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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2000년 비정규직 투쟁 평가 및 과제

현장에서 미래를  제65호
심동진


민주노총 2000년 비정규직 투쟁 평가 및 과제
심 동 진/민주노총 조직2부장





지난 3월 28일 목동전화분국을 점거 농성했던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강제 진압당한 후 3월 31일 종묘공원에서 개최된 집회에 참석하여 투쟁보고를 하였다. 그 자리에서 투쟁보고를 한 이춘화 상황실장은 “… 투쟁에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우리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의 투쟁을 밟고 지나가라. 기꺼이 투쟁 승리의 밑거름이 되겠다 …”라고 울부짖었다. 집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의 가슴을 저리게 한 이날의 호소는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 전체의 외로움과 처절함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한국통신 계약직 조합원들은 이 땅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얼마나 무참하게 생존권이 짓밟히고 있는지, 자신의 빼앗긴 생존권을 찾기 위한 투쟁이 얼마나 처절한지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이다. 7,000여명이 정리해고 당했지만 당사자와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이를 자기 투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살을 에는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노숙투쟁을 했고, 정규직이 투쟁하고 있는 명동성당에 연대투쟁을 하러 갔지만 매몰차게 외면당했다. 거리를 걸어다니기도 힘든 영하 20도에 한강대교 아치에서 마비되는 다리를 움켜지고 투쟁했으며,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의 투쟁에 빠짐없이 참가하여 머리 터지고 팔이 부러졌지만 투쟁의 최선봉에 서 있었다. 그들은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심정으로 전화국 점거농성을 감행했다. 모두가 잠들어 있던 새벽 3시 투쟁의 시작부터 무참히 짓밟히며 끌려나올 때까지 그들은 철저히 고립되어 있었다. 모든 선전물과 교육, 선동과 연설, 회의와 집회에서 단결과 연대를 외쳤지만 그 힘은 너무나 미약했다. 2000년 비정규 노동자의 투쟁은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자 투쟁을 전체 노동자의 투쟁으로 충분히 발전시키지 못한 반성 위에서 평가돼야 실천적 의미를 가질 것이다. 왜냐하면 비정규 노동자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뭉친 노동조합과 그 투쟁이 자본의 탄압에 의해 무너져 간다면 다른 사업은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2000년 비정규 노동자 투쟁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일정부분 한계(민주노총에서 모든 비정규 노동자 투쟁을 포괄하지 못하기 때문에)를 가지고 있지만, 민주노총에서 전개한 2000년 사업과 투쟁을 중심으로 몇 가지 영역을 나누어 평가를 하겠다.


1.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2000년도에 비정규직을 노동조합으로 조직한 경우는 대략 100여개 노조에 4만여명(건설일용의 경우는 2000년 이전에 조직된 경우도 있음)이며, 정규직 중심의 노조에서 30여개의 노조와 지부에서 2000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화시켰다. 비정규 노동자의 대표적인 조직화 사례로는 학습지산업노조, 전국건설운송노조, 한국통신계약직노조 등이다. 민주노총에서는 2000년 347개 노조, 59개 지부, 67개 분회에서 대략 6만명 정도가 새롭게 조직되었는데 이중에서 절반 이상이 비정규 노동자였다.
2000년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업은 특정 연맹이나 지역,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지역과 산업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는 6월 3일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에 비정규직 참여가 3000대오 이상으로 외화되면서 비정규 노동자의 투쟁이 민주노총의 주요 투쟁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문제점도 많이 노정되었다. 첫째, 간접 고용 비정규 노동자의 조직화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했으며, 조직화된 경우에도 극심한 탄압을 이겨내지 못하고 파괴 혹은 무력화되었다. 간접고용 비정규 노동자 노조결성이 파괴 혹은 무력화된 것은 정규직과의 연대 및 기존 노조에서의 지원과 엄호의 부족, 하나의 원청 회사에 다수의 사내하청, 용역업체가 있는 상황에서 소수의 업체에서만의 노조 추진으로 인한 고립 등이었다. 사내하청, 용역업체에서의 노동조합 건설이 탄압으로 무너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충분한 대책과 조직화 방안을 효과적으로 수립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제조업(제조업 비정규직의 경우는 대부분 간접고용임)에서의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둘째, 직접 고용된 비정규 노동자의 경우는 정규직 중심으로 기존 노조로 조직한다는 방침이 수립되었지만 이를 단위노조에 관철시키는 것이 미흡하였다. 한국통신계약직 노조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들은 독자적인 노조 결성 이후 자본의 집요한 탄압과 정리해고로 매우 힘든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셋째, 중소영세사업장의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조직화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50인 이하 영세사업장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 중에서 44%를 차지하며 비정규 노동자의 비율도 매우 높다. 중소영세사업장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비율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조직률은 2%를 넘지 못하고 계속 하락하고 있다. 그동안 중소영세사업장 조직화를 위한 지역노조가 다수 있지만 대부분 조직확대 사업이 정체되고 조직 유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부산지역일반노조, 경기도지역일반노조, 진주지역일반노조 등이 설립되어 영세사업장 조직화 사업이 새롭게 시도되고 있다. 영세사업장 조직화 문제는 단순히 일반노조나 지역노조, 산별지역지부 등 조직틀 형성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지역적 교섭틀 확보와 체결된 단체협약의 단위사업장에서의 구속력 강제 방안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넷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정규직 중심의 기존 노조로의 조직화 사업이 보건의료노조와 민주관광연맹에서 임단협 공동투쟁으로 전개되고 나머지 연맹에서는 몇 개의 개별 단위노조 차원의 사업으로만 진행됨으로써 민주노총의 전 조직적인 투쟁으로 확산되지 못했다.
2. 계급적 단결의식 강화 및 공동(연대)투쟁
70년대 심각한 자본 축적의 위기를 맞이한 전세계 자본주의는 이를 모면하기 위해 신자유주의로 무장하여 노동자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고 투쟁의 성과물을 빼앗아 갔다. 즉 노동자가 투쟁 속에서 획득한 성과물에 대한 회수를 통한 이윤 증대로 자본 축적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중층적․위계적 원-하청 생산체계를 통한 간접고용과 노동력 사용의 유연화(임시, 일용, 계약, 단시간 노동 등)를 통해 임금비용을 절감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고용 유연화 정책으로 구체화되었다. 이러한 고용 유연화 정책은 더욱 체계화된 노동자 분할정책과 결합되어 노동조합을 무력화함과 동시에 전체 노동계급을 빈곤화시키고 있다. 소수의 노동자만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여 자본에 협력하게 하는 포섭 노동자와 자본이 필요할 때 저임금으로 고용했다가 언제 이건 해고할 수 있는 관리하는 노동자(비정규직), 일정한 수준에서 완전 배제된 노동자(실업자)로 노동계급을 분할하고 있다. 그동안 노동자 내부를 분할해왔던 산업․업종, 기업, 지역, 직종, 성 등의 차이로 이질성과 차별이 온존한 상태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할이 재차 이루어지고, 동일한 기업과 직종, 성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누어짐으로써 노동자 내부가 급속히 계층화되어 노동자의 분할과 차별이 구조화․제도화되고 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차별철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할을 뛰어넘는 계급적 단결 의식의 형성될 때 힘찬 투쟁으로 나아가고 자본의 고용 유연화 정책과 노동자 분할 책동을 분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정규직의 조직화와 노동조합운동의 주력으로의 성장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과 선전, 정규직 중심의 기존노조에서 비정규 노동자 요구를 내건 임․단협투쟁이 전개되었다. 교육과 선전 사업은 대자보 및 교육용 비디오 제작, 단위노조 간부 및 조합원 교육 등의 사업이 진행되었다. 교육과 선전 사업이 얼마나 계급적 단결을 강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 정확히 평가할 수 없지만 아직까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과 대립을 충분히 극복하는 것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다수의 단위노조와 조합원은 정규직이 상대적으로 누리고 있는 상황 지대(비정규직에 비해 정규직이 상대적으로 고용안정성이 높고, 노동조건이 좋은 상태)를 지키는데 관심이 집중되어 있으며,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원감축이 있을 때 비정규직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당연한 일(비정규직은 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한 방패막이)로 바라보는 경우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이 진행된 많은 사업장의 경우 정규직에 대한 정리해고 이전에 반드시 비정규직에 대한 정리해고가 선행되었지만 이에 대한 대응를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비정규직의 정리해고 이후에는 정규직에 대한 정리해고로 곧바로 이어졌다. 연맹과 단위노조별 차이와 불균등성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정규직의 상대적 상황지대 유지 심리,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의식, 비정규직을 고용안정의 방패막이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게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2000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를 요구를 내걸고 연맹 차원에서 임․단협투쟁을 전개한 보건의료노조와 (구)민주관광연맹의 경우 몇 년에 걸쳐 지속적인 조합원, 간부교육이 진행됨으로써 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임․단협 투쟁이 가능했다. 최근에는 조합원이 경험적으로 비정규직과 함께 하지 못할 때 파업의 효력이 없고 투쟁력이 약화된다는 자각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조합원의 경험적 느낌을 계급적 단결 의식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선전사업이 각 연맹과 단위노조 차원에서 시급하게 전개돼야 한다.
계급적 단결의식은 자본에 맞서 함께 저항하고 투쟁하는 계급적 단결과 투쟁의식으로의 발전은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노조가 공동의 요구를 내걸고 투쟁하거나, 정규직 노조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를 내걸고 투쟁하고 조합원으로 조직할 때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2000년에 보건의료 노조와 (구)민주관광연맹은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를 내건 임단협투쟁을 연맹의 관장 하에 진행하였다. 다른 연맹의 경우는 연맹이 관장하는 임단협투쟁으로는 발전하지 못하고 일부 단위노조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었다. 작년의 임단협투쟁 과정을 살펴보면 비정규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를 내걸고 투쟁한 사업장은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 첨예해지고 전면적인 투쟁이 전개되었음을 알 수 있다. 보건의료노조, 호텔롯데노조, 이랜드노조, 한국우주항공노조의 투쟁은 형태상으로는 임단협이었지만 내용적으로는 자본의 고용유연화와 노동자 분할 정책을 분쇄하는 것이었다. 특히 호텔롯데와 이랜드는 형식적으로는 개별 자본과의 투쟁이었지만 사실상 자본과 노동의 대리전이었다. 두 노조는 민주노조 투쟁의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모범적인 투쟁을 전개하였다. 그동안 많은 파업 사업장의 경우 공권력 침탈이 있고 난 후에 파업이 장기적으로 지속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두 사업장은 공권력 침탈 이후에도 장기간 동안에 파업대오를 완강히 유지하여 투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공권력 침탈 이후 두 노조에 민주노총이 전면적인 지원과 연대투쟁을 전개하여 공권력 침탈과 악덕기업주에 대한 분노를 조직하고 비정규직의 문제를 조직 내․외부적으로 부각시켰지만 고용 유연화 및 노동자 분할 정책을 분쇄하는 자본과 노동의 전면적인 투쟁으로 발전시켜내지 못했다. 또한 보건의료노조와 (구)민주관광연맹의 임단협투쟁은 앞의 두 노조의 투쟁 성격이 연맹 차원으로 확대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연맹 차원의 임단협투쟁에 머물게 하는 문제점을 낳았다.
해를 넘겨서 투쟁하고 있는 한국통신계약직 노조의 투쟁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각종 차별, 인간적 멸시 속에서 2등 노동자로 살아온 비정규 노동자가 정리해고 당한 후의 분노가 얼마나 깊은가를 보여 주고 있다. 즉 노동조합을 설립하지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정리해고의 영순위가 되어 길거리를 헤메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의 절망과 분노를 대변하여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통신 계약직 노조의 투쟁은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직접 고용된 비정규 노동자가 정규직 노조로 가입하지 못하고 독자적으로 노조를 설립하여 구조조정과 대규모 정리해고(7000명)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과 함께 하지 못함으로써 자본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대규모 정리해고라는 집중화된 공세에 한국통신에 근무하는 노동자 전체의 투쟁전선을 형성하지 못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종별로 고립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모두의 패배와 공멸로 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둘째, 한국통신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기업 중에 하나이다. 따라서 총자본의 고용 유연화와 노동자 분할 정책을 관철시키고, 이를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핵심적인 사업장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통신계약직 노조의 투쟁의 성격이 총자본과의 일전을 벌려야 하는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대응은 일반적으로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의 지원과 연대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통신계약직 노조의 투쟁은 산별노조가 어떤 내용과 방향 속에서 건설되어야 하는지, 민주노조 운동이 현재의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와 탄압을 뚫고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투쟁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투쟁이라 할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건설하는 산별노조,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분쇄, 900만명을 넘어선 비정규 노동자에게 희망을 주고, 스스로 조직화에 나서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통신계약직 노조의 투쟁을 반드시 승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3. 법․제도 개선 투쟁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차별철폐를 위해서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과 차별을 온존․강화시키고 있는 법과 제도를 바꿔내지 않으면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또한 비정규 노동자 스스로의 생존권을 사수하고 정규직화를 쟁취하기 위해 노동조합 건설을 시도하더라도 극심한 고용불안과 짧은 고용기간, 고용관계의 이중적 형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의 부정 등으로 인해 사실상 단결권이 원천봉쇄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비정규 노동자에게 있어서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개정은 매우 중대한 문제이다.
민주노총은 이를 위해 법개정 요구를 마련하여 입법 청원함과 동시에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의 요구로 확정하였으며, 한편으로는 노동․사회․시민단체들과 공동대책위를 구성하여 사회적 쟁점화하고 법개정 여론을 확산시켰다. 근로시간 단축과 근기법 개악 저지 및 법개정을 위한 총파업이 전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개정 요구가 전체 조합원의 요구로 되었는지, 이에 대한 비중은 어느 정도였는지는 평가할 수 있다. 노동시간단축의 요구는 전체 민주노총 조합원의 요구로 충분히 조직되고 가장 중요한 요구로 확정되었지만 비정규직 관련 법개정의 요구는 전체 조합원의 요구로 되지 못하고 상반기에는 총연맹 차원에서 구호로 외치는 수준을 넘지 못했다. 6월 3일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에서의 대규모 결집과 호텔롯데노조의 투쟁 등을 거치면서 구호 수준을 넘어 정식화된 요구로 발전했지만 노동시간 단축에 비해 훨씬 비중이 낮았으며, 여전히 전체 조합원의 요구로는 확정되지 못했다. 2000년에 나타난 이러한 문제점은 2001년 노사정위원회에서 복수노조금지 5년 연장으로 자주적 단결권을 박탈하는 노동법개악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지 못하는 사태를 초래했다.
제 단체와의 연대사업은 노동, 시민, 여성단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비정규 노동자의 문제를 사회쟁점화하고 제조직과 단체들이 비정규직 투쟁을 지원하고 법․제도개선투쟁에 결합하게 하는 성과를 낳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문제점도 나타났다. 첫째, 민주노총에서 제 조직과 단체와의 연대사업을 확고히 책임지고 관장하지 못했다. 특히 노동기본권 공대위에서 소속된 한국노총이 자주적 단결권을 박탈하는 만행을 저지를 것이 충분히 예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투쟁을 제대로 배치 못함으로써 비정규 노동자의 조직화 사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지게 되었다. 둘째, 생존권 사수와 노조탄압 분쇄를 위한 당면한 비정규 노동자의 투쟁에 제 조직과 단체의 역량을 충분히 결합시켜내지 못했다. 이랜드 노조 지원공대위, 한국통신계약직 노조 공투위 등이 구성되었지만 전체 지원역량을 모아서 힘있게 지원하는 것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특히 개별노조에 대한 지원을 넘지 못함으로써 전체 비정규 노동자의 투쟁을 지원, 엄호하고 사회 쟁점화하지 못하는 한계를 낳았다.



4. 민주노총 조직체계 정비 및 물적 토대 마련
비정규 노동자의 대규모 조직화를 통해 노동조합의 주력부대로 세울 때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를 위한 투쟁은 힘있게 전개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먼저 민주노총에서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체계와 시스템의 구축되고 재원마련과 인력의 배치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를 전담하는 사업체계는 총연맹에서 미조직 특위 설치와 조직2국로 구체화되었다. 각 연맹과 지역본부도 조건을 고려하여 미조직특위를 설치하거나 조직2국 신설, 혹은 담당자를 선정하였다. 이러한 사업체계의 구축으로 2000년에는 6만여명을 조직화(정규직 포함)하는 성과를 낳았다. 사업체계의 마련이 위원회보다는 조직2국 신설하는 것을 중심으로 진행함으로써 조직화 사업이 외곽으로 빠져 주변화되지 않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직화 사업의 중심을 비정규 노동자로 설정하지 못하는 문제, 핵심적인 사업으로 정착시키지 못하는 문제, 조직행정 및 투쟁조직과 조직화 사업으로 분화를 명확히 하지 못하는 문제 등이 나타났다. 총연맹 차원에서는 조직2국을 미조직사업실로 승격시켜 상집 차원에서 미조직사업이 직접적으로 충분히 검토되고 결정되는 것이 논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재정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충분한 인력배치를 할 수 없지만 기존 노조에서 일정정도의 인력을 연맹과 지역본부로 배치하는 것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기존 단위노조에서도 인력이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조직하여 결의를 모아내면 최소한의 인력을 배치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사업을 충분히 배치하지 못했다.
비정규 노동자를 조직화하는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5억기금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2000년에는 1억원 정도가 모금되어 각 지역본부와 중앙사업으로 배분되었다. 모금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의 의식을 바꿔내고 계급적 단결을 강화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모금사업 금속산업연맹과 보건의료노조 외에는 매우 저조하고, 전교조 서울지부를 제외한 1만명 규모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한 곳도 모금되지 않았다. 비정규직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써비스 부문, 비정규 노동자가 많이 존재하는 대규모노조에서 모금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5. 과제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를 위한 사업이 민주노총의 핵심적인 사업으로 정착되어 각 영역과 단위에서의 투쟁과 사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조합원들은 비정규직과 함께 하지 못하면 파업권을 박탈당하고, 투쟁의 성과물을 빼앗길 것이라는 경험적 자각과 의식적 각성을 하고 있다. 간부 차원에서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확산은 동전의 양면이며, 고용 유연화와 노동자 분할정책을 분쇄하지 않으면 노동자의 삶과 노동운동에 미래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조합원은 계급적 단결, 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전면적 투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간부들도 비정규 노동자를 조직하고 책임지는 투쟁으로 확고히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운동의 일대 발상의 전환이 조직의 차원이나, 개인의 차원에서 발본적으로 일어나야 할 것이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이 민주노조운동의 일대 도약과 질적 전환을 가져왔듯이 비정규 노동자를 조직하여 노동조합운동의 주력으로 세워낼 때 만이 민주노조운동은 새로운 질적 발전과 부흥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노동자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 노동운동의 정체와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노동자내부에서 절대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조직되어 있지 못하고 무권리 상태에 놓여 있는 비정규 노동자의 상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즉 노동조합운동의 주력으로 성장해야 할 비정규 노동자가 결합되지 못하는 문제-노동조합운동의 계급적․대중적 토대가 튼튼하지 못함으로 인해 노동조합운동이 흔들리고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보지 못하고 노동운동의 위기 운운하며 문제진단과 해결 방안을 엉뚱한 방향으로 돌려 자본에 포섭되어 정규직의 상황지대만을 보장받으려 하는 노사협조 및 타협주의와의 투쟁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노사협조 및 타협주의를 철저히 배격할 때 비정규직 철폐와 조직화 사업은 운동으로 확산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자운동으로의 발전을 위한 2001년 과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파업․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조의 투쟁의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가능한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총력 지원하고 연대투쟁해야 한다. 둘째. 계급적 단결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교육과 선전 사업을 강화해야 하고,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를 위한 임단협 투쟁을 전 연맹 차원에서 전개해야 한다. 셋째,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기본권 보장을 핵심적인 요구로 내걸고 노동법 개악 저지 및 법개정을 위한 총파업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넷째, 비정규 노동자를 중심으로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화하기 위한 사업을 조직의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정립하고 이를 위한 재원 마련과 인력배치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민주노총의 강령에 비정규직 철폐와 정규직화 쟁취, 고용 유연화 및 노동자 분할 정책 분쇄가 추가돼야 하며, 의무금을 인상하여 미조직 사업에 적정한 예산이 배정돼야 다섯째. 유형(고용형태), 조직형태(산별노조, 일반노조, 업종노조 등), 규모에 따른 조직화 전략이 개발되어야 한다. 특히 간접고용, 특수고용, 여성, 영세사업장, 이주노동자, 저연령 아르바이트, 실업자에 대한 조직화 전략이 체계적으로 수립되어야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조직화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한/노/정/연

2001-04-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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