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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위기와 노동조합의 대응 방향

현장에서 미래를  제65호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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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위기와 노동조합의 대응 방향


강 동 진
노동자의 힘(준비모임) 보건복지기획단





재정안정화에 맞춰져 있는 논란들
5월이면 직장의료보험, 7월이면 지역의료보험이 파산지경에 이르고, 올해에만도 적게는 4조원, 많게는 6조원에 달하는 적자가 예상되는 건강보험 재정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둘러싼 3월 한 달을 뜨겁게 달아오르다가 지금은 흥분상태가 가라앉아 있지만 언론에서는 ‘부당․허위청구’에 대한 심사의 강화, 검찰의 특별조사, 처벌 및 감시의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여전히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은 임시국회 개원연설에서 5월에는 ‘국민이 믿을만한 확실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였다. 그 이전 3월 28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안정을 위한 단기대책’ 주요 내용은 △진찰료와 원외처방료 통합 △주사제 처방료․조제료 삭제 △동일성분의 저가약 사용시 인센티브 부여 △항생제 과다사용 의료기관 진료비 삭각 및 명단 공개 △진료비․약값 청구 정밀심사율 60%까지 상향 △부당청구 혐의가 있는 의료기관․약국 현지 조사 및 행정처분 강화 △분기별 약가 조사 실시해 약가 인하 △보험료 징수율 92%에서 97%로 상향 △국고 조기배정, 금융기관 차입 △소득있는 피부양자 보험료 부과 △건강보험에 가입 안한 5인 이상 사업장 강제가입 △5인 미만 사업장 직장의보 편입 등이 그것이다.
을 발표하였다. 대부분은 건강보험재정 지출에서 범죄적인 성격과 비효율적, 비합리적인 부분을 제거하거나, 노동자․민중에게서 누락되어 있는 수입원을 보충하겠다는 것이다. 보험료 미납자의 경우 재산압류까지 하겠다는 엄포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건강보험 재정위기의 원인을 둘러싼 논쟁은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나뉘어 진행됐다. 의약분업․의보통합 정책 원인론과 부당한 수가인상 원인론이 그것이다. 전자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언론, 직장의료보험노조가 소속된 한국노총 등이 주요 의견을 밝혔으며, 후자는 시민단체 건강연대, 민주노총 등이 참여한 ‘부당한 건강보험료인상 반대와 건강보험의 근본적 개혁을 위한 노동․농민․시민단체 공동대책위원회’를 말한다.
등이 주로 주장을 하였다. 하지만 온갖 통계 놀음과 숫자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는 과정이 수없이 되풀이된다 하더라도 이들 모두 건강보험 재정위기가 담고 있는 본질에는 접근을 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은 건강보험재정이 파탄에 처했으니,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출을 줄이거나, 그러한 구조를 확보하여 재정을 하루빨리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들이 대부분이다. 의사에게 가는 몫을 줄이고, 보험료를 올려 수입을 늘리고, 건강보험공단의 노동자를 정리해고 하여 관리운영비를 줄이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의료체계 전반의 근본적 재검토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떠들고 있지만, 문제의 설정이 ‘재정 안정화’와 ‘의료비용 지출 억제’에 갇혀 있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 징수의 국세청 이관이라는 주장마저 ‘합리화’의 얼굴을 쓰고서 거리낌없이 제출되고 있다. 삼성그룹의 어마어마한 상속세 문제조차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노동자․민중 세력의 기반이 결여된 기관의 껍데기뿐인 역할만을 하는 것이 국세청이라는 것을, 진짜 기술적으로 소득 파악이 어려워서 제대로 보험료 부과를 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애당초 그럴 의지가 없기 때문에 못하는 것일까? 그들은 모르는 것일까?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허구적 대안’을 가지고 거래를 하려고 할 것이다.


재정위기 해결책? - 보건의료판 노사정위원회, 고통분담론
이러한 논란의 과정에서 문제의 본질에 가장 ‘계급적’으로 충실한 집단은 자본가들이다. 지난 3월 26일 전경련은 ‘건강보험 개혁 방향에 대한 전경련 의견’을 발표하였다. 이들의 의견은 현 건강보험제도의 기본틀을 흔드는 ‘근본적’인 것이다. 전경련은 현재 논의 중인 대책들은 보험재정 적자해소를 위한 책임전가식의 대중적 처방과 임시방편에 치우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의료저축제도와 민영의료보험 도입을 통하여 보험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구조로 건강보험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보다 이를 세련화시켜 보통질환 등 총진료비의 상당액을 차지하는 소액진료에 대해서는 ‘개인 책임’을 강화하는 대신 정부의 재정 부담은 완화하고, 이를 통하여 확보된 재원을 활용하여 취약계층 의료보호제도의 내실화, 중증질환 보험기능의 제고, 인구고령화에 대비한 노인의료 대책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 그대로 체제유지비용에 드는 최소한의 역할만 국가가 담당하고, 나머지는 각 개인의 ‘자기관리 기능’이나 ‘부담능력’에 자유로이 맡기자는 시장 원리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이해를 보편적 이해로 가장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3월 28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의보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없이는 기업과 국민의 추가부담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하며 ‘정부의 의보정책 실패에 따른 책임을 가입자에게 전가시키는 의료보험료 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들이 노동자․민중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걱정해서 보험료 인상에 반대하는 것일까? 그것이 아님은 삼척동자도 다 알 고 있는 일이다. 사실 자본은 이러한 근본적인 주장을 통해서 그것의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현행 ‘의료시장’의 규모와 메카니즘을 유지하고, 자신의 부담을 노동자․민중에게 떠넘기기만 하면 된다.
이러한 논쟁의 귀결점은 ‘보건의료판 노사정 위원회, 고통분담론’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10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재정을 조속히 정상화하고 장기적인 재정안정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시민․소비자단체․의약계․정부 3자가 참여하는 공동협의기구를 구성, 운영할 방침이고, 이 협의 기구를 통해 보험료 인상, 수가인하 등 보험재정 안정을 위한 고통분담 방안을 이해 당사자간의 합의 하에 강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는 97년 경제위기 이후 김대중 정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다. 이제 건강보험 재정위기의 해결을 위해서 김대중 정권은 또 다시 노동자․민중에게 요구할 것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금모으기를 선전했던 것처럼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그리고 한편으로는 구조조정 반대투쟁에 나서는 사회보험 노동자들을 향해서는 ‘도덕적 해이’운운하며, 공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노사정위원회 합의 결과 노동자에게 돌아온 것은 정리해고, 노동강도 강화, 실질임금 저하, 고용불안 등 모든 삶이 피폐해졌듯이, 보험료 인상은 그 자체의 부담뿐만 아니라, 노동자․민중에게 돌아오는 이득은 전혀 없는 고통전담일 뿐이다. 그리고 건강보험재정 위기는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유예될 뿐이며, 또 다시 노동자․민중의 건강할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구축은 더욱 더 멀어질 뿐이다. 왜냐 하면 건강보험 재정위기는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의 결과이며, 상업적 보건의료체계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운동의 요구를 벗어나지 못한 민주노총 요구안
시민운동은 건강보험 재정위기의 원인을 부당한 수가인상과 건강보험제도의 ‘낭비형 지출 구조’에 있다고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부당한 수가의 인하, 국고지원 50%의 이행, 보험료의 부과․징수업무의 국세청 이관, 지출관리의 엄격화를 통한 지출 억제, 절약형 지출 구조인 포괄수가제 도입, 의료전달체계 정상화를 위한 차등 수가제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즉 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한 투쟁을 중심으로 하여 시민단체 책임론에 대한 대응 투쟁, 즉 의약분업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투쟁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요구 내용도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임단협 투쟁에서 민주노총은 ‘기업단위 임금요구를 최소화하는 대신 사회보장의 확대와 조세개혁을 통한 사회적 임금의 보장을 함께 요구한다’는 원칙 하에 보건의료 공공성 확보 및 의료보호 확대 등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요구안으로 △부당한 보험료 인상 반대와 건강보험제도의 근본적 개혁 △공공보건의료기관 관리부처 통합일원화를 위한 공공보건의료기관 조정위원회 구성을 제출하고 있으며 세부안으로는 국고지원 확대, 보험적용 확대, 민간의료보험 저지로 공적 건강보험제도 강화, 공공의료확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단협안으로 ‘부당한 보험료 인상 노사 공동선언’과 ‘사용자부담금 50%를 70%로 상향 조정한다’를 제출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건강보험 공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도 이러한 요구내용의 일치와 연관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시민운동과는 별도의 독자적인 실천과 투쟁을 중심으로 삼고 있는 점, 기업부담 확대 등 임단협 투쟁과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우려할 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건강보험 재정위기의 원인과 그것의 대응 목표가 잘못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부당한 수가인상을 원인으로 파악하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 위기의 일측면일지언정 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거나,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킬 수 있다. 건강보험 재정위기의 일차적 원인은 무엇보다 정부와 자본의 부담이 적었다는 것에 기인한다. 95년부터 건강보험은 적자에 처해 있었으며 2000년만 해도 적자규모가 1조원에 달했다. 그리고 의약분업의 실시로 적자규모가 매우 커질 것임은 수가 인상이 없다 하더라도 충분히 예견되어 있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자본은 이를 노동자․민중의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만 해결하려 하였다. 국고지원은 노태우 정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김대중 정권에 들어와서는 25%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며, 기업주의 부담은 ILO 권고치의 최소 수준인 50%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또한 ‘건강보험 지출 구조’보다는 보건의료체계의 ‘상업적 성격’자체가 재정위기의 원인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건의료는 민주노총의 기본문제 인식처럼 ‘돈벌이 산업’이다. 의료인을 비롯한 의료기관들은 자본의 생리에 따라 이윤을 거두기 위해 수요를 창출한다. 보건의료는 창출된 수요에 따라 불필요한 곳에 과잉공급되고 때로는 필요한 곳에는 공급되지 않는다. MRI 보유대수가 세계 1위에 달한다는 사실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의료비가 폭증될 수밖에 없으며, 부당․허위 청구 등이 상거래 행위의 하나로 필연적으로 등장하게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아무리 법적․도덕적 잣대를 들이댄다 하더라도 이윤을 쫓는 상업적 속성이 남아 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구조자체를 ‘절약형’으로 바꾸는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더라도 이는 변하지 않는다. 상업적 의료체계 하에서 포괄수가제는 지속적인 비용 절감을 강요하고 의료의 질을 악화시킬뿐더러 기대와 달리 실질적으로 비용절감 효과는 거의 없다. 남는 것이라곤 의료인을 포함한 병원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강화를 유발하는 극히 자본주의적 발상에 불과하다.
두 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위와 같은 잘못된 원인 진단과 대응목표 설정 속에서 결국에는 정부와 자본의 논리를 벗어나지 못해 결국 그들이 의도하는 고통분담과 ‘사회적 합의’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사실 시민운동의 주장은 수가인하 요구와 재정안정을 위한 제반 대책이 받아들여질 경우 보험료 인상에 합의할 수 있다는 묵시적인 동의가 전제되어 있다. 사실 이러한 고통분담과 그를 관철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구조의 틀은 건강보험 재정 위기로 촉발된 김대중 정권의 위기와 신자유주의 생산적 복지정책의 파탄에서 빠져나오려는 수단일 뿐이다. 앞에서 지적했다시피 이러한 틀에서 노동자들이 얻을 것은 ‘고통전담’뿐이다. 이는 ‘보험료 인상반대 노사공동선언’ 요구내용에서 보여지는데 비록 이것이 보험료인상에 대한 대중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데 유용하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이는 그것을 통해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킨다. 보험료 인상 반대는 자본가도 열렬히 원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무엇보다 건강보험 재정위기의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위기는 노동자에게 보험료 인상을 강요하며, 이는 결국 실질임금의 하락을 가져오게 된다. 현재 정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20%인상안이 추진되었을 경우, 그 부담은 월 1만원 이상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보험료가 인상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이득이 노동자․민중에게 돌아오지 않게 되어 있는 현 건강보험제도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진료비 할인제도’ ‘반쪽짜리’라고 일컬어지듯이 현행 건강보험제도하에서도 노동자․민중의 직접 본인부담은 50%대로서, 그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이용시 또 다시 많은 돈을 내야 하므로 이중의 부담이다. 그리고 소득에 따라 본인부담을 감면해주는 제도가 전 국민의 3%정도에 해당하는 의료보호 대상자들을 제외하곤 우리나라에는 없기 때문에 불평등은 더욱 심화된다. 그에 따라 저소득 노동자들은 높은 본인부담에 따라 의료이용의 장벽이 더욱 높아진다. 저소득 노동자에게는 이중 삼중의 불평등인 셈이다. 그리고 정부는 보험 재정 위기를 빌미로 올 7월부터 실시키로 했던 MRI, 예방접종, 불소도포, 초음파 등에 대한 보험 적용을 미룰 속셈이다. 따라서 건강보험 재정위기는 노동자․민중에게는 삶과 건강의 위기이다. 따라서 보험료 인상은 수가 인상이 부당하기 때문에, 재정지출 억제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충분히 노동자는 많은 부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부담을 못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며, 정부와 자본의 부담 증대 보험료를 가장 많이 내는 자본가인 이건희는 월 500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낸다. 월 1만 7천원 규모인 노동자의 평균 보험료에 비해 굉장히 많은 것 같지만 실은 안 그렇다. 하지만 작년에 주식배당금으로 그가 벌어들인 이익은 97억에 달한다. 그가 내는 보험료는 이것의 1%도 안된다. 현재 직장보험료율인 3.4%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이다.
그리고 삼성직장의료보험조합의 경우 작년 보험료 수입 총액이 650억원 정도였는데, 삼성의 지난해 순이익은 7조원에 달한다. 이도 역시 순익의 1%도 안된다.
가 분명한 요구임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소득에 따라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누진적으로 보험료를 부과해야 한다. 그리고 보험적용을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핵심적인 요구내용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민주노총 요구안에 밝힌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사회복지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내서 전체가 함께 혜택을 보는 원칙에 근거하며 어떤 이유로도 차별이 없어야 한다’ ‘부의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기초적인 의료제공을 받으면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라는 원칙을 실현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이자 현실적으로 관철되어야 하는 내용이다.
두 번째로 김대중 정권에 대한 명확한 반대와 ‘사회적 합의’ 틀에 대한 명확한 반대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위기는 김대중 정권 생산적 복지 정책의 파탄과 허구성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대중 정권은 집권 3년간의 평가를 통해서 ‘국민의 삶과 생활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생산적 복지의 기본틀과 제도를 완비했다’고 올해를 생산적 복지의 ‘효율과 내실을 다지는 해’로 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으로 가속화되는 빈부의 양극화, 실업 및 불완정 고용, 그리고 이로 인한 빈곤과 결핍의 문제를 ‘생산적 복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하였으나, 김대중 정권은 구조조정이 낳은 ‘부작용’을 치유할 의지도 능력도 없음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작 해결책이라고 제시하고 있는 것이 고통분담을 통해 노동자․민중의 부담을 늘리려고 하는 것뿐이거나, 각종 행정적 처벌과 규정을 남발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김대중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보건의료판 노사정 위원회인 ‘민․의․정 협의기구’에 대한 반대를 명확히 해야 하며 아울러 민주노총이 현재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의료수가조정위원회와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에서도 철수를 해야 한다.
세 번째로 현재의 건강보험 재정위기에 대한 대응을 어떠한 제도나 정책, 운영틀을 바꾸는 문제로 좁혀서는 안된다. 상업적 의료체계와 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혁의 첫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시장원리를 강화하고 노동자 부담을 증대하는 소액진료비 본인부담, 의료저축제도, 민간의료보험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 아울러 공공의료 강화 주장의 목표를 뚜렷이 해야 한다. 공공의료 강화는 민주노총이 밝힌 기본 문제인식인 ‘치료중심보다는 예방의료, 재활중심 등 포괄적 의료중심으로 건강을 지켜야 한다’라는 것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상업적 의료체계아래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요구하는 것이지, 재정지출을 억제하기 위해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아울러 현행 상업적 의료체계를 강화하는 매개인 행위별 수가제도의 철폐를 요구하고, 포괄수가제가 아닌 총액계약제를 도입하는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제약자본의 살만 찌우는 현행 의약품 유통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건강보험공단이 의약품 유통을 관리할 수 있도록 산하에 의약품 유통공단을 설립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중인 ‘의약품 물류조합’은 의약품 유통의 공공성확보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그 구성원이 제약회사 및 약품도매상 등으로 되어 있듯이 의약품 유통 및 가격과 관련한 담합을 부추길 수도 있다.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기는 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네 번째로 건강보험 재정 문제에 대한 대응에 있어 건강보장투쟁에 가장 핵심적인 동력으로 투쟁을 전개했던 사회보험노동조합의 투쟁을 적극 지원․연대해야 한다. 사회보험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연대는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에 대한 반대투쟁 차원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운영 및 구조와 관련한 노동자들의 통제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건강보험 재정 위기를 빌미로 가해지는 건강보험공단 노동자에 대한 정권과 공단 사측의 공격은 바로 이것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다.
건강보험 재정 위기에 대해 노동조합운동이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신자유주의 정책 및 김대중 정권의 위기로 더욱 상승할 것이냐 아니면 민중건강과 삶․생존의 위기가 더욱 심화되느냐가 달려 있다. 한/노/정/연

2001-04-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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