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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8번 : [100호/특집] 신자유주의의 악순환에 빠진 한국경제
글쓴이: 김창근 등록: 2004-06-25 00:00:00 조회: 2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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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의 악순환에 빠진 한국경제


김 창 근
연구위원






최근의 한국경제의 상황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나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내수가 침체되면서, 한국경제는 침체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렇게 국내경제가 침체 상황에 빠져 있으면서도, 한국의 수출은 매달 기록을 경신하면서 기록적인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출이 급증할 때 나타나는 투자와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미비한 상태이어서, 수출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수는 침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는 수출을 주도하는 수출주도 대기업과 주로 내수에 의존하는 중소기업 사이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수출호황이 투자와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수출부문과 내수부문의 양극화로 이어지는 이유와 한국경제의 내수부문이 극심한 침체를 맞고 있는 이유를 고찰하고, 그 해결책들을 검토해 본다. 먼저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부터 살펴보자.
1. 양극화되고 있는 한국경제

한국의 수출은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수출액은 2002년에 비해 19.6%가 증가한 1천943억 달러를 기록했고, 이런 증가추세는 올해 들어서 더욱 가속화되어 올 1사분기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8.0%가 증가했고, 4월과 5월에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8.3%와 42.4%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수립했다. 이런 기록적인 수출증가의 결과 올해 5월까지의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124억 3600만 달러로, 올해 정부가 세웠던 무역수지 흑자 목표치 100억 달러를 이미 조기에 달성한 상태이다.
반면 내수를 구성하는 민간소비와 기업투자는 침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민간소비는 2002년에 전년도 대비 7.9% 증가했던 것이, 작년에는 1.4% 하락으로 돌아섰고, 특히 작년 4사분기에는 2.2%감소했다. 이런 민간소비의 감소추세는 올 1사분기에도 이어져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3%감소했다. 올 4월과 5월에도 소비침체는 계속 이어져, 4월 도소매 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이 지난해에 비해 0.1%와 0.4%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기업의 투자도 마찬가지로 작년부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의 고정투자가 2002년에 전년도 대비 6.6% 상승한 이후 작년에는 3.9% 증가로 성장률이 둔화되었고, 작년 4사분기에는 2.4% 감소한 후에 올 1사분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3%가 감소했다.
수출과 내수 사이의 양극화는 두 부문의 성장기여율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내수와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내수증가량과 수출증가량을 각각 국민총생산 증가량으로 나눈 값으로, 높을수록 성장에 대한 기여가 높고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질 GDP 증가율은 2002년 7.0%에서 작년 절반도 안 되는 3.1%로 급락했다가, 올 1사분기에는 2002년 4사분기 이후 가장 높은 5.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경제성장에 대한 내수의 기여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 정부지출을 포함한 내수의 성장기여율은 2002년 56.3%였으나 작년에는 1.8%로 급락했고, 올 1사분기에는 -4.9%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2002년 42.7%에서 작년 98.2%로 급증했고, 올 1사분기에는 104.99%로 지난 2사분기 이후 4분기 연속 100%를 넘어섰다. 따라서 지난 2사분기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의 전부는 수출성장에 기인하며, 내수는 오히려 성장을 갉아먹고 있다.
나아가 이런 내수와 수출 부문의 양극화는 내수기업과 수출기업 사이, 그리고 수출과 내수 의존도가 높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양극화를 낳고 있다. 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작년에 자동차와 철강․금속업체들은 수출호조로 순이익이 각각 51.76%와 70.31% 증가했지만,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유통과 운수창고업체들의 경우 순이익이 각각 33.75%와 76.31% 감소했다. 그와 함께 재벌의 부의 편중현상도 심화되었는데, 작년도 국내 10대 재벌그룹의 순이익은 12조9117억원으로 전체 기업 순이익의 70%를 차지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양극화도 커지고 있다. 작년도 매출액 증가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하락했지만, 대기업의 경우 2002년 7.2%에서 6.6%로 소폭 하락한 데 그쳤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10.2% 증가에서 5.4% 증가로 대폭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경상이윤율도 작년에 대기업의 경우 5.4%에서 5%로 약간 낮아졌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3.5%에서 2.5%로 낮아졌다. 매출액 대비 경상이윤율은 한국은행이 연간 매출액 25억 원 이상인 3,239개 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수치이다.
이런 기업실적의 차이는 부채비율 차이를 확대시켰는데, 지난해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147.6%로 113.5%인 대기업의 경우보다 훨씬 높았다.

2. ‘고용증가 없는 수출호황’

수출부문과 내수부문,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양극화는 노동자들의 고용에 악영향을 끼쳐 대규모 실업자와 그에 따라 부의 불평등도를 심화시킬 수 있다. 그 이유는 최근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의 고용증가 효과가 매우 작았으며, 압도적인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내수부진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적되어야 할 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고용에 대한 기여도인데, 그동안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은 고용을 창출하기보다는 오히려 고용을 ‘축소’시켜 왔다. 1998년에서 2002년까지 대기업의 고용은 251만 명에서 159만 명으로 36,7% 감소했는데, 대기업들은 그동안 고용을 증대시켜 사회적인 기여를 하기보다 오히려 정리해고 등을 통한 구조조정에 치중한 나머지 오히려 100만 명 가까운 실업자를 양산했을 뿐이다. 반면 중소기업 고용은 같은 기간 동안 766만 명에서 1,038만 명으로 35%인 278만 명 증대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중소기업은 부가가치 생산에서 전체의 51.6%만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고용노동자 중 75.8%를 고용하고 있다.
이렇게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고용성과를 볼 때,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들이 향후에도 노동자들의 고용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심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결과는 향후에도 내수에 주로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이 성장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고용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없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면 왜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들의 고용창출 효과가 그렇게 미비한가? 수출이 증대되면 국내고용을 증대시켜야 하지 않는가?
일반적으로 수출이 상당기간 급격히 증대하면, 수출상품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설비를 비롯한 고정자본과 반제품이나 부품 등의 유동자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한편으로 수출산업의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고, 다른 한편 수출산업에 반제품이나 부품 등을 제공하는 산업, 특히 중소기업들의 수요와 판매 그리고 이 부문에서의 투자와 고용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 양 부문에서의 투자수요가 늘어나고 고용이 늘어남에 따라 국민경제 전체의 소득도 늘어나고, 따라서 내수도 성장하기 마련이다. 이런 과정이 정상적으로 일어나게 되면, 수출성장은 내수확대와 고용증대로 귀결되고 경제 전체가 호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면 왜 현 상황의 한국경제는 이런 수출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첫째, 최근 한국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대 수출상품이기도 한 반도체와 영상․음향통신 부문인 정보통신(IT)산업의 고용효과가 작다는 점이다. IT산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7%에서 올해 1사분기에 12.5로 급증했고, 올 1분기의 IT산업 성장률은 25.1%이었다.(이는 IT산업을 제외한 전체 부문의 성장률 3.0%의 8배에 달한다) 게다가 IT산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7%에서 올해 1사분기에 21.4%로 급격하게 늘어났으며, 1사분기 실질국민총생산 성장률 5.3% 가운데 IT산업의 기여도는 절반에 가까운 2.6%에 이른다. 그리고 반도체, 휴대전화기와 컴퓨터 등 ‘IT 빅3’가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1년 23.6%에서 28.0%로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IT산업은 GDP의 1/8, 수출의 40%, 그리고 경제성장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IT산업은 IT부문이 자동차, 철강, 건설 등과는 달리 매우 작고 경기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IT산업의 고용은 2000년 기준으로 제조업 고용의 13.8%, 전체 고용의 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IT 산업의 수출호황이 고용창출에 미치는 효과는 매우 미비할 뿐이다. 이렇게 한국의 IT산업의 고용창출 효과가 낮은 것은 ‘한국적’ 특성이라기보다는 IT산업 자체의 ‘산업적’ 특성 때문이다. 2000년 기준으로 한국의 IT제조업의 총고용의 비중 13.8%는 OECD국가 중 가장 높다.

둘째, 핵심 부품과 설비의 해외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수출이 증가해도 부품과 설비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설비투자 중에서 수입자본재가 차지한 비중은 2001년 29.4%, 2002년의 31.1%에서 38.2%로 크게 증가했고, ‘설비투자의 수입대체도지수’ 이 지수는 기계류의 수입물양지수를 기계류 내수출하지수로 나눈 것으로, 국내에서 이루어져야 할 투자활동이 해외수입으로 대체되어 투자가 얼마나 위축되었는가를 나타내며, 이 지수가 높을수록 해외의존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도 2001년과 2002년 100.7과 115.7이었던 것이 작년도에 142.0로 급증했으며 다시 올 1사분기에 178.8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것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 수출 주력업종이 수출증대를 위한 부품과 설비를 크게 수입에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수출의 절반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IT 산업의 전자․전기부문의 수입유발계수는 0.5에 육박하고 있다. 이것은 전자․전기산업에 대한 수출이 100원 증가할 때, 50원의 부품과 설비 등의 중간재 수입이 유발됨을 의미한다.
그 결과 수출호황이 국산 부품과 설비의 구매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수출증가와 함께 부품과 설비의 해외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수출이 증가하면 할수록 수입도 크게 증가하게 되는데, 실제로 한국이 주로 핵심부품을 수입하는 일본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1~4월까지 대일 무역수지는 74억6천만달러로, 같은 기간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인 58억3천만달러를 크게 능가하고 있다.
셋째, 최근에 한국 기업들의 국내 투자는 침체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들은 해외직접투자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대기업들은 수출호황에도 불구하고 국내투자를 늘리는 대신 해외에 공장을 신설함으로써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올해 1사분기 한국기업들의 해외투자 규모는 9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억1천만달러에 비해 31%나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 4월까지 제조업의 해외투자 규모도 7억7천5백만달러로 같은 기간에 비해 56.8%나 증가했다. 특히 재벌 대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났는데, 그 결과 한국기업의 국내고용은 증가하지 않고 해외인력 고용은 급증하고 있다.
실례로 삼성전자의 경우 97년에서 2003년까지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지만, 국내 고용인력은 2,438명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해외인력 고용은 1만 9천명에서 2만5천명으로 늘렸다. LG전자의 경우에도 98년부터 2002년까지 매출액이 거의 두배 늘어났지만 국내고용은 1,330명 늘리는 데 그친 반면, 해외인력 고용은 1만4천명이나 늘렸다. 현대자동차는 작년에 17개 해외법인에서 2002년에 비해 40% 정도 늘어난 2,800명을 고용했지만, 국내고용은 3.2% 늘어난 1,600명을 고용하는 데 그쳤다.
이렇게 최근의 수출호황은 1)반도체 등 고용창출 효과가 적은 산업부문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으며, 2)국내의 부품과 설비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투자와 고용 증가 효과가 확산되지 않고 있으며, 3)국내 생산에 기반한 수출을 확대시키는 대신에 해외직접투자를 증가시키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국내의 고용을 증가시키는 데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수출호황에도 불구하고, 고용증대와 내수의 확대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런 수출의 폭발적인 증가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도 문제이다.
최근의 수출호조는 한편으로 중국의 ‘투자열풍’과 미국 및 일본 등 선진국 경제의 경기회복에 힘입은 바 크고, 다른 한편 내수부진에 따른 ‘밀어내기식 수출’의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수출은 대중국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올 1사분기 대중국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6%를 차지한 미국보다 높은 18.6%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대중국 수출은 2월~4월에 각각 71%, 53.6%, 67.9%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대미국 수출도 2~4월 각각 32.3%, 40.6%, 23.6%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중국과 미국의 경기회복이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느냐이다.
중국의 경우 중국정부가 최근 과잉투자된 5개 부문에 대한 은행대출 중단을 지시할 정도로 이미 과잉투자 문제에 직면해 있고, 조만간 과잉생산 문제가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대중국 수출은 급격히 둔화될 수 있고,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수출은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경우 한편으로 이라크전쟁으로 인해 군수산업과 군수와 관련된 IT산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대중국 수출이 호황을 누리면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전쟁의 전비를 포함해 적어도 4,000억달러 이상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 문제가 미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재정적자를 정부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할 경우 이자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이사회는 이자율을 인상할 시기를 벌써부터 저울질 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 정책당국이 이자율을 인상시킬 경우 미국경제가 둔화되고 그에 따라 한국의 대미수출도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이 동시에 성장세가 둔화된다면, 그나마 한국경제를 지탱해 주고 있는 수출마저도 급격히 성장세가 둔화되고, 그에 따라 한국경제는 지금보다도 더욱 심각한 침체 상태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른 한편 한국의 교역조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할 만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순상품 교역조건지수’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눈 것으로, 수출상품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량을 의미한다.
는 지난 1998년~2001년까지 116.7, 114.8, 100.0, 2002년 95.5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으며, 작년에 다시 6.3이 하락한 89.0을 기록해 8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다시 올해 1사분기에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다시 0.1% 악화되었다. 이는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통신기기 등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단가는 2.4%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원유와 원자재 값이 상승하면서 수입단가는 9.3%나 증가했던 것에 기인한다. 수출단가가 이렇게 소폭 상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국내 기업들이 내수부진에 직면해 재고물량을 상대적으로 싼 가격으로 상품을 수출하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최근의 수출호황의 주요원인은 중국과 미국 등의 경기회복 이외에도 내수부진에 따른 ‘덤핑수출’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수가 회복되지 못한다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덤핑수출에 따라 수출기업들의 채산성도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3. ‘위기’의 중소기업과 어두운 고용전망

2002년 전체 고용노동자 1,197만 명 중 86.7%인 1,038만 명이 중소기업에 고용되어 있다. 그래서 중소기업의 성장과 침체는 직접적으로 고용증가와 실업자 양산으로 이어지게 된다. 문제는 최근의 내수부진으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위기 상황에 처해 있으며, 그에 따라 수출호황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고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내수부진과 더불어 작년 말 이후 지속되고 있는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가동률은 3월 중에 평균 68.8%로 지난해 2월 이후 6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80%를 웃돌고 있는 대기업의 가동률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수치이다. 그리고 은행권의 중소기업들의 대출과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의 대 중소기업 대출은 2001년까지는 연간 15조원 정도였으나 2002년 37조원 증가하고, 2003년 35조원이 증가해 올해 1월말 현재 229조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의 67.7%인 160조원이 올해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의 무더기 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늘어남과 동시에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는데, 2001년말 1.65%에서 2002년말 1.98%, 2003년 6월말에는 2.20%, 2003년말 2.71%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연체율은 3월말 2.8%로 증가했고, 4월에는 다시 3.0%로 증가했다. 3개월 이상 연체한 신용불량 법인도 작년 6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작년 1월말 11만6,707개였던 것이, 올해 1월말에는 13만3,195개로 늘어났고, 4월에는 13만3,210개로 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내수부진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곤경에 처한 중소기업들의 투자는 지난해 전년대비 3.4% 감소했으며, 올해에도 6.1%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제조업체 1,500개 중 올해 설비투자를 하겠다는 기업은 64.5%에 달했지만, 이 중 66.9%는 유지나 보수투자에 치중하겠다고 답했다. 대신 중소기업들은 최근 해외로 공장을 이전시킴으로써 위기에 대처하려 하고 있다. 올해 1-4월까지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는 6억8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8%나 증가했는데, 대부분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 대중국 투자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억2천5백억 달러에 비해 48.7%나 급증한 3억3천4백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리고 4월 중소기업연합회 조사에 의하면 중소제조업의 37.9%가 생산시설을 해외에 이전했거나 이전을 계획하고 있으며, 계획 중인 업체 중 44.7%가 향후 3년 이내에 이전할 계획으로 나타나, 중소기업의 해외이전 추세가 앞으로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절대다수의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부진으로 중소기업의 해외이전 추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고용능력이 약화되고 실업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4. 내수부진의 원인은 신자유주의 정책!

현재의 한국경제의 가장 커다란 문제점 중 하나는 ‘내수부진’이며, 언론과 경제학자들은 내수확대를 위한 제안들을 쏟아내고 있다. 내수가 부진하기 때문에 내수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고, 이에 따라 고용증가도 미미한 상태이다. 내수는 소비와 투자, 그리고 정부지출로 구성되는데, 이 세 가지 구성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이다. 물론 투자는 일정정도는 소비의 확대없이 확대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소비에 의해 규정되기 때문이다. 소비가 증가되지 않고 침체되어 있는 한, 기업들은 투자를 통해 생산규모를 확대시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의 중요성은 최근의 한국경제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전경련의 조사에 따르면 올 1사분기 투자집행률은 삼성 등 5대 재벌의 경우 16.8%이었고, 30대 그룹의 경우 16.3%(7조4천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보통 25% 안팎이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이런 결과는 탄핵과 총선 등으로 인한 정치불안정에 기인한 측면도 있을 수 있겠지만, 주로는 예상되었던 내수회복, 특히 소비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게 소비가 살아나지 않게 되면서 그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고, 그에 따라 기업들의 현금보유와 저축률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 제조업의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2002년에 비해 6.56%와 8.32%가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12월 결산하는 538개 상장 제조업들의 1분기 순이익도 전년도 대비 85.13%라는 급증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들은 내수부진으로 인해 이렇게 얻은 수익을 투자하지 못하고 있으며, 결국 그것을 현금으로 보유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작년에 제조업의 현금보유는 65조원으로 사상최고를 기록했으며, 기업의 현금보유비중(현금예금/총자산)도 99년말 5.3%에서 작년 9.7%로 급격히 늘어났다. 그리고 기업들이 금융시장에서 조달한 자금도 2002년 83조3천억원에서 작년에는 13.4%가 줄어든 72조1천억원에 불과했고, 이렇게 기업들의 차입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123.4%로 37년만에 최저치이면서, 2002년의 미국과 일본(각각 154.8%와 156.2%)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작년에 한국의 기업들은 소비와 내수의 부진으로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현금을 쌓아두고 있으며 금융권에 대한 차입도 줄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내수부진의 궁극적인 원인인 소비부진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노동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소득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 국제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해 왔는데, 이런 구조조정으로 기업들의 실적은 급속하게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과 소득의 불안정으로 인해 내수침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유독 한국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아니며, 신자유주의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온 거의 모든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최근까지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내수부진으로 성장이 중지되었었고, 독일의 경우에도 최근 수출에만 의지해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노동시장을 유연화시켜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자유무역 확대로 수많은 농민과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을 파산시키고 있다. 그 결과 노동자, 농민 등의 소득이 불안정해지고 감소되게 되며, 그에 따라 국민 경제 전체의 소비를 위축시킨다. 그리고 이런 소비의 위축은 다시 투자를 감소시켜 내수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다른 한편 서민들의 소득이 감소하고 불안정해짐에 따라, 가계부채와 신용불량자들이 급증하게 된다. 그러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시해온 한국경제의 현상황을 이런 측면에서 고찰해 보자.
먼저 실업과 고용문제를 살펴보자. 지난해 한국경제는 실질국민총생산은 3.2% 증가했지만, 고용은 오히려 0.16(3만 명)% 감소했으며, 15~29세의 청년 실업자는 작년 1년간 19만3천명이 새로 양산되었다. 이에 따라 실업자는 한 해 동안 34만천 명에서 38만3천명으로 4만2천명 증가했고, 청년실업률도 1999년 이후 최고치인 7.7%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4월까지 실업자는 80만9천명으로 급증했고, 청년실업자도 37만6천명에 달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고용의 질이 악화되면서, 노동자들의 소비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기업에 속하는 81곳의 고용이 1996년 68만1천5백명에서 2003년 55만4천26명으로 18.6%나 감소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재벌대기업 노동자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비정규직이 크게 확대되는 것은 소비감소를 주도하고 있는데, 비정규직 노동자는 2003년말 전체 임금노동자의 57%인 780만 명에 달하며, 임금은 정규직 노동자의 40~5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는 최근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데, 지난해 주당 36시간미만의 비정규직 취업자는 8만7천명 늘어난 반면, 36시간 이상의 취업자는 15만9천명이나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도 1사분기 18시간미만의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작년 말 67만2천명에서 77만7천명으로 증가했고, 추가취업 희망자도 11만2천명에서 1분기에 12만9천7백 명으로 증가했다. 또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고 싶어하는 재취업 희망자도 11만2천명에서 12만9천7백 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54시간 이상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 비율은 지난해 12월 836만9천명에서 올해 773만 명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나아가 노동자들 사이의 임금소득의 격차도 커지면서 소비침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임금노동자 상위 10%와 하위 10% 사이의 임금격차가 2000년 4.9배에서 2003년 5.6배로 급속히 증가하여, OECD국가 중 가장 임금소득 불평등이 심한 미국의 4.3배를 넘어섰다.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격차도 확대되고 있는데,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은 1997년 대기업 노동자 임금은 71.0%에서 2003년 65.8%로 격차가 확대되었다.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격차도 확대되고 있는데, 지난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상승률은 5.6%로 정규직의 10.7%의 절반에 불과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임금상승이 둔화되면서 소비와 내수침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노동부가 조사한 상용종업원 5인 이상 6,700개의 기업의 평균 임금은 작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9% 오르는 것에 머물렀다.
또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소득불평등도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점도 최근의 소비침체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가처분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절대빈곤 가구의 비중이 1996년 5.92%에서 2000년 11.47%로 2배 정도 급증했으며, 특히 자영업자 가운데 절대빈곤 가구 비율도 2.21%에서 6.89%로 3배나 급증했다. 게다가 가처분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0~1.2배에 불과한 ‘잠재적 빈곤층’ 비율이 3.94%에서 4.68%로 증가했고, 중산층 소득의 40% 미만인 상대적 빈곤층도 7.7%에서 11.47%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니계수도 1996년 0.296에서 2000년 0.358로 급등해, OECD국가 중 멕시코(98년 0.494)와 미국(2000년 0.368)에 이어 세 번째로 소득불평등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소득의 불평등은 올해에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사분기에 전국가구의 31.9%가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가구였으며, 전국 가구의 15%에 달하는 210만여 가구가 적자를 메울 예금이나 자산이 없어 빚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해 흑자를 내던 하위 21~40% 가구들도 1사분기에 적자로 돌아서 적자가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내 주고 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세금과 연금 및 사회보험, 그리고 차입금 이자부담 등 비소비지출이 월 33만4천원으로 22%나 증가해 서민들의 생활을 악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를 위축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은 가계부채의 증가와 신용불량자의 급증이다. 작년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인 447조6천억원으로 가구당 2천926만원에 달하며, 올 1사분기에 450조4천억원, 가구당 2,945만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가계가 지급한 이자는 41조7천억원으로 가구당 2백72만원6천원에 달한다.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이자 지불 비율은 2001년 9.86%에서 작년에 10.59%로 증가했다. 이 비율은 미국과 일본의 7.29%와 4.95%에 비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이렇게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신용불량자가 급증해 오고 있는데, 작년 말 현재 개인 신용불량자는 370만 명으로 한 해 동안 108만 명이 새로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올해에도 신용불량자는 계속 증가해 올해 2월말에는 382만 명을 돌파했으며, 4월 한 달 동안에만 1.4%인 5만5천명의 신용불량자가 증가했다.
이렇게 현재의 한국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지속되어 온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결과, 한편으로 실업과 비정규직 고용 등의 고용과 임금불안이 심화되고, 다른 한편으로 소득 불평등의 확대와 신용불량자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해 소비가 정체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도 위축되었고, 전반적으로 장기적인 내수침체에 빠져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 고용안정을 통한 내수확대만이 유일한 해결책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의 한국의 거시경제의 가장 커다란 문제점은 내수부진이다. 그나마 기록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수출이 한국경제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출증가세는 앞에서 설명한 이유 때문에 조만간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제 한국경제의 성장을 이끌 유일한 방도는 내수를 촉진시키는 것뿐이다. 그런데 어떻게 내수를 확대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재계와 노동계가 다른 입장들을 제기하고 있다.
재계와 정부는 한편으로 규제완화와 세금감면 등의 기업들의 투자환경을 개선함으로, 한편으로 국내 기업들의 투자를 증대시키고, 다른 한편 외국인투자를 유치함으로써 내수를 증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재벌기업 총수들이 대통령과 면담한 후에 올해 투자와 신규채용을 갑자기 10~20%씩 늘리고, 향후 3~5년 사이에 170조를 더 투자하겠다고 발표해 많은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재계는 규제완화와 세금감면 등의 투자환경 개선을 핑계로 신자유주의적 규제완화정책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런 계획이 실제로 실행될지는 의문스럽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대기업들은 그동안 고용을 늘리기보다는 구조조정으로 고용을 지속적으로 줄여 왔으며, 최근에는 국내 투자보다는 해외직접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용과 소득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어 소비가 침체 상태에 빠져 있는 현 상황에서, 이런 투자를 실제로 행할 것인가는 심히 의문스럽다. 오히려 소비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는 살아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내는 조세가 급감하면서 재정적자만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현재의 한국경제의 문제들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의 안정성을 확보하여 장기적으로 내수시장을 확대시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가장 중요한 노동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도 이런 내수확대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동계는 현재 정규직 임금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정규직 노동자들의 85% 수준까지 올리는 것을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한국금융연구원은 한국기업의 인건비 추가부담이 2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한국경제연구원은 26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재계에서는 이런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노동계의 요구에 극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문제를 이렇게 비용개념에 입각해서만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먼저 이 같은 연구결과가 가지는 의미를 공정한 분배라는 측면에서 볼 때, 재계의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앞에서 우리는 한국의 자본은 작년 이후에 기록적인 이윤실적을 내고 있음을 살펴보았는데, 위의 연구결과를 뒤집어 보면 그동안 한국의 자본 전체는 비정규직 고용으로 인해 매년 20조에서 26조원의 추가적 이익을 얻어 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두 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은 최근의 기록적인 이윤실적의 대부분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의 결과 얻어진 것이라는 것이다. 비정규직이 겪는 차별과 고통이 고스란히 이윤이라는 이름을 달고 기업들의 호주머니에 들어간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 문제를 비용측면에서만 고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임금이 정규직의 85%까지 인상된다면 분명히 기업들의 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임금이 상승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소비를 확대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의 확대는 기업들의 판매를 촉진하고, 기업들의 이윤도 판매가 확대된 것에 비례해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판매와 이윤이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도 확대될 것이고, 그에 따라 국민소득과 소비도 다시 확대될 것이다. 여기에서도 케인즈주의적인 정책효과, 즉 소득과 소비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 상승작용이 작동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므로 비정규직의 임금인상으로 인해 기업들은 단기간에는 임금지불 증대로 인해 이윤이 감소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수가 확대되면서 판매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윤감소분을 상당정도 완화시킬 것이다. 물론 이런 정책이 기업들의 이윤에 미치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가를 정확하게 추산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정책이 실제로 추진된다면, 비록 기업들의 이윤이 일부 감소하더라도 내수부진이라는 한국경제의 최대 걸림돌이 상당부분 완화될 것이다.
최근에 LG결제 연구소는 정부가 추경예산으로 5조원을 편성하면, 실질국민총생산은 0.51% 증가하고 11만 명 이상의 고용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고 비정규직의 임금총액이 20조원 증가되어 고스란히 소비확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그 경제적 효과는 국민총생산을 2%정도, 고용은 44만 명 이상 상승시키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임금증가 모두가 소비확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거시경제적 효과는 줄어들 수 있지만, 확실히 이와 같은 정책이 침체에 빠진 내수를 확대시킬 수 있는 유일한 정책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노동자의 고용과 관련해서 현재 정부가 진행 중인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 협정도 중단되어야 한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한국의 중소기업은 전체 노동자 중 86.7%를 고용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고용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그리고 앞에서 한국경제의 일본의 핵심부품 의존도가 심각하게 높은 점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려 하고 있는데, 이 경우 대기업과 수출업체에 부품과 설비를 공급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무더기로 도산할 우려가 있다. 그러면 그 결과는 직접적으로 대규모의 실업으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현 상황에서의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은 재벌대기업들이 싼 값으로 부품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할 수 있게 허용함으로써 재벌기업들의 이윤을 확대시킬 것은 분명하지만,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과 중소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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