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이 땅 장애민중의 처참한 삶의 현실,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억압을 곱씹으며, 한국은 장애인의
날을 제외한 ‘364일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는 좀 더 정확히 이렇게 얘기해야 할 것이다. 365일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 그리고 장애인의 날이 돌아오면 그
차별을 은폐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악랄한 선동과 기만을 퍼붓는
사회라고.
장애인차별철폐에 대해 이 사회와 정부가 답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장애민중의 투쟁으로 그 답을 만들어 갈
것이다. 장애인이 사람답게, 사람처럼,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새 세상을 우리의 투쟁으로 건설해 나가자.”
-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투쟁결의문 중에서....
1981년 전두환 정권은 ‘복지국가’를 지향한다는 목적 아래
‘장애인의 날’을 선포하였다. 1980년에 있었던 수많은
광주시민들에 대한 학살을 뒤로하고 그는 동정과 시혜에
장애인을 앞세워 그들 정권의 수많은 열사들의 피를 가리려 한
것이다. 이러한 장애인의 날은 결국, 시혜와 동정의 장애인의
날일 수밖에 없고, 기만적인 장애인의 날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만적인 장애인의 날은 2006년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정권의 선전용 행사로 전락한 장애인의 날, 시혜와 동정의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진정한 장애인의 날을 주장하며, 지난
4월 20일에는 장애인 차별철폐 투쟁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로 5번째를 맞는 장애인차별철폐투쟁대회에는 여느 때보다
훨씬 많은 1000여명의 장애인, 비장애인이 참석했다.
활동보조인 제도는 생존권이다!
이날 장애인차별철폐결의대회는 박영희
공동대표(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의 발언으로 시작되었다.
“최근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 있습니다. 패스트푸드점
여직원이 장애인에게 햄버거를 먹여주는 사진인데, 네티즌들은
이 사진 글에 많은 지지 덧글을 달며 아직 이 사회에는 감동과
온정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사진은 비장애인들에게 우리
사회의 사랑이 남아있다고 여기게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 대상이
된 장애인의 처지를 당연한 듯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도움을 받아먹고 있는 장애인의 심경을 헤아리지는
못합니다. 그 장애인에게 활동보조인이 있었다면 사진 속
장애인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어, 박 공동대표는 “장애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것,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라며 “우리에게 오늘은
시작이다. 우리의 요구를 이뤄내는 날까지 힘차게 투쟁하자.”고
말했다.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 투쟁위원회 최용기 상임위원장은
“장애인은 살아있지만 죽어있는 듯, 있지만 없는 듯 살아가고
있다.”며 “장애인을 차별하는 모순된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어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를 위해
32일간 투쟁하고 있다.”며 “사회적 권리로써
활동보조인서비스가 제도화 되고, 장애인의 삶이 바뀔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시혜와 동정이 아닌 장애인 차별 철폐를!
이어 나온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 대표는 “이 땅에 장애인들이
기나긴 역사동안 당해온 추위와 아픔에 비하면, 오늘의 짓궂은
봄바람은 추위라고 할 수 없다. 오늘 전국 곳곳에서 장애인의
날이라고 많은 행사를 하고 있겠지만, 시혜와 동정이 아닌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잔치를 벌이는 곳은 이 곳 서울역 광장이
제일 클 것”이라며 투쟁을 독려하며 “앞으로 사회적 약자,
기본권을 보장 받지 못하는 계층을 위해서 열심히 싸울
것이지만, 우리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여러분 모두 민주노동당과
함께 해 달라”고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지지와
연대를 당부했다.
신석준 희망사회당 대표는 “우리는 시혜와 동정이 아닌
장애인차별철폐와 권리보장을 외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의
3가지 요구를 위해 힘과 정성을 모으고 있지만, 예산이 없다는
서울시는 하루 행사에 2~3억씩 쏟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말로는 자립생활, 예산을 시설에 쏟아 붓고 있지만,
우리는 비장애인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며
“장애인차별철폐로 나아가는 길은 바로 우리 자신들의 마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투쟁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이들은 투쟁결의문에서 “장애인의 달에 장애를 극복한 훌륭한
장애인과 장애인을 위해 봉사하는 아름다운 이웃의 모습에
박수를 치는 순간 부산에서 40대 아버지가, 서울에서 70대
할아버지가 장애를 지니고 있는 자신의 아들과 손자의 목숨을
끊어버리고 말았다.”며 “이 땅의 모든 장애민중이 사람답게,
사람처럼,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새 세상을 건설하자”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시청까지 행진을 하던 중, 숭례문의 앞 도로를 점거한 후 지난
17일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위한 중증장애인 공동
삭발식에서 자른 머리카락을 태우고 장애인의 생존권인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어, 문화제
행사를 진행한 뒤 저녁 7시 30분경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정리집회를 가진 뒤 투쟁을 마쳤다.
92개 장애인ㆍ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기존의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권 쟁취를 위해 실천하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정하고 2002년부터 활동을 전개해왔다.
420공동투쟁단은 올해도 장애인권 쟁취를 위한 3대 투쟁요구안과
8대 정책요구안을 마련해 정부와 국회에 장애인권 개선과 장애인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농성, 단식투쟁, 거리 시위 등을
벌여왔다. 420공동투쟁단의 2006년 3대 투쟁 요구안은
△독립적인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정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