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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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의 노동자상태와 노동운동(4)

※ 본 연구소에서는 ‘자동차업종 연구모임’을 시작하면서, 자동차업종 작업장의실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노동운동의 위기 극복방안을 모색하는 한 과정으로 다음의 연구를 기획하였다.     ?현장에서 미래를?에서는 이 연구결과를 5회에 걸쳐 실을 예정이다.            【기획 Ⅰ】    주제 : 완성차공장의 노동자상태    목적 : 자동차산업의 노동자가 처해 있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함으로써,            노동운동의 과제를 정립한다.    차례 : 1. 생산공정과 노동의 내용 (각 공정별 분석)           2. 생산의 합리화와 노동자상태(2)           3. 노동운동의 과제            【기획 Ⅱ】    주제 : 관리전략의 변화와 노동조합의 상태    목적 : 자동차산업의 관리전략의 변화에 따른 노동자 상태의 변화와            노동운동의 대응방향을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차례 : 1. 노무관리방식의 변화와 노동조합의 정체성           2. 내부노동시장의 재편과 경영참가            3. 노동운동의 대응방향            【기획 Ⅲ】     주제 : 완성차 노동조합운동의 평가와 과제     목적 : 87년 이후 자동차산업의 노동운동을 평가하고, 현재 처해 있는           노동운동의 위기를 적극적으로 돌파해 낼 새로운 실험의 조직          적 계기들을 정책적 측면에서 생산해 낸다.    차례 : 1. 87년 이후 노동운동 평가           2. 단체교섭과 일상활동 평가           3. 산별운동과 노동의 정치

생산의 합리화와 노동자 상태(2)

김 도 근 (연세대 경영학과 강사, 정책사업위원)

2) 자동화와 노동자 상태

(1) 생산 위주의 설비투자와 LCA(Low Cost Automation)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대중화(Motorization)가 성숙기로 진입함에 따라 수요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All-Line-Up체제¹⁾의 구축과 ‘규모의 경제’ 실현을 중장기 전략적 과제로 설정하고 공장 증설과 신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3년 이후 설비 투자의 증감을 살펴보면, 설비투자 총액은 93년을 100으로 할 때 94년 163, 95년 231로 나타나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설비투자를 내용별로 보면, 생산능력 증설을 위한 투자가 94년 투자액의 69.0%, 95년 투자액의 68.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업계의 설비투자 방침을 알 수 있다(표 1). 즉, 설비능력 증설 부문의 투자는 신차 개발(아반테, 마르시아, 크레도스 등)에 따른 시설투자, 공장 신․증설(전주, 아산, 군산, 평동, 평택 등), 기존 라인의 설비능력 증설 투자 등에 전년 대비 93.2%가 늘어난 2조 6,423억 원이 95년에 투자될 예정으로 있다. 자동화 등 합리화 부문의 투자는 93년을 100으로 볼 때 94년에는 131, 95년에는 174로 투자액이 증가하고 있으나, 당해 년도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13.7에서 11.0, 10.3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자동차 업계의 설비투자 동향은 생산능력 증설, 특히 신제품 개발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 업계가 기존 설비의 증설보다는 신제품 개발과 모델 변경을 통한 All-Line-Up체제 구축에 투자 역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1]  완성차업체의 투자동향

                                                    (단위:억원,%) 

	1993년	1994년	1995년
생산능력증가   -신제품생산 -설비확장 합   리   화     -유지보수 - 자동화    -에너지절약 공 해 방 지 연 구 개 발 기      타	9,397  (57.7) 7,121  (40.5) 2,276  (13.6) 2,289  (13.7) 540  ( 3.2) 1,423  ( 8.5) 326  ( 1.9) 571  ( 3.4) 3,376  (17.9) 1,107  ( 9.4)	18,824  (69.0) 11,693  (42.9) 7,131  (26.1) 2,997  (11.0) 1,110  ( 4.1) 1,590  ( 5.8) 297  ( 1.1) 969  ( 3.6) 2,104  ( 7.7) 2,369  ( 8.7)	26,423  (68.3) 17,956  (46.4) 8,467  (21.9) 3,991  (10.3) 1,772  ( 4.6) 1,879  ( 4.9) 340  ( 0.9) 1,006  ( 2.6) 3,376  (10.9) 3,038  ( 7.9)
합      계	16,740(100.0)	27,263(100.0)	38,676(100.0)

※주: 1995년은 예측치임.

※출처: 한국산업은행, ꡔ설비투자계획조사ꡕ 제53호(1995) 32쪽

[표 2]  설비투자의 동기

	생산위주 설비투자									노동위주 설비투자
전경련 조사	생산능력확대		품질향상		원가절감			기술력축적		작업환경개선		기타
	38.9%		30.6%		22.2%			2.8%		5.5%		-
KPC 조사	생산 능력	작업 능률		공정 효율		품질 향상	공수 절감		다품종 생산	안전 작업	기피 작업	기타
	12.0%	25.3%		10.7%		9.3%	22.7%		5.3%	5.3%	4.0%	9.7%

※출처: 1. 전경련, ꡔ공장자동화 실태조사ꡕ(1989).

    2. 한국생산성본부, ꡔ국내 공장자동화 현황조사 보고서ꡕ(1992)

설비투자를 생산능력 증설에 치중하고 있고, 기존 설비의 합리화에 대한 비중이 낮다는 사실은 설비투자를 노동위주가 아니라 생산위주로 추진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생산 위주의 설비투자 경향을 알아 보기 위해, 89년 전경련의 조사와 92년 한국생산성본부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자(표 2). 89년 전경련 조사 결과에서는 응답 업체의 94.5%가 설비투자(자동화)의 동기로 생산능력의 확충, 품질 향상, 원가 절감, 기술적 노하우의 축적 등에 응답하였고, 92년 한국생산성본부의 조사에서는 자동차 업체 응답자의 85.3%가 작업 능률의 향상, 인원 절감 효과, 생산능력 확대, 공정 효율의 향상 그리고 품질 향상에 설비투자의 동기가 있다고 하여 설비투자를 생산 위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즉, 설비투자가 기계화․자동화를 통한 고한(苦汗) 노동의 경감, 안전 작업, 노동의 인간화에 있다기 보다 생산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생산 위주의 설비투자 경향은 생산성과 경제성의 원칙에 기반한 자동화 방침에서도 잘 드러난다. 공장 자동화는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고 투자비의 회수가 비교적 장시간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동화의 추진은 경제성 검토를 필수 선행조건으로 하며, 특히 짧은 시간내에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간이 자동화(Low Cost Automation) 위주의 경영 방침을 세우고 있다. 간이 자동화에 대한 방침은 과거 설비투자가 단지 설비나 생산 시스템에 국한되는 자동화에만 집중되어 투자비의 증가만을 초래하는 경우가 빈번하였고, 작업 인원의 감소보다 라인내에 유휴 인력의 증가만을 초래했다는 각사의 자체 평가가 있다. 따라서 전원참여의 개선 활동을 통한 광의의 자동화 개념으로서 간이 자동화의 방침이 설정된 것이다.

간이 자동화는 작업자가 직접 제안하고 필요 부품만을 최소 구입하여 자체 제작․설치를 통해 생인화(省人化)를 달성한다는 것이며, 다음과 같은 4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원리가 간단하고 확실하여 스스로 자동화 장치를 설치․시설할 수 있어야 한다(Simple Device). 둘째, 자동화 장치의 설계에 최소 시간을 투입하는 방법으로 현존하는 장비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다(Minimum Designing Work). 셋째, 일반적으로 자동화를 하게 되면 제작 단가는 낮아지나 시설 투자비는 급증하기 때문에, 100%의 자동화가 아닌 적당한 범위에서 자동화한다(Step-by-step Modification). 넷째, 자체 제작 가능한 범위내에서 자동화 장치를 설치한다(Do it yourself Automation). 최근의 대폭적인 설비투자에도 불구하고 기계화나 자동화의 정도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동화를 작업자의 개선과 제안 등 자주관리를 통해 추진한다는 방침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기계 장비율이나 노동 장비율 검토를 통해 90년 이후 3사의 자동화가 간이 자동화의 개념에 의해 추진되어 왔음을 살펴 보자²⁾.

먼저, 기계 장비율을 보면 현대와 대우는 91년에서 93년까지 큰 기복을 보여주지 않는데 반해, 기아는 93년에 크게 상승했다. 이는 기아자동차가 아산공장의 신공장건설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노동장비율을 보면 현대보다 전반적으로 자동화율이 낮은 기아와 대우자동차의 최근 3년간의 상승폭이 눈에 띤다. 그러나 노동 장비율 상승은 토지자산의 대폭적인 증가에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사의 작업자 평균의 측면에서는 자동화와 기계화가 그다지 진척되어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기존 설비를 대체하는 자동화가 추진되기보다 개선 활동을 통해 작업공구와 치구 등을 개량하는 간이 자동화가 추진되고 있음을 추측케 해 준다(표 3). 또 간이 자동화 방침에는 자동화로 인한 기존 설비 개․보수 작업의 기회비용, 즉 작업 완료시까지 라인가동을 중지하는데 따른 예상손실이 크게 고려되고 있다. 따라서 간이자동화를 통한 설비의 개․보수는 휴가철, 연휴 등 라인이 가동되지 않는 휴일에 집중적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표 3]  3사의 기계장비율과 노동장비율

	기계장비율			노동장비율
	91년 말	92년 말	93년 말	91년 말	92년 말	93년 말
현대자동차	17.41	17.23	16.98	30.34	30.33	36.37
기아자동차	20.38	23.92	30.78	37.27	44.50	56.96
대우자동차	15.23	13.54	11.67	32.23	31.43	52.70

※ 주: 기계장비율=기계장비/종업원수*100

   노동장비율=유형고정자산(건물가계정차감)/종업원수*100

※출처: 각사별 ꡔ사업보고서ꡕ에서 계산

(2) 자동화와 노사관계

국내 완성차업체의 자동화는 노동내용의 개선이나 작업환경의 쾌적화를 통해 생산성과 품질의 향상을 도모하기보다 인원감소을 통한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치중하고 있다. 인원감소와 원가절감 위주의 자동화추진은 3사의 자동화추진 효과분석에서 잘 알 수 있다(표 4). 현대자동차는 92년 작성된 자동화 추진계획에서 94년까지의 자동화투자를 통해 1,182명의 인원을 기계로 대체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기아자동차는 90년 270억원을 투자하여 약 90억원의 원가절감과 210명의 고용감소효과를 거두었다고 집계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1989년 약 190억원을 투자하여 약 32억원의 원가절감과 266명을 인원감축하였다. 또 자동화는 노동쟁의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추진되기도 한다. 기아자동차는 92년 노동쟁의대책으로 자동화에 의한 인원감축전략과 작업환경의 개선을 추진하였다. 엔진부와 조립부의 작업자 면담에서, 피면담자들은 자동화로 부서인원이 각각 약 150명과 100명이 줄었다고 대답하였다.

[표 4]  3사의 자동화 투자 효과

		프레스	차  체	도  장	의  장	상용차	합  계	비  고
현자	투자항목	덴뎀라인 자동화	생산정보 자동화	로봇도입	집중 자동화 라인	용접·도장 자동화		92-94년의 투자효과
	인원절감	110	14	232	722	104	1,182
		프레스	차  체	도  장	엔  진		합  계	비  고
대자	투자액	3,341	11,129	4,384	244		19,098	(단위:백만, 명)
	원가절감	1,152	1,176	720	144		3,198
	인원절감	96	98	60	12		266
		87년	88년	89년	90년 소하리	90년 아산	90년 합계	비 고
기아	투자액	30	30	40	80	190	270	(단위:억원, 명)
	원가절감	10	15	20	30	60	90
	인원감소	40	45	60	90	120	210

※출처: 1. 현대자동차 내부문건

        2.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ꡔ자동차 제조업의 자동화 기술ꡕ(1990)61,116쪽

인원 감소와 노동관계의 대책으로서 성격을 일정하게 띠는 국내업체의 자동화 추진은 노동자들의 동의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즉, 자동화 추진으로 감원이 단행되지는 않았으나 자연 감소나 배치 전환을 통해 실질적인 인원 절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불만(결원으로 인한 노동 강화, 전환 부서에 대한 불만 등)을 야기시키고 있다. 로보트 도입 공정의 경우에는 로보트에 의한 안전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으며, 사고 발생시 재해의 정도가 대단히 심각하다.

자동화 효과로서 노동 내용의 변화를 살펴 보면, 자동화는 노동의 성격을 크게 뒤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즉 자동화로 중근력 노동이 경감되고, 일부 유해작업이 기계로 대체되었지만, 작업자들의 노동은 여전히 단순반복적이며 직무간 경계가 뚜렷하고 필요 숙련도가 매우 낮다. 현대자동차 차체 공장의 경우, 프로그램의 작성이나 자동화와 관련된 주요사항은 생산 기술부에서, 유지․보수는 보전반에서, 운전은 반장이나 키파(Keeper)가 담당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에 운전은 반원이 직접하는 경우가 많고, 아산공장(S-car공장)은 반원 전체가 로보트를 운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부서 단위 교육들이 실시되고 있다. 특히, 자동화는 작업자에게 Tact Time의 감소와 생산 물량의 증가에 따른 노동 밀도의 증가, 작업 영역의 확대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의 가중 등으로 나타난다.

결국,  이러한 결과들은 자동화의 효과인 단순반복적 근력노동의 대체와 작업환경의 개선 효과를 상쇄시켜 작업자들은 자동화에 대해 적극적인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않다. 즉, 작업자들은 자동화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도입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동화의 결과가 고용 불안이나 노동 강화로 나타나는 현실에 우려를 하는 것이다. 또 자동화는 노동조합의 정책 개발에도 영향을 끼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에서는 93년 단체협약의 갱신을 위한 교섭요구안에 신기술 조항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교섭의 결과 신기술 조항은 합의되지 못했지만, 국내 최초의 포괄적인 신기술 협약의 요구였다는 의의가 있다. 그러나 3사 노동조합의 상근 간부들과 면담한 결과, 노조 간부들은 자동화 등 신기술 도입과 관련된 변화를 단체협약 내용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으나, 어떤 내용을 요구할 것인가라는 점에서 막막해 하고 있었다. 따라서 앞으로 3사 단체협약에 있는 포괄적인 사전 협의와 보상을 내용으로 하는 고용 보장 조항이 자동화에 따른 노동자들의 신분보장과 관련된 단체협약 요구안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3) 작업관리의 합리화

생산 합리화의 영역은 크게 기계․설비의 형태, 공정 편성 등 노동수단을 대상으로 하는 생산관리 영역과 노동력 소비 과정을 대상으로 한 작업관리 영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러나 생산기술과 생산체계는 우수모델의 벤치마킹에 의해 쉽게 평준화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이식된 생산체계는 작업조직의 관리에 따라 그 성과가 다양하게 산포한다. 즉, 생산 합리화의 성패는 작업자의 태도 변화(작업조직의 관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완성차 업체는 생산 합리화를 위한 작업조직의 관리 합리화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작업조직의 관리는 작업조직의 구조적 측면과 흔히 작업관리라고 하는 내용적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작업조직의 구조

작업조직의 구조는 작업조직의 수평적․위계적 구성에 관한 체계이며, 각 구성단위별 책임과 권한이 규정하는 작업장의 기본적 권력구조이기도 하다. 특히 권력구조로서 작업조직은 작업관리의 효과를 보증해 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최근 3사의 현장중심 관리체제의 확립이라는 전사적 합리화 속에서 현장감독자의 위상을 대폭적으로 강화시켜가는 현상은 노동통제(권력) 기반의 재구축을 통하여 작업관리의 효과를 높이려는 것이다.

먼저, 작업조직의 위계적 구성을 살펴보자. 현대자동차의 작업조직은 조-반-과-부-공장의 형태로 되어 있고, 각 단위의 책임자는 조장, 반장, 과장, 부장, 공장장이다. 명령 전달 체계는 공장장-부장-과장-(기사, 대리)-반장-(조장)-작업자의 순이며, 생산직 출신의 기사나 대졸 출신의 대리는 과장을 대리하거나 과장의 업무 수행을 보좌하고, 조장은 반장을 보좌한다. 작업조직의 최소 단위는 조이며, 조는 약 10여 명의 작업자로 구성되고, 3개 조가 1개 반을 이룬다. 기아자동차는 반-조-과-부로, 대우자동차는 직장-과-부로 작업조직이 구성되고, 명령 전달 체계는 부장-과장-주임(공장)-직장-작업자의 순이다. 기아자동차와 대우자동차는 작업조직의 최소 단위가 30여 명으로 비교적 많아 2-3인의 분임조장이나 조장이라는 준현장감독자(sub-leader)층을 두고 있다. 3사 작업조직의 최소 단위는 조나 직장으로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조회나 석회 등 작업 지시가 내려지는 기본 단위는 30명 규모의 반이며, 상급 관리자는 과장이다. 그래서 작업자가 직접 맞부딪치는 현장 감독자와 관리자는 반장(직장)과 과장이기 때문에 작업현장에서의 대면적 갈등 역시 주로 반장과 과장에 집중된다. 또 작업조직은 관리직으로 편성되는 기획․책임 단위와 현장 감독자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집행․감독 단위로 분화되어 있다. 특히, 작업관리의 기획․책임 단위로서 작업조직의 형태는 사업부별 책임 경영제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전사적 합리화 운동은 공장별 합리화 운동이나 공장별 방침으로 구체화되어 사업부별 경쟁이 촉진된다. 따라서 전사적 합리화의 체감도는 사업부에 따라서 다르다.

작업조직의 수평적 구조는 직접생산 부서, 준직접생산 부서, 그리고 간접생산 부서로 구성된다. 직접생산 부서는 보통 직접생산 활동에 참가하는 생산반과 직접생산 활동에 필요한 치공구, 작업대, 운반구 등의 보수․개량과 수정 작업을 수행하는 개선반으로 이루어진다. 준직접생산 부서는 생산설비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보전반과 공정별 제품의 품질을 검사․관리하는 품질 관리반으로 구성되고, 간접생산 부서는 생산활동의 전반을 관리하는 생산 관리부와 생산기술의 도입과 운영을 책임지는 생산 기술부 그리고 작업자들의 인사․노무․총무를 담당하는 지원부(혹은 관리부)로 구성된다(그림 1). 이러한 부서들에서 생산직 작업자는 주로 생산반, 개선반, 품질관리, 보전반 등에 배치되어 있다.

[그림 1]  작업조직의 수평적 구조

				품질관리
생산관리				생산반		개선반				생산기술
				보전반		관리부

또 작업조직의 권력 구조를 파악하기 위하여 현장 감독자의 감독의 폭, 책임과 권한에 대해 살펴보자. 현장 감독자층의 비중을 보면 현대자동차는 조장이 생산직 전체의 9.3%, 반장이 3.3%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아자동차는 분임조장이 9.3%, 직장(혹은 직장대리)이 3.7%, 주임이 0.7%이고, 대우자동차는 조장이 11.2%, 직장이 7.1%, 공장이 1.2%를 차지하고 있다(표 5). 작업조직의 단위별 관리․감독의 폭(span of control)을 살펴 보면, 현대자동차는 조장이 9.5인, 반장이 2.8인이며, 기아자동차는 직장(직대 포함)이 21.4인, 주임이 6.4이고, 대우자동차는 직장이 12.8인 공장이 5.8인 이다. 준현장 감독자를 포함할 경우, 기아자동차는 분임조장이 9.2인, 직장이 2.1인, 주임이 6.4인이고, 대우자동차는 조장이 7.2인, 직장이 1.6인, 공장이 5.8인이다. 이렇게 볼 때, 3사의 말단 현장 감독자 1인이 감독하고 있는 인원은 10인 이내의 소수이고 작업자 개인의 일상적인 생활과 태도는 관리망 안에 포착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노사관계의 안정화 대책으로 활발하게 추진되는 인간관계 활동(관혼상제 참여, 개인 고충상담 등)은 이러한 작업조직의 구조속에서 가능한 것이다. 

[표 5]  3사 생산직대비 현장감독자 비율

현자		생산직	조  장	반  장	기  사			비  고
	인원수	21,069(87.5%)	2,227(9.3%)	792(3.3%)	492			94년 3월
기아		사  원	분임조장	직장대리	직  장	주  임			비   고
	인원수	10,134(85.6%)	1,100(9.3%)	90(0.8%)	436(3.7%)	82(0.7%)			93년 6월
대우		기능직	조장	직장	공장		비  고
	인원수	7981(80.5%)	1,111(11.2%)	707(7.1%)	122(1.2%)		93년 3월

※출처: 현자, 대우는 각사 당해년도 임투요구안. 기아는 ꡔ기아자동차 생산직 인사제도의 개선방안ꡕ(기아경제연구소,1993) 90쪽

현장 감독자의 직무와 책임을 살펴 보면, 반장(혹은 직장)은 관리자의 지시를 받아 생산성 관리, 품질 관리, 설비 관리, 재료 관리, 안전 관리, 그리고 노무 관리 등 생산과정 전반에 걸쳐 작업자의 노동을 감독하는 직무를 수행한다. 최말단 감독자층인 조장(혹은 분임조장)은 반장(혹은 직장)의 지휘 아래 조내 결원이 있을 시에 작업을 수행하면서 작업자를 지도하는 리더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현장 감독자의 기본적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현장 감독자의 기본 임무는 생산목표 달성이다. 생산목표 달성을 위하여 현장 감독자는 반단위 작업 계획과 지시, 인원 관리, 그리고 목표 가동율의 관리 등의 직무를 수행한다. 최근 공정효율과 가동율 개선이 강조됨에 따라 작업표준 관리가 새로운 과업으로 등장하고 있다. 과거 작업표준은 IE전담 요원들에 의해 작성되었으나, 현장 감독자들에 대한 IE교육을 통하여 표준 작업서의 작성과 표준작업의 개선에 관한 과업이 부가되고 있다. 두번째는 직진율 향상을 위한 제안과 개선 활동, 설비의 자주보전 활동 등의 독려와 감독의 과정이다. 최근 생산 합리화가 작업자들의 전원 참여를 기본 방침으로 설정함에 따라, 과거 형식적이었던 제안과 개선 활동에 대한 관리적 압박이 증대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작업자의 인사노무 관리의 과업이다. 80년 말 이후 증폭되어온 노사갈등의 주요 원인이 관리층의 권위적 태도와 일상적 고충해소 장치의 부재에 있다고 판단한 회사는 현장중심 관리체제의 정립을 노사관계 대책의 기본 방침으로 설정해 왔다. 따라서 이러한 방침은 현장 감독자의 역할 강화로 이어져, 인간관계 활동 등 노무관리 과업이 현장 감독자의 직무에서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 감독자의 역할이 생산활동 전반에 걸쳐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한은 근태관리와 주어진 목표을 달성하기 위한 작업 편성과 인원 배치 등에 국한되어 있다. 더우기 근태 관리가 반장(혹은 직장)의 전결 권한으로 된 것도 최근의 일이고, 노동조합의 현장 규제력이 강한 직장에서는 거의 작업자의 요구대로 근태 처리가 이루어진다. 또 작업 편성과 인원 배치 역시 기존 관행내에서의 조정 권한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생산 합리화로 인한 현장 감독자의 과업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권한이 주어지지 않아 현장 감독자의 사기는 매우 저하되어 있다. 또 80년 말 이후 임금 승급에 있어서 인사 고과의 폐지 등 통제 권력의 상실감과 노동조합의 현장 규제력 강화에 따른 감독자의 위상 저하에 따라 많은 고충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현장 감독자들에 대해 회사는 다음과 같이 파악하고 있다.

“첫째, 현장 관리자가 지니고 있는 권한의 부족이다. 즉, 종종 권한이 없어 현장을 통제할 수 없으니 권한을 더 요구하거나 자신이 어떤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둘째, 엄정한 제재 수단의 미비로 인한 현장기강 유지의 어려움이다....셋째, 직급체계의 단순화로 인한 역할 수행의욕의 저하 현상이다....넷째, 부하를 평가할 제도적 장치와 권한의 미흡이다....다섯째, 현장 관리자의 규정에 의한 역할 수행의 부족이다....여섯째, 부하의 고충을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의 부족이다”

따라서 회사는 효과적인 작업관리를 위해 현장 감독자들의 위상과 리더십를 강화시키고, 현장 감독자의 사기 진작을 위해 폐쇄된 승진 경로를 개방하는 등 현장직제 관리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장직제 관리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현장 감독자의 위상 제고를 위해 현장감독자의 인사고과권의 복원과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³⁾. 현장감독자의 리더십 강화를 위해서는 현장 감독자의 관리능력 향상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NAC 운동의 성패가 현장 감독자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파악하여 현장 감독자에 대한 NAC 운동 지도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해 왔고, 95년 NAC 운동 2단계의 본격적인 추진에 앞서 현장 감독자 전원을 대상으로 차세대 리더십 육성이라는 주제하에 Family Training이 실시되었다. 기아자동차는 95년 감독자 전원을 대상으로 관리혁신 Workshop과 실천리더 양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현장 감독자의 리더십 강화를 위해 상담능력 개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현장 감독자들에 대한 사기 진작책으로서 기아자동차는 95년 약 25명의 주임을 생산과장으로 직군 전환하여 보직 발령했으며, 대우자동차는 95년 39명의 공장을 발탁하여 과책임자로 임명했다. 현대자동차는 93년 10월 노사 안정화 선언에서 생산직군의 감독자를 임원으로 발탁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현재 진행중인 직제 개편을 통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2) 작업관리

작업관리는 생산활동의 원활한 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며, 작업관리의 결과인 생산성, 원가, 품질 등의 요소는 해당 기업의 경쟁 우위로 작용한다. 따라서 3사에서는 현장 감독자와 작업자를 대상으로 IE, VE, QM 등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표준 작업의 준수와 개선, 원가 절감을 위한 개선 활동, 그리고 품질의 균일화와 향상을 위한 품질 활동 등을 작업관리의 주요 내용으로 범주화시켜가고 있다. 또 작업관리는 생산활동을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만큼 조직구조상 생산 과장과 현장 감독자가 실질적인 중추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는 작업자 관리의 가장 본원적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3사는 작업관리의 강화를 위해 현장 감독자의 권한과 리더십 육성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으며, 작업자의 기강 확립과 작업자의 생산과정에의 자발적 참여를 조직함으로써 노동력 소비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즉, 3사는 근무기강 확립 캠페인, 무재해 달성 캠페인 등 각종 캠페인, 각종 결의대회, 포상 제도, 단합 대회 및 체육 대회, 그리고 기원제 및 고사 등을 통해 노동규율의 일상화와 자주개선활동의 정착에 관리의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최근에는 품질 요소가 대단히 중요해짐에 따라 품질 관리가 작업관리의 중요 영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자주개선활동과 품질관리가 작업관리의 중요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의 의미는 포드주의 대량생산 방식의 특징인 직접노동과 준직접노동 및 간접노동간의 엄격한 직무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의미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이는 일본적 생산방식으로의 변화를 말해 주고 있다. 3사의 자주개선활동과 품질관리에 대해 살펴보자.

① 자주개선활동

3사의 자주개선 활동으로는 소집단 활동을 통한 제안과 분임조의 개선 활동, 직제층의 직무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5S 운동과 TPM(Total Productive Maintenance) 활동이 있다. 제안와 분임조 활동은 소모임 활동을 결성하여 작업방법의 개선, 작업 치공구의 개량, 원가 절감 방안 등을 표준화하여 개선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며, TPM 활동은 각종 낭비(Loss)를 제거하여 설비 생산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개선 활동을 현장 직제 활동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TPM이 국내에 도입된 시기는 80년대 초로 일부 기업에서 TPM을 도입하여 추진해 왔지만 활성화되지 못하다가 자동화에 따른 설비관리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3사의 자주개선 활동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제안 활동을 살펴 보면 현대자동차는 92년 이후 1인당 제안 건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나, 3사 전체를 보면 90년 일본업계의 평균 61.6건에 비해 뒤처져 있음을 알 수 있다(표 6). 분임조 조직율을 살펴 보면, 94년 말 현재 현대자동차는 100%, 기아자동차는 소하리 공장이 79.2%, 아산 공장이 95.6%이며, 대우자동차는 81.4%의 조직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아자동차의 분임조는 88년 이후 TPM 분임조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소하리 공장과 아산 공장간 분임조 조직율의 차이는 신공장인 아산 공장은 대부분의 작업자가 신입사원이어서 새로운 관리기법의 적용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표 6]  3사 제안 활동 및 분임조 조직율

		89년	90년	91년	92년	93년	94년	QC조직율	비  고
현자	1인당 제안건수	2.2	4.2	8.7	96.6	N.A.	N.A.	100%
	제안채택율	73.0%	64%	65%	60%	N.A.	N.A.
기아	1인당 제안건수	N.A.	N.A.	N.A.	N.A.	28.6	20	소) 79.2% 아) 95.6%	94년 말 기준
	제안채택율	N.A.	N.A.	N.A.	N.A.	16%	20.8%
대우	1인당 제안건수	N.A.	N.A.	0.94	6.73	8.99	26	81.4%	94년은 목표치
	제안채택율	N.A.	N.A.	70.0%	65.3%	75.1%	N.A.

※출처: 각사 회사 내부문건.

분임조의 조직구성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의 분임조는 분임장, 서기, 분임원 등 6-10명 정도로 구성되며, 분임장은 조장이 맡고 있다⁴⁾. 기아자동차는 경영 시스템의 개선 활동을 위한 임원 분임조 8개 조, 조직간 기능개선과 품질개선을 위한 부․과장 분임조 61개 조, 업무․부품 수급의 개선을 위한 대리․사원 분임조 732개 조, 현장 관리의 개선을 위한 감독자 분임조 57개 조, 작업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생산 분임조와 영업 분임조 1,691개 조가 조직되어 있고, 분임조의 조직체계는 직제층을 따라 피라미드 사슬식(중복 소집단)으로 조직되어 있다. 기아자동차의 생산 분임조는 분임장, 서기, 분임원 등 7-8명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분임조 활동의 지원을 위해 Key Man 제도를 두고 있다⁵⁾. 대우자동차는 92년 한마음생산회의의 출범 이후, 제안과 분임조 활동은 한마음생산회의의 한마음개선활동으로 대체되었다. 한마음개선활동은 직장의 지도하에 각 개선 영역별 sub-leader인 조장을 중심으로 개선활동이 이루어지는데, 한마음생산회의의 단위인 직장은 보통 15-20명의 작업자로 구성되어 있다.

제안과 분임조의 활동성에 대한 태도 조사의 결과를 보면, 작업자들이 품질 분임조 활동에 매우 소극적임을 알 수 있다(표 7). 따라서 3사는 제안의 활성화를 위하여 제안 강조 캠페인이나 제안 포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포상제도는 일반적으로 제안과 분임조 활동 부문으로 구분하고 개별 제안은 그 경제적 효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상금을 지급하며, 분임조부문은 각종 발표대회를 통해 포상한다. 발표 대회를 살펴 보면, 현대자동차는 분기별 부서 발표대회, 반기별 사업부 발표대회, 그리고 매년 전사 발표대회를 개최하여 개인과 분임조 부문으로 구분하여 포상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부서 발표대회, 본부 발표대회, 전사 발표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나, 포상의 단위가 분임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포상제도는 NAC 운동 출범 이후, NAC 도전 종합 성과에 대한 포상으로 종합되었으며, 제안 부문은 각 부서별, 담당별로 실시하는 월별 제안왕 선발대회를 비롯하여 전사적인 제안 캠페인 활동 등이 전개되고 있으며 연말의 전사 경진대회시 제안왕을 선발하여 포상 및 특별 승급, 해외 연수 등을 부여하고 있다.

[표 7]  QC에 관한 참여도

	매우 소극	소극적인 편	보  통	소극적인 편	매우 적극	합  계
현자	218(22.6%)	251(26.0%)	377(39.1%)	103(10.7%)	15(1.6%)	864(100%)
대자	15(11.9%)	50(39.7%)	49(38.9%)	11(8.7%)	1(0.8%)	126(100%)

※ 1. ꡔ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정책수립에 관한 조사보고서ꡕ(한사연, 1993) 131쪽

   2. 박영준, ꡔ자동차산업에서 생산의 유연성에 관한 연구ꡕ(인하대 석논, 1994) 75쪽

제안 포상제도는 작업자의 제안 참여도를 높이는데 상당히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⁶⁾. 그러나 제안의 질적인 측면을 보면, 대우자동차는 93년 채택된 제안에서 공장이 채택 판정하는 등급인 17등급 이하의 제안이 전체의 90.5%를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제안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⁷⁾. 따라서 대우자동차는 93년 말 제안 채택시에 포상금을 지급하던 방식에서 제안의 실시 후 그 경제적 효과에 따라서 지급하는 방식으로 포상제도를 바꾸었다. 현대자동차 역시, 제안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94년 포상제도를 정비했다. 과거 제안 10등급으로 분류하던 것을 5등급으로 축소하고, 5등급 제안의 인정 범위를 월간 목표건 수 이내로 제안하는 등 포상의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기아자동차도 93년 16%, 94년 20.8%라는 매우 저조한 제안 채택율에서 알 수 있듯이 제안수준이 전반적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또 분임조 활동의 내용은 생산성, 품질, 원가 부문에 집중되어 있다(표 8). 따라서 제안과 분임조 활동의 질적 수준이 저조한 것은 작업자의 면담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철저한 경제성 평가에 따라 제안의 채택 여부가 결정되어져 작업안전과 작업환경의 쾌적함을 위한 제안들은 무시되고, 또한 제안활동의 참여가 반의무적이고 반강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점에 따는 것으로 파악된다.

[표 8]  분임조활동의 내용별 분류

	원가절감	품질향상	작업방법	안 전	기 타	합  계
현자	673(25.5%)	949(36.1%)	445(16.9%)	195(7.4%)	368(14.0%)	2,630(100%)
	생산성	품 질	물 류	안 전	기 타	합 계
대자	4,598(31.0%)	4,290(28.9%)	1,199(8.1%)	1,059(7.1%)	3,708(25.0%)	14,854(100%)

※ 1. 현대자동차 내부자료(1991년)

   2. 대우자동차, ꡔ도약93, NAC새출발 F/Tꡕ(1993) 71쪽

TPM은 공장 자동화의 진전에 따른 설비의 복잡화, 낮은 설비 취급의식과 기능으로 인한 고장시간의 증가, 설비기술 미비로 인한 고장의 사전 방지책 미비 등 설비종합효율의 문제가 경쟁 우위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됨에 따라서 “설비에 강한 오퍼레이터”의 양성을 통해 설비 가동율의 향상과 6대 손실⁸⁾의 제거를 목표로 도입되었다. 즉, 3사의 가동율을 보면 94년 현대자동차가 97.8%, 기아자동차가 84.7%, 대우자동차가 79.7%로 높은 편이나, 기아자동차의 엔진 가공부의 사례를 보면 가동율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 설비 고장임을 알 수 있다(표 9). 따라서 3사에서는 TPM 활동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3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표 9]  가동가능시간 대비 손실시간의 비중

손실	항 목		95년1월	95년2월	95년3월	95년4월	95년5월	비 고
비가동 시간	설비고장	동력	21.6%	22.5%	13.5%	35.3%	39.0%	기아자동차   소하리 엔진가공1과
		자체	0.8%	2.4%	1.3%	1.0%	0.5%
	차종교환		1.3%	3.3%	2.2%	1.3%	3.7%
	공구교환		9.3%	8.9%	8.8%	5.6%	4.9%
	품절		0.07%	0.2%	0.9%	-	-
	기타		2.9%	1.5%	1.0%	2.5%	1.6%
가동 시간	소재공정불량		1.1%	1.5%	2.6%	0.9%	0.7%
	가공공정불량		1.9%	1.2%	1.1%	1.6%	1.4%

※출처: 기아자동차 내부자료.

현대자동차의 TPM은 TPM 사무국의 총괄하에 고장 “제로(zero)”를 목표로 89년부터 94년까지 TPM 파트Ⅰ활동이 전개되었고, 95년에서 96년까지 2년간 불량 “제로(zero)”를 목표로 한 TPM 파트Ⅰ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TPM의 활성화를 위하여 TPM 분임조 발표 대회가 매년 개최된다. TPM은 아직 전사적으로 도입된 것은 아니며 현재 활성화되어 있는 부서는 엔진기어 공장이고, 94년 이후 프레스 공장 1·2·3부, 보전 3부, 차체 2·3부, 소재 공장에 도입되었거나 도입될 예정으로 있다⁹⁾. 기아자동차는 88년 TPM을 도입하면서 사내 모든 개선활동을 TPM 추진위원회로 일원화시켜 설비종합효율 85%이상을 목표로 설정하고, 자주보전체제의 정착을 위하여 전사적인 자주보전 진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자주보전 진단 시스템은 자주보전을 초기청소, 발생원 및 곤란해소 대책, 청소․급유․점검 기준서 작성, 총점검, 자주점검, 정리정돈, 자주관리 등 7개 단계로 나누어 반(혹은 라인) 단위로 각단계별 합격증을 취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우자동차는 NAC 운동의 생산혁신활동의 일환으로 TPM이 도입되었다. 95년 말까지 TPM 활동 계획을 보면, 11개소의 TPM 추진부 모델의 운영, 15개 소의 부서장 모델의 운영, 부장에서 직장까지를 대상으로 총 833명의 TPM 도입 교육 실시 등이 예정되어 있다¹⁰⁾. 또 대우자동차에서도 공정인증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공정인증 제도는 작업자와 작업공정에서 갖추어야 할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여 품질과 생산성을 얻을 수 있는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점검하는 제도이다¹¹⁾. 평가는 공정과 작업자에 대한 평가로 나누어지고, 작업자에 대한 평가 항목은 복장상태, 작업태도, 작업표준의 준수, 품질의식, 기타 등이다.

3사의 TPM 활동은 아직 전사적인 차원에서 실시되지는 않고 있으나, 공장 자동화와 설비투자가 증대함에 따라 빠르게 전사적 차원으로 확산되리라 예측할 수 있다. 현재, 3사에서 전사적 차원의 TPM활동은 TPM추진조직의 구성 및 5S 운동(현대자동차의 3현 5S 운동¹²⁾, 기아자동차의 청정운동¹³⁾, 대우자동차의 내일터 가꾸기 운동¹⁴⁾)을 통한 전사적 확산의 풍토 조성이라는 도입기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즉, 직접생산부문의 TPM 추진방향은 작업자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각종 캠페인 등에 치중되고 있으며, 자주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직접생산 부서내 Keeper 제도를 두는데 그치고 있다.

② 품질경영

품질은 납기, 가격, 유연성, 서비스 등 5가지의 경쟁 우위 요소 중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업체의 품질수준은 94년 ISQ 지수의 국제적 비교에 따르면, 현대가 31위에 그치고 있으며 국내업체 전체는 일본, 스웨덴, 미국, 독일 등의 ISQ 지수보다 상당히 수치가 높아 품질수준이 국제수준에 뒤처져 있다¹⁵⁾. 또 국제표준화기구가 제정한 ISO 9000 국제품질보증제도가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자동차 업체는 ISO 9000의 인증을 획득하기 위하여 품질경영 체제를 도입하게 된다¹⁶⁾. 품질 경영은 생산 위주의 현장내 개선기법인 QC활동 대신, 소비자의 만족도를 품질의 중심 개념으로 설정하여 품질개선을 벌여간다는 것으로 90년 초반 이후 3사에서는 고객 만족의 슬로건하에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내업체의 품질경영의 결과, 93년에는 대우자동차가 독일의 TUV(기술검사협회)-Rheinland로부터는 ISO 9001를 취득하고, 현대자동차는 독일의 TUV-Bayern으로부터 ISO 9002를 취득하였다. 또 기아자동차는 공업 진흥청으로부터 ISO 9001를 취득하였다. 품질경영을 작업자의 측면에서 보면, 균일한 품질과 불량율의 제거를 위한 작업 표준화의 강화와 공정내 자주적인 품질관리 활동의 강조로 나타난다. 3사의 품질경영의 현황에 대해 살펴보자.

현대자동차는 품질경영을 추진하기 위해 전사차원의 QM 추진위원회, QM 추진사무국, 그리고 사업부 차원의 사업부QM 사무국을 신설하고 고객만족경영을 도입하였다. 또 품질최상을 4대 경영 방침의 하나로 설정하고, 품질관리의 방침을 근본개선과 완벽품질로 설정하였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품질경영을 위하여 생산공정에 새로운 관리방식을 도입하기보다는 기존의 관리 관행내에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품질의식 개혁에 치중하고 있다. 즉, 현대자동차는 5S 운동을 통한 고객만족 캠페인, 중요품질문제 신고 제도¹⁷⁾, OS & D(손․망실) 줄이기 운동, ISQ 향상 캠페인, 그리고 바로운동 등 의식개혁 운동을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품질경영의 일환으로 ‘QM-21’¹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사적인 품질관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QM-21’을 추진하기 위해 조직단위별 추진팀과 기능별 추진 단위로서 프로젝트팀, 연구팀, 회의체, 위원회 등의 TFT(Task Force Team)를 구성하였다. ‘QM-21’의 구체적인 추진 방법으로 초물관리, 품질지수관리, 품질공정관리, 체크맨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초물관리는 작업 개시전에 부품이나 전공정의 생산품 등 초물에 대하여 작업자가 품질을 확인하는 것이다. 품질지수 관리는 직진율, KQA-V, PQA-V 등의 항목에 대하여 전공정에 걸쳐 품질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지수화하여 품질향상을 꾀하는 것이다. KQA-V(Kia Quality Audit-Vehicle)활동은 전문평가 요원이 고객의 입장에서 완성된 차량을 일정한 시간내에 외관 및 기능으로 대별되는 9개 요소(외관: 차체, 도장, 내장, 외장, 엔진롬 및 하체, 전기적 기능, 기계적 기능, 주행 테스트, 누수 테스트)를 평가하여 문제의 경중에 따라 10, 50, 100점 단위로 각각의 배점을 총합산하여 품질을 평가하는 완성차 품질평가활동이다. PQA-V(Process Quality Audit Vehicle)은 각 부서별로 매일 완성차를 1대씩 표집하여 조장, 직장, 주임, 과장, 부장이 합동으로 실시하는 품질평가활동을 말한다¹⁹⁾.

대우자동차는 품질경영을 NAC운동의 3대 중점 활동방침으로 설정하고, 품질경영의 달성을 위하여 현장중심의 개선활동방식인 EST활동과 관리․기술직 중심의 개선 방식인 QM팀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EST활동은 EST quality를 달성하기 위한 현장 중심의 품질개선활동이다. EST활동은 작업자 스스로가 불량을 발견하고 조치하여 후공정에 불량을 인계하지 않는다는 자주품질관리의 기본 원칙 위에서 3단계로 추진되었다. EST 1단계는 품질 검출력의 향상과 자신의 작업영역내에서 품질개선을 목표로 하였다. 이를 위해 작업자 단위에서는 개인별 자주검사 포인트를 설정하고, 직장단위에서는 직장단위의 끝공정에 품질을 전담하는 Keeper를 배치하고, 라인단위에서는 Quality Point를 설치하였으며, 공장간 활동의 일환으로 전공정의 공장에 인원을 파견하여 Receiving Inspection을 실시하고 있다. 또 조립공정에는 QP나 테스트 라인에서 발견하지 못한 불량을 검출하여 수정하기 위한 고객만족 직장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EST 2단계에서는 고불량 항목의 품질확보를 위한 4死 작전²⁰⁾과 작업자와 점검자간의 유기적인 품질점검 개선활동을 위한 고리쇠 작전²¹⁾을 전개하였다. 이와 함께 이상 발생시 전공장을 연결하는 Paging 시스템을 설치하여 문제 발생시 해당 공장과 사무실에 방송하고 관련된 인원이 모여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공장단위 내에는 안돈을 설치하여 문제 발생 즉시 대처가 가능하도록 눈에 보이는 관리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EST 3단계에서는 차세대품질의 실현을 목표로 제조, 설계, 구매 부서가 함께 차세대 품질팀을 구성하고(Simultaneous Engineering), 품질기준을 국제적 수준으로 상향·적용하며, 품질정보 피드백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품질정보 피드백 시스템은 품질정보를 최단시간내에 직장 및 개인까지 피드백하여 불량 재발 방지 및 개선 속도를 배가하기 위하여 품질정보를 real time으로 전산화하여 자료의 신뢰도와 활용도를 높이고 수집, 분류, 분석에 소요되는 인력의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또 품질경영의 실천을 위하여, 대우자동차는 Juran의 품질 문제 해결기법을 습득․적용하는 QM Team(Task-Force Team)을 운영하고 있다. QM팀은 팀리더(임원급), 팀장(과장급), 팀원(사원, 대리급)으로 구성되며, 91년에 29팀, 92년에 84개 팀, 93년에 36개 팀이 활동 중이다. QM팀은 91년에는 54개의 테마, 92년에는 82개의 테마, 93년에는 72개의 테마를 해결하였고, 94년에는 84개의 테마 해결을 목표로 팀활동을 전개하고 있다²²⁾.

3사 품질경영의 현황을 비교해 보면, 현대자동차는 의식개혁 차원의 캠페인에 치중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대우자동차는 작업자의 참여를 통한 현장품질개선 활동을 강조하고 있으며, 기아자동차는 품질관리 기능의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의식개혁 캠페인에 치중하고 있는 이유는 노사관계가 대립적이어서 작업자의 참여를 동원하는 방안의 실효성이 의문스럽기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²³⁾. 이에 반해 대우자동차는 경영 전반의 위기 속에서 전사적 경영혁신을 단행하지 않으며 안될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한/노/정/연

(다음호에 계속)

업무	내용	결재권			현행	업무	내용	결재권			현행
		공장	직장	관리자 승인필요				공장	직장	관리자 승인필요
근태관리	년월차 계획승인		●	×	부장승인	특근	휴무일 특근신청	●		괒앙	부장승인
	외출,면회,조퇴		●	×	직장승인		평일특근신청		●	과장
	작업불참의 공제		●	×			특근인원선정		●	×	직장
	근태정정	승인	●	×	부장승인	자재	손망실의 귀책판정		●	×	직장
작업 관리	표준시간정정		●	과장			부자재,소모자재 청구		●	×	과장
	작업요령서수정	●		×		인사  노무  관리	배치전환 요구자 추천	●	●
	작업할당		●	×			포상자추천	●	●
	직장간 공정이동	●		×			인사고과	●	●
	직장간 인원이동	●		×			교육대상자 인선	●	●
	직무순환	●		×			문제발생자 징계요구	●	●
	제안의 적격검토	●		×	부장승인	※출처:?현장감독자 관리능력혁신교육?, (대우자동차, 1994)

구분	승용차 품질			엔진공정	트럭시장	평균개선
	시장	공정	감사
92년	38%	78%	47%	79%	94%	56%
93년	65%	61%	72%	84%	99%	76%

※출처: 대우자동차, ꡔ품질경영 혁신 추진사례ꡕ(1994) 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