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세미나_맑스엥겔스원전읽기(화)

13073

2004-10-26 16:50:59

김범섭

지난 주 뒤풀이 연장전

뒤풀이 끝나고 쓴다는 게 미루다 오늘에서야 쓰게 됐네요.
지난 주 뒤풀이는 윤선씨가 쏘셔서 그런지 여러 방향으로 재미있는 얘기들이 오갔던 것 같습니다. ^^
기억나는 것으로는 사고의 틀이 전혀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 혹은 토론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자본론 세미나 뒤풀이 때에도 가끔 나오는 문제입니다. 방향은 좀 달랐지만...
어쨌거나 윤선씨와 팀장님은 그런 사람들과는 대화가 안통한다는 것 같았고, 주유씨는 안통해도 의미없는 것은 아니다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영균씨는 정확히 어떤 입장이었는지 기억이...
제 입장은... 정리를 좀 해볼까 하고 글을 씁니다.
사실 꼭 의도적이 아니더라도 우연한 기회에 친구들과 진지한 대화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처음엔 좀 대화가 된다 싶다가도 결국 어떠한 곳에 가면 서로 벽에 대고 얘기하는 듯한 지점에 이르게 됩니다. 특히 크리스챤 친구와 그런 경우가 좀 많았습니다.
뒤풀이에서 기독교인 얘기를 했었는데 이걸 일반화시킬 수 있나 하는 문제는 좀 있지만,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종교적인 생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한 친구와 장황한 얘기 끝에 '이 사회에 부익부 빈익빈, 전쟁 등 아주 큰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합의를 본 후, 이걸 어떻게 하면 좋겠냐 하는 것으로 초점이 옮아갔습니다.
이 친구는 그 해결 방법으로 자연을 보고 배우자고 했습니다. 자연에서는 다들 자기가 맡은 역할들을 하지 않느냐, 그런 상태가 되면 다들 제자리를 찾아 균형을 이룰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는 이 때 우리가 맡은 역할은 무엇이겠냐 등의 질문을 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보다 여기서 하고 싶은 얘기는 그런 생각이 기독교와 맞닿아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종교든 절대성이 있을 텐데, 그 절대성에는 어떤 논리나 비판이 제기될 수 없는 것입니다. 비판이 제기된다면 이미 절대적인 것이 아닌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그 친구는 성경을 읽고 열심히 공부한 결과 자연이야말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내려주신 뜻이니 그 뜻을 따르기만 하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생각한 것이고, 그걸 비판하자면 하나님을 비판해야하는데 그 친구는 절대적인 하나님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 하나님의 뜻이 그게 아니다라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자면 성경 토론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종교가 문제다 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가 안통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꼭 종교가 아니더라도 종교와 같이 그 사람의 아주 근본적인 생각 틀이기 때문에 벽처럼 느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건 아닙니다.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단순히 자기만족적이거나 과시가 아닌 이상 대화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어떻게 그런 벽을 뚫을 수 있는가 하는, 어떤 드릴을 사용해야 되나 하는 문제를 생각해야 하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미 많은 분들이 고민을 했을 것 같은데, 아시면 가르쳐주세요~

	브뤼메르 18일. 1-4장	救活蒼生	2004/10/26

이번 주에 못 나온 이유 [1]

성윤

2004/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