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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번 : [82호/연재-기획] 또 다른 유럽,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한가? 유럽사회포럼(European Social Forum) |
글쓴이: 변정필 |
등록: 2002-12-01 00:00:00 |
조회: 1747 |
첨부파일: 국제노동(변정필).hwp(32 KB) |
또 다른 유럽,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한가?
유럽사회포럼(European Social Forum)
변 정 필/ 국제기획실
이탈리아의 고도 피렌체, 인구 30만의 소도시에서 지난 11월
6일에서 10일까지 1차 유럽사회포럼이 진행되었다.
유럽사회포럼이 진행되는 행사장 담벼락에는 지난해 지노아
G8정상회담 당시 반세계화 시위도중 사망한 카를로 줄리아니의
사진이 걸려져 전 유럽에서 온 활동가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베를루스코니 정부의 불안감 VS 이탈리아 노동자 투쟁,
그리고 유럽사회포럼
이 곳에서 유럽사회포럼이 진행되기 이전부터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지난해 지노아의 재판이 될 것이라 경고해왔다.
시민들에게 예술의 도시 피렌체를 테러리스트들이 파괴할
것이라는 악선동을 해대며, 작년 G8정상회담 당시와 같은
폭력사태를 우려해 병력을 증강배치하고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쥴리아니 우르바니 이탈리아 문화장관은 “르네상스 중심지
피렌체는 소란스럽고 폭력적인 시위를 벌일만한 장소가
아니다”라고 시위대를 비난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유럽사회포럼이 시작되기 전부터 비난하기에 바빴던 정부는 실제
유럽사회포럼이 시작되자 망신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시위대는 너무도 ‘평화적’으로 행사를 진행했고,
유럽사회포럼 주최측의 주도면밀한(?) 진행으로 어디에서도
폭력적인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베를루스코니 정부의
말을 듣지 않고 용감하게 문을 열었던 상점들은, 넘쳐나는
사람들로 인해 투쟁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처음으로 진행되는 유럽사회포럼에는 1차 포르투알레그레
세계사회포럼의 두 배의 인원이, 2차 세계사회포럼인원인
30,000명을 넘는 약 4만여 명의 활동가들이 참석했고, 11월
8일에는 무려 60,000명의 인원이 참석해서 반세계화운동의
희망을 보여주었다. 프랑스에서 3,000여명, 스페인, 그리스,
영국, 독일 등에서는 각 1,500명 정도의 활동가들이 참여했으며
벨기에에서는 500명, 헝가리 300명, 폴란드에서는 150명
러시아에서는 70명 정도의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이전의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활동가들이 소규모로 상징성을 가지는
정도였다면, 이번 유럽사회포럼에 참여한 인원의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세계사회포럼에서 지역포럼으로 이어지는 형식이
단순한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인 동력으로 구축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사회포럼 본 회의장 밖에서는 무려 60만
명이 참여한 최대규모의 반전시위가 진행되어 30만이 거주하는
도시를 완전히 뒤흔들었다.
사실, 유럽사회포럼의 이런 성과는 이탈리아 노동자투쟁의
역동성과도 결합되어 있다. 3월의 노동법개악저지투쟁, 4월의
총파업투쟁, 10월의 총파업투쟁 등 베를루스코니 정부의 노동법
개악에 맞선 노동자들의 역동적인 투쟁이 전개되었다.
중도좌파의 올리브나무 동맹 하에서 20년 동안 양보를
강요당해왔던 노동자들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인식아래
전면적인 투쟁을 진행해 온 것이 2002년 이탈리아
노동자들이었다. 특히 대량해고에 직면해 있는 피아트
노동자들은 유럽사회포럼시기 진행되었던 투쟁의 선두에 섰고,
이탈리아 내에서도 세계화에 대해 강력히 문제제기를 해온 젊은
활동가들이 함께 하면서 60만의 시위라는 엄청난 조직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유럽사회포럼은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사회포럼을 통한 또 다른 유럽,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한가?
‘또 다른 유럽은 가능하다’라는 표제아래 진행된 1차
유럽사회포럼은 140개의 세미나와 워크숍, 250개의 전시회로
진행되었다. 포럼에서는 크게 세 개의 토론주제와 세부주제가
제시되었다. 토론주제는 1) 지구화와 자유주의 2) 전쟁과 평화
3)권리․시민권․민주주의를 제시하였고, 다음과 같은
각각의 세부주제를 다루었다.
1) 지구화와 자유주의: 지구화와 대안, 지속가능한 발전,
동유럽, 사회복지, 노동자, 식량주권
2) 전쟁과 평화: 유럽과 세계질서, 전쟁과 유럽, 지역분쟁
3)권리․시민권․민주주의: 민주주의의 위기와 보편적
시민권, 사회적 배제, 극우와 양극화, 정보화와 문화, 이민과
인종주의
유럽사회포럼의 결과로 참여자들은 반전호소문을 통해
반전운동에 함께 할 것, 특히 2003년 2월 15일 있는 반전시위에
참여할 것을 유럽인들에게 호소했다. ‘유럽사회운동의 호소’를
통해서는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유럽질서에 대한 반대를 표명하고
이 네트워크를 확장할 것을 결의하고, ‘신자유주의
반대․전쟁 반대․인종주의 반대․성적 차별과
동성애 차별반대․사회적 권리와 “또다른 유럽”을 위한
투쟁’을 천명하였다.
올해 처음으로 치러진 유럽사회포럼은 지난 1월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진행된 2차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에서
결의된 사항이었다. 세계사회포럼 국제위원회는 이 운동을 더욱
강화하고 지역적으로 확장․강화시킨다는 목표아래
지역별․주제별 사회포럼을 통해
반세계와․반신자유주의 전전을 강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제출하였다. 이런 계획아래서 유럽사회포럼이 기획된 것이며, 즉
여전히 유럽사회포럼은 세계사회포럼과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세계사회포럼은 그 동안 반세계화 투쟁을 사회화시키고, 각
영역에 분산되어 있던 반세계화투쟁을 실물적인 동력으로
만들어가며 급속히 팽창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반세계화
투쟁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은 긍정적인 성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유럽사회포럼에서는 반전구호가 주(主)가되어 ‘또
다른 세계’에 대한 토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반세계화 투쟁에서 노동조합의 참여가 이전의 세계사회포럼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세계사회포럼과 사회포럼의 확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사회포럼에 대한 우려들
세계화에 반대하는 “다양한 사회운동”을 참여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계사회포럼과 그 연장선에서의
유럽사회포럼은 개방성, 특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고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을 그 기본 성격으로 하고 있다. 즉, 어떤
조직과 운동에게도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
세계사회포럼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이다. 이런 세계사회포럼과
유럽사회포럼의 성격은 참여조직 및 활동가들의 면면에서도
나타난다. 이번 유럽사회포럼에는 페미니스트. 생태주의자,
무정부주의자, 사회주의자, NGO, 농민, 노동자 등의 다양한
영역과 지향의 조직 및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사회포럼은 이러한
다양성을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삼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다양한 운동을 함께 참여시키는가를 그 효과를 측정하는 척도로
삼고 있다.
그러나 역으로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표현의 이면에는, 행사를
진행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재정적인 문제에서 자본의
파트너로 전락해 가고 있는 NGO들의 참여를 허용하고, 이들의
과도한 영향력아래 사회포럼을 둘 수밖에 없는 허점이 있다.
세계사회포럼 헌장 중 “정당을 대표하는 자들도, 전투적인
조직도 사회포럼에 참여할 수 없다…”라는 대목에 이르면 이런
우려는 더욱 커진다. 국가권력의 장악 혹은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과 사빠띠스따 같은 전투적인 조직들은 세계사회포럼의
일주체로 참여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실제
세계사회포럼을 주도하고 있는 부류가 브라질의 PT당이었고,
유럽사회포럼을 개최하는 주체 중에 피에로 파시노와 같은 과거
유럽의 사민주의 정당에서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때로는
제국주의 전쟁에 찬성표를 던지는 정치인들이 끼어 있다는 한
활동가의 지적’은 진정으로 세계사회포럼이 반세계화,
반신자유주의 나아가 반자본 운동의 한 축으로 세계사회포럼과
그 확장의 형태인 지역별․주제별 사회포럼이 기능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즉, 다양성과 개방성, 한
조직이 독점적으로 세계사회포럼을 지배하는 것을 막는다는
이름아래 또 다른 투쟁의 가능성, 그래서 또 다른 유럽,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투쟁이 역동성과 힘의 분출․집중을
억제할 수도 있는 혐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세계는 어떻게 가능한가?
반세계화 투쟁은 99년 시애틀에서 WTO반대투쟁이 본격화된 이후
급격하게 그 외연을 확장해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미
제국주의의 전쟁에 대한 반전운동이 확산되면서 세계화 투쟁은
급속한 외연의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1차 유럽사회포럼이기획되었던 동일한 맥락에서
1차 아시아사회포럼이 2003년 1월 2일에서 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아시아 노동운동 및 사회운동의 취약성과 열악한
재정환경을 감안한다면, 유럽사회포럼에비교했을때,
세계사회포럼의 경향성을 좇아 갈 위험성은 다분해 보인다.
또 다른 세계를 현실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 한국의
노동운동에게 남는 과제는 무엇일까? ‘반세계화’라는
구호만이, 상징성만이 난무하고 노동운동의 대표적인 인사들이
한국의 상황정도를 기껏해야 이야기하는 사회포럼을 만들
것인가? 재정적 이유로 NGO의 개입과 과잉주도를 제어하지 않고
그대로 둘 것인가? 그리하여, 역동적으로 분출하는 대중의
투쟁과 분노를 질서정연한 세미나, 시위, 행진, 성명서 발표로
마무리 지을 것인가? 그것은 또 다른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답이
될 수 없다.
아시아 각 국의 운동과 투쟁이 사회포럼이라는 자리를 통해
반자본․ 반세계화․반신자유주의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수렴되어야 한다. 또한, 아시아 각국의 노동자들은
아시아 사회포럼의 성과를 통해 더욱 고양되고 힘있게 투쟁할 수
있어야 한다. 유럽사회포럼도 세계사회포럼도 바로 이런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것이 또 다른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단
하나의 길이다.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두려워했던 것은, 유럽사회포럼에 몰려들어
평화적으로 세미나와 시위를 하는 활동가들이 아니라,
유럽사회포럼에 고무 받아 분출될 이탈리아 노동자들의 분노와
투쟁이었고, 이 투쟁이 유럽사회포럼을 통해 유럽의, 전세계의
노동자들에게 들불처럼 번질 것에 대한 우려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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