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노조 이렇게 만들어 나가자(3)
노동자 대중의 힘으로 쟁취하는 산별노조를 위해 |
차례
산별노조, 이렇게 만들어 나가자(1)(2)
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조직발전 논쟁의 역사와
오늘(1)(2)(5,6월호)
산별노조, 이렇게 만들어 나가자(3)
노동자 대중의 힘으로 쟁취하는 산별노조를 위해 (이번호)
1. 무엇을 위한 산별노조인가
“우리 문제도 아닌데 괜히 나서서 깨지지 말고 우리 조직이라도
잘 지키자”, “기업이 부도 날 판인데 일단 기업을 살리고 봐야
노조도 있는 거 아니냐, 그러니 소수(여기서 소수는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가리킨다)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등,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을 목표로 하는 조직인 노동조합을
밑에서부터 뒤흔드는 이러한 말은 기업별노조의 한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말들로 우리에게 익숙해져 있다. 노동자의 단결을
저해하고, 노동자를 종업원의식에 머물게 한다는 이러한 기존의
기업별노조의 한계에다, 97년의 노동법개악1)과 IMF 이후 악화된
고용불안을 배경으로 더 이상 기업별노조로는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더해져, 경제위기→기업별노조
무력화→산별노조건설로 정식화되면서, 기업별노조의 한계2)가 산별노조건설의 불변의
당위성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 노조(연맹)들의
통합에 힘입어 산별노조 건설이 매우 촉진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데 지금의 조직발전 논의는 어쩐지 허전하고, 공허하다.
정작 화급을 다투는 과제에 대해 아래로 내려갈수록 조합원
대중은 무관심을 넘어 “조직만 바뀌면 뭘 하냐”는 식의 불만을
토로하기까지 한다. ‘왜 대중적 운동으로 산별건설 쟁취투쟁이
전개되지 못하고 있을까?’ 이 글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하여
그렇다면 우리는 ‘왜 산별노조를 중요한 과제로 설정해
왔는가?’ ‘무엇을 위한 산별노조인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민주노조운동을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이러한 질문은 별다른
거부감 없이, 별다른 장애 없이 빠른 속도로 노조들이 통합되어
가는 최근의 상황에 더욱 진지하게 던져야 할 질문이다.
그런데 ‘무엇을 위한 산별노조인가?’라는 질문은 ‘왜
산별노조여야 하는가?’와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질문이다. 뒷
것은 이미 점령해야 할 고지가 결정된 것이요, 앞의 것은 그
고지를 무엇 때문에 점령해야 하는지를 현재적 시점에서
재해석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앞의 것은
당면한 정세에 노동자계급이, 노동자 대중조직이 담당해야할
과제에서부터 산별노조의 목적을 찾는다.
이 글은 알다시피, ‘산별노조, 이렇게 만들어 가자’의
마지막에 해당되는 글이다. 우리는 지난호까지 조직발전과정을
논쟁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뽑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첫째, 조직발전의 역사에서
조직형식의 문제는, 어떤 조직이 당면하고 있는 투쟁과제를
온전히 받아안아 투쟁을 담보해낼 수 있는 힘있는 조직인가의
문제였다는 점이다. 즉, 자본과 국가권력의 탄압을 물리치고
정치적․투쟁적 구심체로서의 민주노조총단결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쟁의 구도는 오히려
조직형식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멀지 않은 과거의 경험이 있다.
지금의 산별노조 건설에서도 현실과 논의가 이렇게 차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신중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조직의
강화는 수의 확대, 즉 양적확대가 항상 질적전환과 정비례
관계에 있지만은 않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두 부분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조직발전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셋째,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가 조직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을
때, 투쟁성과 계급성이 놀랄만할 정도로 신장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마도 당시 중소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조직(전노협)이
활성화되어 있었다는 점과, 타협의 여지없이 자본의 공격이
거세었기 때문일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건강성이 그 뒤
보호되고 엄호되지 못한 채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점 역시 최근의 산별노조건설에 있어서 각별히 유념해야할
지점이다. 넷째, 연대투쟁이 가장 활성화되었을 때는 지역의
연대투쟁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었다는 점이다. 이 문제
역시 산별노조의 골간을 형성하는 문제에 있어서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3)
이상의 간략한 검토를 전제로 이 글에서는 ‘통합’을 중심으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산별노조건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서 그
경향을 확인하고, 쟁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몇 가지 문제들을
검토한 뒤 나름의 대안을 제출해 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글
전체에서는 산별노조 또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계급적
단결과 계급적 요구를 구체화하기 위한 하나의 조직적 무기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
2. 조직형태 전환을 통한 산별노조 건설
- 통합은 과연 산별로 가기 위한 ‘힘’인가?
아래의 표를 경로를 중심으로 재정리하면 첫째, 산별연맹이
산별노조를 결성한 뒤 연맹과 산별단일노조가 병존하다 일정한
시점에 연맹을 해산하는 유형과(병원노련, 대학노련,
화물운송노련 등), 둘째, 연맹이 결의를 한 뒤 일정한 시점에
산별단일노조로 전환하는 유형(금속연맹의 ‘시안’)이 있는데,
둘 다 그러한 유형내에서 끊임없이 단위노조의 형태가 변경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의 폭발적인 통합의 기운은 주로
이 두 가지 유형이 가속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전국 단일조직이나, 산별노조로
가기에는 좀더 많은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영세소규모
사업장(업종), 비정규직, 실업노동자를 중심으로 노조를
건설하고 지역이나, 전국조직을 지향해 가는 유형이 있다.
복잡해 보이는 이러한 과정을 그 모태가 되는 노조형태를
출발점으로 단순화시켜 보면, 기업별노조가 업종별 결집을 거쳐
전국조직으로 가는 경우, 지역별 결집을 거쳐 전국조직으로 가는
경우, 바로 전국조직으로 가는 경우로 요약될 수
있다(기업별노조→업종별노조→전국조직,
기업별노조→지역노조→전국조직, 지역노조→전국조직). 물론
현실에서는 한 노조내에서 두 가지 형태가 중첩되어 나타나고
있는 경우도 많다.
마지막 유형을 제외한 첫 번째, 두 번째 유형이 현재의 통합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으므로 그 두 유형을 통해 최근의 통합
움직임이 보이는 몇 가지 특징을 정리해 보자. 첫째, 유형화하기
힘들 정도로 이합집산이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거대 연맹
내에서는 업종별단일노조와 소규모연맹간 통합이 동시병행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모두 규모의 '거대화'로
형태 |
통합조직(상급조직) |
주체 |
결성일 |
비고 |
연맹간 통합 |
공공연맹 |
(구)공공연맹, 민철노련, 공익노련 |
99.3.13 |
|
|
금속산업연맹 |
민주금속연맹,자동차연맹,현총련 |
98.2 |
|
|
사무금융노련 |
사무노련,민주금융노련 |
99.2. |
|
|
상업민주관광연맹통합추진위 |
상업연맹,민주관광연맹 |
98.11 |
|
|
건설노련전일노련각각통합준비위 |
건설노련,건설일용연맹 |
99.2 |
|
|
민주화학, 민주섬유화학통합추진위 |
민주화학연맹,
민주섬유화학연맹 |
99.4.27 |
|
노조간통합으로
단일노조 결성 |
보건의료산업노조 |
병원노련 |
98년 2 |
연맹
병존 |
|
전국증권산업노조(사무금융노련) |
증권산업노조협의회 |
99.3.19 |
|
|
전국민주버스노조 |
민주버스노조협의회 |
97.5 |
|
|
대학노조 |
대학노조연맹 |
98.11.6 |
|
|
전국연구전문노조(공공연맹) |
|
97.9.24 |
|
|
전국엔지니어링노조(공공연맹) |
|
97.11 |
|
|
전국축협노조(사무금융노련) |
축협노조협의회 |
99.4.11 |
|
|
손해보험사노조단일노조준비위
(사무금융노련) |
손해보험사노조협의회 |
99.1.7 |
협의회
병존 |
|
금융감독원노조(사무금융노련) |
금융감독원노조, 민주금융감독원노조 |
99.4.8 |
|
|
전국생명보험노조(사무금융노련) |
생명보험사노조협의회 |
99.4.1 |
|
|
전국운송하역노조 |
전국화물운송노조연맹 |
99.2.20 |
연맹병존 |
|
공공감리공단노조(공공연맹) |
토지,주택,수자원,도로공사감리공단노조 |
98.10.12 |
|
|
(가칭)통합현대자동차노조
(금속연맹) |
현대자동자, 현대정공, 현대자동차서비스 |
99.3
통합결의 |
|
|
의료보험노조통합추진위 |
전국의보노조,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노조 |
99.2.3 |
|
지역노조 |
서울지역사무전문서비스직노조
(사무금융노련) |
중소영세사업장 사무전문서비스직 |
99.4.10 |
|
|
서울지역여성노조 |
비정규직 |
99.1.10 |
|
|
서울여성노조 |
비정규직, 실업자 |
99.1.10 |
|
|
서울지역자치구상용일용직노조
(공공연맹) |
상용일용직 |
99.3.5 |
|
|
공공근로노조 |
일용직, 실업자 |
99.3.27 |
|
|
서울지역지방자치단체노조
(공공연맹) |
|
99.6.19 |
|
하청노조 |
한라중공업사내하청노조 |
하청 |
99.3.28 |
|
<표) 조직화 경로 및 형태 ※민주노총은 현재 17개
연맹, 2개의 그룹협의회로 구성돼 있다.
나타나고 있다. 둘째, 산별노조건설의 과도체로 자신의 위상을
규정했던 ‘민주노총’은 뒤로 물러나 있는 상태에서 ‘연맹’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셋째, 새로운 조직의 ‘건설’이라기보다
기존의 조직을 ‘전환’하는 것에 가깝다.4) 넷째, 교섭단위의
집중화와 조직형태의 중앙화를 산별노조의 중요한 내용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하나하나 중요한 문제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두 번째 특징인 연맹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민주노총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제기를
연동하고 있고, 세 번째 ‘전환’에 가깝다는 특징은 조직대상이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변화 없이 추진5)되고 있음으로 해서
교섭구조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 산별노조의 건설로 치우치게
하고 있다는 문제와 연동되어 있다. 결국 이러한 특징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은 곧 이 글 전체의 문제인식과 맞닿아 있으므로
여기서는 첫 번째의 특징에 대해서만 자세히 다루고 나머지
문제는 ‘3. 쟁점의 해석을 통한 계급의식의 강화’에서 다루는
것으로 하겠다.
동질성에 따른 규모의 확대
이미 산별노조로 전환한 보건의료노조와 대학노조를 제외하면,
금속연맹 이외의 통합조직들은 가맹조직의 업종별 결합력을
강화하는 것을 통해, 즉 업종별단일노조의 건설을 통해
산별단일노조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금속연맹은
과거 전노협 시절부터 익숙한 지역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맹전환과 동시에 지역본부를 골간 체계로 꾸리고 있고,
사무직을 중심으로 한 통합조직들은 업종별 동질성에 의해
조직을 형성해온 나름의 경험이 반영되어 업종별 분과위원회를
주요한 활동으로 잡고 있다.
결국 과거부터 업종별로 조직되어 온 사무직노동조합은 여전히
업종을 중심으로 내부체계를 정비하고 있고, 지역의 공동활동과
경험을 갖고 있는 금속노동조합도 여전히 지역을 중심으로
내부를 정비해 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룹별로 존재했던 대기업들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동일자본을
중심으로 여전히 그룹별로 내부체계를 정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6)
이러한 전환의 흐름을 민주노조운동의 조직발전 과정이라는
맥락에서 살펴보자. 1990년 전노협이 건설된 후 가장 핵심적인
조직적 과제는 전노협이 업종협의회나 대기업노조를 어떻게
결집하여 민주노조총단결을 이룰 것인가였다. 그리고 이 과제가
1995년 민주노총의 건설로 달성된 뒤 곧바로 뒤따른 조직적
과제는 내적으로는 계급의식을 강화하는 한편 내부질서를
체계화․안정화하는 것이었고, 외적으로는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조직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한국노총의 무력화를 통해 전국적 통일조직을 만드는 것이었다.
현재의 통합노력들이 기업별노조의 관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민주노총의 틀내에서 동질성을 통해 규모를 확대해 가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위에서 지적한 조직과제 중 내적과제 즉,
내부질서의 체계화․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 이 과정은 그 자체로 조직발전의
합법칙적 과정이라고 볼 수 있고, 분명히 기업별노조의
‘형태’를 깨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엄밀한 의미에서 기업별노조의 ‘극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기업별노조가 일순간에 극복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고, ‘통합’도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는 속에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또한 산별노조로 가기 위한 가능성이
더 확대되었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통합을 ‘몸집 불리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해서도
안되겠지만, 노조(연맹)들이 통합을 통해 노조(연맹)를
거대화하는 것과, 통합을 통해 산별노조로 가고자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물론 누군가 말한 대로 지금이
“산별조직화를 구체화할 결정적 시기”인 것은 맞지만 통합의
기운 그 자체가 산별건설의 주요 동력은 아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통합이 자본의 공세에 대한 힘의 결집의 필요성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다분히 자생적 자구노력의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7) 두 번째
이유는 계급적 의식의 강화와 계급적 단결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서의 ‘산별노조’, 그 산별노조의 건설은 현재의 조직
노동자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단결과 연대정신을 축으로
지금의 상황은 지구화된 자본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공격으로
노동자계급의 정규직/비정규직, 고용/실업, 대기업/중소기업,
남성/여성 등으로의 분절화가 증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런
분절화가 곧 계급의 해체, 계급 정체성의 희석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인 삶의 악화, 빈곤의 확대, 임금저하,
고용불안이 이러한 구분의 하위 영역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상위 영역내에서도 일어나고 있어서 모든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열악해지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계급의 분절성은
동시에 계급 통일성․정체성의 확산을 의미하기도 한다.
게다가 자본에 의해 노동자가 끊임없이 재조직되는 것은 자본의
이윤을 확대하기 위한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어느 시기에나 가장 중요했던 것은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연대의 확대였다.8) 이것이 노동조합 형태를
규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자,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시기 계급적 단결과 연대의 확대는 무엇을
내용으로 하는가? 현 시기 계급의식의 강화와 단결의 확대에
관건은 조직노동자와 미조직노동자의 결합, 정규직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의 결합, 고용노동자와 실업노동자의 결합,
내국인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결합에 있다. 그런데, 이
과제는 조직간 통합만으로 획득될 수 없는 질(質)이다.
결론적으로 최근의 통합 움직임은 합법칙적 자기발전 과정으로서
동질성을 동력으로 한 규모의 확대라는 성격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양적확대가 산별노조로의 질적확대로는 나아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게다가 노동법의 테두리 밖에 존재하고 있는
미조직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조직하고, 투쟁으로 묶어가고 있는
모습이 산별노조건설의 과정에서 더욱 중요하게 착목되고,
관심이 촉구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완전히 방치되고,
소외된 채 고립․분산적인 투쟁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다.
이 문제는 결론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여기서는 우선 이
문제가 주체역량의 한계를 이유로 산별노조건설 이후의 과제로
잡혀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3. 쟁점의 해석을 통한 계급의식의 강화
산별노조의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산별노조를 둘러싼 쟁점도
구체화되고 있다. 산별노조가 ‘계급적 대중조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같다.
그러나 실천에서 드러나는 모습이 과연 그러한지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금속산업연맹의 경우
기업별체계의 문제, 그 중에서도 대기업이기주의에 대해서 가장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조직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대기업노조를
상정하고 있고, 투쟁속에서 건설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산별교섭’이라는 교섭구조의 쟁취가 핵심적인 투쟁과제로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이론적으로는 이견이 없어
보이는 산별노조=‘계급적 대중조직’이 무엇인지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이하에서는 쟁점별로 살펴보되, 쟁점이
드러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과 배경에 중점을 두어 살펴보고자
한다.
1) 민주노총과 산별연맹의 관계
민주노총은 창립과 더불어 스스로의 위상을 ‘산별노조의
전국조직을 건설해 나갈 과도적 조직체’로 규정하였다. 이것은
민주노총이 산별노조건설을 중심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동시에, 전국적 투쟁전선의 구축과 정치적 대응의 강화를
통해 산별노조를 쟁취하겠다는 결의를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산별노조의 과제는 민주노총 차원의 전체 프로그램이 부재한 채
연맹의 조직 과제로만 제출되고 있고, 당면 노동운동의 과제와
임무가 병렬적으로 나열된 채 조직형식을 전환하는 문제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 심지어 민주노총은 산별노조 건설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있고, 그 위상은 연맹의 ‘협의체’ 수준이라고
언사될 정도다.
민주노총의 위상이 이렇게 되기까지는 지도력의 취약,
투쟁방침의 혼돈, 민주노총의 구조적 문제, 전국적 총노동전선의
구축과 연맹강화 사이의 갈등 등 매우 복잡하고 총체적인 문제가
얽혀 있지만 여기서는 특히 산별노조와 관련하여 민주노총의
위상이 “산별노조의 투쟁을 지지, 지원, 엄호하고, 각
산별노조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것” 정도로 자리매김 되는
이유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민주노총을 이렇게 보는 데에는 적어도 세 가지의 사고가
뒷받침되어 있는데, 그 하나가 민주노총은 정책․제도개선
활동을 담당하고, 실질적인 투쟁은 연맹이 담당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대중투쟁과 결합하지 않은
정책․제도개선 활동이 초래한 오류와 혼돈을 노개위와
노사정위의 참여에서 확인한 바 있다. 두 번째는 노동조합을
과도하게 교섭단위로만 생각하는 사고이다. 나머지는 산별노조의
건설을 노동조합만의 과제로 협소하게 바라보는 관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세 가지 사고의 바탕에는 산별노조를 산별교섭이
완성되는 것으로 보고, 나아가 노동조합을 사회적 협약의 협상
파트너로 보는 사고방식(= 사회적 동반자 관계)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계급적 대중조직을 지향하는 노동조합과 노사동반자
관계를 지향하는 노동조합은 하나로 조화를 이룰 수 없다. 이
말이 노동조합이 투쟁과 협상을 동시에 하는 조직이라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투쟁을 통해 목표를 쟁취하려는
것과 협상을 통해 쟁취하려는 것 사이에 흔히 이야기하듯 ‘높은
정치력’이나 ‘효율성’이 가로놓여 있는 것도 아니다.
‘교섭중심’이라는 지적은 단순히 싸우지 않는다는 비판이
아니다. 협상이 종종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가
가능하다는 환상을 밑에 깐 주장들과 함께 제출된다는 점에
있다. 마땅히 그러한 협상만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노동계급의 선진부대인 민주노조진영은, 98년을 거치면서 ‘개별
사업장 혹은 개별 연맹의 투쟁만으로는 총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 고용안정을 중심으로 한 생존권을 사수해 낼 수
없다’는 계급적․정치적 각성으로 대중적 정치투쟁을 통해
전체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권 및 민주적 기본권을 수호하는 데에
앞장서 왔다. 나아가 그러한 투쟁을 통해 생산직, 사무전문직,
공공부문, 서비스직 등 조직노동자 전체를 ‘생존권 사수와
민주적 권리의 수호’라는 단일한 전선으로 결집시켜 왔다.9)
특히 구조조정의 성격이 정치적이라는 점, 정부가 주도권을 잡고
있기 때문에 시기조절이 가능하다는 점,10) 업종별로 구조조정의
시기와 내용이 다르다는 점, 민주노총의 시기집중 전술의 한계11)가 이미 드러났다는 점
등으로 인해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총노동전선의 구축은 더욱
긴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의 정세는 민주노총에게,
총노동전선을 구축하는 ‘투쟁지도부’로,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진영을 재편하는 ‘힘’으로, 개별 연맹의 이해를 넘어
민주노조진영을 완결된 구도로 매진할 수 있게 하는
‘조직지도부’로 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2) 산별교섭 쟁취와 교섭권위임 전술
산별노조라면 단일한 조직활동과 투쟁을 위해 교섭, 조직, 재정,
인력이 집중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때의 집중은 조직과 투쟁과
이념의 통일을 통해 노동계급의 이해를 쟁취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그것을 가능하게 할 집중이 그동안 단위노조가 보유하고
있던 제반 자원에 대한 권한을 이양하는 문제라면 규율의
강화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들의 판단과 결정과 참여가
능동적으로 조직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것은 단순히 소유권
이전에 따른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그런 의미에서
산별노조로 간다하더라도 단위지부의 권한을 모두 중앙으로
집중하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물론 이 문제 역시
원칙이라기보다 주체의 조건과 역량에 따라 결정할 문제이다.
교섭권 위임을 포함한 현재의 권한이양은, ‘과정’은 생략되고
‘위임’만 남게됨으로써 조합원대중의 투쟁동력은 점차
사그러들고, 중앙은 투쟁동력 없이 교섭을 중심으로 한 전술만
고려하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아야 한다.12)
게다가 교섭권 위임으로 조직형태의 변화를 궁극적으로 꾀할
수는 없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섭권 위임은 처음에
통일교섭을 내걸고 밀고당기다 일정 시점에 대각선교섭 또는
집단교섭 등으로 전환하는 게 일반적인 과정이다. 일단 대각선
교섭으로 전환되면 전체 전선은 유실되고, 중앙과는 상관없이
독자적인 교섭을 진행하거나, 단사 현안으로 귀착되거나, 그럴
정도의 힘도 없는 노조의 경우 대책없이 기다리다 원망만
쌓여가고 중앙은 중앙대로 실무지원만 늘어나는 판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섭권 위임은 ‘상징적’ 의미를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뿐더러 설사 산별교섭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정규직노동자
중심, 기업노조 중심이라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일본의 경우처럼 기업을 대신하여 핵심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을 관리․규제하는 철저한 기업내
관리장치로 기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13)
그런데도 끊임없이 교섭권 위임이 산별로 가기 위한 핵심적인
전술로 채택되고 있는 이유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조직사업이
산별노조의 상을 과도하게 교섭중심의 노조로 보고 있다는
문제와 함께, 산별=통일교섭, 통일교섭=중앙집중,
중앙집중=교섭권위임이라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교섭체계의 집중에 과도하게 경사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일례로, 산업별협약을 얘기하면서도 그 협약의
적용범위(노동조합 협상합의안이 적용되는 노동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놓치고 있다. 적용범위의 확대는,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단체협약 변경과 함께 현 시기
노동자의 분할을 극복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과
프랑스의 경우 노조 조직률은 10%대로 매우 낮지만, 노조
합의안을 동일산업 혹은 동일지역의 무노조 회사에까지 확대
적용할 것을 강제하는 법령이 있어서 노동조합이 체결한 협약의
적용범위는 매우 넓다. 스페인의 협약 적용범위 비율은 전체
노동자의 68%, 프랑스는 91%에 이르고 있다.14)
게다가 교섭단위의 중앙화가 곧 교섭력의 강화와 직결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기업별노조 하에서도 전국적 수준의 교섭이
가능함을 보아왔다. '총파업투쟁'을 통해 노-정교섭을 강제해낸
98년 민주노총의 경험이 그 한 예이고, 거꾸로 '야합'을 통해
성사된 93~94년의 노경총임금합의가 또다른 예이다. 다시 말해,
교섭이 중앙차원에서 이루어지면 교섭력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계급 전체의 이해가 반영된 요구안이 제출되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 조직되었을 때 힘이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교섭권 위임을 한 노조숫자가 곧 ‘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산별협약쟁취는 산별협약의 요구를 걸고 투쟁을
조직함을 말한다. 그렇다면 협약의 ‘요구’가 더욱 집중적으로
부각되어 그 정당성이 폭넓게 선전되어야 한다. 교섭은
협상이다. 그리고 교섭체계는 협상방식에 지나지 않는다.
교섭구조 또는 교섭체계는 투쟁의 결과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협상력’은 ‘투쟁력’이 뒷받침되는 만큼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위임이 안되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산별협약을 쟁취하기 위한 독자적인 투쟁계획이
필요하다. 지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산별협약의 내용이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도록 강제해 내는
것과 노조의 요구를 보다 광범한 계급적 요구와 조화시키는
것이다.
이제는 교섭권 위임을 ‘조직형태의 발전과 요구의 관철’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보기보다 오히려 공동의 경험쌓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서로의 차이를 넘어 다양한 연대를 실현할 수
있는 매개고리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3) 투쟁과 조직건설의 유기적 결합
산별노조를 중앙의 결의로만 건설할 것이 아니라면 평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논의를 조직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당장
밥줄이 끊기고, 현장통제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시안]을 놓고
토론하는 방식으로는 지금 형성된 조직전환의 분위기를
산별노조건설투쟁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운동’과 ‘투쟁’을
조직건설과 결합시키지 않고서는 불가능한데, 이 결합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데 고민이 있다.
지금은 조직건설과 투쟁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못하고 선택의
문제로 되거나, 상반기는 임․단투 하반기는 조직건설 등과
같이 시기에 따라 배치해야할 과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조합원이 말하듯이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당장 해야할 일도 태산같은데
한가하게 앉아서 논의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산별노조는 대중투쟁이 한 축으로, 단일한 지도력(노선)이 다른
한 축으로 상호 목적의식적으로 만나야 하는데, 이것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또 무엇인가? 하나는,
투쟁은 있지만, 그 투쟁속에서 지도력15)이 구축되고 검증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거꾸로 일관된 입장하에
투쟁이 지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건설 논의와 투쟁이
별개로 나뉘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총력투쟁을 위해
통합은 신속, 간편하게 매듭지어야 한다는 논리는 잘못된
접근방법일 뿐만 아니라, 충분히 “투쟁은 통합 이후”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현재 산별노조 건설에 있어서 투쟁과 조직건설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킨다함은 두 가지를 뜻한다. 내용적 측면에서는,
구조조정에 대항하여 노동자의 생존권을 사수하고, 파괴되고
있는 노동자의 제반 권리를 수호하는 투쟁이 곧 산별노조를
건설하는 힘이라는 점,-99년 투쟁에서도 확인되고 있듯이 현
시기 구조조정 반대 투쟁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사수하는
투쟁이자, 그 자체가 김대중 정부의 정책에 대항하는 정치투쟁의
성격을 갖고 있다. 점점더 노자의 계급적 대립이 명백해 지고
있는 시점에서 계급조직으로서의 산별의 건설은 바로 이 투쟁의
힘으로 건설되어야 한다-이다. 조직적 측면에서는, 평조합원
운동과 결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대부분의 현장은 자본의
현장통제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나가면서 기업별노조의 단위
현장만으로는, 나아가 연맹의 힘만으로는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
수 없다는 자각을 본능적으로 하고 있다. 바로 이 투쟁과
결합하면서 산별노조의 필요성이 선전되고, 앞선 평조합원이
산별노조건설의 주체로 광범위하게 설 수 있도록 조직되어야
한다.
4) 대기업이기주의(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조합주의)에 대해
익히 알다시피, 대기업노조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 이유는
중화학공업의 활성화 정책에 힘입은 재벌기업의 성장으로 노동자
집단이 대규모화 된 것과, 기업별노조라 할지라도 그 투쟁이 전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엄청난 파급력을 가졌던 데에
있다. 87년 대투쟁을 거치면서 투쟁으로 쟁취한 대기업민주노조
역시 기업별노조로 기업수준의 단체교섭을 벌였고,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자본과 노동자의 힘으로 임금, 노동시간 등
노동조건의 개선을 이루어 왔다. 그리고 그 결과 여타의
중소기업과 격차가 나게된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요구안을 일찍부터 제출하고, 자신의 노조가 엄청난
탄압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면서도 희생적인
연대투쟁에 나섰을 정도로 선도적이었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어느 순간 대기업노동자는 종업원 의식에 찌들어
운동발전을 저해하는 노동자로 치부되면서 기업별노조의 마지막
남은 폐해악, 사라져줘야 할 집단, 산별노조 건설을 위해
의식적으로 자기결단을 해야하는 단위로 취급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매년 투쟁에서는 민주노총이 거대 연맹의 일정에
전전긍긍하듯이, 일부 연맹은 이들 대기업의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전선의 중심에 세우기 위해 온갖 힘을 쏟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유연화와 현장통제를 목적으로 격화되고 있는
자본의 공격 속에서 대기업 노조의 핵심 노동자층을 중심으로
정책적 판단을 할 경우 자칫 조직형식주의에 빠지게 되어 현장
기반의 강화와 새로운 조직화에 소홀히 함으로써 토대가 허약한
산별노조로 나갈 위험이 있"16)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을 없애고 대기업노조 역시 산별노조
건설의 한 주체로 올곧게 세워내기 위해서는,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이고,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 버려야 할 것은 패권주의, 대기업중심주의요,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선도적으로 투쟁해온 연대성과 강고한 전투성,
잘 정비되어 있는 직접민주주의의 관행이다.
또한 대기업노조와 선진 활동가가 산별노조건설의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가 보다 능동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우선은 현장조직력의 복원인데, 중요한
점은 90년대 이후 ‘신경영전략’과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으로 무력화되고 있는 현장조직력을
복원․강화하는 사업과 산별노조를 건설하는 사업이 별개의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나 이 때의 현장조직력은
더이상 기업별노조 내에서만의 현장조직력을 의미하지 않는다.17) 단위 사업장간의 벽,
조직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의 벽을 허물어 밑으로부터
산별노조 건설의 전형을 창출하는 것, 현장에 기반한 일상적인
정치활동을 활성화하는 것 등이 지금의 대기업노조와 선진
활동가가 해야할 핵심적 과제이다.
최근 “대기업노조는 발본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 때의 발본적 사고 전환이란 대부분 기왕에 갖고
있던 대기업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거나, 비정규직노동자를
위한 시혜적 자기 결단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지금 무엇보다도 시급히 전환되어야할 사고는 조직건설을
‘통합, 형식, 체계, 시기’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데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사고방식이 민주노조 10년의
역사를 생동감 있게 새로운 조직건설의 힘으로 조직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4. 산별노조 건설을 위해 새로운 힘을 조직하자
지금까지 산별노조를 둘러싼 현황과 쟁점을 살펴보았다.
쟁점별로 살펴보는 과정에서 다소 흩어졌던 핵심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하에 노동운동의
계급적․정치적 발전을 위해서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는
총노동전선의 구축이 필요하고, 이 전선에는 조직 노동자와
포괄적 의미에서의 미조직노동자가 결합되어야 한다. 둘째,
산별협약에 있어서도 교섭구조보다 투쟁의 조직, 협약의
적용범위 등이 보다 강조되어야 한다. 셋째, 평조합원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건설이 필요하다. 이것을 위해서는
조직건설의 시각이 ‘통합, 경로, 체계, 시기’에서 벗어나
‘계급적 단결, 계급적 투쟁의 가능성, 그것을 위한 조직과제’
등으로 시급히 전환되어야 한다. 이 글이 기왕에 제출되어 있는
연맹의 ‘시안’이나 연구논문들을 중심으로 다루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되면 마찬가지로 경로, 체계, 시기 문제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역동적인 투쟁과 주체역량의 조건속에서 경로와 시기,
체계는 다양할 수 있고, 지금 중요한 것은 오히려 조직구조나
형식보다 그 조직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냐에 있다고
생각된다. 짜여진 각본대로 조직이 건설된다는 것은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는 표징이 아니라, 몹시 불행하게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하에서는 산별노조건설운동의 방향과 원칙을 명확히 하는 속에
산별노조 건설이 ‘운동’으로 전환되기 위해 관건이라고
판단되는 지역운동, 미조직노동자의 조직화, 노동조합체계를
벗어나는 전국(지역)적 기구의 설치에 대해서 제시하고자 한다.
1) 산별노조가 지향해야 할 길
산별노조는 자본의 ‘산별’분류에 따른 조직이 아니라 ‘계급적
이해’에 따라 ‘계급적 통일성’을 확보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지금의 운동은 크게 두 가지 조건하에
출발하고 있다. 하나는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적 틀거리가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구조조정의 공세하에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조건하에 현재 산별노조건설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산별건설은 자본의
지구화에 따라 격화되고 있는 계급투쟁, 그 계급투쟁을 이끌어갈
계급적 주체의 형성을 위한 조직건설 ‘운동’이어야 한다.
둘째, 따라서 현재의 산별노조는, 정부와 자본에 대한 분명한
태도와 대응기조 하에 총노동전선을 구축하면서 그 투쟁의
힘으로 쟁취되어야 한다. 셋째, 계급적 단결의 확대와 강화를
위해 미조직, 비정규직, 실업자의 투쟁 및 조직화와 동시에 가야
한다. 넷째, 노조 내부 민주주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실질적인
지도력을 구축하는 과정으로서의 산별노조여야 한다.
다음으로, 산별노조건설이 견지해야 할 원칙은 그간
민주노조운동이 획득해 온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변화된
정세에 걸맞게 그 정신을 재해석하는 관점에 서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노동조합운동은 ‘자본지배에 대항하는 새로운 대안적
사회․정치세력화로서의 노동조합운동으로 나아갈
것인가’, ‘화해, 계급타협, 계급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
동반자로서의 노동조합운동으로 나아갈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다.18)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도 자주성, 민주성, 계급성, 투쟁성, 연대성 등
기존의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이 분명히 계승되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여기서 ‘자주성’이란 ‘경쟁(력)’ ‘효율’ ‘생산성’
‘애국주의’ ‘애사주의’ 등 자본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노동자계급적 관점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의 자주성을 말함이고,
‘민주성’은 민주노총과 연맹을 바로 세워내고 중앙과 지역,
단사의 결합을 재구축하기 위해 조직민주주의를
확대․강화해야 한다는 측면에서의 민주성이다. 그리고
‘계급성’은 노동조합운동의 노선분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계급성이 희석되는 것을 방지하고,
불안정고용층과의 계급적 단결을 꾀한다는 측면에서의 계급성을
말한다.
현실적인 동력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도, 총전선이 단위노조의
역량에만 근거하고 있어서는 지금과 같은 어려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산별노조이든, 정치세력화이든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동자․민중의 총력투쟁으로 전체적인 계급역관계를 어느
정도 역전시켜내는 속에서만, 그 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
힘이 현실화되지 않고서는 자본에 의해 주어진 산별노조와
정부에 의해 묵인되는 정치세력화를 크게 넘어서기 어렵다.
2) 조직건설의 힘, 그 첫 번째 : 지역조직의 강화
여기서 말하는 ‘지역조직’이란 민주노총 지역본부,
산별연맹(노조) 지역본부, 그 지역에만 있는 다양한 형태의
지역조직 모두를 포괄하는 용어이다. ‘지역조직’을 이렇게
포괄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지역의 강화가 곧
민주노총지역본부의 강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역에서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하는 조직은 민주노총지역본부이기 때문에, 그것의
상태를 통해 지금의 지역의 모습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몇몇 연맹의 지역본부와 민주노총의 지역본부가 함께 있는
지역의 경우는 현재 임원, 사업 모두 중복되고 있다. 물론
중복을 절묘하게 조정할 수만 있다면 양자간의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사업적 통일성을 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는 산별연맹과 지역본부의 방침에 혼선이 있을
경우 연맹의 방침으로 귀착되고, 지역연대사업을 함께 해온
노동조합들은 상대적으로 결합력이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19) 즉, 87년
이후 지역중심의 연대가 점차 업종(산별)중심의 연대로
확대되면서 지역연대의 약화, 상층중심의 활동 강화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사업에서 연맹과의 중복을 무리하게
피하려다 보니 지역본부는 자기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는 문제를
던지게 되어 결국, 열악한 재정과 인적궁핍 속에 조직의
정체성도 불투명한 상태에 빠져있다.
그러나 지역은 연대투쟁 - 과거에는 기업의 울타리를 허무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기업의 벽을 넘는 것과 더불어 연맹간의
벽을 넘어 연대투쟁을 조직해야 할 상황이다 - 이
항상적․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일 뿐만 아니라,
급증하는 불안정고용층을 실질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지역이 이 두 가지 과제를 실현할 수 있으려면 우선,
민주노총지역본부가 각 산별연맹을 포괄해 내는 지도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지도력은 조직혁신과, 그리고 조직혁신은
조직민주주의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다음으로, 지역에
인적․물적 자원이 배치되어야 하고, 의결권도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조직과 연대활동의 강화를
위해서 이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현장조직들은
‘지역현장조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활동가들은 실업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하청노동자 등 불안정고용층의 조직화 사업에 매진해야 한다.
누누히 강조하건데, 지금 이들을 조직의 주체로 세워내고,
이들의 분출되는 조직력과 투쟁력을 전체 노동자계급의 힘으로
받아안지 않고서는 어떠한 계급적 단결도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것을 위해 각 지역마다 역량과 특성에 맞는 사업을
전개해도 좋겠지만, 가능하면 동일한 명칭의 지역사업단을 통해
전국적이고, 대대적인 사업으로 전개하는 것이 관심을 촉구하고,
이후의 조직적 수렴을 위해서도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3) 조직건설의 힘, 그 두 번째 : 불안정고용 철폐를 위한 사업단
현시기 자본의 유연화 공세는 기왕에 조직된 노동자들을
체제내로 포섭하는 대신, 대다수의 노동자를 일자리 밖으로
내몰아 끊임없는 경쟁과 고용불안을 유발시키면서 전체적으로는
노동력을 수량적, 기능적, 외부적으로 유연화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자본의 노동자 분할통제에 대응하는 노동운동의 조직적
방향은 ‘모든 형태의 차별을 철폐하고, 사회적 평등과 연대’를
목적으로 이들과 의식적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우선은 이들의 요구를 전체 노동자의 투쟁으로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이것을 위해 당사자냐, 아니냐는 구분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 다음, 산별건설의 논의과정부터 적극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들 스스로 독자적인 산별건설
논의 테이블을 만든다는 것은 힘도 약할뿐더러 현실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의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고, 민주노총․연맹․대기업에서 조직활동가가
적극적으로 배치되어 독자적인 조직활동이 수행돼야 하며, 각종
주요 의사결정기구에의 참여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 문제는
산별로 전환된 이후에 가능한 문제가 아니라 지금부터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 정도만큼 산별노조건설에
다가설 수 있다.
세계적으로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격이 전일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의 한 진보적인 학자는 이들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고용의 구조조정은 노동자계급 내에서 집합적인 관계를
재구성할 필요와 기회를 제공한다. 여성노동력, 시간제 노동자와
여타 '비정규'노동자들, 그리고 비산업 비육체 노동자들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은 노조운동을 새롭게 부활시키는
강력한 추동력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단체협상에서 새로운
요구 사항들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하나의 자극요인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조직화와 행동의 새로운 방법들을
발전시키도록 자극할 수도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내부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20)
4) 조직건설의 힘, 그 세 번째 : 산별노조건설을 위한
전국(지역)회의
지금처럼 민주노총 중앙이나, 연맹 중앙에서 ‘시안’을 만들고,
그 시안을 중앙위원회, 지역본부, 단위노조 등에서 검토하는
중간중간에 공청회나 간담회, 토론회 등을 배치하여 의견을
수렴하는 방법만으로는 결코 산별노조건설운동이 활성화될 수
없다. 이렇게 해서는 애초의 시안이 수정․보완될 수
있을지언정 산별건설이 평조합원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운동으로 전개되지 못한다. 산별노조가 원래 매우
목적의식적으로 건설되는 조직인데다, 한국에서처럼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로의 건설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아래로부터의 조직건설이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있지만, 목적의식적인 조직건설이 곧 대중의 자발성 없이
위로부터 조직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아래로부터의 대중투쟁과 위로부터의 올바른 노선이 결합되어야
한다. 조직건설의 목적의식성은 그런 의미이다.
게다가 지금의 산별노조 건설은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확대를
목적으로 한다지만, 정규직 조직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산별연맹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어서 비정규직 노동자,
실업노동자, 여성노동자 등 여타 미조직 노동자들이나,
노동조합체계와는 다른 현장조직, 전국과 지역의 다양한
노동단체, 진보적 학자 등 전체 노동운동의 힘을 산별노조건설에
결집하지도 못하고 있다. 산별노조건설은 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과제이자, 전체 노동운동의 과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총체적인 노동운동의 힘을 모아 토론도 하고, 사업과
투쟁도 함께 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민주노총과 각 산별연맹은 연맹의 틀을 넘어 이들의
참여를 조직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단상으로 ‘산별노조건설을 위한 전국(지역)회의’를 구상해
봄직하다. 이 ‘회의’의 위상이 무언가 결정을 하는 단위가
아닐 수도 있고, 전국과 지역에 따라 그 위상이 다를 수도 있다.
게다가 논쟁을 불러일으켜 10인 10색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을 제출해서 치열하게
논쟁하는 것이 무엇을 하는 지도 모르는 무관심보다 백배 낫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다. 수명이 다한 조직이 살아
있는 조직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
글을 마치며
산별노조건설을 위해 민주노총은 중앙차원에서 각 조직 담당자를
중심으로 ‘산별특위’를 구성하고, 독자적인 연구계획21)도 추진중이다.
한국노총도 ‘산별노조건설특별추진위’를 일찌감치 구성하여
2001년 산별건설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정치세력화 역시 여러
가지 논란은 있지만 과거에 비해 월등히 활성화되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이제 산별노조도, 정치세력화도 노동운동의 재편에 현실적인
힘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관건은 그 힘이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이다. 따라서 지금의 노력이 노동자계급이 더한층
발전하는 데에 기여할지, 거꾸로 그 발전을 저해하는 길로
나아갈지는 미지수이고, 그것을 계급적 이해로 끌어내는 힘은
순전히 앞으로의 투쟁에 달려 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두
과제가 동시에 진행됨으로써 이념, 투쟁, 조직건설의 영역에서
선진노동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총자본 진영은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이 일정한 성과를 획득했다고
판단하고, 정리해고, 사업 부문간 조정 등 수량적인
구조조정에서, 임금체계․노동시간․노동과정의
유연화를 목적으로 한 질적인 구조조정으로 노동자의 생존과
노동조합을 공격해 들어오고 있다. 점점 밑으로부터의 투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예견되고 있는 것이다. 선진노동자의
핵심부대와 대중조직, 정치조직이 각자의 진군과 함께
전선에서의 단일한 결집으로 자본가계급과의 투쟁을 준비해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투쟁력이 다시 각각의 진군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동조합은 자본주의의 발전에 그림자처럼 따라 다닌다.22)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
변화의 방향을 알아채고, 그것을 노동자계급의 발전에
복속시키는 노동자의 능력이다. 그리고 그 능력이 대중투쟁에서
나온다는 것은 영원한 진리이다.
1) 특히 개악된 노동법 중에서 2002년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때문에 이제 몇 군데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현실적으로
전임자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어서 시급히 산별노조로
가야된다는 견해가 있다. 물론 산별노조로 가면서 전임자를
효율적으로 배치하거나, 독자적인 재정사업을 하거나, 조합비를
인상해서 어느 정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조직률
10%의 상태에서, 자본의 공세도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 방어적인
국면에서 이러한 방법으로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전임자 임금만이 문제가 아니다. 조합비가
집중된다 하더라도 연맹의 방침에 따라 투쟁한 결과 해고된
노동자의 생계비를 보장할 수 있는 재정상태를 보유한 연맹은
거의 없다. 매번 특별기금을 모금할 수도 없는 것이고, 격화되는
계급투쟁으로 구속․해고자는 무더기로 양산되는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2) 그동안의 민주노조운동의 문제를 모두 기업별노조체계의
문제로만 치환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접근이다. 예를 들어,
전노협에서 민주노총 건설에 이르기까지 민주노조의
조직발전에서 핵심적인 논쟁점 중의 하나가, 업종회의나
대기업연대회의가 전노협에 직접 결합하지 않고 독자적인 조직을
건설한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있는데 이 문제를 기업별노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문제를 단순화시킨 것이다.
산별노조운동연구팀, 「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 조직발전
논쟁의 역사와 오늘(2)」,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1999년 6월호 참조.
3) 산별노조운동연구팀, 「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
조직발전 논쟁의 역사와 오늘(2)」,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1999년 6월호 참조.
4) 권혜자, 「산별노조 건설에 대한 기업별 노조의
전망」, 노총정책연구 98-1, 한국노총중앙연구원, 1998.
11.
5) 권혜자, 위의 책.
6) (통합)현대자동차노조, 과거의 현대-기아공대위의 활동,
대노협 등
7) 급속한 통합의 배경에는 97년 노동법개악 - 전임자의
임금축소, 2002년 전임자 임금 완전금지, 무노동무임금의
법제화, 임금협약의 유효기간 2년 연장, 합법적 노동쟁의를
이익분쟁으로만 한정, 사업장내 대체근로 허용, 쟁의행위 때
생산시설 점거 금지 등 -으로 더 이상 기업별노조로는 힘들다는
판단과, IMF 이후 부도, 계열사정리 등 구조조정의 풍랑이
몰아치고, 그것을 기화로 한 노조무력화 시도에 노조의 힘을
묶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데에 일차적 목적이 있다. 다분히
정세를 반영한 수세적 방어로부터 출발하는 것이어서 ‘일단
뭉치고 보자’는 힘이, ‘어떻게 뭉쳐야 하는가’의 치열함을
상쇄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사용한 자생성이란 그런
의미이다.
8) 킴 무디, ꡔ신자유주의와 세계의 노동자ꡕ,
문화과학사, 1999.
9) 「새로운 노동자 정치조직 건설 결성을 위한
제안문」 1999. 2.
10) 정부가 주도권을 잡고 있음으로 해서, 정부-자본은
구조조정에 따른 노동계급의 투쟁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구조조정의 시기분산, 무급휴직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고용안정지원센터 등 실업대책보완으로 완충장치를 활용하거나,
주요 전략사업장의 무력화 등을 통해 민주노총으로 투쟁이
집중되는 것을 저지하고 있다.
11) 각 산별연맹마다, 각 단위노조마다 구조조정의 강도와 시기,
방식이 달라서 투쟁이 개별화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고,
시기집중전술은 갈수록 연맹과 단사의 조건과 판단에 따라
차이를 보여 사실상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민주노총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각 연맹의 조건과 상황을
수평적으로 연결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고, 거꾸로 현실은
그러한 투쟁만으로는 정세를 돌파하기 힘들다는 것을 점점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민주노총을 포함한 전체 민주노조진영의
지도력의 재구축을 통한 총투쟁전선의 설치가 매우 절실한
시기이다.
12) 오히려 지금의 조건에서 전술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교섭노조를 몇 개의 커다란 군으로 나누고 정세, 노사간에
부딪히고 있는 쟁점, 주체역량 정도를 고려하여 ‘전형’이
될만한 노조를 선정하고 거기에 힘을 집중하여 전체 전선을
추동해 내면서 그 힘으로 다른 기업의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하는 일종의 패턴교섭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13) 신병현, 「신노사관계 구상의 성격과
민주노조운동」 ꡔ신노사관계와
노동법개정투쟁ꡕ, 한노정연 내부토론회 자료집,
1996.8.
14) 킴 무디, ꡔ신자유주의와 세계의 노동자ꡕ,
문화과학사, 1999.
15) 여기에서 말하는 지도력은 중앙지도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앙과 지역, 단위사업장에 걸쳐 형성되는 지도력,
나아가 노동조합운동만이 아니라 총노동진영이 결합된 지도력을
의미한다.
16) 신병현, 「신노사관계 구상의 성격과
민주노조운동」 ꡔ신노사관계와
노동법개정투쟁ꡕ, 한노정연 내부토론회 자료집, 1996.
8.
17) 현장조직력의 복원․강화는 “‘전국적 관점’과
‘전계급적 관점’을 견지하면서 현장의 일상활동과 조직활동을
해 나가야 한다. 단위 현장이 서야 지역, 산별, 전국적인 사업을
할 수 있다든지, 아니면 거꾸로 지역, 산별, 전국적 사업을
일방적으로 단위 사업장에 적용시키려 한다면 둘 다 왜곡될
것이다. 현장내 조직력 강화와 지역, 산별, 전국 연대 사업을
동시에 결합시켜 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박성인, 「현단계 노동운동의 평가와 과제」,
ꡔ한국사회와 노동운동ꡕ, 한노정연
창립2주년심포지움 자료집, 1997. 10.
18) 김세균, 「경제위기, 신자유주의 그리고 노동운동의
과제」,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창립3주년심포지움, 1998
참조.
19)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4차 임시대의원대회」
회의자료, 1999. 3.
20) R. Hyman, "Trade Unions and the Disaggregation of
the Working Class", 킴 무디, ꡔ신자유주의와
세계의 노동자ꡕ, 문화과학사, 1999, 238쪽에서
재인용.
21) 민주노총은 2000년 1월 보고서를 발간한다는 계획하에
영남노동운동연구소,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등과 함께 산별노조연구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2) W.Z.포스터, ꡔ세계노동운동사 1ꡕ, 1956.
정동철 역, 백산,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