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의 새 지평을 열어 나가야

윤 재 건 (조선노협 의장, 현대중공업노조 위원장)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창립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진정한 이 땅의 지식인으로서 대의를 잃지 않고 끊임없이 진보를 향해 노력하시는 동지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언제나 노동자의 길잡이로 앞장서는 동지들의 힘찬 활동이 한국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자꾸만 어려워지고 있다는 노동운동, 과연 어려운 상황인가를 분석하고, 어렵다면 어려운 조건에서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과제는 바로 오늘 창립을 선언하는 동지들의 몫이 아닌가 생각하며, 여러 동지들이 제시한 올바른 운동의 이론, 방향은 노동현장에서 값지게 실천될 것입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노동자의 의식과 생활방식은 여러모로 변모하여 앞으로의 운동방향 또한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변화하는 정치․경제상황 속에서 자본과 정권은 노동자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다양하고 치밀하게 변화시켜 노동자의 의식과 행동을 강제하는 반면에 노동현장에서는 이에 걸맞는 운동방향이 정확히 제시되지 않고 기존의 활동방식을 답습하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 급급한 실정입니다.
노동운동 이론이 실천을 담보한다는 전제 아래 만들어지고 실천 속에서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87년 이후 양적 발전이 이루어지고 질적인 변화를 거듭했지만 한국 노동운동 전반을 볼 때,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내지 못했다고 판단합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노동운동이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노동운동의 조직적 발전이 끊임없이 논의되고 발전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민주노총의 길, 산별노조로 가기 위한 발돋음이 조직간의 이해를 벗어나 노동자가 하나로 가기 위한 노동자계급의 대안으로 나서야 하고, 기업별 노조의 한계를 극복하는 정책 방향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동지들의 진지한 노력이 천만 노동자의 가슴 속에 살아 움직이는 조직적 전망과 노동운동의 기틀을 세워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민주노조의 이상이 정치․경제의 영향을 받아 변화되고 있지만 이에 걸맞는 정치적 전망과 정책 대안은 뚜렷이 서있지 않아 대중의 분노로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감을 상당부분 느끼고 있습니다. 이는 지도자들의 지도력 부재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우리 모두가 같이 고민하고 모색해야 할 점이 아닌가 생각하며, 노동현장을 근거로 한 올바른 운동방향과 활동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 노동운동의 앞날을 열어나가기 위해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를 창립하는 동지 여러분!
현장에서 투쟁하며 몸부림치는 노동자의 가슴에 노동운동의 전망과 끊임없이 투쟁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노동자들이 길을 잃고 표류할 때 올바른 방향을 밝혀 주는 등대가 되어 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의 끝없는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