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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사회주의 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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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0 17:25: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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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희유아빠 |
 무정부주의 - 자율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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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노동대학 입학식 날에 있었던 오세철 교수님의 특강에서 무정부주의에 대한 비판이 있었나봅니다.(저는 늦게 도착해 특강을 듣지 못했습니다.) 오교수님에게 소장님이 질문을 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오교수님과 소장님께서 무정부주의와 관련하여 약간의 논쟁이 있었습니다. 소장님께서는 국가에 대한 투쟁을 회피한다는 의미에서 자율주의를 현재 한국사회에서의 무정부주의 한 형태로 규정하셨습니다. 그리고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 사조가 유행하고 있는 것을 우려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오교수님은 자율주의를 무정부주의로 볼 수는 있지만, 그것은 무정부주의가 갖고 있는 투쟁성마저도 상실한 것으로 (무정부주의라기보다는) 대기주의·공동체주의로 파악하는 것이 옳다고 하셨습니다.
얼마 전 제목이『마르크스주의 국가이론은 존재하는가-보비오 논쟁』이라는 흥미있는 제목의 책 한 권을 구했습니다. 그 책의 서장인「보비오 논쟁 해제」를 읽다가 재미있는 부분이 나와 옮깁니다. (저는 자율주의의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제2부의 마지막에 실린 네그리의 논문은 민주주의 논쟁에 대한 무정부주의자의 입장을 보여주는, 흥미롭지만 다소 공허한 글이다. 네그리는 어떤 수사를 채택하든, 민주주의는 프롤레타리아가 정치세력으로 형성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구(舊) 사회권력이 채택한 최후의 형식이며, 자본의 불합리한 생존의지의 표현이 뿐이라고 일축한다. 따라서 체로니나 바카, 잉그라오 등의 사회민주주의적 민주주의론이나 그것의 내용과 형식에 관한 토론 따위는 보비오의 논의에 견인된 무의미한 공론에 불과하며, 필요한 것은 오직 마르크스가 주장한 본래적 의미의 프롤레타리아독재를 통한 공산주의로의 이행뿐이다. 그러나 네그리는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떤 방법으로 공산주의로의 이행이 가능한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보비오가 비판하고자 했던 마르크스주의자의 전형을 보여줄 뿐이다."(구갑우·김영순, 「서장 보비오 논쟁 해제」,『마르크스주의 국가이론은 존재하는가-보비오 논쟁』, 의암출판, 1992, p.19.)
*참고로 보비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보비오가 제기하고 있는 마르크스주의 정치이론의 핵심적 문제점은 무엇보다도 부르주아 국가 및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대안이 될 사회주의 국가·사회주의적 민주주의에 대한 이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의 '부재' 혹은 '결핍'이라고 명명되는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보비오는 다음 세 가 지를 들고 있다.
첫째, 사회주의이론가들의 관심이 당면과제인 권력장악(who rules?)이라는 문제에만 집중되어 권력장악 이후 통치방식(how to rule?)의 문제는 등한시했다는 점이다. 권력획득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고 조직화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당과 관련된 문제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이런 문제의식의 필연적 소산이며, 실제로 마르크스주의가 정치학에 공헌한 바가 있다면 그것은 당이론이지 국가이론은 아니라고 보비오는 지적한다.
둘째, 일단 권력을 장악하고 나면, 국가는 곧 사멸할 이행기적 현상이 된다고 보는 점이다. 곧 사멸할 - 물레나 청동도끼와 더불어 박물관으로 보내질- 기구가 어떻게 조직화되고 작동되어야 할지에 골머리를 썩일 필요가 있겠는가! 당연히 권력의 행사방식-보비오는 이것이야말로 국가론 본래의 영역이라고 보고 있다-이란 문제는 부차적 관심사로 밀려난다. 또 한가지 이와 같은 국가사멸의 환상. 정치의 종언이라는 사고에서 비롯된 더욱더 심각한 문제점은 이행기에 필요한 국가형태는 '독재'라는 논리이다. 보비오는 전통적 독재개념의 공통적 특징은 정세의 예외성과 존속기간의 일시성이란 점에 있으나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이런 규정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은 모든 국가를 독재, 즉 내부에서 폭발하는 (계급간의) 투쟁을 억누르고 조절하기 위해 정치권력을 필요로 하는 사회의 항상적 조건으로 보고 있는바, 이는 전제(despotism)-민주주의의 대립물-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현실 사회주의 나라에서 민주주의의 질식은 이와 같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론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셋째, 권위 있는 원전의 남용경향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그것의 구체적 분석을 통해 규명하고 처방하기보다는 원전을 읽고 또 읽어 거기에 주석을 닮으로써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원전이 현실판단의 근거가 됨으로써 비롯되는 현실변화에 대한 둔감함, 한동안의 시간적 지체를 겪고 나서야 남들이 모두 아는 것-예를 들면 권력은 통제되지 않을 때 타락한다는 명제-을 겨우 발견하고 자신의 '위대한 발견'에 흥분하는 것, '마르크스와의 거리'를 어떤 이론에 대한 평가의 잣대로 삼아 균형감각을 상실한 채 마구 공격하는 것 등등은 이와 같은 편향의 결과들이라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의 공백에 대한 이와 같은 보비오의 문제제기가 단지 이론적 차원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그는 현실 사회주의에서 나타난 민주주의 부재를 올바른 이론이 잘못 적용된 사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이론적 공백과 긴밀히 연결된 마르크스주의 자체의 한계로 보고 있다. 위와 같은 원인들로 인해 마르크스주의에서 사회주의 국가론의 공백을 유일한 대안은 파리코뮌을 모델로 한 직접 민주주의론과 평의회 민주주의론 밖에는 없었던 셈인데, 보비오는 논리적으로나 역사의 경험으로 보거나 그것은 결코 대의제 민주주의의 대안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서장 보비오 논쟁 해제」,『마르크스주의 국가이론은 존재하는가-보비오 논쟁』, 의암출판, 1992. pp.10-11)
우리의 이해와 사뭇 다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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