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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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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9 21:03: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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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us |
 1997.12/ IMF '구제금융' 시대, 15대 정권의 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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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은숙
◎ 작성일:2000.07.30(일) 23:48
◎ 조회:1 회
평가:
IMF '구제금융' 시대, 15대 정권의 과제
한양대 신문 원고(1997.12.20)
지난 12월3일 한국정부와 IMF간에는, 한국에 IMF자금 2백10억달러를 포함하여 총 5백50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른바 'IMF 구제금융'이다. 그런데 이 구제금융은, 98년 경제성장률을 3%(IMF측 발표는 2.5%)로 축소하고, 물가를 5%로 이내로 억제하며, 경상수지 적자는 98년, 99년 GDP의 1% 이내로 줄이라는 것과 함께 수입선 다변화제도를 폐지할 것, 그리고 금년내 외국인 주식취득한도를 종목당 50%까지 확대할 것, 98년중 외국금융기관의 국내 자회사 설립 허용,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대책을 마련할 것 등등의 조건과 함께 주어지는 것이다. 이밖에도 국제기준에 의한 회계제도 도입, 수입제한 승인제 폐지, 한국은행법 개정 등등 IMF의 요구조건은 한국경제 전반에 걸쳐 있다. 이른바 '경제의 신탁통치'라고 이야기되는 IMF 구제금융 시대가 닥친 것이다.
이러한 IMF의 구제금융지원 조건은 경제의 초긴축 운용과 가차없는 산업구조조정을 두 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 주목할 점은 IMF '구제금융'이 들어온 사실에서부터 이미 한국경제는 이미 국제 자본운동의 도가니속으로 깊숙이 기어들어갔으며, 따라서 구조조정 자체도 국내자본운동의 선을 넘어 국제자본까지도 국내 산업 구조조정의 주체로 본격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당초 자본의 운동이라는 것이 국경과 국적을 따지지 않고 이윤을 쫓아 움직이는 것임은 하나의 상식이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경제 상황은 이번의 IMF 금융지원을 계기로 보다 확실하게 세계자본운동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IMF의 지원조건이 의미하는 바는 전면적 시장개방과 전면적 신자유주의적 경제운용을 통해 한국경제를 세계시장에 적극적으로 통합편재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본시장 개방을 당초 정부의 계획보다 1, 2년 앞당기도록 하고 있으며, 외국인 주식취득 상한선 폐지로 제조업을 포함한 국내기업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외국인 소유까지도 가능하도록 조치하였다. 그리고 직접적인 상품시장에 대해서도 완전개방의 길을 열었다. 금융시장 개방과 관련해서는 미국자본의 요구를, 상품시장과 관련해서는 일본자본의 요구를 대폭 수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거시 지표에서 경제성장률의 대폭적인 하향조정과, 재정과 금융에서의 초긴축 운용은 우선 국내 산업의 전면적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요즘 공황상태를 맞이하고 있는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 전체 기업을 포괄하여 정부의 자금지원이나 회생지원이 대폭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이른바 '한계기업'뿐만 아니라 흑자기업도 도산하는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운동의 과정은 한마디로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것이어서 그 폭력성과 폭발성을 더하고 있다. 일례로 국내 기업(특히 한국경제를 통째로 주도하고 있는 독점자본)은 자기자본비율 하나만 보더라도 대단히 취약하다. 30대 재벌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이를 웅변한다. 국내 은행들이 국제결재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기준 8%를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현실도 국내 산업기반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IMF의 구조조정 요구와 그 관철방식은 그대로 국내 노동자와 민중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일단 성장률이 1% 줄게 되면 실업률도 약 1% 가량 늘어난다. 지금까지 평균 7.6% 정도씩 성장해왔다고 하면, 그것을 3%로 줄인다고 할 때 실업률은 3% 가량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관변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올 12월말 실업률 예측이 대략 2.5~3%로 예상된다고 하는데, 내년 성장률 감소에 따른 실업률까지 계산한다면 앞으로는 무려 7%의 실업률이 예상되기도 하는 것이다. 현재 공식 통계상으로 잡히는 실업자와 실업률은 약 6~70만명, 2.5%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앞으로는 약 200만명, 6~7%로 급증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실업 통계는 실제보다 상당히 과소평가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엄청난 실업대란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재정의 초긴축 운용은 민중생활을 엄청나게 핍박한다. 정부는 재원마련을 위해 국민의 조세부담을 높일 수밖에 없게 된다. 때문에 각종 세금부담의 증대, 게다가 물가앙등은 벌써부터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세금은 많이 내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같이 급격한 긴축과 구조조정 조건을 전격 수용함으로써 국민(그 절대다수인 노동자와 민중)을 세계자본운동의 무차별적인 경쟁상황에 내동댕이쳤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파탄' 상황이 제15대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진행되었다. 따라서 주지하듯이 올 대선의 최대 이슈는 '경제위기'였는데, 현재의 조건에서 국내 경제의 파탄상황을 일거에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새 정부는 우선 IMF와의 협상결과에 대하여 세부적인 이행조건들을 일단 완화시키면서 국내적인 구조조정의 완급을 조절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선 민생파탄을 방어하고 국내외 독점자본운동의 폭력성이 민중에게 직격되지 않도록, 독점자본이 민중에게 모든 희생을 전가하지 못하도록 막아내면서 국내 산업의 구조조정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지금상태에서는 IMF의 금융지원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IMF를 포함한 미, 일, 유럽 등지에서의 금융지원을 끌어내되, 그 과정이 민중생활을 파탄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제 자본을 포함하여 자본간 이해대립을 적절히 활용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세계자본의 운동은 이미 WTO체제하에서의 시장통합 강화로 인하여 물고 물리는 형국으로 복잡하고도 다단하게 얽혀 있다. 한국경제는 세계 11위의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이와 같은 성장으로 인해 한국경제의 파멸은 곧 세계자본주의의 공황까지도 몰고 오지 않는다고 아무도 장담하고 있지 못하다. 때문에 현정권이 12월3일 IMF와 타결한 지원조건은 '성급했고', 명백히 민중생활을 파탄내는 방향의 요구조건들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이므로 그러한 방향을 바꾸어 내는 것이 15대 정권의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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