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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업종 노동운동 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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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2 11:56: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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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라 |
 [펌] 금속노조신문 -'자본의 야망' '노동의 절망' 현대모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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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자본의 야망' '노동의 절망' 현대모비스
금속노조신문 제07호
‘모비스’(MOBIS)는 자동차를 뜻하는 모빌(Mobil)과 복합기계 장치의 통일성을 뜻하는 시스템(System)을 합친 이름으로 ‘부품 전문기업’이다. 주로 생산과 조립, 물류 영역으로 나눠져 있다. 천안 등 모듈(부품덩어리)공장 9곳에서 에어백과 인판넬 등을 생산하고, 약 3백여 개 중소업체에게서 부품을 납품 받아 이를 다시 완성 차에 납품하고 있다. 또 이 부품을 전국 47개 물류센타에서 판매한다.
겉보기와 달리, 모비스는 현대자동차의 지주회사다. 현대자동차를 2010년까지 세계 5위의 회사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에서 모비스가 그 중추역할을 하고 있다. 현지 부품 조달 능력 뿐 아니라 약 20% 저렴한 가격에 승부를 걸려고 하는 계산 뒤에는 노동자의 희생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만을 고용하는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연맹 이정현 울산본부 조직부장은 “노동강도를 늘려 이윤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뛰어 넘는 방식으로 모듈이 수입된 것”이라며 모듈을 하면 회사는 자동차 조립공정을 단순·효율화하고, 관리비와 부품 기술 개발 비용 등을 줄이게 된다고 말했다.
2004-07-26 10:14:34
[특집-기획] 이윤 쥐어짜는 '모비스'와 '모듈'
= 자동차산업의 재편과 모비스 =
전자산업에서 처음 도입된 ‘모듈 방식’은 최종 조립 단계 이전에 ‘중간 조립’ 단계를 두어 마지막 조립 과정을 간편하게 만드는 것.
자동차 산업에서 모듈화는 두 개 이상의 부품을 하나로 결합하는 ‘조립 모듈’에서 자동차 주요 부품의 기능적 결합을 최적화하는 수준인 ‘시스템 모듈’까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모듈화는 ‘조립방식의 변화’ 정도에 머물지 않는다. 자본은 이 ‘중간 조립 단계’를 완성차 조립공장 ‘바깥’으로 빼내고 있고, ‘부품사’의 지위와 거래 방식, 노동조건을 변화시키고 있다.
모듈화, 완성차 공장 시스템 재편
모듈화로 인해 중간조립 과정이 완성차 공장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완성차 조립공장 노동자들은 자기의 일자리를 잃고 있다. 또 자동화를 증대시켜 작업에 필요한 인원을 감소시킨다. 부품의 덩치와 무게가 늘어나기 때문에 사람의 힘으로 일을 하기 어려워져 반자동 기계나 로봇이 도입되는데, 이 때문에 해당 작업 공수와 필요 인원이 줄어든다.
있던 일자리가 없어지는(부품 관련 직무는 거의 없어진다) 상태에서 생산량을 늘리니 노동자들은 높은 노동밀도에 시달리고 있다. 또 그렇게 조립라인으로 집중된 인원들을 이용해 라인을 가동하다보니 라인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 결국 모듈화는 노동강도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완성차 납품, 모비스를 통하다
‘현대모비스’의 출현은 부품업체를 엄청난 구조조정에 내몰리게 했다. 우선 ‘현대모비스’와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은 모듈과 관련한 사업 구상 자체를 포기하거나 해당 품목의 생산 중단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만도(주)의 모듈사업 포기, 덕양산업의 신규사업 중단, 한라공조 모듈공장 확대 중단)
그동안 현대자동차에 직접 납품했던 부품사들은 이제 현대모비스를 통해 납품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동시에 복수발주에 공개입찰을 도입했기 때문에 납품가격 경쟁까지 벌여야 한다. 그 뿐아니라 현대모비스는 각 부품사들에게 지속적으로 가격인하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부품사들은 해외자본과 합작 또는 매각을 통해 현대자본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려 하거나, 현대자본에 더 종속되는 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기로에 서게 됐다. 나아가 부품사 자본들은 현대모비스 출현으로 생긴 비용절감의 압박을 부품사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비정규직 도입을 확대하고 노동강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노동자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
이종탁 자동차노동연구모임 대표
[특집-기획] [대책] 현대자본·정부 상대 내년 공동요구 내걸자
= '모듈화 대책'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
“자동차 산업에서 모비스가 파업하면 자동차가 서고, 하청업체가 섭니다”
현대모비스 해고자인 이영도 조합원은 모비스가 자동차 산업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 노조운동 내 이렇다할 전략이 없다는 데 개탄했다. 단위노조는 물론 연맹이나 민주노총까지 찾아봐도 지금은 물론 내년 계획도 제대로 세워낼 단위가 없다. 더 이상 주먹구구식 사업으론 현대자본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모듈화에 따른 일자리 축소, 무노조 비정규직 공장의 확산, 자동차 작업공장 생산과정에 대한 변화에 대한 총체적인 대응이 시급히 요구된다.
첫째, 노동자의 관점에서 모비스를 제대로 봐야 한다. 모비스 문제는 자동차 생산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고용과 전체 노동조건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모듈이 완성단계에 가면 자동차는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 대략 잡아도 절반은 해당될 것이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리질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분명한 입장이 필요하다. 기술력 있는 알짜배기만을 골라 인수하면서 겉으론 ‘기술력향상’을 내세우는 자본의 술책에 말려들어선 안된다.
둘째, 모비스는 도급업체들에게 공장과 기계만을 임대하며 합법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모비스 하청 업체들은 대부분 파견용역업체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 따라서 은폐된 모비스 하청 문제를 사회 이슈로 삼아야 한다.
중소영세 부품업체들이 거대한 공룡인 모비스에게 힘없이 먹히는 것을 막아내는 연맹과 금속노조차원의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
셋째, 그동안 임금인상에 밀렸던 모듈화 등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과 비정규직 조직화 문제를 이제 주요 요구로 내걸고 투쟁해야 한다. 특히 현대와 기아차 등 완성차 노조는 내년 단협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물론 신설공장의 절반이상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것 등을 공동 요구로 제출해 고용시장을 바로 잡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2004-07-26 10:18:33
[특집-기획] 부품사는 2차 하청으로, 노동자는 비정규직으로
서진산업은 1966년에 ‘서울강업사’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1968년에 자동차 부품 전문화 공장 지정 이후 계속 사세를 확장, 전국에 8개 공장에 종업원 4천명이 넘는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서진산업은 2002년 2월에 롤링샤시를 만드는 첨단모듈공장인 이화모듈이라는 신설법인을 설립했다. 여기에서 생산공정의 70%가 완료되어 기아차로 납품됐다.
이화모듈은 같은 해 말에 현대모비스에 인수되었는데, 현대모비스는 지분확대를 통해 공장과 대지만 인수했고 인력은 하나모듈이라는 또다른 법인을 만들어서 관리했다. 서진산업의 핵심공장인 이화모듈의 자산과 설비는 현대모비스가 가져가고 인력은 하나모듈에서 인수하게 된 것이다. 하나모듈의 자본금은 겨우 1억 5천만원, 지불능력과 투자능력이 전혀 없는 그야말로 인력파견회사 수준이었다. 모비스는 땅과 공장, 설비를 소유하고 시설에 대한 사용은 하나모듈에 무상 임대형식으로 대여했다. 하나모듈은 공장이 확장되면서 인력을 두 배로 늘렸는데 전원 비정규직으로 고용했다. 서진산업은 핵심공정인 이화모듈이 모비스로 넘어가면서 이화모듈에 부품을 납품하는 2차 하청이 됐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여러 부품사의 라인 중에서 기술력이 높은 핵심적인 모듈라인을 인수하고 부품업체에게는 최종 조립 전 단계까지의 과정만을 맡기고 있다. 최종 모듈라인을 모비스에 빼앗긴 부품사들은 모비스를 통해 부품을 납품하게 된다. 또한 현대자동차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전체 부품사를 재편하려 하기 때문에 원래 모듈라인이 없던 부품업체들도 2차 하청으로 전락하고 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에 직접 납품하던 만도, 동희, 상신 등의 부품공장들은 모비스를 통해서 부품을 납품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모비스는 모듈공장을 확대하면서 기존 부품사가 갖고 있는 공장을 자산만 인수하는 방식으로 뺏고 있기 때문에 부품사 노동자들은 사내하청이나 인력파견업체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다. 만도 포승공장, 카스코(덕부진흥) 천안공장이 자산인수방식으로 매각되어 비정규직, 소사장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주의 아폴로 산업도 자산만 인수된 사례다. 올 초 아폴로산업 노조는 모비스를 상대로 정규직으로 고용승계를 요구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동안 선례도 없었고, 현대에 75%를 납품하는데 모비스 하청이 되기 싫으면 관두라고 했기 때문. 결국 조합원들은 지난 3월 17일자로 아폴로 회사에 사표를 쓰고, 현재는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아폴로의 인력관리 회사인 대종인더스 소속이다. 650명 인원과 노조는 대종인더스로 승계 됐다.
결국 ‘비용절감’을 위해 부품사를 기형적으로 매각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가 대다수 부품사를 2차 부품업체로 전락시키고 있으며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있다.
2004-07-26 10:16:51
[특집-기획] 원청 노동자, 껍데기 조립만 하거나 내쫓기거나
현대자동차노조 소속인 모비스지부에서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조합원의 일터를 찾아 다니기도 힘든 상황이다. 조합원들 8백여 명은 전국 각 지역에 4∼20명씩 흩어져 물류를 담당하거나 각 모듈공장에 나가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 지부 조직력과 업무 탓에 이 ‘모비스’ 문제를 지부의 당면 과제로 삼지 못하고 있다.
“모듈화의 대책은 최대한 외주화를 막아내는 것 아닙니까? 모듈을 막는 것은 비정규직의 확대를 막는 것입니다.” 이해룡 현대자동차 정책4부장은 모비스에 대한 생각을 묻자 바로 모듈을 지적하고 나섰다. 현대차나 기아차 등 완성차 현장은 이 ‘모듈’문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소렌토의 경우 바퀴와 지붕만 얹으면 곧바로 차가 완성되는 시스템이죠. 이제 바디 모듈이 완성되면 완성차 라인이 필요 없어집니다.” 신성갑 모비스 지부 수석 부지부장의 말처럼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은 신차를 투입하면서 2백71명이 남아 당장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모듈이 36%나 진행된 상태에서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산지부 박기정 대의원대표는 “공장별로 편차가 크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아 나가기 힘들다”고 한다. 정작 조합원들은 모비스가 새 엔진공장을 짓는데 가면 일이 편하다는 소문에 솔깃해 있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현대자동차노조 김봉길 기획실장도 새 차인 투산 라인을 까는 데 현재 있는 인원이 할 수 있는 일감을 확보하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이런 문제들이 사업부 별로 진행되다 보니 각개격파 당하기 쉽다”며 구조조정의 핵심인 모듈화 문제에 대해 전담부서를 두고 전체를 아울러 연구하고 협상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아자동차도 다르지 않다. 이화모듈에서 소렌토 전체 69%가 제작돼 납품되고, 롤링샷시 모듈은 완성차 라인이 멈추고 똑같이 멈추는 적기 생산 방식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웬만한 곳은 대부분 비정규직이 투입되어 있어, 신차가 투입되어도 물량이 줄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고용 문제를 완충시켜줄 장치가 더 이상 정규직에게 없다.
모비스는 중국, 미국 등 해외공장 뿐 아니라 최저임금 수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주로 한 모듈공장을 끊임없이 세우고 있다. 또 5천억원을 투자해 만든 아산 모듈 라인을 돌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동조합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이화, 소화리 모듈공장이 기아차 완성차 공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듯이, 광주모듈이 완성되면 기아차 광주공장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 원청노동자들은 별다른 기술 필요 없이 모듈덩어리들을 끼워 맞추는 일 말고 할 일이 없을지 모르겠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핵심’인 모비스는 끊임없이 비정규직 모듈 공장을 늘려 나갈 것이기 때문에.
2004-07-26 10:15: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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