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 대기업의 노사관계와 사내하청
강 석 재 |
안양과학대 교수, 조선업종노동운동연구팀 |
I. 머리말
이 글은 조선산업 대기업의 노사관계라는 지형에서 ‘사내하청 노동자’의 존재와 상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사내하청을 포함한 비정규노동의 문제는 개별 자본과 노동조합 그리고 국가라는 노사관계 행위자 모두에게 핵심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사내하청은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1990년대부터 추진해온 신경영전략의 한 축으로써 노동력의 유연한 활용을 위한 ‘수량적 유연화’ 전략의 일환으로, 기업내 노동자를 중심과 주변으로 분할하는 사용자의 주요 장치로써 이용되어 왔다. 다른 한편, 노동조합의 입장에서는 ‘산별노조’의 건설과 발맞추어 비정규 노동자의 조직화 문제가 핵심의제로 제기되고 있다. 기존 노동운동이 대기업 중심, 정규직 중심이라는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는 노동운동의 질적 성장을 위한 선결과제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자유주의 기조의 정부의 노동정책과 관련하여, 다양한 비정규노동력의 활용를 통한 노동시장의 유연화라는 측면에서 대기업에 존재하는 사내하청의 문제는 중요하게 부각된다.
아래에서는 노사관계에의 함의를 중심으로 조선산업의 현황을 살펴보고, 사내하청 노동자의 고용관계와 노동과정을 분석하고자 한다. 연구방법은 면접조사에 크게 의존하였으며, 하청노동자들의 생생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면접조사 내용을 충실히 인용하였다.1)
II. 조선산업 현황
국내 조선산업은 1973년 현대중공업, 1979년과 1981년 삼성중공업과 대우중공업이 각각 대규모 조선소를 건설하면서 급격히 성장해왔다. 두 차례의 오일쇼크와 세계조선산업의 불황으로 침체기를 겪기도 하였지만, 세계 단일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조선시장에서 일본과 대등한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조선산업이 국내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조선산업은 1997년 현재 전체 제조업에서 사업체수는 0.7%, 종사자수 2.8%, 출하액 3.2%, 부가가치액 3.3%에 이른다.2) 수출비중 측면에서 살펴보면, 1994년 이후 4년간 연평균 6,029백만 달러에 이르러 단일품목 기준으로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3번째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1998년 현재 전체수출액 중 6.1%를 차지하였다.3)
조선산업의 1998년 현재 인력현황을 기업별로 살펴보면 아래 <표 1>과 같다. 1998년 현재 7만 5천여명이 조선업체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중 조선부문 인력은 64% 수준이다. 또한 전체 조선인력 중 하도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25.5%에 달한다.
한편 일본조선공업협회의 전망을 기초로 하면, 1997년부터 2010년까지 신조선 건조수요는 대체수요를 중심으로 2,250만 G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기간별로는 2000년대 초반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2005년 수요가 정점에 달한 이후 다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일․유럽 조선공업협회의 ‘중장기 신조선 건조수요 전망(1999)’에 의하면 향후 5년간의 건조수요는 지난 4년보다 연평균 33% 증가, 2005년 이후에는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2000년대 중반까지 수요상승, 중반기에 절정, 그리고 이후 점차적 감소세가 예상된다.4)
<표 1> 조선산업 기업별 인력현황: 1998년 현재
구분
회사 |
기술직 |
기능직 |
사무직 |
하도급 |
계 |
합계 |
조선 |
비조선 |
조선 |
비조선 |
조선 |
비조선 |
조선 |
비조선 |
조선 |
비조선 |
현대 |
2,479 |
3,882 |
9,915 |
7,973 |
745 |
1,551 |
2,513 |
2,309 |
15,652 |
15,715 |
31,367 |
대우 |
899 |
374 |
5,608 |
2,260 |
557 |
1,226 |
2,254 |
2,137 |
9,318 |
5,997 |
15,315 |
삼성 |
819 |
548 |
3,703 |
419 |
540 |
210 |
2,626 |
1,201 |
7,688 |
2,378 |
10,066 |
한라 |
544 |
710 |
2,131 |
706 |
173 |
355 |
2,195 |
6 |
5,043 |
1,777 |
6,820 |
한진 |
557 |
316 |
1,467 |
358 |
133 |
44 |
1,520 |
303 |
3,677 |
1,021 |
4,698 |
미포 |
297 |
|
1,917 |
57 |
455 |
3 |
130 |
|
2,772 |
60 |
2,832 |
대동 |
390 |
|
780 |
|
86 |
|
1,414 |
|
2,670 |
|
2,670 |
대선 |
78 |
3 |
274 |
|
34 |
1 |
100 |
|
486 |
4 |
490 |
타코마 |
100 |
4 |
379 |
2 |
56 |
19 |
120 |
180 |
655 |
205 |
860 |
신아 |
59 |
18 |
139 |
|
26 |
5 |
340 |
|
564 |
23 |
587 |
합계 |
6,222 |
5,855 |
26,313 |
11,775 |
2,805 |
3,414 |
13,212 |
6,136 |
48,525 |
27,180 |
75,705 |
자료: 한국조선공업협회(1999), ꡔ조선자료집ꡕ, 한국조선공업협회.
그러나 대체선박 건조수요의 조기 고갈, 공급과잉과 수주경쟁, 중국/일본과의 경쟁양상 변화, 불리한 환율변동 등 국내 조선산업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가능케 하는 요인도 적지 않다. 조선산업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노사관계간의 상호관계의 측면에서 다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신조선에 대한 수요분석을 기초로 할 때, 몇 가지 불투명성에도 불구하고 조선산업의 안정적인 수요를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중단기적으로 볼 때, ‘산업 자체’의 불황 및 위기에 따른 조선산업의 심각한 구조조정이나 고용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그러나 조선산업의 호불황은 세계경제와 해운산업의 변화에 민감하고, 구조적, 우연적 요인들에 의해 호불황이 반복적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국내 조선산업의 경우 환율변동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매우 크게 변화한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따라서 조선산업의 경우 경영층이 ‘호황국면’이라는 상황인식에 동의해주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이같은 점은 경영환경과 관련된 노사관계 지형이 노사간의 전략 수립과 실행, 그리고 경제․경영 담론을 둘러싼 이데올로기적 경쟁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셋째,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최근 국내 산업의 구조조정은 신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 공세 속에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조선산업 대기업에서는 1990대 초부터 노동력의 신규채용을 극도로 억제하면서, 증가하는 건조물량을 노동강화에 기초한 생산성 향상과 하청을 통한 신축적 노동력이용을 통해 해결해왔다는 점에서 조선산업 구조조정은 개별 기업별로 이미 상당 기간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최근 삼호조선소, 대우조선, 대동조선 등의 구조조정에서 출발하여, 향후 개별자본의 공격적인 경영전략이 신자유주의의 맥락에서 추진되면서 조선산업의 불안요인을 매개로 고용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구조조정을 추진하거나, 고용안정성을 위협하면서 작업장 내에 보다 견고한 노동통제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향후 조선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청노동자들이 1차적 희생자라는 것을 말해 주지만, 고용안정성 및 노동조건이라는 측면에서 직영노동자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넷째, 최근 조선산업의 경쟁력은 선종의 다양화, 고도기술의 요구 및 납기준수 등 비가격경쟁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가격경쟁력은 여전히 중요한 경쟁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1990년대에 활발하게 추진되었던 신경영전략이 새로운 사고, 제품, 시장 또는 생산방법을 추구하는 ‘혁신(innovation)’보다는 주어진 목표를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 달성하기 위한 ‘효율(efficiency)’에 초점이 두었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점에서도 노동력의 안정적 동원을 위한 작업장 지배체제의 구축, 효율에 초점을 둔 지속적인 합리화 공세가 예상된다.
III. 조선산업 대기업의 사내하청
조선산업 대기업에서 기존 작업장 지배체제에 대한 노조의 대응, 그리고 노동조합운동의 성장과 관련하여 비정규노동, 즉 ‘사내하청’의 문제는 간과되어 왔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기존의 작업장 노사관계 관련 연구들에서도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노동의 문제는 사용자의 유연화 전략으로 개념화하여 논의하기는 하였지만, ‘사내하청(노동)’ 자체에 대한 구체적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즉 사내하청노동은 노사관계․노동운동 분야의 연구에서도 주변화되어왔던 셈이다. 아래에서는 조선산업 사내하청의 개념, 그리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용관계, 노동과정, 임금체계 및 복지후생, 산업안전, 그리고 이익대변체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조선산업의 사내하청은 법률적(민법상)으로 ‘도급’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사내하청의 개념적 규정은 매우 모호하다. 먼저 민법상 도급은 “당사자 일방(하청사업주)이 어떤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원청사업자)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민법 제664조)”하는 계약이며, 사실상 현재 존재하는 사내하청노동과는 거리가 있다. 사내하청노동은 “고용계약체결의 형식과 임금지급 등 주된 고용관계는 하청사업주와 노동자 사이에 체결되고 양자사이의 전체적인 사용-종속관계를 유지하지만, 원청기업 내에서 작업을 행하게 되므로 필연적으로 원청사업주의 지휘․감독을 받게 되는 노무공급형태”5)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도급을 다시 근로자파견과 비교하여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그림 1>은 원칙적인 관계망을 표현한 것으로 도급에서는 근로자 파견과 달리 하청노동자와 주문업체가 지휘명령관계를 형성해서는 안되지만, 현실적으로 그 같은 원칙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국, 원청기업은 사내하청과 ‘시장을 통한 계약’(distancing)을 통해 직접적 고용관계의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작업장내의 원청 관리체계에 하청노동을 종속시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사내하청은 이른바 ‘시장’과 ‘위계(고용)’의 경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근로자 파견 •도급

<그림 1> 근로자파견과 도급
한편 조선산업 사내하청인력의 연도별 추이를 보면 아래 <표 2>와 같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전체 조선 인력 중 하도급 비중은 90년대 초반 13~4%에서 90년대 후반 25%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하도급이 대부분 현장 생산직인 것을 고려하여 전체 현장 생산직 노동자(기능직+하도급) 중 하도급인력의 비율을 살펴보면, 90년대초 18% 내외에서 90년대 중반이후 33% 수준에 달한다.
<표 2> 연도별 조선인력 변동 (단위:명)
연도 |
기술직 |
기능직 |
사무직 |
하도급 |
계 |
1984 |
9,775 |
60,453 |
5,415 |
|
75,643 |
1985 |
10,531 |
56,629 |
5,320 |
|
72,480 |
1986 |
8,995 |
47,986 |
4,805 |
|
61,786 |
1987 |
9,550 |
43,780 |
3,818 |
|
57,148 |
1988 |
7,851 |
37,892 |
3,461 |
|
49,204 |
1989 |
8,086 |
39,645 |
3,172 |
|
50,903 |
1990 |
7,967 |
34,701 |
4,062 |
7,360 |
54,090 |
1991 |
6,756 |
33,518 |
5,301 |
7,582 |
53,157 |
1992 |
7,095 |
32,450 |
5,499 |
7,778 |
52,822 |
1993 |
7,336 |
31,637 |
7,198 |
10,549 |
56,720 |
1994 |
9,040 |
36,979 |
9,211 |
15,371 |
70,601 |
1995 |
11,775 |
39,236 |
7,333 |
18,986 |
77,330 |
1996 |
12,679 |
40,478 |
7,419 |
20,777 |
81,353 |
1997 |
11,726 |
40,370 |
6,481 |
19,222 |
77,799 |
1998 |
12,077 |
38,088 |
6,219 |
19,321 |
75,705 |
자료: 조선공업협회(1999), ꡔ조선자료집ꡕ, 조선공업협회(1989년도 이전 하도급 인원은 기능직에 포함).
1. 사내하청의 고용관계
조선산업 대기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용형태는 크게 상용고와 일용고로 구분된다. 상용고는 입사 이후 지속적인 고용관계를 맺지만, 일용고의 경우 일단위로 일급(당)을 받으면서 현장에 투입된다. 그리고 상용고의 경우, 임금형태를 중심으로 다시 월급직, 시급직으로 나누어진다. 여기서 월급직은 하청업체 관리층의 경우로 한정된다.
시급제 상용고와 일급(당)제 일용고는 업체와 노동자 측면에서 각각 상대적인 장단점이 존재한다. 업체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용개념인 일당제의 경우 인력조정이 자유롭다는 점과 일당으로 상대적 고기량자(숙련자)를 고용하는 것이 단기간에 일정 물량처리를 하는 데 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청노동자의 입장에서, 시급제는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적이고(시급제의 경우 고용주가 바뀌어도 고용이 승계되기도 한다), 상여금, 수당, 월․주․연차,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일당제는 단기로 고용되고 상여금, 퇴직금, 각종 수당 등도 없지만, 상대적 고임금 때문에 선호하기도 한다. 상대적 고임금의 전제조건은 통상 2년 이상 경력의 고숙련자이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고임금인 것만큼 노동강도가 세다는 점이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작업현장에서 일용․일당 노동을 “때려먹기”라고 이야기한다.
고용형태와는 관계없이 하청노동자들의 경우, 취업경로는 ‘인맥’을 통한 연고채용, 회사 발행 홍보지, 지역 신문 또는 정보지 등이 대부분이다. 특별히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신규입사자의 경우에는 용접기술학원, 또는 사내직업훈련원의 추천을 통해 모집하기도 한다. 연고채용의 경우에는 작업반장, 동료 작업자 등 과거 동일업체 근무자의 소개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작업집단에서 형성된 그같은 인간관계망은 고용불안정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6)
“같이 일하던 사람끼리 다 연줄로 알게 되고 그러니까, 어디 업체에서 몇 명을 필요로 한다라고 하면 그 (아는) 사람이 연락을 하기도 하고, 찾아가서 면담을 하기도 하고, 거의 다 그런 식으로 (채용이) 이루어진다 … 지방지 신문에 공고해서 모집을 하기도 하는데, 그 속에 모집되는 사람은 좀 초보자들, 기능이 낮은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모집한다.”(D조선 하청노동자)
하청업체는 노동자를 선발하면서 이력서를 기초로 과거 동일직무 근무경력을 고려하여 숙련등급(이를테면, A급, B급, C급 등)을 정한다. 그리고 숙련등급에 따라 임금수준도 결정된다. 숙련등급의 결정은 약간의 개별화된 교섭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노동시장 내 인력이동 과정 속에서 시장 내 기준이 형성된다. 다른 한편, 동일 원청회사 내 하청업체의 협의체(이를테면, 협력업체협의회 또는 사장단협의회)에서 임금의 하한선과 상한선을 공동으로 결정하여, 모든 업체들이 이를 수용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7)
물론 하청업체 사장이나 소장, 또는 작업반장 등 관리자들은 채용 이후 하청노동자의 숙련도를 재평가하여 숙련등급(곧, 시급 및 일급)을 조정한다. 그러나 잔업․특근에의 참여도, 결근율 등 근태, 작업장에서의 ‘태도’ 변수 등이 숙련등급 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시급 및 일급 산정을 위한 숙련등급의 조정은 노동규율을 확립하기 위한 통제의 효과도 수반하는 것이다.
사내 직업훈련소 수료 후 직영으로 취업이 불가능해서 하청으로 취업하는 경우는 있지만, 숙련형성 및 개발을 위한 하청노동자 대상의 교육훈련 기회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하청업체의 조건상 독립적인 교육훈련체계를 하청업체 자체로 형성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근속도 짧고 그 사람한테 가르쳐봐야 가르치는 도중에 나갈 수도 있고, 또 자격증만 따가지고 나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하청노동자는 (교육기회가) 전무하다고 봐야죠.”(H1중공업, H2중공업 전하청노동자)
한편 조선산업에서는 하청업체로부터 재하청을 받는 재도급업체 및 노동자들도 상당수 활용된다. 하청업체가 공기준수 등을 위해 일부 물량을 도급계약을 통해 재하청업체에게 맡기는 경우이다. 재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경우, 시급 또는 일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노동강도는 매우 높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하청노동의 고용불안정성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다. 전체적인 통계자료는 구할 수 없지만, H3중공업의 경우, 원청노동자의 근속년수는 15.49년인 반면, 하청노동자의 근속년수는 3.39년에 불과하다.
<표 3> H3중공업 원청 및 하청 근무연한 비교8)
|
근속년수 |
평균 |
표준편차 |
하청 |
3.39 |
4.09 |
원청 |
15.49 |
7.85 |
자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2000), ꡔ조선업종 근로자 건강관리체계 연구: 협력업체 도장부서 근로자 중심으로ꡕ, 2000년도 산업역학조사센터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시급제와 일당제의 운영방식에 따라 고용형태별 근속년수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지만(일반적으로 시급제가 상대적 장기, 일당제가 상대적 단기), 하청노동자들이 생각하는 자신 또는 동료들의 근속년수는 위의 통계치보다 훨씬 단기이다. 하청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평균 근속년수를 1년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관리자를 빼면 근속년수가 1년이 넘는 사람이 7분의 1, 8분의 1정도”(S중공업 하청노동자)로 근속년수는 매우 짧다는 것이다. 이는 원청-하청 기업간의 불안정한 계약관계, 하청노동자의 자발적 이직 때문이기도 하지만, 퇴직금 등을 고려 1년 이하의 기간으로 고용하는 하청업체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근속년수는 나이와 상관관계를 갖기도 하는데, “20~30세는 자기가 숙련되었다고 생각하면 3~6개월 단위로 자꾸 이동하고, 그렇지 않고 가정이 있는 30대는 1년 단위로, 40대가 넘어가면은 2~3년 단위로 이렇게 해서 … 옮기는 건 현실화되어 있는데, 이렇게 나이마다 차이”(H2중공업 하청노동자)가 나기도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하청노동자의 고용불안정은 하청업체의 특성상 구조화되어 있다. 원청업체의 경우 불안정한 작업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하청노동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청노동의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것은 필연적인 귀결이다.
“우리가 20년 가까이 이런데서 일하지만 퇴직금을 타 본 게 기억이 안날 정도니까. 이거는 우리가 떠나고 싶어서 떠나는 경우도 있지만, 물량이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 계속 이런 것으로 반복하다보니까 …”(D조선 하청노동자)
“예를 들어 우리가 50명이 일하다가 결국은 어느 시점에 가서 공사가 다 되어가면 40명이 필요해지고, 30명이 필요해지고, 나머지 사람들은 물량이 없음으로 해서 어디론가 나가주어야 하거든요. 사실은요. 그러다 보면 다른 일자리를 찾아서 자기 스스로 가야지, 안가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니, 스스로 알아서 떠나야죠.”(D조선 하청노동자)
하청노동자의 높은 이직률은 하청노동자들이 임금인상, 작업장내 고충의 회피를 위한 방편으로 타사로 이직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청업체의 경우 지속적인 고용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이같은 개인적 선택은 매우 합리적 선택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청업체가 일방적인 임의해고를 자유롭게 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급조정에서의 불이익, 작업조직 내 인간관계에서의 고립시키는 방법 등으로 퇴사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업체가 이직률이 높은 게 조금 다니다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업체에서 백원을 더 준다던가, 그러면 그냥 말없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부분인 것 같아요. 특별나게 해고라는 것이 워낙 조심스러우니까, 우리도 그러진 않거든요.”(D조선 하청업체 총무)
“(해고를) 공식적으로 통보는 안하고 지쳐서 나가떨어지게, 요즘 학생들 유행하잖아요, 왕따. 그게 회사에서는 몇 년 전부터 있었는데, 조에서 따돌림당하고, 관리자한테 따돌림당하고 … (현장관리자가 따돌리라고 말하면) 협조해야지요. 그렇지 않으면 자기도 따돌림당하니까. 그런 식으로 해서 퇴사하는 경우가 많죠.”(D조선 하청노동자)
물론, 최근 하청노동에 부당착취와 취업방해가 문제가 되었던 D조선 하청업체 S기업의 경우, 소속 노동자를 일당제 고용형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원할 때 언제든지 퇴사, 3일 이상 무단결근시 해고” 등 매우 부당한 노동계약을 제시하였던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근로계약 자체가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맺어지는 경우가 많다.
조선산업관련 하청노동자의 경우는 울산(H1중공업), 거제도(D조선 및 S중공업), 목포(H2중공업) 등 원청기업이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노동시장이 형성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하청노동자의 경우 빈번한 이직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위해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드물고, 타산업 타직종으로의 이직도 많지 않다.
“직종을 바꾸어서 다른 일을 해보려는 사람은 10%도 안되고, 혹 가다 한 사람씩 나이도 들고 어쩔 수 없어서 다른 일자리를 찾는 사람, 집에서 먹고 살려고 옮기는 사람 외에는 거의 똑같이 일을 하는데 현장을 옮긴다는 것뿐이지요 … 자동차가 필요로 하고 내가 갈 의사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는 일 아닙니까. 그런 직종변경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D조선 하청노동자)
하청노동자의 고용관계는 사내하청업체와의 사이에 형성되지만, 원청인 대기업 관리자의 통제를 강하게 받기도 한다. 아래는 D조선 하청업체 S기업 노동자들이 이직과정에서 원청기업의 방해에 부딪쳤다고 주장하는 노동자의 면담내용이다.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서 한마디라도 하는 사람은 찍힌다. 업체에서 블랙리스트를 올리고, 그러면 (원청의) 외주관리부에서 타업체로의 이직을 봉쇄한다 … 심지어 직영의 한 직장은 ‘내 허락 없이 업체이동 못한다. 내가 얼굴 다 아니까 이력서 보고 제외시킨다. 근태관계 조사해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 협박을 하기도 했다.”(D조선 하청노동자)
2. 사내하청노동자의 노동과정
사내하청이 이용되는 직종 및 직무는 이른바 3D직종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하청노동자들의 일반적 인식이다. 실제로 도장부서와 같이 보다 힘든 직종의 경우, 사업장 전체 생산직 노동자 중 하청노동자의 비율은 훨씬 높다. 1997년 현재 도장부서의 하청노동자비율은 H1중공업, D조선 모두 41%에 달한다. 동일년도 조선산업 대기업의 조선부문에서 하청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H1중공업, D조선 각각 19%, 18%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큰 차이이다.
직종간의 차이뿐만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작업할당에서도 직영과 하청은 차별적이라고 현장 하청노동자들은 말한다. 예를 들어 “똑같은 배, 동일한 작업, 동일한 도장을 해도 좁고 어둡고 위험한 데는 하청”(H3조선 하청노동자)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작업현장에서 이같은 경향이 발생하는 이유는 난이도가 높은 작업일수록 원청기업에서 맨아워 예산을 보다 많이 책정해주거나, 맨아워(MH)당 임률이 높기 때문이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하청노동자들은 직영노동자와 차별되는 직무의 할당에 불만을 토로한다.
“딱 보면 이런 것이 있어요. 더운 여름날 보면 여름에 더운데 들어가기가 더 힘들잖아요. 똑같은 일이라도 좀 덜 더위 타는 이런 데는 직영사람들이 한다든지, 조건이 안 좋고 가스 많이 차고 흄 많이 생기는 밀폐된 공간, 이런 데는 외주사람들이 많이 하죠.”(D조선 하청노동자)
작업장내 지휘감독 관계를 살펴보면 하청노동자들은 하청업체 관리자 외에 원청기업의 관리자들의 지휘감독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표 4> 작업장내 지휘․감독 관계
설 문 |
응답자 |
설문 문항 |
원청
(a) |
하청
(b) |
원청
일부 하청
(c) |
하청
일부 원청
(d) |
총계 |
휴식 및 작업시간관리 |
A |
|
3 |
|
|
3 |
B |
|
17 |
1 |
7 |
25 |
C |
|
2 |
1 |
2 |
5 |
배치 결정 |
A |
|
2 |
|
|
2 |
B |
1 |
19 |
|
5 |
25 |
C |
1 |
2 |
2 |
1 |
6 |
재료 및 자재
제공자 |
A |
1 |
|
2 |
|
1 |
B |
12 |
2 |
8 |
1 |
23 |
C |
3 |
|
1 |
|
4 |
자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2000), 윗 글(설문대상은 조선공업협회 소속 10대 조선소였으며, A는 원청산업담당자(3개 업체 소속 각 1명), B는 하청산안담당자(25개 업체 각 1명), C는 노조 산안담당자(5개 노조 각 1명)이다).
위 <표 4>는 D조선, S중공업, H1중공업, H2중공업, H3중공업의 원청산업담당자, 하청산안담장자, 노조 산안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먼저 휴식 및 작업시간관리는 원청에서 관리하는 경우는 없었지만, 하청업체가 관리하고 일부 원청관리자가 개입하는 경우(d), 그리고 원청관리자가 관리하고 일부 하청관리자가 관리(c)한다는 응답도 상당하다. 하청노동자의 배치결정과 변경에 대한 지휘․감독은 (c), (d) 경우 이외에도 원청(a)이 담당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청노동자가 사용하는 재료 및 자재는 거의 원청사용자가 주도적으로 제공한다는 응답이 많다.
원청관리자 또는 현장감독자들은 하청업체 또는 하청노동자들에게 공기준수, 품질향상, 사규엄수, 정리정돈 등 생산관리 분야에서 세세한 작업장 규칙에 이르기까지를 지휘 또는 요구하기도 한다. 이처럼 원청관리층과 하청노동자간의 관계는 실질적인 지휘․감독의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고용문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기 때문에 인간적 유대 역시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그 사람들은 엄밀히 따져서 칼자루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고 우리들은 그 사람들이 필요로 해서 들어온 경우이니 보이지 않는 선, 선 같은 것, 느낌 같은 것이 항상 존재한다고 봐야죠.”(D조선 하청노동자)
직영과 하청 노동자들과의 관계는 매우 소원한 편이며, 때에 따라서는 직영노동자들의 ‘귀족주의’를 비판하는 하청노동자들도 있다.
“직영노동자와 알기는 하지만 대화가 없다. 직영노동자들은 권위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직영관리자는 자기 마음대로 (하청노동자에게) 지시한다.”(D조선 하청노동자)
“원청과 하청의 관계가 양반과 종의 관계라, 그런 분위기가 없지 않아 많이 있다.”(S중공업 하청노동자)
또 다른 한편으로는 동일직무, 동일노동을 수행하는 경우라도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노동조건의 차이는 직영과 하청 노동자간의 심리적 거리를 조장하는 기본적 요인이다.
“(직영노동자가 하청노동자를) 배척한다기 보다는 직영에 비해서 외주사람들이 열등감을 가지고 있거든요. 왜냐면 연봉에서 차이가 나버리니까, 똑같은 일을 하고서도 자기가 받아가는 임금자체가 차이가 나거든요. 그러다 보니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 이년도 아니니 자연히 그런 것 가지고 많이 어울릴 수 없고, 그러다 보니까 같은 현장에 있어도 잘 안 어울리죠.”(D조선 하청노동자)
한편 하청노동자들간 사회적 관계는 하청업체간을 넘어선 인간관계망의 형성을 볼 수 있으며, 물론 친밀한 인간관계의 형성은 기업 내에서도 같은 작업조직의 경우보다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
“서로 소개(취업자리)도 해주고, 하청노동자들끼리는 사이가 좋죠. 예를 들어서 저쪽에서 일 다하면 회사를 소개해주기도 하고, 서로가 상당히 그렇게 해서 생활을 해나가는 것이죠.”(D조선 하청노동자)
“도장부의 경우는 가장 위험하고 힘든 작업이기 때문에 한 회사 안에서도 조만 유난히 챙겨요. 내가 다쳤을 때 구해줄 사람은 너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조원들끼리는 저 사람 집에 숟가락 몇 개다 이런 것도 아는 형편인데 다른 조는 조금 멀어져요.”(H1중공업, H2중공업 전하청노동자)
하청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평일의 경우 오전 8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으로 일 9시간 노동이 일반적이다. 토요일의 경우 오후 5시까지 근무, 일요일의 경우는 휴무 또는 격주 휴무제가 이루어진다. 법정공휴일 등에 대한 유급휴무에 대한 규정은 고용형태(일당제, 시급제)별로, 기업체별로 상이하다.9)
조선산업 도장부서 노동자에 대한 자료에 의하면, 평균 월노동일수는 D조선의 경우(사례수: 48) 27.19일, H3중공업의 경우(사례수: 124) 29.25일에 육박한다. 따라서 조선산업 하청노동자들의 경우, 월노동일수를 기준으로 할 때, 매우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장시간 노동은 시급․일급 노동자의 경우 임금수준의 유지를 위해―저임금에 의해 구조적으로 강제된 것이지만―표면적으로는 자발적 의사에 의한 측면이 존재하지만, 하청업체의 관리․규제를 고려한다면, 잔업과 특근 역시 하청노동자에게 선택지가 열려있는 것은 아니다.
“제가 처음 입사한 게 8월 16일이고, 처음 쉰 날이 10월 3일. 일요일도 없고 교인인데 교회는 상상도 못하고, 분위기 자체가 내 개인적인 볼일을 위해 일요일을 쉬면 다음날 오면 분위기 자체가 매우 험악해진다. 다른 사람들은 일하는데 너는 왜 쉬느냐. 그러니까 일요일도 마음놓고 쉬지도 못한다.”(H1중공업 하청노동자)
다른 한편, 하청노동자들은 매우 높은 노동강도에 대해서도 불만이 높다. 업체 내 관리자들은 시급산정, ‘사회적 인정’ 등의 방식으로 노동강도를 강화하기도 한다.
“(얼마전) 산재사고 난 사람도 들어올 때 3,100원을 받았는데 사고나기 전 4,000원을 받았다. 이 사람 일하는 스타일은 빨리 끝낸다. 막 이런 식으로 치워버리니까, 무리를 줘가면서 작업하는데 관리자들이 그런 사람을 키운다. 그런 식으로 이용해 먹죠. 관리자들이 띄우다 보니까 자기도 붕 떠가지고 …”(S중공업 하청노동자)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동강도의 강화는 사실상 원청업체와 하청업체와의 계약관계 측면에서 구조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자기네들(하청관리자)이 원하는 생산성을 바라는 거죠. 하청하고 원청하고의 관계가 엔진탑재하는 데 1,300시간을 줍니다. 그걸 맨아워라고 하는데 900이나 1,000 맨아워 안에 끝내야지만 업주가 200~300을 챙겨서 임금도 주고 자기 것도 챙기는데, 그러다 보니 자기네들이 말하는 생산성 위주로 작업자들을 이끈다.”(S중공업 하청노동자)
직영노동자들의 경우도 책정된 예산을 맞추면서 작업을 해야 하는 부담을 갖지만, 하청노동자들은 직영에 비해 하청노동자들이 생산성 또는 맨아워 절감에 대한 압박이 더 크다고 말한다.
“원청은 자기 물량을 자기가 차고 나가면 자기 물량을 하루에 다 못해도 관리자가 그렇게 심하게 터치하지를 못하는데 하청같은 경우에는 자기물량을 다 못채우면 사람들 보는 앞에서 … 인격적으로 모욕을 하고 일도 못하는 게 개기고, 돈 많이 달라고 요구만 해싸코 … 더러운 소리 안 들으려고 열심히 해보자, 해보자 그러죠.”(H1중공업 하청노동자)
“저희가 원청 지원가서 일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원청에서 하는 일은 원리원칙을 다 지켜가면서 일하고 서두르고 그런게 없고 안전을 지키면서 하도록 시키고, 하청사업장은 그런게 다 무시되고 무조건 요시간 안에 끝내야 하니까, 그래야 이익창출도 가능하고 …”(S중공업 하청노동자)
다른 한편 하청업체 자체의 인원조정은 상용고 외에 일용고를 채용하거나. 상용고의 경우에도 물량이 부족할 경우 잔업을 통제하거나,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것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3. 사내하청의 임금체계와 복지후생
하청노동자의 임금수준은 시급, 일급으로 단순 비교하면 직영보다 많은 경우도 있지만, 상여금, 각종의 수당, 기타 복지후생제도(자녀학자금지원 등) 고려하다면 직영노동자의 60~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은 전체적인 보상수준으로 볼 때, 직영에 비하여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것도 숙련도가 떨어지고 근속년수가 짧은 경우, 상대적 저임금 실태는 보다 심각하다. 하청노동자들은 “1년 미만은 연봉 1,400(만원) 받고, 월급 받아서 카드 메꾸면 적자”(S중공업 하청노동자)라고 말한다. 임금형태를 살펴보면, 하청업체의 반장 또는 조장의 경우 월급제이지만, 일반 노동자들의 경우 시급제 또는 일급제이다.10)
하청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D조선 하청업체의 경우, 상용고는 법정공휴일의 경우 8시간의 노동시간을 인정해주지만, 일급제는 인정되지 않는다. 일급제는 “일을 안하면 돈이 없다. 그때 쉬든지 일하든지 일 한 만큼, 일급제는 일요일날 일하면 특근 이런게 아니고, 그냥 하루 하루 일하는 개념”(D조선 하청업체 총무)이다.
과거 하청노동의 경우 시급제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일당제가 확산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변화는 경제적 유인을 통한 노동강도의 강화와 연관된다.
“일단 작업자들은 시급제를 원하거든요. 이 일당제 바람이 어디서 불기 시작했냐면, 거제도에서 시작했는데 일당제를 써보니까 시급제들은 시간만 가면은 돈이다. 그러니까 시간 때우기 그런 식으로 일을 했어요 … 물량이 빨리 안 준다고. 일당제 데려다 쓰다 보니까, 시급제가 왠종일 일해서 만원이다 그러면 일당제는 하루 4만원 정도 주거든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은 목숨 걸고 일해요. 너는 일을 젤 잘한다 하면 넌 얼마. 이렇게 차등해서 지급하는데 당신이 이 사람 따라가면 거기에 맞게 일당 주겠다. 그렇게 되면 밑에 있는 사람은 그 사람과 같이 돈을 받기 위해 죽기살기로 하다보니까 일당이 계속 올라가고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일당제를 선호하게 되는 거고. 어차피 내가 이 회사에 있어봐야 1년 채우고 갈꺼요. 달달이 200만원씩 받자. 그런 형태로 추세가 돌아가고 있죠.”(H1, H2중공업 전하청노동자)
임금체계의 측면에서 본다면,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은 연공적 성격은 없고, 직무급 또는 직능급적 성격을 갖는다.
“우리같이 한 20년 했고 나이도 실제 40대 넘는 사람도 있고 이렇거든요 … 예를 들어 용접같은 경우는 20년 한 사람이나 지금 5년 한 사람이나, 우리가 어떤 프로젝트를 놓고 이 사람도 할 수 있고 20년 한 사람도 똑같이 할 수 있고 이러면 임금도 똑같아지거든요 … 그 사람이 나이가 적다고 적게 주는게 아니에요. 똑같이 일하니까 임금도 똑같이 주거든요.”(D조선 하청노동자)
임금인상은 하청업체 관리자와 노동자간의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다. 관리자층이 임금을 인상해주는 이외에, 개별적인 임금인상 요구는 반장 또는 소장(업체대표)과의 면담을 통해 이루어진다.
“먼저 반장한테 중간관리자한테 임금에 대한 사항에 대해서 불만을 이야기하고, 반장이 소장한테 이야기를 한다든지, 아니면 직접 (소장을) 면담해가지고 타당성을 얘기하고 시정해 줄 것은 시정하고, 그렇다고 면담을 했다고 해서 임금을 깎이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한번 정도 면담을 하는 게 더 이득이 되죠.”(D조선 하청업체 대리)
작업현장에서 하청노동자들의 불만은 의외로 “인간적인 문제” 또는 “사소한 문제”인 경우도 많다. 이를테면 회사 출입증의 모양 차이, 직영노동자와의 식대의 차이(D조선의 경우 직영은 5백원, 하청은 2천원, H중공업 직영 8백원, 하청 2천8백원 등), 기업 및 노조의 기념품 지급 문제 등에서 하청노동자들은 인간적 차별을 경험하는 것이다.
“추석, 명절 때 S중공업 같은 곳에서는 협력사하고 원청사하고 선물 같은 게 똑 같습니다. 그러나 이 D조선은 차등합니다. 그런데서 불만이 좀 많지요 … 직영은 4백원 내고, 하청은 2천원 내고, 계란 후라이라도 더 주면 제가 이런 얘기 안하죠. 먹는 것부터 치사하면 살 맛 안나죠.”(D조선 하청업체 대리)
4. 사내하청과 산업안전
산업재해 및 직업병과 관련해서도 하청노동자들은 매우 불리한 위치에 처해 있다.
“하청노동자들이 산재비율이 더 높다. 당연한 일이다. (하청업체의 산업안전를 관리하는) 산업안전관리협회는 매우 형식적이다. 직영은 직업병 판정을 받도록 조합에서 요구하지만, 하청은 그렇지 못하다. 산안의식이 낮다. 난청같은 경우는 이직률이 높기 때문에 책임지지 않는다.”(H3조선 하청노동자)
직영노동자들도 마찬가지지만,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도 산업재해보다는 ‘공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원청과 하청업체와의 관계, 하청업체와 하청노동자간의 관계에서 하청업체 및 노동자가 처한 매우 열악한 처지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산재처리를 하면 차후에 회복이 되었을 때, 산재경력을 이유로 불이익이 따른다 … 산재경력이 있으면, 취업자체가 어렵고, 그런 분위가 있다 보니까 왠만하면 산재처리 안하고 손가락 뼈 한두 개면 산재처리 안하고 공상처리를 하죠. 회사측에서도 니가 계속 일하려면 공상처리를 해라라고 말한다. 회사 자체 내에서 원청은 모르게 공상처리를 해버리죠. 그게 원청에 알려지면 회사 자체가 업주에게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모르게끔 자체적으로 처리하죠.”(S중공업 하청노동자)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직영에서 (인정을) 안해줄 뿐만 아니라 하청에서 올리지도 않아요. 올리게 되면은 업체 점수가 깎이기 때문에 … 하청에서 올리기가 무서운거죠. 어떻게 해서든 합의를 봐서 공상처리를 하고 해서 임금 다 주고 병원비 주고, 후유증 있으면 대 주겠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이런 조건이 나오고 그렇지 않으면 임금은 주겠다. 이런 식으로 공상처리를 많이 하죠 … 블랙리스트라는 게 있어요. 노동운동 했다든지 산재신청해서 처리받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산재처리 끝난 뒤로 바로 해고에요. 그리고 그 업체에 못들어와요. H1중공업이면 H1중공업이나 H2중공업(동일그룹 계열사) 밑에 있는 어떤 업체도 못들어가요.”(H1중공업, H2중공업 전하청노동자)
“본인이 산재로 하려고 하면 회사에서도 그러지 말고 공상으로 하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죠 … 원청에서는 (산업재해 발생사실을) 알지도 못하죠. 보고도 안하니까 … 하여간 (하청업체가)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사고나면 규정에 어음이 30% 나간다 해서 불이익을 주니까 작업자들 한테는 규제가 더 심하죠.”(D조선 하청노동자)
<표 5> 건강검진 및 작업환경측정 실시여부
특수건강검진 실시 여부(단위:%) |
원청업체 실시
협력업체 실시
미실시
모름 |
43.7
27.4
22.2
4.44 |
작업환경측정 실시 여부(단위:%) |
원청업체 주관 측정
협력업체 주관 측정
미실시
모름 |
49.03
17.04
5.19
23.7 |
자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2000), 윗 글.
위 <표 5>는 D조선의 도장부서에서 근무하는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표 5>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특수건강검진은 원청업체가 실시하는 경우가 43.7%로 가장 많았고, 하청노동자 중 22.2%는 검진의 경험조차 없었다. 작업환경측정의 경우도 원청업체가 주관하여 실시하는 경우가 많고, 실시한 적이 없다는 응답도 5.19%였다. 그밖에도 하청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산업안전보건체계는 매우 형식적이라는 것이 현장노동자들의 인식이다.
“산업안전관리공단에서 작업환경조사를 하는데 현장작업자들은 하나마나라고 생각을 하죠. 그것은 형식적이라고 생각을 하죠 … (직영 노동조합에) 산업안전관리부라고 있는 것은 아는데, 외주하고는 거의(무관한 일이다), 아예 교육이라고 한 것도 없고. 외주노동자들한테 법률적인 교육,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교육, 이런 교육들을 해주어야 하는데, 그런 것은 전혀 없죠. 안전교육은 거의 형식이죠.”(D조선 하청노동자)
작업현장에서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고성 재해의 경우는―공상으로 처리된다고 할지라도―부분적인 보상이라도 가능하지만, 직업병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개인 질병이라던지, 그런게 아니고서는 아직까지 밝혀져서 구제된 것을 보지 못했으니까. 그것이 개인적인 질병인지 산재에 해당하는 병인지 그것을 구분하는 방법이 없으니까, 현재까지는 아프면 개인질병인지 알고, 어디 다치고 부러지고 피나면 산재인줄 알고 그런거죠.”(D조선 하청노동자)
다른 한편,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 및 보호구의 사용도 맨아워의 절감 또는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관리 소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제가 최초로 안전벨트를 차고 작업하러 갔죠. 그때는 안전장치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런게 분위기 자체가 관리자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안전벨트를 차고 작업하는 건 겁쟁이다.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 놨지 때문에 안전벨트를 찰 생각을 못했다. 실질적으로 시급이라든지 불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에 …”(S중공업 하청노동자)
5. 사내하청노동자의 이익대변
현재 상황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이익대변기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를테면 하청노동자들의 경우 ‘이직’(exit)만이 가능할 뿐, ‘요구’(voice)는 가능한 선택이 아닌 것이다. 하청노동자들의 경우, 이같은 현실의 원인과 대안을 노동조합의 존재유무에서 찾는다.11)
“산재사고가 나가지고 사망사고가 났잖아요, 보상 자체가 다릅니다. 취업방해를 받아도 외주에서는 쳐다만 보고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원청같은 곳에서는 노동조합이 있으니까, 만약에 저렇게 되면 난리가 나는 거죠. 그러니까 보호를 받는데 하청노동자 같은 경우에는 전혀 그런 것이 없으니까 … 하청노동자가 (무엇인가 요구를 해도) 직영 노동조합 같은 데서는 남의 일처럼 보고 있거든요. 그런게 차이가 엄청나죠. 노동조합이 막말로 있는 거하고 없는 것하고 엄청난 차이가 나죠.”(D조선 하청노동자)
현재의 조건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해줄 거의 유일한 기구는 직영의 노동조합이라고 판단되지만, 원청기업 노동조합에 대한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이를테면 “(노동조합은) 직영만을 위한 것”이며, “직영자신의 밥그릇을 차기 위한 노조”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직영 노동조합에 대해) 불만이죠. 하청노동자들에 대해서는 D조선에서도 보기를 그냥 남의 사람처럼 보니까, 전혀 융합이 안되는 거지. 백 마디를 해도 단 한마디도 외주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없으니까. 파업이라든지 이럴 때도 (직영 노동조합에서는) 외주노동자들이 참여해주기를 바란다고요. 그럼 주는 것은 하나도 안주면서, 이런 식이거든요. 외주노동자들 먹고 살려고 밤에 나가 일하다 맞을 뻔하고 그랬거든요. 줄 때는 전혀 남같이 하고 이러니까 어울릴 수가 없죠.”(D조선 하청노동자)
하청노동자들은 직영으로 전환을 원하고 있지만, 극도의 고용불안정 상태에 있는 하청노동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집단적 의지와 행동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98%의 사람들이 직영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인데 … 하청노동자들이 하청직영화, 하청노조 건설 이런 걸 다 인식하면서도 내 목이 짤릴까봐, 내 생계가 위험할까봐 주면 주는 대로 이런 식으로 살란다. 밥상을 차려주지 않으면 이런 식으로 살란다 이런 식이죠.”(D조선 하청노동자)
그렇지만 하청노동자를 조직하는 문제는 여러 가지 난관이 존재한다.
“가장 큰 장애는 노동자들이 주저한다는 점이다. 하청에서 해고되면 자신밖에 없다. 지원이 별로 없는 것이다. 업체가 계약해지하면 그대로 실직이다. 다른 업체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지역을 떠나야 한다.”(H3노조 하청노동자)
다른 한편 노동자내부의 문제, 특히 직영노동자와 하청노동자간의 이해관계의 대립과 갈등이 직영 및 하청노동자의 공동조직화에 큰 장애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자간의 갈등이죠. 내부 갈등. 이게 가장 심각하다고 보거든요. 하청은 원청을 부러워하고 원청은 하청을 무시하고 깔보고. 이런 벽이 무너지지 않고서는 한 울타리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 길이 없죠. 원청(기업 및 경영층)의 탄압이라는 것보다 노동자간의 갈등이 더 큰 장애물이다.”(H1중공업, H2중공업 전하청노동자)
IV. 결론
지금까지 일반적인 조선산업 현황, 그리고 조선산업 대기업의 사내하청노동의 실태를 살펴보았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조선산업 대기업에서 개별자본의 수량적 유연화 전략에 의해 호불황기 또는 일시적인 물량변동에 따라 인력공급을 조절을 위한 주변노동자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들의 고용․노동 조건 역시 중심(직영)노동자층에 비교하여 매우 열악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하청노동자들의 불만과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이익대변기구 역시 존재하지 않으며, 산별노조의 건설과 강화를 서두르고 있는 현시점에서도 그들의 함께 하는 조직화 방안 또는 차별철폐 노력은 매우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최근 몇몇 노조들은 하청노동자를 ‘완충지대’로 두어 직영노동자의 고용을 보장받으려는 그릇된 유혹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이중(원청․하청)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힘든 싸움을 전개하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을 방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10여년간의 기업별 노조체계의 관성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노동조합운동이 주변노동자층을 배제하면서 대기업 중심, 중심(정규)노동자 중심의 노동운동을 전개해 왔다는 사실에 대한 반성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물결 속에서, 보다 공세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개별자본의 노사관계 및 작업장 관리전략을 생각한다면 문제는 보다 심각하다. 향후 다각적인 구조조정 및 경영합리화에 직면하여 중심노동자층과 주변노동자층이 경쟁하며 대립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결국 양자 모두 희생자의 위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위기의 시기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걸음 앞선 노동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1) 이 글이 기초한 면접조사는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내 ‘조선산업 사내하청 연구모임’ 참가자인 이은숙, 황현일, 박정미, 전김명훈, 문종면의 공동작업에 의해 이루어졌다.
2) 삼성경제연구소(1999), “한국 조선산업의 현황과 성장잠재력”, 삼성경제연구소.
3) 김진현 외(1998), ꡔ해양21세기ꡕ, 나남.
4)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편집부(1999), ꡔKMI세계해운전망 2000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5) 김재영(1998), “금속산업 사내하청 노동자의 산업안전보건실태와 정책대안”, ꡔ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산업안전보건 문제 및 대책마련 토론회 자료집ꡕ,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
6) 반면 하청업체(사용자)측의 입장에서 이같이 인간관계 망을 통해 동료/선후배 등이 집단적으로 입사하는 방식이 부담이 되기도 한다. 업체에 불만이거나 여타의 사정 등으로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퇴사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7) “사장단 협의회가 있는데 거기서 담합을 해서 최고/최저 시급을 결정해 버립니다. 그래서 만약 양심 있는 사장이 있다 하더라도 많이 줄 수가 없어요. 만약 그러면 다른 사장한테서 항의가 들어와요.”(S중공업 하청노동자)
8) 설문조사 대상에는 관리직, 사무직, 생산직 전체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 조사결과는 조선산업 대기업 중 한 업체에 한정된 것이며, 조선산업에 종사하는 전체 하청노동자들의 근속년수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9) “일당제는 상여급이 없고요 … 퇴직금은 시급제에만 적용이 되고 일당제에는 적용이 안되죠 … 시급제 같은 경우에는 법정 공휴일, 일요일 이럴 때는 유급처리 되고 연월차 쓰면서 쉬면 되는데 일당은 나오면 일하고 안나오면 결근이고. 법정 공휴일도 없고. 시급제는 출근하면 특근 수당을 달아주는데 일당은 그런 개념이 없죠 … 잔업시 임금은 보통 150%, 시급제의 경우는 그렇게 주는데 일당제는 그러한 개념이 없죠. 일일 9시간 근무 얼마. 그렇게 해서 시간이 초과했을 때, 한 시간당 만원. 일당이 얼마든 잔업시간에 들어가면 시간당 만원. 그건 조선소마다 공통적으로 매겨져 있죠.”(전 H1중공업, H2중공업 하청노동자)
10) 일부 하청업체에서는 ‘직시급’이란 독특한 임금체계를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 취업방해 등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D조선의 S하청업체가 그 한 사례이다. 직시급을 명시한 S하청업체의 근로계약서에는 “1일 기본 근로시간을 정하지 않고 실제 근로한 시간으로 급여를 지급한다. 직시급 8,300원 중 10%는 주, 년, 월차 및 수당,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이다”라고 적혀있다. 이같은 임금체계에 대해 해당 지역 지방노동사무소는 근로기준법 위반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S하청업체측은 “직시급제는 그간 관례”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실제 D조선의 경우 직시급을 받는 하청노동자는 약 2000~25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대우조선 사내하청 임금체불․취업방해 및 집단폭행 진상조사단(2000), “대우조선 사내하청 임금체불․취업방해 및 집단폭행 진상조사보고서”를 참조.
11) 노동조합 가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때 ‘노사협의회’를 통한 이익대변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어려워 보인다. 참고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노사협의회가 있다는 응답이 5.3%, 노사협의회가 없다는 응답이 68.1%, 그리고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이 26.5%였다.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 울산본부(2000.7.24), “사내하청, 파견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철폐와 조직화를 위한 기자회견문” 중 “<참고자료1>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의 실태 및 의식조사 결과”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