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세미나_자동차업종노동운동연구

14784

2004-08-30 10:45:33

토라

[노동혁신연구소] 언제까지 '도요타 방식'을 모방할 건가

선택과 집중 14 - 언제까지 ‘도요타 방식’을 모방할 건가 (2004.08.30)

‘도요타 다시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 제조업체 가운데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도요타식 생산모델은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과 공공부문에 이르기까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도요타 생산모델 배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 “린”(lean)생산방식으로 개념화된 일본의 도요타 생산방식을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이 앞 다퉈 도입해 조직의 변화를 시도했었다.

우리나라에도 지난 90년대 초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유수 대기업들이 도요타, 6시그마 등 선진기업의 경영혁신기법을 도입하는데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로 귀결됐다. 오히려 경영 및 작업장 혁신에 대한 노조와 노동자들의 불신이 심화되는가 하면, 혁신활동이 현장 중심적이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진행되지 못해 생산성과 효율성면에서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벤치마킹도 환경에 맞게 해야

지난 10여 년간 경영혁신기법에 대한 신문보도 빈도수를 비교해 보면, 서구에서 유행한 경영혁신기법은 1, 2년의 차이를 두고 우리 기업에 도입되어 발전과 쇠퇴를 거듭했다. 그러나 국내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서구의 경영혁신 방법론을 도입한 기업 중 70% 정도가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세계의 생산방식은 하나의 모델로 통일되지 않는 것인가. 모두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생산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 모방하는데도 어째서 성공하지 못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의 기업 체질과 사회문화적 환경에 전혀 걸맞지 않기 때문이다. 한 나라 또는 한 기업의 생산방식은 사회문화적 시스템과 결부되어 발전한다.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생산모델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노사관계와 교육체제, 정치 환경, 가치관 등 고유한 사회문화적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진화하게 된다. 이 사실을 경시하면 분명히 실패한다.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이 무비판적으로 도요타 생산방식을 벤치마킹하다 실패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식 사회문화적 환경과 도요타 생산방식이 맞지 않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엄청난 사회 경제적 비용을 초래했던 것이다.

물론 경영혁신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벤치마킹은 필요하다. 대부분의 기업은 선진기업을 찾아가 경영기법 등을 배워온다. 그런데 경영은 기업이 처한 사회문화적 환경과 조직 구성원의 노동의식 등 제반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현실과 환경에 잘 맞게 능동적이고, 창조적으로 변용하여 정착시켜야 한다.

경영혁신에 성공한 기업은 자신의 환경에 잘 맞는 방법론을 도입하거나 개발하여 실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분명하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

세계 2차대전 이후 미국은 풍부한 자원과 대규모 시장 등 사회문화적 환경에 걸맞는 가장 미국적인 생산방식인 테일러/포디즘, 즉 저임금-저숙련-가격경쟁 모델을 만들어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이것을 배운 일본은 ‘절약형’ 생산방식을 개발했다. 도요타는 자원과 자본도 없고, 소규모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주문에서 수금까지 빠른 현금 유통을 필요로 했다. 도요타에서 포드의 대량생산시스템에 의한 대량생산과 규모의 경제라는 것은 불가능했다. 도요타는 높은 품질과 저비용, 짧은 리드타임과 유연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이 필요했다. 결국 도요타가 창시한 린 생산방식은 일본의 사회문화적 환경과 작은 시장, 빈곤한 자원 등을 감안, 낭비를 제거하고 인적자원개발을 통한 효율성과 노동생산성을 높이려는 가장 일본적인 생산방식이 되었던 것이다. 그 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생산모델로 평가받았다.

도요타의 무기는 지속적 혁신과 ‘현장주의 경영’

그럼 도요타의 비밀병기는 무엇인가.

가장 큰 무기는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사람과 시스템이 형성이다. 그리고 철저한 현장중심의 인적자원투자와 문제해결 능력향상. 이것은 도요타 방식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패러다임적 교훈일 것이다. 이와 함께 최고경영진의 개명된 참여철학과 현장주의 경영, 현장감독자의 회사 충성도와 강력한 노무관리 기능, 협조적 노조집행부의 구성과 유지 등도 도요타 생산방식이 성공하게 된 구성요소이다.

우리나라에도 90년대 초반부터 린 생산방식을 도입한 이후 간판방식이나 JIT(Just In Time), 제안제도, 분임조 활동 등의 다양한 기법들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린 생산방식의 일부 프로세스의 경우는 오히려 도요타보다도 국내 기업이 앞서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도요타에 맞설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린 생산방식 등 각종 혁신활동을 놓고 노사의 상호불신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은 회사의 어떠한 변화도 거부 내지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경영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자율성을 주면 고의적인 태만이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생산현장의 리더인 현장관리자는 대의원 노조로부터는 ‘꼭두각시’로 비난받고, 경영진으로부터는 현장관리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질책당하는 등 노사 모두에게서 소외되고 있다. 팀원간의 기능적 협동과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사회적 협동을 목적으로 해야 할 팀조직은 노동운동을 감시하고, 회사와 상관에게 순응케 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월간 참여와 혁신 8월호 70p. 한국노동혁신연구소 이문호 소장) 생산현장의 노-노, 노-사간의 역학관계는 노동자들이 생산과 품질관리에 대한 무관심과 비천한 노동의식을 더욱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장중심의 노사관계는 정착되지 못한 반면, 노사간 집단적 또는 비공식적인 정치체제는 활성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고유의 생산현장의 역학관계를 해결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생산모델을 모방한다고 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형 작업장 혁신모델 만들자

그런데도 우리 기업들은 도요타 모델을 통해 생산과 품질향상, 고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과 문제해결을 만들겠다며 벤치마킹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다. 도요타 방식 벤치마킹의 성공을 위해 결국 노조를 무력화해서 도요타처럼 협조적 노조집행부를 유지하거나 현장관리자의 통제,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등 제도와 사회 환경을 도요타 식으로 바꿔야 한단 말인가.

도요타 생산방식이 지난 50년에 걸친 전체 구성원이 노력한 대가로 만들어진 고유의 철학과 정신이 반연된 하나의 시스템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기 성과내기에만 매달려 무조건 베끼기에만 급급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단기적 관점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남의 나라 내지는 남의 기업의 생산방식을 무조건 모방해서 이식하는 데만 열중할 경우 문제 해결은커녕 오히려 더 큰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유발하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 노사 양측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조 자 명 [ 한국노동혁신연구소 부소장 ]

토라 (2004-08-30 10:47:22) "가장 큰 무기는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사람과 시스템이 형성이다. 그리고 철저한 현장중심의 인적자원투자와 문제해결 능력향상" "최고경영진의 개명된 참여철학과 현장주의 경영, 현장감독자의 회사 충성도와 강력한 노무관리 기능, 협조적 노조집행부의 구성과 유지 등". 이것이 도요타의 성공비결(?), 숨겨져 있는 양날의칼에 의한 노동자계급의 패배(?)의 비결....

	잠시!기아광주교육지 지원 관련	허은영	2004/08/30

[산업은행]한중 산업의 국제경쟁력 비교분석

토라

200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