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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8번 : [101호/권두언]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글쓴이: 채만수 등록: 2004-07-31 00:00:00 조회: 2505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채 만 수
소 장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서울지하철 등의 무규율하고 제풀에 주저앉는 맥없는 파업을 보면서 여러 사람들이 그렇게 판단했을 것이다.
‘공투본’도 대표자 간담회를 소집하고는 고작 한다는 논의가, 파업대오를 강화하는 작업 대신에, 명바기 만나서 쑈할 궁리다.
언제부터 면담, 마스크 쓴 1인 시위 따위가 노동자․민중 투쟁의 주요 수단이었단 말인가?
어찌 궤도연대파업뿐이겠는가?
여러 현장에서 여러 투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 투쟁들 어느 것 하나 노동운동의 정치적 성과로서 수렴‧축적되지 못하고, 그 전진으로서의 의미를 창조하지 못하고 있다. 기껏해야 전투적 경제주의‧조합주의의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민주노총의 지도력은 어떤가?


자본측과의 정규적 대화채널이니, 노사정지도자회의니 하고 노‧사‧정 담합, 아니 사실상 자본과의 야합을 공공연히 해나가는 한편에서, 삭발‧농성으로 선명성과 투쟁성을 과시한다.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도대체 65만 대군의 총사령관의 할 일이란 게 고작 삭발‧농성의 완맨쑈란 말인가?!

물론 민주노총만 바라볼 일은 절대 아니다.
무엇보다도 노동운동의 정치적 참모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런데 누가, 어느 조직이 그러한 정치적 참모부란 말인가?
골방의 그것이 아니라 대중적 지도력을 가진 정치적 참모부의 전망은?
참담할 뿐이다.

전진하지 못하고 지체된 지 사실 오래다.
무엇이 그렇게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일까?
한편에서는 소부르주아적 위선적 점잖뺌이, 다른 한편에선 청산주의와 오래된 종파주의가 목소리를 높인다. 20세기 사회주의에 대한 소부르주아적 불신과 회의, 심지어 그 타도를 외쳤던 자신들의 반공주의야말로 진정한 맑스-레닌주의라고.
바로 그러한 위선적 점잖음과 청산주의, 반공주의적 종파주의의 만연이 노동운동의 정치적 혼미와 사민주의로의 후퇴, 무규율과 참담한 전망 부재를 초래하고 있는 것 아닌가?

묻고 싶다.
20세기 사회주의를 청산하고, 노동운동이 진전할 수 있는가라고.
노동운동이 정치적으로 전진할 수 있는가라고.
유일한 길을 걷지 않으려 하면서 어떻게 거기에 도달하겠다는 것인가?
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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