6자 회담 방식은 근본적으로 동북아시아에서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민중 운동진영은 이들 6개국 지배세력이 최소한 북한에 대한 다자간 안전보장과 경제지원,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압박하고 투쟁해야 한다.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미 양자간 협상을 통한 일괄 타결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노동자 민중 운동진영은 남북간 동시 군축과 평화협정 체결로 이어지도록 시민사회 운동진영과 연대하여 노무현 정권과 미제국주의를 압박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북한의 군부가 핵무기를 앞세워 현재의 체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태도는 동북아 긴장과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행위로 규정하며, 북한 체제의 모순은 북한 인민이 주체가 되어 내부 개혁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임을 밝힌다.

- 노동자 민중 운동진영은 미국의 동북아 군사 재편 계획을 무력화시켜야만 평화 정착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투쟁에 전 투쟁동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동자계급이 이 문제를 자신의 의제로 받아 투쟁의 선봉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반제 반전 투쟁을 벌이는 것이 반신자유주의 반자본 투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이 이 투쟁의 전선에 나오지 못할 때, 오히려 지배세력의 신자유주의 공세가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와 결합하여 더욱 거칠게 전개될 것이다. 그러므로, 반제 반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투쟁은 절대로 민족주의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을 일관되게 실천할 주체는 바로 노동자계급이다.

	도지사는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 약속을 이행하라!!!	사내하청지회	2005/07/25

"생각하며 투쟁하는 노동자의" [정세와 노동] 7월호가 발간되었습니다.

노사과연

2005/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