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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467번 등록일 1997-12-01 00:00:00
글쓴이 김금수 글쓴곳  
발행호수 28   분야 7  
제  목 노동자교육포럼


한국 노동교육의 실태와 발전방향*1)



김 금 수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1. 서 론


노동교육의 개념 범주는 실로 광범하고 복합적이다. 노동문제나 노동관계를 주제로 하는 경우에도 교육의 대상과 목적 그리고 주최에 따라 노동교육은 그 성격을 달리 하기 때문이다. 교육 대상은 노동자, 노조조합원, 노조간부, 경영자, 관리자, 공무원, 정치인, 학생, 일반시민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교육 목적은 노동자나 노조원의 노동자 의식 고취, 노조간부의 능력개발과 지도역량 제고, 경영자와 관리자의 노무관리 기술과 능력 향상, 공무원과 정치인의 정책개발 및 행정능력 향상, 학생의 지식 습득, 일반시민의 사회의식과 지식영역 확대 등으로 설정될 수 있다. 또 교육의 주최도 노조, 기업, 정부, 대학, 연구기관, 산업교육기관, 종교단체 등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노동교육의 정의는 획일적으로 규정되기 어려우며, 노동문제나 노사관계를 주제로 하는 교육은 포괄적으로 노동교육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노동교육의 중심 영역인 노조의 교육활동에 한정하고, 노동교육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봄과 동시에 그 발전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먼저 노조에서 추진하는 노동교육의 목표와 특성에 관해 살펴 볼 필요가 있겠다. 노조 노동교육의 기본 목표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노동운동의 발전에 있다. 이를 위한 노동교육의 임무는 다음과 같이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즉, 노동자들의 주체적 의식의 향상․촉진, 사상과 이론의 수준 향상, 반노동자적 또는 반노동운동적 사상공세에 대한 대응, 인간성 형성이 그것이다.

다음으로 노동교육의 특성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첫째 경제적․일상적 활동과 결합함으로써 구체성을 갖는다는 점, 둘째 집단적 결속을 일관되게 추구한다는 점, 세째 대량의 기초적 의식교육을 중시한다는 점 등이다.



2. 노동교육의 실태와 문제점


1) 전국중앙 조직의 교육실태


(1) 한국노총의 교육실태


가. 교육 체계

노동교육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부서는 교육국이다. 교육국은 그 밑에 교육부와 교육개발부를 두고 있다. 교육국은 정책연구실, 노사대책국, 조직국 등 관련 부서와 노총중앙교육원의 협력 하에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노총 차원에서 교육사업을 계획하고 집행하며 평가하는 단위로서 산하 산별연맹 교육담당자로 구성되는 교육담당자회의를 설치하고 있다. 교육담당자회의는 매년 2~3회 열리는데, 연초에 한국노총 교육국이 마련한 교육계획안을 검토하고 연말에는 1년 동안 진행된 교육사업을 평가한다. 1996년 3월 신임집행부의 출범에 따른 조직개편으로 교육국은 조직강화본부에 편입되고, 교육개발부는 폐지되었다.


나. 교육활동의 목표 및 원칙

한국노총은 교육 활동의 목표로서 조합원의 의식개발, 간부와 활동가들의 지도력 강화, 노동조합의 조직력 강화 등 세가지를 설정해 놓고 있다. 여기서의 의식개발은 노동자로서 정치‧경제‧사회에서의 위상 자각과 조합원으로서의 노조활동에 대한 참가의식 개발을, 지도력 강화는 조합원으로서의 일반국민에 대한 지도력과 노동조합 간부로서의 조합원에 대한 지도력을, 조직력 강화는 노동조합의 조직력 강화를 의미한다. 그리고 교육활동의 기본 원칙으로는 자주성의 원칙, 대중성의 원칙, 자립의 원칙, 체계화의 원칙, 사회성의 원칙 등이 설정되고 있다. 그리고 주요 활동 방향으로서는 교육활동의 적극화․체계화․충실화, 교육 기회의 확대,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강사요원 양성 등에 집약되어 있다.


다. 교육활동의 종류와 내용

한국노총의 교육활동은 노조간부 정기교육, 조직강화 순회교육, 교육 지원활동, 교육파견활동, 교재 및 자료발간 활동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① 노조간부 정기교육

노조간부 정기교육은 정규교육 과정, 신임간부 교육과정, 강사양성 전문교육과정이 있다.


■ 정규교육 과정 : 이 과정은 노동조합 대표자나 간부를 대상으로 연 15회 3박4일 총 45시간 과정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교과목은 <표 1>에 나와 있는 바와 같이 노동조합 운영 실무, 노동관계법 해설 등 노동조합 활동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실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 1> 정규교육 과정


교육

대상

교육기간

교육내용

강사진

노조

간부

1,882명

연15회

3박4일

국가경쟁력강화와 노조의 역할, 노조간부의 자세, 노조의 조직운영과 실무, 회의진행법, 단체교섭과 노사협의제, 노동관계법해설, 산업안전보건법과 재해보상보험법, 노조의 정치활동, 노조의 복지활동, 국제노동운동, 민주주의와 주인의식, 레크리에이션 지도법, 분임토의 기법과 살제, 기타(점호, 조회, 명상시간)

노총본부실국장,

노총교육원 원장 부원장

* 자료 : 한국노총, 「1994년도 활동보고」, 1995년


■ 신임간부 교육과정 : 이 과정은 신임 노조간부를 대상으로 1박2일 과정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교과목은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노동운동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노동조합 운영 능력을 높이는 내용으로 짜여져 있다.


<표 2> 신임간부 교육과정


교육

대상

교육

기간

교육내용

강사진

신임간부

교육과정

신임

노조간부

1박2일

노총의 운동방향, 노사간 현안문제의 쟁점사항, 노조지도자의 리더쉽과 노조운영, 현실진단과 바람직한 노조운영방안,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 새로운 경제질서 형성과 노동조합의 과제

노총위원장, 대학교수, 노총교육원장

* 자료 : 한국노총, 「1994년도 활동보고」, 1995년


■ 강사양성 전문교육과정 : 이 과정은 산별연맹이나 단위노조의 간부를 대상으로 2주 동안 실시되는 과정으로 강의기법, 강사의 자세, 교육계획 수립 및 집행, 대중연설론, 지도력개발 등의 교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문적인 노동교육 담당자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94년도 사업보고서에서 한국노총은 노조간부 정기교육의 성과로 “이론과 실무를 적절히 조화시킨 교육으로서 강사진의 성의있고 열성적인 지도, 집행부와 연수생간의 동지애를 통한 일체감 조성, 일정 진행 및 합숙생활의 원활화 등 총체적으로 볼 때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교육집행으로 연수생으로부터 대단히 좋은 호응을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문제점으로는 “전체적인 참가율에 비해 각 산업별로 연초 배정인원에 초과 혹은 미달되는 참가를 보여 교육집행상 애로가 있고, 현 집행부의 인력난으로 거대한 규모의 시설과 증가하는 많은 교육생들의 욕구와 필요성에 따른 교육의 효과와 진행, 그리고 행정처리에 완벽을 기할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노총의 교육활동에서 연맹별 교육참가율의 불균형은 가장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1995년 실시된 노조간부 정기교육의 경우를 살펴보면 총 14회에 걸쳐 1,459명이 참가했는데 그 가운데 금속노련에서 파견한 교육생은 43.1%인 629명에 달했다. 특히 287기와 288기 교육생 124명, 133명 가운데 금속연맹 파견교육생은 71명, 69명으로 그 비율이 57.2%, 51.0%에 달했다. 1995년 12월말 현재 한국노총 조합원 1,134,714명 가운데 금속연맹 조합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406명으로 17.8%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한국노총 산하 연맹간 교육참여도의 편차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교육의 혜택이 산별연맹에 골고루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② 조직강화 순회교육

1994년도에 실시한 조직강화 순회교육은 미리 계획된 것은 아니었고 한국노총 안팎의 상황 변화에 따라 조직적 단결을 강화할 목적으로 마련된 교육이었다. <표 3>에 나와 있는 교육시기와 교육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1994년 3월 노총-경총 임금합의로 한국노총에 대한 안팎의 비난이 거세어지고 산하 노조 가운데 노총을 탈퇴하는 노조가 급증하는 등 노총 내부에 반발이 일고, 그해 11월 민주노조운동 진영이 민주노총 준비위를 결성하면서 대외적으로도 여러 가지 도전에 부딪치면서 조직내 반발을 무마시켜 이탈을 막고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실시된 교육이었다.

<표 3>  조직강화 순회교육


제목

교육일시 

교육내용

94 중앙노사 임금 및

정책제도개선에 관한 토론회

94. 4

중앙노사임금합의 설명, 정책제도개선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의의

노총 발전방향 모색과 노동운동 통합추진을 위한 지역순회 세미나

94.11

한국노총에 대한 이해, 노총개혁방안에 대한 설명, 노총개혁방안에 대한 의견청취

* 자료 : 한국노총, 「1994년도 활동보고」, 1995년


③ 교육강의 지원활동 및 교육파견 활동

이 밖에도 한국노총은 1994년 1년 동안 산하 산별연맹 70회, 산하 지역본부 86회, 기타 36회에 걸쳐 교육 강의지원 활동을 했고, OECD 교육훈련분과 세미나, 통일원 주최 통일연수교육(7차례 270명), 직장체육 지도자 강습회 등에 교육생을 파견했다. 이 가운데 통일원 연수교육은 정부 차원에서 실시하는 반공이념 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④ 교재 및 자료발간 활동

1994년의 경우 한국노총은 노조간부 교육용 자료로 일상활동, 교육활동, 문화활동, 홍보활동, 조직과 운영, 단체교섭과 단체협약, 노동쟁의 등에 관한 자료를 발간했고, 교육담당자용 참고자료로서 노동교육의 현황과 과제, 효율적인 노동교육 방안, 노동교육 강의기법, 노동교육 강사의 역할과 자세 등의 자료를 만들었다. 그리고 교육활동의 방향과 원칙, 산하 조직(산별연맹과 지역본부)에서 실시한 교육사업 현황, 교재 발간 현황, 노동교육 강사 주소록 등의 내용을 담은 ꡔ94년 노동교육 총람ꡕ을 발행했는데, 내부사정으로 매년 발행하지는 못했지만, 한국노총과 산하조직의 교육실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이다.


(2) 민주노동조합운동의 교육실태 -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을 중심으로


1995년 11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출범하기 전까지 민주노동조합운동 진영의 전국적인 조직 구심은 전노협이었다. 전노협은 1990년 1월에 결성되어 민주노총이 출범하면서 거기에 통합되어 해산되었다. 전노협의 교육활동을 중심으로 민주노조 진영이 추진해온 교육실태를 살펴보기로 한다.


가. 교육 체계 

전노협의 교육담당 부서는 교육국이었고 조직체계상 14국 가운데 1국이었다. 교육국 상근자는 1990년 출범할 때부터 3명 이상이 유지되었다. 전노협 차원의 교육담당자 회의는 교육국장단 회의였고, 연 5~6회 정도 진행되었다. 지역과 업종, 그룹 등의 교육실무자로 구성된 이 회의는 교육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된 사업을 평가하는 기능 외에도 전노협의 교육활동을 임금․단협투쟁, 노동법개정 투쟁 등 당면 실천 과제와 결합시키려 노력했다.


나. 교육의 목표

전노협이 설정한 명시적인 형태의 교육목표와 원칙은 따로 없다. 1991년도 사업보고서는 “기업별 의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전노협 조합원의 계급적 정치의식을 강화하고”, “투쟁의 활성화에 기여하며”, “조직의 확대 강화에 기여하고”, “교육사업을 체계화․전문화한다”고 교육활동의 목표를 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또 1994년 사업보고서는 “단위노조의 조직을 정비․강화하여 지역과 전국을 통일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에서 교육사업을 전개하고”, “조직발전 전망에 기초하여 업종별 교육사업과 민주노조 총단결 교육사업을 전개한다”고 교육활동의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전노협이 내세우고 있는 교육활동 목표는 한국노총이 정하고 있는 교육훈련 목표 및 원칙에 비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는 못하지만, 상황과 조건의 변화와 조직적 필요성에 따라 실천적으로 기여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정부의 계속적인 통제에서 기인된 조직의 불안정성, 신생조직의 한계인 경험축적의 취약, 민주노총 건설에 기여해야 한다는 조직적 과제에서 비롯된 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 교육활동

전노협의 교육활동은 실무자 및 대상별 교육, 교육자료 발간과 교육매체 제작, 교육연구사업, 강사지원 교육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① 실무자 및 대상별 교육

전노협 산하 노동조합은 신생조직이 많아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운영하는 역량이 부족했고, 따라서 노동조합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실무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이 절실하게 요구되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전노협의 교육은 1990년 창립 당시부터 단위노조의 일상활동과 각종 투쟁사업의 활성화를 위하여 현장으로부터 요구되는 부서별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이 주류를 이루었다. 교육담당자 교육의 경우, 강사훈련을 비롯하여 교육사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훈련을 매년 2회씩 실시하였다. 또한 선전담당자 교육도 매년 1~2회씩 실시되었다.

이런 교육담당자와 선전담당자를 위한 교육은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되면서 그 내용을 체계화하게 되었으며, 이 두 교육은 전노협의 정기교육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실무교육으로는 문화 활동, 산업안전보건 활동, 여성 활동, 조사통계 활동, 고용보장 활동 등에 관련되는 교육이 추진되었고 그런 교육사업은 해를 거듭하면서 내용과 주제를 높이게 되었고 운영과 체계를 안정화할 수 있게 되었으며, 교육방식도 강의식 위주에서 점차로 교육참가자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토론식으로 전환하는 방향에서 적극적으로 모색되었다.

대상별 교육으로는 지도자 교육, 신임간부 교육, 교섭위원 교육 등이 실시되었는데, 노조간부의 잦은 교체 등의 이유로 정기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표 4> 교육대상과 교육내용


전국교육

교육명

교육 내용

부서실무

역량강화

교육

제7기 교육역량강화교육

교육담당자 교육

제1기 전국교섭위원교육

임단투 교육

전국문화부장단교육

문화담당자 교육

전국조사통계부장단 교육

조사통계 담당자 교육

여성간부수련회

민주노조운동의 현황과 과제, 고용문제 현황,여성노동자의 지위와 역할

제8기 교육역량강화교육

민주노총 건설화 사업방향, 노조교육활동의 실제, 시범교육, 교안작성, 강의실습

조선업종교육부장단 수련회

기업교육 현황 및 노조의 대응방향, 조선업종노동교육현황과 과제, 민주노총 건설과 우리의 과제

자동차업종교육부장단수련회

기업교육 현황과 노조의 대응방향

업종

조직화

교육

조선업종 국제세미나

 

섬유업종 간부수련회

민주노조운동의 현황과 과제, 노조 조직강화방법론

조선노협 간부수련회

민주노총 건설과 조선노협의 역할

금속일반 간부수련회

민주노총 건설과 과제, 기업별 노조와 산업별 노조

* 자료 : 전노협, 「1994년도 활동보고」, 1995년


② 교육자료 발간과 교육매체 제작

전노협은 교육자료 발간사업으로 매년 임금․단협투쟁, 노동법개정 투쟁, 일상활동 등에 대해 산하 노조의 교육담당자가 조합원 교육을 실시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교안과 참고 자료로 만들어 배포하였다. 또한 조합원 교육을 위한 교육매체 제작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전노협은 교육이나 홍보를 위해 제작된 매체(비디오와 슬라이드)를 단위노조에 배포함으로써 조합원 교육에 활용되도록 했다. 특히 1990년 현대중공업 투쟁시에는 비디오 속보를 제작하여 사건의 실상을 전국의 산하 단체와 관련 기관에 홍보한 바 있고, 그 이후에도 노동자뉴스, 투쟁속보 제작 등 현장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용 비디오 제작사업을 진행했다.


③ 교육연구 사업 및 강사지원 교육

전노협은 노동교육을 체계화하고 교육방법과 내용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노동조합의 교육활동과 실태를 정리한 두 권의 보고서가 발간되었다. 전노협 교육국이 1994년에 낸 ꡔ노조교육, 이렇게 합니다ꡕ와 1995년에 낸 ꡔ자료모음2 : 노동조합교육방법ꡕ이 그것이다. 앞의 보고서에는 전노협 교육국이 1991년 노동조합 교육의 실태를 조사한 설문조사 자료가 실려있다. 뒤의 보고서에는 전노협과 산하조직의 교육활동 현황과 다양한 교육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한편, 전노협은 강사지원 교육으로 1991년 61회, 1992년 123회, 1993년 93회, 1994년 174회에 걸쳐 산하 조직에 강사를 파견하였다.


(3) 민주노총의 교육활동 방향


한국노총과 대비되는 노조 전국 중앙조직으로서 1995년 11월 새로 출범한 민주노총은 교육선전업무를 담당하는 교육선전국을 설치하고 있고 그 밑에 교육부를 두고 있다. 출범 초기라서 체계적인 교육사업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민주노총은 새로운 교육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워크샵을 지난 1월 개최했는데, 여기서 민주노총은 교육활동 방향과 과제를 전노협 시절 보다 더욱 분명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우선 교육사업의 체계와 관련해 전국중앙조직과 산별연맹 간의 책임과 역할 구분을 명확히 하고, 중앙 차원에서 산하 조직의 모든 교육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담당자 간의 네트웍을 형성할 방침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차원에서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교육사업의 방향과 내용을 결정할 수 있도록 교육정책 연구사업을 독자적으로 진행시키고, 조직별로 분리되어 작성되고 보관되는 교육자료를 민주노총 차원에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서 민주노총은 산하 산별연맹의 교육사업을 총괄하고, 중복되거나 비슷한 교육활동을 중앙 차원에서 재편성하고 조정하여 전국 차원의 통일적인 교육사업을 전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2) 산별 연맹의 교육활동

(1) 병원노련 교육활동


민주노총 산하 전국병원노동조합연맹(병원노련)의 교육사업 체계는 교육선전국 이외에 부위원장, 교육선전국장, 교육부장, 편집부장, 수도권 지부 간부가 참석하는 교육반 회의와 지역본부의 교육책임자들(15명)이 참석하는 교육위원회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선전국은 교육사업을 일상적으로 계획하고 집행하는 단위이며, 교육반 회의는 매 시기의 교육활동을 점검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교육위원회는 애초 교육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되었는데, 지금은 교육사업을 주도적으로 집행하는 역할까지 맡는 등 그 역할과 책임이 커졌다.

병원노련은 지도자 교육, 실무역량 강화교육, 노동교실, 기타 시기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의료민주화 교육, 간호사 대의원 교육, 노동법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지도자교육은 단위노조 대표자나 중견간부를 대상으로 지도력 개발과 노조 운영 능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며, 실무역량 강화교육은 조사, 문화, 선전, 총무 등 노조 전임간부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노동교실은 연맹 산하 지역본부 차원에서 노조간부와 교섭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교육시기와 내용은 지역본부의 실정에 맞게 배치되고 있다. 지난해 연맹 산하 서울지역본부에서 실시한 노동교실의 경우, 초급과정에 이어 중급과정을 배치하는 등 노동교육에서 지금까지의 한계였던 일과성 교육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행해지고 있다.


(2) 전문노련의 교육활동


민주노총 산하 전국전문기술노동조합연맹(전문노련)은 교육기관으로 교육국과 더불어 교육위원회을 설치하고 있다. 전문노련의 교육위원회는 교육국장, 교육부장, 산하 조직의 교육담당자 9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994년 조직되었다. 교육위원회는 교육사업의 계획․집행․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하며 월 2회 회의를 열고 있다. 전문노련은 교육위원회가 구성된 뒤로 교육활동이 과거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전개되었다고 평가하면서, 이것은 교육위원회가 실질적으로 구성되어, 정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전문노련, 제6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 활동보고서, 1995년).

전문노련의 교육활동은, 초기에는 주로 단위노조의 간부수련회에 참석하여 노조간부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위주였고 연맹 차원 교육은 1년에 몇 차례 진행했으나 1994년을 전후해서 연맹의 교육활동은 가맹조합 대표자 집체교육, 신규가입 노조와 신임 위원장 교육, 위원장단 공동교육 등 단위노조의 교육 차원을 넘어 연맹차원의 공동교육을 진행한 정도로 진전하게 되었다.


(3) 금속노련의 교육활동


한국노총 산하 금속노련의 교육사업은 교육선전국의 교육부가 담당하고 있으며, 병원노련과 전문노련의 교육위원회 제도처럼 산하 노조나 지부가 참여하는 기구는 없다. 연맹이 95년 한해 동안 실시한 주요 교육을 보면, 임투 교육, 경영분석 교육, 산업안전보건 교육, 지역순회 교육, 단위노조 간부교육, 여성간부 교육 등이었다.

임금 교육과 경영분석 교육은 임금 및 단체교섭을 앞두고 연맹의 임단투 지침을 홍보하고 노조의 교섭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교육이었다. 산업안전보건 교육은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안전점검 및 개선요령, 작업환경 측정 개요 및 실습 등 노조의 산업안전보건 활동에 필요한 내용을 주제로 삼았다. 지역순회 교육은 조직적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획되었는데, 연맹 위원장과 간부가 강사로 참가하여 연맹의 조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단위노조 간부 교육은 신임 대표자나 간부를 대상으로 금속노련의 운동방향, 노동법 쟁점, 노조의 회계처리, 노조의 조직과 운영, 단체교섭론, 노사관계론, 지도자의 역할과 자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했다. 여성간부 교육은 노조활동에서 여성활동을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노동조합 여성간부를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교육 내용은 여성노동과 법률, 노동운동의 현황과 금속연맹의 운동방향, 여성노동운동의 발전 방향 등이었다. 


(4) 화학노련의 교육활동


한국노총 산하 화학노련은 기획연구실 산하에 교육부가 있지만, 교육부가 교육을 총괄하지는 않고 노사대책부, 여성부, 기획실 등 각 부서에서 필요한 교육을 기획하여 실시하고 있다.

화학노련은 1995년도에 간부실무 교육, 노조대표자 교육, 여성간부 교육, 노보편집자 교육, 산업안전보건 교육 등을 실시했다. 간부실무 교육은 조직력을 강화하고 간부의 실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연맹의 운동방침, 조직강화론, 단체교섭론, 문화활동론, 선전홍보활동, 쟁의행위 전략전술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노조대표자 교육은 조직 지도자의 지도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으로 지도자론, 화학노련 운동방침, 회의진행법, 단체교섭 전략전술, 노동운동 전망과 평가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여성간부 교육의 주요 내용은 여성간부의 자세와 역할, 남녀고용평등법, 여성고용 현황과 대책 등이었다.


(5) 기타 산별연맹의 교육활동


다른 연맹들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활동도 각기 특징을 지니고 있으나 크게 다른 점은 없다. 이를 정리해 보면 <표 5>에서 보는 바와 같다.


<표 5> 금융노련, 택시노련, 대학노련의 교육활동


산별연맹

교육체계

교육제목

교육내용

대표자정책세미나

금융산업개편과 노동조합의 대응

여성지도자교육

남녀고용평등법, 여성간부의 자세, 노동법

여성간부세미나

연맹 여성활동 방향, 한국의 여성문제

리더쉽교육

조직강화방안 사례발표, 노동법

교육담당자교육

교육활동강화방안, 노동자문화운동, 노동문학

노조간부세미나

택시정책, 택시노련운동방향, 교통사고 산재처리

노조간부교육

노동운동론, 노총조직강화방안, 노련 복지정책방향

교섭위원교육

정세와 노동운동, 택시정책, 노동법, 단체교섭론,

6월 간부수련회교육

교육시장개방과 교육개혁에 따른 노동조합의 대응방향

 

제7기 간부세미나

산별노조건설의 경로와 방법

95임단투 간부교육

95임단투에 임하는 간부 조합원의 역할

국립대공동교섭교육

공동교섭 방법과 실제

6월 간부수련회교육

교육시장개방과 교육개혁에 따른 노동조합의 대응방향

 

  * 자료 : 각 연맹의 사업보고서

3) 기업단위 노조의 교육활동


기업단위 노조가 실시하고 있는 노동교육은 다양한 편차를 나타내고 있지만 그 형태면에서는 대체로 유사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 교육대상별로 보면 신입 조합원 교육, 조합원 교육, 대의원 교육, 간부 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신입 조합원 교육은 새롭게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을 대상으로 노조의 필요성이나 조합원의 역할과 자세 등을 인식시키기 위한 교육이다. 조합원 교육은 노조에 따라서는 단체협약상으로 일정한 시간을 확보하여 실시하기도 하나 이런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노조는 일반조합원 교육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원 교육을 실시하는 경우, 주로 노조의 필요성, 노조활동 홍보, 임금․단협투쟁을 전후한 시점에서 노조의 투쟁 계획과 결과에 대한 것이 교육의 주요한 내용이 되고 있다.

대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단위 노조가 가장 비중있게 진행하는 교육으로서 대개의 경우 2박3일 또는 3박4일의 합숙과정으로 실시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노조 조직운영과 대의원의 역할, 정세와 임투, 노동운동의 현황과 과제, 노동운동사, 조직력 강화 등이며, 그때 그때의 현안들이 교육 주제가 되기도 한다. 교육방식은 강의와 분임토의 위주이다.

간부교육은 임원이나 상집간부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수시로 합숙훈련의 형태로 진행된다. 이 교육은 대개 노조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된다. 노조에 따라서는 상집간부들이 정기적으로 학습활동을 진행하기도 하며, 부서별 모임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4) 노동교육 활동의 문제점


노동조합이 추진하는 노동교육 활동은 87년 이후 큰 폭의 변화 양상을 나타내게 되었으나 아직도 질적인 발전의 확고한 계기를 창출하지 못한 채, 많은 한계와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다. 그 주요한 한계와 문제점들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이 집약될 수 있겠다.


① 교육기회의 부족에 관련한 문제이다.1)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든, 노조 간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든 간에 전반적으로 교육기회가 부족한 실정이다. 노동시간이 긴 데서 연유하기도 하지만, 단체협약상으로 노동교육을 보장하고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회사 내에서의 교육실시를 회사가 인정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노조의 재정 빈곤과 조합원이나 노조 간부들의 교육에 대한 열성 부족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 되고 있다.

② 교육집행 체계가 확립되어 있지 못하고 교육집행 인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문제이다.2)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각급 노조 조직은 교육활동의 적극적인 추진을 위한 집행체제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매우 적은 인원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집행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나라의 노조형태가 기업별체제로 되어 있어 노조 활동이 전국적으로 집중화되지 못하고 분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아무튼 교육활동 체계의 미확립은 전문인력의 부족과 함께 노동교육 활동의 활발한 추진을 제약하고 있다.

③ 노동교육 활동이 체계적으로 실시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전국중앙 조직, 산별연맹, 기업단위 조직 등 각급 조직이 실시하고 있는 교육이 분리된 채, 체계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교육대상과 내용의 중복을 가져 오기도 하고, 단계별 교육 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교육활동의 질적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④ 노동교육의 내용이 기초적이고 실무적인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문제이다.3) 전반적으로 현재 실시되고 있는 교육 내용은 노조 활동에 당장 필요한 실무적인 차원에 머물고 있다. 특히 간부들이 체득해야 할 이론과 사상 그리고 품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⑤ 노동교육의 방법이 사회교육의 방식에 맞게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이다. 각급 조직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방법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빼고는 강의식 위주이다. 참가자들 스스로 문제를 도출하고 토론을 통해 집단적으로 해결방안을 찾는 방식은 아직 일반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물론 교육시간, 교육여건, 교육재정,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과 직결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방식은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한계에 부닥쳐 있다.

⑥ 중장기적인 계획이 수립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문제이다. 각급 노조 조직은 노동교육 활동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단계별 목표마저 세워놓고 있지 못한 형편에 있다. 노동교육의 목표와 원칙, 단계별 추진계획 등이 충실하게 정립되어 있지 못하고 있어 교육활동의 발전을 위한 확고한 전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⑦ 외부 교육기관과의 협력 부진과 국제연대 활동의 소극성에 관련된 문제이다. 현재 대학을 비롯한 전문 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노동교육은 노조에서 요구하는 교육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 뿐만 아니라 외부 교육기관과의 연계는 재정적 책임을 요구한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나라들에서 보듯 정부나 대학의 지원이나 협력체계가 이루어지지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 교육기관과의 연계와 협력이 용이한 형태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노동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국제연대도 그 동안의 많은 국제적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바람직한 형태로 전개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상태로는 외부 전문 교육기관과의 협력이나 국제적 연대활동의 폭넓은 개척은 낙관하기 어렵다.

⑧ 이 밖에도 노동교육 활동의 집중성과 지속성, 교육시설, 교육에의 참가 유인, 환경 변화에 따른 교육내용 개발 등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노조 교육활동에서 제기되고 있다.



3. 노동교육의 발전을 위한 과제


노동조합운동이 추진하는 노동교육 활동이 안고 있는 주요 한계와 문제들을 해결하고 교육활동을 차원 높게 발전시키는 일은 노동운동이 당면하고 있는 중대한 주체적 과제의 하나이다. 이것은 노동운동의 발전을 추동하는 역량 강화와 직결되고 있다. 이런 중요성을 지닌 노동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천적 과제의 해결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1) 노동교육의 중장기 계획과 기본 방침의 수립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노동교육의 목표, 원칙, 단계별 과제와 추진 방법,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의 개발을 위한 실천계획, 재정문제 해결을 위한 방책 강구 등에 대한 중장기적 계획 수립과 기본 방침의 설정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2) 교육활동의 체계화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각급 조직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활동을 체계화하기 위해서는 교육집행의 체계화와 교육내용의 체계화, 교육재정 관리의 체계화, 교육대상별 체계화를 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3) 교육내용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일이 빼놓을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현실적인 요구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 다양한 형식의 교육방법 도입, 새로운 교육기재의 활용, 교육수준에 맞는 교재 개발 및 발간 등을 통해 교육의 내용을 폭 넓게 개선할 필요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4) 교육기회의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단체협약 갱신을 통해 조합원이나 노조 간부에 대한 교육기회를 최대한으로 확보함과 동시에 회사 시설을 이용한 교육활동의 여지를 넓혀나가는 것도 교육기회 확대의 방편이 될 수 있다. 한편, 교육활동의 확대를 위한 재정 확립의 방도를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강구해야 한다.


5) 자체 강사를 비롯한 전문인력을 확보하여 교육활동의 효율화를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교육의 계획 수립에서부터 집행,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의 개발 그리고 교육활동에 대한 올바른 평가작업에서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것은 전문인력의 확보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인력의 양성을 위한 교육 훈련이 집중적으로 행해져야 할 것이고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력과 전문인력의 채용이 확대되어야만 할 것이다.


6) 중앙조직과 전국조직은 산하 조직의 교육활동에 대한 체계적 지도와 지원을 행하는 것이 교육활동의 체계화와 효율화를 촉진하는 길이 될 곳으로 판단된다. 산하 조직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활동에 대한 협력‧지원. 자료와 정보의 제공, 강사의 원활한 알선, 교육사례 수집 및 보급 등의 지도와 지원이 긴요하다.


7) 노동교육의 질적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교육개발기구를 설치하여 활용하는 것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중앙조직 내에 노동교육개발을 위한 기구를 설치하고 상설적인 교육담당자 회의를 활용하여 노동교육의 질적 향상을 계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작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8) 외부 교육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수립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일 것인데, 대학을 비롯한 교육기관이나 교육단체 등과의 연계 하에 교육방법의 개발과 위탁교육 체제를 모색하는 것도 교육활동의 발전을 위한 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9) 노동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국제연대 활동도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 국제노동조직이나 다른 나라 노조와의 협력 하에 상호교류, 정보 및 자료 교환, 파견교육 기회 확대, 교육방법 공동개발 등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노/정/연


노동교육의 임무 : 계급성․자주성의 획득


☑ 노동교육의 임무에 대하여


: 노동자교육의 일차적인 목적은 지금까지 제도권교육이 심어준 체제옹호적이고, 지배논리에 함몰되는 몰계급적․비계급적 내용을 뛰어넘어 노동자들의 계급성, 자주성을 획득하는 데에 있다. 하지만 이런 점에서 자칫하면 모든 것을 교육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교육만능주의․교육주의에 빠지기 쉽다. 한 200년 전, 학교가 없을 당시에는 최소한의 특권층을 제외하고는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공동체 내부에서 필요로 하는 인성을 키우고, 노동속에서 농사짓고 수렵하는 방법을 배우고, 크고 작은 관념 행위를 통해서 내부적인 동질성도 굳혀나가면서 지혜를 갖게 되는 과정을 밟아 왔다. 따라서 노동자 스스로가 삶과 투쟁과 문화 속에서 이 자주성과 계급성을 어떻게 높여나가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 노동교육의 일차적인 임무이다. 그래서 노동교육은 노동과 생활과 투쟁과 문화속에서, 스스로 그리고 상식적으로 자주성을 획득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둘째는 노동자로서 필요한 이론과 이념, 사상을 획득하는 데에 그 임무가 있다. 이는 행동의 지침이자, 투쟁의 무기로서, 이론 그 자체로서 외우는 것이 아닌 실천속에서 나온다는 점을 전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왕왕 교육에 나가보면 가장 먼저 벽에 부딪히는 것이 고정관념이다. 이론이나 사상의 수준을 높이는 전제조건으로서 고정관념을 어떻게 깨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지식의 전달교육보다는 엄연한 사실을 노동자적 시각으로, 올바른 시각으로 보게 만드는 것이 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반노동자적․반노동운동적 사상공세에 대한 대응을 위한 판단능력을 키우는 것을 그 임무로 한다. 어느 노동조합이건 간에 간부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분임토의를 해 보면, 거기서 나오는 결론은 매우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다. 집단화된 의식, 함께 만든 결론은 개인의 차원을 뛰어넘는다. 그런 의미에서 노동교육은 우선 대중에게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고, 집단적인 의지를 어떻게 결집시켜내느냐의 문제와 연관성을 갖는다. 개인적으로는 내부의 잘못된 의견과 편향들이 존재하지만, 집단화된 고유의 결과는 개량주의에 대한 배격은 물론이고, 매우 정확한 개인의 수준을 넘는 판단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럼으로써 반노동자적 사상이나 내부의 잘못된 편향을 스스로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이 바로 노동교육의 임무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교육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인성교육 역시 노동교육의 주된 임무이다. 즉 노동자 스스로가 자기를 가름할 수 있게 되고, 함께 하는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배우고, 노동자가 무언가 그 사회에서 대우받아야 한다는 가치관 등을 배양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 노동교육이 안고 있는 많은 과제 중, 연구소가 담당해야 할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육내용과 관련하여 볼 때, 지금까지의 제도적인 교육의 영향으로 노동자들에게 잘못된 내용을 교육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소의 입장에서는 잘못된 논리, 노동자적 시각이 아닌 잘못된 관점과의 내부적인 싸움,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연구소의 역할이라면, 교재를 쉽게 해 본다거나, 영상매체를 개발한다던가, 다양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문제는 전달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떤 방법으로 설명하느냐에 있는 것 아닌가? 노동자들은 오히려 가장 노동자답게 이해하고 설명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노동자들 내부에서 토론을 붙이면, 시간은 오래 걸릴지 몰라도 아주 선명한 논리가 거기서 나올 수 있다고 본다.

한편 제도권 교육의 내용은 철저하게 배격하지만, 그 형식은 노동교육에서도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체로 모범적인 교육활동을 해오고 있는 병원노련 서울지역본부의 교육을 주목해서 보자. 올해 8차례 교육을 했는데, 매주 1회의 교육과 중간에 1박 수련회를 하고 졸업식을 하는데, 많이 올 경우 1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 교육주제는 다른 곳하고 다를 바 없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그 특징은 교육체계를 충실히 꾸린다는 점에 있다. 교장이 있고, 주임교사가 있고, 단위노조의 교육부장, 반장, 조장, 학생장, 단위노조 위원장을 학부모 등으로 하여 교육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말하자면 형식적으로 제도권 교육의 흉내를 낸 것인데, 그것을 잘 활용하여 분임마다 과제물을 주고, 서로 모여 준비를 하도록 한다. “우리는 당신들을 주인으로 모시고 충실하게 집행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육 집행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교육전체가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얘기하려고 해도 전달이 되지 않는다면 무위로 끝날 수밖에 없다. 물론 성인교육은 뭔가 전달되어야 하므로 방법론만으로 얘기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교육만능주의를 극복하자는 것은, 무언가 교육을 통해 심어주고자 하는 것을 사회교육에 적합한 방법을 통해서 스스로 체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요즘 교육을 하면 참가자가 조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애로점으로 많이들 얘기합니다. 그렇다면 넓어진 운동지형과 과중한 과제 속에서, 현장의 활동가들은 실제 내용적 빈곤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열려진 교육공간으로 참여가 조직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매우 모순된 현상이라고 봅니다. 교육에의 참여도가 떨어지는 이유를 조사한 바가 있다면, 그 결과 내지는 이 모순된 현상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


: 활동경험이 한 5~6년 된 노동조합 간부들의 경우 자기 스스로 모르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교섭도 몇 번 해봤고, 투쟁도 해 보았고, 노동법도 웬만한 것은 대충 아니까,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산별, 산별하면서 강조하지만, 막상 산별이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모른다. 현재 간부들은 아는 것도 없고, 모르는 것도 없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고, 교육을 집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다 그 내용이 그 내용일 뿐, 뭔가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것이다. 교육이라는 것은 참여자와 집행자가 서로 상승작용을 해야 하는데, 하는 사람도 똑같은 방식, 오는 사람도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교육이 진행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을 원망할 것이 아니라, 아는 것도 없고, 모르는 것도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뭔가 산뜻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내려는 노력을 통해, 교육참가자들이 “참 재밌더라”, “가서 보니까 뭔가 배우는 것 같더라” 하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할 듯 하다.


☑ 노동교육의 일차적 목표에서 노동운동의 이념과 사상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희 북부노동자회는 교육과정을 5기까지 진행하고, 6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부에 의해 침탈당했습니다. 저희는 교육생들을 받아들여 그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내용을 심화시키고, 다시 그들을 강사로 활동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교육외적인 문제로 - 침탈 등 - 교육의 맥이 언제든지 끊길 수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교육내용을 제대로 담을 것인가, 아니면 교육의 수위를 낮출 것인가를 놓고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교육외적인 문제가 닥치면 저희 같은 경우 그냥 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 옳은 이념을 정확하게 전달해 주고, 노동자들 스스로가 체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동교육의 목표인데, 언뜻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강의를 통한 내용의 전달방식이다. 하지만 그것은 장기적으로 또 하나의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나쁜 교육일 수도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임투나 산별노조, 정치세력화 등 다양한 교육주제들이 그 주제에 따라서 수준이나 차원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임투라는 매우 일상적인 주제로의 접근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그 내용을 풍부하게 하여 질적인 상승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열심히 교안을 만들고, 열심히 주제토론을 하고, 열심히 실습을 하다보면, 그 가운데 뭔가 의식의 싹이 돋아나지 않겠는가? 스스로 단점을 보고, 은연중에 수준을 높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존의 관념을 깨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통해서 새로운 관점을 심어주고, 그 관점을 가지고 여러 가지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적극적인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념적인 정립은 그 다음이다. 그 자체가 안된 상태에서 지식투입식의 교육은 그리 옳은 방식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큰 회의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노동교육의 조건 및 특징 :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여


☑ 외국의 노동교육 중 우리 나라와 비교하여, 특이하거나 모범적인 사례를 말씀해 주십시오.

: 남아공의 탄광노조에서 진행하는 교육의 특징은, 36만 조합원 중 26만명이 영어를 모르는 문맹자인 조건에서 그들에게 영어를 해독시켜 주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이고, 노동조합의 실무적인 내용, 즉 교섭이나 상담기술 등을 내용으로 하여 1주일에 걸쳐 교육하는 기초과정이 있다. 가장 노동교육이 잘되고 있는 곳으로 덴마크를 뽑을 수 있다. 거기는 기초적으로 사유하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중급, 고급의 단계로 순차적으로 교육과정이 만들어져 있다.


☑ 막연하지만, 노동교육의 임무를 말씀해 주셨는데, 그것을 종합해서 보면 결국 노동운동의 자주성, 계급성의 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노동교육을 통해, 일상에서 문화로 만들어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하는 고민이 듭니다. 다른 나라의 교육훈련 체계속에서 이러한 이념적․사상적 내용들이 녹아들어 가도록 기획된 교육과정은 어떤 것이 있는지 비교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조건의 문제보다는 교육체계의 문제인 듯 한데, 그렇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이나, 산별노조의 교육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 과정을 체계화시키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 이념이나 사상의 내용을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심어주려고 하니까, 소화불량이 생기는 것인데, 일차적으로 기초적인 과정을 4주 동안에 주입식이 아닌, 스스로 깨닫는 과정으로 진행하고, 그 다음에 지역을 좀더 넓혀서 파업지도를 하면서 전술을 배우고 사용자들의 본질을 알게 되는 과정, 사회민주당 선거 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것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영국의 러스킨대학이나,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대학 등은 아예 정규학교화되어 학력을 인정해주다 보니까, 지역의 산별지도자들이나 노동운동 활동가들은 의례껏 그 과정을 밟고 있다. 시간을 두고, 기초적인 과정 등의 단계를 거쳐서 이론적이고 사상적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1년이라도 집중적인 대학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상담소에서 책 몇권 보는 써클적 단계를 뛰어넘기 어렵다. 한편, 현장활동과 연결되지 않는 이론은 그 자체로서의 의미를 갖기가 어렵다. 이번 총파업 투쟁 이후 평가를 하는데, 예를 들어 이화대학병원은 조합원들이 한마디씩 한 것을 다 적어서 평가를 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가 보기에도 깜짝 놀랄 평가들이 나온다. 그냥 말하는 대로 받아 적은 것이지만, 그것을 가지고 평가하는 데에는 아주 수준이 다른 얘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뭔가 처음부터 수준이 달랐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런 부분이 노동교육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결국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친다. 교육을 통해서 이념이나 사상, 이론교육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체계화를 통해서 무리 없이 스스로 현장활동과 실천과 이론이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과정이어야 한다.


☑ 최근 외국의 노동교육을 볼 때, 특히 유럽의 경우에는 거의 실무교육으로 치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주성과 계급성의 문제를 과연 그런 일상적인 교육을 통해서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 유럽의 경우는, 샆 스튜어드 대상의 교육이 위주이다. 그 이외에 산별단위로만 가면 실무적인 일이 바쁘고, 그 기능만 제대로 수행하면 되므로, 그를 위한 실무교육이 중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남아공이나 브라질의 경우만 보더라도, 운동의 지향이나 분위기가 다르다. 도서관에 가면 레닌 전집이 꽂혀 있고, 교육장에 게바라의 사진을 걸어놓고, 총과 망치를 그려놓고… 그런 분위기에서 교육을 진행한다. 공산당 선언 150년 기념 준비위원회를 하면 그 입구에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사진을 걸어놓은 분위기 속에서, 한편 조합원들은 굶주리고 해고당하는 것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살고 있다. 남아공 간부들만 하더라도 5시만 되면 급히 나가야 하는데, 왜냐하면 그들의 거의 전부는 흑인 부락촌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놓치면 버스를 타기 위해 3시간을 더 기다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대의원 대회에서 2,000여 명이 모여 사회적 조합주의를 운동방침으로 통과시키고, 그것의 목표는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임을 공공연히 표명하는 분위기에 젖어 있기 때문에, 간부로서 일정 수준이 되면, 기본적인 공부를 하지 않고서는 조합원들에게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소모임을 하건, 혼자서 책을 보건, 그 기본적인 단계를 넘어야만 한다. 노동운동의 목표, 지금까지의 역사, 조합원들의 정서, 그리고 개인의 노력이 결합되지 않으면, 간부로서의 기본적인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다.


☑ 우리 나라에서 단위노조의 교육은 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학출활동가들이 현장으로의 투신하여 활동하면서 야학 등이 이루어지고, 80년대 중반 이후 노동자들에게 자생적으로 맡겨지다가, 87년 이후 단위노조의 생명력을 가지게 되어 온 과정이었다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인천 노동자대학이나 사민청, 북부노동자회 등의 교육이 이루어졌지만, 침탈로 인해 그 막을 내리게 되었는데, 이런 점에서 브라질이나 남아공의 경우와 우리나라의 교육은 그 여건이 매우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중고등학생들에게 계급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모르고, 초등학생들은 노동자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조건인 반면, 스웨덴 같은 경우는, 중등학교 교과서에 계급, 계급타협 등의 개념에 대한 교육과, 계급정당에 대한 소개 - 보수우익은 무엇이 있고, 사회당은 어떠어떠하다는 등 - 등이 이루어져 사회전체로 계급을 형성해 왔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사회에 나와서 노동자가 되었고, 그런 노동자들과 우리 나라의 노동자들의 상태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 단위노조에서 대중교육이 기업조합주의나, 근본적인 사회변혁의 수사를 꺼내기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다면, 노동조합의 교육만으로는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외부의 여러 거점이 필요할 텐데, 영국같은 경우는 공산당이 방송국을 운영하기도 하고, 대학의 경우도 많이 개방이 되어 있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는 이제까지 노동자대학이나 사민청의 경우가 그러하듯이, 일부 정파의 교육이라는 인식으로, 엄호하고 지원하기보다는, 방관하거나 우리와는 무관한 일로 인식되어 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의 교육에 노동조합 등 대중조직에서의 교육 수준을 뛰어넘는 여러 가지 단초들이 있다고 할 때, 이런 활동으로 유기적으로 연관을 갖고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지금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을 합쳐서 2,000개가 넘는 조합인데, 학습소모임은 제쳐놓고라도 10여명 단위의 소모임이 있어서 30분만이라도 일주일에 모임을 가지고 있는 조합이 몇 개나 될까? 거의 없을 것이다. 70년대의 원풍이나 동일방직의 경우 등 그 당시 공통적인 것은 그러한 소모임 활동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생각을 해보자. 현장 모임이 일주일에 1시간 정도 이루어지고, 그 안에서 현장의 이야기, 노동조합의 이야기가 된다면 현재 자본의 경영합리화 바람에 대한 제대로 된 대응력을 갖추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일차적으로 그러한 내부적인 조건이 전제된다면, 단위 노동조합 차원의 교육은 당연히 그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욕심 같아서는 가능하면 대중조직 속에서 좀 늦고 시행착오가 있다 하더라도 기초를 다지는 체계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다. 그것이 전제되고 노동조합의 밖에서는 노동조합에서 포괄하지 못하는 이념적인 내용을 담당하면 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현장 소모임에서 매주 학습이 이루어지고, 연맹이나 노총 차원에서 그것을 체계화시키고, 그러한 기초위에서 노동조합 바깥에서 특정 주제를 가지고 진행하는 활동이 결합되어야 한다. 그런 과정을 밟아 정말 운동가로서의 자세와 심성을 갖춘 사람이 더 많은 이념과 이론을 갖추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노동조합 내부에서 그러한 기초적인 과정과 기본적인 체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바깥에서 하려니까 힘이 드는 것이다. 잘못하면 위험을 느끼기도 하고, 배격되기도 하는데, 이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 일차적으로는 노동조합 내부에서 기본적인 것을 맡아 주고, 거기에서 한계 지점을 바깥에서 맡아 상호 보완되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 노동조합 교육에는 많은 과제가 제출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현재 무엇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는 걸까요?


: 하다못해 98년도 민주노총 교육활동을 위한 기구를 설립하는 것으로 출발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 민주노총에는 교육부서가 매우 취약한 조건에 있고, 그 와중에서도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연구팀 구성을 논의한 바 있다. 많은 교육대상자를 다 놓고 볼 때, 그중 민주노총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단위노조 대표자를 위한 교육과정이라고 보는데, 그것 한가지만이라도 해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올 봄에 구상한 사업이 지금까지 지연되다가 이제서야 준비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은 연구소 등이 결합하여 교육위원회를 짜고 몇 차례 만나서 최소한 2~3년 동안의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단위노조와 연맹, 민주노총이 결합하여 각각 역할 분담을 하고, 체계를 잡아나가야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 현재 논의하고 있는 문제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온 문제이고, 민주노총이 만들어지면서 체계화에 대한 요구가 보다 구체화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과제 역시 오랫동안 제출되어온 과제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되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이는 단순히 교육담당자들의 의지나 게으름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 올바른 제기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현실화되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다 정확한 현실적 진단이 필요하고, 현실과 과제의 괴리에서 오는 공허함을 메꿀 수 있는 매우 구체적인 방도가 제출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작은 것이라도, 새롭게 개발된 교육방법 등은 각 노동조합에서 유용하다고 판단하면 프로그램을 가져다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전파가 가능하다. 낮은 차원이지만, 강의식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 역할극이나 공청회 등 다양한 형식을 빌어 논리구성을 해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편 쉽게 쓰여진 교육교재를 제작한다거나, 영상매체를 개발하는 등, 밖의 연구소 단위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사업들이 바로 지금부터 가능할 것이다. 총체적인 것이 해결이 안되더라도, 작지만 하나씩이라도 개발하여 현장으로 전파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 교육활동을 하다보니까 어느 시점부터 매우 어려운 난관에 봉착해서, 교육활동이 매우 어려운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방법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그 뿐만 아니라, 무엇을 얘기할 것인가가 매우 난제라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 대한 각 연구소들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강의를 하고 돌아서서 나오다 보면, 참 허망하다는 생각이 든다. 노동조합에서 교육을 요청하는 것은 마치 강의를 하나라도 배치하여 수련회의 구색맞추기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한편 갈수록 강의에서 요구하는 내용의 수준은 높아지고, 까다로워지고 있다. 강의의 내용 중 한 1/3은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일텐데, 예를 들어 산별노조에 대한 강의를 하다보면, 어떠한 이론적 논의보다 기업별의식을 깨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그것으로 접근할 것인가 하는 구체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땅 위에 노동, 노동위에 교육 … 그렇게 선 교육이 자기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우리 노동자 교육에서 그러한 맥을 찾고 회복하는 문제가 과제로 남는 것 같습니다. 한편 한노사연에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고민해 온 교육방식을 그 가운데 어떻게 접합시켜 낼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 많은 시사점은 던져주신 것 같습니다. 매우 고맙습니다.

한/노/정/연


* 이 글은 1996년 7월,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주최의 [국제심포지움]에서 발표된 글이다. 그 중 일부를 요약․발췌하여 정리하였다.


1) 조사결과, 단협으로 노동교육시간이 확보된 노동조합이 63%, 이중 확보된 시간을 다 사용하고 있는 노동조합은 42%에서 불과하다. 특히 일반조합원교육의 경우는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2) 단위 노동조합에 교육부장이 있는 노동조합은 39%이고, 교육․홍보를 같이 맡고 있는 경우가 49%이다. 연맹만 하더라도, 교육담당자 상근인원이 1.8명 수준이다. 더구나 교육부장이 막상 교육을 제대로 받아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많고, 집행부가 바뀌면 또 바꿔야 하는 조건은 매우 취약한 조건으로 작용한다. 


3) 조사 결과, 교육 목표 중 실무역량 강화가 2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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