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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번호 |
884번 |
등록일 |
2000-06-05 00:00:00 |
| 글쓴이 |
이용근 |
글쓴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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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호수 |
56 |
분야 |
5 |
| 제 목 |
삼특노동자들의 고용승계투쟁, 인터넷까지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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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삼특 노동자들의 고용승계투쟁, 인터넷까지 확대
- 안티포스코(Anti-POSCO) 홈페이지를 둘러싼 포철과의 전투
-
이 용 근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사무국장
polab007
@ key.or.kr
신자유주의가 전세계적으로 지배력을 넓혀나가면서 노동운동
역시 국제적인 연대와 공동대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노동운동의 국제연대에 아주 효과적인 무기가 바로 인터넷
공간이다.
요즘 삼미특수강 정리해고 노동자들은 노동네트워크의
지원․연대에 힘입어 포항제철에 맞선 인터넷 전쟁을
벌이고 있다. 비록 현실 세계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보여지는 삼특 해고노동자들과 거대기업 포철의 싸움이지만,
인터넷 공간에서만큼은 그 입장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지원부대를 조직하기란 현실
운동에서보다 한결 수월하기 때문이다. 시간적, 공간적(지역과
국경이라는) 제약이 거의 없으니 말이다.
삼특 해고노동자들, 홈페이지 만들어 국제연대 본격화
삼특 동지들의 싸움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포항제철이
삼미특수강을 인수합병하면서 이를 ‘자산인수’라고 억지를
부려 수많은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여기에 맞서 삼특
해고노동자들은 3년 넘게 싸워야만 했다. 이들은 지방노동위,
중앙노동위, 고등법원에서 복직 승소판결을 받아놓고도 여전히
길거리에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대법원 판결을 즈음해서
삼특 노동자들은 총력을 기울여 국내외 여론을 환기시키고자
했고, 그 한 방법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한
국제연대였다.
인터넷에 개설한 안티포스코 홈페이지(http://antoposco.nodong.net)는 회사
홈페이지(http://www.posco.co.kr)를 패러디했다.
회사의 멋있고 좋은 면만을 부각하면서 홍보로 일관하는 회사
홈페이지의 폼을 따되, 그 내용은 노동자를 무시하는 전근대적인
노사관행을 폭로하는 것으로 채워넣는 식이다. 특히 안티포스코
홈페이지는 삼특 동지들이 전국 순회 ‘고용승계 대장정’을
전개했던 지난 3월에는 매일 속보자료와 사진자료를 올려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삼특 동지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과 연대를 호소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국제연대와 지원을 직접 실천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7일 호주 최대 광산노조인 BHP노조에 자행되는
노동탄압을 규탄하고 호주대사관에 항의하는 시위를 가졌던
것이다. BHP노조는 작년 호주에 우익정부가 들어선 이후 개별
근로협약이 가능하도록 노동관계법을 개악한 것을 근거로
개별계약을 강요하는 회사에 맞서 투쟁중이었다. 사실
90년대부터 국제적인 노동단체들의 지원이 확대되기는 했으나,
정작 국내 노동조합이 외국을 지원한 것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삼특 동지들의 이러한 노력은 주목된다.
안티포스코 홈페이지에 대한 포철의 무모한 공격과 국제적인
응전
삼특 동지들의 이러한 국제적인 연대활동과 인터넷 홈페이지의
활용이 포철을 초조하게 만들었나 보다. 안티포스코 홈페이지에
포항제철이 ‘무모한’ 공격을 가해왔다. 지난 4월 3일 포철은
안티포스코 홈페이지(http://antiposco.nodong.net)가 자사의
홈페이지(http://www.posco.co.kr)를 모방하여
저작권을 침해했으니 도안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도안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그리고 가처분
신청이 있자 법원은 심리 한번 거치지 않은 채 신청대로 패러디
도안 사용을 금지하는 신속성을 보이기도 했다. 바로 이것이
장작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되리라고 포항제철은 짐작도
못했으리라.
이러한 법원의 결정이 있자 전세계 26개의 회원 네트워크와 38개
협력 네트워크로 구성된 국제 진보통신연합(APC)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APC는 “Parody of Korean Multinational Site
Threatened by Court Injunction: Creators protesting jobs
lost three years ago”라는 긴급 공지를 발표하는 한편,
안티포스코 사이트를 대신 올려줄 미러링 사이트를 찾아 나선
것이다. 그리고 이에 호응하여 자발적으로 안티포스코 사이트를
미러링해 주는 사이트가 일본(JCA-Net),
영국(LabourNet/GreenNet), 미국(IGC), 호주(C2O),
스페인(Nodo50), 캐나다(Web Networks), 독일(LabourNet),
우크라이나(GLUK) 등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이미 스페인
정부의 폐쇄조치에 맞서 미러링 사이트를 몇 군데 만들었던
경험이 있어 아주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이렇듯 개설된 미러링
사이트는 현재 8개국에 10개에 이른다. 인터넷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독점’과 ‘통제’를 위한 ‘무모한 시도’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한편, 국내 네티즌들도 발끈하고 나서고 있다. 이번 가처분
판결이 회사 홈페이지에서 그대로 따온 도안만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그래픽 합성 처리나 회사 로고에 빨간 색으로 X 표시한
것까지 문제삼기 때문에 수십 수백개나 만들어져 있는 인터넷
안티사이트나 패러디사이트들 역시 거대기업들로부터 비슷한
소송에 직면할 위험성이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안티사이트와
패러디사이트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지지․연대를 표명해
오고 있다.
‘저작권법’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인터넷
사실 포항제철이 홈페이지 도안을 문제삼고 나온 것은 정작
‘저작권’을 보호하자는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안티포스코
사이트가 포철 사이트로 오해될 가능성은 없으며, 삼특
노동자들이 안티포스코 사이트를 통해 사업상 이득을 취할
가능성 또한 전혀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포철이 ‘저작권’을
들고 나온 이유는 명백하다. 안티포스코 사이트의 운영을
막겠다는 것이 그 유일한 이유일 것이다. 따라서 이는
‘인터넷의 표현의 자유’를 압살하려는 시도임에 다름 아니며,
군사정권 시절 정치적인 항의의 수단이었던 ‘노래가사
바꿔부르기(노가바)’에 대해 저작권법으로 탄압한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따라서 이러한 포철 등 거대기업에 의해 시도되는 ‘인터넷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에 맞서는 방법 또한 분명하다.
그들이 방해하고자 하는 사이트를 더욱 활발히 운영하고, 만약
그들이 하나를 없애면 열개 스무개를 만들어나가며, 또한 더욱
많은 네티즌들이 찾아주고 지켜주는 것이다.
안티포스코 운동의 반향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노동문제에
별 관심이 없던 일반 네티즌들이 노동기본권과 고용문제에
관심을 보이며 서명운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노동자 투쟁에 어린
자녀들이 참여하고 지원하는 일도 아주 쉬워졌다. 노동자를
부모로, 친척으로 둔 초중고 학생들이나 가족들이 홈페이지에
들어와 “아빠, 힘내세요!” 하고 응원하는 글도 이젠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최근에는 수천 주의 포철 주식을 가진
미국의 한 신탁회사에서 포철 회장 앞으로 삼특 노동자들을 빨리
고용승계시키라고 항의서한을 보낸 것도 새로운 변화를 실감케
한다. 이처럼 인터넷은 노동운동에 더욱 깊숙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인구가 1천만이 넘었다고 하는 아직까지도 사실
인터넷 이용자들의 분포를 보면 여전히 기득권층(가령 고학력,
중산층 이상, 남성, 수도권 등) 중심이다. ‘쌍방향성’이라고
해서 새로운 여론형성의 획기적인 매체로 주목되는
PC통신․인터넷의 주된 이용자층에 노동자계급의 비중이
적다는 것은 인터넷 내부 여론의 향방을 가늠하게 하기도 한다.
인터넷의 여론 흐름이 대체로 ‘자유주의적’인 것은 바로
이러한 경향의 반영이기로 할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새로이 대두되는 기층 세력,
바로 네티즌들의 계급적 분화와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이제
주목하고 예비해야 할 때가 아닐런지..... 그런 점에서 여전히
중요한 것은 역시 현실운동일 것이다. 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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