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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1093번 등록일 2001-06-07 00:00:00
글쓴이 김세균 글쓴곳  
발행호수 67   분야 7  
제  목 지상강좌/노동자 교양정치학 제3세계의 변혁운동과 노동자․민중운동


지상강좌/노동자 교양정치학



제3세계의 변혁운동과 노동자․민중운동


김 세 균
소장





1. 제3세계 변혁운동의 전개과정
변혁운동은 사회의 계급모순을 타파하려는 사회변혁운동의 성격을 기본적으로 지니며, 일반적으로 ‘사회주의 운동’의 형태로 발전해 왔다. 그런데 제3세계 변혁운동은 선진자본주의사회의 변혁운동과 구분되는 그 나름의 특징을 지니고 전개되어 왔다.

1) 제3세계의 변혁운동은 동시에 식민지적, 반식민지적 지배와 착취를 폐기하려는 민족해방운동의 성격을 지니고 전개되어 왔다. 이와 관련해 정치적 독립이 기존의 매판세력이 권력을 이양받는 형태로 이루어졌는가, 아니면 민족해방운동을 주도한 세력에 의해 쟁취되었는가, 그리고 후자의 경우 민족해방 주도세력의 계급적 성격이 중요한 변수로서 작용했다. 예를 들어 맑스주의적-프롤레타리아적 정치세력이 정권을 장악한 나라―중국과 베트남 등―에서는 민족해방혁명은 동시에 사회주의혁명으로 성장-전화했다. 이와는 달리 민족부르주아세력이 주도한 나라들―인도 등―과 쁘띠 부르주아세력이 주도한 나라들―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애초에는 사회주의 지향적 성격을 보이다가 이후 대체로 자본주의적 발전의 길로 나아갔다.
한편 정치적 독립 이후에는 사회 내부의 계급모순의 전개가 변혁운동에서 결정적인 중요성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제국주의의 정치적-군사적 개입이나 경제적 종속성의 심화 등도 중요한 문제로서 제기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혁명을 성취한 나라로서는 쿠바와 니카라과 등이다.

2) 제3세계 변혁운동은 애초에는 전근대사회로부터 식민지적 지배를 매개로 하여 성립된 종속적 자본주의로 이행해 간 과도기단계―이른바 식민지 반봉건사회―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사회발전단계에서는 노자모순이 부차적인 모순이 반면 전근대적 지주계급과 광범한 농민층간의 모순이 민족모순과 더불어 주요모순이었다. 이로 인해 여기서는 ‘(반제) 반봉건 민주주의혁명’이 사회변혁의 주요과제로서 제기되며, 프롤레타리아세력이 전근대적 토지관계의 폐기를 요구한 혁명적 농민운동과 결합한 것을 통해 그 혁명은 사회주의 혁명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었다. 이 경우 농민이 혁명의 주력군이 되고, 농촌을 근거지로 하여 도시를 포위공격하는 형태로 혁명이 전개된다(중국과 베트남 등).
그런데 제3세계의 자본주의발전은 일반적으로 종속자본주의적 발전에 의해 특징지워지는데, 그러한 발전이 이루어지면 질수록 사회변혁의 과제는 ‘(반제) 반봉건 민주주의혁명’에서 ‘(반제) 반독점 민주주의혁명’의 과제로 이행하는데, 쿠바혁명과 니카라과 혁명이 대표적이다.

- 쿠바혁명: 무장투쟁국면에서는 농민층이 그 투쟁을 뒷받침한 가장 중요한 계급, 그러나 총체적 투쟁이었던 1959년의 ‘7․26 운동’에서는 노동자중심의 도시대중이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 1979년의 니카라과 혁명: 광범위한 반소모사 연합전선이 형성된 가운데 농촌의 무장투쟁과 도시의 파업투쟁 등이 전국적인 동시다발투쟁을 조직하는 형태로 전개되었다.
-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이미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농촌게릴라 중심 운동이 한계를 노출하게 된다.
- 1980년대 초에 혁명운동의 최절정기를 맞이한 엘살바도르의 경우: 그 기회를 놓침으로써 농촌게릴라 중심의 무장투쟁과 도시대중의 민중봉기의 결합을 성공시킬 조건은 다시 오기 어렵게 되었다.

3) 지금까지의 혁명은 프롤레타리아세력 및 혁명과정에서 자신의 계급적 성격을 프롤레타리아세력으로 전화시킨 세력―쿠바의 카스트로 세력 등―이 반제반봉건 민주주의혁명을 주도하거나 혁명의 성격이 반제봉건 민주주의혁명에서 반제반독점 민주주의혁명으로 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혁명을 주도함으로써 사회주의 혁명으로 성장-전화했다. 이와는 달리 종속적 국가자본주의사회로 이행한 나라에서 반제반독점 민주주의혁명이 성공한 나라는 아직 없다. 이들 나라들은 1980년대를 거치면서 정치적 민주주의가 많든 적든 도입되었는데, 정치적 민주주의가 확대되면 될수록 선거와 의회정치 등이 변혁운동에서 중요한 계기로서 작용하게 된다. 그런데 1970년 11월부터 1973년 9월까지 존속한 칠레의 아옌데 인민연합정권의 경험은 이른바 ‘사회주의로의 평화적 이행’의 가능성과 한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실험이었다. 그리고 제3세계의 새로운 노동자정당은 오늘날 대체로 기존의 맑스-레닌주의정당과 구분되는 대중정당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데, 사민주의적 우파세력이 당을 주도하는 모습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4) 에티오피아, 콩고, 베닌의 혁명은 대중적 정치운동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이루어졌다기 보다는 대중적 불만이 고조되고 위기상황이 조성된 조건 속에서 발생한 군사쿠데타의 산물이었다. 이는 제3세계의 군부의 계급적 성격의 다양성을 가리키는 사례이지만, 자본주의적 발전이 이루어진 나라일수록 군부내의 반자본주의적 성격은 제거된다. 칠레의 경우는 보수적 군부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5) 역사적으로 보아 사회주의혁명은 지금까지 대체로 4개의 국면을 거치면서 전개되었다.

- 제1국면: 1917년의 볼셰비키 혁명은 자본주의지배에 최초의 결정적인 돌파구를 열었다. 그러나 혁명운동의 고양에도 불구하고 1924년 외몽고에서 혁명정권이 들어선 것을 제외하고 혁명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 제2국면: 제2차 대전에서 소련이 파시즘세력을 격파한 것을 계기로 동유럽에서 혁명의 제2파고가 물결쳤다. 1945년부터 1948년 사이 불가리아, 체코슬로바키아, 동독, 헝가리, 폴란드 및 루마니아에서의 혁명.
- 제3국면: 사회주의 혁명이 제3세계로 확산된 국면이다. 중국과 북베트남 및 북한에서의 혁명이 제3파고의 시작을 가리킨다. 1950년대와 60년대에는 민족부르주아 내지 쁘띠 부르주아세력이 주도한 민족해방혁명을 통해 독립을 쟁취한 나라들이 이념적으로 사회주의를 표방했다. 1950년대말의 쿠바혁명은 제3세계 혁명의 새로운 파고를 준비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앙골라, 모잠비크, 기니바사우, 케이프 버드, 남베트남, 라오스, 캄푸챠 등에서 혁명이 성공했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정치적 독립을 획득한 이후에 나타난 내부발전의 위기상황을 배경으로 베닌, 콩고,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및 니카라과에서 사회주의 정권이 출현했다. 1979년의 니카라과 혁명은 1960년대와 70년대 혁명과정의 대미를 장식한 혁명이었다. 그런데 1970년에 들어와 아프리카에 남아있던 포르투갈령 식민지들이 독립을 쟁취함으로써 정치적 독립운동과 결부된 혁명은 최종적으로 종말을 고했다.
- 제4국면: 1980년대에 들어오면 제국주의 반격의 본격화, 소련과 동구의 개혁과 체제붕괴 등이 겹쳐 혁명은 전반적으로 퇴조한다. 그리고 현실사회주의세계체제가 붕괴된 이후 제3세계의 사회주의국가들은 오늘날 대체로 준자본주의적 발전의 길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장사회주의적 발전’의 길을 걷고 있는데―중국이 대표적―, 이는 전세계적으로 기존의 변혁운동의 대순환이 종결되고, 변혁운동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라는 새로운 조건에서 재출발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2. 제3세계 변혁운동의 전망
제3세계의 변혁운동의 전망과 관련해서는 다음의 점들이 지적될 수 있다.
- 그간의 제3세계의 산업화과정을 통해 제3세계의 여러 나라에서도 노자대립관계가 사회의 가장 중요한 대립관계로 발전하고 있고, 노동자계급이 사회변혁운동의 가장 중요한 담당층으로 등장하고 있다.
-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로 통해 자본축적의 위기부담이 제3세계의 노동자-민중에게로 대폭적으로 전가되고 있으며, 세계자본주의체제의 모순이 확대-심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저항하는 운동이 세계각처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 미국의 헤게모니가 외면적으로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쇠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자주의’의 포기, 전역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을 통해 군사적 유일패권체제를 강화하려는 노력 등은 미국 헤게모니의 강화가 아니라 그 약화의 징표로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의 반동성이 강화됨에 따라 이른바 동맹국들의 미국 비판 및 노동자-민중운동과 약소민족의 반미의식이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 중진자본주의국가로 불리는 반주변국가들 - 남미와 동아시아지역의 신흥공업국가들 -에서 세계자본주의체제의 모순이 집약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들 국가에서 노동자-민중운동이 다른 지역보다 한층 더 강력하게 폭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실사회주의체제가 붕괴하고 현실사회주의와 연계된 제3세계의 운동이 그 역사적 순환을 종결시킨 시점에서 제3세계의 변혁운동은 그간의 변혁운동의 성패로부터 교훈을 배워 새롭게 재출발해야 할 조건 속에 놓여 있다. 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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